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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피플] '레전드' 김태균 발자취...'홈런왕' 노시환도 이제 그 길을 안다, 그리고 나아간다

"꼭 김태균 선배님을 뛰어넘어보고 싶어요. 제2의 김태균이 아닌, 제1의 노시환(24·한화 이글스)이 될 수 있도록 제 타격을 만들고, 노력하고 싶습니다."지난 시즌 최고의 한 해를 보낸 노시환이 다시 한 걸음을 내딛는다. 최고의 시즌을 넘어 '레전드'가 되고 싶은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노시환은 지난 19일 대전 두산 베어스전을 마지막으로 시범경기 일정을 마쳤다. 7경기 출전해 타율 0.375(16타수 6안타) 2홈런 6타점 2득점으로 페이스가 좋다. 장타율 0.750과 득점권 타율 0.667로 4번 타자의 존재감을 유감 없이 발휘했다.노시환은 이미 지난해 정규시즌에도 활약했다. 타율 0.298 31홈런 101타점으로 홈런·타점 2관왕에 올랐다. 에릭 페디(시카고 화이트삭스)에 밀려 최우우수선수(MVP) 수상엔 실패했으나 명실상부한 최고의 타자가 돼 리그에 군림했다.홈런왕으로 성장하는 길이 평탄하진 않았다. 2019년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로 한화에 입단한 노시환은 2021년 타율 0.271 18홈런으로 성장했지만 이듬해 6홈런에 그쳤다. 그를 견제한 상대 투수들의 유인구를 이겨내지 못했고, 홈런 타자가 없는 타선에서 고군분투하다 스스로 무너졌다. 그런 노시환을 지켜본 이가 대선배, 김태균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이었다. 2020시즌을 마지막으로 야구장을 떠난 김 위원은 최근 저서 '타격에 관한 나의 생각들'을 통해 "2022년 노시환이 받았을 스트레스가 얼마나 컸을지 충분히 짐작이 된다"며 "노시환은 나보다 뛰어난 재능을 가진 선수다. 그런데 자신의 장점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했다. 더 많은 홈런을 치려는 마음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김태균 위원도 노시환과 같은 길을 걸었다. 2001년 1차 지명으로 한화에 입단했던 그는 2001년 타율 0.335 20홈런으로 혜성같이 등장했고, 2003년 22살 나이에 3할 30홈런 고지에 올랐다. 제2의 장종훈, 제2의 이승엽이라는 수식어가 따랐으나 2006년 타율 0.291 13홈런, 2007년 타율 0.290 21홈런에 그치는 등 부진했다. 김 위원은 "2006년 내 스윙이 커졌다. 홈런을 많이 치려면 공을 힘껏 잡아 당겨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자 스윙할 때 어깨와 골반이 일찍 열렸다. 가장 중요한 '벽'이 무너졌다. 선구안도 흔들렸다. 노시환의 2022년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고 했다.김 위원은 "타격에는 정답이 없다. 내게 맞는 답을 찾아내자"고 결론짓고 연구한 끝에 2008년 홈런왕에 올랐고, 일본프로야구(NPB) 진출, 2012년 복귀 후 타격왕에 오르는 등 대타자의 길을 걷는 데 성공했다.같은 길을 걷는 중인 노시환에게 김태균 위원의 경험은 어떻게 읽혔을까. 최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본지와 만난 노시환은 김 위원의 저서를 읽으며 김 위원에게 받았던 조언들, 본인이 부딪히며 느꼈던 통찰과 같은 공감을 느꼈다고 했다. 다음은 노시환과 일문일답.-2022년은 노시환에게 부담도 스트레스도 있었던 한 해였을텐데.아무래도 장타에 대한 스트레스가 있었다. 2021년 18홈런을 치면서 그대로 상승세를 탈 줄만 알았다. 확실히 더 연구하고 노력하지 않으니 바로 수치가 줄었다. 지금 보면 그때는 내가 좀 안주했다.주위에서 '홈런을 못 친다'는 이야기도 많이 하니 스트레스도 받았다. 그래서 더 독하게 비시즌을 준비했다.당시 김태균 선배님께서도 '너무 당겨치려고 하는 것 같다'고 하시더라. 사실 처음엔 나도 2021년과 똑같이 쳤다. 그런데 홈런에 대한 스트레스가 생기니 언젠가부터 나도 모르게 당겨치고 있었다. 아마 선배님께서 그런 모습을 보셨던 게 아닐까.-지난해는 전체적으로 최고였다. 다만 좋지 못한 시기도 있었다. 시즌 초 홈런이 나오지 않을 때도 있었고, 5월 43타석 연속 무안타를 기록한 때도 있었는데.김태균 선배님께 질문을 드린 적이 있다. 그해 5월 2일 잠실 경기였다. 홈런이 2개밖에 나오질 않아 선배님께 '타격 폼을 바꿔봐야 할 것 같습니다'라고 여쭤봤다. 그런데 선배님께선 '넌 지금도 너무 좋다. 이대로 계속 쳤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 이미 스윙이 좋고, 좋은 스윙을 유지한다면 홈런은 언제든 나올 수 있다는 뜻이라고 하셨다.안 좋은 시기도 있었다. 선배님께선 책에서 그때의 저를 두고 오히려 '타격이 완성되는 과정이다. 이 과정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왜 잘 쳤는지, 왜 못 쳤는지 꼼꼼하게 분석해서 꼭 기록하고, 기억해뒀으면 한다'고 하신 걸 읽었다.내 생각에도 무안타 기간이 선수로서 많은 걸 얻은 시간 같다. 무안타 기간이 없었다면, 지난 시즌을 결코 좋은 성적으로 마치지 못했을 거다. 많은 이들이 내게 '그 무안타 기간이 없었다면 홈런을 더 쳤을 거다. 35개는 치지 않았겠나'라고들 하신다. 하지만 그 무안타 기간이 있었기 때문에 내가 얻은 게 많고, 느낀 점도 많다. 그 과정을 이겨내면서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었다. 그래서 슬럼프를 벗어나면서 오히려 더 좋은 결과를 얻어냈던 것이라 생각한다. -2023년 노시환은 홈런·타점왕이고, 김태균 위원은 선수 시절 공을 골라 치는 좋은 선구안의 중장거리 타자였다. 두 사람의 유형이 같은 것 같기도, 다른 것 같기도 한데.김태균 선배님이 선수 시절 때도 많이 말씀하셨지만, 책에서도 자신의 존으로 들어오는 공을 확실하게 공략하신다고 해주시더라.나도, 또 다른 타자들도 비슷하다. 타석에 들어섰을 때 내가 좋아하는 코스를 생각하고 가고, 그곳으로 오지 않는 공을 잘 버릴 줄 알아야 한다. 모든 타자들이 그렇듯 나도 나만의 존이 있고 좋아하는 코스가 있다. 