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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 치고 인대 부상' 불운했던 '전 세계 1위', 박성현이 다시 뛴다 [IS 스타]

"아직 부족하겠지만, 차분히 해보려고 합니다."미국프로골프(LPGA) 투어 통산 7승의 베테랑 박성현(31·솔레어)이 9개월 만에 복귀전을 치른다. 박성현은 1일부터 제주 나흘 동안 제주도 블랙스톤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리는 KLPGA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총상금 10억원)에 출전해 올 시즌 첫 경기에 나선다. 8월이 돼서야 나서는 시즌 첫 경기. 지난해 말 큰 부상을 당한 탓이었다. 박성현은 지난해 11월 K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대회였던 SK쉴더스 SK텔레콤 챔피언십에서 스윙을 하다 땅에 묻혀 있던 바위를 치며 왼쪽 손목 인대가 끊어지는 부상을 당했다. 이후 긴 재활 기간을 거친 그는 5월에야 클럽을 잡을 수 있었고, 8월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서 복귀전을 치렀다. 박성현은 전날(31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올해 첫 경기라 굉장히 긴장되고 설렌다. 준비한 만큼 천천히 열심히 해보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재활 끝나고 연습 시작한 지 겨우 세 달이다. 계속 경기를 뛰던 선수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연습량이 적은 편이다"라면서도 "현재는 손목이 무리없이 잘 돌아가고 있다. 좋은 감을 찾아가고 있다. 많이 부족하겠지만 잘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박성현은 세계 여자골프 랭킹 1위까지 했던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다. 2017년 LPGA 투어에 진출한 그는 우승 2회, 준우승 2회를 차지하며 올해의 선수상과 신인왕을 동시에 석권하며 세계랭킹 1위까지 오른 바 있다. 이후 2019년까지 3년 동안 투어 7승을 거두며 승승장구했다. 메이저 대회(2017 US 오픈, 2018 KPMG 여자 PGA 챔피언십)도 두 차례나 우승했다. 하지만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2019년 말 입은 어깨 부상이 그를 계속 괴롭혔다. 스윙을 할 때마다 고통이 동반됐고, 좋았을 때의 스윙을 할 수가 없었다. 부진을 거듭하다 지난해 손목 부상까지 겹치면서 긴 재활 터널까지 걸어야 했다. 그 사이 박성현의 세계랭킹은 400위까지 떨어졌다. 박성현은 "우승을 많이 했을 때와 지금은 정말 많은 차이가 있다. 드라이브부터 퍼트까지 어느 것하나 그때보다 잘된다고 말씀드릴 수 없다"라며 아쉬워했다. 이내 그는 "예전에 좋았던 스윙이나 경기 영상을 보면서 최대한 그 감을 찾으려고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부터 KLPGA 투어 세 경기에 나서는데 주어진 기회만큼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박성현은 1라운드에서 방신실(KB금융그룹) 배소현(프롬바이오)과 같은 조에 묶여 경기를 펼친다. 투어를 대표하는 장타자들이다. 하지만 '원조 장타퀸'은 박성현이었다. 미국으로 떠나기 전인 2015년과 2016년 KLPGA 투어 장타왕에 오른 바 있다. 박성현은 "작년에 같이 플레이해본 선수들이다. 너무 오랜만에 경기를 하는 거라 긴장이 많이 된다. 다른 선수를 생각하기보다는 나에게 더 집중하면서 공을 칠 것 같다"라며 대회에 나서는 각오를 전했다. 윤승재 기자 2024.08.01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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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잠실] '어깨 통증' 김혜성 빼고 DH...홍원기 감독 "웬만하면 안 내보내고 파, 2루는 송성문"

"본인은 계속 할 수 있다고 하는데, 통증을 참고 할 단계는 아닌 것 같다. 오늘은 웬만하면 안 내보내고 싶다."키움 히어로즈가 중심 타자 김혜성(26)을 빼고 올 시즌 첫 더블헤더를 맞이한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대타로도 쓰고 싶지 않다고 했다.키움은 2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2024 KBO리그 정규시즌 더블헤더 경기에서 두산 베어스와 원정 경기 맞대결을 펼친다. 전날 경기가 우천 취소되면서 더블헤더 2경기를 21일 함께 치르게 됐다.선발 투수로 외국인 에이스 아리엘 후라도가 나서는 가운데 타선에서 큰 조각 하나가 빠졌다. 키움은 이날 3번 타자·2루수로 김혜성이 아닌 송성문을 선발 기용했다. 기존 3번 타자이자 주전 2루수였던 김혜성은 1차전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최근 김혜성이 느낀 어깨 통증 탓이다. 