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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드래곤, 마약퇴치‧중독치료 재단 설립→3억 기부 [공식]

그룹 빅뱅 출신 지드래곤이 마약 퇴치와 중독 치료를 위한 재단을 설립해 3억 원을 기부한다. 25일 소속사 갤럭시코퍼레이션에 따르면 지드래곤은 마약퇴치 등을 위한 재단을 설립하고 첫 출연금 3억원을 단독 기부한다. 해당 재단의 이름은 ‘Justice’(정의)와 ‘Peace’(평화)를 합친 ‘JUSPEACE Foundation’(평화정의재단)이다. 재단의 슬로건은 ‘평화를 수호하자&사랑의 정의/정의의 사랑’이다. 앞서 지드래곤은 마약 혐의를 벗어난 후인 지난 21일 손편지를 통해 “한 해 평균 마약사범이 2만 명에 달한다는 사실과 청소년 마약류 사범이 무섭게 증가했지만 이들 중 치료 기관을 통해 치료받을 수 있는 사람이 500명도 되지 않는다는 가슴 아픈 사실을 알게 됐다”며 이들을 위한 재단을 설립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드래곤의 첫 기부는 ‘VIP’(빅뱅 팬덤명)의 이름을 기반으로, 이번 사건을 통해 자발적으로 펼친 캠페인 활동명 ‘가디언즈 오브 데이지’(Guardians of Daisy)의 이름으로 기부된다. 최용호 갤럭시코퍼레이션 대표는 “재단은 권지용의 음악을 통해 편견 없는 사회를 실현하고자 하는 강력한 의지를 바탕으로 설립되고 이에 맞는 활동을 펼쳐나갈 예정”이라며 “재단의 첫 번째 프로젝트는 마약퇴치 및 중독 청소년 치료를 위한 활동”이라고 전했다.지드래곤은 이를 위해 자문위원회에 참여할 의료보건, 공공정책과 행정, 복지와 문화 분야의 전문가들을 추천 받아 선별하고 있으며 자문위원회가 구성되는 대로 공익활동의 방향을 정할 계획이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3.12.25 14:18
연예일반

양동근→추상미, 마약 근절 앞장선다.. 소망교도소서 비전 선포

배우 양동근, 추상미와 가수 이철규가 범죄와 마약 예방을 위해 나섰다.이들은 지난 12월 20일 잠실 롯데호텔, 소망교도소 개청 13주년 기념행사에 참여, 비전 선포식을 통해 “미래를 짊어질 다음 세대들이 폭력과 마약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 오늘날 청소년, 청년들이 빛 가운데 바르게 자라날 수 있도록 다음 세대를 향한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소망교도소는 한국교회 연합 재단법인 아가페가 법무부와 위탁계약을 체결하고 2010년부터 개청한 민영교도소다. 재소자 교화에 중점을 두고 운영되어 재범률도 상당히 낮다고 알려졌다.양동근, 추상미, 이철규는 지난 7월 소망교도소와 ‘Prison Fellowship Korea’(PFK 국제교도협회 한국지부) 홍보대사로 위촉, 찬양집회로 수용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적극적인 마약 퇴치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한편 한국청년마약예방퇴치총연합 단체도 민간재활센터 마약전문병원 설립등을 추진하며 힘을 보태고 있다.함께 활동을 지원하고 있는 곽성훈 국제교도협회 대표 및 소망교도소 교육위원은 “대중 연예인은 많은 청소년들의 선망의 대상이다. 따라서 범죄와 마약 예방에 앞장서는 문화예술인들의 역할은 청소년 범죄 예방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3.12.22 11:19
연예일반

지드래곤, 직접 손편지 썼다 “마약 퇴치할 것…재단 설립·가수 컴백 준비 중” [전문]

