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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용의 G플레이] '죽느냐, 사느냐' 비장한 게임사들의 생존 게임

게임사들이 올해 시장 공략을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출시를 앞둔 신작 게임의 소개 행사를 열거나 사전 예약, 베타 테스트 등으로 붐업에 나서고 있다. 게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이 같은 행보는 매년 있어왔지만 올해는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 게임산업계가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게임사들은 올해 준비한 신작이나 프로젝트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면 생존마저 위협받을 수 있다며 긴장하고 있다. 또 다시 대전환기…엄습한 위기 6일 업계에 따르면 게임사들이 올해 들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중견 게임사 뿐 아니라 대형 게임사도 부진한 개발 조직 뿐 아니라 자회사를 정리하고 있다. 글로벌 히트작 ‘서머너즈 워’ 개발사인 컴투스는 개발자 대상으로 두 자릿수 규모의 권고사직을 진행하고 있다. ‘데카론M’을 서비스하고 있는 썸에이지도 최근 전체 직원 중 10% 안팎에 대한 권고사직을 단행했다. 또 ‘드래곤 플라이트’ 개발사인 라인게임즈는 작년 말 의욕적으로 출시한 콘솔 게임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을 개발한 레그스튜디오 해체를 결정하고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경영 위기에 직면한 ‘쿠키런: 킹덤’ 개발사 데브시스터즈는 최근 지난해 선보인 ‘브릭시티’ 개발팀 인력을 감축했다. 대형 게임사 중에서는 게임업계 큰형인 엔씨소프트가 자회사인 엔트리브소프트를 오는 15일 폐업하기로 하고 직원 70여명에 권고사직을 통보했다. 엔씨는 ‘팡야’ ‘프로야구 매니저’로 유명한 엔트리브소프트를 2012년 SK텔레콤으로부터 인수했지만 의욕적으로 내놓은 신작들이 흥행에 실패하면서 적자가 누적돼 결국 문을 닫기로 했다.넷마블은 작년 ‘몬스터 길들이기’ ‘쿵야 캐치마인드’ ‘스톤에이지 월드’ 등 5종의 게임 서비스를 종료했으며, 2022년 출범한 메타버스 전문 계열사 메타버스월드의 법인 청산절차를 밟았다. 이처럼 대형, 중견 할 것이 없이 게임업계 전반에 구조조정 바람이 거세게 부는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상황이 심각하다는 얘기다. 게임업계를 짓누르고 있는 위기는 단순히 기대했던 신작이 부진했기 때문이 아니라는 점에서 더욱 무겁게 느껴지고 있다. A 게임사 관계자는 “업체들이 10여 년 전 PC 게임에서 모바일 게임으로 판도가 바뀌면서 여기에 맞춰 사업을 해왔다”며 “그런데 최근 또 다시 게임판이 바뀌는 대전환기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지금은 PC냐, 모바일이냐 하는 플랫폼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을 겨냥한 경쟁력을 갖춰야 하는 근본적인 문제를 풀어야 해서 더욱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정부가 규제의 칼날을 빼든 것도 업계의 시름을 더욱 깊게 한다. 정부는 오는 3월 22일부터 확률형 아이템의 정보 공개 의무화를 시행한다. 주요 수익 모델 중 하나인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규제라는 점에서 게임사의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게임업계를 둘러싼 국내외 악재는 이미 게임사의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주요 게임사들이 조만간 공개할 작년 한해 실적이 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도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3년 상반기 콘텐츠산업 동향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게임 매출액은 약 9조39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9%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장한 게임사들 “신작 반드시 성공해야 산다” 이에 게임사들에게 떨어진 올해 지상명령은 생존을 위한 위기 탈출이다. 이를 위해 비장한 각오로 시장 공략에 시동을 걸었다. 빅3 게임사 중 한 곳인 넷마블은 최근 몇 년 간 이어진 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해 올해는 반드시 흥행작을 내겠다는 각오다. 이를 위해 상반기에 오랫동안 공을 들인 대형 RPG(역할수행게임) 삼총사를 출격시킨다. 드라마로 화제를 모은 '아스달 연대기' 시리즈를 IP(지식재산권)로 한 ‘아스달 연대기: 세 개의 세력’과 누적 조회 수 142억건을 기록하며 글로벌 인기 웹툰으로 자리 잡은 ‘나 혼자만 레벨업’ IP를 활용한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대한민국 게임대상’ 수상작 '레이븐'의 후속작 ‘레이븐2’가 그 주인공이다. 넷마블은 이 중에서 ‘아스달 연대기: 세 개의 세력’의 쇼케이스를 오는 15일 열고 가장 먼저 시장 공략에 나선다. 넷마블은 대형 신작 외에도 캐주얼 보드게임 ‘모두의마블2’를 국내에, TPS MOBA 장르 ‘파라곤: 디 오버프라임’와 수집형 전략 RPG ‘킹 아서:레전드 라이즈’를 글로벌에 각각 선보일 예정이다. 넷마블 관계자는 “이미 검증된 인기 원작의 IP를 기반으로 한 신작 게임들을 대거 선보이는 만큼 좋은 결실을 맺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견 게임사 컴투스는 올해 ‘글로벌 탑 티어 퍼블리셔(서비스·유통사)’ 도전으로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복안이다. 지난달말 ‘더 넥스트 스테이지’라는 이름으로 미디어 쇼케이스를 열고 “한국을 넘어 글로벌 리더들과 경쟁해야 생존할 수 있다”며 글로벌 퍼블리싱 사업을 적극 펼치겠다고 했다. 컴투스는 신작 3종을 앞세워 글로벌 퍼블리셔로서의 포문을 연다. 생존 건설 시뮬레이션 게임 ‘프로스트펑크: 비욘드 더 아이스’, 요리 시뮬레이션 게임 ‘BTS쿠킹온: 타이니탄 레스토랑’, AI 육성 어반 판타지 RPG ‘스타시드: 아스니아 트리거’이다. 선발 주자는 글로벌 누적 판매량 300만장을 기록한 ‘프로스트펑크’의 모바일 버전인 ‘프로스트펑크: 비욘드 더 아이스’로, 최근 미국·영국·필리핀 3개 지역에서 얼리엑세스(앞서 해보기)를 시작했다. 가상세계에서 AI 소녀들과 함께 인류를 구하기 위해 싸우는 스타시드는 국내 출시를 앞두고 사전예약에 돌입했다. 다양한 게임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 중인 넥슨은 올해도 새로운 시도를 이어간다. 서브 브랜드 민트로켓에서 신규 PC 팀 대전 액션 게임 ‘웨이크러너’의 첫 공개 테스트를 오는 13일까지 진행한다. 민트로켓은 개발 초기부터 빠르게 선보여 유저와 함께 만들어간다는 콘셉트의 서브 브랜드다. 작년 첫 작품으로 해양 어드벤처 신작 ‘데이브 더 다이버’를 글로벌 출시해 흥행에 성공했다. 이뿐 아니라 엔씨소프트·크래프톤 등 주요 게임사들이 올해 생존을 위한 비장의 카드들을 선보이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게임사 관계자는 “올해 목표는 살아남는 것”이라며 “경영 효율화를 위한 구조조정과 신작 흥행은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건이 됐다”고 말했다. 권오용 기자 bandy@edaily.co.kr 2024.02.0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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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게임, 모바일 방치형 RPG ‘퀸즈나이츠’ 사전예약 돌입

