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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일반

‘블러썸’ 탈북 MZ 아티스트 7인, 비로소 꽃을 피우다

탈북 MZ세대 아티스트들이 예술을 통해 삶과 희망의 꽃을 피웠다.지난달 28일 서울 중구 통일로 92 KG타워 지하 1층 갤러리선에서는 ‘블러썸 ; MZ 아티스트 프롬 더 노스’(BLOSSOM ; MZ ARTIST FROM THE NORTH)가 오픈했다. ‘비로소 꽃을 피우다’는 뜻의 ‘블러썸’(Blossom)을 주제로 진행되는 이번 전시에서는 탈북 MZ세대 아티스트 7인 강춘혁, 심수진, 안수민, 안충국, 전주영, 조다비, 코이 작가의 작품 60점을 만나볼 수 있다. 이념과 갈등을 넘은 평화의 메시지를 예술로 이야기한다. 함께한 7인의 작가는 각자의 작품을 통해 자신이 겪은 아픔과 어려움, 이를 극복하고 예술로 성장하고 꽃 피운 모습을 보여준다.먼저 17살에 한국으로 들어와 홍익대학교에서 회화를 전공한 강춘혁 작가는 ‘자화상’을 비롯한 다수의 작품을 걸었다. ‘자화상’의 주인공은 백두산 호랑이로, 강 작가는 멸종 위기종인 백두산 호랑이를 통해 세대 멸종에 대한 고민을 나눈다. 이와 상반되는, 브랜드 로고를 응용한 유쾌한 그림들도 선보인다. 강 작가는 “백두산 호랑이를 통해 자아를 실현했다면 로고 작품은 일종의 ‘시각 유희’다. 전시 주제에 맞춰 재밌게 한 작업”이라고 부연했다. 심수진 작가는 우리나라 전통 한지를 소재로, 꽃을 비롯한 황홀한 자연을 모티브로 회화 작품을 제작했다. 메인 작품은 ‘고난 속에서 피어난 꽃2’다. 심 작가는 자유를 찾아 남으로 내려왔지만, 예상치 못한 병을 얻으며 10년간 투병 생활을 이어왔다. 그는 생명의 벼랑 끝에서 자신이 나고 자란 함경남도 어촌마을을 떠올렸고, 고향에 대한 추억과 세상의 아름다움을 또 다른 시각으로 그려내며 희망을 찾았다. 강 작가는 “작품을 통해 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주변 사람들이 꿈과 희망을 얻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설명했다.안수민 작가는 ‘나의 집 30’ 등 작품을 통해 돌아갈 수 없는 옛집에 대한 그리움을 담았다. 꿈에서 고향인 함경북도에 자주 간다는 안 작가는 자신의 꿈을 고스란히 캔버스에 옮겼다. 꿈의 특성인 ‘희미함’은 구름, 안개, 물 등에서 배경을 착안한다거나 그라데이션 화법을 이용해 표현했다. 작품 변화도 눈여겨 볼 만하다. 초창기 하나의 집에서 출발했던 그림은 마을로 커졌고, 직접적이던 집 표현은 선 등으로 확대됐다. 안 작가는 “작품을 통해서 정체성을 재확인하고 고향에 돌아갈 수 없는 아쉬움, 그리움을 해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충국 작가는 작품에 우둘투둘한 시멘트 질감을 활용했다. 캔버스에 매끄럽게 스며들지 않는 시멘트의 이질적 성질이 수많은 탈북자 중 한 명으로, 스스로의 존재를 외치는 자신과 닮았다고 생각한 게 시작점이었다. 메인 작품인 ‘-있다.- 캔버스 위에 시멘트, 동, 크레파스’에서는 동도 함께 이용했다. 안 작가는 동의 부식으로 시간성의 의미를 담아내고, 왼쪽 하단에 그린 인물을 통해 자아를 표현했다. 눈길을 끄는 건 자아를 둘러싼 노란 빛. 안 작가는 “주변에 많은 사람, 환경, 경험이 모여서 한 사람이, 지금의 제가 자리한다는 걸 표현했다”고 짚었다. 전주영 작가는 ‘스페이스’(Space) 등을 통해 자기 내면을 보여준다. 이중 메인 작품인 ‘스페이스’에서는 DMZ(비무장지대)의 양면성을 담았다. DMZ를 멀리서 보면 자연의 원모습이 그대로 보존된 조용하고 잔잔한 공간이지만, 가까이 가면 경계가 삼엄하고 위험한 공간이자 베일에 싸인 공간이라는 게 작가의 설명이다. 전 작가는 “작품을 멀리서 감상하면서 숨겨진 부분을 찾아내고 또 서로의 세계를 소통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조다비 작가는 ‘푸른달’로 고향을 향한 그리움, 간절함을 전달한다. 조 작가는 누구나 볼 수 있지만, 다가갈 수 없는 달의 특성이 고향을 바라보는 자신의 마음과 닮았다고 해석했다. 또 다른 작품에서는 고기 잡는 외국인 어부 등을 작품에 담아내며 이방인의 삶을 표현했고, 그들이 타는 배에 그리움이란 감정을 품고 사는 자신을 투영했다. 코이 작가의 ‘여전히 너에게 안부를 묻는다’는 메시지가 담긴 신발을 소재로 한 설치 미술이다. 메시지를 보내는 이는 코이 작가, 받는 이는 북한에 남겨진 작가의 친구 50인이다. 코이 작가는 신발 속 메시지에 그리움이란 보편적 감정을 넣음으로써 ‘탈북민, 이방인 등도 다 같은 친구’란 메시지를 전달한다. 코이 작가는 “고향, 친구에 대한 마음은 남북을 떠나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며 “붙이지 못한 이 편지가 언젠가는 북한에 닿기를 염원하는 동시에 남북한의 통합과 통일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곽재선 KG그룹 회장 겸 곽재선문화재단 이사장은 이번 전시 오프닝 행사에서 “처음에는 탈북 작가분들의 전시가 만들어질 수 있을까 했는데 이렇게 실력이 뛰어난 작가분들 덕분에 (전시가) 가능할 수 있었다. 