마약 무혐의 판결을 받은 그룹 빅뱅 출신 지드래곤이 팬들을 위한 손편지를 남겼다. 지드래곤은 약자를 위한 재단 설립과 아티스트의 컴백을 예고했다.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반포동 JW 메리어트 호텔 서울 그랜드볼룸 홀에서 AI 메타버스 기업 갤럭시코퍼레이션이 진행하는 지드래곤의 기자회견이 개최됐다. 다만 이날 현장에 지드래곤은 참석하지 않았으며, 갤럭시코퍼레이션 책임자들이 참석했다.이날 오휘영 이사는 지드래곤이 직접 쓴 편지를 대신 낭독했다. 먼저 지드래곤은 “이번에 직접 만나서 인사드리고 이야기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서 매우 아쉽다”며 “새로 맞이하는 한 해에 어떻게 인사를 드릴까 나의 어떤 이야기를 전할까 고민이 많았다”고 운을 뗐다.이어 “최근에 어려운 시간을 보냈지만, 주변에서 걱정도 많이 해주시고, 응원도 많이 해주셔서 잘 이겨낼 수 있었다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마약 혐의에서 벗어난 것을 간접적으로 언급했다.지드래곤은 “이번 사태를 지나며 저는 지금까지 제가 보지 못했던 곳을 보게 됐다. 뉴스를 보며, 한 해 평균 마약사범이 2만여 명에 달한다는 사실과 청소년 마약류 사범이 무섭게 증가했다는 사실, 이들 중 치료기관을 통해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이 2만여 명 중 한해 500명도 되지 않는다는 가슴 아픈 사실을 알게 됐다”며 “그래서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됐다. 무방비로 노출된 청소년들, 무섭고, 잘못된 길인지 모르고 가는 사람들을 위해 마약을 퇴치, 근절하기 위한 일들을 적극적으로 해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지드래곤은 이같은 활동을 지속하기 위해 재단을 만들 거라며 “우리는 세상의 편견, 불공정으로 고통과 피해를 보는 사람들의 편에 서서 모든 사람이 동등하고, 공정하게 존중 받으며,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고자 한다”고 설명했다.또 지드래곤은 “아티스트 권지용이 좋아하고 팬들이 좋아하는 음악과 예술활동을 통해 마약퇴치, 불평등, 불공정과 같은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기회가 없는 아티스트들에게 기회를 주는 후원을 하며, 나와 같은 일을 할 미래세대를 양성하는 활동을 펼치려 한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지드래곤은 “2024년을 이렇게 시작하고자 한다. 저는 저의 책임을 다 하며 컴백하여 아티스트로서의 책임도, 사회적 책임도 다 할 것”이라며 “여러분도 여러분의 자리에서 자신의 책임을 다해주시길 바란다. 제가 이렇게 잘 정리할 수 있었던 것은 나는 혼자가 아니고, 세계 곳곳에서 우리는 함께하고 있으니, 절대 포기하지 말고, 더 힘내자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더불어 팬덤 V.I.P와 YG엔터테인먼트에 감사 인사를 전한 지드래곤은 “여러분도 가족과 동료들과 2023년 잘 마무리하시고, 밝은 사회를 향한 우리의 발걸음에 함께 하시길 희망한다. 우리 모두 서로 사랑합시다”라고 외치며 마무리했다. 다음은 지드래곤 편지 전문이다.권지용입니다.이번에 직접 만나서 인사드리고,이야기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서 매우 아쉽습니다.새로 맞이하는 한 해에,어떻게 인사를 드릴까,나의 어떤 이야기를 전할까 고민이 많았습니다.알고 계신 것처럼 최근에 어려운 시간을 보냈지만,주변에서 걱정도 많이 해주시고, 응원도 많이 해주셔서 잘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이번 사태를 지나며, 저는 지금까지 제가 보지 못했던 곳을 보게 되었습니다.뉴스를 보며, 한해 평균 마약사범이 2만여명에 달한다는 사실과청소년 마약류 사범이 무섭게 증가했다는 사실,이들 중 치료기관을 통해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이 2만여명 중 한해 500명도 되지 않는다는 가슴 아픈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그래서,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무방비로 노출된 청소년들, 무섭고, 잘못된 길인지 모르고 가는 사람들을 위해 마약을 퇴치, 근절하기 위한 일들을 적극적으로 해나가고자 합니다.치료의 기회를 갖지 못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기회를 나누고자 합니다.또 힘이 없고, 약한 존재들이 겪게 되는 억울한 일들이 반복되지 않도록그런 이들의 옆에 서서 누군가의 오빠로, 형으로, 동생으로, 동료로그들을 보호하는 시스템적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이 활동을 진심으로, 또 지속적으로 하기 위해 재단을 만들기로 했습니다.재단에서 우리는 세상의 편견, 불공정으로 고통과 피해를 보는 사람들의 편에 서서 모든 사람이 동등하고, 공정하게 존중 받으며,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고자 합니다.아티스트 권지용이 좋아하고, 팬들이 좋아하는 음악, 예술활동을 통해 마약퇴치, 불평등, 불공정과 같은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기회가 없는 아티스트들에게 기회를 주는 후원을 하며, 나와 같은 일을 할 미래세대를 양성하는 활동을 펼치려 합니다재단에서 이런 활동으로 씨앗을 틔우면,훌륭한 많은 동료 아티스트들과 또 좋은 활동에 공감하는 전세계 팬들과 함께우리는 세상에 평화캠페인, 편견 없는 지구캠페인 같은 일들을 펼쳐 나가며, 다양성을 조화롭게편견 없는 세상의 꿈을 만들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권지용은 2024년을 이렇게 시작하고자 합니다.저는 저의 책임을 다 하며 컴백하여 아티스트로서의 책임도, 사회적 책임도 다 할 것입니다.여러분도 여러분의 자리에서 자신의 책임을 다해주시길 바랍니다.세상은 이런 생각,이런 마음이 모여행동할 때 변화한다고 믿습니다.