선배님도, 나도 그 공을 노리기에 메커니즘으로는 같다고 생각한다. 김태균 선배님께서 선수 시절 뛰어난 선구안을 갖추셨던 건 자신의 존 밖에 공들은 다 걸러낼 줄 아셨기 때문이라 생각한다.나도 어릴 때부터 그런 습관을 들였던 건 아니다. 경남고 시절 때만 해도 공 보고 공 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지난 2021년 조니 워싱턴 코치님이 오셨을 때부터야 비로소 나만의 존을 정립해야 한다고 배우기 시작했다. -김태균 위원이 책을 통해 로테이셔널 히팅 시스템과 웨이트 시프트 시스템을 비교해주셨더라. 노시환의 타격은 어느 유형에 가까울지 궁금하다.선수마다 다르지만, 선배님께서 이해하기 쉽게 잘 설명해주셨더라. 나 같은 경우 다리를 들고, 중심 이동(웨이트 시프트)을 하는 편이다. 제자리에서 힙 턴을 하는 로테이셔널 히팅과는 약간 다를 수 있다. 하체를 많이 이용하고, 중심 이동을 하면서 타구에 힘을 싣는 메커니즘이다. -'뜬공 혁명'의 시대다. 타자들의 스윙도 점점 퍼올리는 어퍼컷 스윙이 되는 것 같다. 홈런왕 노시환의 지향점도 혹시 그런지.어퍼컷 스윙이 정답은 아닌 것 같다. 김태균 선배님 책을 보니 최지만 선배께서도 'MLB 타자들은 어퍼컷 스윙으로는 160㎞/h 강속구에 대응할 수 없다. MLB 타자들도 간결하고 정확한 임팩트에 집중한다'고 하시더라.타구를 띄우는 게 홈런을 가장 많이 칠 수 있는 이상적인 스윙인 건 맞다. 하지만 타자마다 다르다. 파워가 부족한 선수라면 강하게 쳐서 라인 드라이브를 노리는 게 장타로 이어질 수 있다. 나처럼 힘이 있는 유형이라면 최대한 뜬공을 생각하고 칠 것이다.다만 그게 어퍼컷 스윙을 의식한다곤 볼 수 없다. 내 경우 스윙은 어릴 때부터 해온 것이 있기에 절대 바꾸지 않는다. 크게 의식하고 스윙하는 대신 타석에서 내가 정립한 존을 노리고, 오롯이 타격 타이밍에만 신경 쓴다.스윙보다 중요한 건 따로 있다. 선배님도 강조하셨지만, 난 타석에 들어섰을 때 왼쪽 벽을 최대한 열리지 않게 닫아놓고 친다. 벽을 유지한다는 것만 생각하고 치면, 다른 타격 포인트들은 자연스럽게 이뤄져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좋은 타자들은 모두 벽이 만들어져 있다. 다만 너무 기본적인 부분이라 그 점을 의식하지 못하는 타자들이 많은 것 같다. 직접 느껴보지 못해서 그렇다. 나도 2022년까진 벽을 신경쓰지 않고 쳤는데, 지난해 채은성 선배님을 통해 많이 배웠다. 김태균 선배님께서 강조하신 내용과도 일맥상통했다. 왼쪽 어깨가 열리거나 왼쪽 골반이 미리 열리면 변화구가 올 때 칠 수 없다. 이제는 항상 등 뒤에 벽이 있다고 생각하고, 절대 무너지지 않게 의식하면서 타격하고 있다.-타격하면 힘을 빼고 해야 한다는 말이 있던데. 파워 히터 노시환도 힘을 빼고 치는 건지.오히려 안 맞을 때 보면 항상 몸에 힘이 들어가 있다. 김태균 선배님께선 70%만 힘을 써야 90%를 쓸 수 있다고 강조하시더라. 모든 타자들이 마찬가지다. 힘이 들어가면 타이밍이 늦게 된다. 그래서 선배님 말씀에 참 공감이 가더라.물론 레전드인 선배님과 달리 후배 타자들에겐 그게 쉬운 일은 아니다. 힘을 처음에 빼고 치더라도 길게 못 가기도 한다. 결국 다시 힘이 들어가게 돼 있다. 그래서 힘 빼는 게 제일 어려운 일 같다. 나도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는 부분이다. -제2의 김태균 이야기를 듣고 입단했던 노시환이 이젠 확실하게 4번 타자 자리를 이어받은 것 같다.김태균 선배님이 책에서 신인 시절 이야기를 해주셨다. '제2의 장종훈'이라는 이야기가 스스로도 허황되게 느껴질 정도로 프로의 벽이 높았다고 하시더라. 화장실에서 눈물도 흘려보셨다고 했다. 그 과정을 거쳤기에 신인왕이 되셨고, 311홈런을 친 레전드로 성장하신 것 같다.나도 신인 때부터 '제2의 김태균'이란 말을 참 많이 들었다. 선배님이 거치셨던 것처럼 나도 신인 때 스스로 야구를 너무 못한다는 생각을 참 많이 했다. '내가 야구에 재능이 있긴 했나'라는 생각까지 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고, 계속 연구하고 노력했다.그러니 야구가 점점 늘더라. 그리고 그게 참 재밌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이 자리까지 왔다. 오히려 그렇기에 부담감은 없었던 것 같다. 그 과정이 즐거웠으니까.이제는 김태균 선배님을 꼭 뛰어넘어 보고 싶다는 생각까지 든다. 제2의 김태균이 아닌 제1의 노시환이 되려면 더 노력하고, 내 것을 더 잘 만들어가야 한다.선배님이 그러셨듯 나 역시 나만의 메커니즘이 있고, 나만의 연구 방법을 만들었다. 하지만 아직 더 연구하고 더 발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선배님께서 타격에 정답이 없다고 하시더라. 동의한다. 야구엔 정답이 없다. 그리고 좋은 성적도 언제 한순간에 무너질지 모른다. 사람의 몸은 계속 변하기에 계속 연구하고 노력해야 한다. 또 항상 겸손해야 하고, 자만하지 말아야 한다고 다짐하고 있다. 그렇다면 분명 언젠간, 더 좋은 날이 자신에게 찾아올 거로 믿는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3.20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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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피플] 노시환, 장타율만 잡는다면…'31년 만의 3관왕 독수리'