김혜성은 앞서 18일 KT 위즈전을 마친 후 손목과 어깨 통증을 호소했다. 이후 검진에서는 문제점이 나오지 않았지만, 재검진에서 왼쪽 어깨 담 증세가 나왔다. 심각하진 않으나 키움은 그가 완전히 회복할 때까지 휴식을 주기로 결정했다.21일 1차전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홍원기 감독은 "본인은 계속해서 할 수 있다고 하는데, 통증을 참고 할 단계는 아닌 것 같다"고 전했다. 선수 본인의 건강은 물론 팀을 위해서도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홍 감독은 "완전한 상태에서 뛰어야 한다 몸 어딘가가 안 좋은 데 참고 뛰면 타격 밸런스를 비롯해 모든 부분에서 안 좋은 결과로 이어진다"며 "김혜성이 경기에 뛰고 싶은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조금 참게 했다가 완전한 상태가 된 후 경기에 나가게 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2경기 모두 선발은 물론 대타 기용도 최대한 피할 계획이다. 홍원기 감독은 "오늘과 내일(22일)까지 쉬면 조금 더 호전된 상태로 경기에 집중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오늘은 웬만하면 안 내보내고 싶다"고 답했다. 김혜성의 빈자리는 송성문이 나선다. 주로 3루수를 소화해 온 송성문이지만 2루수 역시 소화 가능하다. 타격에서도 타율 0.355 5홈런, 출루율(0.425)과 장타율(0.661)을 합친 OPS 1.086으로 타선의 중심 역할을 해내는 중이다. 올 시즌 주로 6~8번 타순으로 출전했던 그는 김혜성 대신 3번에서 타선을 이끌 예정이다.홍원기 감독은 "송성문이 인사이동을 당했더라"는 취재진의 비유에 "적절한 단어 같다"고 웃었다. 그는 송성문은 비시즌 동안 유격수를 제외한 내야 전 포지션을 모두 준비했다. 상무에서도 2루수를 중점적으로 봤던 선수다. 공격력을 우선으로 판단해 오늘 선발 2루수로 출전하게 됐다"고 말했다.김혜성의 공백에도 상위 타선은 여전히 탄탄하다. 부상에서 복귀한 후 7경기에서 타율 0.448을 치고 있는 베테랑 이용규가 있어서다. 홍원기 감독은 "이용규가 타석에 있는 것만으로도 상대 투수들이 힘겹게 승부한다"며 "공격력에서 우리가 그에게 바라던 부분이다. 많은 안타, 출루를 해주고 있어 득점을 올리는 데 있어 굉장히 고무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더 완벽해질 수 없는 타격"이라며 "안타도 많이 때려내고, 투수와도 힘겨운 승부를 만들어주고 있다. 더 바랄 게 없다"고 치켜세웠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4.21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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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잠실] 류지혁 부상에 '한숨 푹' 박진만 감독 "팀에 꼭 필요한 선수였는데..."

"팀에 필요한 선수가 부상을 당해 아쉽다."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핵심 내야수' 류지혁의 부상에 아쉬워했다. 류지혁은 지난 2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LG 트윈스의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경기에 7번 타자·2루수로 선발 출전했으나, 2회 초 주루 도중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류지혁은 고통을 호소하며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구단 트레이너들이 달려나와 그의 상태를 살핀 뒤엔 들것과 앰뷸런스가 연달아 그라운드로 들어와 그를 병원으로 이송했다. 이후 MRI 검진 결과 왼쪽 어깨 관절 와순(어깨를 둘러싸고 있는 연골) 일부 손상 의심 소견을 받은 류지혁은 이튿날(28일) 어깨 전문의인 세종 스포츠 정형외과서 재검진을 받은 류지혁은 4주 재활훈련 소견을 받았다. 삼성 관계자는 "전하방 관절낭 부위 손상 및 타박에 의한 극상근염증 증상 소견을 받았다"라고 전했다. 재활 훈련은 4주가 걸릴 예정이다. 삼성으로선 날벼락이다. 류지혁은 이날 2회 내야 안타까지 11타수 5안타 타율 0.455를 기록하며 맹타를 휘두르고 있었다. 타점도 3개가 있었고 1득점도 했다. 팀 내 타율 1위를 달리며 중심타선과 하위타선의 가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었다. 무엇보다 삼성 내야진은 '내야 유틸리티 플레이어' 류지혁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었다. 28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만난 박진만 감독은 "태그 과정에서 오지환의 손목과 류지혁의 어깨가 부딪쳐 생긴 부상이었다. 큰 부상이 아니길 바랬는데 팀에서 필요한 선수가 부상당해 아쉽다. 