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2,415건
프로야구

역대급 '투고타저'인데, 불펜은 왜 불타는가 [김식의 엔드게임]

삼성 라이온즈는 지난 27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에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했다. 3-0으로 앞선 9회 말 1사에서 삼성 마무리 이호성이 안치영에게 몸 맞는 볼을 내줬고, 조대현에게 적시타를 허용했다. 이때도 삼성의 승리 확률은 88.2%에 달했다.이호성은 1번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와 7구 접전 끝에 멜 볼넷을 허용했다. 이어 권동진에게 우전안타를 맞아 만루가 되자, 그라운드 분위기는 싸해졌다. 이호성은 강백호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하며 밀어내기 점수를 내줬다. 바뀐 투수 김태훈이 3번 타자 안현민에게 3-3 동점을 만드는 희생플라이를 맞았다. 이어 김태훈은 장성우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다. 삼성 마운드에 ‘대형 화재’가 났다. 시원한 물줄기를 뿜어내는 KT 응원석의 ‘워터 캐넌’과 대비되는 장면이었다.결국 김태훈은 허경민에게도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다. 타자가 칠 생각이 없었는데도 직구 4개가 모두 빗나갔다. 삼성은 한 이닝에 4사구 5개(스트레이트 볼넷 3개)를 내주며 자멸했다. 악몽 같은 순간이었다.긴 레이스를 하다 보면 별일이 다 생긴다. 2002년 4월 13일에는 LG 트윈스 레다메스 리즈가 연장 11회 네 타자 연속 볼넷(16구 연속 볼)을 내준 적도 있다. 대역전극은 야구팬들에게 강력한 흥분을 안겨준다.이런 경기가 ‘간헐적 사건’이 아니라면 문제가 있다. KBO리그의 불펜은 전체적으로 약화하는 추세다. 최근 10년간 불펜 평균자책점 5.00을 넘은 시즌이 5번이나 된다. 투수들의 구속이 빨라지고 있으나, 제구는 떨어지는 탓이다. 2022년 1737개였던 7~9회 볼넷이 지난해 총 1854개로 늘었다. 올 시즌에는 1195개(이 페이스로 시즌을 마칠 경우 1793개)다. 블론 세이브와 불론 홀드를 더한 기록이 지난해 최고치(279개, 스탯티즈 기준)였는데 올해(산술적으로 261개)도 이에 근접하고 있다. 각 구단 마무리 중 1점대 평균자책점(ERA)을 기록 중인 투수가 28일 기준으로 3명(롯데 자이언츠 김원중, 한화 이글스 김서현, SSG 랜더스 조병현)뿐이다. 키움 히어로즈의 불펜 ERA는 6.61에 이른다.야구 예능 ‘불꽃야구’를 이끌고 있는 김성근 감독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 현상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요즘 8~9회에 승부가 뒤집어지는 일이 허다하다. (승리조 한두 명을 빼면) 한화, LG 트윈스 등 상위권 팀 불펜도 마찬가지”라며 “투수에게 문제가 있을 때 만지는(교정하는) 기능이 없다시피 하다. KBO리그의 정말 큰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이어 김성근 감독은 “포수를 보라.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 넓게 잡아도 홈플레이트 위에 미트를 댄다. 보더라인을 활용하는 피칭이 필요한데, 투수는 스트라이크 넣기에 급급하기 때문”이라며 “결국 훈련이 부족한 거다. 코치가 (투수의 커맨드를) 만들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부상 우려 때문에 훈련을 많이 하지 못한다는 건 틀린 말이다. 릴리스포인트를 일정하게 잘 잡아준다면 투수의 팔꿈치 부상을 상당히 막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김성근 감독의 말이 새삼스러운 건 아니다. 현장에서 오랫동안 해온 주장이다. 그가 KBO리그 감독 시절 보여준 ‘벌떼 야구’의 근간이기도 하다. 그런데 김 감독의 주장이 다시 설득력을 얻는 건 투수들의 제구력이 계속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급 투수가 아니라면 더 그렇다.김성근 감독은 “(불꽃야구를 하느라) 고교팀, 대학팀을 자주 상대한다. 팀마다 빠른 공을 던지는 에이스가 있다. 처음엔 우리 타자들이 치지 못한다”라며 “힘으로만 던지는 투수는 4~5회가 되면 지치기 시작한다. 그 패턴을 계산하고 게임플랜을 짠다”고 밝혔다. 최근 KBO리그에 강속구를 던지는 유망주들이 대부분 불펜 투수로 활용되는 점도 김 감독 말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김성근 감독은 얼마 전 일본에서 시라카와 케이쇼를 만났다고 한다. 일본 독립야구단 출신으로 지난해 SSG와 두산 베어스에서 뛴 시라카와는 12경기를 던지며 잠재력을 보여줬다. 시즌 뒤엔 어느 팀과도 재계약하지 못했다. 김 감독이 “네가 한국에 있을 때 폼을 교정해 준 코치가 있었느냐”고 묻자 시라카와는 “없었다”고 답했다고 한다. 메이저리그(MLB)나 일본프로야구(NPB) 출신도 아닌 스물다섯 살 어린 투수를 낯선 리그에서 혼자 생존하라고 내버려둔 셈이다. KBO리그는 역대급 투고타저(投高打低) 시즌을 보내고 있다. 올해 리그 타율(0.259)은 2012년(0.258) 이후 가장 낮다. 올해 리그 ERA(4.22)도 지난해(4.91)에 비해 꽤 낮아졌다. 이는 코디 폰세(한화) 드류 앤더슨(SSG) 제임스 네일(KIA) 등 특급 외국인 투수가 긴 이닝을 맡아주는 영향이 크다.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으로 인해 스트라이크존의 실질적인 높이가 확대된 것도 큰 이유로 꼽힌다. 그런데도 불펜에서 심심치 않게 대형 사고가 터지는 건 그만큼 불펜 투수들의 기량, 특히 제구력 저하가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한정된 선수 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한국식 코칭 시스템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최근 프로 선수들도 연수라는 명목으로 해외 사설 아카데미에서 코칭을 받는 것도 이런 이유다. 아카데미 시스템도 제구보단 구속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이런 측면에서 보면, ‘불펜 방화’를 허투루 넘길 게 아니다. KBO리그의 여러 구성원은 이런 위기 신호를 민감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2025.07.30 11:11
프로야구

