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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스타] 신현빈 표 클래식 멜로는 ‘담백하다’

“연기한다는 생각이 안든다. 그냥 주변에 있는 누군가의 인생 이야기를 보는 것 같다.”지니TV 오리지널 드라마 ‘사랑한다고 말해줘’에서 신현빈의 연기를 본 한 누리꾼의 댓글이다. 신현빈은 극중에서 사람들에게 조금은 외면받지만, 특유의 순수하면서도 솔직함을 잃지 않는 무명 배우 정모은을 연기한다. 무엇보다 신현빈의 과하지 않고 담백하게 감정선을 풀어내는 연기가 ‘멜로’와 잘 어울린다는 평이다. 그간 작품에서 로맨스는 물론 코믹, 휴머니즘, 스릴러 등 다양한 장르와 캐릭터에 도전한 그가 정통 멜로 연기로 또 한 번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고 있다.‘사랑한다고 말해줘’는 손으로 말하는 화가 차진우와 마음으로 듣는 배우 정모은의 소리 없는 사랑을 다룬 클래식 멜로다. 이 작품을 통해 신현빈은 정우성과 주연 배우로 첫 호흡을 맞췄다. 그는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대사를 혼자 채워나가야 하는 부담감이 있었다”고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신현빈이 고민한 흔적은 드라마 곳곳에 묻어있다. 1화에서 정우성이 청각장애인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신현빈은 이전보다는 조심스러운 목소리 톤과 행동으로 그를 대한다. 목소리 대신 눈빛과 수화로 정우성과 소통하며 사랑을 키워나간다. 방송 관계자에 따르면 신현빈은 이번 작품을 위해 약 1년 동안 수화를 배우는 등 다방면으로 노력했다는 후문이다. 자체 최고 시청률(1.8%)을 기록한 2화 엔딩에서는 신현빈이 소리가 들리지 않는 정우성의 손을 자기 목에 가져다 대며 “우리가 같이 할 수 있는 일이 많을 것 같다”고 말하는 장면이 그려졌다. 목소리의 울림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전한 것. 신현빈은 “2화 엔딩 장면은 대본을 볼 때부터 신선한 충격이었다. 이 느낌을 어떻게 표현하고 잘 전달할 수 있을까, 촬영하는 순간까지도 온 마음을 다해 전하고자 했는데 그 장면을 많이들 좋아해 주셔서 기쁘다”고 전했다. 신현빈은 2010년 영화 ‘방가? 방가!’ 주연으로 데뷔했다. 당시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캐스팅 된 만큼 신현빈에 대한 이목이 쏠렸다. 그는 극 중에서 베트남 과부 역을 연기했는데 ‘실제 베트남 사람이 연기한 것 아니냐’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만큼 호연을 펼쳤다. 신현빈은 이 영화로 2011년 백상예술대상에서 신인상을 수상하며 성공적인 데뷔식을 치렀다. 이후 영화 ‘공조’, ‘변산’,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드라마 ‘추리의 여왕’, ‘자백’, ‘아르곤’ , ‘미스트리스’ 등을 통해 인지도를 쌓았다. 특히 2020년 방영된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리즈로 신현빈은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신현빈이 연기한 인물은 간담췌외과 펠로우인 장겨울. 환자 몸에 득실대는 구더기를 아무렇지 않게 척척 뗄 만큼 프로정신이 강하지만 무심한 성격 탓에 때론 환자의 마음을 살피지 못하는 실수를 하기도 한다. 그러나 가정 폭력 가해자를 온몸으로 막아내는 등 덤덤하게 감동을 주는 면모 덕에 시즌1에선 주인공 5인방을 제치고 한 포털사이트 인물캐릭터 일간 검색어 1위에 오르기도 했다.드라마 ‘너를 닮은 사람’에서는 감정 기복이 심한 미술 교사 구해원을, ‘괴이’에서는 하나뿐인 딸을 잃고 모든 걸 내려놓은 천재 문양 해독가 이수진을, ‘재벌집 막내아들’에서는 엘리트 법대생까지. 워낙 다양한 장르와 캐릭터를 오간 덕에 신현빈은 팬들 사이에서 ‘얼굴 갈아 끼우는 신현빈’이라는 별명도 생겼다. 이제는 클래식 멜로까지, 신현빈의 변화는 끝이 없다. 그는 “‘사랑한다고 말해줘’가 가지고 있는 따뜻한 정서를 있는 그대로 느껴주시는 것 같아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진우와 모은 두사람의 ‘소통’을 지켜보면서 시청자분들도 그동안 무심히 지나치고 있었을지도 모르는 상대의 마음, 나의 마음을 바라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사랑한다고 말해줘’는 매주 월,화 ENA와 지니TV에서 방송 된다. 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3.12.06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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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이지한 모친, 이태원 참사 후 1년 “눈감는 순간까지 사랑한다고” [전문]