자기 관리를 못해서 부상을 입는 선수도 있지만, 류지혁은 경기 중에 열심히 하다가 다친 사례 아닌가. 팀을 위해 희생한 사례인 만큼, 구단에서도 최대한 빨리 회복하게끔 프로그램을 짜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류지혁은 2, 3일 뒤 추가 재검진을 받을 예정이다. 박진만 감독은 "아직 피가 조금 고여있고 붓기가 남아있어서 나중에 완화가 되면 더 정확한 진단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경과를 지켜본 뒤 확실한 재활 계획을 구체적으로 정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류지혁의 빈 자리는 강한울, 안주형, 그리고 이날 콜업된 김동진이 번갈아 맡을 예정이다. 28일 경기엔 안주형이 선발 2루수로 나선다. 박 감독은 "안주형이 개막전 때 주루 플레이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여줬지만, 연차가 있는 선수라 다음부턴 그런 플레이가 나오지 않도록 뉘우쳤을 것이다. 선발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반전시킬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박진만 감독은 김지찬 2루수 투입도 고민했지만, 김지찬의 공격력 집중을 위해 중견수 투입을 고수했다. 박 감독은 "수비 부담 없이 타격 장점을 살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웬만하면 외야로 출전시키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경기 전 만난 김지찬은 "(박)해민이 형처럼 잘하겠다"라고 웃으면서 필승의 의지를 다졌다. 이날 삼성은 김지찬(중견수)-김성윤(우익수)-구자욱(좌익수)-맥키넌(3루수)-강민호(포수)-오재일(1루수)-전병우(지명타자)-김영웅(유격수)-안주형(2루수) 순으로 타선을 꾸렸다. 선발 투수는 이승민이다. 강민호는 이날 선발로 2238번째 경기에 출전, KBO리그 통산 출장 1위에 등극한다. 잠실=윤승재 기자 2024.03.28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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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지난해 심판 판정 정확도 91.3%…매의 눈, ABS로 '오심' 잡는다

프로야구가 더 정확한 심판 판정에 도전한다.한국야구위원회(KBO)는 7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2024 KBO 규정·규칙 변화 미디어 설명회를 열어 주요 사항에 대한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가장 관심이 쏠리는 건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이었다. '로봇 심판'으로 불리는 ABS는 미국 메이저리그(MLB)와 일본 프로야구(NPB)에 앞서 올해 첫 KBO리그 1군에 적용할 방침이다. 선수 신장에 따라 스트라이크존(S존)이 달라지는데 S존 상단은 선수 신장의 56.35%, 하단은 선수 신장의 27.64% 위치가 기준이다. KBO는 "최대한 공정하고 일관된 S존 운영에 목표를 뒀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KBO리그는 경기당 평균 투구수가 약 300개, 이 중 타격과 파울 등의 상황을 제외한 심판 판정 횟수가 약 165개였다. 심판 판정과 피치 트래킹 시스템(PTS)의 판정이 불일치된 게 약 14.4개(8.7%). 특히 PTS로는 스트라이크지만 심판이 볼로 판정한 '오심'이 약 7개(4.2%)였다. 그런데 이를 ABS에 적용하면 100% 스트라이크로 판정됐다. KBO는 "ABS존은 100% 일관성 있게 제공할 수 있다. 양팀에 공정한 판정이 가능하다"며 "지난 4년간 퓨처스(2군)리그에서 시범운영 해 선수단, 심판, 기타 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했다"고 밝혔다. KBO는 지난해 91.3%였던 심판 정확성을 ABS 적용 시 올해 95~6% 정도로 상승할 거라고 기대했다. 현장의 기계 오류만 없다면 사실상 100%에 가까운 정확도가 가능하다는 평가다. 시즌 중 각 구단에는 ABS 판정 관련 테이블 PC가 지급된다. 이를 통해 판정의 이유를 바로 확인할 수 있지만 원칙적으로 ABS 판정 결과는 최종적이며 이에 대한 이의제기나 항의를 할 수 없다. 그뿐만 아니라 명백한 오류라고 판단하지 않는 이상 심판은 ABS 판정에 관여하기 힘들다. 기계가 정상적으로 운영된다면 심판은 그 판정에 따라 스트라이크와 볼 판정을 내려야 한다. 중계 영상에선 ABS존이 구현될 수 있을까. KBO 관계자는 "방송사별로 협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올해 KBO리그에는 피치 클록도 도입된다. MLB 피치 클록은 2023시즌 기준, 투수의 경우 주자가 없으면 15초, 주자가 있으면 20초 이내 투구 제한이 적용됐다. 타자는 피치 클록 종료 8초 전까지 타석에 들어서야 했다. 투수가 규정을 위반하면 볼 1개, 타자가 어기면 스트라이크 1개가 자동 선언됐다. 