노시환(23·한화 이글스)이 사실상 타이틀 2개를 예약했다. 1개만 더 채운다면 한화 선수로는 31년 만의 '3관왕'이 될 수 있다.노시환은 지난 14일 대전 롯데 자이언츠전에 4번 타자·3루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1안타와 함께 2타점을 올렸다. 1회 땅볼, 2회 내야 안타로 각각 1타점을 기록했다. 4번 타자다운 시원한 장타는 아니었지만, 항저우 아시안게임(AG) 전 쌓아놓고 갔던 타점(99개)이 드디어 세 자리 수로 바뀐 날이었다. 고작 2타점 차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그래도 모든 기록에는 의미가 있다. 커리어 첫 30홈런에 이어 100타점 역시 처음인 노시환에게는 더욱 그렇다. 명실상부히 올 시즌 최고 타자라는 걸 증명했다. 타이틀 획득 가능성도 커졌다. 올해 KBO리그 정규시즌에서 100타점을 넘긴 타자는 노시환뿐이다. 공동 2위 오스틴 딘(LG 트윈스)과 소크라테스 브리토(KIA 타이거즈)는 95타점으로 노시환과는 6점이나 차이 난다. 15일 기준 오스틴은 잔여 경기가 없고, 소크라테스는 2경기만 남아 역전이 어렵다.홈런 타이틀은 더 확정적이다. 홈런 2위 최정(SSG 랜더스)은 노시환이 국가대표로 출전하는 사이 맹추격하며 29호 포까지 터뜨렸다. 그러나 최정은 지난 13일 왼쪽 햄스트링 부상으로 정규시즌을 마감했다. 공동 3위 오스틴과 채은성(한화)은 23홈런에 불과해 역전이 불가능하다. '독수리 표' 홈런왕은 지난 2008년 김태균 이후 15년 만이다. 2023년이 노시환의 '23세 시즌'이기에 의미가 더 크다. KBO리그 역사상 23세 이하 30홈런 100타점을 기록했던 이는 1991년 빙그레 이글스 장종훈(35홈런 114타점) 1996년 현대 유니콘스 박재홍(30홈런 108타점) 1997년(32홈런 114타점)부터 1998년(38홈런 102타점) 1999년(54홈런 123타점)까지 3년 연속 기록한 삼성 라이온즈 이승엽이 전부였다. '다이너마이트 타선'의 계보가 끊길 위기에 놓였던 한화로서도 값진 성과다. 타격 2관왕은 지난 2012년 타율(0.363)과 출루율(0.474) 1위를 기록한 김태균 이후 11년 만이다. 30홈런 100타점 기록도 한화 타자 중에는 장종훈(1991~1992년) 댄 로마이어(1999년) 제이 데이비스(1999년) 송지만(2002년) 윌린 로사리오(2016~2017년) 제러드 호잉(2018년) 이성열(2018년)만 기록한 바 있다.홈런왕도, 2관왕도 김태균 이후 처음이다. 노시환은 김태균이 은퇴하기 직전인 2019년 데뷔해 일찌감치 그의 후계자로 불렸다. 시간은 조금 걸렸지만, 올 시즌 그 자리를 완벽하게 물려받는 데 성공했다. 그는 지난달 30홈런을 친 후에도 "아직 멀었다. 김태균 선배님처럼 하려면 정말 꾸준해야 한다. 나도 꾸준함을 보여줘야 그런 명칭이 어울리지 않을까. 레전드 선배님의 뒤를 따라가기 위해 많이 노력하고 있다"고 각오를 다진 바 있다. 타이틀 두 개는 유력하지만, 숙제가 하나 더 있다. 장타율 타이틀이다. 시즌 막판 최정(0.548)이 역전해 노시환(0.543)을 앞서 있다. 최정은 더 이상 출전하지 않아 기록이 바뀔 리 없다. 남은 두 경기에서 노시환이 재역전하는 수밖에 없다. 장타율왕까지 3관왕을 차지한다면 1992년 장종훈 이후 31년 만의 기록을 쓰게 된다.다만 노시환의 장타 페이스는 다소 떨어져 있다. 9월부터 10월 14일까지 그의 장타율은 0.476. 시즌 평균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 기간 21안타를 치는 동안 홈런은 2개에 불과했고, 순장타율(ISO·장타율에서 타율을 뺀 것)은 0.178로 시즌 전체(0.246)보다 상당히 낮았다.시즌 3할 타율까지 이룰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노시환 자신의 개인 최고 타율(0.281, 2022년)은 이미 넘었다. 그가 3할 타율까지 이뤄낸다면 최정(0.297)과의 3루수 골든글러브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10.16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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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MVP] 노시환 “장타 의식하지 않아..팀, 5월 반등할 것”

"5월부터 타선이 반등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팀 분위기가 좋다. 5월에는 더 많이 이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노시환(23·한화 이글스)은 지난 5월 첫 주 타율 0.533 2홈런 5타점 결승타 2개를 기록했다. 주로 3번 타자로 나서 4번 타자 채은성과 해결사 역할을 나눠 맡았다. 한화 타선 전체가 두 선수와 동반 상승했다. 그 덕분에 팀도 시즌 첫 3연승을 포함해 주간 3승 1패 반전을 만들었다. 조아제약과 본지는 노시환을 5월 1주 차 MVP(최우수선수)로 선정했다. 노시환은 지난 3월 시범경기의 최고 스타였다. 타율 0.471 5홈런 장타율 0.971로 절정의 성적을 남겼다. 지난해 장타 실종(6홈런)에서 벗어나기 위해 타격 포인트를 앞으로 옮긴 결과였다. 박용택 KBS N 스포츠 해설위원, 정민철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 등이 그를 올 시즌 가장 주목할 기대주로 꼽기도 했다.실제로 노시환은 4월 활약하며 팀 타선을 지탱했다. 콘택트는 시범경기 모습 그대로였지만, 문제는 장타였다. 타율 0.316을 기록하는 동안 홈런이 단 2개에 불과했다. 당시 그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시즌이 시작하니 나도 모르게 타격 포인트가 다시 뒤로 온다"면서도 "장타를 의식하지 않고 하던 대로 하다 보면 (타격 포인트도 되찾고) 홈런이 나올 수 있을 거로 생각한다"고 했다.한 달이 지나고 드디어 기다렸던 대포가 터지기 시작했다. 심지어 홈런 두 개가 한 경기에서 한 번에 터졌다. 그것도 가장 담장을 넘기기 힘든 잠실야구장이 무대였다. 한화가 기다렸던 해결사 본색을 보여주기 시작했다.노시환은 본지와 인터뷰를 통해 "좋은 상을 받게 돼 너무 좋다. 일단 지난주 팀 성적이 좋았다는 사실이 가장 기분 좋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그는 "시즌 초 장타가 안 나왔지만, 크게 의식하지 않았다. 지난해는 장타가 안 나올 때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시즌 막판에는 스스로 타격폼 변경해 장타(를 치려는) 연구도 했는데 실패했다"며 "그때 '장타라는 게 내가 마음먹는다고 나오는 게 아니다'라는 걸 느꼈다. 그래서 '의식하지 않고 하던 대로 하자. 그러면 장타도 언젠가 나오겠지'라고 생각했다"고 떠올렸다.그는 "타석에서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는 부분만 집중했다. 나는 타석에서 똑같은 루틴, 똑같은 생각을 가지고 타격하는 일에만 집중하고, 결과는 하늘에 맡겼다. 통제할 수 없는 결과에는 스트레스받지 않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장타 회복에는 김남형 한화 타격 코치의 공도 빼놓을 수 없다. 