배우 고(故) 이지한이 이태원 참사로 세상을 떠난지 1년이 됐다. 이지한의 모친은 편지를 통해 아들을 향한 그리움을 드러냈다.29일 모친은 이지한의 인스타그램에 “세상 그 모든 것과도 바꿀 수 없는 내 아들 지한아. 오늘이 너를 못 본 지 1년이 되는 날이라고 하네. 난 지금도 엊그제 널 본 것처럼 네 얼굴이 또렷한데 말이야”라고 장문의 글을 남겼다.이어 “두 달 전 네 생일에도 네가 오질 않았는데 못 본 지 1년이 되었다는 오늘까지도 너는 여전히 우리 옆에 없구나. 아무리 기억을 해내려 해도 너의 그 맑은 눈빛이 도저히 기억이 나질 않아서 엄마는 요즘 또 어제와는 다른 절망과 싸우고 있어”라고 했다.또 모친은 “이태원 그 길 위에서 숨 막히는 고통이 얼마나 무섭고 고통스러웠을까. 엄마도 그 고통에 죽고 싶어 한 손으로 목을 조르고 코를 막아도 봤지만 몇초 만에 나는 내 손을 비겁하게 떼었고, 솜 베개로 얼굴을 감싸고 숨이 멎어지는 그 순간까지 참아 보았지만 숨 못 쉬는 고통을 참지 못해 그만 얼굴을 들어버렸어”라고 비통한 심경을 드러냈다.그러면서 “너무 미안해 지한아. 엄마가 죄인이야. 너를 구하러 엄마 아빠가 이태원으로 달려갔어야 하는데. 엄마는 정말 이 정부가 싫다. 살려 달라고! 압사당할 거 같다고! 수화기에 또렷이 너희들의 비명소리를 듣고도 외면해버린 짐승들”이라며 “한 명도 죽지 않게 할 수 있었건만. 도대체 왜! 정부는 예견된 참사에 대비하지 않았는지 매일 눈을 감고 생각해도 이해가 가질 않고 분노는 너를 못 본 날수만큼 나날이 커져 간다”고 털어놨다.끝으로 모친은 “너의 그 맑고 착했던 눈빛이 사무치게 보고싶구나. 지한아 엄마는 너를 너무 사랑했다. 눈감는 그 순간까지 너를 사랑한다고 중얼거리며 눈을 감으려 한다. 조금 이따 만나자”라고 마무리 지었다.고 이지한은 지난해 10월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 벌어진 압사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2017년 Mnet ‘프로듀스 101’ 시즌2에 출연해 얼굴을 알렸으며 웹드라마 ‘오늘도 남현한 하루’를 통해 배우로 데뷔했다. 고인은 세상을 떠날 당시 MBC 드라마 ‘꼭두의 계절’에 캐스팅돼 촬영 중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안겼다.이하 이지한 모친 글 전문.세상 그 모든 것과도 바꿀 수 없는 내 아들 지한아.엄마야오늘이 너를 못 본 지 1년이 되는 날이라고 하네.난 지금도 엊그제 널 본 것처럼 네 얼굴이 또렷한데 말이야.두 달 전 네 생일에도 네가 오질 않았는데 못 본 지 1년이 되었다는 오늘까지도 너는 여전히 우리 옆에 없구나.지한아네 모습이 아직도 내겐 너무나 생생한데 아무리 생각해도 기억이 나질 않는 게 있더라.그건 너의 그 아름다운 눈빛이야.아무리 기억을 해내려 해도 너의 그 맑은 눈빛이 도저히 기억이 나질 않아서 엄마는 요즘 또 어제와는 다른 절망과 싸우고 있어.이태원 그 길 위에서 숨 막히는 고통이 얼마나 무섭고 고통스러웠을까.10월 말의 차디찬 도로 위에 덩그러니 던져져 구조를 기다리던 네가 또 얼마나 등이 시리게 추웠을까를 상상하니,엄마도 그 고통에 죽고 싶어 한 손으로 목을 조르고 코를 막아도 봤지만 몇초 만에 나는 내 손을 비겁하게 떼었고, 솜베게로 얼굴을 감싸고 숨이 멎어지는 그 순간까지 참아 보았지만 숨 못쉬는 고통을 참지 못해 그만 얼굴을 들어버렸어.너무 미안해 지한아 엄마가 죄인이야.너를 구하러 엄마 아빠가 이태원으로 달려갔어야 하는데.그날 엄마라도 달려갔더라면 네가 그 차갑고 추운 길 위에서 구조도 못 받고 하늘나라로 가버리진 않았을 거라는 죄책감에 하루하루를 도저히 견딜 수가 없구나.나는 세상에서 가장 작은 방에서 다리를 오그리고 잠을 자야 하고,세상에서 가장 쓴 음식을 먹어야 하며, 목이 말라 죽을 거 같을 때 겨우 물 한 모금을 먹어야 하며, 나는 내가 눈을 감는 그 순간까지 나만 살아있음을 네게 미안해하며 살아야 된다는 생각을 매일 매일 되뇌곤 해.네가 그런 엄마를 바라지 않는다는 건 알고는 있지만 그게 진짜 엄마 속마음이야.1년 동안이나 너를 만나기 위해 버스를 타고 53번째 정거장에 내려 200미터를 걸어가는 그 길이 항상 가슴에 돌덩이를 하나 데리고 가는 것처럼 늘 낯설고 힘들구나.내가 왜 너를 만나기 위해 그 길을 가야만 하는 거니.엄마는 정말 이 정부가 싫다.살려 달라고! 압사당할 거 같다고! 수화기에 또렷이 너희들의 비명소리를 듣고도 외면해버린 짐승들.한 명도 죽지 않게 할 수 있었건만도대체 왜! 정부는 예견된 참사에 대비하지 않았는지 매일 눈을 감고 생각해도 이해가 가질 않고 분노는 너를 못 본 날수만큼 나날이 커져간다.그래서 엄마는 오늘도 다짐한다.너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일들을 찾아보려 한다.매일같이 슬픈 엄마는 네게 준 적이 없던 하얀 쌀밥과 살 안 쪄서 좋아했던 달지 않은 과일을 가지고 어김없이 너를 찾아간다.지한아 너의 그 맑고 착했던 눈빛이 사무치게 보고싶구나.지한아 엄마는 너를 너무 사랑했다.엄마는 눈감는 그 순간까지 너를 사랑한다고 중얼거리며 눈을 감으려 한다.조금 이따 만나자.2023.10.29. 새벽 4시. 엄마가박로사 기자 terarosa@edaily.co.kr 2023.10.29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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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개의 이름, 세 번의 살인..‘마스크걸’ 세계를 사로잡은 세 개의 이유 [줌인]

