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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눈앞 10연승 아닌 등뒤 74번을 되새긴 김경문 [김식의 엔드게임]

김경문(67) 한화 이글스 감독은 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원정경기를 앞두고 더그아웃에서 선수들의 훈련 모습을 홀로, 조용히 바라봤다. 특별할 게 없는 장면이었다. 김 감독은 팀 성적이나 분위기와 상관없이 그 자리를 지킨다.김경문 감독에게 “부임 1년 만에 한화를 많이 바꾼 것 같다. 축하드린다”고 말했다. 그러자 그는 “아직 축하받기 이르다. 시즌이 50경기 이상 남았다”며 “야구란 게 흐름이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 한 달 만에 5경기 차를 따라 잡히기도 하는 게 야구”라고 말했다. 아울러 김 감독은 “점수가 잘 나지 않을 때도 있었다. 그럴 때 해주는 선수가 나타났다”며 “최근에는 저 선수가 잘해주고 있다”라며 흐뭇해했다. 배팅 케이지에서 타격 훈련 중인 루이스 리베라토를 보며 한 말이었다. 에스테반 플로리얼(65경기 타율 0.271, 8홈런)이 손가락 부상을 입는 바람에 한화가 대체 외국인 타자로 영입한 리베라토는 3주 동안 강렬한 타격을 선보였다. 결국 한화 구단은 플로리얼과 작별하고 지난 19일 리베라토와 정식으로 계약했다. ‘알바’ 신분에서 ‘정규직’으로 승격한 리베라토의 방망이는 더 뜨거워졌다. 그는 23일까지 19경기에서 타율 0.386, 홈런 3개를 기록했다. 중견수 수비할 때도 몸을 아낌 없이 던진다.코디 폰세-라이언 와이스로 KBO리그 최강의 원투펀치를 구성한 한화는 외국인 타자까지 업그레이드되면서 더 큰 날개를 달게 됐다. 외국인 3명이 모두 수준급 기량을 자랑하는 건 스카우트 역량뿐 아니라 행운까지 따라야 가능하다. 한화가 외국인 영입에 이만큼 성공한 건 한국시리즈(KS) 챔피언에 올랐던 1999년(댄 로마리어, 제이 데이비스) 이후 처음이다. 2025시즌 한화에 ‘우주의 기운’이 모이고 있다는 강력한 증거다.그럴수록 백전노장은 더더욱 자중자애하고 있다. 김경문 감독은 평소처럼 자리를 지키고, 훈련을 지켜보며 중심을 잡았다. 언행을 특히 조심하고 있다. 바람에 흔들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한결같은 뒷모습으로 보여주고 있다.지난 4월 26일 대전 KT 위즈전부터 5월 11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까지 12연승을 달렸던 한화는 지난 4일 고척 키움전부터 지난 22일까지 두산 베어스전까지 10경기를 모두 이겼다. 한 시즌에 두 번이나 10승 이상을 기록한 건 1985년 삼성 라이온즈(4월 12일 삼미 슈퍼스타즈전~4월 27일 OB 베어스전 11연승, 8월 25일 청보 핀토스전~9월 17일 롯데 자이언츠전 13연승) 이후 KBO리그 역사상 두 번째다.23일 두산전을 앞두고 10연승을 축하한다는 취재진의 말에 김경문 감독은 “매스컴에서 뉴스로 다뤄서 알고 있을 뿐이지, 당장의 1승은 중요하지 않다. 기록은 1위(정규시즌 우승)를 결정했을 때 의미 있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대외적으로 자신감을 보여주는 게 리더의 전략일 때가 있는데, 그는 자만심이 싹트는 걸 극도로 경계했다.2008년 베이징 올림픽 야구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전승 금메달을 이끈 바 있는 김경문 감독은 과거 자신을 ‘준우승 전문’이라고 불렀다. 두산 사령탑이었던 2005년 KS에서 선동열 감독이 이끈 삼성에 4전 전패로 패퇴했다. 2007년과 2008년에는 SK 와이번스와 뜨겁게 싸우다가 리버스 스윕을 당했다. 이후 김경문 감독은 NC 다이노스 지휘봉을 잡고 2016년 두산과의 KS에서 다시 한번 4전 전패로 물러났다. 그는 지난해 6월 한화 지휘봉을 잡으며 “2등이라는 게 제게는 아픔이었다. 꼭 한화 이글스와 함께 우승하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이후에는 한화가 아무리 잘 나가도 그는 전혀 들뜨지 않았다.KS에서 네 번이나 분루를 삼켰지만, 김경문 감독의 커리어를 폄하하는 이들은 없다. 그가 한 번도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하며 KS 선착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가 이끄는 팀은 항상 플레이오프를 거쳐 KS에 올라온 언더독이었다. 단지 KS에서 역전하지 못했을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정규시즌 1위를 달리고 있는 올 시즌은 전과 완전히 다른 상황이다.한화가 후반기 들어 독주 체제를 만드는 것 같지만, 김경문 감독은 평정심을 유지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그는 취재진과의 인터뷰가 끝난 뒤에도 더그아웃에서 선수들의 훈련을 가만히 지켜봤다. 그의 뒷모습에서 낯익은 등번호 74가 보였다. 감독에게는 행운(7)과 불운(死, 죽을 사)이 늘 함께한다는 그의 신조를 새긴 번호다. 잘 나갈수록 조심해야 하고, 어려워도 희망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다. 한화는 23일 두산 19세 신인 투수 최민석에게 5이닝 무득점으로 압도당하며 2-13으로 완패, 긴 연승을 멈췄다. 김경문 감독은 두산과 NC에서도, 국가대표팀에서도, 그리고 한화에서도 74번을 떼 낸 적이 없다. 동전의 양면처럼 행불행(幸不幸)은 공존하고 있다는 걸 김경문 감독이, 그의 야구가 오랫동안 역설해 왔다. 어느 해보다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있는 한화의 2025시즌은 어떻게 끝날까. 김경문 감독의 가을은 예년과 다를까. 10연승은 김 감독이 원하는 답이 아니라, 이 질문의 시작이었다. 2025.07.24 13:49
메이저리그