저에게도 정말 다사다난했던 한 해였습니다제가 이렇게 잘 정리할 수 있었던 것은 나는 혼자가 아니고,세계 곳곳에서 우리는 함께하고 있으니,절대 포기하지 말고, 더 힘내자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처음부터 끝까지 자기 일처럼 생각하고 사랑으로 감싸준V.I.P 팬클럽 덕분에기운 잃지 않고 외롭지 않았다고 전해드리고 싶습니다.여러분들께 고맙기 때문에 가수로서는 당연히, 음악으로 세상을 더 좋게 만드는데힘쓰고 싶고,이번 재단설립 후 첫번째 기부는 여러분들의 이름으로 하고 싶습니다.새로운 동반자 갤럭시코퍼레이션과 이렇게 뜻깊은 출발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지금의 저를 있게 해준 YG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연습생으로, 빅뱅으로, 솔로 아티스트로 20년 넘는 긴 시간을 동거동락하며, 많은 노력을 통해 얻은 수많은 결과들을YG에 있는 모든 식구들과 함께 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저는 이를 평생 가슴에 담고 활동하겠습니다.여러분도 가족과 동료들과 2023년 잘 마무리하시고,밝은 사회를 향한 우리의 발걸음에 함께 하시길 희망합니다.우리 모두 서로 사랑합시다!! 권지용 드림권혜미 기자 emily00a@edaily.co.kr 2023.12.21 11:08
사회

[하지마!마약] '마약 수사 10년' 이영권 팀장 "제모해도 결국 다 걸려요"

몇 년 전 마약 투약 혐의를 받은 한 유명 연예인이 온몸의 털을 밀고 경찰에 출석해 화제가 됐다. 약물 검사를 피하기 위한 것인데, 수사관들은 당황하지 않고 면도기를 들어 해당 연예인의 몸을 긁어냈다. 미세하게 자라난 체모를 채취하는 일명 '대패질'이다. 양성 판정을 보인 이 연예인은 결국 처벌을 받았다.이처럼 마약 수사만 10년을 한 이영권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 마약1계 1팀장에게 꼼수는 통하지 않는다. 그는 25일 서울 중구 순화동 KG타워에서 열린 강연에서 "약물 반응은 우리 몸의 모든 털에서 나온다. 딱딱하지만 혈액이 흐르는 손톱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최근 대표적 마약 유통 창구로 떠오른 텔레그램 등 익명 기반 메신저에는 경찰의 감시망을 피하는 팁이 퍼진 상황인데, 이는 단순히 구매를 부추기기 위한 것이며 과학적 근거가 전혀 없다는 설명이다.이영권 팀장은 "아르기닌 성분을 섭취하거나 옥수수수염차, 크랜베리 주스, 이온음료를 마시고 배출하면 걸리지 않는다는 내용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했더니 마약 투약 용량이나 방법, 빈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지만 모두 검출할 수 있다는 결과를 얻었다"고 말했다.한 투약자가 연인과 지방으로 놀러 가서 투약한 뒤 돌아오는 길에 가장 먼저 사우나에 들러 열심히 땀을 흘렸지만 서울에서 검거된 사례도 있다. 탈색 또는 염색을 하거나 클렌징크림으로 머리를 감으면 양성 반응을 피할 수 있다는 정보 역시 사실이 아니다.경찰은 늘어나는 대마초 재배 범죄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이영권 팀장은 "대마를 키울 때 필요한 환풍기와 온실 텐트 등 기구들을 한꺼번에 구매한 사람들을 세관과 힘을 모아 분석해 작년에 전국에서 150여 명을 검거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투약 범죄자들을 잡아내는 노하우는 충분히 축적했지만, 마약 매매는 수법이 갈수록 대담하고 교묘해지고 있다. 서울경찰청은 지난 2018년 국내 마약 밀매 조직이 대만에서 몰래 들여온 필로폰 112㎏ 중 22㎏을 유통한 뒤 숨겨놓은 90㎏을 압수했다. 우리나라 국민 3분의 2가 투약할 수 있는 양으로, 가격으로 따지면 3300억원 규모였다.이영권 팀장은 "중간 전달책은 바로 위에서 지시한 사람만 알지 누가 마약을 가져갔는지 모른다. 공범 관계 입증이 정말 어려운 사건이었다"며 "그 해에만 약 340장의 영장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외국인 범죄자들은 고국에 있는 가족이 보복을 당할까 두려워 대부분 범행을 부인한다고도 했다. 한국은 마약 매매·투약 대비 제조 범죄율은 현저히 낮아 해외에서 대부분 밀반입되는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국제 공조가 절실한 이유다.서울경찰청의 2021년 국내 마약류 범죄 유형별 검거 현황에 따르면 총 1만6153건 중 투약이 52.8%로 압도적 비중을 보였고, 매매가 20%로 뒤를 이었다. 제조는 0.1%에 그쳤다. 몸에 마약을 숨겨 입국하는 것은 과거의 방식이다. 요즘은 바다에 던져놓고 위성 좌표를 찍어 배가 가져가는 방식으로 진화했다.이영권 팀장은 "실제 밀반입의 절반가량은 외국인이 들여오는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측하고 있다"며 "예전에는 미국이 많았더라면 지금은 태국과 중국이 1~2위를 다투고 있다"고 말했다.어린 학생들 사이에서 패치 형태로 쉽게 부착하는 '죽음의 마약' 펜타닐이 확산하는 것도 심각한 문제다. 경찰은 식약처와 협업해 주로 처방이 이뤄지는 지역과 연령대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이영권 팀장은 "아무리 가까운 친구라도 본인이 처방받지 않은 약물은 투약·복용하면 안 된다"며 "부모는 자녀가 전에 없던 패치를 몸에 붙였거나 평소와 다른 이상행동을 하면 유심히 관찰했다가 최대한 빨리 경찰이나 학교에 알려 조치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마약청정국이던 대한민국이 마약관리국으로 추락했다. 인터넷 메신저에서 '톡' 서너 번으로 마약이 안방까지 배달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마약사범의 나이도 어려져 10대 청소년 범죄자가 4년 새 3배 증가했을 뿐 아니라 마약을 하는 것을 넘어 유통까지 하는 상황이다. 일간스포츠와 이데일리는 청소년 마약 퇴치 캠페인 '하지마!약'을 시작하면서 심각한 청소년의 마약 실태와 원인, 해법을 심층 취재해 연속 보도한다. <편집자주> 2023.04.26 07:00
사회