'직구 물음표·변화구 느낌표' 김시훈, 피홈런 이후 정신 번쩍…KIA 데뷔전 헛스윙 7개 '커브 위력' [IS 피플]

오른손 투수 김시훈(26)이 KIA 타이거즈 이적 첫 등판에서 피홈런을 맞았다. 결과는 다소 아쉬웠지만 수확이 없는 건 아니었다. 예리한 변화구로 가능성도 확인했다.김시훈은 지난 29일 열린 광주 두산 베어스전 1-7로 뒤진 7회 초 마운드를 밟아 1과 3분의 2이닝 2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2탈삼진 2실점 했다. 전날 단행된 3대3 트레이드로 '고향 팀' NC 다이노스를 떠나 KIA 유니폼을 입은 김시훈은 첫 타자 김인태에게 2루타를 허용했다. 후속 박준순을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한숨 돌렸으나 1사 2루 김재환 타석에서 통한의 투런 홈런을 내줬다. 하지만 박계범과 김민석을 연속 범타 처리해 이닝을 종료했고 8회 초 정수빈과 이유찬을 각각 헛스윙 삼진과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낸 뒤 최지민과 교체됐다. 피홈런 직후 네 타자 연속 범타. 투구 수는 25개(스트라이크 17개)였다. 김시훈의 1군 등판은 지난달 14일 창원 KIA전 이후 45일 만이었다. 관심이 쏠린 직구 구속은 최고 142㎞/h(KBO 문자 중계 기준). 김시훈의 트레이드 직전 올해 직구 구속(이하 트랙맨 기준)은 평균 139.3㎞/h, 최고 143.1㎞/h였다. 지난 시즌 최고 구속이 148.4㎞/h(평균 141.1㎞/h)였다는 걸 고려하면 차이가 났다. 지난해 데뷔 첫 100이닝 넘게 투구(107과 3분의 1이닝)한 후유증으로 해석됐는데 이적 첫 등판에서 관련 문제가 다시 한번 확인된 셈이다. 그런데 변화구 승부로 노련하게 버텼다.특히 12시에서 6시 방향으로 떨어지는 주무기 커브가 위력적이었다. 김재환의 피홈런 이후 박계범과 김민석 타석에선 직구를 던지지 않고 커브, 슬라이더, 포크 조합으로 아웃카운트를 챙겼다. 8회 초 선두타자 정수빈 타석이 꽤 인상적이었다. 볼카운트 1볼-1스트라이크에서 3구째 커브로 유리한 볼카운트를 선점했고 2볼-2스트라이크에선 다시 한번 커브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이날 김시훈은 스트라이크 17개 중 7개가 헛스윙. 이 중 6개가 변화구였다. 떨어진 직구 구위를 끌어올린다면 쓰임새가 좀 더 다양해질 수 있다. 심재학 KIA 단장은 "스피드(구속)가 떨어져 있긴 하지만 공을 던질 줄 아는 선수"라며 "(올해 부진 원인으로) 누적 이닝이 조금 많아서 구속이 떨어지지 않았을까 한다. 괜찮다는 의견이 많았다"라고 전했다. 김시훈은 이적 직후 본지와 통화에서 "(구속이 떨어진 건) 핑계일 수 있지만 보직을 많이 왔다 갔다 하면서 누적된 피로라고 생각한다"며 "올해 전반기 조금 쉬었기 때문에 다시 괜찮아지지 않을까 한다. 팀을 옮겨서 새롭게 나를 보여줘야 하는데 어떤 상황에 올라가더라도 열심히 던져야 한다"라고 말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5.07.30 10:35
프로야구

