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CCTV 달린 성매매 집결지···창원 그곳 결국 공원으로 바뀐다
경남 창원에 마지막 남은 성매매 집결지가 근린공원으로 개발된다. 창원시가 이곳을 사실상 폐쇄하기 위해 지난해 말 우여곡절 끝에 폐쇄회로TV(CCTV)를 설치한 후 나온 후속 조치다. 22일 창원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19일 마산합포구 서성동(신포동) 성매매 집결지 활용방안에 대한 최종 용역보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신포동을 근린공원으로 개발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탈성매매 여성 지원 대책과 행정 처분 등의 계획도 나왔다. 창원시는 2024년 준공을 목표로 올해 2차 추경에서 용역비를 확보해 근린공원 조성을 위한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행정절차와 보상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창원시 성매매 피해자 등의 인권 보호 및 자립·자활 지원 조례’를 제정해 올 연말까지 세부 지원 기준과 방법을 마련하고 내년부터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폐쇄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집결지 현장 지원 사업을 추진해 종사자를 대상으로 생계비, 주거 안정비 등을 지원하고 직업 훈련 등 자립·자활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성매매 집결지 폐쇄에 대한 공감대를 마련하기 위한 캠페인과 교육, 종사자에 대한 감염병 검진, 공중위생업소 지도 단속 및 행정 처분, 국유지 무단점유 건축물에 대한 행정 조치, 불법 건축물 전수조사 및 행정 조치 등도 함께 추진한다. 창원시는 2015년 만들어진 ‘성매매 집결지 대책 마련 태스크포스(TF)’를 지난해 10월 18일에 ‘성매매 집결지 폐쇄 TF’로 전환하면서 사실상 ‘신포동 폐쇄’ 절차에 들어갔다. 서성동 일대는 성매매 업소 24개소가 있으며, 이곳에 80여명의 종사자가 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지난해 12월 10일 창원시가 신포동 성매매 집결지에 폐쇄회로TV(CCTV)를 설치하려 했으나 업주 등의 반발에 막혀 무산됐다. 이날 오전 창원시 공무원 50여명은 사다리차를 동원해 성매매 집결지 입구 양쪽 전봇대에 CCTV 6대를 설치하려고 했다. 그러자 업주 등이 사다리차 설치를 몸으로 막았다. 한 업주는 인화성 물질을 자신의 몸에 뿌리며 분신 위협까지 했다. 결국 창원시는 “사고가 날 수 있다”며 한발 물러섰다. 지난해 10월 30일과 11월 15일에 이어 3번째 CCTV 설치가 무위로 끝난 순간이었다. 하지만 끝이 아니었다. 창원시는 12월 25일 오전 7시 다시 CCTV 설치를 시도했고 4시간여 만에 성매매 집결지 출입구에 6대의 CCTV를 설치하는 데 성공했다. 당일 업주 1~2명이 작업 현장에서 고성을 질렀으나 이전처럼 몸으로 막지는 않았다. 큰 마찰이 없었던 건 마지막 CCTV 설치가 무위로 끝난 뒤 시와 업주가 가진 간담회가 일정 부분 역할을 했다. 창원시는 이 자리에서 CCTV 설치에 대한 강력한 입장을 전달하며 업주들을 설득했다. 시가 CCTV 설치 등을 방해한 업주 등을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발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CCTV가 설치됐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하면서 성매매 집결지에 대한 논의가 한동안 수면 아래로 잦아들었는데 이번에 후속 조치가 나온 것이다. 허성무 창원시장은 “우리 아이들, 미래 세대가 성폭력과 성매매 없는 안전한 세상에 살게 하기 위해서 반드시 성매매 집결지는 폐쇄돼야 한다”고 말했다. 창원=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2020.06.22 08: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