어려운 환경에서 훌륭한 작가님들이 탄생했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박수받을 만한 일, 뛰어난 일이 아닌가 한다. 다시 한번 축하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전시를 통해 보다 많은 사람이 우리나라의 현실을 알 수 있게 되고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앞으로도 곽재선문화재단은 세상 속 작은 성냥불 하나만큼이라도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데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블러썸 ; MZ 아티스트 프롬 더 노스’는 곽재선문화재단이 마련한 ‘공존’ 시리즈 두 번째 전시로, 오는 19일까지 진행된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07.01 05:43
스포츠일반

스포츠토토코리아, 대구가톨릭대학교와 체육진흥투표권 이용자 보호 업무협약 체결

국민체육진흥공단이 발행하는 체육진흥투표권 스포츠토토의 수탁사업자 스포츠토토코리아가 지난 6월 18일에 대구가톨릭대학교 예술치료센터 및 트렌드인사이트연구소(이하 대구가톨릭대학교)와 함께 ‘체육진흥투표권 이용자 보호를 위한 업무 협약(MOU)’을 체결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협약은 서울특별시 중구에 위치한 스포츠토토코리아 본사 대회의실에서 스포츠토토코리아 송영웅 대표이사, 대구가톨릭대학교 예술치료센터 김수아 센터장, 트렌드인사이트연구소 민병운 연구소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한 자리에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체육진흥투표권 이용자 보호 업무협약’은 이용자의 과몰입 예방 및 완화 활동을 강화하는 한편, 중독 예방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들까지 동시에 추진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MOU를 통해 스포츠토토코리아와 대구가톨릭대학교는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실무 협의체를 구성하고 지속적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MOU 주요 내용으로는 예술치료센터의 인프라를 활용한 캠페인 전개와 같은 이용자 중독 예방 활동의 공동 진행, 체육진흥투표권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힐링캠프에 예술(음악, 미술) 실습과 같은 콘텐츠 보급 협력을 통해 스트레스 해소 및 과몰입 완화를 이끌어 내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나아가, 이번 MOU는 향후 공동 연구 및 전문기관 확대를 통해 ▲도박중독 예방 캠페인 운영 시 전문 프로그램 제공 ▲최초 이용자 중점 관리를 위한 사전 프로그램 개발 ▲책임도박 가이드라인 제작 등에도 활용될 예정이다. 지난 6월 18일(화) 업무협약 체결을 시작으로, 올해 7월부터 8월까지는 투표권 이용자 보호 콘텐츠를 개발할 예정이며, 9월부터 10월까지는 힐링캠프 프로그램 내 예술치료 진행, 도박문제 인식주간과 연계한 도박중독 예방캠페인 등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협약 체결과 관련해 스포츠토토코리아 송영웅 대표이사는 “대구가톨릭대학교와의 협력을 통해 체육진흥투표권 이용자 보호 프로그램을 더욱 강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대구가톨릭대학교 예술치료센터장 김수아 교수는 "예술치료를 통한 스트레스 해소와 몰입 완화 프로그램이 많은 체육진흥투표권 이용자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희망한다"는 바램을 전했다. 트렌드인사이트연구소 민병운 연구소장도 “연구소의 리서치 기법을 활용해 도박중독 취약층을 파악하고 도박중독예방에 기여하며 투표권 사업의 건전화 활동을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는 공익 홍보 캠페인도 함께 진행하겠다“라고 밝혔다. 안희수 기자 2024.06.20 19:33
스포츠일반

