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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의 자존심 같은 드라마 ‘외교관2’ [오동진 영화만사]

극장에 마음에 드는 영화들이 없을 때는 어쩔 수가 없다. OTT로 가야 한다. 다만 마음을 가다듬고, 정자세를 한 다음 끝없는 주행 길에 나서야 한다. 짧게는 6부작, 길게는 12부작을 봐야 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요즘 들어 화제작, 주목할 만한 시즌 속편들이 쏟아진다. 대표적인 작품이 넷플릭스의 ‘외교관’ 시즌 2다. 안타깝지만 이 시즌2를 보려면 반드시 시즌1을 통과해야 한다. 어떤 작품들은 시즌 별로 칸막이가 돼있고 중심인물만 동일한 상태에서 전혀 다른 에피소드를 전개시킨다. 그럴 경우 시즌 별로 따로 본다 해도 크게 이상하지가 않다. 그러나 ‘외교관1,2’는 연결되는 이야기이다. 그러니 시즌 1을 안보고서는 2를 이해할 수가 없다. 안타깝지만 이 참에 12개를 다 보는 것도 나쁘지 않는 경험이 될 것이다. 그만큼 이 드라마가 갖는 이야기의 밀도, 서스펜스가 엄청나다. ‘외교관’은 영국 외교가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주인공은 케이트(케리 러셀)고 원래는 중동 분쟁지역 전문가인데 어느 날 뜻하지 않게 런던 주재 미국 대사로 임명된다. 영국 전함이 누군가에 의해 미사일 공격을 받자 영국 총리 니콜(로리 키니어)은 그것을 이란 등 중동 테러리스트에 의한 것이라고 확신한다. 확신을 하더라도 외교적 측면에서 발설하면 안되는데 기자회견에서 그것을 말해 버리고 곧 이 문제는 국제전 양상으로 번질 기미를 보이기 시작한다. 미국 대통령 빌리 아피아(나나 멘사)가 케이트를 영국 대사로 보낸 것은 그때문이다. 그런데 어쩌면 미사일 공격은 러시아의 극우 마피아가 이란이 그런 양 위장테러를 한 것인지도 모른다는 점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한다. 이런 비밀에 접근하게 되는 데는 영국 외무성, 러시아 외무부가 음으로 양으로 케이트에게 정보를 흘려주고 여러 겹으로 둘러싸여 있는 수수께끼를 케이트가 풀어 나가는 지혜를 발휘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케이트의 부부관계인데, 원래 케이트보다 더 정치적 수완이 높은 남편 헬(루퍼스 스웰)이 음모의 일부에 가담한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현재 부통령 자리가 비게 될 판이고 영국에서의 성과 여하에 따라 케리는 부통령에 지명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부통령은 이혼하면 안된다. 케이트가 헬과의 이혼을 꺼리는 이유다. 그 와중에 영국에서는 또 다른 폭탄 테러가 발생하고 거기에 남편이 휘말린다. 여기까지가 시즌 1의 서사다. 시즌 2부터는 이 폭발 사고가 영국 전함 미사일 공격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에 대한 얘기가 펼쳐진다. 이야기는 이어지고, 뒤집어지며, 반복되다가, 클라이맥스로 치닫는다. ‘외교관2’는 외교관들이 직접 출연해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양, 그 리얼리티가 거의 백 퍼센트 수준이다. 오죽하면 미국 정가의 모든 정치인들이 이 드라마의 내용들을 숙지하거나 이 드라마가 풀어가는 문제 해결방식을 도용하면 미국 정치 문제, 국제 외교 문제의 난제를 풀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살아있는 교과서라는 얘기가 나올 만하다. 이런 류의 드라마 작가로 최고봉인 아론 소킨, 폴 해기스 외에 이런 대본 작가가 있었다는 것이 놀랍다. 에피소드의 상당 부분을 데보라 칸이 썼다. 데보라 칸은 쇼 러너(에피소드의 앞 부분, 대체로 3부 정도 연출하고 나머지는 총괄 진행을 하되 연출은 다른 감독에게 맡기는 방식)로 ‘외교관’을 이끌었다. 데보라 칸은 영화보다는 드라마에서 기량을 닦아 온 인물로 ‘그레이 아나토미’와 ‘홈랜드’같은 시즌제 연출 경력을 지니고 있다. 