'영웅 군단' 이끈 절친 이정후-김혜성, 드디어 꿈의 무대에서 맞대결

영웅 군단을 이끌던 2017년 입단 동기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김혜성(26·LA 다저스)이 드디어 맞대결을 펼친다. 메이저리그(MLB)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라이벌 다저스와 샌프란시스코는 14일(한국시간)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다저 스타디움에서 올시즌 처음으로 맞대결을 펼친다. 지난 시즌(2024)는 4월 첫째 주 처음 치러진 3연전이 올 시즌에는 다소 늦게 편성됐다. 국내 야구팬 설렘을 자극하는 매치업이다. 2017시즌 KBO리그에 입성해 키움 히어로즈를 두 차례 한국시리즈로 이끈 이정후와 김혜성이 꿈의 무대에서 만나기 때문이다. 이정후는 2023년 12월, 포스팅으로 MLB에 진출한 역대 아시아 야수 최고 몸값(1억1300만 달러)를 받고 샌프란시스코와 계약했다. 데뷔 시즌(2024) 37경기 만에 수비 중 어깨 부상을 당해 시즌을 접었지만, 완벽한 재활 치료를 소화한 뒤 올 시즌 팀 주축 타자 역할을 해내고 있다. 개막 전까지 지구 우승에 도전할 전력으로 평가받지 않았던 샌프란시스코는 12일 기준으로 40승 28패를 기록, 다저스(41승 28패)에 0.5경기 차 밀린 지구 2위를 지키고 있다. 김혜성은 2024년 5월, MLB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다저스)의 에이전시인 CAA 스포츠와 손을 잡고 MLB 문을 두들겼고, 포스팅 협상 마감일이 임박해 다저스와 기간 3+2년(구단 옵션), 총액 2200만 달러에 계약했다. 월드시리즈 '디펜딩 챔피언'이자 NL 서부 최강 팀이었던 다저스에 입단해 화제를 모았지만, 그만큼 팀 뎁스(선수층)가 두꺼운 팀이라 그의 빅리그 로스터(26인) 진입이 어려울 것으로 보는 시선이 지배적이었다. 실제로 김혜성은 다저스 전력 분석팀 권유로 타격 자세를 바꿨고, 적응기가 시범경기와 겹친 탓에 정타조차 생산하지 못하며 부진한 뒤 결국 트리플A에서 개막을 맞이했다. 하지만 빅리거 유틸리티 플레이어 토미 에드먼이 발목 부상을 당하며 생긴 빈자리에 콜업됐고, 매서운 타격 능력과 특유의 스피드를 유감없이 발휘하며 생존했다. 왼손 투수가 상대 팀 선발로 나서면 벤치를 지키는 등 아직 백업 선수지만, 조금씩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2024시즌 개막전에서는 데뷔전을 치르는 이정후가 빅리그 선배이자 히어로즈 소속 시절부터 절친했던 김하성(당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과 맞대결해 국내 야구팬을 뜨겁게 만들었다. 당시 이정후는 샌디에이고 4연전 2차전에서 멀티히트, 3차전에서 홈런을 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김혜성은 12일 샌디에이고전 3회 초 타석에서 상대 투수 랜디 바스케스가 던진 공에 오른쪽 팔꿈치를 맞았다. 타석에서 침묵했고, 6회 말 수비에서는 평범한 연계 플레이를 하며 1루 송구 실책을 범했다. 김혜성의 부상 변수가 있어 두 선수가 나란히 선발 출전할지 예단이 어렵다. 하지만 같은 그라운드를 누비는 모습은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6.13 17:00
프로야구

국민타자 실각이 장외 슈퍼스타들에게 주는 메시지 [IS 이슈]