주목적은 투구 시간 단축. KBO는 리그 투수의 평균 투구 인터벌을 분석, 주자 유무에 따른 투구 시간을 각각 18초와 23초(타자 8초)로 제한했다. 피치 클록의 핵심은 피치컴(Pitchcom)이다. MLB는 2022시즌부터 무선 통신 시스템인 피치컴을 허용했다. 포수가 손목 전자 장비(키패드)로 구종을 선택하면 관련 정보가 투수 모자에 부착한 소형 무선 수신기로 전달된다. 피치컴 사용은 주자의 사인 훔치기를 방지하는 데 목적이 있는데 투구 시간을 줄이는 것도 효과적이어서 피치 클록과도 밀접하게 연관된다.KBO 관계자는 "피치컴은 제도 도입이 결정된 지난해 말부터 구단과 논의했다. 리그에서 사용하기로 했는데 피치 클록 장비가 미국 업체여서 전파 인증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말했다. 피치 클록은 전반기 시범 운영한 뒤 후반기 본격 도입 여부가 결정된다. ABS보다 시간 여유가 있다. KBO 관계자는 "업체에 들은 바로는 빠르면 2개월 정도가 걸린다고 하더라. 빨리 사용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3.07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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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빈 재계약에 반색한 박찬호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을 것"

KIA 타이거즈 유격수 박찬호(29)는 지난 9일부터 제주도에서 몸을 만들고 있다. 그는 "원래 나는 비활동기간 최대한 야구를 하지 않으려고 한다. 공식 훈련(스프링캠프)를 소화할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들기 위해 신체 컨디셔닝과 웨이트 트레이닝만 하는 편"이고 했다. 그런 박찬호가 겨울 일정을 3주 정도 앞당겼다. 그는 2023 정규시즌 막판, 왼 손목 골절상을 당해 수술대에 올랐기 때문이다. 야구를 시작한 이래 가장 오래 쉬었다. 박찬호는 "아무래도 처음 겪는 상황이기 때문에 불안감이 생겼다. 배트를 잡아야 할 것 같았다"라고 했다. 마침 팀 선배 김선빈(35)이 자신의 처가가 있는 제주도에서 함께 훈련하자고 제안했다. 두 선수는 후배 최원준·박정우와 함께 '미니 캠프'를 차렸다. 지난 5일 KIA와 3년 30억원에 재계약한 김선빈은 바로 팀 후배들을 챙겨 2024시즌 대비에 나섰다. 박찬호와 김선빈은 2020년부터 키스톤 콤비(유격수와 2루수)를 이뤘다. 주전 2루수였던 안치홍(현재 한화 이글스)이 롯데 자이언츠로 이적하며 생긴 자리를 유격수였던 김선빈이 맡게 됐고, 3루수였던 박찬호가 김선빈의 후계자로 유격수를 맡았다.박찬호는 "솔직히 선빈이 형 없는 2루를 상상해 보지 않았다. FA 협상이 늦어지면서 '혹시 떠날 수도 있는 건가'하는 불안감이 들기도 했는데 (재계약해서) 다행"이라며 "선빈이 형이 남아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는 젊은 선수들에겐 미안하지만, 그만한 2루수가 없지 않나. KIA도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반겼다. 박찬호는 2023시즌 한 단계 도약했다.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3할 타율(0.301)을 기록했고, 출루율(0.378)도 커리어하이를 찍었다. 오지환(LG 트윈스)과 함께 지난해 신설된 수비상(유격수 부문)도 받았다. 박찬호는 "솔직히 손목 부상으로 이탈했기 때문에 3할을 유지한 채 시즌을 마친 것 같다. 그래서 지난해 타율엔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한 가지 수확으로 꼽은 건 타석에서의 노림수가 좋아진 점이다. 그는 "투수는 내게 안타를 맞더라도 단타가 될 거라 생각하고 공격적으로 승부하는 편이었다. 그게 스트레스이기도 했는데, 2023년에는 그런 투수의 노림수에 잘 대처한 것 같다"라고 했다. 박찬호는 2024년 목표를 묻는 말에는 "매년 뻔하지만, 매년 간절하다. 팀이 우승하는 것이다"라며 "개인 기록은 구체적으로 정해 놓지 않았지만, 지난 시즌보다 더 잘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1.26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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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145km 구창모 109일만의 복귀, 류중일 감독 앞 2이닝 무실점