넷플릭스 시리즈 ‘마스크걸’의 인기가 뜨겁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각색한 ‘마스크걸’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인터넷 방송 BJ로 활동하던 김모미가 의도치 않은 사건에 휘말리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지난달 18일 첫 공개 됐다.‘마스크걸’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의 김용훈 감독이 새롭게 각색했다. 공개 전부터 화려한 캐스팅으로 기대를 모는데 공개 후 현재도 가장 뜨거운 작품을 꼽으라면 ‘마스크걸’은 단연 먼저 거론된다. 공개 직후에는 원작의 잔인함을 줄이고 매력을 잘 살렸다는 평을 받으며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장면이 지나치게 많다는 의견도 있다. 그야말로 화제의 중심에 있다. OTT 집계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마스크걸’은 공개 직후 국내를 포함해 아시아 8개국에서 시청 시간 순위 1위에 올랐고, 공개 5일 만에 전세계 누적 시청 순위 3위를 기록했다. 넷플릭스 톱10 비영어권 TV부문에선 공개 첫주 2위로 진입해 2주째부터 1위에 올랐다. ◇ 화려한 캐스팅‘마스크걸’의 첫 번째 인기 요인은 배우들의 연기다. 원작 캐릭터와 높은 싱크로율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맨 처음 ‘마스크걸’이 시리즈로 제작된다는 소식이 알려졌을 때, 가장 중요했던 문제는 누가 김모미를 연기하느냐였다. 김모미는 ‘마스크걸’의 중심이자 극을 처음부터 끝까지 이끌어가는 인물. 어떤 배우가 김모미 역을 맡느냐에 따라 작품의 성공 여부가 달려있었다.김모미는 위험한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첫 번째 살인을 저지르고, 자신의 정체를 눈치채버린 직장 동료 주오남(안재홍)을 살해하고, 춘애(한재이)의 남자친구 최부용(이준영)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마지막 살인을 저지른다. 일반인의 범주에서 벗어난, 상식 밖의 인물이라고 볼 수 있다. 이를 위해 제작진은 3인 1역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직장인 김모미는 신예 이한별이, 주오남을 살해한 후 성형수술을 한 김모미는 나나가, 교도소에 수감된 김모미는 고현정이 각각 맡아 김모미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그려냈다. 원작의 느낌을 잘 살릴 수 있었던 데는 캐릭터를 위해 외형까지 바꾼 배우들의 힘이 크다. 이한별은 다이어트와 분장을 통해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김모미를 완성했다. 고현정은 데뷔 이후 첫 숏컷에 도전, 청순한 이미지를 벗고 초췌한 얼굴로 나타나 단숨에 시선을 끌었다.여기에 탈모 분장으로 신선한 충격을 안긴 주오만 역의 안재홍과 아들의 복수를 위해 성형수술까지 감행한 김경자 역의 염혜란도 빼놓을 수 없다. ◇ 웹툰 원작과 좋은 각색의 힘‘마스크걸’ 원작 웹툰은 2015년 8월부터 2018년 6월까지 네이버에서 연재되며 청소년 관람 불가임에도 당시 종합 순위 톱10을 유지할 만큼 인기였다.좋은 원작의 힘은 이미 많은 성공 사례를 통해 증명됐다. 앞서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 ‘사내맞선’, ‘유미의 세포들’, ‘지금 우리 학교는’, ‘스위트홈’, ‘무빙’ 등이 드라마로 재탄생돼 각기 다른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이미 많은 독자들에게 검증된 탄탄한 스토리를 각색하는 것이기에, 각색이 성공적이면 흥행 가능성을 예측해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마스크걸’은 원작의 주요 서사를 드라마로 잘 각색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기존의 팬층을 그대로 유입하기 쉽다는 장점도 있다. 여기에 원작과 닮은 배우까지 캐스팅된다면 원작 팬들에겐 더할 나위 없는 선물이 된다. 사실 인기 작품을 드라마화한다는 건 양날의 검이 되기 쉽다. 그럼에도 좋은 각색은 시너지를 불러일으킨다. 작품이 흥행에 성공하면 원작 웹툰도 다시 주목받는 효과까지 불러온다. 2일 네이버웹툰에 따르면 ‘마스크걸’은 방영 전 10일(8월9~18일)과 이후 10일의 합산 조회수와 거래액이 각각 4배, 3배가량 증가했다. ◇ ‘마스크걸’ OTT라 가능했다‘마스크걸’의 세 번째 인기 요인은 지상파에선 만나볼 수 없는 작품이라는 점이다. 자극적인 장면으로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지만, 넷플릭스의 특성과 잘 맞아떨어진다는 평이 많다. 지상파에서는 볼 수 없는 파격적 소재와 설정, 과감한 연출이 넷플릭스라는 플랫폼과 만나 시너지를 발휘했다.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콘텐츠는 플랫폼과 잘 어울려야 성공할 수 있다. 아무리 좋은 콘텐츠도 플랫폼 성격과 매칭이 안 되면 실패할 수 있다. 그런데 ‘마스크걸’은 누가 봐도 ‘넷플릭스 아니면 할 수 있나?’라는 생각이 드는 작품”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원작도 파격적이지 않나. 그런 소재를 시도하는 게 넷플릭스와 아주 잘 어울리는 콘텐츠라고 볼 수 있다”며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해외 시청자들의 취향에도 맞는 작품이 아닌가 한다”고 분석했다.박로사 기자 terarosa@edaily.co.kr 2023.09.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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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자’ 김준한 “정우성과 교환한 전화번호, 절대 안 바꾸겠다 결심” [IS인터뷰]