노시환은 "뒤로 오던 타격 포인트를 코치님과 영상 분석을 통해 조금씩 수정했다. 교정한 지금의 포인트를 잘 유지하려 한다"며 "선수들의 부진으로 코치님께서 비난받게 돼 너무 죄송했다"고 했다. 이어 그는 "타선이 부진하고, 지켜보는 분들도 답답하셨을 것이다. 그리고 프로는 무조건 결과로 보여줘야 한다"며 "코치님께서 분석은 물론 타자들 각자에게 신경 쓰며 도와주셨다. 이제 선수들이 5월 좋은 결과로 준비해 온 것들을 증명하고 싶다"고 말했다.한화의 질주는 지난 9일 삼성 라이온즈전 패배로 3연승에서 끝났다. 그러나 10일 삼성전에서 노시환의 연타석 홈런(시즌 5,6호)으로 승리하면서 좋은 분위기를 이어갔고, 11일과 12일까지 이어지는 노시환의 3경기 연속 홈런으로 다시 3연승을 재현했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 경질이라는 충격 속에서도 그의 대포가 한화의 중심을 지켜냈다.노시환은 "주장인 (정)우람 선배님도 선수단 미팅을 통해 '팀 분위기가 처지면 절대 안 된다. 아직 시즌 초반이다. 시즌은 길다 여름을 넘어갈 때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해셨다"며 "4월에는 우리 타자들이 호흡이 잘 맞지 않었지만, 5월부터 반등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지금 페이스도 좋다. 5월에는 더 재밌는 경기를 하고, 많은 승리를 쌓을 수 있도록 노력해 보겠다. 나도 주간뿐 아니라 월간 MVP도 수상해 볼 수 있게 도전해 보겠다"고 다짐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5.13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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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피플] ‘2경기 6출루’ 정은원답게 돌아오기 시작했다

부진에 빠졌던 정은원(23·한화 이글스)의 방망이가 다시 공을 맞히기 시작했다.정은원은 지난 23일 대전 LG 트윈스전에서 7번 타자·2루수로 출전해 4타수 3안타 1득점 2타점으로 활약했다. 1일 개막전 이후 22일 만에 나온 멀티 히트였다. 1할대까지 내려왔던 타율도 다시 2할을 넘겼다. 기세를 26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도 이었다. 팀은 패했지만, 2번 타자로 출전한 그는 6·7·9회 세 타석 연속 출루에 성공하며 테이블 세터로서 역할을 다했다.2018년 데뷔한 정은원은 리빌딩에 들어간 한화 선수단의 현재이자 미래다. 2019년부터 바로 주전 기회를 받았고, 2021년 2루수 골든글러브를 받아 잠재력을 꽃피웠다. 어린 나이에 타격 스타일을 정립했다. 정은원은 유인구에 흔들리지 않고 스윙을 아낀다. 그 결과 장타는 적어도 안정적으로 출루율을 만들어 낸다. 2021년 골든글러브를 수상했을 때도 정은원은 타율 0.283 6홈런에 그쳤다. 대신 105개의 볼넷을 기록, 출루율이 0.407에 이르렀다. 전반기 부진했던 지난해조차 출루율이 0.377에 달했다.그랬던 정은원의 방망이가 올 시즌 초 맞질 않았다. 정은원은 강한 타구로 장타를 만드는 유형이 아니다. 지난해에도 강한 타구(시속 150㎞ 이상) 비율이 2.1%(스포츠투아이 기준)에 불과했다. 대신 스트라이크존을 좁혀 볼넷과 단타를 만드는 유형인데, 올 시즌에는 공을 쳐도 안타가 되질 않았다. BABIP(인플레이 타구 타율)가 0.335에서 0.270으로 낮아졌다. 운도 따르지 않았고, 평균 타구 속도도 시속 128.9㎞에서 시속 123.6㎞로 다소 느려졌다. 정은원이 출루하지 못하니 노시환과 채은성이 '3할타'를 휘둘러도 득점력이 약했다.정은원이 이틀 동안 6차례 출루에 성공했다는 건 긍정적인 신호다. 정은원은 23일 경기 후 방송 인터뷰를 통해 "(방망이로 공을) 맞히지 못한 데에는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으려 했다. 원래 4월에 약한 편이어서 의식하지 않으려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3년 동안 정은원은 4월 타율 0.241로 고전해 왔다. 특히 지난해에는 타율이 0.213까지 떨어졌는데, 5월과 6월 타격감을 끌어올리며 성적 회복에 성공했다. 올해도 추세가 비슷하다. 아직 시즌 타율은 0.227로 낮으나 반등을 기대해도 좋을 시점이다.정은원은 "올라갈 일만 남았다고 생각하겠다. 열심히 준비해서 남은 시즌 계속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며 "채은성 선배님 존재도 너무 힘이 된다. 선배님들 덕에 멘털 관리가 잘 됐다. 조언을 많이 해주시고, 무너지지 말라고 힘도 넣어주셨다. 선배님들, 코치님들께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2021년 활약, 2022년 부진 극복으로 자신을 증명한 정은원이다. 그는 자신을 믿고 있다. 정은원은 "안 다치고 한 시즌을 준비한 대로 잘 치르면 결과도 따라올 거로 생각한다. 후회 없이 치르겠다"는 다짐을 전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4.27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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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인터뷰] ‘2루타 1위’에도 홈런 없어 불만족...노시환은 아직 시행착오 중