부상으로 3개월 넘게 재활 치료를 받은 왼손 투수 구창모(26·NC 다이노스)가 항저우 아시안게임(AG) 대표팀 합숙 훈련을 나흘 앞두고 실전 투구를 마쳤다. 구창모는 19일 전북 익산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퓨처스리그 경기에 선발 등판해 2이닝 동안 1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총 투구 수는 27개였다. 구창모가 실전에 등판한 건 6월 2일 잠실 LG 트윈스 이후 109일 만이다. 구창모는 당초 16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상무와의 2군 경기에 선발등판해 30구 정도를 소화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 경기가 우천 순연되면서 실전 테스트가 미뤄졌다. 구창모는 6월 초 부상으로 이탈했다. 왼 전완부(팔꿈치와 손목 사이 부분) 피로골절과 굴곡근 미세손상 진단을 받았다. 6월 초 발표된 항저우 AG 야구대표팀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지만, 재활 속도가 조금씩 미뤄져 최종 승선 여부가 불투명했다. 류중일 대표팀 감독은 왼쪽 발목 수술로 이정후(키움 히어로즈)가 이탈한 데 이어 '에이스' 구창모의 합류조차 불투명하자 근심이 커졌다. AG 부상 엔트리 교체를 최대한 미루기로 했다. 구창모를 예의주시하는 측면이 컸다. 구창모는 최근 들어 컨디션을 끌어올리며 복귀 청신호를 켰다. 지난 5일 가볍게 30구를 던졌고, 13일 라이브 피칭까지 마쳤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0㎞에 그쳤으나, 투구 후 별다른 문제가 없는 점이 고무적이었다.구창모는 이번 AG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하거나 대표팀 합류가 불발되면 오는 12월 상무야구단에서 군 복무를 시작해야 한다. 이는 지난겨울 합의한 비 자유계약선수(FA) 다년 계약 조건에도 영향을 끼친다. 구창모는 19일 1회 말 피칭을 공 10개로 삼자범퇴 처리했다. KT 선두타자 이시원을 유격수 뜬공, 후속 이상호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았다. 이어 황의준은 3구 삼진으로 돌려세웠다.이어 구창모는 2회 말 4번 타자 강민성을 3루수 땅볼, 후속 이준희를 3구 삼진으로 처리했다. 후속 한지용에게 1루수를 맞고 굴절된 2루수 앞 내야 안타를 내줬으나 지강혁을 좌익수 파울 플라이로 막고 이날 투구를 마쳤다. 총 27개의 투구 가운데 스트라이크가 21개였다. 포심패스트볼(20구)-슬라이더(5구)-포크볼(2구)을 구사했다. 포심 패스트볼 최고 시속은 145㎞가 나왔다. 구창모는 "몸에 대한 걱정 없이 계획한 이닝을 깔끔하게 마무리해서 기쁘다. 오랜만에 실전 등판했는데, 전체적으로 느낌이 좋았다"며 "포심 패스트볼이 괜찮았다. 변화구를 많이 던지지 못했지만 만족스럽다. 마운드에서 긴장했는데 포수 신용석의 좋은 리드로 잘 마무리했다"고 전했다.이날 익산구장에는 류중일 AG 대표팀 감독과 조계현 전력강화위원장이 직접 찾아 현장에서 구창모의 투구를 지켜봤다. 구창모는 대표팀 엔트리 교체 여부 발표 직전 가까스로 마운드에 복귀해 'OK 사인'을 보냈다. 최종 결정은 코치진의 결정에 달려있다. 이형석 기자 2023.09.19 15:09
PGA

'3R 버디쇼' 전가람, 4년 만의 우승 노린다

전가람이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군산CC오픈(총상금 5억원)에서 시즌 첫 승의 기회를 잡았다.전가람은 26일 전북 군산CC 토너먼트 코스(파72·7441야드)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버디 8개, 보기 2개를 묶어 6언더파 66타를 쳤다. 중간합계 17언더파 199타를 기록한 전가람은 유일하게 200타 미만을 기록하면서 2위 장유빈을 4타 차로 따돌리고 1위에 올랐다. 2016년 투어 데뷔해 통산 2승을 거둔 전가람은 올 시즌 아직 우승은 없다. 이번 대회에서 첫 우승을 노린다. 전가람은 5번 홀(파3), 6번 홀(파4)에서 버디 퍼트를 기록한 뒤, 8번 홀(파3)에서 첫 보기를 기록했만 9번 홀(파5)에서 버디를 올리며 만회했다. 후반 홀에서 버디 5개를 작성한 전가람은 마지막 18번 홀(파4) 티샷이 페어웨이 오른쪽 물에 빠져 두 번째 보기를 기록했다.전가람은 경기 후 "정말 힘들었다. 바람이 많이 불어 핀을 보고 공격적으로 플레이 하지 못했다. 바람을 이용해서 공략을 했던 것 같다"라면서도 "어제와 오늘 샷이 잘 맞고 있다"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마지막 라운드 승부처에 대해선 자신이 보기를 기록한 18번 홀을 꼽았다. 그는 "2~3타 차 이상 나는 선두라면 마지막 홀에서 부담 없이 플레이를 할 텐데, 1타 차 정도 난다면 지켜야 하는 입장에서 어려울 것 같다. 최대한 2~3타 이상 차이를 두고 18번 홀에 가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전가람은 "올해가 시드 마지막 해라 군 전역 후 복귀까지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시즌 두 번째 대회였던 ‘골프존 오픈 in 제주’에서 샷을 하다가 힘줄이 찢어져 손목 부상을 당했다. 그래서 그립을 바꾸다 보니 공도 잘 안 맞고 기권을 하는 대회도 있었다"라고 돌아봤다. 그는 "지금은 90프로 이상 회복이 돼서 이번 대회부터 다시 이전 그립으로 잡고 있고 지난 대회부터는 샷 감도 많이 올라와서 좋은 성적이 이어지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4년 만의 우승 기회. 