[하지마!마약] 김명호 식약처 마약안전기획관 "메타버스·VR로 청소년 마약 예방 교육"

"우리나라는 이미 2015년 마약청정국의 지위를 잃었습니다. 마약에 빠져드는 청소년을 막기 위해 가상현실(VR)과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를 활용한 마약 예방 교육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청소년 마약 퇴치를 위해 바쁘게 움직인다. 급증하는 청소년 마약류 오남용을 미리 막기 위해 보다 효과적인 교육 프로그램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메타버스'와 가상현실 기술도 동원한다는 방침이다.식약처는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정부와 발맞춰 조직 개편을 실시했다. 지난 1월 마약안전기획관을 임시 조직에서 정식 조직으로 전환하고, 김명호 전 경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장을 마약안전기획관으로 재발령했다. 그만큼 식약처는 8년 전 마약청정국 지위를 잃은 한국을 위상을 다시 세우고, 나라의 미래인 청소년들을 마약으로부터 보호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본지가 김명호 의약품안전국 마약안전기획관을 통해 정부 당국이 벌이고 있는 10대 청소년 마약과의 전쟁에 대해 들었다. 한국, 마약청정국 지위 잃은 지 오래 -한국 마약 및 청소년 사범 실태는."국내 마약류 사범은 2017년 1만4123명에서 2022년 1만8395명으로 증가했다. 특히 온라인과 IT기기 조작에 능한 20대 마약사범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세 이하 청소년 마약사범은 2017년 119명이었지만, 2022년 481명으로 4배 급증했다. 최근 필로폰 같은 불법 마약류 외에도 프로포폴과 같은 의료용 마약류를 과다 처방 받거나 의료 쇼핑에 나서는 경우가 있어 그 부작용도 우려되는 수준이다."-청소년들 사이에서 공부나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는 말에 환각제 및 마약 복용이 늘고 있다. "식약처가 2018년 구축한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에 수집된 처방 빅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식욕억제제를 처방받은 19세 이하 환자 수는 감소 중이나 주의력결핍과다활동장애(ADHD) 치료제를 처방받은 수는 증가 추세다. 식약처에서는 ADHD 치료제와 식욕억제제를 오남용 처방하는 의사 대상으로 서면 경고 후 추적 관찰하고 있다. 만약 처방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행정조치 및 행정처분을 부과하는 사전알리미 제도를 지속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이런 노력에 따라 의료용 마약류를 처방·투약받은 19세 이하 환자의 수는 2019년 67만명에서 2021년 57만명으로 점진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빅데이터를 분석해 ADHD 치료제 오남용 처방 의심 의료기관을 지속 점검 및 조치하는 등 관리를 강화해 나가겠다." -배우 유아인의 프로포폴 복용으로 식약처의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이 화제가 됐다. "현재까지 6억5000만여 건의 데이터가 있고, 매년 1억건 이상의 데이터가 축적되고 있다. 식약처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에 보고된 처방·투약 내역 등의 빅데이터를 분석해 해당 환자에게 처방·투약량이 과도한 의료기관을 점검·확인하고 오남용이 의심되는 의사·환자에 대해 경찰청에 수사 의뢰하고 있다." -최근 신종마약이 빠르게 늘고 있다. "‘22년 유엔마약위원회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신종 마약류가 2005년에서 2009년 사이에 166종이 보고되었는데 2021년에는 1127종(누적)이 보고됐다."-식약처가 신종마약으로 지정하며 이미 광범위하게 퍼진 뒤라는 지적이 있다. "식약처는 증가하고 있는 신종 마약류에 대한 신속한 임시마약류 지정으로 관리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임시마약류 지정기간이 2018년 132일이었으나 2022년에는 52일까지 단축했다. 앞으로 행정 효율을 높여 2023년에는 40여 일로 단축해 촘촘한 마약류 관리를 할 계획이다." -한국이 마약청정국인가. "우리나라는 2015년에 마약청정국 지위를 상실했다. 이후 마약사범이 지속적으로 증가했는데, 특히 20대 이하의 마약사범이 2017년 15.8%에서 2022년 34.2%로 늘어나 불과 5년만에 2.4배 증가했다. 식약처는 이런 심각한 상황에서 기존의 공급 억제 정책에 더해 수요 억제 정책을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다."청소년 마약, 가상현실로 예방 -청소년 마약중독이 성인과 비교해 후유증이 더 큰 것으로 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뇌 발달은 25세까지 이루어지는데 청소년기에 마약에 노출되면 기억력, 판단력을 담당하는 뇌의 전전두엽과 측두엽의 대뇌피질 손상이 성인보다 심하다. 유엔 마약범죄사무소(UN ODC)는 2022년 청소년기 마약 오남용이 뇌 발달을 저해하고 마약 중독 및 의존성, 주요 우울장애 유발 등 폐해가 성인보다 더 심각하다고 보고 하고 있다."-청소년 사이에 마약류를 처방받는 '의료 쇼핑'이 유행해 문제가 됐다. "마약류 의료 쇼핑을 방지하기 위해 의사가 환자의 과거 마약류 투약 이력을 확인할 수 있는 '의료쇼핑방지정보망'을 구축하고 운영 중이다. 최근 국회에서 오남용 우려가 높은 약물로 거론된 펜타닐 패치와 같은 마약 진통제 등을 포함해 단계적으로 투약이력 확인을 의무화하기 위한 법률 개정을 논의하고 있다. 또 식약처에서는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으로 수집되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라 과다·중복 처방 의심 의료기관을 집중 선별해 점검 등을 지속 강화하고 있다."-청소년 마약 퇴치를 위한 식약처의 방안과 계획은. "식약처에서는 청소년 마약류 오남용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도록 마약류 예방 교육을 강화할 예정이다. 특히 20대 이하 젊은 층의 마약 확산세를 고려해 그동안의 강의식 교육에서 벗어나 마약의 위험성을 체감할 수 있는 메타버스와 가상현실을 활용한 체감형 교육 콘텐츠를 개발 중이다." -마약 중독자 치료 시설이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많다. "마약류 중독은 '뇌 질환'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중독을 치료하고 재활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에 수사‧단속부터 치료‧재활까지 유기적인 연계 체계를 통해 중독 발견 초기부터 사회 복귀를 위한 준비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식약처는 관계 부처와 긴밀히 협의해 사법·치료·재활의 유기적 연계를 위한 맞춤형 치료‧재활 모델을 도입하고자 시범사업을 실시할 예정이다. 치료·재활을 위한 전문가를 확충하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에 치료와 관련해 복지부에서는 치료보호기관, 전문인력 등 인프라 확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식약처에서는 해외 인적교류, 교육과정 운영 등을 통해 재활 프로그램을 전문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인력을 지속적으로 양성할 예정이다." -마약 중독은 치료될 수 있나."치료‧재활을 통해 마약 중독에서 벗어나 일상으로 회복이 가능하다. 그 성공 가능성은 본인과 가족, 국가에서 얼마나 재활에 관심을 가지고 지원하는가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마약에 호기심을 갖는 청소년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청소년들이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마약을 온라인 등으로 손쉽게 구매해 투약하다가 단순 투약을 넘어 마약에 중독되거나 마약 유통에까지 가담하는 사례도 있다. 마약은 호기심조차 가져서는 안 된다. 마약의 끝은 파멸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혹시라도 마약을 투약한 청소년이 있으면 혼자 해결하려고 하지 말고 한국마약퇴치운동 본부를 찾아 상담을 받아 치료와 재활 프로그램으로 마약 중독을 극복하시기 바란다. 전문가 선생님들이 청소년 여러분을 마약의 굴레에서 나올 수 있게 전문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마약청정국이던 대한민국이 마약관리국으로 추락했다. 인터넷 메신저에서 ‘톡’ 서너 번으로 마약이 안방까지 배달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마약사범의 나이도 어려져 10대 청소년 범죄자가 4년 새 3배 증가했을 뿐 아니라 마약을 하는 것을 넘어 유통까지 하는 상황이다. 일간스포츠와 이데일리는 청소년 마약 퇴치 캠페인 ‘하지마!약’을 시작하면서 심각한 청소년의 마약 실태와 원인, 해법을 심층 취재해 연속 보도한다.<편집자주> 2023.04.21 07:01
사회