특이한 것은 미국 정치 드라마의 전설로 불리는 ‘웨스트 윙’의 시즌4와 시즌7의 연출을 맡았었다는 점이다. ‘웨스트 윙’시리즈는 아론 소킨의 명작 중 명작이다. 결국 데보라 칸은 아론 소킨의 줄기에서 길러진 대어인 셈이다.넷플릭스가 늘 그렇고 그런, 조금은 가볍고 조금은 킬링 타임용의 작품들로 도배를 하면서 종종 2% 부족한 OTT라는 느낌을 받으려는 순간, 이런 핵폭탄급의 뛰어난 작품으로 다시 한번 믿음을 갖도록 한다. ‘외교관 1,2’는 앞으로도 넷플릭스가 지키고 가야 할 자존심과 같은 작품이다. 일필휘지처럼 한번에 죽 시청하는 정주행을 권한다. 오동진 영화평론가 2024.11.07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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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혹한 인격살인”…봉준호‧윤종신‧김의성, ‘ 故이선균 방지법‘ 촉구 한목소리 [종합]

“故 이선균 배우의 안타까운 죽음과 같은 일이 다시는 반복돼선 안 된다.”대중문화예술인들이 뭉쳐 이 같이 목소리를 높이며 ‘이선균 방지법’을 촉구했다. 이와 함께 이선균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 촉구 및 언론의 자정 노력을 요청했다.1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문화예술인연대회의(이하 연대회의)의 ‘고(故) 이선균 배우의 죽음을 마주하는 문화예술인들의 요구’ 성명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고인과 영화 '기생충'에서 호흡을 맞춘 봉준호 감독을 비롯해 '리바운드' 등을 연출한 장항준 감독, '서울의 봄' 등에 출연한 김의성, 가수 윤종신 등이 참석한다. '악인전' 등을 연출한 이원태 감독, 이선균과 '킬링 로맨스'·'화차'에 함께 출연한 배우 최덕문 등이 참석했다. 연대회의는 고인의 사건의 실체 파악을 요구하기 위해 만들어진 단체로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한국독립영화협회,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한국영화감독조합,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 한국매니지먼트연합 등 영화·문화계 종사자 단체 29곳이 참여했다. 사회를 맡은 최덕문은 “故 이선균의 안타까운 죽음을 마주한 문화예술인의 첫 번째 노력의 일환”이라며 연대회의의 출범 이유를 밝혔다. 이어 김의성, 봉준호 감독, 윤종신이 차례로 성명서를 낭독했다. 김의성은 “우리의 입장을 밝히는 것이 유명을 달리한 동료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며 이선균 사건과 관련해 “가혹한 인격살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지난해 10월23일 고인이 정식 입건된 때부터 2개월 여 동안 그는 아무런 보호장치 없이 언론과 미디어에 노출됐다. 모든 과정이 언론에 생중계됐다. 사건 관련성과 증거 유무조차 판단할 수 없는 상황에서 언론과 미디어를 통해 대중에 공개됐다”며 “19시간 수사가 진행된 3번째 경찰 소환조사에서 거짓말탐지기를 통한 진위 요구를 했는데 결국 인생의 마침표를 찍는 참혹한 선택을 스스로 했다”고 말문을 잇지 못했다. 또 “대중문화예술인들에 대한 수사과정에서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봉준호 감독은 수사당국에 “한치의 의구심도 없이 수사 단계에서 문제가 없었는지 조사해달라”고 요청하며 “그것이 제2, 제3의 희생자를 만들지 않는 유일한 길”이라고 말했다. 봉준호 감독은 “해당 사건이 언론을 통해 최초 노출된 시점부터 고인의 극단적 선택에 이르기까지 2개월 여간 경찰 수사에 한치의 문제가 없었는지, 부적절한 언론대응은 없었는지 조사해달라”며 “특히 (마약 음성) 국과수의 정밀감정 연구결과가 나온 후 11얼24일 KBS 단독보도 내용엔 수사 과정이 포함됐는데 이 같은 경위가 면밀히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3차 경찰 조사 후에 이뤄진 보도들도 그렇다”고 지적했다. 