엠게임은 올해 첫 신작 모바일 방치형 RPG ‘퀸즈나이츠’의 사전예약을 28일 시작했다고 밝혔다.올 여름 출시 예정인 ‘퀸즈나이츠’는 3D 카툰렌더링 방식의 그래픽을 기반으로 마왕에 납치된 여왕을 구하기 위해 기사 단장과 함께 마물을 처치해 나가는 모험을 그린 방치형 RPG다.간단한 조작만으로 펼쳐지는 빠르고 화려한 전투를 보는 즐거움과 온·오프라인 상태 모두 풍부한 보상을 제공해 확실한 성장 체감을 느낄 수 있는 점이 강점이다.유저는 스테이지 전투 혹은 오프라인 방치를 통해 얻은 골드와 경험치로 능력치를 올릴 수 있고, 블레스 던전, 문장 던전, 승급 던전 등 다양한 던전 플레이를 통해 특수 능력치 상승, 스킨 획득 등 별도의 성장 활동을 할 수 있다.용병단을 모집하거나 기사를 수호하는 가디언을 길들여 전략적으로 배치해 능력치를 배가 시킬 수 있고, 이용자간 커뮤니티를 위한 길드와 개인간 전투(PvP), 레이드 시스템 등도 즐길 수 있다.엠게임 이재창 모바일 개발본부 이사는 “방치형 모바일 게임 시장이 양적, 질적으로 성장하면서 중견 게임사도 도전할 만한 틈새 시장이 됐다”며 “모두가 쉽고 재밌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권오용 기자 bandy@edaily.co.kr 2023.06.28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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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용의 G플레이] 요즘 유행 게임 누가 만드나 

올해 주목되는 게임 장르가 있다. 서브컬처 게임과 소울라이크 게임이다. ‘리니지’가 대표작인 MMORPG(다중접속온라인역할수행게임)나 ‘리그 오브 레전드’의 진지점령(MOBA) 게임, '배틀그라운드'로 자리잡은 배틀로얄 게임, ‘서든어택’이 오랫동안 장악한 FPS(1인칭슈팅) 게임 등 주류 장르와 비교하면 이제 막 떠오르는 게임 장르다. 하지만 글로벌 흥행 및 성장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지면서 관심이 뜨겁다. 이에 이들 장르의 게임을 서비스하거나 개발하는 게임사의 행보에 시선이 쏠린다. 대중성에 수익성까지…주류로 뜬 서브컬처 게임6일 업계에 따르면 서브컬처 게임이 주류 게임 장르로 자리를 잡고 있다. 서브컬처 게임은 하위문화 게임으로 해석되는데, 일본 애니메이션풍의 미소녀 캐릭터가 등장하는 수집형 RPG(역할수행게임)류의 게임에서 시작됐다. 특히 특정 마니아층에서 게임만 즐기는 게 아니라 관련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해 웹툰, 코스프레 등 다양한 놀이문화로도 향유해 ‘서브컬처 게임’이라고 불린다. 서브컬처 게임은 일본에서 시작해 중국, 한국 등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국내에서는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현 카카오 상근고문)가 2017년 중국 게임전시회인 ‘차이나조이’에서 가진 미디어와의 미팅에서 “글로벌 공략을 위해 서브컬처(2차원 콘텐츠)를 알아야 한다”고 말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국내의 초기 서브컬처 시장은 중국과 일본 게임이 주도했다. ‘소녀전선’ ‘벽람항로’ ‘붕괴3rd’ 등의 중국 게임과 ‘페이트 그랜드 오더’ ‘프린세스 커넥트 리다이브’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등의 일본 게임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작년부터 국내 게임사들이 주도권을 가져오고 있다. 남궁훈 대표가 일찌감치 관심을 가진 카카오게임즈가 대표적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2018년 모바일 리듬게임 ‘뱅드림! 걸즈밴드파티’를 서브컬처 게임으로 국내에 처음 선보였다. 뱅드림은 매력적인 캐릭터와 완성도 높은 게임성으로 유저의 눈도장을 찍었다. 2019년 3월에는 일본 게임사 사이게임즈와 함께 모바일 애니메이션 RPG ‘프린세스 커넥트! 리:다이브’를 출시해 흥행에 성공했다. 특히 정기적인 캐릭터 업데이트와 스토리 영상 제공 등으로 매출 순위가 역주행했다. 카카오게임즈의 시장 개척 노력은 작년에 빛났다. 사이게임즈가 개발한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를 국내에서 히트작으로 만들었다. 우마무스메는 구글과 애플 양대 앱마켓에서 매출 및 인기 순위 1위에 올랐고, 누적 다운로드 150만건을 넘어서며 대중적인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여세를 몰아 토종 서브컬처 게임으로 글로벌 공략에 나섰다. 지난 1월 국내 게임사 나인아크가 개발한 모바일 수집형 RPG ‘에버소울’을 선보여 반응을 얻고 있다. 출시 사흘 만에 100만 다운로드, 애플 앱마켓 매출 3위, 1주일 만에 구글 앱마켓 매출 4위를 기록하며 시장에 안착했다. 카카오게임즈·넥슨·시프트업…서브컬처 강자로 넥슨도 신흥 강자로 떠올랐다. 2020년 ‘카운터사이드’, 2021년 ‘코노스바 모바일 판타스틱데이즈’로 시장 공략에 시동을 건 데 이어 지난해에는 자체 게임인 ‘블루 아카이브’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넥슨 자회사인 넥슨게임즈의 MX 스튜디오에서 개발한 블루 아카이브는 서브컬처 수집형 RPG로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캐릭터들과 다양한 전투 모드가 특징이다. 지난 2021년 2월 일본, 같은 해 11월 한국 및 글로벌 시장에 출시된 이후 인기가도를 달리고 있다. 특히 서비스 2년째를 맞은 지난 1월 서브컬처 본고장인 일본의 애플 앱마켓에서 실시간 최고 매출 1위를 기록하며 종전 자체 최고 흥행기록을 경신했고, 2주년 기념 생방송에 6만6000명이 몰리는 등 인기가 식지 않고 있다. 국내에서도 지난 1월 애플에서 매출 1위에 올랐고, 6일 현재 6위로 서브컬처 게임 중에서는 가장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넥슨은 블루 아카이브가 한일 양국에서 서브컬처 게임답게 팬들 간 향유 문화로 자리잡았다는 점에도 고무돼 있다. 블루 아카이브 IP를 활용한 소설·만화 등 콘텐츠, 아트북, 굿즈, 트레이딩 카드 게임(TCG), 콜라보 카페 등이 인기를 얻고 있다. 넥슨 측은 “블루 아카이브가 독보적인 애니메이션풍 비주얼과 연출 등을 내세워 이용자들로부터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며 “한일 양국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내며 서브컬처 게임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고 자평했다. 유명 1세대 게임원화가인 김형태 대표가 운영하는 시프트업도 두각을 보이고 있다. 작년 11월 선보인 ‘승리의 여신: 니케’은 국내 양대 앱마켓에서 매출 1위에 오르고, 서비스 6일 만에 10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일본과 미국 등 해외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일본에서는 초반 인기가 식지 않고 이어지며 지난달 대규모 업데이트 직후 애플 앱마켓 매출 1위를 재탈환했다. 업계는 니케가 출시 한 달 만에 매출 1억 달러(1250억원) 가량을 달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시프트업 관계자는 “니케는 매력적인 캐릭터, 몰입도 높은 전투 콘텐츠에 흡입력 넘치는 성우들의 풀 보이스 더빙이 더해져 출시 직후부터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며 “이후 신규 캐릭터, 스토리를 추가하는 시점을 기준으로 주요 국가의 매출 최상위권에 재진입하며 글로벌 장기 흥행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토종 서브컬처 게임의 심상치 않은 인기에 새롭게 도전장을 내는 국내 게임사도 늘고 있다. 