노시환(23·한화 이글스)은 24일 기준 타율 0.329, 1홈런, 8타점, 12득점, 장타율 0.474를 기록 중이다. 2루타는 8개로 KBO리그 전체 공동 1위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타율 0.281, 장타율 0.383, 2루타 24개를 기록한 페이스와 비교하면 훨씬 좋다.노시환은 2022년 부진을 씻기 위해 지난겨울 변화를 시도했다. 타격 포인트를 앞에 형성하게 하며 장타를 노렸다. 그 결과 시범경기에서 타율 0.471, 5홈런, 장타율 0.971 맹타를 휘둘렀다. 개막을 앞두고 본지와 해설위원 8인의 설문조사에서는 3표를 얻어 '올 시즌 가장 기대되는 선수'로 꼽히기도 했다.장타자로 성장하는 듯했던 그가 아직은 중장거리 타자에 머물고 있다. 2루타는 공동 1위인데 홈런이 1개에 불과하다. 타구의 질은 좋다. 강한 타구(시속 150㎞ 이상) 비율이 40%에 달한다. 김재환(두산 베어스·48.7%) 박건우(NC 다이노스·45.1%) 잭 렉스(롯데 자이언츠·43.6%)의 뒤를 잇는 4위 기록(규정 타석 기준)이다. 홈런 4개를 때린 팀 선배 채은성(26.3%)과 비교해도 뛰어나다.다만 홈런이 나오질 않고 있다. 생각했던 지점에서 타격이 이뤄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시범경기까지 앞에 두는 데 성공했던 타격 포인트가 다시 뒤로 이동했다. 이에 따라 기대만큼 장타가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본지와 만난 노시환은 "변화를 준 효과는 있다. 그런데 장타와 타격 포인트에 대한 감각이 시즌을 시작하니 바뀌어서 예전 스윙이 나오고 있다. 나도 모르게 한 번씩 타격 포인트가 뒤로 온다"고 설명했다. 다만 조급해하지 않는다. 경기를 뛰면서 조정하다 보면 원하는 타이밍이 나올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노시환은 "장타를 의식하지 않고 하던 대로 하다 보면 홈런이 나올 수 있을 거로 생각한다. 지금 상태를 유지하겠다. 타격 코치님께서 크게 신경 쓰지 말라고 하셨다"고 전했다.타격 포인트 변화는 노시환만 노리는 게 아니다. 노시환의 경남고 1년 후배이자 부산수영초 동기인 전의산(SSG 랜더스)도 타격 포인트를 앞에 두고 장타를 노리고 있다. 다만 전의산도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올 시즌 타율 0.214, 장타율 0.381로 고전 중이다. 노시환은 "둘이 타격 이야기를 자주 한다. 의산이도 나랑 비슷하게 처음에는 홈런을 치다가 점점 삼진을 당하는 게 두려워질 수 있다. 그래서 점점 포인트가 뒤로 오곤 한다"고 전했다.홈런이 나오지 않아도 한화는 노시환의 성적에 함박웃음이다. 다만 아쉬운 건 노시환의 맹타에도 한화 타선이 타오르지 않는다는 점이다. 노시환이 중심 타자인데도 득점(12개)이 타점(8개)보다 많다. 낮은 득점권 타율(0.136) 때문이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3번 타자 노시환과 4번 타자 채은성의 뒤를 받칠 타자가 없다. 5번 타자를 주로 지키던 브라이언 오그레디는 타율 0.127의 부진 끝에 23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그래도 노시환은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 혼자 싸웠던 지난해보다 나아졌기 때문이다. 노시환은 "(타선 부진에 따른) 부담감은 없다. 이제 내 뒤에 은성 선배님이 계시다. 내가 못 쳐도 선배님이 잘해주시고, 선배님이 안 좋으실 때는 내가 더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4.25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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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피플] 타격 변신 대성공 노시환..."시즌이 정말 기대된다"

단지 봄이라서가 아니다. 한화 이글스 노시환(23)이 시범경기 마지막까지 뜨거운 타격감을 과시하면 2023시즌 부활 준비를 마쳤다.노시환은 지난 27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시범경기에 모두 5번 타자·3루수로 선발 출전, 5타수 3안타(1홈런) 1타점 3득점으로 맹활약했다. 이날 노시환은 2회 첫 타석부터 선제 좌월 솔로포를 날렸고, 4회에는 재치 있는 주루로 결승 득점도 만들었다. 노시환은 이어 28일 두 번째 삼성전에서도 첫 타석부터 '에이스' 원태인을 상대로 왼쪽 담장을 넘기는 스리런 홈런을 쳤다. 말 그대로 '게임 체인저'라 불릴 만한 활약이었다. 시범경기 전체 성적도 타율 0.471 5홈런 8타점 10득점으로 화려하다. 시범경기라서 나온 반짝 활약은 아니다. 비시즌 동안 만든 변화가 노시환의 홈런포를 되돌렸다. 노시환은 지난해 6홈런 장타율 0.382로 크게 부진했다. 타점을 올릴 타자가 적은 팀 상황 때문에 삼진을 두려워했고, 심신이 위축된 탓이다. 이는 장타 감소로 이어졌다.해결책은 타격 포인트였다. 비시즌 내내 타격 포인트를 앞에 두기 위해 노력했다. 삼진이 늘더라도 장타를 만들겠다는 게 노시환의 각오였고, 그 결과 큰 타구가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지난해 115경기(490타석)에서 6홈런을 쳤던 그가 시범경기 불과 37타석 만에 5홈런을 쳐냈다.단순히 장타만 늘어난 게 아니다. 노시환이 27일 삼성 백정현에게 친 홈런도 몸쪽 깊숙이 파고드는 직구였다. 스트라이크보다는 볼에 가까웠으나 박병호(KT 위즈)의 '티라노 스윙'을 연상하게 하는 몸쪽 공 공략으로 이를 홈런으로 연결했다. 28일 원태인에게 친 스리런 홈런 역시 몸쪽 코너로 들어온 체인지업을 받아쳐 만들었다. 우려했던 삼진 역시 34타석에서 3개에 불과하다.27일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노시환은 "타격 포인트를 앞에 놓은 덕분에 몸쪽 깊은 공이었는데도 몸이 반응해 타이밍이 맞은 것 같다. 예전 배팅 타이밍이었다면 좀 더 늦어서 파울이 됐을지 모르겠다"며 "채은성 선배님이 해주시는 조언 중 타격 포인트 이야기가 많다. 선배님이 워낙 앞에 타격 포인트를 만드는 유형이다. 많이 알려주셔서 훈련 때부터 적용하니 도움이 많이 됐다"고 전했다. 공격적으로 휘두른 것이 오히려 좋은 콘택트로 이어진 셈이다.집중력 있는 주루도 선보였다. 27일 4회 1사 만루에서 2루 주자였던 노시환은 삼성 내야진이 병 살 처리를 못 하는 틈을 타 홈으로 쇄도해 역전 득점을 만들었다. 노시환은 "3루 코치님께서 멈추라는 지시를 내렸다. 그런데 2루에서 충돌이 일어난 것 같았고, 나에게 신경을 쓰지 않고 있더라. 그래서 '홈에 들어가면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몸이 먼저 반응해 뛰었다"고 전했다.지난해 부진을 씻을 준비는 마쳤다. 남은 건 결과를 보여주는 것뿐이다. 