배우 김준한은 영화 ‘보호자’에 앞서 결심을 하나 했다. 전화번호를 바꾸지 않을 결심.김준한은 최근 ‘보호자’ 개봉에 맞춰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정우성과 처음으로 전화번호를 교환했던 날을 떠올리며 “친구들한테 자랑을 했다”고 이야기했다.‘보호자’는 배우로 유명한 정우성이 연출까지 맡아 감독에 도전한 작품. 여러 작품에서 김준한을 눈여겨 본 정우성이 직접 그에게 변호를 달라고 해 캐스팅까지 이르렀다. 김준한은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뒤풀이 때 정우성 감독과 만났다. 그때 내게 넌지시 ‘연기 너무 좋았다’고 하더라”고 말문을 열었다.“뒤풀이 자리에서 얘기를 많이 나누지는 못 했는데, 그때 연락처를 교환할 수 있었어요. 감독님이 제게 연락처를 달라는 거예요. 배우 선배이기 이전에 시대의 아이콘 같은 분이잖아요. ‘그런 분이 내 연락처를?’ 싶었어요. 한동안 친구들에게 자랑하고 다녔던 기억이 나요.”김준한은 그러면서 슬그머니 “앞으로 절대 연락처를 바꾸지 않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이며 웃었다. 김준한에게 현장에서 본 선배 정우성은 배울 점이 많은 사람이었다. 김준한으로 하여금 ‘이번 생엔 난 글렀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 정우성의 고퀄리티 액션은 물론 상대 배우의 연기를 살리는 리액션까지.감독으로서도 마찬가지다. 김준한은 “경력이 많은 배우이기 때문에 현장에서 배우의 입장에 서서 이야기해 주신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이 있었다”며 “감독님이 주신 아이디어는 마음에 바로 와 닿았고, 현장에서 적용시키기도 편했다”고 이야기했다.김준한이 ‘보호자’에서 연기한 성준은 수혁(정우성)이 떠나려 하는 조직의 2인자다. 10년이나 복역한 후에도 존재감이 큰 수혁에게 열등감을 느끼는 그는 어떻게든 그를 처리하려 혈안이 된다. 이 과정에서 어설프게 되려 당하는 성준은 이따금씩 웃음을 유발하기도 한다.김준한은 뭔가 빈틈 있어 보이는 성준을 연기하며 어려움이 없었느냐는 물음에 “나라는 사람 자체가 너무 정제돼 있는 것보다 인간적인 면이 드러나는 걸 좋아한다”며 “그런 캐릭터가 관객 입장에서 봤을 때 더 사실적이고 몰입도 잘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사회적으로 보이는 이미지 이면에 부족하고 어설픈 부분을 누구나 가지고 있잖아요. 그런 부분이 작품 안에서 보였을 때 훨씬 생동감 있는 작품이 나오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평소에 연기를 할 때도 캐릭터의 그런 면을 발견하고 반영하려는 경향이 있어요.” 선역과 악역. 어느 한쪽으로 기울지 않게 두루 여러 캐릭터를 연기한 김준한. 그는 “화제가 된 작품이 나오면 그 작품 속 캐릭터와 비슷한 인물을 제안받게 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런 그에게 “‘보호자’ 이후에 성준처럼 다소 지질한 인물 제안만 오면 어떻게 하느냐”고 묻자 김준한은 환하게 웃으며 “오히려 환영”이라 답했다.“전 지질한 거 좋아하거든요. 성준이처럼 지질하고 나쁜 사람도 있지만, 지질한데 마음이 가는 친구들도 있잖아요. 지질하면서도 착한 사람도 있고요. ‘보호자’를 통해 제가 보여드릴 수 있는 또 다른 면을 하나 연기해낸 것 같아요. 앞으로가 기대됩니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08.24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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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김영민·김동휘·허동원, 영화 '크리스마스캐럴'로 뭉친다

영화 ’크리스마스캐럴’(가제)이 진영의 주연 캐스팅 확정에 이어 김영민, 김동휘, 허동원 배우가 합류함으로써 주요 캐스팅을 완료하고 본격적으로 제작 준비에 들어갔다고 제작사 화인컷이 18일 밝혔다. 영화 ‘크리스마스 캐럴’은 쌍둥이 동생의 죽음에 복수하기 위해 스스로 소년원에 들어간 형이 동생의 죽음에 숨겨진 진실을 마주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각본과 연출은 영화 ’야수’, 드라마 ’구해줘’의 김성수 감독이 맡았다. 김성수 감독은 "폭력 속에서 인간성을 찾아내려는 작품, 피할 곳 없는 소년원에서 벌어지는 복수극이 빚어내는 심리 스릴러"라고 연출 의도를 밝힌 바 있다. 앞서 캐스팅이 완료된 진영은 주인공으로, 극 중 쌍둥이 형제 주일우와 주월우로 분해 1인 2역을 연기한다. 여기에 드라마 ‘사생활’, ‘부부의 세계’, ‘구해줘2’ 및 영화 ‘프랑스 여자’, ‘찬실이는 복도 많지’ 등에서 믿고 보는 연기를 보여준 김영민이 소년원의 상담교사 조순우 역을 맡는다. 김영민은 폭력과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소년원의 유일한 어른다운 캐릭터 조순우를 통해 부드러움과 날카로움을 동시에 지닌 연기를 선보일 것으로 기대가 모인다. 또한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의 주인공으로 25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발탁된 신인 배우 김동휘가 소년원생 손환 역을 맡는다. 쌍둥이 형제 월우와 일우 모두와 관련이 있는 캐릭터인 손환은 김동휘의 섬세하고도 강단 있는 연기를 통해 입체적으로 그려질 예정이다. 소년원에서 왕처럼 군림하는 교정교사 한희상 역은 허동원이 맡는다. 영화 ‘범죄도시’, ‘악인전’,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및 넷플릭스 ‘오징어게임’,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등 다수 작품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는 허동원이 보여줄 또 하나의 강렬한 캐릭터에 귀추가 주목된다. '크리스마스캐럴'은 2022년 초 본 촬영을 목표로 제작 진행 중에 있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oongang.co.kr 2021.10.18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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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회 청룡] '남산의 부장들' 작품상…유아인·라미란 주연상 영예[종합]