유인촌 장관 만난 김연경, "선수 육성 체계 필요"...유 장관은 "체육시스템 개혁 있을 것" 예고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배구 스타 김연경(흥국생명)을 만난 자리에서 체육시스템에 대한 대대적인 개혁이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문체부는 20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대한배구협회·여자배구 국가대표 은퇴선수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유인촌 장관을 비롯해 김연경, 이숙자, 한유미, 한송이 등 전 배구대표팀 선수들과 오한남 대한배구협회장, 문체부 체육국장 등 정책실무자들이 참석했다. 이날 간담회는 문체부 장관이 스포츠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이야기 나누고자 마련됐다. 이 자리에서 유인촌 장관은 “올림픽 이후에 학교체육과 엘리트 체육 등 체육 정책 전반을 대대적으로 개혁할 계획이다. 7월 2일에 더 자세한 설명을 할 것이다. 그 전후로 관계자들의 의견을 경청하겠다”고 했다. 김연경을 비롯한 배구대표팀 은퇴 선수들은 스포츠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했다. 김연경은 "유소년부터 국가대표까지 연결되는 유기적인 육성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며 체계적인 시스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김연경이 "학생 배구 선수들에게 프로로 가는 취업문이 너무 좁다. 프로배구 V리그에 2군 제도가 빨리 도입돼 배구 선수들이 설 자리가 많아졌으면 한다"는 의견을 내자 유 장관은 “지금 프로배구에는 2군이 없느냐”며 구체적인 관심을 보이는 등 진지한 대화가 이어졌다. 한유미와 이숙자(이상 KBSN 해설위원)는 후배 선수들의 구체적인 고민에 대해 말했다. 한유미는 “선수 은퇴 후 삶에 관해 체계적으로 교육하는 프로그램이 생겼으면 한다”고 건의했다. 이숙자는 “유소년 발굴, 육성 시스템이 필요하다. 학부모들은 자식이 운동을 하다가 엘리트 선수로 실패하면 제2의 진로를 찾는게 어려워질까봐 미리 선수의 길을 포기하기도 한다. 배구를 하다가도 다른 길을 선택할 수 있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학교팀 지도자로 있는 김철용 대한배구협회 경기력향상위원장은 “학생들의 1인1기(한 가지 이상의 체육을 배우는 것)를 정책적으로 장려해야 한다. 학교스포츠클럽과 학교운동부 정책을 잘 병행해서 만들어주시면 좋겠다”고 현장 목소리를 전했다. 이정우 문체부 체육국장은 은퇴 선수 교육 등 복지 문제에 대해 “체육인복지법과 관련해 10~11월에 기본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체육인 복지 재단(가제)을 별도로 설립할지,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담당하게 할 지 등의 기재부와 상의할 부분이 있다”며 은퇴 선수를 포함한 운동선수들의 복지 관련 정책을 다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국장은 “학교체육 활성화는 우리도 고민이 많다”며 “아직 정관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내년 학교운동부 지원액을 3~4배 늘리는 걸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그는 “올 초 초등학교 저학년 체육교과 분리가 결정됐고, 1~2년 안에 시행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렇게 되면 초등 저학년 체육교육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 장미란 문체부 2차관이 교육부와 정책위원회를 만들어 학교 체육에 관해 구체적인 논의를 이어갈 것”고 덧붙였다. 유인촌 장관은 배구 등 대한민국 단체구기 종목이 올해 파리 올림픽 본선행에 대거 실패한 것을 아쉬워하면서도 “체육인들조차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어려울 거라고 전망하더라. 그런데 나는 의외의 종목에서 좋은 성적이 나올 것 같다”고 응원했다. 유 장관이 “이렇게 만나기도 쉽지 않은데, 더 할말이 있으면 해달라”고 하자 김연경은 "따로 이메일 드리겠다"고 웃으며 "이런 자리가 마련돼 체육인으로서 기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이은경 기자 2024.06.20 13:23
배구

문체부 만난 김연경 "적극적인 지원 중요, 미래 바라보는 시스템 만들어야"

한국 배구를 대표하는 전·현직 여자 선수들과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가 머리를 맞댔다.문체부는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대한배구협회·여자배구 국가대표 은퇴선수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유인촌 문체부 장관을 비롯해 김연경(흥국생명)과 이숙자·한유미·한송이(이상 은퇴) 등이 참석, 한국 스포츠 발전에 관한 의견을 나눴다.연합뉴스에 따르면 배구 발전이 첫 의제였지만 토론이 진행되면서 그 범위가 확대됐다. 김연경은 "배구 발전을 위해서는 일단 적극적인 지원이 중요하다. 