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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적' 자기반성, 두산 플렉센의 안착이 기대되는 이유

외부 환경은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본다. 자평은 엄격하다. 두산 새 외인 투수 크리스 플렉센(26)의 성향은 기대감을 준다. 플렉센은 지난달 2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자체 청백전에서 청백의 선발투수로 등판해 3이닝 동안 2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기대받던 구위를 증명했다. 빠른 공의 최고 구속은 시속 152km까지 찍혔다. 슬라이더는 142km. 개막 날짜가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좋은 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다. 기록도 좋다. 미야자키(일본) 2차 캠프에서 열린 소프트뱅크 2군전과 청백전 세 경기에 등판해 10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1.80을 기록했다. 청백전은 3연속 무실점. 공식전은 아니지만, 강팀 두산의 타선을 상대로 남긴 숫자다. 의미가 있다. 두산은 지난 두 시즌(2018~2019년) 동안 1·2선발은 맡던 조쉬 린드블럼과 세스 후랭코프의 이적 공백을 라울 알칸타라와 플렉센으로 메웠다. 알칸타라는 지난 시즌에 KT 소속으로 뛰며 11승을 거두며 검증된 투수다. 홈구장이 더 넓고, 야수진의 수비가 탄탄하기 때문에 더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 키플레이어는 플렉센이다. 메이저리그 등판 경험이 있고, 마이너리그에서도 선발로만 103경기에 나섰다. 통산 평균자책점(3.61)도 좋은 편이다. 두산이 새 외인 영입 상한액이 100만 달러를 안길만큼 미래 가치를 인정 받았고, 실전 경기를 통해 기대감을 높였다. 플렉센의 안착 전망을 높이는 이유가 또 있다. 성향이다. 이름값 높고, 이력이 화려한 빅리거 출신도 KBO 리그에서 실패한 사례가 많다. 한국 야구와 문화를 향한 존중이 결여된 선수가 많았다. 플렉센은 한국 정서를 잘 이해하고 공감하는 편이다. 호주 1차 캠프를 마친 뒤 만난 그는 "전반적으로 유연하지만, 훈련과 실전에 돌입하면 집중력이 달라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왜 강팀인지 알겠더라"며 새 소속팀의 저력을 치켜세웠다. 몇몇 국내 선수가 자신의 적응을 도와준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고, 문화를 탐구하려는 의지도 드러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사태로 다른 팀 외인들이 연달라 고국으로 향하던 상황에서도 동료들과 동행했다. 그는 "코로나19 가볍게 보지 않지만, 청결을 유지하면 문제가 없을 것이다. 한국에서 팀 훈련 일정을 소화하며 한국시리즈 우승만 생각할 것이다"고 했다. 외부 요인은 긍정적인 자세로 대처한다. 그러나 자신에게는 엄격하다. 이 점도 주목된다. 프렉센은 3월 27일 청백전에서 빼어난 투구를 한 뒤에도 자책했다. 이닝(3) 대비 투구수(54개)가 많았고, 1회 투구에서 제구력이 좋지 않았다는 이유다. 그는 "효율적인 투구를 하지 못했다"고 했다. 국가대표 출신 내야수 허경민과 김재호, 펀치력과 장타력이 있는 최주환과 오재일을 상대했다. 고전했지만 실점은 없었다. 플렉센은 성에 차지 않은 모양. 소프트뱅크 2군전에서도 깔끔하게 막아낸 2회보다는 흔들렸던 1회 투구만 언급했다. "빠른 공의 제구가 낮게 되지 않았다"며 말이다. 그러나 김태형 두산 감독은 "예상한 것보다 경기 운영 능력이 훨씬 좋다"고 평가했다. 문제점을 빨리 알아낸 뒤, 경기 중에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준 점을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플렉센은 27일 청백전을 마친 뒤 "시즌 중에도 이런 경기가 나올 수 있다. 좋은 연습이 됐다.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며 준비하겠다"는 말을 남겼다. 실력과 자세를 두루 갖춘 신입이 두산에 합류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4.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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