봉준호 감독은 “적법한 범위 내에서 언론보도 이뤄져야 하는데 경찰조사 세 차례 모두 공개로 출석했다. 고인이 노출되지 않도록 어떤 대비도 하지 않는지, 적법한지 명확하게 요청해달라”며 “수사당국이 ‘적법하게 수사했다’는 한 문장으로만 모든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강하게 말했다.윤종신은 언론 및 미디어를 향해 “내사 단계의 수사 보도가 공익적 목적에서 이뤄졌다고 말할 수 있나”라고 자정을 촉구했다. “개인의 사생활을 부각해 선정적 보도를 한 것은 아닌가. 고인이 대중문화예술인이라는 이유로 경찰조사에서 포토라인에 세우는 것을 무리하게 요구하지 않았나”라고 물었다. 윤종신은 사적 대화 내용이 담긴 기사를 보도한 KBS는 공영방송이라는 이름을 걸고 국민의 알권리라고 말할 수 있나”라며 “모든 미디어는 보도 목적에 맞지 않는 기사를 삭제해달라”고 요구했다. 또 “대중문화예술인이 대중문화 인기에 기반한다는 이유로 충분한 사실확인 및 확인절차 없이 알리는 일부 유튜버를 포함한 황색언론, 사이버렉카에 대헤 우리는 언제까지 침묵해야 하는 것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지막으로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최정화 대표는 ‘이선균 방지법’과 관련해 “피의 사실 공표로 부당한 피해를 입는 것을 막는 차원에서 ‘이선균 방지법'을 위해 적극적으로 단체들과 협력해나갈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언급했다. 이선균은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지난해 10월부터 경찰에 입건돼 수사를 받았으나 지난달 27일 서울 성북구의 한 주차장에 세워진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고인은 수사 과정에서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혀왔으며, 사망 전날 경찰에 지기 조사를 의뢰했다.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4.01.12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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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IS] 실력·매력 입증한 판타지 보이즈…멤버별 입덕 포인트 파헤치기 ②

가요계의 새로운 내일을 열 그룹 판타지 보이즈가 21일 정식 데뷔한다. MBC ‘소년판타지 - 방과후 설렘 시즌2’(‘소년판타지’)를 통해 결성된 판타지 보이즈.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살아남아 결성된 만큼 실력은 물론 매력까지 보증됐지만, 프로그램을 보지 않은 사람들은 판타지 보이즈가 누구인지, 또 어떤 멤버로 구성됐는지 알기 쉽지 않다. 이에 판타지 보이즈 멤버 각각의 입덕 포인트를 짚어봤다. ◇소울중국인 멤버 소울은 지난 2018년 중국 보이그룹 목급소년으로 데뷔했다. ‘소년판타지’를 통해 재데뷔의 기회를 잡았다. 소울의 매력은 솔직함이다. ‘소년판타지’ 3학기 순위 발표식 당시 “무대 올라가기 전에 걱정했다. 나의 이미지가 편집 때문에...”라는 발언으로 현장의 모두에게 웃음을 안겼다. 그러나 소울은 이유를 모르겠다는 듯 “왜 계속 웃냐”며 순수한 매력을 발산해 시청자까지 미소 짓게 했다. ◇강민서판타지 보이즈의 리더이자 보컬, 댄스, 랩 모두 잘하는 올라운더다. 특히 ‘소년판타지’ 당시 미션마다 댄스 브레이크 파트를 담당했을 정도로 뛰어난 댄스 실력을 가지고 있다. 앞서 공개된 무대, 댄스 챌린지 등에서 확인할 수 있는 완벽한 강약 조절 속 능수능란한 표정 연기는 대중을 사로잡기 충분하다. ◇이한빈이한빈의 입덕 포인트는 음색이다. ‘소년판타지’ 3학기 포지션 배틀에서 보컬 부문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평가에서 ‘왕자님 목소리’라는 극찬을 듣기도 했다. 이한빈의 청량하고 시원한 음색에 네티즌은 “이한빈이 노래 부르면 이한빈만 보인다”, “이한빈 음색은 실패가 없다”, “이한빈 음색이 오늘의 발견이다” 등의 호평을 쏟아냈다. ◇히카리일본인 멤버 히카리는 동글동글한 귀여운 비주얼이 매력적이다. 