대한배구협회도 체계적으로, 미래를 바라보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며 "유소년부터 국가대표까지 연결되는 유기적인 육성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쉽게 우리 남녀배구가 2024 파리 올림픽에는 출전하지 못한다. 이제 2028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출전을 바라봐야 하는데, 우리 배구의 국제 경쟁력 향상을 위해 국제대회를 자주 유치해야 한다. 국제 대회를 자주 치러야, 경험이 쌓이고 개선할 부분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배구의 국제 경쟁력이 하락하면서 여러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여자배구는 지난달 20일 국제배구연맹 발리볼네이션스리그 연패 기록을 '30'에서 간신히 끊어냈다. 김연경은 "학생 배구 선수들에게 취업 문이 너무 좁다"며 "V리그에 2군 제도가 빨리 도입돼 배구 선수들이 설 자리가 많아졌으면 한다. 2군 제도 도입으로 우리 배구의 깊이와 폭을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한유미 위원은 "많은 선수가 은퇴 이후의 삶에 관해 고민한다. 이런 고민을 털어놓은 사람도 많지 않다"며 "선수들이 현역일 때 은퇴 이후의 삶에 관해 체계적으로 교육하는 프로그램이 만들어졌으면 한다"고 바랐다. 이에 유인촌 장관은 "전문 무용수 지원센터가 있다. 발레 등을 했던 분들의 은퇴 이후 삶을 도와주는 곳"이라며 "체육인을 위한 지원센터의 필요성을 절감한다"고 공감했다.이숙자 위원은 "배구 등 스포츠 발전을 위해서는 유소년 선수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유소년 지도자를 키우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은퇴한 한송이도 "뛰어난 지도자가 어린 선수들을 가르치면, 국가대표 경쟁력도 높아질 것"이라고 의견을 보탰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6.20 13:14
연예일반

[오동진 영화만사] 아우슈비츠의 사과 소녀, 관객의 심금을 울리다

‘존 오브 인터레스트’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관객들이 몰리고 연일 SNS에 이 영화에 대한 감상 후기가 오르면서 지적 호기심, 역사의식, 정치적 올바름을 다룬 영화가 돈이 될 수 있음을 입증하고 있다. 지난 6월5일 개봉한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19일까지 약 12만명의 관객을 모았으며 매출액으로는 11억8000만 원 가량을 벌어 들였다. 이런 류의 영화로는 소위 대박이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지난 2020년에 개봉됐던 프랑스 예술영화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의 흥행기록 15만 명을 넘어서거나 근접할 것으로 보인다. 예술영화가 15만명을 모은다는 것은 ‘파묘’가 500만을 모으는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1940~1945년 사이에 폴란드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벌어진 유대인 학살을 다룬다. 이때 유대인 400만명이 죽었다. 그러나 사람들을 경악시킨 것은 수용소 내부가 아니라 수용소 담장 밖, 수용소장 루돌프 회스의 관사 풍경을 그리고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이 영화에서 유대인 학살의 장면은 하나도 나오지 않는다. 수용소장의 조용한 가정은 어떻게 유지됐으며, 정원은 어떻게 관리됐고, 아이들은 어떻게 풀장에서 수영을 하며 놀았는가, 회스 중령의 가족은 얼마나 평화로운 삶을 즐겼느냐에 초점이 모아져 있다. 독일의 한나 아렌트는 악의 평범성을 얘기했지만 이 영화를 보면 그건 철학자의 반어법일 뿐이라는 것이 명징하게 드러난다. 악은 결코 평범하지 않으며 매우 비범하고 정교하고 그 어떤 일이 벌어지더라도(가스실에서 한번에 400명씩 죽어 나가더라도) 무표정한 얼굴을 유지할 수 있을 만큼 철면피 여야 하는 가를 보여준다. 이런 얘기들이 지금 SNS에 넘쳐나고 있고 영화를 본 반응들, 정당한 역사적 울분들이 이 영화의 흥행에 가솔린을 붓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존 오브 인터레스트’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열화상 카메라로 찍은 한 소녀의 모습이다. 이 소녀는 어두운 밤에 수용소 철조망이나 담벼락 어딘가에 먹을 것을 숨겨 놓고 다니는데, 마음을 울리는 느낌이 너무 리얼해서 숨이 막힐 정도다. 실제로 이 ‘사과 소녀’는 아우슈비츠 유대인들을 위해 한밤중에 먹을거리를 몰래 숨겨뒀던 실존 여성을 소재로 한 캐릭터라고 한다. 