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열린 제41회 청룡영화상에서 '남산의 부장들'이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최고상인 작품상을 수상했다.
'남산의 부장들'의 우민호 감독은 "정말 예상 못 했다. 사실 감독상 조금 예상했는데, 이건 전혀 준비 못 했다. 청룡이 참 대단하다. '내부자들'로 상을 받았는데 또 받았다"며 "배우들이 빛나는 영화였다. 배우들의 연기 덕분에 대신 상을 받는 것 같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제작자인 하이브미디어코프 김원국 대표는 "4년 만에 작품상을 받게 해주셔서 감사하다. '남산의 부장들'은 코로나19 이전에 촬영했고, 시작될 때 개봉했고, 한창일 때 상을 받는다. 한국 영화를 지키기 위해서 힘들게 싸우고 계신 모든 분들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주연상은 '소리도 없이'의 유아인과 '정직한 후보'의 라미란에게 돌아갔다. 두 배우 모두 유쾌한 수상 소감을 남겼다.
트로피를 받아든 유아인은 "'소리도 없이'는 저예산에, 독특한 스타일에, 희한한,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영화라는 평을 받았다. 배우로서 해가 지날수록 내가 어떤 위치에 서야할지 고민이 많다"며 "홍의정 감독님의 제안은 배우로서의 시작을 생각나게 했다. 위험한 요소도 많고, 영화의 쿼리티가 보장될 수 있을지 몰랐다. 제가 본 것은 새로움, 홍 감독님이 가지신 윤리 의식이었다"고 말했다. 또 유아인은 "어디에서든 어떤 분에게든 사용 당할 준비가 돼 있다. 배우로서 살아가겠다"는 소감을 덧붙였다.
"저한테 왜 이러세요"를 외친 라미란은 "코미디 영화라서 노미네이트만으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왜 상을 주고 그러시냐"며 "조연상을 수상했었는데, 우스갯소리로 '다음엔 주연상으로 인사드리겠다'고 했다. 이렇게 노미네이트 되자마자 받아버렸다"고 말했다. 이어 "어려운 시기를 지나왔기에 그 안에서 작은 웃음이라도 드린 것에 의미를 주신 것 같다. 내년에도 여러분의 배꼽 도둑이 되어 보겠다. 다음에도 꼭 주연상 받으러 오겠다"고 밝혔다.
감독상의 주인공은 '윤희에게'의 임대형 감독이었다. 트로피를 받아든 임대형 감독은 "전혀 예상을 못했다. 얼떨떨하다. 감사할 분들이 너무 많다"며 "이 영화는 김희애가 아니었다면 시작도 못 했을 거다. 존경하고 감사드린다. 소중한 길잡이가 되어준 김소혜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윤희에게'는 퀴어 영화다. 아직 이 영화가 어떤 영화인지 모르는 분들도 있을 것 같다 이야기드린다. 이런 콘텐츠가 자연스러운 2021년이다. 기쁘다. 앞으로 더 좋은 영화 찍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무대에 오른 박정민은 "저희 영화를 사랑해주시고 아껴주셨던 관객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같이 영화를 만들었던 선배님들, 스태프 여러분과 배우 여러분 고생 많으셨다"면서 "예상은 못했지만 아주 작은 기대 정도는 하고 있었다. 딱 한 사람에게만 진심으로 감사의 말을 할 수 있다면, 딱 한 분이 떠오르더라"고 말했다. 박정민이 언급한 한 사람은 바로 고 박지선. 그는 "이 영화를 촬영할 때 저에게 항상 괜찮냐고 물어봐준 친구가 한 명 있다. 늘 저의 안부를 물어주던 친구가 작년에 하늘나라로 갔다. 제가 아직 그 친구를 보내주지 못했다. 제가 만약 상을 탄다면 '괜찮냐'고 물어봐주지 못한 것에 대해 사과하고 싶다. 하늘에서 보고 있는 누나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연기하겠다"며 눈물 지었다.
이솜은 "이렇게 큰 상을 주셔서 감사드린다. 부족한 저를 믿어주신 이종필 감독님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저는 영화를 정말 좋아하는데, 애정이 식지 않을 것 같다. 지금도 목표를 이루기 위해 고생하고 계신 모든 분들 존경스럽고 힘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는 소감을 밝혔다.
생애 한 번 뿐인 신인상 주인공은 '소리도 없이'의 홍의정 감독, '버티고'의 유태오, '찬실이는 복도 많지'의 강말금이었다.
신인감독상 트로피를 받아든 홍 감독은 "너무 감사하다. 굉장히 떨린다. 처음 이 황당한 시나리오를 들고 찾아갔을 때, 하나도 바꾸지 않고 같이 가자고 해주신 제작사 대표님 감사드린다"며 "유아인, 유재명 없이는 이 영화가 시작될 수 없었다. 현장에서 기댈 수 있었던 다른 많은 배우들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신인남우상을 수상한 유태오는 "정말 마음 비우고 왔다. 신인인데도 캐스팅해준 감독님 감사하다. 천우희 고맙다"며 "제 인생에 신인연기상 받는 게 처음이자 마지막일 거다. 이 순간을 평생 잃지 않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찬실이는 복도 많지'로 상을 휩쓴 강말금은 "귀한 상 주셔서 감사하다. 오래 전부터 어떤 사람의 꿈을 영화로 만드는 작업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찬실이는 복도 많지'를 통해 그 작업을 했다"면서 "이 영화를 만나서 행복했다. 김초희 감독님에게 가장 크게 감사드리고 싶다. 윤여정 선배에게도 감사하다. 김영민, 윤승아, 배유람 배우에게도 감사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