최근 라이브 방송 중 멤버들이 애교를 요청하자 저항 한 번 못 하고 귀여운 포즈를 보여주는 모습에서는 사랑스러운 매력을 엿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비주얼, 성격과 상반된 저음도 눈여겨봐야 할 포인트 중 하나다. 히카리의 저음을 확인할 수 있는 ‘원샷’ 일본어 랩은 팬들 사이 또 다른 킬링파트로 떠올랐다. ◇링치링치는 지난 2017년 중국의 보이그룹 X-TIME으로 데뷔했다. 소울과 마찬가지로 ‘소년판타지’를 통해 재데뷔의 문을 두드렸고 성공했다. ‘소년판타지’ 당시 무대마다 고음과 애드리브 파트를 맡아 메인보컬로서 역량을 자랑했다. 프리 데뷔곡 ‘제스처’(Gesture)에서도 뛰어난 고음을 선보이며 시청자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히카루판타지 보이즈의 대표 실력파 멤버로 꼽힌다. ‘소년판타지’ 당시 매 무대마다 극찬을 받았다.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여자) 아이들 전소연은 “오늘도 역시 히카루는 잘한 것 같다”, “나는 히카루밖에 안 보였다” 등의 평가 멘트로 그의 실력을 높이 샀다. 뿐만 아니라 비주얼과 상반된 청량한 음색은 반전 매력 포인트로 꼽힌다. ◇김우석김우석의 음색은 ‘소년판타지’를 넘어 ‘복면가왕’에서도 빛났다. 김우석은 임영웅의 ‘사랑은 늘 도망가’를 커버해 맑고 따뜻한 음색으로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김우석의 또 다른 장점은 다정함이다. ‘소년판타지’ 당시 2학기 무대를 준비하던 중 팀원의 갈등을 원만하게 해결하는 둥글둥글한 성격에 시청자의 칭찬이 쏟아졌다. ◇홍성민‘소년판타지’ 출연 전 한 유튜브 콘텐츠에 출연해 훈훈한 비주얼로 화제를 모았다. 해당 쇼츠는 조회수 약 490만 뷰를 기록하기도 했다. 보컬, 댄스, 랩 모두 잘하는 올라운더다. 또한 뛰어난 비주얼과 표정 연기는 홍성민에게 ‘판타지 보이즈의 정체성’이라는 수식어를 안겨줬다. ◇오현태어렸을 때부터 춤을 춰온 만큼 댄스 실력이 뛰어나다. 보컬도 댄스에 밀리지 않을 만큼 훌륭하다. ‘소년판타지’ 입학평가에서 부른 ‘쓰리 어클락 씽스(3 O’Clock Things)’는 심사위원들은 물론 시청자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여기에서 제일 잘했다”, “무대를 많이 했던 사람 같은 제스처가 나와 놀랐다” 등의 극찬을 받으며 참가자들의 부러움을 샀다. ◇김규래김규래는 ‘소년판타지’를 통해 차근차근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54명의 참가자 중 당당히 2위로 판타지 보이즈가 됐다. 이에 김규래를 두고 ‘판타지 보이즈의 성장캐’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그런가 하면 지난 6월 17일 방송된 ‘쇼! 음악중심’에서 ‘제스처’ 무대 중 떨어진 마이크 팩을 자연스럽게 잡아 주머니에 넣어 무대를 마치는 순발력을 보이며 응원받기도 했다. ◇케이단‘소년판타지’에서 꾸준히 중~상위권을 유지하며 탄탄한 팬덤을 구축했다. 14살로 판타지 보이즈 막내지만 형들 못지않은 실력을 가지고 있다. 특히 웃을 때 살짝 올라가는 입꼬리, 능수능란한 팬서비스 등으로 팬심을 사로잡았다.이세빈 기자 sebi0525@edaily.co.kr 2023.09.21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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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비하인드] ‘킬링 로맨스’ 날아다니는 타조? 말하는 복어도 있었다..우여곡절 개봉기