이 소녀는 그 위대한 영웅적 행동의 답례로 한 유대인이 직접 작곡한 노래 악보를 선물로 받기도 했다. 이 폴란드 사과 소녀의 실명은 알렉산드라 비스트콘-코워지이칙으로 당시 18살이었다. 이 소녀는 2016년 89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영화 속 ‘사과 소녀’가 사는 집과 타고 다니는 자전거는 모두 실제 고인의 집과 자전거다. 아이가 몰래 전달받은 악보는 요제프 뵐프가 작곡한 것으로 제목은 ‘햇살’이다. 사과 소녀와 햇살, 희망을 등치시킨 곡이다. 요제프 뵐프와 ‘햇살’ 모두 아우슈비츠에서 끝까지 살아남았다.이 ‘사과 소녀’ 캐릭터는 수용소장 루돌프 회스가 자신의 아이들에게 ‘헨델과 그레텔’를 읽어 주는 장면과 대구(對句)를 이루며 선악의 극명한 실체를 드러낸다. 그레텔도 한 밤중에 길을 잃지 않으려고 빵 조각으로 표시했는데 사과 소녀가 먹을 것을 감추면서도 유대인들이 그걸 잘 찾아내게끔 하는 모습은 실로 감동이 아닐 수 없다. 영화의 이런 대목은 감독 조나단 글래이저의 연출이 얼마나 섬세하면서도 면도날처럼 모든 것에 정확한 역사적, 심리적 근거를 만들어 내려 했는 지를 보여 준다. 그런 점에서 글래이저가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아카데미에서 국제장편영화상을 탄 것은 오히려 모자란 감이 있다.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아카데미 최우수작품상, 칸 황금종려상에 절대로 모자란 작품이 아니다.특이한 것, 그래서 더욱 더 전율스러운 것은 조나단 글래이저가 영화 속 모든 것을 아우슈비츠 수용소 공간과 똑같이, 기계적이라고 할 만큼 당시 모습 그대로 재현해 냈다는 것이다. 수용소 관사 촬영이 허가를 못 받아 근처에 똑 같이 만들기도 했는데 그 미장센, 소도구나 미술, 색감 등등은 기록 영상과 사진을 토대로 회스 사령관 가족이 살던 집과 정원의 풍경 그대로를 완벽하게 재현해 낸 것으로 알려졌다.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그 주제의식도 주제의식이지만 미술 프로덕션, 음향 등 연출 외적 요소의 탁월함으로도 극찬을 받고 있다. 루돌프 회스는 종전 후 숨어 지내다 발각돼 체포된 후 교수형으로 처형됐다. 루돌프의 아내 헤트비히(산드라 휠러)는 끝까지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 했지만 남편이 헝가리로 전출을 가 거기서도 유대인 학살 작전을 기획한 후 헤트비히에게 전화로 “이번 일은 회스 작전이야 당신도 회스야”라고 말하는 장면은 아내도 모든 일을 모를 리 없었다는 것을 보여 준다. 헤트비히 회스는 80 대에 자연사했다.지식과 역사, 정치와 경제, 사회적 이슈를 다룬 영화가 돈이 되는 시대다. 큰 돈을 들여 큰 돈을 벌려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방식을 고집할 것인가. 올바르지만 적게, 차곡차곡 버는 길을 택할 것인가. 작금의 한국 영화계가 놓인 고민의 갈림길이다. 오동진 영화평론가 2024.06.20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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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증 아닌 영화적 상상력으로 구축한 北…이제훈x구교환 ‘탈주’ 프로덕션 비하인드

이제훈X구교환 주연 ‘탈주’의 고증의 벽을 넘어 자유로운 상상력으로 완성된 프로덕션 비하인드를 14일 배급사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가 공개했다.‘탈주’​는 내일을 위한 탈주를 시작한 북한병사 규남과 오늘을 지키기 위해 규남을 쫓는 보위부 장교 현상의 목숨 건 추격전을 그린 영화. 이 작품의 프로덕션 제1원칙은 다큐멘터리적인 고증을 쫓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탈주하고자 하는 인간의 근원적인 욕망에 우선 눈이 가야 한다고 생각한 이종필 감독은 규남이 꿈을 꾸고 있다는 말로 시각적인 컨셉의 방향을 키 스태프들에게 주문했다. 그 결과 북한을 리얼하게 그리기보다 과감한 컬러와 디자인으로 공간과 의상의 스타일을 만들어냈다. 또한 인물과 함께 달리고 함께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카메라 워킹으로 질주감을 극대화했다. ‘완벽한 타인’, ‘미씽: 사라진 여자’의 김성안 촬영감독이 역동적인 카메라 워킹으로 ‘탈주’의 속도감, 리듬감까지 만들어냈다. 김 촬영감독은 “카메라가 관망하는 포지션이 아니라 인물과 함께 호흡하면서 상황과 감정을 보여주기 위해 망원렌즈보다는 광각렌즈 위주로 인물을 따라가는 방식으로 촬영했다”고 밝혔다. 그는 좌우로 분주하게 카메라를 이동하며 규남의 탈주 동선을 함께 했다. 뿐만 아니라, 와이어 캠, 드론, 로닌과 같이 다양한 촬영 장비를 활용해 배우들의 표정과 숨소리를 놓치지 않고 포착하며 탈주와 추격의 긴장감까지 리얼하게 표현해냈다. 여기에 ‘곡성’, ‘킹덤’의 달파란 감독은 “‘탈주’의 음악은 한 시대와 장르에 구속되지 않는 느낌을 구현하는 것이 중요했다”고 밝혔다. 