이승엽(48) 감독이 두산 베어스 지휘봉을 스스로 내려놓았다. 각 구단의 지도자 선임 방침에 영향을 미칠 선례로 보인다. 두산은 지난 2일 "이승엽 감독이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고, 구단이 이를 수용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승엽 감독은 올 시즌 부진한 성적에 대한 책임을 지고 팀 분위기 쇄신을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구단은 숙고 끝에 이를 수용했다"라고 했다. 3일부터 조성환 퀄리티컨트롤 코치가 감독 대행을 맡는다. 개막 전 5강 진입을 노릴 수 있는 전력으로 평가받았던 두산은 2일 기준으로 23승 3무 32패로 10개 구단 중 9위에 머물렀다. 지난달 31일과 1일 치른 최하위 키움 히어로즈와의 주말 3연전 2·3차전에서 연속으로 '영봉패(스코어 0-1)'를 당하며 재도약 기회를 놓쳤다. 이승엽 감독은 '국민타자'로 통한다. '홈런왕'이라는 타이틀이 가장 잘 어울리는 선수였다. 지난해 최정이 깨기 전까지 개인 통산 최다 홈런 기록(467개) 보유자이기도 했다. 선동열·최동원·이종범(이상 은퇴)과 함께 KBO리그 레전드 40인 중에서도 '톱4'에 이름을 올렸다. 이승엽 감독은 2017년 은퇴 뒤 한국야구위원회(KBO) 홍보대사, 기술위원, 객원 해설위원을 역임했다. 장학 재단을 운영하고, 인기 야구 예능 프로그램(최강야구)에 출연해 활동 범위를 넓히기도 했다. 이승엽 감독은 2022년 10월, 김태형 감독 후임으로 두산 사령탑에 올랐다. 두산은 현장 코치 경험조차 전혀 없었던 그를 선택하는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선수로 정점을 찍은 야구인에게 거는 기대치가 반영된 것. 2022시즌 정규시즌 9위였던 두산은 2023시즌 5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하지만 두산팬들은 만족하지 못했다. 김태형 감독 시절 7년(2015~2021) 연속 한국시리즈(KS)에 진출하며 구축한 왕조가 계속 무너지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두산은 2024시즌 4위에 올랐다. 한 단계 올라섰지만 이승엽 감독을 향한 여론은 여전히 좋지 않았다. 특히 불펜 운영을 두고 볼멘소리를 내는 팬이 많았다. 뚜렷한 색깔이 없다는 평가도 있었다. 그러다가 두산이 KT 위즈와의 와일드카드 결정 1·2차전 모두 패하며 역대 최초로 준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4위 팀이 되자, 그를 향한 비난 여론은 극에 달했다. 두산은 올 시즌 초반, 곽빈·홍건희 등 주축 투수들이 부상으로 전력에 합류하지 못한 채 힘겨운 레이스를 펼쳤다. 하지만 감독을 향한 '옹호론'은 나오지 않았다. 그렇게 이승엽 감독과 두산의 동행은 2년 7개월 만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승엽 감독의 지도력은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코치 경력 없이 감독을 맡은 그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이들도 많았다. 리그 역사를 대표하는 슈퍼스타였기에 특혜를 받았다는 것이다. 이승엽 감독은 결국 반전을 만들지 못했다. '스타는 지도자로 성공하기 어렵다'라는 야구계 속설이 더 힘을 얻은 모양새다. KBO리그 전성기를 이끈 스타플레이어 중 현장 지도자 대신 대외 활동을 선택한 이들이 많다. 가장 큰 이유는 코치 연봉이 선수 시절과 비교해 너무 낮기 때문이다. 현실적인 이유로 야구 관련 콘텐츠 제작물 출연을 선택하는 것. 방송이나 매체 인터뷰를 통해 지도자로 현장에 복귀하고 싶은 바람을 전한 이들도 있다. 이승엽 감독이 '감독 직행' 선례를 만들었다 보니, 그중에서도 이름값 높은 OB들은 자신이 뛰었던 팀의 차기 감독이 될 것이라는 시선을 받기도 했다. 물론 그들이 코치 경력 없이 감독이 되겠다는 의사를 밝히진 않았다. 잠시 그라운드를 떠나 견문을 넓힌 뒤 '정석' 절차를 밟으려는 계획을 세운 이들도 있을 것이다. 이승엽 감독의 불명예 퇴진은 향후 두산뿐 아니라 다른 구단 의사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예비 지도자들에게도 전달된 메시지가 있을 것 같다. 선수 시절 아무리 슈퍼스타였더라도, 코치부터 시작해 지도력과 리더십을 증명하는 게 정석이라는 것. 현재 장외에서 활동하고 있는 그 시절 슈퍼스타들은 현장 복귀 시점을 두고 깊은 고민을 할 것으로 보인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6.03 11:58
예능

투개월 도대윤, ‘언더커버’ 출격…“미움 받을 용기 내”

가수 도대윤이 ‘언더커버’에 출연한다.ENA 커버 인플루언서 서바이벌 ‘언더커버’는 원곡을 재해석해 부르며 새로운 음악 트렌드로 자리잡은 ‘커버(COVER)’ 인플루언서 최강자를 가리는 서바이벌 음악 예능이다.19일 방송될 ‘언더커버’ 2회에서는 근황이 궁금했던 가수들의 등장이 예고돼 기대를 모은다. 특히 지난 2011년 ‘슈퍼스타K 시즌3’에 출연했던 투개월의 도대윤이 무려 15년만에 ‘언더커버’를 통해 무대에 오를 예정.“미움 받을 용기를 냈다”면서 긴장한 모습이 역력한 채로 등장한 도대윤은 장철웅의 ‘서울 이곳은’을 선곡해 커버 무대를 꾸민다. 누구보다 간절했을 도대윤의 무대는 듣는 이들을 숨 죽이게 만들고, 심사를 맡은 정재형 역시 “나도 울컥했다”면서 진심이 담긴 심사평을 전한다. 쏟아지는 응원 속 도대윤은 어떤 결과를 받았을지 궁금증을 자아낸다.뿐만 아니라 이날에는 음악방송에서 아이유, 아이브와 나란히 1위 후보에 이름을 올리고 3위까지 했던 가수 전건호가 출연한다. 전건호는 ‘다정히 내 이름을 부르면’이라는 노래로 커버 인플루언서들도 커버를 할 정도로 사랑을 받은 노래의 주인공이지만, 정작 노래만 알고 자신의 존재는 알지 못한다면서 ‘언더커버’에 출연한 이유를 전한다.허각의 ‘헬로’를 커버한 전건호는 목소리와 찰떡 같은 선곡, 엄청난 성량과 고음으로 듣는 이들을 놀라게 하지만 노래를 들은 정재형은 “노래 스킬이 곡예를 보는 듯하다. 테크닉은 완벽한데…”라면서 의외의 혹평을 남긴다. 전건호를 향한 냉정하지만 애정 어린 심사평을 남긴 정재형이 과연 어떤 선택을 했을지 본방 사수를 자극한다.‘언더커버’는 매주 일요일 오후 7시 40분 방송된다.강주희 기자 kjh818@edaily.co.kr 2025.01.18 14:51
예능