이하늬, 이선균, 공명 주연의 영화 ‘킬링 로맨스’가 드디어 빛을 본다. 온갖 우여곡절을 거친 끝에 오는 14일 마침내 관객들과 만날 수 있게 됐다.이원석 감독의 ‘킬링 로맨스’는 출발부터 쉽지 않았다. ‘공조’ 1편(2017)을 성공시킨 김성훈 감독은 이듬해 ‘창궐’(2018)을 선보이고, 새로운 영화 준비에 절치부심 했다. 이번엔 제작이었다. 당시 ‘죽여주는 로맨스’라는 가제로 준비하던 ‘킬링 로맨스’는, 죽여준다는 소문과 함께 이걸 어떤 투자사가 돈을 내놓겠느냐는 우려가 같이 나돌았다.‘킬링 로맨스’는 처음부터 B급 코미디 정서가 강했다. 발연기라는 오명 속에 섬나라 재벌 조나단 나와 결혼과 동시에 은퇴한 여배우 황여래가, 4수생인 자신의 팬클럽 회원 범우의 도움으로 남편을 죽이고 탈출하려한다는 이야기부터 범상치 않았다. 발리우드식 뮤지컬과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웨스 앤더슨 류의 코미디와 색조도 가득 담겨있었다. 여기에 ‘남자사용설명서’로 B급 코미디 재능을 마음껏 뽐냈던 이원석 감독이 합류했다. 이원석 감독과 김성훈 감독은 미국에서 같이 영화를 공부한 사이. 당시 이원석 감독은 동명의 인기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화 ‘외모지상주의’ 연출을 준비하다가 그만 제작이 엎어진 상태였다. 김성훈 감독은 ‘킬링 로맨스’ 같은 영화는 이원석 감독 같은 창작자가 만들어야 한다며 제안했고, 결국 김석훈-이원석 라인업으로 탄생했다.◇신박한 B급 영화에 투자사 모두 거절문제는 투자였다. 새로운 영화가 나올 것은 같은데, 이 새로운 영화를 관객이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미지수였다. 실제로 ‘킬링 로맨스’는 당시 한국의 모든 투자사들에게 거절당했다. 완성본에 등장하듯 날아다니는 타조에, 시나리오 초기에는 말하는 복어도 있었다. 신박한 B급 코미디지만 순 제작비 76억원을 선뜻 투자하겠다는 간 큰 투자사는 없었다. 이때 손을 내민 게 워너브라더스 코리아였다. 2016년 ‘밀정’을 시작으로 ‘마녀’ ‘인랑’ ‘브이아이피’ ‘악질경찰’ ‘광대들’ ‘장사리’ 등 한국영화 투자배급에 한창이던 워너브라더스 코리아는 ‘킬링 로맨스’가 갖고 있는 신선한 B급 정서에 과감히 투자를 결정했다.오히려 캐스팅은 일사천리였다. 황여래 역을 제안받은 이하늬는 시나리오를 받자마자 단숨에 출연을 결정했다. B급 정서 가득한 시나리오에 반해 이런 영화가 한국에서 꼭 만들어져야 한다며 감독과 제작진을 응원했다. 실제 이하늬는 출연을 오케이한 뒤 투자가 난항을 겪는 6개월 동안 끝까지 작품을 기다렸다. 이하늬는 제작이 결정되자 서울대 선배 김태희의 남편인 비에게 ‘레이니즘’을 개사한 ‘여래이즘’을 직접 부탁하기도 했다. 이선균도 설득했다. 이선균은 당시 ‘기생충’으로 아카데미 시상식을 앞둔 상태였다. 그야말로 커리어 하이였던 시절이었다. 그랬던 이선균이 ‘킬링 로맨스’를, ‘기생충’ 다음 작품으로 선택했다. 출연 제안을 받은 이선균은 마침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석하려 공항에 가던 중 서울 마포구 합정에 있던 ‘킬링 로맨스’ 제작사를 찾았다. 두 감독에게 설득당한 이선균은 귀국해서 최종 결정하겠다는 말을 남기고 출국했다. 그리고 오스카에서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봉준호 감독을 비롯해 ‘기생충’ 출연배우들 주가가 더욱 치솟은 건 당연지사. ‘킬링 로맨스’ 제작진은 축하를 하면서도 ‘출연은 쉽지 않겠구나’란 생각을 했더랬다. 하지만 이선균은 귀국 후 망설임 없이 ‘킬링 로맨스’를 선택했다. 마침 미국에서 이선균과 만난 이하늬가 ‘킬링 로맨스’를 같이 하자고 적극적으로 권하기도 했다. 인연은 그렇게 필연이 된다. 4수생 역의 공명은 ‘극한직업’을 같이 한 이하늬 소속사로 막 옮겼던 터라 일사천리였다. 촬영은 코로나19 팬데믹 초창기였던 2020년 6월 시작해 그해 9월 끝마쳤다. 코로나19 공포가 극심했던 때였지만 촬영은 순조로웠다. ‘스트릿우먼 파이터’로 잘 알려진 모니카가 뮤지컬 안무로 참여해 H.O.T.의 ‘행복’과 ‘여래이즘’의 맞군무라는 어이없지만 흥겨운 장면도 잘 마무리됐다. 문제는 그 뒤였다. 워너브라더스 코리아가 한국영화사업을 접기로 한 것. 워너브라더스 코리아는 ‘밀정’이 750만명, ‘마녀’가 318만명을 동원한 뒤로는 투자배급한 한국영화가 줄줄이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했다. 게다가 워너브라더스 본사가 디스커버리와 합병을 하면서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착수했던 터. 