전가람은 "정말 오랜만에 챔피언조에서 출발한다"라고 웃으면서 "잘 치는 선수들이 워낙 많고 바람이 많이 불어 변수도 많기 때문에 마지막 홀까지 긴장을 늦추면 안될 것 같다. 열심히 해보겠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한편, 항저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인 아마추어 장유빈은 버디 7개, 버디 3개로 타수를 4개 줄여 13언더파 203타를 기록, 공동 10위에서 2위로 올라왔다. 김한별은 버디만 이날 9개 몰아치며 순위표에서 이름을 42계단 끌어올렸다. 김한별은 박은신, 이창기와 공동 3위(12언더파 204타)에 올랐다. 윤승재 기자 2023.08.26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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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피플] 숱한 '고비' 넘겼다, 그래서 더 값진 '1군' 천재환

외야수 천재환(29·NC 다이노스)은 숱한 고비를 넘겨 마침내 프로야구 '1군 멤버'가 됐다. 그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여러 고비가 있었지만 그래도 마지막엔 인생이 풀리는 거 같다"며 웃었다.천재환은 NC의 '4월 히트 상품'이다. 월간 21경기에서 타율 0.313(67타수 21안타)를 기록했다. 9경기 연속 안타, 4경기 연속 멀티 히트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득점권 타율도 0.353로 수준급. 지난해 기록한 안타 5개가 통산 1군 성적의 전부였다는 걸 고려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이자 변화다. 옆구리 부상으로 이탈한 제이슨 마틴의 공백을 기대 이상으로 채웠다.천재환은 "처음엔 생각이 많았다. 결과가 좋아도, 그렇지 않아도 쫓기는 느낌은 똑같았다. 2군에서 하던 마음가짐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SSG 랜더스와 2차전(4월 15일·선발 커크 맥카티)부터 그런 느낌이 확 생겼다"고 말했다. 화순고를 졸업한 천재환은 2013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미지명됐다. 야구 인생 첫 위기였다. 하지만 일찌감치 고려대 진학이 예정돼 큰 타격은 없었다. 때마침 내야수(3루수)였던 포지션을 투수로 바꿀 계획도 있었다. 그런데 대학 1학년 때 입스(Yips·두려움 때문에 발생하는 불안 증세)가 왔다. 스트레스 탓에 공을 제대로 던지지 못해 2학년 때 포지션을 다시 내야수로 바꿨다. 그리고 2017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다시 이름이 불리지 않았다.천재환은 "대학교 때 지명이 되지 않은 건 충격이었다. 드래프트 전날에도 지명을 한다고 얘기한 구단 관계자도 계셨는데 그렇게 됐다"며 "처음엔 원망 아닌 원망과 후회도 많이 했다. 사실 야구를 포기했었다"고 말했다.2016년 8월에 열린 드래프트에서 낙방한 천재환은 방황했다. 두 달 정도를 쉬고 있을 때 대학교 코치가 NC 입단 테스트를 권유하면서 그의 인생이 바뀌었다. 입대 서류를 준비하던 천재환은 8~9명과 경쟁한 끝에 육성선수로 NC에 입단했다.고비는 계속됐다. 2018년 5월 경기 중 공에 맞아 손목이 골절된 것이다. 구단은 재활 치료 후 입대를 원했지만, 선수의 생각은 달랐다. 치료받으면서 병역(사회복무요원)을 이행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그 결과 군 보류 명단에서 빠졌다. 천재환은 2020년 6월 전역 후 입단 테스트를 거쳐 NC 유니폼을 다시 입었다. 그는 "손목 골절로 핀을 박았는데 핀을 빼면 그 시즌을 뛸 수 없었다. 재활 치료를 군대에서 하는 게 낫다고 판단해 최대한 빨리 군대 가려고 병무청을 찾아가기도 했다"며 "장애인 복지 시설에 잠깐 있다가 어르신들을 모시는 주간보호센터에서 일했다"고 돌아봤다.천재환은 지난 2월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의 '타자 최우수선수(MVP)'였다. 팀 내 최다인 연습경기 데일리 MVP를 총 3번이나 차지했다. 캠프 연습경기 타율이 0.421(19타수 8안타). 하지만 시범경기 타율이 0.071(28타수 2안타)로 뚝 떨어졌다. 개막전 엔트리 승선이 불발돼 다시 잊힌 존재로 1군에서 멀어지는 듯했다. 그런데 마틴의 이탈로 잡은 기회를 잘 살리고 있다.숱한 고비를 극복한 그이기에 더욱 의미가 있다. 천재환은 "난 표본이 없지 않나. 그래서 어디까지 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며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가 아니더라도 NC 하면 떠오를 수 있고 믿음이 가는 선수, 그런 선수가 됐으면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창원=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5.04 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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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격은 어쩔티비(feat.김태균)] 이정후는 왜 헛스윙 하지 않을까