커버 인플루언서들의 경연…‘언더커버’, ENA 간판 음악 서바이벌 될까

ENA가 최초로 선보이는 음악 서바이벌 ‘언더커버’가 채널의 간판 프로그램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지난 12일부터 방송을 시작한 ‘언더커버’는 커버 인플루언서 서바이벌이다. 원곡을 재해석해 부르며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은 ‘음악 커버’ 인플루언서들이 최강자를 가리는 경연 프로그램이다. ‘언더커버’는 오디션에 도전하는 출연자들이 ‘인플루언서’라는 점을 다른 음악 서바이벌 프로그램과 차별점이라고 설명한다. ‘언더커버’ 제작진은 “요즘 세대에 나올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오디션”이라며 “자기 채널을 생성해서 유지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매력과 캐릭터성이 필요하다. 이러한 인재는 요즘 세대의 트렌드 중 하나”라고 출연자를 ‘인플루언서’로 선정한 이유를 밝혔다.특히 ‘언더커버’는 ‘남의 노래를 나의 노래로’라는 타이틀 아래에서 평생 남의 노래를 불러온 사람에게 새로운 곡을 준다는 것에서 의미를 더한다. 프로그램의 심사위원들은 이에 맞춰 평가 기준을 노래 실력에 두는 것이 아니라 음악에 대한 진정성에 둔다고 밝혔다. 박정현은 1회에서 “단순히 노래를 잘하느냐 못하느냐를 떠나서 노래로 표현하고 싶은 것이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표현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다수의 출연자들을 탈락시키기도 했다. ‘언더커버’ 출연자 중에는 커버 1세대 인플루언서인 그렉, 109만 팔로워 그래쓰, Mnet ‘슈퍼스타K3’에 출연 후 근황이 전해지지 않았던 그룹 투개월의 도대윤 등이 출연하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정재형은 지난 10일 진행된 ‘언더커버’ 제작발표회에서 “출연자들이 저희보다 유명한 사람이 이미 많다. 유튜브 100만 이상의 팔로워 가진 분들이라서 접근 자체가 다르다”며 “이들이 갖고 있는 서사가 이미 다른 SNS 등을 통해서 공개된 상태라 경연을 통해 비교해 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 관전 포인트를 전했다. ENA는 지난 2022년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큰 인기를 누리며 대중적인 인지도를 쌓았으나 이후 대표작으로 불릴 만한 프로그램이 나오지 않았다. SBS 플러스와 함께 ‘나는 솔로’ 등을 레귤러 예능을 선보였고 제작사 테오와 협업해 ‘지구마불 세계여행’, ‘혜미리예채파’ 등도 방송했으나 ‘언더커버’와 같은 대형 음악 예능, 특히 오디션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것은 처음이다. ENA는 지난해 초반 채널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시키기 위해서 오리지널 예능 기획안 공모를 받았다. ‘언더커버’는 레귤러 예능, 시즌제 예능, 음악 예능, 특히 오디션 프로그램 등이 포함된 예능 기획안 중 당선돼 ENA의 2025년 포문을 여는 새로운 프로그램이 됐다.JTBC ‘싱어게인’, TV조선 ‘미스터트롯’, MBN ‘현역가왕’ 등 종합 편성 채널과 케이블 채널에서는 각 채널 별로 대표 IP로 자리매김한 음악 관련 오디션 예능 프로그램을 시리즈로 선보이고 있다.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은 입소문이 빠르고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얻는 소재 중 하나다. 따라서 대중의 관심을 얻는 것도 용이하다. ENA 관계자는 “2024년 ENA의 새로운 목표 중 하나가 대형 음악 예능 프로그램과 오디션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것이었다. ‘언더커버’는 그러한 목표를 채워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공모전에서 당선된 것”이라며 “특히 ‘인플루언서’을 내세우는 오디션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차별화가 확실이 됐다고 판단했다”고 짚었다.이수진 기자 sujin06@edaily.co.kr 2025.01.14 06:15
프로축구

파리의 기적 반전, 축구 아시안컵 내분 악몽 [2024 스포츠]