전반기 토종 ERA 1위였는데, '트레이드 복덩이' 1~2위 만나 후반기 ERA 9.00

KT 위즈 왼손 투수 오원석(24)이 후반기 들어 흔들리고 있다. 오원석은 2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에 선발 등판해 3이닝 동안 9피안타 3볼넷 5실점으로 무너졌다. 이적 후 최소 이닝(종전 4월 2일 LG전 4⅓이닝) 투구였다. KT는 2-8로 졌고, 오원석은 시즌 5패째를 당했다. 오원석은 후반기 첫 등판이던 지난 18일 한화 이글스전(5이닝 5실점 3자책)에 이어 두 경기 연속 5실점하며, 1~2위 팀을 상대로 위압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오원석은 2020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1차 지명으로 입단해 '제2의 김광현'으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SSG에서 꽃을 피우지 못했고, 지난해 10월 말 우완 불펜 김민과 유니폼을 맞바꿨다.'강철 매직' 구단에 합류한 오원석은 KT의 트레이드 복덩이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전반기에 개인 첫 10승(3패)을 달성했다. 국내 선수 다승 1위. 평균자책점은 2.78(5위)로 국내 투수 중에 가장 낮았다. 당초 KT의 5선발로 분류됐으나 에이스급 활약을 선보였다. 그러나 지난 18일 한화전에 이어 11일 만에 나선 29일 LG전에서도 부진했다.오원석은 1회 말 안타 2개 볼넷 1개로 맞은 2사 만루에서 오지환을 내야 땅볼로 처리하고 실점 없이 마쳤으나 출발부터 불안했다. 2회에는 안타와 볼넷으로 다시 2사 1·3루 득점권 위기를 맞았는데 이번에는 문성주를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하고 불을 껐다. 그러나 3회 말 2사 후에 6연속 안타를 맞고 무너졌다. 오원석은 2사 1루에서 오지환에게 안타를 맞은 뒤 구본혁에게 2타점 2루타를 허용했다. 이어 2025 퓨처스 올스타전 MVP 손용준에게 1타점 결승 적시타를 얻어맞았다. 이어 박해민과 신민재에게 연속 1타점 적시타를 내줬다. 문성주에게 2루타를 맞고 2사 2, 3루에 몰린 그는 김현수를 유격수 뜬공으로 처리하고 가까스로 3회 말 수비를 마쳤다. KT는 4회 말 마운드를 이채호로 교체했다. 오원석은 이날 총 75개의 공을 던졌고, 스트라이크는 54.7%(41개)로 적었다. 이날 마운드에 서 있는 동안 도루만 4차례 허용했다. 직구 평균 구속은 올 시즌 최저였다. 오원석의 후반기 평균자책점은 9.00이다. 이형석 기자 2025.07.30 07:08
프로야구

'형들, 언제 와?' 신예 마무리가 혼자 감당하긴 어려운 무게, 베테랑 필승조 언제 오나 [IS 포커스]