[하지마!마약] '마약 악몽' 23년 최진묵 센터장 "3년이면 충분히 회복…'무엇' 아닌 '왜' 했나 주목해야"

인천의 17살 고등학생이 처음 약에 손을 댄 것은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었다. 처음에는 해롱거리는 동네 형들의 모습이 이상했지만, 차츰 익숙해져 권하는 손을 뿌리치지 않았을 때 기나긴 마약의 악몽이 시작됐다. 영화에서나 나오는 가슴 아픈 사연이 아닌 단순 주변 환경 때문이었다.그렇게 소년은 23년간 늪에 빠져 마약 전과 9범으로 8년간 수감생활을 했다. 가족의 응원과 뼈를 깎은 노력으로 암흑에서 벗어나 현재는 회복·재활 지도사로 활약 중인 최진묵 인천 다르크(마약중독재활센터) 센터장(48)의 이야기다. 최진묵 센터장은 회복자들을 가두는 데 그치지 말고 진정한 '회복의 토양'을 다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중독자들을 막연하게 범죄자로 몰아넣는 사회 구조는 확 뜯어고쳐야 한다고 꼬집었다.숨기기 급한 부모들, 암수범죄로 빠지는 아이들지난 13일 인천 미추홀구의 한 식당에서 만난 최진묵 센터장은 생업과 회복자 재활 활동 등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인터뷰에 앞서 한 20대 여성이 상담을 위해 최 센터장을 찾기도 했다. 디톡스(마약 해독) 치료를 마치고 곧 퇴원하는 회복 희망자였다.이처럼 최 센터장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마약 실태를 최전방에서 생생하게 마주하고 있다. 그에게 최근 서울 학원가를 공포로 몰아넣은 '마약음료' 사건 등 청소년을 중심으로 한 마약 범죄의 심각성을 물었더니 의외의 대답을 했다.최 센터장은 "청소년 마약은 현장에서 체감하기 어렵다. 부모들이 자녀들을 드러내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그는 또 "어떻게 해서든 집 안에서 해결하려고 하고 병원도 가지 않는다. 경찰에 신고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그럼 더 숨긴다. 암수범죄 비율이 청소년 사례에서 훨씬 더 높은 이유"라고 했다. 약국에서 마약 성분이 들어간 감기약을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었던 과거와 달리 요즘 청소년들은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훨씬 쉽게 마약을 접한다. 이 때문에 마약을 시작하는 계기가 친목 형성에서 개인적인 이유로 바뀌고 있다.최 센터장은 "14~15살 아이들이 상담하러 온다. 오죽했으면 마약을 했겠나"라며 "마약은 삶을 회피하고 싶을 때 쓰는 도구"라고 말했다.중독보다 위험한 것은 회복하려는 청소년들을 극단적인 선택으로 이끄는 불완전한 감정이다. 중독이 심해질수록 일반인은 느껴보지 못하는 거대한 죄책감과 수치심이 일상을 억누른다.최 센터장은 "어릴수록 '내 부모만은 몰랐으면'하는 심리가 강하다"며 "스스로에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 가족에게 알리지 않지만 혼자 처리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최 센터장도 마지막으로 투약한 순간을 잊을 수 없다. 삶이 망가지고 가족이 떠나는 모습이 겹쳐 죄책감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바늘이 들어온 순간 '내가 이걸 왜 했지?'라는 생각이 머리를 강하게 때렸다고 한다.마약으로 쾌락을 얻는 시기가 지나면 이런 죄책감과 수치심이 빈자리를 메운다. 목적이 사라졌는데도 마약을 찾을 때 의존에서 중독 단계로 넘어가게 된다. 그만큼 초기에 끊는 것이 중요하다.최 센터장의 가장 친했던 친구도, 얼마 전까지 부모와 함께 병원 치료를 받으며 상담을 했던 30대 여성도 충분한 재활시설만 갖춰졌다면 스스로 생을 마감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탈출구' 마약뿐이었던 현실 살펴봐야이렇게 마약이 우리 일상에 파고든 상황에서 여론은 '무슨' 약물을 '누가' 얼마나 했는지에만 관심을 두고 있다.최진묵 센터장은 "우리 사회는 마약이라는 물질에만 집중하고 있다"며 "삶에 당당하게 직면할 때 마약을 안 하고 살아갈 수 있다. 왜 중독이 됐는지부터 이야기를 쭉 들어봐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그러면서 여러 종류의 마약을 투약한 한 연예인을 예로 들었다. 중독을 경험한 입장에서는 몇 번째 약이 나온다 한들 음식을 고르듯 당연하다는 반응이다. 한 고위공직자 아들이 구속영장 기각으로 풀려난 지 며칠 만에 다시 투약한 것은 사회가 만든 시스템이 방치한 것이나 다름 없다는 지적이다.필요할 때는 강력하게 처벌하면서도 회복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재활의 터전을 마련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병원은 디톡스 치료 이상의 역할을 기대하기 힘들다. 교도소는 오히려 마약하는 사람들이 더 끈끈하게 모이는 창구가 될 수 있다.최 센터장은 "이제 어디에서나 마약을 쉽게 구할 수 있는 시대인데도 아직 회복의 토양은 만들어지지 않았다"며 "중독 재활로 시선을 돌리지 않으면 마약과의 전쟁에서 이길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최 센터장은 전국에 4곳(경기·인천·대구·김해)뿐인 민간 재활시설 다르크 중 인천 센터를 자비를 들여 설립했다. 4명의 남성 회복자가 입소해 재활 활동을 하고 있다. 통상 15명의 회복자를 관리하는 데 8명의 스텝이 필요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인건비 등 운영에 들어가는 비용이 턱없이 부족하다.최 센터장은 "다르크의 핵심은 중독 경험이 있는 지도사가 독립적으로, 사랑으로 케어하면서 운영하는 것"이라며 "들어오고 싶다는 사람은 많은데 어떻게 할 수가 없는 지경"이라고 했다.다르크는 육체적 치료보다 심리적 금단 현상을 극복하는 데 더 신경을 쓰고 있다. 마약은 담배처럼 곧장 금단 현상이 나타나지 않아 초반에는 스스로 멈출 수 있을 것이라는 착각을 하게 만든다. 자신이 중독이 아니라는 생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깨고 나면 일상생활에 문제도 없다. 결국 심리적인 요인으로 다시 찾게 되는 것이다.센터에서 가장 중요한 시간은 매일 아침과 저녁에 걸쳐 총 3~4시간 이뤄지는 미팅이다. 자신의 문제를 다른 회복자들에게 계속 드러내고 공감한다. 마약 생각이 난다고 솔직하게 말해도 된다. 그렇게 서로 피드백을 주면서 하루를 시작하고 마무리한다.낮에는 미술·독서 치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식당 일을 돕기도 한다. 밤 11시 이후에는 스마트폰 등 일체의 전자기기를 사용할 수 없다. SNS나 커뮤니티에서 유혹에 빠질 수 있어서다. 회복자 중 흡연자는 있지만 술을 마시는 경우는 없다. 단약을 결심한 회복자 대부분은 정신이 몽롱한 상태를 싫어한다. 센터는 자유롭게 나갈 수 있지만 보통 1년 반 이상 문제없이 생활했을 때 퇴소한다. 다르크 수용 인원 30명 불과…10대·여성 시설 전무문제는 다르크 4곳의 전체 수용 가능 인원이 30명에 불과한 것이다. 젊은 중독자들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지만 이들을 받아줄 수 있는 곳이 없다. 청소년과 여성을 위한 시설은 전무하다.최진묵 센터장은 "20대 남성을 위한 치료 환경은 준비했지만, 청소년 중독자들이 들어왔을 때 어떻게 될지 우리도 몰라서 조심스럽다"며 "여성 전용 회복 시설을 운영할 만한 여성 회복자도 없다"고 말했다.회복자들이 맘 놓고 재활할 수 있는 인프라만 갖춰진다면 마약에서 벗어나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담배처럼 평생 참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끊을 수 있다.단약 10년 차에 접어든 최 센터장에게 조심스럽게 "정말 생각이 나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한 치의 망설임 없이 "1도(전혀) 생각나지 않는다"는 답이 돌아왔다.최 센터장은 "경험상 3~4년은 새로운 사고와 생활 방식을 만들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있다"며 "버팀목이 돼주고 재활센터 안에서 같이 시간을 보내면 못 끊는 사람이 없다. 안 끊는 사람만 있는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올 초 인천 다르크 센터는 의미 있는 시도에 나섰다. 유튜브 채널 '마쓰형'을 만들어 단약 브이로그와 중독자들의 실제 사례를 공유해 마약과 관련한 고민을 양지로 끌어올리고 있다. 마약 중독자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너무 많이 퍼져 있어 바로 잡아보자는 취지에서 도전했다.어릴 적 이유 없이 마약에 손을 댔던 것처럼 최 센터장은 특별한 사명감 같은 것 없이 회복자들의 제2의 인생을 위해 온몸을 던졌다. 처음에는 무언가를 준다는 생각으로 시작했지만, 갈수록 나아지는 회복자들의 모습을 보며 삶의 의미를 되새긴다. 약을 끊은 10년 동안 불행한 적이 없었다는 말에도 의심의 눈초리가 쏟아지지만, 아랑곳 않고 묵묵하게 초록색 회복의 영토를 넓혀가고 있다.최진묵 센터장은 청소년 중독자들을 위한 충고도 잊지 않았다.그는 "수치스럽고 죄스럽겠지만 혼자 해결할 수는 없다"며 "주변에 알리고 치료부터 하는 게 맞다. 도움을 받을 만한 곳은 의외로 많다"고 조언했다. 이어 "단 한 번의 경험으로 삶을 송두리째 빼앗겨 버릴 수 있으니 호기심도 과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마약청정국이던 대한민국이 마약관리국으로 추락했다. 인터넷 메신저에서 '톡' 서너 번으로 마약이 안방까지 배달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마약사범의 나이도 어려져 10대 청소년 범죄자가 4년 새 3배 증가했을 뿐 아니라 마약을 하는 것을 넘어 유통까지 하는 상황이다. 일간스포츠와 이데일리는 청소년 마약 퇴치 캠페인 '하지마!약'을 시작하면서 심각한 청소년의 마약 실태와 원인, 해법을 심층 취재해 연속 보도한다. <편집자주> 2023.04.2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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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마!마약] 교통신호 준수하듯 예방교육 절실...의사 윤리교육도