영화 '남산의 부장들'이 작품상의 영예를 안았다. 9일 열린 제41회 청룡영화상에서 '남산의 부장들'이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최고상인 작품상을 수상했다. '남산의 부장들'의 우민호 감독은 "정말 예상 못 했다. 사실 감독상 조금 예상했는데, 이건 전혀 준비 못 했다. 청룡이 참 대단하다. '내부자들'로 상을 받았는데 또 받았다"며 "배우들이 빛나는 영화였다. 배우들의 연기 덕분에 대신 상을 받는 것 같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제작자인 하이브미디어코프 김원국 대표는 "4년 만에 작품상을 받게 해주셔서 감사하다. '남산의 부장들'은 코로나19 이전에 촬영했고, 시작될 때 개봉했고, 한창일 때 상을 받는다. 한국 영화를 지키기 위해서 힘들게 싸우고 계신 모든 분들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주연상은 '소리도 없이'의 유아인과 '정직한 후보'의 라미란에게 돌아갔다. 두 배우 모두 유쾌한 수상 소감을 남겼다. 트로피를 받아든 유아인은 "'소리도 없이'는 저예산에, 독특한 스타일에, 희한한,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영화라는 평을 받았다. 배우로서 해가 지날수록 내가 어떤 위치에 서야할지 고민이 많다"며 "홍의정 감독님의 제안은 배우로서의 시작을 생각나게 했다. 위험한 요소도 많고, 영화의 쿼리티가 보장될 수 있을지 몰랐다. 제가 본 것은 새로움, 홍 감독님이 가지신 윤리 의식이었다"고 말했다. 또 유아인은 "어디에서든 어떤 분에게든 사용 당할 준비가 돼 있다. 배우로서 살아가겠다"는 소감을 덧붙였다. "저한테 왜 이러세요"를 외친 라미란은 "코미디 영화라서 노미네이트만으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왜 상을 주고 그러시냐"며 "조연상을 수상했었는데, 우스갯소리로 '다음엔 주연상으로 인사드리겠다'고 했다. 이렇게 노미네이트 되자마자 받아버렸다"고 말했다. 이어 "어려운 시기를 지나왔기에 그 안에서 작은 웃음이라도 드린 것에 의미를 주신 것 같다. 내년에도 여러분의 배꼽 도둑이 되어 보겠다. 다음에도 꼭 주연상 받으러 오겠다"고 밝혔다. 감독상의 주인공은 '윤희에게'의 임대형 감독이었다. 트로피를 받아든 임대형 감독은 "전혀 예상을 못했다. 얼떨떨하다. 감사할 분들이 너무 많다"며 "이 영화는 김희애가 아니었다면 시작도 못 했을 거다. 존경하고 감사드린다. 소중한 길잡이가 되어준 김소혜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윤희에게'는 퀴어 영화다. 아직 이 영화가 어떤 영화인지 모르는 분들도 있을 것 같다 이야기드린다. 이런 콘텐츠가 자연스러운 2021년이다. 기쁘다. 앞으로 더 좋은 영화 찍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의 박정민과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의 이솜이 남녀조연상 수상자로 호명됐다. 무대에 오른 박정민은 "저희 영화를 사랑해주시고 아껴주셨던 관객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같이 영화를 만들었던 선배님들, 스태프 여러분과 배우 여러분 고생 많으셨다"면서 "예상은 못했지만 아주 작은 기대 정도는 하고 있었다. 딱 한 사람에게만 진심으로 감사의 말을 할 수 있다면, 딱 한 분이 떠오르더라"고 말했다. 박정민이 언급한 한 사람은 바로 고 박지선. 그는 "이 영화를 촬영할 때 저에게 항상 괜찮냐고 물어봐준 친구가 한 명 있다. 늘 저의 안부를 물어주던 친구가 작년에 하늘나라로 갔다. 제가 아직 그 친구를 보내주지 못했다. 제가 만약 상을 탄다면 '괜찮냐'고 물어봐주지 못한 것에 대해 사과하고 싶다. 하늘에서 보고 있는 누나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연기하겠다"며 눈물 지었다. 이솜은 "이렇게 큰 상을 주셔서 감사드린다. 부족한 저를 믿어주신 이종필 감독님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저는 영화를 정말 좋아하는데, 애정이 식지 않을 것 같다. 지금도 목표를 이루기 위해 고생하고 계신 모든 분들 존경스럽고 힘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는 소감을 밝혔다. 생애 한 번 뿐인 신인상 주인공은 '소리도 없이'의 홍의정 감독, '버티고'의 유태오, '찬실이는 복도 많지'의 강말금이었다. 신인감독상 트로피를 받아든 홍 감독은 "너무 감사하다. 굉장히 떨린다. 처음 이 황당한 시나리오를 들고 찾아갔을 때, 하나도 바꾸지 않고 같이 가자고 해주신 제작사 대표님 감사드린다"며 "유아인, 유재명 없이는 이 영화가 시작될 수 없었다. 현장에서 기댈 수 있었던 다른 많은 배우들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신인남우상을 수상한 유태오는 "정말 마음 비우고 왔다. 신인인데도 캐스팅해준 감독님 감사하다. 천우희 고맙다"며 "제 인생에 신인연기상 받는 게 처음이자 마지막일 거다. 