일간스포츠가 2023년 신년 시리즈로 '타격은 어쩔티비(feat.김태균)'를 연재합니다. 한국 야구 역사상 최고의 타자 중 하나로 꼽히는 김태균 해설위원이 연구한 야구, 특히 타격에 대한 이론·시각을 공유합니다. 이 시리즈를 통해 타격의 재미, 나아가 야구의 깊이를 독자들이 함께하길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타자의 스윙은 어디서 시작해서 어디서 끝나는가? 참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론치 포지션에서 임팩트까지 잘 왔다면 타자로서 임무는 거의 끝난 것이다. 그렇다고 타격이 완료된 건 아니다. 방망이는 임팩트 후에도, 공이 발사된 후에도 앞으로 뻗어간다. 이 과정을 폴로스루(follow through)라고 한다. 시간상으로 보면 폴로스루는 임팩트 이후의 동작이다. 타자가 의식적으로 이 동작을 수정할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그런데도 폴로스루는 연구대상이다. 그걸 만드는 과정이 타격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임팩트 후 배트와 공은 15㎝ 이상 붙어서 이동한다. 즉 폴로스루도 스윙 궤적(path)에 포함된다. 그래서 중요하다. 문대느냐, 때리느냐선수들은 타자들의 유형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한다. ‘문대는 타자’와 ‘때리는 타자’다.문댄다는 어감이 썩 좋지 않다. 과거 감독님이나 코치님들은 이 단어를 부정적인 뉘앙스로 썼다. ‘제대로 때리지 못한다’는 뜻을 담았다. 내 생각은 다르다. 잘 문댄다는 건 콘택트 존이 넓다는 의미다. 코스를 가리지 않고 어느 공이든 배트에 맞히는 걸 선수들은 문댄다고 표현한다. 이전 연재에서 설명한 인 앤드 아웃 스윙도 배트를 타자 몸에서 바깥으로 밀어내는 메커니즘이기 때문에 문대는 것처럼 보인다. KBO리그 최고의 타자로 성장한 이정후 선수(키움 히어로즈)가 고타율을 유지하는 비결 중 하나가 바로 ‘문대는 타격’이다.이정후 선수는 론치 포지션에서 임팩트까지의 거리를 짧게 만드는 능력이 탁월하다. 그리고 어떤 투구에도 대응할 수 있는 스윙 궤적을 만든다. 자기가 예측한 것보다 공이 조금 늦거나 빠르게 날아와도 어떻게든 배트에 갖다 댄다. 2022년 정규시즌에서 이정후 선수의 헛스윙%가 3.0(KBO리그 2위)에 불과했던 비결이다.이정후 선수는 히팅 포인트를 최대한 많이 만든다. 타이밍이 다소 늦어도 스윙 궤적이 어느새 피칭 궤적과 만난다. 반대로 타이밍이 빠른 경우에는 (왼손 타자의) 오른손을 앞으로 길게 뻗어내며 스윙의 결을 만든다.요약하면 ‘짧게 나와서 길게 내뻗는’ 느낌이다. 이런 스윙은 공과 배트가 만나는 구간이 길어서 정확성이 높다. 다만 힘을 모았다가 폭발하기 어렵기 때문에 파워가 분산되는 약점이 있다.그런데 지난 4년 동안 이정후 선수의 홈런은 6개→15개→7개→23개로 증가했다. 그의 두 팔은 정확성을 높이는 데 여전히 최적화돼 있다. 여기에 허리와 엉덩이 회전력을 키워 장타력까지 향상했다. 두 가지를 다 잘하기 쉽지 않은데 이정후 선수는 정말 뛰어난 재능을 가졌다. 또 그걸 이뤄내기 위해 엄청나게 노력했다고 들었다.이런 유형의 타자 중에는 2014~2015년 KBO리그에서 뛴 외국인 선수 야마이코 나바로도 있었다. 두 시즌 동안 79홈런을 터뜨린 그는 정말 ‘세게 문대는’ 타자였다. 엄청난 근력과 탄력으로 만든 에너지를 긴 스윙 궤적에 실어 보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파워가 자신 있었기 때문에 나바로는 콘택트 존을 넓히려고 시도한 것 같다. ‘문대는 타격’과 반대되는 개념이 ‘때리는 타격’이다. 임팩트 순간 손목을 활용해서 강한 타구를 만드는 것이다. 선수 시절 내 스윙이 여기에 속했다.‘때리는 타격’은 앞서 설명한 ‘나이키 스윙’과 관계가 있다. 타구에 스핀을 주려면 공을 문대기만 해서는 어렵다. 임팩트 순간 (오른손 타자는 오른쪽) 손목 힘을 활용해야 타구에 회전을 만들 수 있다. 이승엽 선배가 선수 시절 임팩트 때 손목을 정말 잘 썼다.과거 어떤 코치님들은 “빨래를 짜듯 손목을 많이 써라” “오른손목이 하늘을 향하도록 덮어라”고 말씀하셨다. 이 방법은 스핀을 만드는 데 유용하다. 그러나 손목 힘을 너무 많이 쓰면, 손목을 비트는 순간에 힘이 집중돼 콘택트 존이 좁아지는 문제가 있다.난 ‘때리는 타격’을 했지만, 손목을 많이 쓴 편이 아니었다. 자연스러운 스윙 궤적을 만들다가 임팩트 순간 오른손으로 배트를 ‘잡아주는’ 느낌으로 힘을 주었다. 말처럼 쉬운 게 아니지만, 반복훈련으로 내 스윙을 만들었다. 한 손이냐, 두 손이냐찰리 로와 테드 윌리엄스는 폴로스루에 대한 견해도 다르다.로는 ‘한 손 스윙’을 강조했다. 배트를 두 손으로 꽉 잡고 휘두를 때의 회전 반경을 생각해 보자. 타자의 팔과 배트가 원의 반지름을 이룰 것이다. 로는 이 회전을 크게 만드는 게 좋다고 주장했다. 로는 임팩트 후 (오른손 타자의) 오른손을 방망이에서 떼라고 조언했다. 그러면 배트를 왼팔이 쭉 펴지면서 스윙의 회전 반경이 커진다. 