청소년의 마약 범죄 예방을 위해서는 강력한 처벌은 물론이고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 우선 마약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 마련이 절실하다.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금연 교육처럼 마약 예방 교육이 대두되고 있다. 송경원 정의당 정책위원은 “마약류 예방 교육을 학생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하고 학교보건법 등 관련법을 정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성남 국립법무병원 원장도 조기 예방 교육이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미국에서는 ‘세이 노(SAY NO)'라는 마약 예방 교육이 유치원 때부터 시행되고 있다”며 “교통신호를 준수하듯 윤리교육이 조기에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우 유아인의 프로포폴 상습 복용 사건으로 의료용 마약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의사들의 윤리교육에 대한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유아인은 프로포폴과 대마 등에 이어 마약성 의약품인 졸피뎀도 과다 투약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0대들도 마약류 식욕억제제인 ‘나비약’을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아무 죄의식 없이 처방받고 있다. 조성남 원장은 “의료용 마약을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훨씬 더 무서운 것”이라며 “처방은 의사 고유의 권한인데 비급여로 100~200정도 아무런 제재 없이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 원장은 “이런 관리 사각지대가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만큼 의사들도 마약류 처방에 있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과 함께 중독자 치료에 대한 제도적 보완도 필요한 실정이다. 한국의 경우 3500명의 마약사범이 교도소에 수감돼 있지만 중독자 치료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조 원장은 “한국 교도소에는 마약 중독자를 위한 치료 시설이 전무하다”며 “중독자를 단순히 감독으로 보낸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이 아닌 만큼 전문적인 치료 시설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미국의 경우 모든 교도소 내 마약중독을 치료할 수 있는 '치료공동체(Therapeutic Community)'가 설치돼 있다. 조 원장은 “뉴욕의 치료공동체에서 남성은 77%, 여성은 92%의 약물중독 치료 성공률을 보였다는 결과가 있다”며 “또 치료공동체에서 종사하는 직원들도 마약 중독을 극복한 회복자가 80%에 달한다”고 했다. 그는 “교도소에서 제대로 된 회복자를 만들 수 있다면 파급효과는 대단할 것”이라며 치료공동체를 ‘한국 교도소’에 접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마약 중독자는 약물치료 전문가를 온전히 믿지 않는 경향이 있다. 일종의 거리감이다. 하지만 마약 경험이 있는 회복자의 경우는 마음의 문을 활짝 연다. 이 같은 이유로 2012년 마약 회복자들이 운영하는 기관인 ‘다르크’가 국내에도 도입된 상황이다. 조성남 원장은 “회복자는 중독도 치료될 수 있다는 증거이자 희망이다. 국내에는 다르크가 전국 4곳에 불과하다”며 “일본의 경우 다르크가 90곳이나 된다. 국내에서도 마약 중독 치료를 위해 다르크와 같은 시설을 위한 정부의 지원금이 절실하다”고 말했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마약청정국이던 대한민국이 마약관리국으로 추락했다. 인터넷 메신저에서 ‘톡’ 서너 번으로 마약이 안방까지 배달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마약사범의 나이도 어려져 10대 청소년 범죄자가 4년 새 3배 증가했을 뿐 아니라 마약을 하는 것을 넘어 유통까지 하는 상황이다. 일간스포츠와 이데일리는 청소년 마약 퇴치 캠페인 ‘하지마!약’을 시작하면서 심각한 청소년의 마약 실태와 원인, 해법을 심층 취재해 연속 보도한다.<편집자주> 2023.04.1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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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마!마약] 재발률 치명적, 올바른 마약 치료법과 부모 대처법은

마약은 재발률이 비상식적으로 높다는 점에서 암 질환보다 더욱 심각하다. 국내 유일의 범법정신질환자의 입원·치료 기관인 국립법무병원에 따르면 1년 내 마약 흡입·투약 재발률이 87.5%에 달한다. 사망률도 치명적이다. 조성남 국립법무병원 원장은 “마약 중독자 중 자살률이 20~30% 수준”이라며 “우울증과 무기력증 등으로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에 암 환자처럼 중독 초기에 치료를 해야지 정상적인 생활 복귀가 가능하다. 마약 중독을 ‘악성 암세포’보다 더 무섭다고 입을 모으는 이유는 완전 회복이 쉽지 않다는 데 있다. 미국에서 600명의 헤로인 중독자를 33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비슷한 연령 일반인의 50~100배 정도인 절반이 사망했다. 조 원장은 “암 질환 같은 경우 5년 동안 재발하지 않으면 완치 판정을 내린다”며 “하지만 마약 중독의 경우 재발의 공포는 일평생 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추적관찰 결과 15년간 마약을 끊었음에도 그 이후 마약 재발률이 25%나 됐다”며 마약 중독의 심각성을 재차 강조했다. 마약은 단순히 끊는다고 해서 치료가 되는 게 아니다. 마약을 제대로 알고 그에 대처하는 자세와 가치관을 함양해야 치료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조 원장은 “마약의 경우 한번 중독은 영원한 중독으로 이어진다”며 “왜냐하면 마약을 했을 때 기억은 장기기억 속에 저장돼 평생토록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그래서 마약 입문을 하지 않고, 마약 기억장치를 심어주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마약의 악순환을 끊으려면 본인의 의지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조 원장은 마약 중독자의 문제점에 대해 “마약의 경우 불법인데도 ‘한 두 번은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마음으로 시작했다가 중독에 빠지게 된다”며 “마약에 중독되면 가족와 친구는 물론이고 돈과 건강을 잃는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결국 주변에 마약 중독자와 공급자 같은 부류만 남아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된다”고 지적했다. 마약을 끊는 동시에 올바른 가치관 정립에 대한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 중독자의 경우 마약 흡입 장면이 나오거나 하얀 가루만 보더라도 흥분하기 시작한다. 마약을 했던 경험이 기억장치에 고스란히 남아있어서다. 조 원장은 “마약을 하는 장면을 보면 뇌의 기억장치에서 옛 기억이 소환되는데 약에 대한 생각이 안 나게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그렇기 때문에 약에 대한 생각이나 유혹이 오더라도 이를 이길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전문가들은 유혹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은 올바른 생활과 가치관의 변화에서 온다고 보고 있다. 조 원장은 “사회적 윤리나 규범을 지키면서 정상적인 생활을 하면 가족과 친구 도움 등을 받게 되고 점차 사회의 일원으로 돌아갈 수 있다”며 “따라서 단약이 아닌 가치관의 변화가 가중 중요한 치료의 의미”라고 했다. 청소년들의 마약 중독을 막기 위해 부모의 대처도 매우 중요하다. 자녀의 마약 흡입을 쉬쉬하기보다는 적극적으로 신고해야 한다. 강남의 ‘마약음료’ 사건을 예로 든 조 원장은 “마약 공급책은 보호자를 주로 협박하며 입막음을 시도한다”며 “알려지는 게 무서워서 쉬쉬하는 건 사실상 마약 중독을 방치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자녀가 모르고 먹으면 죄가 없기 때문에 부모가 이를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신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원장은 또 “마약을 한번 했다고 해서 중독되지는 않는다”며 “알고 먹으면 문제가 되겠지만 ‘마약음료’ 등은 모르고 먹는 경우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문제가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마약청정국이던 대한민국이 마약관리국으로 추락했다. 인터넷 메신저에서 ‘톡’ 서너 번으로 마약이 안방까지 배달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마약사범의 나이도 어려져 10대 청소년 범죄자가 4년 새 3배 증가했을 뿐 아니라 마약을 하는 것을 넘어 유통까지 하는 상황이다. 일간스포츠와 이데일리는 청소년 마약 퇴치 캠페인 ‘하지마!약’을 시작하면서 심각한 청소년의 마약 실태와 원인, 해법을 심층 취재해 연속 보도한다.<편집자주> 2023.04.13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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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마!마약] 조성남 국립법무병원장 "10대 중독 취약층, 사회적 내성 부족해 치료 더 어려워"