네오위즈는 올 상반기에 모바일 RPG ‘브라운더스트2’를 선보일 계획이다. 2017년 출시한 매력적인 캐릭터와 일러스트가 특징인 ‘브라운더스트’의 후속작으로, 지난달 글로벌 사전 체험 테스트에 8일 간 4만명이 참여할 정도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하이브의 게임사업 자회사 하이브IM도 다양한 매력의 캐릭터와 액션 RPG 특성을 강화한 ‘별이 되어라2: 베다의 기사들’을 올해 서비스할 예정이다. 중견 게임사 웹젠도 신작 서브컬처 게임 ‘프로젝트 W'를 주력작으로 선보이기 위해 개발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프로젝트 W는 작년부터 개발하고 있으며 내년 초쯤 출시되지 않을까 한다”며 “서브컬처 게임이 대중적인 인기와 함께 수익도 나는 등 주류 게임 장르로 자리잡고 있는 만큼 프로젝트 W는 주력작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서 핫한 소울라이크…국내 리더는 네오위즈 어려운 난이도로 악명 높은 ‘소울라이크’도 서브컬처와 함께 뜨는 게임 장르다. 소울라이크란 일본 게임사 프롬소프트웨어의 히트작 ‘다크소울’ ‘데몬즈소울’ 등에 영향을 받은 게임들을 의미한다. 주로 어드벤처와 액션, RPG가 결합된 콘솔·PC 싱글 플레이 게임인데, 어려운 게임 난이도, 다양한 패턴의 보스들, 다른 게임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부족한 편의성 등이 특징이다. 소울라이크는 어려운 데다가 불친절하기까지 하면서 소수 마니아층이 즐기는 게임 장르로 인식됐지만, 지난해 프롬소프트웨어의 신작 ‘엘든링’이 지난해 출시 한 달도 안돼 누적 판매량이 1200만장을 넘어서고 글로벌 게임 유통 플랫폼인 스팀에서 동시접속자 100만명에 육박하는 등 빅히트를 치면서 게이머라면 한번쯤 도전하는 인기 장르가 됐다. 엘든링 덕분에 소울라이크가 대중화 시대를 맞으면서 자연스럽게 신작과 개발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에서는 중견 게임사인 네오위즈가 뜨거운 시선을 받고 있다. 올 여름 출시를 목표로 콘솔·PC용 신작 소울라이크 게임인 ‘P의 거짓’을 개발하고 있어서다. 특히 P의 거짓은 작년 독일 쾰른에서 열린 세계 3대 게임쇼 ‘게임스컴 2022’에서 ‘가장 기대되는 플레이스테이션 게임’, ‘최고의 액션 어드벤처 게임’, ‘최고의 롤플레잉 게임’을 수상했다. 한국 게임사 최초로 게임스컴 3관왕을 차지하면서 P의 거짓에 대한 기대는 그야말로 하늘을 찌르고 있다. P의 거짓은 독창적인 스토리로도 주목받고 있다. 고전 ‘피노키오’를 성인 잔혹극으로 각색해 주인공이 인간이 되기 위한 여정을 떠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피노키오라는 익숙한 소재를 모티브 삼아 ‘거짓말’이 게임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이지만 원작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IP로 재탄생시켰다.또 소울라이크에 충실한 액션에 더해 각 무기를 부위별로 조합하는 시스템과 팔 부위를 개조해 다양한 스킬을 사용하는 등 P의 거짓만의 특색 있는 전투 경험을 제공한다.네오위즈 최지원 PD는 “소울라이크 장르는 더 이상 매니악한 장르가 아니다. 이미 ‘GOTY(올해의 게임)’라는 최고의 게임을 수상한 장르이기도 하고, 높은 판매량을 보여준 작품도 많다”며 “P의 거짓도 전 세계 유저들이 즐겁게 플레이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 장르 편식서 벗어나 “희망적” 게임산업계는 서브컬처와 소울라이크 장르의 부상에 큰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국내 대세 장르인 MMORPG가 레드오션이 된 지 오래된 상황에서 새로운 대안이 등장했기 때문이다.이재홍 한국게임정책학회장은 “한국 게임산업은 플랫폼·장르의 편식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고, 주요 수익 구조인 확률형 아이템도 생명을 다했다”며 “플랫폼과 장르의 다변화, 새로운 BM의 개발이 이뤄져야 하는 상황에서 서브컬처와 소울라이크라는 장르가 주류로 떠오르고 있는 것은 시기적으로도 적기이고 매우 희망적이다”고 말했다. 특히 업계는 서브컬처 게임이 비주류에서 대중성에 상업성까지 갖춘 주류로 자리매김했다는 데 이견이 없었다. 시프트업 관계자는 “서브컬처 게임은 이용자 수나 매출 면에서도 대중성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며 “기존 MMORPG가 독식했던 모바일 게임 시장에 새로운 메시지를 던지며 주요한 장르로 자리잡았다”고 평가했다. 서브컬처 게임이 진화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웹젠 관계자는 “초기 수익 구조가 확률형 캐릭터 뽑기에 의존했다면, 지금은 손쉽게 캐릭터를 뽑아 성장시키는 재미를 통해 수익을 내는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서브컬처 게임은 게임 뿐 아니라 웹툰이나 코스프레 등 IP를 활용한 놀이문화 활동으로 탄탄한 팬 문화가 형성되면서 게임 생명이 오래 갈 수 있다는 점에서도 매력적인 장르”라고 했다. 소울라이크는 서브컬처에 비하면 국내에서 주류 장르로 완전히 진입했다고 보기 어렵다. 올해 출시되는 국내 게임사의 소울라이크가 아직은 네오위즈의 P의 거짓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P의 거짓 성공이 중요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게임사 관계자는 “P의 거짓이 국내 게임사가 만든 첫 소울라이크 게임이다보니 성공 여부에 따라 다른 게임사의 신작 개발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며 “콘솔·PC 게임 개발에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함부로 뛰어들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권오용 기자 bandy@edaily.co.kr 2023.02.0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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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용의 G플레이] 요동치는 게임판…움직이는 3N

게임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와 NFT(대체 불가능한 토큰) 게임, P2E(플레이투언, 일명 돈 버는 게임) 게임 등 새로운 플랫폼 및 장르의 게임들이 등장하면서 게임사들이 이 시장을 잡으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는 최근 인기 게임을 다수 확보한 블리자드를 인수해 메타버스 시장을 주도하겠다고 나섰다. 몇몇 국내 게임사들도 작년부터 신 게임 시장의 주도권 전쟁에 참전한 가운데 올해는 넷마블·엔씨소프트·넥슨 3N 게임사도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MS, 블리자드 앞세워 메타버스 공략…격변의 게임계 윈도·엑셀 등으로 잘 알려진 글로벌 IT 회사인 MS가 최근 세계적인 게임사인 액티비전 블리자드(이하 블리자드)를 687억달러(약 81조90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국내에는 ‘스타크래프트’ 개발사로 잘 알려진 블리자드는 1인칭 슈팅(FPS) 게임인 ‘콜 오브 듀티’를 비롯해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디아블로’ ‘오버워치’ 등 다수의 히트작으로 전 세계 4억 명에 육박하는 유저를 확보하고 있는 글로벌 게임사이다. 이에 MS는 블리자드 인수를 마무리하면 중국 텐센트, 일본 소니에 이어 매출 규모로 세계 3위 게임사가 된다. 그야말로 초대형 빅딜이 성사된 것이다. MS는 블리자드 인수를 오랫동안 공들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 배경에는 메타버스 경쟁에서의 주도권 확보가 꼽힌다. 