2024년도 스포츠 현장에선 환희와 감동의 순간이 쏟아졌다. 무더위가 한창이던 7월 말~8월 초, 우리 태극 전사들이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역대 최약체'라는 우려를 뒤로 하고 짜릿한 반전 드라마를 썼다. KBO리그는 사상 첫 1000만 관중을 돌파하며 최고 인기 스포츠의 위상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KIA 타이거즈는 '김도영 신드롬' 속에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반면 한국 스포츠의 어두운 민낯도 드러났다. 아시안컵에서 선수단 내분 사태가 터졌고, 홍명보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공정성 논란도 불거졌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체육계 반대에도 각각 3선, 4선 도전을 선언했다. 파리 올림픽을 계기로 체육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① 金 13개, 파리의 기적대한민국 선수단이 2024 파리 올림픽에서 기적을 연출했다. 21개 종목 선수 144명의 '소수 정예'로 구성된 한국 선수단은 금 13개, 은 9개, 동 10개를 획득해 종합 순위 8위에 올랐다. 2008 베이징, 2012 런던 대회에서 기록한 단일대회 최다 금메달과 타이. '역대 최약체'라는 평가 속에 금메달 목표치도 5개에 불과했지만, 이를 훨씬 뛰어넘고 기적을 연출했다. 오상욱(펜싱) 김예지(사격) 등이 '새로운 스타'로 떠올랐고, 안세영(배드민턴) 신유빈(탁구) 박혜정(역도) 반효진(사격) 박태준 김유진(이상 태권도) 등 10대 후반~20대 초반 '젊은 피'의 에너지가 넘쳤다. ② 아시안컵 악몽, 선수단 내분에 클린스만 경질한국 축구가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햄프턴),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역대 최강으로 평가된 스쿼드를 이끌고도 준결승에서 요르단에 0-2로 충격적인 패배를 당해 아시안컵 64년 만의 우승 도전에 실패했다. 특히 준결승 전날 저녁 식사 시간에 주장 손흥민과 후배 이강인이 물리적으로 충돌한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안겼다. 해외 언론에도 소개됐다. 이 과정에서 손흥민의 손가락이 탈구됐고, 이강인은 사과문을 게재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재택근무 논란'에 성적 부진까지 겹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1년 만에 경질했다. ③ 안세영 폭탄 발언, 체육 개혁 요구 분출"제 부상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이 순간을 끝으로 대표팀이랑은 조금 계속 가기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안세영이 8월 5일 파리 올림픽 여자 단식 금메달을 딴 직후 공식 인터뷰에서 말한 내용이라 체육계에 몰고 온 파장은 더욱 컸다. 이는 체육계의 고질적인 병폐와 부당한 관행의 개혁 요구로 이어졌다. 비 국가대표의 국제대회 출전 제한 규정 폐지, 경기력과 직결되는 용품에 대한 선수 결정권 존중 등의 시정명령 조처 등 제도 개선에 나섰다. 10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체육계 문제가 비중 있게 다뤄졌다.④ 프로야구 꿈의 1000만 관중 돌파2024 KBO리그는 정규시즌 총 720경기에 총 1088만7705명이 입장했다. 전체 일정의 79.5%를 소화한 8월 18일에 종전 최다였던 2017시즌 840만688명을 돌파했다. LG 트윈스는 139만7499명이 입장, 2009년 롯데 자이언츠가 세운 역대 한 시즌 단일구단 최다 홈 관중(138만18명)을 경신했다. 류현진의 국내 복귀와 함께 한화 이글스는 역대 최다 47회 홈 구장 매진을 달성했다. 특히 20~30대 여성 팬의 증가가 두드러졌다. 치열한 순위 싸움과 함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숏폼'(짧은 영상) 영상 게재를 허용한 것도 야구 인기 증가의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3선 도전정부의 전방위적 압박에도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3선 도전'을 공식 선언했다. 11월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공직복무점검단이 업무방해와 금품 등 수수, 횡령, 배임 등 혐의로 이 회장을 비롯해 8명을 수사 의뢰했다. 문체부는 이 회장의 직무를 정지했고, 경찰과 검찰은 대한체육회와 진천 국가대표선수촌 등을 압수수색했다. 체육회를 '사유화'한다는 비판 속에 퇴진 요구가 빗발쳤다. 이 회장은 지난 24일 후보 등록까지 마쳤다. 그는 여론이 자신을 악마화한다면서 "이건 너무 지나치지 않나. 제가 여기서 그냥 물러나면 모든 것을 인정하게 되는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는 내년 1월 14일 열린다. ⑥ 홍명보 선임, 정몽규 4선 도전 논란대한축구협회가 지난 7월 홍명보 당시 프로축구 울산 HD 감독을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하자 공정성 논란이 불거졌다. 현직 K리그 감독을 국가대표팀으로 불러낸 것도 문제인데, 박주호 당시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은 "선임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폭로했다. 이에 2013년부터 축구협회를 이끌어온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을 향해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컸다. 4선 도전 의사를 밝힌 정 회장은 허정무 전 대표팀 감독, 신문선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초빙교수와 3파전으로 경선을 치른다. 정 회장은 2031 아시안컵·2035 여자월드컵 유치, 남녀 대표팀 FIFA 랭킹 10위권 진입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⑦ KIA 타이거즈 포효, 김도영 신드롬 KIA가 7년 만에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스프링캠프 도중 김종국 전 감독이 불미스러운 일로 중도에 하차했지만, 이범호 타격 코치가 지휘봉을 물려받아 형님 리더십을 발휘하며 팀을 수습했다. 김도영은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와 골든글러브(3루수 부문)를 수상하며 '슈퍼스타'로 떠올랐다. 역대 최초 월간 10홈런-10도루, 최연소·최소 경기 100득점과 30홈런-30도루 등 각종 기록을 달성하며 구름 관중을 몰고 왔다. '도영아 니땀시 살어야(도영아 너 때문에 산다)'라는 응원구호는 올해 프로야구 최고의 유행어였다. ⑧ 54세 최경주, KPGA 투어 최고령 챔피언최경주가 지난 5월 제주도 서귀포시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SK텔레콤오픈(총상금 13억원)에서 2차 연장 접전 끝에 우승했다. 최종 합계 3언더파 281타. 1970년 5월생인 최경주는 종전 최상호(당시 50세 4개월)가 갖고 있던 KPGA 최고령 우승 기록을 경신했다. 최경주는 7월에는 시니어오픈 챔피언십에서 한국인 최초 시니어 메이저 대회 우승이라는 역사를 만들었다. 한편 올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상금왕·대상·최저타수상 등 3관왕에 오른 윤이나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퀄리파잉(Q) 시리즈를 통과, 미국 무대 진출을 알렸다. ⑨ 한국 축구, 40년 만의 올림픽 출전 불발황선홍 감독이 이끈 23세 이하 축구대표팀은 지난 4월 U-23 아시안컵 8강에서 신태용 감독이 지휘한 인도네시아와 승부차기 끝에 10-11로 져 40년 만에 올림픽 진출에 실패했다. 황선홍 감독은 2년 6개월의 준비 시간을 갖고도 충격적인 결과를 받아들였다. 그러나 황 감독은 이후 강등 위기에 처한 K리그1 대전하나시티즌 사령탑으로 현장에 복귀했다. 신태용 감독은 U-23 아시안컵에서 한국을 격파했지만, 끝내 68년 만의 올림픽 본선행 뜻은 이루지 못했다. 그래도 인도네시아 A대표팀에서는 동남아시아 국가로는 유일하게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에 진출하는 등 눈부신 성과를 올렸다.⑩ K리그 양민혁, EPL 손흥민과 한솥밥 2006년생 양민혁이 한국 선수로는 이영표와 손흥민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토트넘에 입단하게 됐다. 지난 1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영국 런던으로 출국, 곧바로 팀 훈련에 합류했다. 최근에는 주장 손흥민이 양민혁의 훈련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모습도 공개됐다. 시즌 전 준프로 신분으로 강원FC 유니폼을 입고 6개월 만에 프로 계약을 따낸 양민혁은 다시 한 달 만인 지난 7월 EPL 토트넘 입단을 확정했다. K리그1 38경기 전 경기에 출장해 12골 6도움을 올렸고, 압도적인 지지로 영플레이어상을 받았다. 내년 1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EPL) 데뷔를 노린다. 이형석 기자 2024.12.31 07:03
영화