이 순간을 평생 잃지 않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찬실이는 복도 많지'로 상을 휩쓴 강말금은 "귀한 상 주셔서 감사하다. 오래 전부터 어떤 사람의 꿈을 영화로 만드는 작업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찬실이는 복도 많지'를 통해 그 작업을 했다"면서 "이 영화를 만나서 행복했다. 김초희 감독님에게 가장 크게 감사드리고 싶다. 윤여정 선배에게도 감사하다. 김영민, 윤승아, 배유람 배우에게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하 제41회 청룡영화상 수상자(작). ▲최우수작품상='남산의 부장들' ▲감독상=임대형('윤희에게') ▲남우주연상=유아인('소리도 없이') ▲여우주연상=라미란('정직한 후보') ▲남우조연상=박정민('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여우조연상=이솜('삼진그룹 영어토익반') ▲청정원 단편영화상='실' ▲청정원 인기스타상=유아인·정유미 ▲신인감독상=홍의정('소리도 없이') ▲신인상=유태오(버티고), 강말금(찬실이는 복도 많지) ▲최다관객상='백두산' ▲각본상=임대형('윤희에게') ▲미술상=배정윤('삼진그룹 영어토익반') ▲편집상=한미연('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음악상=달파란('삼진그룹 영어토익반') ▲촬영조명상=홍경표('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기술상=진종현('백두산')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2021.02.09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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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男 배우, 후배 상대 성범죄 혐의로 경찰 조사

여러 작품에 조단역으로 출연한 남자 배우가 여자 후배를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11일 스포츠경향은 배우 A씨(40)가 지난해 12월 23일 경기도 모처에서 후배인 모델 겸 방송인 B씨에게 성추행 및 강간 미수를 저지른 혐의로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B씨는 A씨의 초대로 경기도에 위치한 별장을 찾았고, B씨의 지인이 현장에 오기 전 둘만 남게 되자 A씨가 범죄를 저질렀다고 주장하고 있다. A씨는 오는 16일 경찰 조사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영화 '대장 김창수',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SBS 드라마 '굿 캐스팅' 등에 출연했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2021.01.11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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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직격탄 '지푸라기' 오늘(7일) 안방에 풀린다

스크린 아쉬움을 안방에서 달랠 수 있을까.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김용훈 감독)'이 7일부터 IPTV 및 디지털케이블 TV를 통해 VOD 서비스를 시작한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인생 마지막 기회인 돈 가방을 차지하기 위해 최악의 한탕을 계획하는 평범한 인간들의 범죄극이다. 전도연 정우성 배성우 윤여정 정만식 등 화려한 캐스팅과, 제49회 로테르담 국제영화제 심사위원상(Special Jury Award)을 수상으로 제작단계부터 개봉까지 영화계 안 팎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여파로 극장 관객수가 급격히 떨어지던 지난 2월 개봉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코로나19 피해를 가장 많이 입은 영화로 모든 이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에 여전히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고 있지 않고,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VOD 서비스는 볼만한 콘텐츠로 주목받을 것이라 기대를 모은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IPTV(KT Olleh TV, SKBtv, LGU+TV), 디지털케이블 TV(홈초이스), 위성(Skylife), 네이버N스토어, 카카오페이지, 유튜브, 티빙, 구글플레이, 웨이브, 원스토어, 예스24, 시츄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만날 수 있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20.04.07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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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IS] 윤여정·이정은, 메마른 극장가 '시원한 단비'