삼성 라이온즈 마무리 투수 이호성이 큰 시련을 마주했다. 이호성은 지난 27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뱅크 KBO리그 KT 위즈와의 원정 경기에 3-0으로 앞선 9회 마무리 등판했으나, 아웃카운트 1개를 잡는 동안 안타 2개, 사사구 3개로 4실점하며 무너졌다. 팀도 3-4로 패하면서 아쉬운 결과를 맞았다. 시작은 좋았다. 선두타자 황재균을 포수 뒤 플라이로 잡아냈다. 후속타자 안치영을 상대로도 스트라이크 2개를 먼저 잡았다. 하지만 연달아 볼을 3개 던지더니 몸에 맞는 볼로 주자를 내보내며 흔들렸다. 다음타자 조대현과의 승부에선 0-1 볼카운트에서 투구를 준비하다 공을 떨어뜨리는 보크까지 범했다. 주자를 허무하게 득점권으로 보냈고, 조대현에게 적시타를 맞으면서 실점했다. 스트라이크 존 바깥쪽 상단으로 빠진 공이 통타 당하는 불운을 맛봤다. 이후 이호성은 크게 흔들렸다. 볼넷과 안타로 1사 만루를 허용했고, 강타자 강백호와의 승부에선 영점이 아예 잡히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다. 결국 이호성은 3-2, 1사 만루에서 마운드를 내려왔고, 김태훈이 뒤늦게 올라왔지만 동점 희생 플라이와 연속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하면서 패했다. 앞선 8회는 신인 배찬승과 우완 이승현이 이닝을 나눠 막았다. 하지만 9회는 온전히 이호성이 책임져야 했다. '마무리 투수'이기 때문이다. 이호성이 흔들리자 뒤늦게 불펜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몸에 맞는 볼에 보크, 안타가 된 볼, 밀어내기 볼넷까지 다 겪은 뒤에야 마운드를 내려왔다. 프로 3년 차, 마무리 첫 시즌 신예에겐 가혹한 시련이었다. 현재 필승조는 좌완 배찬승과 김태훈, 이호성이 맡고 있다. 배찬승은 신인, 이호성은 이제 막 마무리 타이틀을 달았다. 14년 차 베테랑 김태훈이 있지만, 과부하로 최근 흔들리는 모습이다. 형들의 복귀가 간절하다. 백정현과 오승환, 임창민, 김재윤 등 원조 필승조 선수들이 돌아와 젊은 선수들의 무게를 덜어줘야 하는데, 현재로선 기약이 없다는 게 문제다. 삼성은 전반기 29경기에 나와 2승 3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ERA) 1.95(32⅓이닝 7자책)로 맹활약한 백정현의 복귀에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회복이 더디다. 지난 5월 왼쪽 어깨 통증으로 이탈한 뒤, 아직 공조차 만지지 못하고 있다. 박진만 삼성 감독도 "현재로선 복귀 계획을 잡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승환과 임창민 등 베테랑 필승조들도 구위가 올라올 때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지난해 쏠쏠한 활약을 펼쳤던 송은범도 2군에서 고전 중이다. 뾰족한 수가 보이지 않는다. 삼성은 6월 이후 불펜진 평균자책점이 5.68에 달한다. 리그 9위다. 이 기간 역전패도 11패로 리그에서 가장 많다. 솟아날 구멍을 찾아야 하는 가운데, 선발진의 완봉과 타선의 대폭발에만 기대를 걸어야 한다는 현실이 아쉽다. 윤승재 기자 2025.07.29 05:34
프로야구

'KIA맨 새출발' 152.9㎞/h 한재승 "깡다구 있게 던지겠다, NC에 죄송하면서 감사" [IS 인터뷰]