나티아 사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블리자드 인수를 발표하면서 "게이밍은 오늘날 모든 플랫폼을 통틀어 가장 역동적이고 신나는 엔터테인먼트 분야이며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에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타버스는 가상을 뜻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3차원 가상세계를 뜻한다. 미국의 ‘로블록스’, 네이버의 ‘제페토’가 대표적인 메타버스 서비스다. 여기에서 이용자들은 자신의 캐릭터나 공간을 꾸밀 뿐 아니라 각종 아이템을 직접 만들어 거래할 수도 있다. 또 강연이나 공연, 각종 모임을 진행할 수도 있다. 특히 이용자가 직접 게임을 만들어 다른 이용자들이 즐길 수 있도록 하고, 게임 아이템도 사고팔 수 있다. 이런 메타버스의 여러 콘텐트 중 가장 인기있는 것이 바로 게임이며, MS는 이를 고려해 블리자드를 인수한 것이다. 메타버스와 함께 NFT 게임이나 P2E 게임도 새롭게 주목받는 게임 트렌드다. NFT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사진·동영상·그림·게임 아이템 등에 일종의 ‘디지털 인증서’를 붙이는 기술이다. NFT 게임은 이를 희소성이 높은 게임 아이템에 적용해 거래가 가능하도록 한다. P2E 게임은 게임 안에서 미션을 수행해 토큰을 받고, 이 토큰을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실제 돈으로 환전할 수 있는 게임을 말한다. 이같은 NFT 게임과 P2E 게임은 이기기 위해 게임(P2W)을 하던 것에서 게임을 즐기면서 돈도 버는 게임 트렌드로 게임 시장이 바뀌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게임사로서는 월정액이나 유료 확률형 아이템 판매로 수익을 창출하는 데 한계에 봉착한 상황에서 찾아온 새로운 시장이자 기회로, 반드시 잡아야 한다. 박형준 성균관대 교수는 지난 20일 ‘K-게임 미래포럼’에서 “게임산업이 과거 P2W(이기기 위한 게임) 모델에서 P2E 모델로 전환하고 있다”며 “다수의 게임사가 블록체인과 NFT 게임 시장 진출을 선언하고 있다”고 말했다. 넷마블 NFT·P2E 신사업 출사표…엔씨·넥슨도 준비 국내 게임사들도 메타버스·NFT·P2E 게임 등 신 게임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특히 위메이드와 컴투스 등 중견 게임사는 지난해부터 관련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이에 비해 대형 게임사인 넷마블·엔씨소프트·넥슨 3N은 신중한 행보를 보였는데, 올해는 태세를 전환해 주도권 경쟁에 뛰어든다. 넷마블은 3N 중에 가장 먼저 출사표를 던진다. 오는 27일 4년 만에 최고경영진이 신작 및 신사업 전략을 발표하는 자리인 ‘넷마블 투게더 위드 프레스(NTP)’를 연다. 여기서 NFT·P2E 게임에 대한 계획을 공개하고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넷마블의 글로벌 히트작인 ‘모두의마블’을 P2E 게임으로 선보인다는 발표가 있을 것으로 알려졌다. 넷마블은 앞서 지난 12일 자회사 넷마블에프앤씨가 블록체인 기반 전문 게임사 아이텀게임즈 인수를 공식화했다. 2018년 설립된 아이텀게임즈는 모바일 게임에 P2E 시스템을 단기간에 적용하는 미들웨어 기술을 보유한 업체로, NFT 마켓플레이스 구축에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을 갖고 있다. 추후 넷마블에프앤씨가 구축하고 있는 메타노믹스 생태계에 한 축을 담당할 예정이다. 서우원 넷마블에프앤씨 대표는 “올해는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거대한 전환점을 맞을 것”이라며 “이번 인수를 계기로 개발 중인 게임에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 글로벌 P2E, NFT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엔씨도 올해 NFT·P2E 게임과 관련한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다. 엔씨의 홍원준 CFO는 작년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블록체인·NFT·메타버스와 관련해 언급했다. 홍 CFO는 “게임과 NFT, 블록체인의 결합이 새로운 기회를 안겨줄 수 있다는 판단 하에 게임 내 NFT 및 블록체인 적용을 준비 중”이라며 “2022년 중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는 것이 회사의 목표다”고 말했다. 그는 또 “NFT가 게임에 잘 접목되기 위해서는 게임 내 경제 시스템에 대한 지식·관리·기술이 가장 중요하다”며 “엔씨는 이런 측면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회사라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도 그럴 것이 엔씨의 대표작인 ‘리니지’에서는 오래전부터 유저들 사이에서 아이템이 거래되며 경제 생태계가 구축돼 있다. 여기에 블록체인이나 NFT 등 최신 기술이 접목되면 단번에 가장 활발한 NFT 게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엔씨는 메타버스와 관련해서는 작년에 선보인 K팝 플랫폼 ‘유니버스’를 기반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홍 CFO는 “메타버스의 가장 중요한 요인은 창의성과 지속성이라고 생각한다”며 “팬과의 다양한 상호작용이 일어나고 있는 유니버스가 메타버스의 시발점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넥슨은 미래 성장동력 중 하나로 메타버스 플랫폼을 준비하고 있다. ‘프로젝트 MOD’는 누구나 자유롭게 콘텐트를 제작하고 플레이할 수 있는 넥슨의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이곳에서 이용자는 넥슨의 대표작 중 하나인 메이플스토리의 애셋은 물론, 직접 제작한 리소스도 마음껏 추가해 다양한 콘텐트를 제작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넥슨은 프로젝트 MOD 내에서 가상 세계를 넘어, 현실과 연동된 공간이 만들어지는 메타버스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목표다. 넥슨은 지난 7일 프로젝트 MOD의 가상세계에 이색 신년 파티를 열고 메타버스 모습을 살짝 선보였다. 콘텐트 제작 공모전 참가 크리에이터들과 개발팀이 ‘MOD 그리기’, 버그를 없애는 ‘블록 깨기’ 등의 미션을 수행했다. 넥슨 관계자는 “프로젝트 MOD는 크리에이터가 직접 만든 콘텐트에 비즈니스 모델을 붙여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공해 이용자간 경제 활동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권오용 기자 kwon.ohyong@joongang.co.kr 2022.01.2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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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용의 G플레이] 중견 게임사, 이대로 끝낼 순 없다