메마른 극장가에 촉촉한 단비가 내린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여파로 3월 개봉 포기 소식을 알린 영화만 약 50여 편에 달할 장도로 극장이 장기 휴지기에 돌입한 가운데, 개봉을 강행하며 관객들과 만남을 추진하는 작품들이 돋보이고 있다. 그 중심에 충무로를 대표하는 여배우 윤여정과 이정은이 있다. 이들은 텅 비어버린 3월 스크린에서 깜짝 선물로 활약할 전망이다. 윤여정이 출연하는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김초희 감독)'와, 이정은 주연의 '용길이네 곱창집(정의신 감독)'은 각각 5일과 12일 순차 개봉을 확정했다. 일일 관객수가 5만 명까지 떨어지면서 극장을 찾던 마지막 관객들까지 발길을 끊은 상황에서 이들 작품은 '개봉' 자체에 의의를 두며 진퇴양난 여전히 문은 열려 있는 빈 극장과 단 몇 만 명의 관객들을 위해 개봉 추진을 결정했다. 영화에도, 극장에도 윤여정과 이정은은 '한줄기 빛' 그 자체다. 충무로 큰 어른 윤여정과 대세 이정은의 이름값만으로 관심도와 화제성은 남다르다. 무엇보다 윤여정과 이정은은 어떤 작품에서 어떤 캐릭터를 맡든 분량과 비중을 떠나 자신만의 존재감을 챙기는 배우들로 신뢰감이 높다. 이들의 연기를 감상하는 것 만으로도 만족도를 표하는 관객들이 많은 만큼 작품도 캐스팅에 대한 의존도가 상당하다. '찬실이는 복도 많지'는 인생 최대의 위기 '극복은 셀프, 행복은 덤' 씩씩하고 복 많은 찬실이의 현생 극복기를 그린 작품이다. 극중 윤여정은 무심한 듯 보이지만, 세심하고 따뜻한, 정 많은 주인집 할머니 복실 역을 맡아 극의 한 축을 담당한다. 김초희 감독의 전작 '산나물 처녀'(2016)에서 처음 인연을 맺은 윤여정은 신박했던 프로젝트와 김초희 감독에 대한 믿음으로 차기작 출연까지 결정했다. 윤여정은 2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김용훈 감독)'에 이어 '찬실이는 복도 많지'까지 코로나19로 피해가 막심한 극장가 한복판에 두 편의 영화를 내걸게 됐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으며 흥행에 실패했지만, 평단의 호평은 남겼다. '찬실이는 복도 많지' 역시 소소하지만 의미있는 메시지로 작품성은 잡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드라마 '눈이 부시게' '동백꽃 필 무렵'과 영화 '기생충(봉준호 감독)'으로 주가가 폭발 중인 이정은은 '용길이네 곱창집'으로 배우 이정은 특유의 매력을 뽐낸다. '용길이네 곱창집'은 1969년 고도성장기 일본에서 곱창 가게를 운영하며 살아가는 용길이네 가족을 통해 재일교포들의 삶의 애환과 희망을 그려낸 가족 드라마다. 정의신 감독의 연극 '야키니쿠 드래곤'을 원작으로 영화화했다. 일제 강점기 이후 오사카 공항 근처 판자촌에서 모여 사는 재일교포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이 작품은 한국과 일본 배우들의 합작품으로 의미를 더한다. 이정은은 억척스러우면서도 사랑스러운 영순으로 분해 감동을 전한다.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 시끌벅적한 집구석 때문에 매일 울화통이 터지면서도, 누구보다 자식들을 사랑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입체적 인물 영순은 '기생충' 문광에 이어 또 하나의 인생 캐릭터를 예고한다. 특히 이정은이 '기생충'으로 한국 영화 최초 아카데미 시상식에 입성, 4관왕의 기쁨을 함께 나눴다면, 윤여정은 36회 선댄스영화제에서 소개되며 심사위원대상과 관객상을 거머쥔 할리우드 영화 '미나리'로 차기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 후보로 꼽히고 있어 놀라움을 자아냈다. 오랜시간 차곡차곡 쌓은 내공으로 긍정적 변화와 변치않는 연기력을 함께 증명하고 있는 윤여정과 이정은. 여배우들의 파워가 3월 극장가에 훈풍을 불러 일으킬지 관심이 쏠린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20.03.0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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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전도연 "정우성, 더 만나 이야기 하고싶은 배우"

'전도연은 전도연'이고, '역시 전도연'이라는 추임새는 이번에도 여지없이 터졌다. 기대를 하면 기대를 하는대로, 우려가 슬며시 고개를 들라 치면 보란듯이 '전도연스럽게' 배우 전도연의 가치를 증명해내는 전도연이다. '보고 있어도 보고 싶은' 존재감의 정석이다. 약 1년 여 만에 선보이게 된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김용훈 감독)'에서 전도연은 짐승같은 촉으로 또 한번 괴물같은 연기력을 뽐냈다. 묵언수행을 하듯 대사 한마디가 없었더라도 관객들을 충분히 홀려냈을 매력이다. 대사 한마디, 움직임 하나로 관객들의 시선을 이끄는 내공. 감질나는 초반 분량은 '일부러 저러나' 싶을 정도로 여우같은 활용도를 자랑한다. 인터뷰 내내 '나 진짜 솔직하게 말해도 돼요?'라며 꺄르르 웃기 바빴던 전도연은 어느 때보다 높은 텐션으로 '50분 순삭'을 경험하게 만들었다. 전도연은 "사실 내가 이렇게 유쾌한 사람인데 늘 작품에 가둬뒀다"고 토로하며 "무거운 장르 혹은 기본 예의를 차려야 하는 영화를 홍보하면서 '하하호호' 할 수는 없지 않냐. 날 그렇밖에 써먹을 수 없는 감독들이 안타깝다"는 너스레로 분위기를 쥐락펴락했다. 그런 의미에서 야심차게 택한 차기작은 전도연에게도 새로운 도전이자 기분좋은 설레임을 동반하는 작품. 송강호·이병헌과 손잡고 역대급 대작을 준비 중이다. "저도 1000만 영화 해보고 싶어요"라며 마지막까지 거침없는 '솔직함'을 내비친 전도연은 "'기생충'을 보면서 오스카라는 새 꿈이 생겼다. 