[오!뜨뜨] ‘최강럭비’→‘드림프로덕션’, 꿈 좇거나 꿈꾸거나

정주행을 부르는 OTT 작품들만 일간스포츠가 모아 모아 엄선했습니다. 나 홀로, 가족, 친구, 연인 등 다양한 사람들과 즐겨주세요. <편집자 주> #넷플릭스: 최강럭비: 죽거나 승리하거나‘최강럭비: 죽거나 승리하거나’는 ‘피지컬:100’, ‘흑백요리사: 요리계급전쟁’ 등 최근 예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넷플릭스가 새롭게 선보이는 스포츠 서바이벌이다. 소재는 100kg을 넘나드는 거구의 선수들이 압도적인 힘과 속도로 끊임없이 부딪히며 서로를 제압하고 돌파하는 경기인 럭비.‘최강럭비: 죽거나 승리하거나’는 승리의 영광을 위해 온 몸을 던지며 필사의 전진을 이어가는 럭비 선수들의 승부를 14회에 걸쳐 담아낸다. 한 번 보면 눈을 뗄 수 없는 럭비의 매력에 서바이벌 특유의 긴장감이 더해져 시청자들을 끌어당긴다. ‘최강야구’, ‘도시어부’, ‘강철부대’를 탄생시킨 장시원 PD의 신작이다. #디즈니플러스: 드림 프로덕션‘드림 프로덕션’은 픽사의 첫 오리지널 시리즈로, 국내 497만 관객을 동원한 ‘인사이드 아웃’과 역대 흥행 애니메이션 1위에 오른 ‘인사이드 아웃2’ 사이를 배경으로 하는 스핀오프 시리즈다. 주인공은 ‘인사이드 아웃’을 이끈 라일리로, 라일리가 잠든 후 꿈 제작소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다.매일 밤 정해진 시간과 예산에 맞춰 꿈을 제작하는 이들이 있다는 픽사의 기발한 상상력이 흥미를 자극한다. 여기에 라일리의 꿈을 2살 때부터 연출해 온 베테랑 감독 폴라, 야망 넘치는 꿈 제작소 대표 진, 슈퍼스타 무지개 유니콘 등 다채로운 캐릭터를 전면에 배치, 성장과 공감의 메시지를 유쾌하게 담아낸다. #넷플릭스: 퀴어아이 시즌9‘퀴어 아이’가 아홉 번째 시즌으로 돌아왔다. ‘퀴어 아이’는 지난 2003년에 인기를 끌었던 ‘퀴어 아이 포 더 스트레잇 가이’를 바탕으로 제작된 리얼리티쇼다. 다섯 명의 게이가 각자 전문성을 살려서 자신을 돌보지 못한 채 살아가는 출연자를 찾아가 메이크오버부터 일상과 거주공간까지 변화시키는 내용이다.이번 시즌은 세상 어느 곳보다 화려한 도시 미국 라스베이거스를 배경으로 한다. 새롭게 합류한 인테리어 디자이너 제러마이아 브렌트를 비롯해 카라모 브라운, 탠 프랜스, 안토니 퍼로스키, 조너선 밴 네스, 바비 버크 등이 출연, 자신감을 잃어버린 전직 쇼걸, 변화를 외치는 사서 등 인생을 바꿀 기회를 찾는 사람들에게 마법 같은 변신을 선사한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12.13 05:37
골프일반

[뱁새 김용준 프로의 골프모험] 슈퍼스타 감사용 같은 선수는 더이상 프로 골프에서 나올 수 없는 것인가?