오른손 파이어볼러 한재승(24)이 프로 입단 후 처음으로 유니폼을 바꿔 입는다.한재승은 28일 단행된 3대3 트레이드로 KIA 이적이 확정됐다. 인천고 출신인 그는 2021년 신인 드래프트 2차 4라운드 전체 36순위로 NC에 지명된 뒤 줄곧 다이노스 불펜을 지켰다. 지난 시즌에는 커리어 하이인 51경기에 등판, 1승 2패 6홀드 평균자책점 3.97로 두각을 나타냈다. 트레이드 발표 직후 본지와 연락이 닿은 한재승은 "(소식을 들은 뒤) 많은 생각이 들었다. NC에서 생활했던 여러 장면이 생각났는데 이제 트레이드됐으니까 가서 더 잘하려고 마음먹었다"라고 말했다.한재승은 NC에서 공들여 키운 불펜이다. 2023시즌 말미 유망주 육성 프로그램 중 하나로 호주 프로야구리그(ABL) 브리즈번 밴디츠 구단에 파견되기도 했다. 경기 감각을 키우고 타자 상대 요령을 터득한 그는 지난해 개인 최고 성적으로 보답했다. 하지만 올 시즌 들쭉날쭉한 제구 탓에 진땀 뺐다. 시즌 성적은 18경기 평균자책점 3.00. 18이닝 동안 볼넷 19개(탈삼진 18개)를 허용할 정도로 제구가 흔들렸다. 한재승은 "구속은 (지난 시즌보다) 더 빠르게 나왔다. 크게 달라진 건 없는데 볼넷이 많았다"며 "이젠 더 자신 있게 스트라이크를 넣겠다"라고 강조했다. 한재승의 강점은 탄탄한 체격(키 1m80㎝·몸무게 90㎏)에서 나오는 불같은 강속구. 올해 직구 최고 구속이 152.9㎞/h에 이를 정도로 압도적인 구위를 자랑한다. 후반기 불펜이 급격하게 흔들린 KIA는 한재승과 또 다른 오른손 불펜 김시훈, 내야 유망주 정현창을 영입, 분위기 전환을 노린다. 트레이드의 핵심이나 다름없는 한재승과 김시훈에게 거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한재승은 "마운드에 올라가면 다 똑같다. KIA에 가서 열심히 뛰겠다. 중요한 상황에 등판하면 깡다구 있게 던지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NC 팬들을 향한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그는 "떠나기 전까지 좋은 모습을 못 보여드려서 정말 죄송하다"며 "NC에 있으면서 기억에 남는 팬분들이 많은데, 나중에 만나더라도 반갑게 인사하겠다. 감사했다"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한편, 이날 KIA는 NC에 외야수 최원준(28) 이우성(31), 내야수 홍종표(25)를 내주고 한재승을 비롯한 3명의 선수를 받는 대형 트레이드를 진행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5.07.28 19:50
프로야구

KIA '대투수'가 652일 만에 무실점 투구? 보름 휴식하니 다르네...빛바랜 2600이닝 달성

KIA 타이거즈 양현종(37)이 올 시즌 19번째 등판 만에 처음으로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양현종은 24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3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볼넷과 탈삼진은 각각 3개씩 기록했다. 양현종의 무실점 투구는 올 시즌 처음이다. 가장 최근 무실점 투구는 2023년 10월 11일 키움 히어로즈전(8이닝 무실점) 이후 652일 만이다. 지난해엔 1실점 투구가 9차례였는데 무실점 투구는 0회였다. 전반기 마지막 등판인 지난 9일 한화 이글스전 이후 한동안 휴식했던 양현종은 보름 만의 등판에서 모처럼 건재함을 과시했다. 양현종은 이날 호투로 시즌 평균자책점을 5.19에서 4.88로 낮췄다. 시즌 8번째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 투구 수는 84개였고, 스트라이크는 37개였다. 양현종의 이날 직구(41개) 최고 구속은 143㎞였고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 등을 섞어 LG 타선을 완벽하게 막았다. 양현종은 1회 초 선두 타자 신민재에게 안타를 내줬다. 1사 후 김현수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는데 중견수 김호령의 빠르고 정확한 송구로 신민재를 3루에서 자연 태그 아웃으로 처리했다. LG에서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지만 판정 번복은 없었다. 3회에는 선두 타자 박해민을 안타로 내보낸 뒤 신민재를 상대로 병살타를 유도했다. 4회와 5회는 삼자범퇴로 막았다. 양현종은 6회 초 선두 타자 박해민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후속 신민재의 희생 번트 때 선행 주자 박해민이 2루에서 아웃됐다. 이후 문성주에게 볼넷을 허용 1사 1·2루에 몰렸으나 김현수를 내야 땅볼로 잡았고, 이어진 2사 2·3루에선 문보경을 1루수 앞 땅볼로 유도하며 이닝을 마쳤다. 양현종은 이날 0-0으로 맞선 7회 초 마운드를 내려가 승패를 기록하진 않았지만 의미 있는 기록을 추가했다. 양현종은 3회 무사 1루에서 신민재를 유격수 땅볼 병살타로 유도하며 KBO 역대 두 번째 2600이닝을 채웠다. 이 부문 최다 기록은 송진우(은퇴)의 3003이닝이다. KIA를 대표하는 양현종은 팀의 0-8 패배로 충격의 3연패를 당해 웃을 수가 없었다. 광주=이형석 기자 2025.07.25 00:11
프로야구

이제야 웃는 LG 4번 타자 "타구가 뜬다, 좋았을 때 밸런스가..."