워너브라더스 코리아 한국영화사업부는 2020년 겨울 해체됐다.이미 제작을 마쳤던 ‘조제’와 ‘내가 죽던 날’은 그 해 개봉했고, 오달수 미투 리스크가 있었던 ‘이웃사촌’은 리틀빅픽쳐스가 배급권을 가져가 역시 그해 개봉했다. 막 촬영을 마친 상태였던 ‘킬링 로맨스’만 허공에 뜬 상태가 되고 말았다.담당자가 없기에 개봉을 추진하려는 의지도 없고, 팬데믹으로 극장 상황이 좋지 않았으니, 더욱 ‘킬링 로맨스’ 공개는 언제가 될지 알 수 없었던 상황이었다. 엔데믹으로 전환됐어도, 극장에 개봉하는 것 자체가 워너브라더스 코리아로선 리스크인 상황이었던 터다.◇4월 개봉지원으로 극적 개봉 확정그랬던 차에 극장들이 올해 4월 한국영화 개봉작에 지원을 해준다는 소식이 들렸다. 김성훈 감독을 비롯한 제작진은 ‘킬링 로맨스’ 배급 대행을 맡아줄 롯데엔터테인먼트와 워너브라더스 코리아, 극장들을 오가며 동분서주했다. 당초 관객 1명당 1000원씩 배급사에 지원을 해주겠다던 극장들은 ‘킬링 로맨스’는 규모가 더 큰 만큼 관객 1명당 2000원씩 지원해주겠다는 약속도 했다. 제작진은 워너브라더스 코리아를 설득하는 한편 마지막까지 노심초사 끝에 결국 개봉을 성사시켰다. 앞서 극장 개봉 지원을 받기로 한 ‘리바운드’가 4월5일 개봉하기로 해서, ‘킬링 로맨스’는 2주 간격을 두고 4월19일 개봉을 검토했다. 그랬다가 이병헌 감독의 ‘드림’이 갑작스럽게 4월 개봉 지원을 신청하면서 4월26일 개봉으로 정리되자 ‘킬링 로맨스’는 고심 끝에 개봉일을 4월14일로 잡았다. 통상적인 수요일 또는 목요일 개봉이 아닌 금요일 개봉을 결정한 것.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쉽지 않은 결정을 내렸다. 개봉 소식을 접한 이하늬, 이선균 등 배우들은 드라마 촬영 등 쉴 틈 없이 바쁜데도 일정을 조정해 영화 홍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하늬는 소속사와 같이 ‘여래이즘’ 뮤직비디오까지 찍었다. 보통 정성이 아니다. ‘킬링 로맨스’는 한국관객이 민감하게 여기는 서사의 인과관계, 리얼 베이스는 저 멀리 안드로메다에 두고 왔다는 영화다. 일단 타조가 날아다닌다. 발리우드식 뮤지컬은 흥겨움을 주지만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겐 당황스러울 법도 하다. 그렇기에 호불호가 크게 엇갈릴 수도 있다. 대신 이 영화에 동참하려고 마음먹으면 ‘한국영화에 이런 새로운 장르 영화가 나올 수 있구나’라며 킬킬 거릴 만하다. 이하늬의 천역덕스러운 코미디와 뮤지컬, 이선균의 능청스러운 위악미, 공명의 멍뭉미는 이 영화에 호든, 불호든, 다 인정할 듯하다. 과연 고생과 선의, 노력 끝에 마침내 관객과 만나게 된 ‘킬링 로맨스’가 얼마나 관객들에게 신선한 웃음을 줄지, 분명한 건 이 영화는 어떤 의미로든 한국영화에 컬트로 남을 것 같다. 신박한 B급 영화라고 극찬하든, 이게 영화냐고 질타하든, 아무튼 두고두고 인구에 회자될 것 같다. 영화를 본 관객은 손가락을 요상하게 펼쳐들 것 같다. 관객의 평가가 기다려진다. 전형화 기자 brofire@edaily.co.kr 2023.04.11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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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티즈와 백구의 특급 만남’ 몬스타엑스 민혁X손우현, 찰떡 케미

몬스타엑스(MONSTA X) 민혁과 배우 손우현이 찰떡 호흡을 자랑했다. 지난 6일 민혁이 진행하는 네이버 NOW. ‘보그싶쇼 시즌 2’에는 스타쉽 식구 손우현이 출연해 특급 케미를 보여주며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민혁이 호스트로 활약하는 ‘보그싶쇼 시즌 2’는 호스트와 게스트가 그림을 그리며 다양한 주제로 토크를 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날 방송에는 많은 화제를 모았던 tvN 예능 ‘출장 십오야2 X 스타쉽:가을 야유회’(‘출장 십오야’)를 통해 만난 민혁과 손우현이 재회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방송 이후 오랜만에 다시 만난 두 사람은 ‘출장 십오야’ 후일담을 시작으로 토크를 시작했다. 