독자는 프로야구 선수 감사용을 아는가? 안다면 대단한 야구팬이다. 아니면 영화 개봉작을 한 편도 놓치지 않는 영화팬이거나. 감사용은 1984년부터 몇 시즌을 삼미슈퍼스타즈에서 뛴 왼손잡이 투수이다. 삼미슈퍼스타즈는 인천광역시를 연고지로 삼았던 프로야구 구단이고. 골프 칼럼에 웬 프로야구 이야기이냐고? 그럴만한 사연이 있다. 지금부터 9년쯤 일이다. 뱁새 김용준 프로는 2015년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제3차 프로 선발전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 해 초에 도전을 시작해서 이미 두 번이나 낙방한 상황이었다. 그 해 3차 KPGA 프로 선발전은 전북 군산에 있는 군산컨트리클럽(군산CC)에서 열었다. 뱁새 김 프로는 예선전이 있기 5주 전에 짐을 싸서 군산에 내려갔다. 이번에도 떨어지면 때려치울 작정이었다. 뱁새는 숙소를 잡고 하루도 빠지지 않고 아침부터 밤까지 훈련을 했다. 더러 다른 청년 골퍼와 연습 라운드를 할 때도 있었다. 보통은 늘 외톨이였다. 드라이빙 레인지에도 혼자 다녔다. 연습 그린에서도 하루 종일 혼자서 퍼팅이나 어프러치 연습을 하곤 했다. 물론 밥도 혼자 먹었고. 지쳐서 밤 10시가 되기도 전에 쓰러지듯 잠이 들었다. 새벽에는 시계 알람보다 먼저 눈을 떠서 연습 그린을 찾았다. 그렇게 지독하게 외로운 싸움을 몇 주째 하고 있을 때였다. 하루는 조금 일찍 훈련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왔다. 잘 보지 않는 TV를 무심코 켰다. 외로워서 그랬을 것이다. 영화채널에서 영화가 나왔다. 영화 제목은 ‘슈퍼스타 감사용’이었다. 뱁새는 야구를 깊게 알지 못한다. 감사용이라는 이름도 그 때 처음 들었다. 영화는 사실에 기반을 두었다. 다만 극적으로 만들기 위해 몇몇 사실은 살짝 각색을 했다. 물론 나중에 안 일이다. 영화는 프로야구 원년인 1984년을 배경으로 삼았다. 감사용역은 배우 이범수가 맡았다. 주인공 감사용은 야구 동호회에서 뛰던 아마추어 선수였다. 그 해 삼미슈퍼스타즈는 선수 공채를 했다. 선수 공채라니! 지금 같으면 소설 같은 이야기이다. 좌완 투수가 없던 삼미슈퍼스타즈는 감사용을 뽑았다. 아마추어인 그가 구단에 합류해서 환영을 받았을까? 영화에서는 다른 선수들이 무시하는 것으로 묘사했다. 영화에서는 선수 하나가 감사용과 다투다가 “니가 프로야?”라고 모욕을 하는 장면도 나온다. 뱁새는 이 대목에서 목이 콱 하고 막혔다. 감사용이 당하는 꼴이 뱁새가 그 때 처한 처지와 비슷했기 때문이다. 엘리트 청년 골퍼가 즐비한 프로 선발전에서 마흔 살이 훌쩍 넘은 뱁새가 허우적대는 꼬라지가 영락없이 그랬다. 누구에게 골프를 배우지도 않고 순수 독학으로 익혔으니 빈틈이 얼마나 많겠는가? 영화 속 감사용도 그랬다. 영화에서 그는 패전 처리 투수처럼 비쳤다. 물론 실제로 전혀 그렇지 않다는 사실은 한참 후에야 알게 되었다. 그는 첫 해에 1승 14패를 기록한 것으로 기억한다. 패전 처리만 전담했다면 14패라는 기록이 있을 수 없다. 선발 투수로 출전하거나 계투를 해야만 패배도 기록하기 때문이다. 영화는 감사용이 당대 최고 투수와 맞대결을 하는 부분에서 절정으로 치닫는다. 괄시를 당하면서도 꿋꿋하게 자신의 꿈을 실어 공을 던지던 그가 당대 최고 투수였던 OB베어즈의 박철순과 붙은 것이다. 박철순 역은 배우 공유가 맡았다. 영화에서는 박철순이 20승을 눈 앞에 둔 것으로 나온다. 그 경기에 삼미슈퍼스타즈 투수 가운데 누구도 제물이 되고 싶어하지 않는다. 감사용이 감독을 졸라 바로 그 경기에 등판한다. 그리고 놀랍게도 박철순을 상대로 9회까지 완투를 한다. 결과는 끝내기 안타를 허용하면서 아쉬운 패배. 그러나 최강자인 박철순을 상대로 남긴 명승부가 감동을 준다. 영화에는 아들이 프로야구 선수인데도 자랑도 하지 못하는 어머니도 나온다. 얼마 전에 세상을 떠난 배우 김수미가 어머니 역을 맡았다. 감사용은 어머니가 자기 경기를 한 번도 보러 오지 않는 것으로 오해하며 서운해 한다. 그러다가 어머니 서랍에서 지난 경기들 입장권 뭉치를 발견하고는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어머니는 홈구장에서 경기가 열릴 때마다 단 한 경기도 빠지지 않고 관람을 했던 것이다. 행여 아들이 나올 새라 말이다! 영화 이름 하나는 기가 막히게 지었다. 철저하게 무명인 감사용 앞에 붙은 수식어는 ‘슈퍼스타’. 구단 이름인 삼미 슈퍼스타즈에서 따온 것이다. 동시에 단 1승 밖에 올리지 못한 감사용이 슈퍼스타라는 이중적 의미이기도 하다. 뱁새는 영화 ‘슈퍼스타 감사용’을 보면서 눈물이 났다. 그리고 큰 힘을 얻었다. 프로 골프 세상에 어떤 곳인 지도 모른 채 무모한 도전을 하고 있던 뱁새. 다른 종목이지만 야구에는 뱁새 보다 더한 설움을 이기고 선수 생활을 한 작은 거인 감사용이 있었다는 사실에 말이다. 영화와 실제 기록은 살짝 다르다. 그렇다고 그 이야기를 여기서 다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아무렴 어떤가! 실제로 감사용은 그 해 1승을 거뒀다. 수 많은 투수가 프로야구 세상에서 뛴다. 그 중에 상당수는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프로 생활을 접는다. 1957년생인 감사용은 이미 오래 전에 은퇴해 지금은 모 대학에서 감독을 맡고 있다. ‘슈퍼스타 감사용’ 이야기를 쓰는 이유는 다음 회에 이어진다.‘뱁새’ 김용준 프로와 골프에 관해서 뭐든 나누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메일을 보내기 바란다. 지메일 ‘ironsmithkim’이다. 김용준 KPGA 프로 2024.10.30 08:28
프로축구