노시환은 "비시즌 때부터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지난해 스스로 실망도 많이 했고, 자존심도 많이 상했다. 올 시즌 변화를 많이 주기도 했다. 그래서 나도 정말 기대하는 시즌이다. 작년보다 정말 잘할 자신이 있다"고 했다. 아울러 "개막전(4월 1일 서울 고척 키움전)이 다가오는데, 감이 떨어지면 안 되니 항상 하던 루틴, 타격의 방향성도 유지하겠다"고 다짐도 전했다.노시환뿐 아니라 소한화 역시 뜨겁다. 시범경기를 1위로 마쳤다. 노시환은 "시범경기라 팀 1위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정규시즌에 들어가면 투수들의 공 배합도 달라지고, 모든 팀이 전력으로 하기에 판세도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며 "그래도 시범경기부터 분위기를 좋게 이어간다면 한 시즌을 잘 치를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지금 팀 성적이 만족스럽다"고 기대했다.대구=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3.29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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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하위권 평가받고 1·2위...봄이라서? 사령탑들은 흡족하다

최하위 후보들이 시범경기에서 질주했다. 봄이 주는 착시효과일까, 아니면 이들이 정말로 달라졌을까.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는 2023 시범경기에서 각각 1위와 2위에 올랐다. 한화는 탄탄한 불펜진(불펜 평균자책점 2.69·2위)과 높은 득점권 타율(0.292·1위)이 강점이다. 외국인 투수 버치 스미스, 2년 차 강속구 투수 문동주가 합류한 선발진도 강화됐다.삼성은 27일 한화와 만나기 전까지 8연승을 질주했다. 다년계약 첫 해인 지난해 부진했던 구자욱(타율 0.400)이 살아났고, 호세 피렐라(타율 0.306 2홈런)도 건재하다. 이성규(타율 0.364 5홈런) 김태훈(타율 0.294 3홈런) 김동엽(타율 0.300 1홈런) 등 기대주들도 많다.하지만 시범경기는 시범경기일 뿐이다. 이른 봄에 페이스를 올렸다가 정규시즌 하위권에 머무른 팀들은 상당히 많았다. 당장 한화도 지난 2021년 시범경기 1위를 하고도 정규시즌 최하위에 그쳤다. 전문가들의 순위 예상에서도 두 팀은 모두 하위권으로 분류된다. 실제로 한화는 지난겨울 외부 영입이 많았으나 대형 전력 보강은 채은성 한 명뿐이었다. 삼성은 외부 영입이 전무했다. 그래도 두 팀 감독은 시범경기 활약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성적이 아닌 내용 때문이다. 양 팀 모두 젊은 선수들 육성을 바라고, 흐름을 타 좋은 팀으로 성장하길 바랐다. 이번 시범경기에서 그 성과가 보였다.박진만 삼성 감독은 "젊은 선수들이 많은 훈련을 통해 기술을 조금씩 적립했다. 시범경기 1위를 해 좋은 게 아니고 젊은 선수들의 성적이 향상된 것 같아 뿌듯함이 있다"며 "(약팀이라는 평가를)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런 평가를 통해 선수들이 자극받아야 한다. 내부적으로는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스프링캠프에서 잘 준비했고, 젊은 선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된다. 선수층이 두꺼운 팀이 장기 레이스에서 좋은 성적을 낸다"고 전했다.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도 "(한화가 시범경기 1위를 했던) 2년 전에는 젊은 선수들 의욕이 앞섰다. '해보자'는 마음으로 시범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며 "그러나 정규시즌에서 노련한 선수들의 노림수에 당했고, 연패로 이어졌다. 젊은 선수들이라 (분위기가) 빨리 식었다. 이제 베테랑들이 많아졌고, 기존 선수들도 2년 동안 성숙해졌다. 각 파트에서 베테랑들이 젊은 선수들을 잘 잡아줘 선수단이 단단해졌다"고 짚었다.선수들의 생각은 어떨까. 2021년 4번 타자로 팀을 지탱했던 노시환도 변화를 체감한다. 당시 사실상 홀로 타선을 지켰던 그는 이제 채은성 등 든든한 선배들과 상위 타선을 구축한다. 노시환은 "팀 분위기가 정말 좋다. 선배님이 선수단 규율을 갖추게 하시면서도 후배들이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셨다"고 했다.수베로 감독은 "필드 안팎에서 이뤄지는 선수들의 모든 훈련은 성공을 위함이다. 실패를 위해 노력하는 건 야구에서는 없다"며 "타자들이 끈질기게 선구하다가 출루했고, 채은성이 기대에 부응하는 타점을 올려준다. 벤치 플레이어들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 비록 시범경기지만 그런 모습이 나를 감동하게 했다"고 밝혔다.그는 "시범경기에는 구단마다 각자의 목표가 있다. 어떤 팀은 4회까지 최고 전력으로 운용한 후 5회부터 전력을 안배하기도 한다. 시범경기는 구단의 목표에 얼마나 도달했나를 보는 것이다. 한화의 가장 큰 수확은 내가 2021년부터 강조했던 꾸준함이다. 27번째 아웃 카운트가 잡힐 때까지 꾸준한 경기력을 보여주자고 했는데 그런 부분이 나오고 있는 것 같다. 정규시즌 때도 이런 부분이 나왔으면 한다"고 말했다.박진만 감독은 개막과 함께 선수단 컨디션이 더 올라오길 바란다. 박 감독은 "선수들 컨디션이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투수들은 투구 수를 끌어 올리고, 타자들은 시범경기를 통해 사이클을 점차 올릴 수 있도록 스케줄을 짰다. 정규시즌 개막(4월 1일)까지 컨디션을 더 조절하겠다"고 다짐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3.29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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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스타] 노시환 "정말 기대되는 시즌...선배님들 덕에 팀 분위기도 달라져"