손우현은 민혁에게 “소속 가수와 배우들이 서로 만날 기회가 없어서 어색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같은 팀은 아니었지만 민혁이 먼저 다가와 제일 먼저 말도 많이 걸어주고 친근감 있게 대해줘서 고마웠다”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드러냈다. 민혁은 “촬영장에서 처음 봤을 때는 낯도 많이 가릴 것 같고 조용한 이미지였는데 춤도 잘 추고 큰 예능에서 멋진 모습 보여주셔서 놀랐다”며 화답했다. 두 사람은 몬스타엑스의 ‘슛 아웃’(Shoot Out) 합동 무대를 펼치기도 했다. 앞서 손우현은 지난달 26일 서울 백암아트홀에서 진행된 팬미팅 ‘우현이 만난,’에서 ‘슛 아웃’ 무대를 선보인 바 있다. 이날 생방송을 통해 두 사람의 합동 무대를 원하는 팬들의 요청이 쏟아졌고 민혁과 손우현은 포인트 안무를 함께 추며 완벽에 가까운 호흡을 보였다. 무대 후 ‘슛 아웃’에서 민혁의 킬링 파트로 많은 사랑을 받은 ‘눈 가리기 안무’를 손우현이 팬미팅에서 소화했다는 사연들이 속속 올라오자 민혁은 “다음에 ‘슛 아웃’을 또 출 기회가 생긴다면 우리 몬스타엑스의 실제 의상을 빌려주겠다”며 유쾌하게 방송을 이끌어갔다. 그런가 하면 두 사람은 ‘팬들을 사랑하는 마음의 깊이’에 관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손우현이 팬미팅을 통해 발표한 팬송과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한 자작 시를 언급한 민혁은 “가수도, 배우도 팬들의 사랑이 없으면 존재가 불가능한 것 같다”며 방송을 시청하는 몬베베(몬스타엑스 팬덤)와 배우 손우현의 팬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이어 손우현이 직접 지은 자작 시에 어울리는 그림을 각각 그려 소개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민혁은 나무 두 그루가 함께 서 있는 풍경을, 손우현은 두 사람이 눈 맞춤을 하고 있는 그림을 통해 아티스트와 팬이 서로 교감하고 의지하는 마음을 표현했다. 민혁이 손우현에게 연기 지도를 받는 시간도 주어졌다. 연기 수업을 꾸준히 듣고 있다는 민혁은 손우현의 리드에 맞춰 눈빛과 표정, 대사를 소화해냈다. 방송 말미 두 사람은 함께 스튜디오 뒤편에 마련된 큰 캔버스에 이들의 회사인 스타쉽을 상징하는 우주선을 그렸고, 민혁과 손우현은 팬들을 모두 함께 태우고 날아갈 수 있는 우주선이라며 그림을 설명, 남다른 팬사랑을 드러냈다. 손우현은 “처음 단독으로 출연하는 라이브 쇼였는데 민혁이 너무 편안하게 잘 이끌어줘서 고맙다”며 “초반엔 긴장을 많이 했는데 방송을 하다 보니 편안하게 내 이야기를 하는 시간이 된 것 같아 즐거웠다”는 소감을 전했다. 김다은 기자 dagold@edaily.co.kr 2022.12.07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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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하 '킬링 미' 두번째 MV 티저…축복의 시간 속 우울

솔로 아티스트 청하가 이중적인 매력을 선보였다. 청하는 27일 자정 공식 SNS를 통해 새 스페셜 싱글 ‘Killing Me(킬링 미)’의 두 번째 뮤직비디오 티저 영상을 공개했다. 공개된 티저에는 청하가 러블리한 무드의 파티룸에서 즐거운 한 때를 보내는 모습이 그려졌다. 청하는 감각적인 색감이 돋보이는 공간에서 사람들의 축복을 받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그러면서도 문득 우울감에 빠진 듯 묘한 표정으로 어딘가를 응시해 궁금증을 자아냈다. 영상은 이내 완벽하게 반전된 분위기로 시선을 압도했다. 