붉은 조명 아래, 악몽에서 깨어나듯 눈을 뜨는 규남의 첫 장면에는 음악보다 사운드에 가까운 앰비언트 뮤직으로 시작, 북한이 느껴져야 할 부분에서는 4, 50년대 느낌으로 편곡을 하다가도 현대적인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배치하는 등의 달파란 음악감독의 작업은 전형을 벗어난 스타일리시한 음악으로 극에 젊은 감각을 더했다. ‘밀수’,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검은 사제들’의 윤정희 의상감독은 ‘탈주’의 의상 역시 기존의 고정관념을 뛰어넘어 완성시켰다. 북한 군복의 기본적인 특징은 가져오되 스타일과 컬러는 인물의 성격에 맞게 디자인하는 것으로 방향을 정했다. 윤 의상감독은 “군복=카키라는 선입견을 지워야 했다”며 “그림동화처럼 핑크, 그린, 오렌지처럼 흰색이 많이 섞인 컬러들과 ‘붉은 군대’와 사진작가가 찍은 레드 일색의 강렬한 북한 사진을 보며 전투복과 정복의 색을 정했다.가장 공들인 부분은 이제훈, 구교환 두 배우의 대립 관계를 어떻게 의상으로 보여줄 수 있을까였다”라​고 밝혔다.그 결과 규남과 현상의 의상은 대비되는 보색으로, 규남은 올리브 색상의 군복으로, 현상은 강렬한 붉은 색상의 정복을 선택했다고 전했다.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콜’의 배정윤 미술감독은 정교한 디테일과 리얼리티를 살려 ‘탈주’​의 수많은 공간을 더욱 생생하게 그려냈다. 그는 북한의 중심부를 보여주기 위해 사단장실과 연회장을 강렬한 붉은 톤으로, 내무반과 중대장실 같은 공간은 블루 톤을 사용했다. 이를 통해 단조로울 수 있는 평범한 공간에 영화적 상상력을 더하면서도 리얼함이 살아있는 공간으로 재탄생, 극의 몰입도를 더했다. 특히 예고편 속 규남과 동혁이 탈주하는 여정에 수없이 등장하는 비무장지대와 숲 등의 모든 배경에 대해 배 미술감독은 “외부 풍경을 찍을 때도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 아니라 이국적인 풍경을 보여주는 게 중요했다”고 밝히며 쉽게 보기 힘든 특색을 가진 공간을 찾기 위해 험난한 로케이션 헌팅을 거쳤다고 전했다. 여기에 모든 외부 풍경을 구현해야 했던 미술팀은 실제로 늪을 만들고, 비 온 뒤의 물길을 내며, 철조망도 직접 설치하는 등 현실감을 살리기 위한 노력 또한 놓치지 않았다. 미술팀의 수작업으로 탄생한 규남의 탈주 동선은 관객들의 몰입을 배가시킨다.‘탈주’는 오는 7월 3일 개봉한다.이주인 인턴기자 juin27@edaily.co.kr 2024.06.14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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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이선균 유작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 7월 개봉 확정 [공식]

고(故) 이선균의 유작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PROJECT SILENCE)가 여름 극장가를 찾는다. 배급사 CJ ENM은 27일 영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이하 ‘탈출’)의 개봉을 오는 7월로 확정 지었다고 밝혔다. ​‘탈출’은 짙은 안개 속 연쇄 추돌 사고가 일어난 후, 붕괴 위기의 공항대교에 풀려난 통제불능의 군사용 실험견들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극한의 사투를 벌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이선균의 마지막 작품으로, 극 중 이선균은 붕괴 직전 공항대교에 갇힌 안보실 행정관 정원 역을 맡아 이야기를 이끈다. 여기에 주지훈이 인생 한 방을 노리는 렉카 기사 조박을 연기, 지금껏 본 적 없는 파격 변신에 나선다. 김희원은 문제의 실험견들이 연루된 ‘프로젝트 사일런스’ 책임 연구원 양 박사로 분해 특유의 존재감을 과시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문성근, 예수정, 김태우, 박희본, 박주현, 김수안 등 세대를 대표하는 다채로운 배우들이 합류해 극을 채운다.최고의 제작진도 가세했다. ‘굿바이 싱글’ 김태곤 감독을 필두로, ‘기생충’ 홍경표 촬영감독, ‘부산행’ 박주석 시나리오 작가,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이건문 무술감독, ‘1987’ 한아름 미술감독과 ‘신과 함께’ 시리즈 VFX를 담당한 덱스터스튜디오 등이 함께했다.한편 ‘탈출’은 제76회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 초청작으로, 전 세계 140개국에 선판매되며 화제를 모았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05.27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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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하는 하정우·새로운 여진구, ‘하이재킹’, 흥행 순항할까 [종합]

