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 오스틴도 놀란 '준비된 빅리거' 문동주···"기량, 열정, 영어 회화 다 훌륭"
LG 트윈스 오스틴 딘이 한화 이글스 신예 투수 문동주의 기량과 열정, 그리고 영어 회화 능력에 놀라워했다. 오스틴은 지난 4일 LG의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귀국, 6일부터 잠실구장에서 훈련했다. 2024시즌 국내 첫 훈련이던 지난 6일에는 2023 골든글러브(1루수 부문)를 전달받았다. 지난해 12월 열린 시상식에는 미국에 머무느라 참석하지 못했다.
오스틴은 "지난해 우승과 골든글러브 수상은 내 야구 인생의 가장 영광스러운 순간을 영원히 남을 것"이라고 기뻐했다.
오스틴은 이날 골든글러브 수상 등에 관해 취재진과 인터뷰 도중 류현진의 한화 복귀 이야기가 나오자 "류현진이 한화에서 젊은 투수들의 성장에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특히 나와 친한 문동주가 한국을 대표하는 투수가 될텐데 류현진이 잘 이끌어주면 좀 더 성장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오스틴이 문동주와 친분을 쌓은 건 팀 동료 케이시 켈리를 통해서였다.
지난해 대전 원정 때 켈리와 문동주의 저녁 식사가 예정돼 있었고, 그 자리에 오스틴이 초대받아 함께 했다. 오스틴은 "문동주의 영어 실력이 놀랍다"고 했다. 옆에 있던 LG 구단 통역 지승재씨는 "통역하러 오스틴과 함께 동석했는데, 굳이 내가 할 역할이 없었다. 문동주 선수가 영어를 굉장히 잘하더라"고 했다. 오스틴은 "비시즌 미국에 있는 동안 문동주와 영상 통화도 했다"고 소개했다. 오스틴을 통해 문동주의 '준비된 메이저리거'의 면모를 엿볼 수 있었다.
문동주는 한국 야구의 미래를 책임질 투수로 손꼽힌다. 2022년 한화 1차으로 입단한 문동주는 지난해 23경기에서 8승 8패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했다. 시속 160km에 육박하는 강속구가 강점이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우승의 주역으로, 금메달을 따 병역도 해결했다. 아직은 섣부르나 지금까지 국내외 무대에서 보여준 기량과 잠재력을 고려하면 빅리그 진출도 가능할 것으로 점쳐진다. 오스틴은 "문동주가 대화를 해보니 야구에 대한 열정과 애정에 존경심을 표할 정도로 대단했다. 앞으로 더 성장해서 메이저리그까지 진출했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문동주는 지난해 NC 다이노스에서 활약하며 트리플 크라운(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1위)을 차지한 에릭 페디(시카고 화이트삭스)를 찾아 이것저것 물어보는 열성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 7일 청백전 류현진과의 선발 맞대결에서는 전혀 주눅들지 않고 3이닝 2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오스틴은 "문동주가 한국을 대표하는 투수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섞었다. 그러나 그라운드에서 맞대결은 양보할 수 없다. 지난해 139경기에서 타율 0.313 23홈런 95타점을 기록한 오스틴은 2023 골든글러브 최다득표(93.1%)을 영광을 차지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타율 0.350에 7안타 1홈런 5타점 3득점 OPS(출루율+장타율) 0.931로 활약, LG의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이런 활약을 인정받아 시즌 종료 후 총액 130만 달러(17억원)에 계약, 한국 무대 두 번째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문동주를 상대로는 8타수 1안타로 약했다. 다만 유일한 안타는 2타점 2루타였다. 오스틴은 "프로라면 최고 선수를 만나서도 이겨야 한다"며 필승 의지를 드러냈다. 이형석 기자
2024.03.08 19: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