"비시즌 때부터 정말 준비를 열심히 했다. 지난 시즌 내 스스로 실망도 많이 했고 자존심도 많이 상했다. 변화를 많이 줬고, 그래서 정말 기대가 되는 시즌이다."한화 이글스 노시환(23)이 시범경기 뜨거운 타격감을 이어가며 다가오는 정규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노시환은 27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와의 시범경기에 5번 타자·3루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3안타(1홈런) 1타점 3득점으로 맹활약했다. 이날 노시환은 2회 첫 타석부터 선제 솔로포를 날렸고, 4회에는 재치 있는 주루 플레이로 결승 득점도 만들었다. 말 그대로 '게임 체인저'라 불릴 만한 활약이었다.노시환의 타격감은 시범경기 내내 뜨겁다. 이날을 포함해 타율 0.438 4홈런 5타점 7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출루율 0.471 장타율 0.875로 두루두루 뛰어난 성적을 남기고 있다. 비시즌 동안 가져간 변화가 주효한 덕분이다. 노시환은 지난해 6홈런 장타율 0.382로 크게 부진했다. 타점을 만들 타자가 적어 삼진을 두려워하다 위축됐고, 이는 장타 실종으로 이어졌다. 노시환의 해결책은 타격 포인트였다. 비시즌 내내 타격 포인트를 앞에 두기 위해 노력했고, 시범경기에서도 현재진행형이다.단순히 장타만 는 게 아니다. 노시환이 이날 삼성 백정현에게 친 홈런도 몸쪽 깊숙이 파고드는 직구였다. 스트라이크보다는 볼에 가까웠으나 박병호(KT 위즈)를 연상하게 하는 몸쪽 공 공략으로 이를 홈런으로 연결했다.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노시환은 "타격 포인트를 앞에 놓은 덕분에 몸쪽 깊은 공이었는데도 몸이 반응해 정 타이밍에 맞은 것 같다. 예전 타이밍이었다면 좀 더 늦어서 파울이 됐을지도 모르겠다"며 "채은성 선배님은 조언 중 타격 포인트 이야기를 가장 많이 해주신다. 내가 묻는 경우가 많다. 선배님께서 워낙 앞에서 타격 포인트를 이루는 유형이시다. 어떻게 해야 앞으로 형성할 수 있는지 등을 많이 알려주셔서 훈련 때부터 적용하니 도움이 많이 됐다"고 전했다.이날 인상을 남긴 건 홈런이 전부가 아니다. 4회 1사 만루 상황에서 2루 주자였던 노시환은 삼성 내야진이 병살 처리를 못 하는 틈을 타 홈으로 쇄도해 역전 득점을 만들었다. 노시환은 "3루 코치님께서 멈추라는 지시를 내렸다. 그런데 2루에서 충돌이 일어난 것 같았고, 나에게 신경을 쓰지 않고 있더라. 그래서 '홈에 들어가면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몸이 먼저 반응해 뛰었던 것 같다"며 "감독님께서 워낙 그런 공격적인 베이스러닝을 좋아하신다. 과감하게 아웃되는 건 아무 말도 안 하겠다고 주문하신다. 과감하게 하려는 편인데, 오늘 득점 때는 다른 분과 얘기하고 계셔서 하이 파이브는 안 해주시더라"고 웃었다.노시환은 "비시즌 때부터 정말 준비를 열심히 했다. 작년 나 스스로한테 실망도 많이 했고, 자존심도 많이 상했다. 올 시즌은 변화를 많이 준 것도 있고, 그래서 나도 정말 기대하는 시즌이다. 작년보다는 정말 잘할 자신 있다"고 했다.노시환은 "팀이 정말 많이 달라졌다. 선배님들께서 합류하면서 팀 분위기가 규율이 있으면서도 자유로워졌다. 선배님들이 후배들이 편하게 뛰어놀 수 있는 분위기로 이끌어주신다"고 밝혔다.한화는 28일 이어지는 삼성전에서도 승리하면 시범경기를 1위로 마칠 수 있다. 노시환은 "시범경기라서 1위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정규시즌에 들어가면 투수들의 볼 배합도 달라지고, 모든 팀이 전력으로 해 판세가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면서도 "그래도 시범경기부터 분위기를 좋게 이어 나간다면 개막전부터 시작해 한 시즌을 잘 치를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지금 팀 순위에는 만족하고 있다"고 전했다.대구=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3.27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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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인터뷰] 홈런 위해 노시환이 변했다… ’포인트 앞으로, 타구는 정면으로’

작은 변화가 노시환(23·한화 이글스)을 홈런 타자로 되돌릴 수 있을까.노시환은 지난 시즌 타율 0.281 장타율 0.382를 기록했다. 고교 때부터 홈런 타자로 불렸고, 2021년 18홈런을 쳤던 그가 콘택트에 집중하다가 장타를 잃었다.노시환은 장타자로 돌아가기 위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미국 애리조나에서 열린 스프링캠프 때부터 히팅 포인트를 앞에 두고 훈련하고 있다. 삼진을 감수하는 대신 장타를 노리기 위해서다. 현재까지 결과는 나쁘지 않다. 스프링캠프 연습경기 성적이 타율 0.333 장타율 0.833에 달한다. 이어 18일까지 시범경기 네 경기에서도 타율 0.417 1홈런 장타율 0.833을 기록 중이다. 안타 5개 중 3개가 장타다.노시환은 “현재 컨디션은 너무 좋다. 연습해왔던 걸 실전에서 보여주는 것이기에 큰 어려움은 없다"며 "타격 어프로치는 훈련 때부터 계획을 세워놓으면서 준비했고, 지금 잘 실행되고 있어 만족스럽다”고 현재 상태를 전했다.히팅 포인트를 앞에 두고, 장타를 의식하게 되면 상대적으로 당겨치는 타구가 많아진다. 우타자인 노시환 입장에서는 왼쪽 외야 타구가 늘어나는 법이다. 그런데 노시환은 타격 시 타구를 왼쪽 외야가 아닌 가운데 외야로 보내기 위해 노력 중이다.김남형 한화 타격 코치는 "노시환이 타격 포인트를 앞에 두고 싶어 해 이야기를 나눴는데, 방향성이 잘못돼 있었다"며 "타구를 왼쪽으로 보내려고 하기에 '일단 가운데 외야를 생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인위적으로 공을 당기려 하면 몸이 왼쪽으로 빠져나가 스윙이 퍼져 나온다. 좋은 타구도 안 나오게 된다"고 말했다. 