LG 트윈스 4번 타자 문보경(25)이 미소를 되찾았다. 그는 "좋았을 때 밸런스가 나온다"라고 말했다. 2000년생 문보경은 한화 노시환과 리그에서 가장 젊은 4번 타자다. 지난해 여름부터 4번 타자를 맡아, 중심타자로 풀 타임 시즌을 보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문보경은 5월까지 타율 0.315 12홈런 42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68로 출발이 좋았다. 그러나 지난달 타율 0.231 2홈런 16타점으로 부진했다. 33타석 연속 무안타의 긴 슬럼프에 빠진 적도 있다. 4번 타자가 내야 땅볼을 치고 1루에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했고, 벤치 사인 없이 기습 번트까지 시도했다. 너무 답답한 나머지 더그아웃에서 고함을 내지르기도 했다. 이 모든 행동이 부진에서 탈출하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그는 "이것저것 다 시도해 봤다. 그런데 뭘 해도 안 되더라"며 "올해뿐만 아니라 지난해에도 마찬가지였다. 도통 긴 슬럼프에 빠지는 이유를 모르겠다"라고 답답해했다.지난 27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 8회 말 더그아웃 구석에서 고개를 떨군 채 눈물을 흘렸다. 이날 안타 없이 수비 실책 2개를 범하고 교체된 뒤였다. 문보경은 "올해 유독 더 힘들었다. 지난해엔 부진할 때 하위 타순에 있었는데 올해는 4번 타자를 (고정으로) 맡아 더 힘들었던 거 같다"라고 돌아봤다. 올스타 휴식기에 "다시 시작해야죠"라고 말했던 문보경이 후반기 시작과 동시에 힘을 내고 있다. 후반기 5경기에서 타율 3할(20타수 6안타) 2홈런 6타점을 기록 중이다. 안타 6개 중 절반이 장타(홈런 2개, 2루타 1개)였다. 지난 22일 경기에선 KIA 에이스 제임스 네일을 상대로 4-1로 달아나는 3점 홈런을 터뜨렸다. 23일에는 연장 10회 초 무사 1루에서 KIA 조상우의 직구를 밀어 쳐 결승 2점 홈런을 뽑았다. 그는 "3볼-1스트라이크에서 (투수가) 볼넷을 피하려고 유인구가 아닌 승부를 걸어올 것으로 판단해 과감하게 돌렸다"라고 말했다. 문보경은 "타격감이 괜찮은 것 같다. 홈런 때문이 아니라 첫 타석(좌익수 뜬공)도, 두 번째 타석(우익수 뜬공)도 좋았을 때의 밸런스가 나오고 있다. 코치님도 밸런스가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한다"라며 "또 타구가 뜨기 시작했다. 좋아지는 것을 느낀다"라고 웃었다. 문보경은 한 달 넘게 지속된 슬럼프에도 불구하고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 3.90으로 리그 야수 중 세 번째로 높다. 그는 "시즌 초반의 모습을 다시 찾았으면 정말 좋겠다"라며 "한 번 그렇게 쳐본 적이 있는데 또 못 칠 거라는 법은 없다"라고 의욕을 불태웠다.광주=이형석 기자 2025.07.24 13:05
프로야구