올해 상반기 중견 게임사 데브시스터즈가 대형 게임사의 틈바구니에서 빛나는 행보를 했다. 지난 1월 출시한 모바일 게임 ‘쿠키런:킹덤’이 빅히트를 치며 인기 게임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다른 중견 게임사는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며 데브시스터즈를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봐야 했다. 하반기에도 남만 부러워할 수 없는 상황이다. 틈새시장인 PC 시장을 비롯해 멀티 플랫폼, 모바일 등 전방위 공략에 나선다. 제2의 데브시스터즈가 나올지 주목된다. 신작 불모지 PC 유저 공략 중견 게임사의 하반기 시장 공략 타깃은 PC 시장이다. 네오위즈와 엠게임, 라인게임즈가 신작 PC 온라인 게임을 글로벌 게임 유통 플랫폼인 스팀에 선보인다. 네오위즈가 가장 빠르게 움직인다. 내달 7일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블레스 언리쉬드 PC’를 스팀에 정식 출시한다. 이 게임은 작년 3월 선보인 콘솔 버전을 원작으로 했다. 화려한 콤보 액션과 오픈 월드를 기반으로 다양한 보스 및 몬스터와의 전략적인 전투, 던전, 3대 3 투기장, 15대 15 전장으로 대표되는 다양한 PvP(이용자 간 대결) 등이 특징이다. 지난 5월 파이널 테스트에는 40만명이 참가했으며 최대 동시 접속자 수 4만5000명을 기록했다. 현재 스팀 예정작 찜 목록 13위(글로벌)에 올랐으며, 사전 예약자도 100만명을 넘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올해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엠게임은 오는 8월 자체 개발한 메카닉(로봇) 3인칭 총싸움 게임 ‘배틀스티드:군마’를 스팀(정식 출시 직전 버전인 얼리엑세스)에 내놓는다. 언리얼 엔진4로 만든 배틀스티드는 유저들이 우주 식민지에서 발견된 새로운 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각 나라 군수 기업들 간의 경쟁에 용병으로 참가해 6대 6 팀 대전으로 로봇 전투를 벌이는 게임이다. 7개의 거대 메카닉을 조작해 같은 팀과의 협력으로 전투 지역의 거점을 점령하고, 자원을 모아 다양한 승리 미션을 수행할 수 있다. 개성이 강한 게임을 선보여온 라인게임즈는 개발 관계사 픽셀크루즈가 만든 PC 온라인 액션 RPG인 ‘더 밴시’를 하반기에 스팀(얼리엑세스)에 출시한다. 언리얼 엔진4에 기반한 고품질 그래픽과 전투 쾌감을 극대화하는 타격감, 직업이 아닌 장비의 제작과 증폭으로 이뤄지는 독특한 성장 방식 등이 특징이다. 이들 게임사들은 PC 온라인 신작의 스팀 출시로 제2의 배틀그라운드를 꿈꾼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를 스팀 얼리엑세스로 선보여 현재 글로벌 히트작에 올랐다. 모바일 격전지 참전 레드오션이라고 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한 모바일 게임 시장에 신작을 들고 뛰어드는 중견 게임사도 있다. 특히 주목되는 게임사는 웹젠이다. 올해 첫 신작인 모바일 MMORPG '뮤 아크엔젤2'를 하반기에 출시할 예정이다. 이 게임은 지난해 선보인 ‘뮤 아크엔젤’의 정식 후속작으로, 하반기 웹젠의 실적을 책임져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았다. 전작이 구글 앱마켓에서 매출 상위권을 유지한 만큼 웹젠이 뮤 아크엔젤2에 거는 기대가 크다. 뮤 아크엔젤2는 ‘뮤' 시리즈를 대표하는 캐릭터인 흑기사·흑마법사·요정을 동시에 조작하며 전투에 임하는 집단 육성 시스템이 특징이다. 또 캐릭터의 개성을 살린 국내 정상급 성우들의 연기에 다양한 효과음과 배경음을 추가해 게임의 웅장함을 더했다. 웹젠은 최근 뮤 아크엔젤2의 사전예약을 시작했으며, 총 2만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비공개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엠게임도 3분기에 수집형 모바일 RPG ‘제국영웅(가칭)’을 내놓는다. 먼저 국내에 선보이고 태국·싱가포르·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 4개국에도 출시한다. 제국영웅은 3D로 구현된 수집형 RPG로, 카드 수집과 전략 시뮬레이션 장르가 결합된 하이브리드형 게임이다. 혁신적인 분대 구성과 스릴 넘치는 PvE, PvP가 특징이며 자신만의 영지를 업그레이드하고 강력한 군대를 양성해 월드맵에서 세력전 및 지역 점령전을 즐길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멀티플랫폼 게임도 출격 라인게임즈와 펄어비스는 다양한 플랫폼을 동시에 공략하는 신작을 하반기에 선보인다. 라인게임즈는 모바일과 PC(스팀)에서 모두 즐길 수 있는 멀티플랫폼용 게임 ‘대항해시대 오리진’를 준비하고 있다. 이 게임은 라인게임즈와 코에이테크모게임스가 글로벌 히트작 ‘대항해시대’의 발매 30주년을 기념하는 타이틀이다. 오픈월드 MMORPG인 대항해시대 오리진은 200곳이 넘는 전 세계 항구를 탐험하며 1000명 이상의 주요 캐릭터와 상호작용하고, 4000여 종의 발견물 및 1000여 종의 문화별 장비 등 다양한 아이템을 획득하는 모험이 주요 콘텐트다. 라인게임즈는 또 다른 모바일과 PC 멀티플랫폼용 신작인 ‘언디셈버’도 하반기에 공개할 예정이다. 개발사 니즈게임즈가 핵앤슬래시 RPG로 만들고 있는 언디셈버은 언리얼 엔진4에 기반한 세련된 그래픽을 통해 각종 스킬을 발동할 시 짜릿한 타격감과 액션 쾌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신작 기근인 펄어비스는 올 겨울에 콘솔과 PC 플랫폼에 ‘붉은사막’을 출시할 계획이다. 붉은사막은 펄어비스의 차세대 게임 엔진으로 개발하고 있는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게임이다. 광활한 대륙에서 생존을 위해 싸우는 용병들의 이야기를 사실적인 캐릭터와 스토리로 그려냈다. MMORPG와 다른 게임성을 차별 포인트로 내세웠으며, 싱글 플레이와 온라인 플레이가 유기적으로 결합된 형태의 플레이 경험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플랫폼에서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멀티플랫폼 게임은 게임사가 어느 정도 개발 능력을 갖춰야 만들 수 있는 것이어서 라인게임즈와 펄어비스 신작에 기대된다”고 말했다. 다만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개발자들의 재택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하반기 출시 목표를 맞출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올해 게임 시장이 변화무쌍하다. 아무도 예상 못 한 데브시스터즈가 대박을 터트리고, 천년만년 왕좌를 지킬 것 같던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이 신생 게임사의 신작에 밀렸다”며 “중견 게임사들이 심혈을 기울인 신작들이 하반기에 나오는 만큼 빛나는 성과를 기대해본다”고 말했다. 권오용 기자 kwon.ohyong@joongang.co.kr 2021.07.27 07:00
게임

[권오용의 G플레이] 확률형 아이템발 변화의 바람 어디까지

최근 게임업계가 게임 아이템의 확률을 제대로 공개하라는 게이머들의 거센 요구에 직면했다. 게이머 사이에서는 아무리 돈을 넣어도 원하는 아이템을 얻을 수 없는 확률형(뽑기형) 아이템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고 있고, 정치권에서는 법으로 규제하겠다는 움직임까지 일고 있다. 이에 ‘메이플스토리’ 확률 논란에 휩싸인 넥슨이 모든 유료 아이템 확률을 공개하겠다고 선언했다. 여기에 엔씨소프트와 넷마블 등 다른 게임사들도 동참할 분위기다. 확률형 아이템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다. 이 바람이 확률 공개로만 끝나지 않고 국내 게임사의 체질 개선이라는 대변화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넥슨, 확률 공개 확대 바람…게임업계 전반으로 넥슨은 지난 5일 기존에 확률을 공개하던 유료 캡슐형 아이템은 물론이고 유료 강화·합성류까지 확률을 전면 공개한다고 전격으로 발표했다. 대상은 현재 서비스하고 있는 주요 온라인 게임과 모바일 게임이다. 이는 업계의 자율규제에서 유료 확률형 아이템 중 캡슐형만 확률을 공개하도록 한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아이템을 유료로 강화하거나 합성할 때도 확률이 있으면 밝히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넥슨은 이날 메이플스토리의 큐브 아이템 확률을 공개했으며, 다른 게임의 공개 작업도 순차적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여기에 ‘확률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도 도입한다. 