‘1억 배우’ 하정우와 ‘국민 남동생’ 여진구가 함께 극장가를 찾는다. 한 명은 가장 잘하는 연기를, 한 명은 새로운 얼굴을 무기로 삼았다. 22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하이재킹’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메가폰을 잡은 김성한 감독을 비롯해 배우 하정우, 여진구, 성동일, 채수빈이 참석했다.‘하이재킹’은 대한민국 상공에서 여객기가 납치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F27기 납북 미수 사건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F27기 납북 미수 사건은 1971년 1월 23일 승객 55명과 승무원 5명을 태운 대한항공 F27기가 홍천 상공에서 하이재킹(납치)당해 납북될 뻔한 사건이다.이날 김성한 감독은 “조감독으로 영화 ‘1987’를 마치고 김경찬 작가님을 종종 뵀다. 그때 이 사건에 대해 들었다. 너무 영화 같은 이야기라 영화로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고 제가 해보는 게 좋겠다고 해서 만들게 됐다”고 제작 계기를 밝혔다. 비행기 기체를 통으로 제작, 촬영한 것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하이재킹’은 영화 속 비행기를 바닥재부터 천장재, 의자의 패브릭까지 고스란히 재현했다. 계기판이나 조종간 등은 실제 1970년대 비행기에서 사용했던 부품을 사용했다. 김 감독은 “김병한 미술감독이 고증의 달인이라 다양한 방법으로 자료를 수집해서 비행기를 제작했다”고 설명했다.극을 이끄는 이는 하정우로, 납치된 여객기의 부기장 태인 역을 맡았다. 그간 재난물에서 유난히 두각을 드러냈던 하정우는 이번에도 절체절명의 순간에 처한 인물의 복합적인 심리를 입체적으로 담아냈다. 하정우는 “제가 한 공간에 갇혀서 고군분투하는 역할을 많이 했는데 이번이 가장 드라마틱하고 힘들었다. 캐릭터도 난이도도 가장 높았다”며 “기존 작품보다 20배는 힘들었다.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고 신경도 쓰였다. 매 촬영 지도 교수님이 입회했고 리허설도 유난히 많이 했다. 기본에 충실해서 찍은 작품”이라고 말했다. 하정우와 맞붙는 여진구의 열연도 기대감을 높이는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국민 남동생에서 어엿한 성인 배우로 성장한 여진구는 ‘하이재킹’에서 여객기 납치범 용대를 연기, 첫 악역에 도전했다.여진구는 “전부터 해보고 싶었던 악역을 이번 작품으로 하게 됐다”며 “감독님과 촬영 전부터 신경을 많이 썼다. 외적으로는 조금 더 거칠게 표현하려고 했다. 또 용대만의 서사가 있긴 하지만, 너무 미화되거나 정당화되지 않는 선에서 표현할 수 있게 고민했다”고 짚었다. 지난 2006년 방송된 드라마 ‘사랑하고 싶다’에서 여진구와 부자 호흡을 맞췄던 성동일은 “자식은 마음대로 안 된다. 그때는 커피도 가져다줬는데 언제 커서 폭탄을 들고 오더라”고 너스레를 떨면서도 “(여진구가) 정말 쉽지 않았을 거다. 정말 고생 많이 했다”며 치켜세웠다. 성동일은 또 “우리 영화는 분단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선과 악이나 정치 이념이 있는 영화는 절대 아니다”고 강조하며 “조심스럽게 만든 먹먹한 이야기다. (분단의 아픔을) 경험하지 못한 세대들이 많이 봤으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김 감독 역시 “영화를 만들면서 진심과 진정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게 관객들에게도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며 “멋진 배우들의 연기 큰 극장에 와서 봐 달라”고 덧붙였다. 한편 ‘하이재킹’은 오는 6월 21일 개봉한다.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05.22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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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주인공 된 RM·임영웅…“이것은 단편 영화인가 뮤직비디오인가”