"2이닝 막아줘 이겼다" 7경기 ERA 0, 친정팀 호랑이만 만나면 무적이다

LG 트윈스 장현식(30)이 지난해까지 뛰었던 KIA 타이거즈를 만나면 아주 강한 모습이다. LG는 2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의 원정 경기에서 연장 10회 접전 끝에 6-5로 이겼다. 염경엽 LG 감독은 경기 후 "오늘도 (4-0으로 앞서다 4-4) 동점 상황을 맞으면서 어려운 경기였다"라며 "장현식이 2이닝을 책임져 승리의 발판을 만들었다"라고 돌아봤다. LG는 이날 선발 투수 요니 치리노스가 7회 말 2사까지 4-1 리드를 이끌고 내려간 뒤, 두 번째 투수 김진성이 1·3루에서 동점 3점 홈런을 맞고 무너졌다. 4-4로 맞선 8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장현식은 이날 2이닝 2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8회 말 깔끔하게 삼자범퇴로 막은 장현식은 9회 말 선두 최형우에게 안타를 내줬으나 패트릭 위즈덤을 병살타로 처리했다. 이어 2사 1루에서 전 타석 3점 홈런을 친 오선우를 낫아웃 삼진 처리하고 임무를 마쳤다. 투구 수는 27개(스트라이크 18개)였다. 이로써 장현식은 이틀 연속 기분 좋은 승리를 챙겼다. 22일에는 팀이 4-6으로 역전당한 8회 말 1사 1·3루에서 마운드에 올라 아웃카운트 2개를 잡는 동안 1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고, LG가 9회 초 9-7로 역전해 승리 투수가 됐다. 23일에는 장현식이 연장 승부를 끌고 가자, 연장 10회 초 문보경의 결승 2점 홈런이 터졌다. 장현식은 지난해 KIA 통합 우승의 핵심 멤버였다. 개인 한 시즌 최다 75경기에 등판해 5승 4패 16홀드 평균자책점 3.94를, 한국시리즈 5경기에선 무실점 호투를 기록했다. 불펜 보강이 시급했던 LG는 장현식을 4년 총 52억원에 FA(자유계약선수) 영입했다. 불펜 투수에게 전액 보장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밀었다. 장현식은 기대만큼의 모습을 선보이진 못했다. 지난 2월 스프링캠프 도중 발목을 다쳐 4월 초 지각 합류했고, 5월에는 또다시 부상으로 이탈했다. 염경엽 감독은 김진성, 유영찬, 이정용과 함께 그를 필승조로 묶었지만 최근에는 다소 배제된 모습이었다. 올 시즌 성적은 33경기에서 2승 2패 9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2.45다.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은 1.39, 피안타율은 0.287로 높다. 그러나 장현식은 KIA를 상대로는 7경기에서 2승 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0으로 강하다. 총 7과 3분의 1이닝을 던지면서 실점 없이 탈삼진만 10차례 뽑았다. 광주=이형석 기자 2025.07.24 07:38
메이저리그

'1B 2S→삼진' 머리 두드린 후 웃었던 스쿠벌 "ABS? 좋든 싫든 익숙해져야 한다"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을 활용한 비디오판독 요청으로 탈삼진을 잡은 타릭 스쿠벌(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이 "좋든 싫든 익숙해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16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트루이스트파크에서 열린 미국 메이저리그(MLB) 올스타전에서 ABS로 스트라이크 볼 판정이 처음으로 뒤집혔다. 아메리칸리그(AL) 올스타 선발 투수 스쿠벌은 3연속 안타를 맞고 2실점한 뒤 1회 말 1사 2루에서 매니 마차도에게 던진 3구째 시속 144㎞ 체인지업이 볼 선언을 받았다. 그러자 포수 칼 롤리(시애틀 매리너스)가 투수 스쿠벌을 향해 머리를 툭툭 치며 'ABS 판독을 요청하라'는 사인을 보냈다. 스쿠벌은 왼손으로 자신의 머리를 두 번 툭툭 쳤다. 결과는 성공, 스트라이크로 바뀌었다. 이미 2스트라이크에 몰려 있던 마차도는 3구 삼진으로 물러났다. 마운드에 서 있던 스쿠벌은 옅은 미소를 띄었다. 스쿠벌은 경기 후 취재진을 만나 "ABS 판독을 요청할 생각이 없었다"라며 "ABS가 언젠가는 도입될 것이다. 선수들이 좋든 싫든 익숙해질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MLB는 내년부터 ABS 도입을 검토하는 가운데, KBO리그처럼 모든 투구에 적용하지 않을 전망이다. 주심이 볼과 스트라이크를 판정하지만, 투수나 포수·타자가 납득하기 어려운 경우 ABS 판독을 요청할 수 있다. 해당 선수가 자기 머리를 두드리는 방식으로 ABS 판독을 요청하면 곧바로 전광판에 호크아이 시스템을 통한 결과가 나온다. ABS 판독 요청은 팀당 2차례씩 가능하며 성공할 경우 기회가 유지된다. 감독이나 코치, 다른 선수는 관여할 수 없다.스쿠벌은 "ABS가 도입되면 아마도 포수에게 결정권을 맡길 생각이다. 스트라이크로 생각하는 공이 실제로 아닌 경우가 많아서다. 포수에게 판단을 맡기고 싶다"라고 밝혔다. 앞서 MLB는 시범경기에서 ABS를 시범 운영했는데, 챌린지 결과 52.2%의 판정이 번복됐다.스쿠벌은 "앞서 피치 클록이나 수비 시프트 금지 등도 처음에는 큰 화제였다"라면서 "선수의 의지와 상관 없이 결정되는 문제다. 그래서 익숙해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미국 내에서도 ABS 대한 여론은 긍정적인 편이다. 사이영상을 세 차례 수상한 클레이튼 커쇼(다저스)는 "재활 기간 ABS를 몇 번 활용했다"며 "괜찮더라.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지난해 18승을 올린 스쿠벌은 올 시즌에도 19경기에서 10승 3패 평균자책점 2.23으로 호투 중이다. 이형석 기자 2025.07.16 15:29
프로야구