이는 게이머가 넥슨이 공개한 확률에 문제가 없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으로, 연내 적용될 예정이다. 넥슨이 이런 결정을 전격적으로 내린 것은 메이플스토리 확률 논란으로 게이머의 비난이 빗발쳐서다. 넥슨이 메이플스토리를 업데이트하면서 아이템에 부여되던 추가 옵션을 ‘무작위로 부여한다’에서 ‘동일한 확률’로 수정하자, 이용자들은 “그동안 확률이 동일하지 않았던 것이냐”며 분노했다. 특히 일부 유저는 넥슨 게임에 돈을 쓰지 않는 ‘한도 0원 챌린지’를 벌이거나 타사 게임으로 옮기는 등 크게 반발했다. 이번 메이플스토리 사건은 오랫동안 쌓여왔던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게이머의 불만이 폭발한 측면이 크다. 유저들은 게임사들이 아무리 돈을 써도 나오지 않을 정도로 낮은 확률의 아이템으로 자신들의 잇속만 챙긴다고 강하게 의심해왔다. 특히 게임사들이 지난해 코로나19 여파에도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을 보고 불신은 더욱 커졌다. 메이플스토리 사건이 넥슨만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 이에 엔씨소프트와 넷마블 등 다른 게임사들도 확률 공개를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 깊이 있게 검토하고 있다. 특히 엔씨의 경우 ‘유·무료 혼합형 확률형 아이템’까지 공개할지에 대해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를 들어 유료 캡슐형으로 뽑은 아이템을 더 센 무기로 만들기 위해 무료로 강화할 때에도 확률이 적용되는 경우가 있다. 게이머들은 무료 강화가 성공해야 무기의 진짜 힘이 나오기 때문에 사실상 하나의 유료 확률형 아이템이라며 모두 공개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엔씨 관계자는 “게임사마다, 게임마다 상황이 다르다”면서도 “최근 확률형 아이템 논란에 대해 무겁게 생각하고 있다. (확률 공개 확대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넷마블도 마찬가지다. 회사 관계자는 “‘리니지2 레볼루션’ ‘A3:스틸얼라이브’ 등 유료 확률형 아이템이 있는 게임의 경우 확률을 공개하고 있는데, 더 필요하다면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뿐 아니라 중견 게임사들도 이번 사태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A 게임사 관계자는 “확률 공개 확대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인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개별 게임사가 아닌 한국게임산업협회 차원에서 유료 캡슐형만 공개하는 자율규제안을 강화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달라진 게이머…게임사도 변해야 게임사들이 그동안 ‘영업 비밀’이라며 소극적이었던 아이템의 확률 공개에 적극 나선 이유는 ‘달라진 게이머’에서 찾을 수 있다. 게임사의 매출을 올려주는 게이머들은 코흘리개 아이가 아닌 경제활동을 하는 성인들이다. 이들 중에 돈을 많이 쓰는 이른바 ‘헤비 과금러’는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을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B 게임사 관계자는 “상위 1%에 해당하는 헤비 과금러가 사실상 게임사의 매출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처럼 게임사의 매출에 기여한다고 생각하는 요즘 유저들은 게임에 불만이 있으면 게시판 댓글로만 화풀이하는 것이 아니라 화끈한 실력 행사에 나선다. 다른 게임으로 옮겨가는 것은 기본이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고발하거나 오프라인 트럭 시위를 벌이기도 한다. C 게임사 관계자는 “트럭 시위의 경우 적지 않은 비용이 들지만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라며 “그만큼 경제력 있는 유저들이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하는 모습이다”고 말했다. 게이머들이 ‘무서운 유저’로 변했지만, 게임사들은 이를 알아채지 못하다가 이번 확률형 아이템 사태에 직면하게 됐다. 이정헌 넥슨 대표는 메이플스토리 논란과 관련해 “이용자들이 넥슨과 넥슨 게임을 대하는 눈높이, 게임에 대한 우리 사회의 눈높이가 달라지고 있는데, 이런 변화를 인식하지 못하고 제자리에 머물러 있었던 것이 분명하다. 반성한다”며 “변화를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게임업계의 변화는 아이템의 확률 공개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다. 주요 매출원인 확률형 아이템의 의존도를 낮춰 ‘게임’이 아니라 ‘뽑기’라는 비판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라이엇게임즈의 ‘리그 오브 레전드’처럼 확률형 아이템에 의존하지 않아도 10년 넘게 인기를 누릴 수 있는 게임 개발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정치권 규제 강화? 게임 죄악시 경계해야 게임업계에서 변화의 바람이 부는 가운데 정치권에서 게임 규제를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우려된다. 유동수 국회의원은 최근 확률형 아이템의 정확한 구성정보 공개, ‘컴플리트 가챠’ 상품 판매 금지, 확률 조작 시 이익의 3배 이내 과징금 부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조사 권한 부여 등을 내용으로 하는 게임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는 이상헌 국회의원이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 공개를 의무화하는 게임법 전부 개정안보다 훨씬 강력한 규제 법안이다. A 게임사 관계자는 “게임에 일부 문제가 있다고 해서 법으로 통제하려고 하는 것은 게임을 죄악시하는 것이며 산업을 죽이는 일”이라며 “업계가 자율규제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이상헌 의원도 “국내 게임사와 게임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몰아붙이기만 할 것이 아니라 법 개정을 통해 시스템을 개선하는 것에 방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오용 기자 kwon.ohyong@joongang.co.kr 2021.03.09 07:00
게임

[권오용의 G플레이] 코로나에도 역대급 실적 게임업계가 긴장하는 이유는