최근 강남 학원가를 떠들썩하게 했던 ‘마약음료’ 사건으로 청소년을 겨냥한 마약 범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10대 마약사범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어 사회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마약 중독과 정신질환범죄심리 분야에서 최고의 권위자로 꼽히는 조성남 국립법무병원 원장을 만나 청소년의 마약 중독 사태를 들여다보고, 중독 치료법과 함께 마약에 대처하는 올바른 가족의 대응 자세까지 알아봤다. ‘중독 취약층’으로 떠오른 10대 마약사범 조성남 원장이 몸담고 있는 국립법무병원은 국내 유일의 범법정신질환자 입원 및 치료 기관이다. 1988년 법무부 치료감호소 특수치료과장을 시작으로 일반정신과장 등을 거친 그는 35년 넘게 마약 중독자의 심리를 분석하고, 재활 및 치료하는 임무에 앞장서고 있다. 최근 충격적인 ‘마약음료’ 사건을 접한 그는 ‘전형적인 마약쟁이’의 수법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대치동 학원가에서 일어난 ‘마약음료’ 사건은 조직범죄다. 아이들에게 중독시킬 목적으로 퍼트리는 수법”이라며 “처음에는 음료처럼 무료로 나눠주다가 차츰 입문자를 늘이고 중독되게 만드는 전형적인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마약이 아이들의 공간인 학원가에 등장할 정도로 생활반경 내로 깊숙이 침투하고 있다. 조 원장은 청소년들이 ‘중독 취약층’이라는 점을 파고든 범죄라 더욱 경계심을 높였다. 그는 “이제 청소년들도 마음만 먹으면 5만~10만원으로 쉽게 마약을 구할 수 있다”며 “SNS나 채팅을 통해 ‘마약 은어’로 쉽게 마약에 대한 정보를 서로 주고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터넷 강국인 한국에서 청소년 등 젊은 층이 기술적으로 가장 빠르다”며 “그래서 젊은 층에서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마약의 위험성을 전혀 모른 채 빠르게 전파되고 있다는 것이다. 젊은 세대들은 ‘마약’이라는 단어를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며 받아들이고 있다. ‘마약 김밥’, ‘마약 핫도그’ 등 마약이라는 단어가 우리 일상에 스며들고, 심지어 긍정적인 이미지까지 내포돼 마약에 대한 경각심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조 원장은 “일단 마약이라는 게 ‘하면 기분이 좋아진다’라는 인식이 어느 정도 자리 잡고 있는 것 같다”며 “청소년들이 마약의 위험성을 전혀 모르니 제조방법까지 공유되는 등 정보의 유혹 속에서 파급속도가 빠를 수밖에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실제로 대검찰청의 ‘마약류 사범 단속 현황’에 따르면 10대 사범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19세 이하 마약류 사범은 481명으로 집계됐다. 9년 전인 2013년 58명인 것과 비교하면 8배 이상 불어났다. 특히 고등학생에 해당하는 15~18세 마약류 사범은 지난해 291명에 달했다. 2016년 55명과 비교하면 5배가 넘게 증가한 수치다. 여기에 15세 미만의 마약류 사범도 2021년 6명 수준에서 지난해 41명까지 불어났다. 도덕적·사회적 기준 생성 이전 ‘중독 치명타’ 지난해 창원에서 일명 ‘나비약’으로 불리는 마약류 식욕억제제를 구매해 투약·소지한 59명이 무더기로 검거됐던 사건이 발생했다. 충격적인 건 59명의 피의자 중 10대가 47명이나 됐다.조 원장은 대표적인 10대 마약사범들의 케이스로 ‘창원 사건’을 꼽았다. 이들은 생긴 모양이 나비처럼 생겨 속칭 ‘나비약’으로 불리는 이 식욕억제제를 자기 또는 타인 명의로 처방받은 뒤 SNS를 통해 판매하거나 투약·구매·보관한 혐의로 검거됐다. 조 원장은 마약류를 쉽게 받아들이는 청소년들의 경우 중독에 쉽게 노출되고, 치료도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는 “마약의 중독의 기전을 설명하자면 일상생활에서 칭찬을 받거나 기분이 좋을 때 뇌에서 도파민이 분비돼 쾌감을 느끼게 되는 구조”라며 “예를 들어 일반적인 성취 시 도파민이 300개가 분비된다면 마약의 경우 500~1000개로 도파민이 과도하게 분비되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서 중독 현상이 나타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마약이 뇌의 보상 시스템을 파괴하기 때문이다. 조 원장은 “일상생활에서는 '뇌의 보상 시스템’에 따라 도파민이 부족하지 않게 순환된다”며 “하지만 마약으로 도파민을 강제로 쏟아지게 만든다면 이 뇌 시스템이 파괴된다”고 말했다. 그는 “자연 순환적으로 이전 수준까지 회복되지 않는 도파민을 더 채우려면 더 강한 자극을 원하게 되는 셈”이라며 마약 중독의 원리를 설명했다. 마약 중독자들이 계속해서 더 강한 자극을 원하는 것은 뇌의 정상적인 보상 시스템이 붕괴됐기 때문이다. 또 보상 시스템의 파괴는 뇌의 구조 변형을 불러일으켜 건강상 큰 문제를 야기한다. 마약 중독자를 계속 접하는 조 원장은 “중독자의 뇌를 살펴보면 전전두엽의 손상이 심해 올바른 판단과 실행을 할 수 없게 된다”며 “전전두엽뿐 아니라 뇌의 다른 부분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쳐 환각, 환청, 망상 등이 발현하고, 메스 마우스(심각한 잇몸 손상), 메스 버그(몸을 계속 긁어 내는 상처) 현상이 발생한다”고 마약 중독의 부작용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청소년의 경우 마약 중독을 이겨낼 수 없는 ‘사회적 내성’이 아직 부족하기 때문에 더욱 경계해야 한다. 조성남 원장은 “청소년들은 마약 중독의 초기 단계를 심각하게 여기지 않아 치료를 받으려 하지 않는다”며 “아직 사회생활 경험이 부족해 사회적·도덕적 기준에 대해서도 아직 정립이 되지 않은 상태라 중독에 빠질 위험이 더 크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어렸을 때부터 회복되지 않고, 계속해서 중독이 진행되면 치료는 더 어려워지게 된다”고 강조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마약청정국이던 대한민국이 마약관리국으로 추락했다. 인터넷 메신저에서 ‘톡’ 서너 번으로 마약이 안방까지 배달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마약사범의 나이도 어려져 10대 청소년 범죄자가 4년 새 3배 증가했을 뿐 아니라 마약을 하는 것을 넘어 유통까지 하는 상황이다. 일간스포츠와 이데일리는 청소년 마약 퇴치 캠페인 ‘하지마!약’을 시작하면서 심각한 청소년의 마약 실태와 원인, 해법을 심층 취재해 연속 보도한다.<편집자주> 2023.04.13 06:58
사회