김 코치는 "가운데 외야로 보낸다고 생각하고 타격 포인트를 앞에 두면서 쳐야 타구가 왼쪽으로 간다"며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으니 이대로 꾸준하게 해주면 더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것 같다"고 했다. 타석 안에서도, 밖에서도 든든한 선배 채은성의 존재도 큰 힘이 된다. 이번 시즌에 앞서 6년 총액 90억원에 한화와 계약한 채은성은 노시환과 함께 한화의 중심타선을 구성하고 있다. 그는 캠프에서는 휴일마다 후배들에게 밥을 사고, 야구 이야기 대신 사담을 나누며 가까워지는 데 집중했다. 노시환은 "처음에는 채은성 선배님께서 좀 과묵한 성격이신 줄 알았다. 그런데 함께해보니 의외로 웃음도 많으시고 장난도 많이 치셔서 후배들이 편하게 다가갈 수 있었다. 밥도 죄송할 정도로 많이 사주셨다"고 말했다.채은성은 스프링캠프 내내 노시환 옆에 붙어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타석에서는 '우산 효과'를 선물했고, 타석 밖에서는 개인 코치로 변신했다. 김남형 코치는 "채은성이 오면서 타점을 올릴 수 있는 선수가 늘었으니 부담감이 덜어질 것"이라며 "은성이가 훈련 루틴이 정말 좋다. 우리도 선수들이 루틴을 만들도록 돕지만, 시환이가 아직 어리다 보니 옆에서 꾸준하게 같이 해줄 수 있는 선수가 필요했는데 잘해주고 있다"고 했다.노시환은 "선배님께서 제 타석을 지켜보고 피드백도 바로바로 주신다. 타격 타이밍이 늦을 때마다 말해주고, '히팅 포인트를 앞에 두고 가볍게 쳐도 타구가 충분히 날아간다. 너무 힘으로 치려 한다'고 얘기해주셨다"고 전했다.노시환은 지난 두 시즌 동안 부상으로 222경기 출전에 그쳤다. 타격 페이스가 좋다가도 부상으로 흐름이 끊어졌다. 히팅 포인트만큼 중요한 게 건강이다. 노시환은 "캠프 동안 체중을 관리한 건 부상 방지를 위해서였다. 그래서인지 지금 컨디션도 너무 좋다"며 "한 시즌 동안 안 아픈 게 제일 중요하다. 수비나 주루할 때 몸도 가벼워진 것 같다"고 웃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3.20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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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인터뷰] 노시환 깨운 이대호·박병호 한 마디 “삼진 겁내지마”

성장통을 겪은 노시환(22·한화 이글스)이 다시 한번 날갯짓을 준비한다. 거포 선배들의 조언 덕분이다. 노시환은 리빌딩 중인 한화 타선의 미래이자 현재다. 지난 2019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지명된 그는 당시 최고의 파워히터 유망주로 꼽혔다. 지난해에는 그 잠재력을 터뜨렸다. 타율 0.271 18홈런 84타점을 기록했고, 출루율(0.386)과 장타율(0.466)을 합친 OPS도 0.852로 뛰어났다. 부상으로 출전 경기 수(107경기)가 적었지만, 풀 시즌을 소화했다면 25홈런과 100타점도 가능한 페이스였다. 당시 노시환은 "과거에는 나도 내가 공을 못 보는 선수라고 생각했다. 거포를 지향하면서 콘택트나 타율을 개선하지 않았다"며 "이제는 나만의 존을 설정하고 계획을 세워 타석에서 싸우는 법을 배웠다"고 설명했다. 그랬던 그가 올 시즌 부진했다. 타율은 0.281로 올랐지만, 홈런은 6개뿐이다. 출루율과 장타율이 모두 떨어졌다. 2021년 노시환을 있게 해준 '타석에서 싸우는 법'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노시환은 일간스포츠와 통화에서 "(시즌 초) 삼진을 워낙 많이 당하다 보니 안 당하려고 연구를 많이 했다”며 “그러다 보니 나도 모르게 히팅 포인트가 뒤로 왔다. 그러면서 점점 장타가 사라졌고 선구안도 흔들렸다”고 돌아봤다. 히팅 포인트가 뒤로 가면서 타구의 방향도 바뀌었다. 당겨친 타구 비율이 41%로 지난해(50.2%)에 비해 크게 줄었다. 노시환의 고민은 다른 홈런 타자들이 풀어줬다. 노시환은 “박병호(KT 위즈) 선배님의 인터뷰를 보니 '홈런 타자는 삼진을 두려워하면 안 된다'고 하셨더라. 그 이야기를 듣고 돌아보니 나성범(KIA 타이거즈) 선배님도, 최정(SSG 랜더스) 선배님도 삼진이 많았다"며 "그동안 난 삼진을 먹지 않으려고 했다. 박병호 선배님 인터뷰를 보며 내가 (삼진을) 두려워하고 있었다는 걸 알았다. 그래서 경기 중 1루에서 선배님을 뵈면 (타격 비결을) 많이 여쭤봤다”고 했다. 경남고 선배이자 롯데 자이언츠 4번 타자였던 이대호도 힘이 됐다. 노시환은 지난 9월 대전에서 열린 이대호 은퇴 투어 때 “이대호 선배님이 조언해주셨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당시 콘택트하기 너무 어려워 혼란스러울 때였다. 시즌 중인데도 타격 폼을 바꿔볼 정도로 방황했다. ‘너무 혼란스럽고, 방망이도 잘 안 맞는다’고 선배님께 말씀드리니 찬찬히 설명해주셨다"며 "스타일을 바꾸지 말라고 하셨다. 굳이 히팅 포인트를 앞에 두려고 하면 절대 잘 칠 수 없다. 장점인 힙턴과 배트 스피드를 살려서 쳐라’고 하시더라”고 전했다. 노시환은 “이대호 선배님은 히팅 포인트를 완전히 앞에 두고 가볍게 치시는 것 같지만, 오히려 본인은 끝까지 보고 치신다고 하셨다"며 "비시즌 운동을 부산에서 하는데 (이대호) 선배님에게도 도움을 청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노시환은 “올해 팀이 어려울 때 한 달 정도 부상으로 빠져 팀원들에게 너무 미안했다. 중심타자 역할도 해주지 못했다”며 “한화 중심타선에는 (김)인환 형도 있고 채은성 선배님도 오셨다. 시즌 중 채은성 선배님께 '한화로 오시면 안 됩니까' 했더니 '불러줘야 가지'라고 하셨는데 진짜 오셨다. 많이 보고 배우겠다"며 "(정)은원 형이나 나, 또 다른 어린 선수들도 많다. 우리가 투지 있는 모습을 더 보여주면 한화가 강팀이 될 수 있고, 선배님들을 잘 따라갈 수 있다. 은원 형과도 ‘우리가 한 발짝 더 뛰고 한 번 더 열심히 해보자’고 이야기한다. 내년에도 그런 마음가짐으로 뛰겠다”고 다짐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12.26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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