게임업체들이 지난해 코로나19 대유행에도 장사를 잘했다. 대형 게임사뿐 아니라 중견 게임사들도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코로나19가 악재라기보다 호재로 작용한 측면이 적지 않다. 이런 호황 기조는 올해도 기대되지만 게임사들은 마냥 웃을 수 없다. 주요 수익원인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소비자 반발이 커지고 있고, 정치권에서 게임산업이 위축될 수 있는 규제 법안이 추진되고 있다. 여기에 게임산업이 대표적인 코로나19 수혜 업종으로 떠오르며 주요 이익공유 당사자로 지목되고 있다. 게임업계가 올해 큰 도전에 직면했다. 3N에 중견 게임사도 ‘역대급 실적’ 최근 게임사들의 작년 실적이 공개됐는데, 하나같이 ‘역대 최대 실적’이다. 특히 톱3 게임사인 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은 역사적인 실적을 거뒀다. 넥슨은 지난해 매출 3조1306억원, 영업이익 1조1907억원을 기록했는데, 모두 역대 최대치다. 특히 연매출 3조원은 창사 이래 처음이자 한국 게임사로서도 최초다. 엔씨도 지난해 매출 2조4162억원으로, 창사 이후 처음으로 연매출 2조원을 돌파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무려 72% 증가한 8248억원을 기록했다. 넷마블은 매출 2조4848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2017년 이후 가장 많은 2720억원을 달성했다. 이들 3N사의 연매출 총합은 사상 처음으로 8조원을 넘어섰다. 중견 게임사도 마찬가지다. 카카오게임즈는 상장 첫해인 작년 매출은 역대 최고치인 4955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90% 증가한 666억원을 달성했다. 웹젠도 역대 최대 매출(2940억원)에 영업이익(1082억원)과 당기순이익(862억원)이 전년보다 100% 이상 올랐다. 위메이드와 선데이토즈, 엠게임 등 실적 부진에 시달렸던 중견 게임사들도 작년에는 큰 폭의 회복세를 보였다. 게임사들이 그야말로 최고의 한 해를 보낸 데는 자사 신작들이 성공한 것도 있지만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집콕 등 비대면 생활이 일상화되면서 게임 이용이 늘어난 점도 무시할 수 없다. 확률형 아이템 법제화 등 규제 바람 불어 게임산업의 호황은 올해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업계는 잔뜩 긴장한 모습이다. 게임업계를 향한 불만과 규제 움직임이 터져 나오고 있어서다. 특히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 공개 법제화 목소리가 크다. 확률형 아이템이란 일정 금액을 투입해도 무작위적·우연적 확률에 따라 아이템이 나오는 형태를 일컫는다. ‘캡슐형 유료 아이템’이나 ‘랜덤박스’, ‘가챠’라고도 한다. 유저는 무기나 이를 만들 때 필요한 재료 등을 게임 플레이로 구할 수 있지만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해 확률형 아이템을 구입하게 된다. 문제는 많은 돈을 썼음에도 원하는 아이템이 안나오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희귀 아이템일수록 확률이 매우 높아 수백만 원을 써도 안나온다는 얘기가 공공연하다. 일부 게임 유튜버는 수많은 시도에도 원하는 아이템을 얻지 못하는 실패담을 방송하기도 한다. 최근 인기 모바일 게임 ‘리니지2M’의 최상급 무기 아이템 ‘신화 무기’가 논란이 되기도 했다. 확률도 낮은 뿐 아니라 2중 확률 구조로 돼 있어 최소 1억원 이상 든다는 얘기가 유저들 사이에서 회자하면서 도박 수준의 뽑기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유저들은 아무리 돈을 써도 원하는 아이템 획득에 실패하는 반면, 게임사들은 아이템의 확률을 자신들 마음대로 해 지난해 코로나19에도 자신들의 주머니를 두둑이 챙겼다며 잔뜩 화가 났다. 일부 유저는 광고 트럭을 빌려 게임사 사옥 주변을 돌며 항의 시위를 벌이기도 한다. 게이머의 불만이 커지자 정치권에서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 공개를 법적으로 강제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의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부 대신 대표 발의한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전부 개정안(게임법 개정안)에는 확률형 아이템의 종류·종류별 공급 확률 정보를 표시하도록 의무화하는 조항이 들어가 있다. 이 의원은 “우리나라 확률형 아이템 모델의 사행성이 지나치게 높고 획득 확률이 낮은 데 반해, 그 정보 공개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며 “게임업계가 자율규제 방식으로 확률을 공개하고 있지만 구색 갖추기에 불과해 게이머들이 법제화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확률형 아이템의 법제화는 이 의원뿐 아니라 문화체육관광위의 다른 의원들도 대체로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입법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게임사로서는 여간 우려스러운 게 아니다. 그나마 성공적으로 안착한 수익 모델에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한 게임사 관계자는 “확률형 아이템은 월정액 모델, 부분 유료화 모델에 대한 유저의 결제 태도가 좋지 않고, 게임을 공짜로 즐기려는 유저가 많아지면서 업체들이 내놓은 고육지책이다”며 “게임사도 서버비나 마케팅비 등을 회수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또 다른 게임사 관계자는 “확률을 공개하라는 것은 라면 수프의 구성비를 공개하라는 것과 똑같다”며 “어느 나라에서 사기업의 영업 비밀을 소상히 밝히라고 하느냐”고 했다. 업계는 법제화보다는 자율규제에 맡겨달라는 입장이다. 한국게임산업협회 관계자는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소비자의 불만을 잘 알고 있다”며 “그래서 확률 공개는 물론이고 유저들이 아이템 구매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자율규제를 적극적으로 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법제화 추진은 업계가 잘하고 있는 자율규제를 법으로 명문화하겠다는 것인데, 법으로 강제하기보다 민간의 자율규제를 우선시하는 세계적 흐름과도 맞지 않는다”고 했다. 확률형 아이템 법제화뿐 아니라 여러 규제안을 담고 있는 게임법 전면 개정안 자체도 게임업계에 올해 걱정거리로 떠올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연말 게임법 전면 개정안을 의원 발의 법안 형태로 국회에 제출했다. 이에 정부 입법 단계에서 필요한 관계기관과의 협의, 입법예고, 규제심사, 법제처심사, 차관회의, 국무회의 심의 등 여러 절차가 생략돼 올해 안에 입법도 가능한 상황이다. 문제는 게임산업의 진흥보다는 규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이 업계의 우려다. 기존에 없던 조항을 다수 신설해 의무를 강제한다는 점, 영업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범한다는 점, 타법과 비교했을 때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점 등이 문제점으로 꼽힌다. 이에 한국게임산업협회는 지난 15일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여·야 의원실에 의견서를 내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협회는 “급변하는 게임 환경 변화에 발맞춰 현실에 부합하는 법 개정안을 기대했으나 현장 의견 반영이 부족하다”며 “산업 진흥보다는 규제를 강화하기 위한 조항이 다수 추가돼 국내 게임산업 발전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코로나로 돈 벌었으니 나눠줘’…이익공유 압박도 게임업계는 코로나19 대유행에도 역대급 실적을 올린 만큼 이익을 나눠야 한다는 압박에도 직면해 있다. 이런 목소리는 게임계 내에서도 나왔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중앙대 경영학부 교수)은 지난달 말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메이저 게임사들의 국민 고통 분담을 촉구했다. 