[하지마!약] 검색부터 구매까지 5분…마약 편의점 된 SNS

"거래는 문상(문화상품권)으로 가능합니다. 2시간 내로 배송해 드려요." 평범한 중고거래 판매자와의 대화처럼 보이지만 요즘 마약으로 악용되고 있는 수면제 구매자와의 대화 내용 일부다. 포털과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마약을 뜻하는 은어를 검색하자 주인을 알 수 없는 텔레그램·카카오톡 계정이 쏟아졌다. 친구 추가를 하고 가격을 물어보기까지 걸린 시간은 5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5일 유명 SNS인 트위터에서 발견한 한 마약 판매 텔레그램 채널을 살펴보니 구독자가 1000명에 달했다. 트위터는 마약 관련 게시물이 가장 많은 곳으로 알려져 있는 SNS다. 트위터에서 자신을 '인증 딜러'로 소개한 판매자는 실시간으로 코카인 등 입고된 마약을 영상과 사진으로 올려 공유했다. 사기가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다.구매자가 만족했다는 후기는 물론 거래 장소로 불러내려는 경찰의 속임수에 넘어가지 않았다며 이를 자랑하기 위해 주고받은 메시지를 업로드하는 대담함까지 보였다. 판매자들은 감시를 피하기 위해 결제가 끝나기 전에는 장소를 특정하지 않는다. 물건은 운반책인 '드리퍼'가 구매자와 대면하지 않고 약속한 곳에 두고 간다. 국내 대표 플랫폼도 마약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았다.포털 사이트 네이버에 시각과 청각 왜곡을 일으키는 환각제 이름과 함께 '팝니다'라는 문구를 넣어 검색하니 마찬가지로 마약 판매 텔레그램 계정이 떴다. 검색 결과로 나온 홈페이지의 주소는 유명 온라인 쇼핑몰이나 법제처 등으로, 클릭하면 문제 될 게 없는 페이지가 표출됐다. 미리보기로 나오는 홈페이지 내용 요약에만 교묘하게 텔레그램 계정을 섞어 보여주는 수법이다.이와 관련해 네이버 관계자는 "해당 사이트들은 실제 존재하지 않는 페이지로, 검색 결과 노출을 위해 어뷰징을 시도한 케이스로 보여진다"며 "일시적으로 자동 노출될 수 있지만, 자체 모니터링 등으로 저품질 사이트로 판단되면 미노출로 처리한다"고 말했다.또 "주요 마약류 키워드를 대상으로 검색 결과 상시 모니터링을 진행해 부적절한 콘텐츠 노출을 제한하고 있다"며 "자동 완성어 및 연관 검색어는 자체 키워드나 검색 결과에 마약류 관련 불법 정보가 나올 때도 생성 및 노출을 막는다"고 했다.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의 경우 다행히 오픈채팅에서는 마약 이름으로 조회되는 방이 없었다. 카카오 관계자는 "남용 우려가 있어 공개하지 않지만 특정 단어가 들어간 제목을 필터링하고 있다"며 "대화 내용은 모니터링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이용자 신고를 접수해 처리하고 있다"고 말했다.다만 카톡 계정을 텔레그램처럼 마약 판매 채널로 쓰는 사례가 있었다. 카톡은 가입할 때 전화번호 확인이 필수인데, 가상의 전화번호를 생성하는 앱으로 문자를 받아 인증해 가짜 계정을 만드는 방법이 널리 퍼진 상황이다.글로벌 검색포털 사이트 구글에 수면제를 판다고 홍보한 한 카톡 계정에서는 두 종류의 약물을 취급하고 있었으며 10정 이상만 배달이 가능하다고 했다. 수면제 졸피뎀 등은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돼 의사 처방 없이 사용하거나 불법으로 거래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해당 판매자는 문화상품권으로 거래할 것을 요구했는데, 핀번호를 받아 수수료를 주고 환전하는 이른바 '상품권 깡'으로 이득을 챙기는 것으로 보인다. 불법 판매자들 입장에서는 직접 만나 현금을 받거나 은행 계좌이체를 하는 것보다 안전하다.이처럼 마약 거래 창구로 악용하는 SNS 등 IT 플랫폼들은 익명이라 추적이 힘들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전화번호 없이 이메일만으로 가입할 수 있어 계정 여러 개를 등록할 수 있는 트위터가 대표적이다.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2년 1~8월까지 5년간 주요 플랫폼을 상대로 이뤄진 마약 등 불법 식·의약품 정보 시정 요구 건수는 트위터가 3만2839건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다음으로 네이버(3900건)와 인스타그램(3525건), 구글(3172건), 페이스북(1295건), 카카오(399건)가 뒤를 이었다.전체 대비 주요 플랫폼이 차지하는 마약 등 불법 식·의약품 정보 시정 요구 비중도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2018년 20.4%에서 2019년 한 자릿수(8.1%)로 확 줄었다가 2020년과 2021년 20%대로 다시 돌아왔다. 2022년에는 8월까지 절반에 가까운 48.7%의 비중을 보였다.이 중 트위터는 대표적 익명 기반 서비스인 것도 모자라 해외 사업자가 운영하고 있어 관리 테두리 안에 넣는 것이 사실상 힘들다.최근 서울 노원경찰서는 처방받은 뒤 남은, 일명 살 빼는 약인 '나비약'으로 불리는 디에타민 등 향정신성의약품을 SNS에서 되판 혐의로 15명을 입건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는데, 트위터에서 단서를 잡아 검거하는 데 성공했다. 피의자 가운데 10대가 3명이나 껴있었다.업계 관계자는 "트위터는 키워드로 필터링하지는 않는 것으로 안다"며 “마약을 칭하는 은어의 검색을 막으면 전혀 관계없는 단어까지 걸러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 기업들은 수백명이 붙어서 대응하는 데 반해 해외 업체들은 그 정도 규모의 모니터링 전담팀을 운영하지 않는다"고 했다.이 관계자는 또 "트위터 내 마약뿐만 아니라 성 착취 영상 등 불법 콘텐츠를 관리하는 팀인 '트러스트&세이프티'가 있지만, 비용 절감을 중요하게 여겨 인력 감축에 나선 일론 머스크가 회사를 인수한 뒤 상당히 축소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플랫폼을 대대적으로 단속한다고 해도 마약이 확산하는 것을 완벽하게 막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박영덕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중독재활센터장은 "쌀이 없으면 밥을 못 먹는 것처럼 밀수나 판매는 강력하게 처벌하고 투약한 사람들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플랫폼만의 문제는 아니다"고 강조했다.박 센터장은 또 "비행 청소년들 사이의 관심사가 담배에서 마약으로 넘어가고 있다"며 "센터는 성인만 대상이라 보호자나 경찰 없이 혼자 오는 미성년자는 상담을 하지 않고 있다. 그만큼 더 취약하다"고 경고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마약청정국이던 대한민국이 마약관리국으로 추락했다. 인터넷 메신저에서 ‘톡’ 서너 번으로 마약이 안방까지 배달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마약사범의 나이도 어려져 10대 청소년 범죄자가 4년 새 3배 증가했을 뿐 아니라 마약을 하는 것을 넘어 유통까지 하는 상황이다. 일간스포츠와 이데일리는 청소년 마약 퇴치 캠페인 ‘하지마!약’을 시작하면서 심각한 청소년의 마약 실태와 원인, 해법을 심층 취재해 연속 보도한다.<편집자주> 2023.04.0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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