바닥에 떨어진 케이크, 타고 남은 재처럼 흩날리는 꽃가루, 집안 곳곳에서 무너져 내리는 물건들이 상징적으로 표현됐고 청하는 불안에 떠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영상 말미에는 복잡다단한 감정을 섬세하게 담아낸 청하의 강렬한 눈빛이 몰입도를 높이며 뮤직비디오 본편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Killing Me’는 청하의 리드미컬한 보컬이 강조된 업템포 팝넘버 곡으로 무기력함, 답답함 등을 터널에 비유해 기나긴 터널의 끝에는 햇살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았다. 청하가 직접 작사에 참여해 완성도와 의미를 더했다. 청하는 연이어 공개된 두 편의 뮤직비디오 티저를 통해 사랑스러움과 치명적 매력을 오가는 다채로운 모습으로 또 한 번 글로벌 팬들을 사로잡았다. 원톱 퍼포머 자리를 굳건히 해온 청하가 신곡 ‘Killing Me’를 통해 선보일 새로운 모습에 뜨거운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청하의 새 스페셜 싱글 ‘Killing Me’는 오는 29일 오후 6시 전 온라인 음원사이트를 통해 발매된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oongang.co.kr 2021.11.27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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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하, 9개월만에 스페셜 싱글 '킬링 미' 29일 공개

청하가 특별한 티징 콘텐츠를 예고했다. 청하는 20일 0시 공식 SNS에 새 스페셜 싱글 '킬링 미(Killing Me)' 스케줄러를 공개했다. 21일부터 22일까지 총 네 개의 포토 티저를 차례로 공개한다. 22일 정오에는 음반 예약 판매가 시작되며 24일 온라인 커버와 음원 미리 듣기 영상을 오픈한다. 25일과 27일에는 1·2차 뮤직비디오 티저 영상을 각각 공개하며 컴백 열기를 높여갈 전망이다. 스케줄러 속 낡은 목조 계단이 주는 빈티지한 무드는 청하의 화려한 비주얼과 상반된 분위기로 '킬링 미'에 대한 궁금증을 높였다. 청하는 앞서 묘한 신비로움이 묻어난 커밍순 이미지로 신보에 대한 기대감을 이끌었다. '킬링 미'는 지난 2월 발매한 첫 번째 정규앨범 '케렌시아(Querencia)' 이후 청하가 약 9개월 만에 발표하는 단독 신보로 한층 더 다채로워진 매력을 담아낸 청하의 이번 스페셜 싱글에 벌써부터 팬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29일 오후 6시 전 온라인 음원사이트서 발매된다. 김진석 기자 kim.jinseok1@jtbc.co.kr 2021.11.20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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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 '컴백' 청하와 철파엠 인증샷 "이번 앨범 넘 좋다"

개그맨 김영철이 가수 청하의 컴백을 응원했다. 김영철은 16일 자신의 SNS에 "청하 '철파엠' 나왔는데.. 'Bicycle' 계란말이밥 킬링포인트! 청하야 유쾌하고 즐거운 한 시간이었다~이번 앨범 넘 좋다"라는 글과 사진을 게재했다. 공개된 사진엔 청하의 첫 정규앨범을 선물 받은 DJ 김영철과 청하의 훈훈한 인증샷이 담겨 있다. SBS 파워FM '철파엠' 공식 SNS를 통해서는 청하의 상큼한 셀카가 공개됐다. 사진을 접한 누리꾼들은 "아침부터 이렇게 화사할 수가", "이번 첫 정규 대박 나자", "방송 잘 들었어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청하는 지난 15일 데뷔 4년 만에 첫 정규 앨범 'Querencia(케렌시아)'를 발매하고 가요계에 컴백했다. 타이틀 곡 'Bicycle'은 강렬한 퍼즈 기타의 도입부와 함께 전개되는 R&B 팝‧트랩 사운드로 페달을 밟아 앞으로 나아가는 순간의 설렘과 벅찬 에너지를 표현해낸 곡이다. 청하가 직접 작사에 참여해 진정성을 더했다. 홍신익 디지털뉴스팀 기자 hong.shinik@joongang.co.kr 2021.02.16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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