‘광주 에이스’ 이희균 자신감 “日 팀 다 깨겠다…패스 게임 질 거란 생각 無”

“일본팀을 다 깨버리고 싶어요.”광주FC 에이스인 이희균(26)의 시선은 벌써 다음 경기로 향했다. 광주가 패스 축구의 최강임을 입증하고 싶어서다.지난 22일 말레이시아 최강팀인 조호르 다룰 탁짐을 상대로 2024~2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3연승을 거둔 이희균은 “일단 비셀 고베를 만나서 일본팀을 다 깨버리고 싶다”고 말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 나스르) 네이마르(알 힐랄) 등 슈퍼스타가 즐비한 서아시아팀 중 상대하고 싶은 팀이 있냐고 묻자 나온 답이었다.이유가 있다. 앞서 광주는 ACLE에서 J리그팀인 요코하마 F. 마리노스와 가와사키 프론탈레를 연파했다. 선수들은 결과를 떠나 일본팀과 2경기를 즐겼다. 일본은 과거부터 짧은 패스 축구를 기반으로 한 기조가 이어졌는데, J리그 두 팀은 강한 압박과 유려한 패스 축구를 하는 광주를 상대로 물러서지 않았다. 후방에 촘촘히 내려선 팀을 상대하다가 치열하게 맞붙는 팀을 만나니 광주 선수들이 즐거움을 느낀 것이다.이희균은 “우리가 가와사키, 요코하마를 상대로 우위에 있다는 걸 보여줬다. 비셀 고베가 요새 성적도 좋다고 해서 그 팀은 어떨지 궁금하다. 이겨서 기를 눌러주고 싶다”고 다짐했다. 실제 고베(승점 64)는 현재 J1리그 선두 산프레체 히로시마(승점 65)와 치열한 우승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18일 FC도쿄에 패하기 전까지 공식전 12경기 무패(10승 2무)를 달릴 만큼 기세가 맹렬했다. 처음 나선 아시아 무대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는 광주도 자신감이 가득하다. 이희균은 “(ACLE 목표에 관해) 내부적으로 이야기한 건 없지만, 오늘 이기고 나서 우스갯소리로 전승을 하자는 말을 했다”며 “(아시아에서 주목받는 게) 신기하다. 우리가 작년에 (K리그1) 3위를 했지만, ACLE에서 이 축구가 통할까 하는 생각이 있었다. (이제는) 경기를 하다 보면 우리가 패스 게임에서 질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고 자부했다.광주의 전방에서 볼 운반 등 공격 작업에 큰 영향을 끼치는 이희균은 “올 시즌 골이 좀 터지긴 했는데, 기대와 달리 저조한 느낌이 있어서 스트레스를 받는다. 동료들이 어시스트를 해줘야 한다. 동료들을 탓하고 싶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고베전에서 꼭 골을 넣겠다고 약속했다.ACLE 4연승에 도전하는 광주는 내달 5일 고베와 리그 스테이지 4차전 원정 경기를 치른다.용인=김희웅 기자 2024.10.24 00:02
메이저리그

또 넘겼다...PS 22타석 연속 무안타→2G 연속 아치, 살아난 무키 베츠

3년 연속 디비전시리즈(DS) 탈락 위기에 놓인 LA 다저스. 살아난 무키 베츠(32)가 4차전 기선을 제압하는 홈런을 쳤다. 베츠는 1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 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DS)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4차전에 2번 타자·우익수로 선발 출전, 1회 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상대 선발 투수 딜런 시즈로부터 중월 솔로홈런을 치며 선취점을 이끌었다. 풀카운트 승부에서 가운데 98.7마일(158.8㎞/h ) 포심 패스트볼을 통타했다. 다저스는 3차전에서 5-6으로 석패하며 시리즈 전적 2패(1승)를 당했다. 1패만 더하면 탈락이다. 2022시즌 샌디에이고, 지난 시즌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DS에서 탈락하며 자존심을 구진 NL 최강팀. 위기에서 침묵했던 간판타자가 상대 에이스급 선발 투수에 비수를 꽂았다. 베츠는 최우수선수(MVP) 수상자이자, 현역 최고 선수 중 한 명이지만 올가을은 부진했다. DS 1·2차전 모두 무안타로 침묵했다. 2022년 DS 4차전부터 22타수 연속 무안타. 그런 베츠가 9일 열린 3차전 1회 초 첫 타석에서 마이클 킹을 상대로 좌월 솔로홈런을 치는 등 멀티히트로 살아났다. 탈락 위기에 놓은 4차전도 첫 타석부터 아치를 그렸다.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가 스리런홈런을 친 1차전 이후 2·3차전에선 8타수 1안타로 부진한 상황. 베츠가 살아나며 다저스가 CS 진출 희망을 높이고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10.10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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