가능성이 열렸으니 꿈도 꿔 볼 수 있는 것 아닌가. 지금의 난, 신인의 마음으로 최고를 꿈꾸는 여배우다. 닥치는대로 일하고 싶다"며 한결같이 빛나는 열정을 어필했다.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제목이 길다. "난 애초부터 이 제목이 좋았다. 확 각인이 안 되는 것 같기는 하지만 막상 대체할만한 무언가도 없다. 바꾸려는 시도는 했던 것 같은데 결국 못 바꿨다. 어울리지 않나." -상어 문신이 눈에 띄었다. "솔직히 말하면 판박이다. 더 솔직히 말하면 내 다리가 아니었고.(웃음) 난 원래 대역을 안 쓰는 배우다. 내 몸의 일부도 곧 연기의 일부니까. 이번엔 대역의 도움을 받았는데, 내가 직접 촬영하지 않을 때도 계속 그 분 옆에 있어줬다. '연희라면 이럴 것이다'에 대해 함께 고민하면서 연희의 제스처를 만들어냈다." -신현빈과 워맨스도 빛났다. "현빈 씨가 출연한 '변산'을 너무 잘 봤다. 캐릭터가 좋았고, 실제로 보고 싶었다. 이번 영화를 준비하면서 나도 잘랐지만 현빈 씨도 머리를 짧게 잘랐더라. 어떻게 보면 아무것도 아닐 수 있지만 난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분명 큰 결심이고 각오다. '이 친구가 얼굴만 예쁜 친구가 아니구나' 생각했다. 영화에서 미란(신현빈)은 할 일이 많은 캐릭터다. 사연도 많고 그만큼 고생도 해야 했다. 도움이 되고 싶었고, 그래서 '최대한 저 친구의 감정에 방해가 되지 말아야지' 신경썼다. 주눅드는 스타일은 아니더라.(웃음) 호흡 맞추는 동료로 각자의 것을 잘 해낸 것 같다." -윤여정에게 러브콜을 보낸 장본인이다. "시나리오를 읽자마자 선생님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특히 시나리오를 읽을 땐 '며느리가 거짓말을 하는 걸까, 시어머니가 거짓말을 하는 걸까. 이 할머니는 진짜 치매 걸린 노인일까?' 궁금증이 샘솟았다. 그 긴장감이 너무 재미있었다. 처음엔 선생님이 한번 거절했던 것으로 안다. 그땐 슬쩍 치매 걸린 노인으로만 캐릭터를 보신 것 같더라. 그래서 '선생님 저는 이렇게 봤어요'라는 말씀을 드렸고, '그렇게 좋으면 네가 하지 그러니?'라고 하시면서도 '듣고보니 그러네. 알겠어'라고 흔쾌히 선택을 해주신 것이다." -그로인해 막강 캐스팅이 완성됐다. "시나리오가 말도 안되게 안 좋았다면, 내가 아무리 하자고 했어도 선생님께서 쉽게 승낙하진 않으셨을 것이다. 아마 모든 배우들이 그렇지 않았을까. 그래서 감독님께 그랬다. '영화 잘 만들어라. 윤선생님을 설득하긴 했지만, 내가 읽고 이해한 내용을 직접 보여줄 수 있는건 감독님이다.'(웃음) 부담이 어마어마했을 것이다. 잠을 잘 못 잤다고 하던데 못 자도 싸다. 전혀 개의치 않는다. 하하." -신인 감독에겐 모든 것이 숙제였겠다. "개인적으로 신인 감독님들과 작업을 많이 해봤기 때문에 '신인 감독이기 때문에'라는 거부감은 없었다. 그저 신선했던 시나리오만큼 영화도 잘 만들어지길 바랐다." -정우성과는 첫 호흡이었다. "진짜 어색했다. 오글거려 죽는줄 알았다.(웃음) 극중 태영(정우성)과 처음 만나는 신이 자연스럽게 밥 차리면서 '아 왜~ 밥 먹고 얘기하자~'라고 애교를 부리는 장면이다. 물론 나는 원래 애교도 많고 천상 여성스러운 사람이라 생각하지만(웃음) 진짜 너무 힘들었다. 일단 '내가 이런 애교를 안 부린지 오래 됐구나' 싶더라. 또 영화 속 관계는 익숙하고 오래 된 연인인데 실제 우리는 첫 만남이라 연기를 하면서 '아, 우리 처음 만났지' 새삼 깨닫는 경험도 했다." -어색함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첫 대사 하나가 나에게는 너무 너무 너무 어려웠다. 아무렇지 않게, 편하게 해야 해서 더 힘들었던 것 같기도 하다. 사실 현장에서 처음 만난 배우가 우성 씨 한명은 아닐텐데 이상하게 더 낯설더라. 잘생기기도 했고, 장면상 쑥스러운 느낌도 들었다. 막상 어느 정도 적응해서 '뭔가 좀 재미있네!' 할 때쯤 촬영이 끝나 버리니까 아쉬움도 크더라." -카메라 밖 정우성은 어땠나. "정우성은 카메라 안에서나 밖에서나 똑같이 정우성이더라. 멋있고, 어떤 이야기 하면 어느 순간 고개를 끄덕끄덕하게 되는.(웃음) 현장에서도 즐기면서 촬영하는 유연함이 돋보였다. 그래서인지 만약 다음 작품을 또 한번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코미디를 해보고 싶다. 개인적으로 코미디 장르에 관심이 많고, 우성 씨와 한다면 또 다른 케미가 보일 것 같다." -멜로 장르에서도 보고싶다. '백두산'에서 이병헌과 잠깐 등장하는 신부터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까지 전도연의 멜로가 조금씩 보였다. "물론 하고싶다. (이)병헌 오빠는 이미 여러 번 작품을 해봤기 때문에 특별히 이야기 하지 않아도 그 배우가 캐릭터적으로, 또 인간적으로 매력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너무 잘 안다. 근데 우성 씨는 내가 모르는 매력이 있다. 몰랐기 때문에 이번 현장에서는 다소 어색했을 수 있지만, 역으로 모르기 때문에 기대되는 부분도 여전히 많다. '더 만나서 이야기 하고 싶다' 생각된 배우가 정우성이었다." -홍현희·제이쓴 부부의 패러디 영상은 봤나. "봤다. 진짜 재미있었다. 대중적인 친밀감과 호감도를 훨씬 더 높여 주신 것 같아 진심으로 감사했다." 〉〉 ③에서 계속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사진=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2020.02.23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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