0.200→0.294→0.362→0.405, "여름에 더 잘한다" LG 리드오프 어디까지?

뜨거운 날씨만큼 LG 트윈스 신민재(29)의 방망이도 불타오르고 있다. 그는 "더울 때 더 잘한다"라고 웃었다. 신민재는 전반기 79경기에 출장해 타율 0.306(245타수 75안타)를 기록했다. 리그 타격 8위. 전반기 3할 타자가 10명으로 적었던 점을 고려하면 신민재의 활약은 더 돋보인다. 특히 신민재는 5월 11일까지 타율 0.191로 부진 속에 규정타석도 채우지 못한 채 2군에 다녀온 적 있다. 신민재는 전반기를 돌아보며 "부진했을 때도 타율을 3할 근처까지 올릴 수 있다"라고 생각했다. 3~4월 타율 0.200로 부진했던 그는 5월 타율 0.294를 기록했다. 지난달에는 타율 0.362로 상승세를 타더니, 이달에는 전반기 종료 전까지 타율 0.405로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신민재는 "2023년과 지난해 모두 6~8월 더울 때 잘했다. 그래서 올해도 자신감이 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신민재는 여름에 강하다. 대주자 출신의 신민재는 염경엽 감독이 LG 사령탑에 부임한 2023년 주전 2루수로 발돋움했다. 2023년 7~8월 타율 0.310을 기록, 시즌 타율(0.277)보다 훨씬 높았다. 지난해(7~8월 0.348, 시즌 0.297)에도 마찬가지였다. 신민재는 올해 역시 무더위에 가까워질수록 뜨거운 방망이 솜씨를 자랑하고 있다. 신민재는 지난 4일 삼성 라이온즈전 9회 초 1사 후 삼성 좌완 선발 이승현에게 솔로 홈런을 뽑아 프로 데뷔 1223타석 만에 감격스러운 첫 홈런을 기록했다. 팀을 노히트 노런 위기에서 건져내 더욱 값진 홈런. 22경기 연속 안타(5월 29일 한화 이글스전~6월 26일 KT 위즈전) 행진이 멈춘 뒤에도 11경기 중 10경기에서 안타를 때려내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신민재의 '반전 스토리'에는 구단의 도움도 숨어 있다. 그는 "전력분석팀에서 자료를 받아보니, 타율이 낮았던 시즌 초보다 지금은 '공 2개 정도 앞에서 친다'라는 수치가 있었다"라며 "타격 포인트를 앞에 두고 치니까, 우중간, 우익수 쪽에 강한 타구가 많이 나온다. 이 감각을 유지하려고 한다. 모창민 타격코치의 도움도 많이 받는다"고 밝혔다. 프로 데뷔 첫 홈런 뒤에는 염경엽 감독의 조언이 있었다. 신민재는 "그날 1회 첫 타석 3볼-1스트라이크에서 땅볼로 물러났다. 그때 염경엽 감독님이 따로 불러 '볼 카운트가 유리할 때 직구에 배트가 늦으면 안 된다'고 했다"라며 "9회 마지막 타석에서 다시 3볼-1스트라이크가 됐고, 직구에 타이밍을 맞췄는데 몸쪽 높게 공(시속 143㎞ 직구)이 들어와 홈런으로 이어졌다"라고 회상했다. 염경엽 LG 감독은 최근까지 부진했던 문보경과 박동원, 오지환을 보며 "신민재처럼 확 살아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신민재는 "야구를 지금보다 못했을 때도 야구가 재밌었다"고 말하면서도 "잘 되면 재밌는 건, 사실이다"라고 웃었다. 이형석 기자 2025.07.15 11:03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