위 학회장은 “코로나 사태로 게임사들은 전년 대비 대폭 성장했고, 어떤 게임사는 매출이 2배 늘기도 했다”며 “게임이 대표적인 수혜 산업인데, 메이저 게임사들은 국민 고통 분담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익공유제 같은 고통 분담 모델에 국민적 지지가 형성되면 게임업계는 참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게임업계는 지금이라도 국민 고통을 완화하려는 노력을 신속히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게임업계는 오래전부터 돈만 벌고 사회공헌 사업은 등한시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에 넥슨과 엔씨, 넷마블은 사회공헌 재단을 자체적으로 만들어 소외계층이나 장애인, 청소년 등을 돕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를 맞아 더 많은 역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업계는 반감이 크다. 코로나19라고 해서 정부 등으로부터 도움을 받은 것이 없는데 왜 이익을 공유해야 하느냐는 것이다. 한 게임사 관계자는 “게임산업은 정부의 도움을 받기보다는 각종 규제로 어려움이 더 많았다”며 “그런데도 게임사들이 이만큼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꾸준한 투자와 유저들의 호응이 있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익을 나눠야 한다면 유저들과 나누는 것이 맞다”고도 했다. 또 다른 게임사 관계자는 “중국이 대규모 자본을 앞세워 호시탐탐 한국 게임사를 노리고 있다”며 “한가롭게 이익공유 얘기를 할 때가 아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삼성전자·현대차·LG 등 한국 재계 경영진이 대부분인 서울상공회의소 부회장이 되는 등 게임산업의 위상이 높아진 만큼 게임사들의 적극적인 사회적 역할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점점 커질 것으로 보인다. 권오용 기자 kwon.ohyong@joongang.co.kr 2021.02.23 07:00
생활/문화

차이나조이 구경꾼 된 한국 게임사들…"중국 손 놨어요"

중국 최대 게임 전시회인 '차이나조이 2018'이 오는 3~6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다. 차이나조이는 30조원이 넘는 세계 최대 게임 시장인 중국의 대표 게임 전시회로서, 전 세계 주요 게임사들이 총출동하는 게임 축제의 장이기도 하다. 그러나 한국 게임사들은 제대로 즐길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3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 이후 중국 수출길이 1년 5개월째 막혀 있기 때문이다. 올 초에는 상황이 곧 풀릴 것이라는 기대감과 희망이 있었지만 이제는 이마저도 사라졌다. 중국 사업은 아예 손 놓았다고 거리낌 없이 말하는 게임사도 있다. 일부에서는 '도대체 정부는 뭘 하냐'며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세계 3대 게임쇼 '차이나조이' 개막…구경꾼 된 한국올해로 16회째를 맞는 차이나조이는 세계 3대 게임 전시회로 성장했다. 비디오게임 위주인 미국 'E3', 유럽 최대의 게임 전시회인 독일 '게임스컴'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규모와 내용 면에서 커졌다.특히 단일 게임 시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중국에서 열리는 만큼 차이나조이는 전 세계 주요 게임사뿐 아니라 관계자들이 빼놓지 않고 찾는 곳이다. 그러나 작년에 이어 올해도 한국 게임사들을 찾아보기 어렵다. 일반 유저를 대상으로 하는 B2C관에 참여하는 게임사는 전무하고, 기업 대상 전시관인 B2B관에 카카오게임즈 부스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운영하는 한국공동관 정도만 들어간다. 2년간 B2B관에 부스를 마련했던 위메이드는 이번에 참가하지 않는다.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 등 국내 빅3 게임사는 중국 파트너사를 통해 이미 서비스하고 있는 게임을 선보이는 정도다. 신작 소개를 위한 행사도 없다. 직원들을 대규모로 파견하지도 않으며 해외 파트와 관련한 직원만 몇몇 참관할 예정이다. 빅3 게임사 관계자는 "우리 게임이 나가는 게 없어 신경 쓰지 않고 있다"며 "임원들도 트렌드를 보기 위해 전시장을 잠깐 둘러보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꽉 막힌 중국 시장… 망부석된 한국 게임사들한국 게임사들이 차이나조이에 적극적이지 않는 이유는 중국 시장에 진출할 길이 막혀 있어서다. 중국에서 게임 서비스를 하기 위해서는 판호(서비스 허가증)를 받아야 하는데, 사드 사태 이후 나오지 않고 있다.넷마블과 엔씨소프트는 작년 초 중국 파트너사를 통해 모바일 게임인 '리니지2 레볼루션'과 '레드나이츠'에 대해 판호를 신청했지만 아직까지 소식이 없다.업계는 지난해 말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 이후 사드 갈등이 완화되면서 판호 문제도 자연스럽게 풀릴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풀리기는커녕 중국 정부 내 주무부처가 신문출판광전총국에서 중앙선전부 산하 부서로 바뀌면서 더 어려워진 것으로 보고 있다. 중앙선전부는 당과 정부의 이데올로기를 전파하고 여론을 형성하는 작업을 하는 곳으로, 한류 문화를 담은 한국 게임에 대해 더욱 까다롭게 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에 한국 게임사들은 중국 진출에 체념한 상태다.빅3 게임사 관계자는 "판호가 언제 나올지 알 수 없어 중국 사업에 대해 손 놓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하염없이 기다릴 뿐이다"고 했다.한국 게임사들은 자체 개발작으로 중국 시장에 직접 진출하는 것이 막히다 보니 우회적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자신들이 갖고 있는 IP(지식재산권) 사용권을 넘기는 것이다. 이 같은 경우 중국 게임사가 IP를 활용해 개발한 게임을 직접 서비스하게 되는데 한국 게임사로서 그만큼 수입이 줄어들게 된다.이를 악용하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한국게임산업협회 한 관계자는 "중국 게임사가 한국 업체의 게임 리소스를 5000만원에 사 가서 게임을 만든 다음 5억원에 팔아먹는 일이 있었다"고 말했다.한국 입장에서는 분통이 터지는 일이다. 중견 게임사 한 관계자는 "중국은 자신들의 문을 굳게 닫고 있으면서 한국 시장은 자유롭게 오가고 있다"며 "정부는 뭘 하냐. 우리도 맞대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문제는 뾰족한 대책 없이 중국 정부의 입만 쳐다봐야 한다는 점이다.게임산업협회 관계자는 "판호와 관련해 중국 변화가 조금씩 있는 것으로 안다"며 "중국 정책이 어떻게 바뀔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정부도 마찬가지다. 문화부 게임콘텐츠산업과 한 관계자는 "중국 판호는 우리 콘텐트 문제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다. 다른 이슈(사드)로 촉발된 것이어서 판호 하나만 가지고 얘기하긴 어렵다"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현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지난 4월 콘텐츠진흥원장이 중국을 방문해 우리 의견을 전했고, 문화부 등 정부 유관 부서가 다각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이에 대해 게임 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가 중국 입만 쳐다보고 있는 사이에 한국의 경쟁력은 더욱 약화될 것"이라며 "좀 더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권오용 기자 kwon.ohyong@jtbc.co.kr 2018.08.0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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