K팝 스타들의 뮤직비디오에 ‘드라마타이즈’가 돌아왔다. 최근 가수 RM과 임영웅은 영화 주인공으로 변신, 단편 영화 풍 뮤직비디오를 선보였다.그룹 방탄소년단 리더 RM은 두 번째 솔로 앨범 발매에 앞서 지난 10일 수록곡 ‘컴백 투 미’를 선공개했다. 예술 영화 포스터 풍 티저 사진으로 눈길을 끌었는데, 실제로 넷플릭스 ‘성난 사람들’의 이성진 감독과 ‘헤어질 결심’의 류성희 미술감독, ‘1987’ 김우형 촬영감독이 합을 맞춰 ‘컴백 투 미’ 뮤직비디오를 탄생시켰다. RM은 뮤직비디오 속에서 문을 넘나들며 여러 시공간 속 지금의 ‘내’가 아닌 다른 모습의 자신을 마주하는 다양한 감정을 연기했다. 평소 음악뿐 아니라 미술을 비롯한 시각 예술에도 남다른 조예를 드러내 온 RM은 이번 뮤직비디오에서 돋보이는 감수성으로 눈길을 끈다.소속사 빅히트 뮤직 측은 영화제작진의 참여 계기에 대해 “RM이 평소 관심있고 함께 작업해보고 싶은 각 부문 감독님들께 먼저 협업 요청을 드렸다”며 “드라마타이즈 형식의 뮤직비디오를 염두에 두고 자작곡 작업이 진행된 것은 아니다. 곡이 먼저 완성된 후 뮤직비디오 사전 기획과 협업 과정을 거쳤다”고 밝혔다. 임영웅도 뮤직비디오로 단편 영화에 도전했다. 지난 5일 공개된 ‘온기’는 방탄소년단, 비비 등 가수들과 영화적 분위기를 연출해 온 권오준 뮤직비디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아무리 먼 길을 떠났어도”라는 후렴 가사에 맞춰 이국적인 황량한 배경의 로드무비를 그리는데, 임영웅은 4분 남짓의 러닝타임 중 음색만큼이나 눈빛으로 섬세하게 감정을 전달했다. 초반부 배우 안은진의 출연도 몰입을 자아낸다. 해외가 아닌 익산과 충주 올 로케이션으로 촬영됐다. ‘온기’ 뮤직비디오는 공개 7일째 조회수 251만여 회, 지난 12일 기준 유튜브 주간(5월 3~9일) 뮤직비디오 톱2에 올라 임영웅의 새 시도를 향한 관심도를 증명했다.드라마형 뮤직비디오는 국내 가요계가 ‘보는 음악’으로 팽창하던 1990~2000년대가 전성기였다. 가수 조성모의 ‘투 헤븐’이 대표적 사례다. 하재근 대중문화 평론가는 “국내에서는 90년대부터 시도돼 당시 신선한 충격을 줬다”면서 “뮤직비디오가 가수와 노래의 인기에 크게 작용했으나 노래에 비해 스토리가 방대해지거나 늘어진다는 점에서 점차 대중에게 식상해졌다. 제작비 규모도 컸기에 시도가 줄었다”고 설명했다.이에 더해 2010년대 들어 K팝 아이돌이 가요계의 중심에 자리하며 점차 드라마형 뮤직비디오의 시도가 줄어들었다. 대신 화려한 퍼포먼스와 임팩트 있는 비주얼 중심으로 콘셉트를 표현하는 경향이 부상했다. 그러던 중 최근 대형 가수를 중심으로 영화계와 손을 잡고 서사 중심 뮤직비디오가 다시 시도되기 시작했다. 드라마형 뮤직비디오는 스토리텔링으로 호기심을 자극하고 몰입을 극대화한다. 앞서 지난 1월 아이유는 ‘러브 윈즈 올’로 ‘콘크리트 유토피아’ 엄태화 감독과 호흡을 맞춰 SF 디스토피아 물의 히로인으로 분했다. ‘쉬..’에서는 황수아 감독과 함께 배우 탕웨이와 모녀 느와르를 소화했다. 그룹 뉴진스 또한 지난해 7월 ‘쿨 위드 유’로 신우석 감독과 배우 양조위, 정호연과 함께 독특한 영화적 세계관을 선보였다. 짧은 재생 시간 동안 시각적인 상징물을 제시하는 뮤직비디오라는 매체에 비교적 명확한 스토리를 입혀 팬덤에게 해석하는 재미를 제공했다.하 평론가는 “최근에는 다시 드라마형 뮤직비디오가 신선하게 다가가고 있다. 영화계에서도 참여하며 그곳에서 축적된 제작 역량이 K팝 스타와 시너지를 발휘한다”며 “한국 영화 제작 역량의 우수성도 알리며 음악과 영화계 동반성장이 이루어지는 효과도 있다”고 분석했다.이주인 인턴기자 juin27@edaily.co.kr 2024.05.16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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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RM 선공개곡 MV 티저 공개…한 편의 단편영화

그룹 방탄소년단 RM이 선공개 곡 ‘컴 백 투 미’ 뮤직비디오 티저를 공개했다.9일 0시(이하 한국시간) 팀 공식 SNS에 올라온 티저 영상은 귀를 사로잡는 몽환적인 소리로 시작된다. 이번 티저는 약 10초 동안 무언가에 골몰히 빠진 채 정면을 응시하는 RM의 모습이 담겼다. 또한 RM의 눈가에 난 의문의 상처와 인물 뒤편에서 피어오르는 연기가 영상의 감각적인 분위기를 한층 극대화시킨다.‘컴 백 투 미’의 뮤직비디오는 영화계 초호화 제작진이 참여했다. 넷플릭스 ‘성난 사람들’의 연출을 맡은 이성진 감독이 연출, 제작, 극본을 담당했다. 그리고 영화 ‘헤어질 결심’, ‘암살’ 등에 참여한 류성희 미술 감독과 영화 ‘1987’, ‘만추’의 김우형 촬영 감독이 의기투합 했고 배우 김민하가 출연했다.빅히트 뮤직은 “‘컴 백 투 미’ 뮤직비디오는 RM과 실력파 제작진이 함께 완성해, 마치 한 편의 단편영화를 보는 기분이 드실 거다. 곡과 뮤직비디오에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라고 전했다. RM은 10일 오후 1시 ‘컴 백 투 미’ 음원을 전 세계 동시 공개한다. 이 곡이 수록된 솔로 2집 앨범은 오는 24일 발매된다. 박세연 기자 psyon@edaily.co.kr 2024.05.09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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