이런 스윙은 궤적을 평평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 히팅 포인트를 더 많이 만들 수 있다. 이런 타격은 스윙 스피드도 더 빠르다고 로는 주장했다. 또 타구에 역회전을 만들어 비거리를 늘릴 수 있다고도 했다. 로의 설명만 들으면 ‘한 손 스윙’이 정답 같다.윌리엄스는 다르게 말했다. 임팩트 구간에서 두 손을 감으라(rolling, 오른손 타자의 오른손을 비틀라)고 했다. 윌리엄스는 ‘양손 스윙’을 강조한 것이다.사실 난 이 문제에 대해서는 별로 고민하지 않았다. 한 손을 놓느냐, 두 손으로 치느냐는 선택은 상황에 따라 달리해야 하기 때문이다.나는 기본적으로 임팩트할 때 양손을 다 썼다. 배트를 오른손으로 ‘잡아 준다’는 느낌으로 ‘깎아 올려치기’를 했다. 그래야 하체로부터 만든 추진력‧회전력을 양손으로 전달하고, 그 에너지를 배트에 충분히 실을 수 있기 때문이다.피칭과 스윙의 타이밍이 잘 맞았을 땐 ‘양손 스윙’이 이상적인 것 같다. 그러나 타이밍이 항상 잘 맞을 순 없다. 내가 생각한 것보다 스윙 타이밍이 빨랐을 때, 예를 들면 패스트볼이 아니라 변화구가 날아올 땐 달리 대응해야 한다. 이미 스윙을 시작했는데 공이 내가 생각한 것보다 앞에 있다면 한 손(오른손 타자의 오른손)을 놔야 한다. 배트를 던지듯 앞으로 쭉 밀어내야 스윙 궤적이 커져 공을 맞힐 수 있다. 물론 이 경우 타구에 힘이 충분히 실리지는 않을 것이다. 가끔 좋은 타이밍으로 타격할 때도 한 손을 놓는 경우가 있다. 스윙의 가속도를 높이기 위해서 그럴 때 그렇다. 그러나 이 스윙을 잘 보면, 임팩트가 이미 끝났다. 힘이 충분히 실린 상태에서는 한 손을 놓아도 상관없다. 발레를 해도 괜찮다.타자가 하체로부터 만든 에너지를 타구에 전달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 손 스윙’을 지나치게 강조하느라 공을 배트에 맞히기도 전에 손을 떼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그렇게 치면 강한 타구를 절대 만들 수 없다. 공을 배트 중심에 맞혀도 투구의 힘을 이겨내지 못해 (오른손 타자라면 1루 쪽) 파울이 된다. 그렇다면 ‘한 손 스윙’은 틀린 이론일까? 아니다. 스트라이크존 몸쪽으로 꽉 찬 공을 때릴 때 양손을 다 쓰면 스윙 궤적이 작아져 (오른손 타자라면 3루쪽) 파울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인사이드 피치에 대응할 때는 임팩트 구간에서 한 손을 놓고 허리를 강하게 돌려야 한다. 양손의 힘을 충분히 이용하지 못하더라도 한 손의 힘만으로 강한 인플레이 타구를 만들 수 있다. 타이밍이 완벽하다면 홈런도 칠 수 있다.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아시아라운드 1위 결정전을 또다시 떠올려 보자. 당시 난 4회 볼카운트 0볼-1스트라이크에서 일본 선발 투수 이와쿠마 히사시가 던진 몸쪽 공을 받아쳐 좌익선상 적시타를 때려냈다. 대표팀을 1-0 승리로 이끈, 내 야구 인생 최고의 타구였다.바로 직전까지는 쉽지 않았다. 이 안타에 앞서 내가 친 공은 3루 쪽 파울이었다. 몸쪽을 파고든 이 공을 ‘양손 스윙’으로 타격했는데 방망이의 회전 반경이 크지 않았다. 그 궤적으로 아무리 정확히 맞혀도 3루 쪽 파울이 될 수밖에 없었다.두 번째 공은 초구보다 낮고 깊게 날아왔다. 1구째보다 더 어려운 코스였는데 스윙 궤적을 바꿔 대응했다. 손목을 쓰지 않고 배트를 앞으로 밀어낸 덕분이었다. 내게는 그 어느 홈런보다 값진 안타였다. KBS 해설위원, 정리=김식 기자 2023.02.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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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격은 어쩔티비(feat.김태균)] 오치아이와 나이키 스윙

일간스포츠가 2023년 신년 시리즈로 '타격은 어쩔티비(feat.김태균)'를 연재합니다. 한국 야구 역사상 최고의 타자 중 하나로 꼽히는 김태균 해설위원이 연구한 야구, 특히 타격에 대한 이론·시각을 공유합니다. 이 시리즈를 통해 타격의 재미, 나아가 야구의 깊이를 독자들이 함께하길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2006년 나는 주춤했다. 앞선 세 시즌 동안 연평균 타율 0.320, 홈런 25개를 유지하다가 그해 타율이 2할대(0.291)로 떨어졌다. 홈런은 13개였다. 2006시즌이 끝난 뒤 깊은 고민에 빠졌다. 뭘 어떻게 바꿔야 할까.일단 기술 훈련의 기초인 티배팅 때부터 다시 시작했다. 티 위에 멈춰 있는 공을 빵빵 때리면 속이 시원하다. 재미도 있다. 그런데 이렇게 쉬운 티배팅 훈련을 하는 이유는 그게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빠르게 날아오고, 급격히 꺾이는 공을 쫓을 때 잊기 쉬운 '타격의 본질'을 생각하는 훈련이 아니겠는가.정지해 있는 공은 강하게 치기 쉽다. 세게 친다고 무조건 멀리 날아가는 건 아니다. 정확히 쳐야 한다. 그리고 타구에 회전을 줘야 한다. 투수가 패스트볼을 던질 때 강한 백스핀(backspin·역회전)을 만드는 것과 원리다. 강한 백스핀은 중력의 영향을 받아 떨어지는 공의 낙폭을 줄인다. 그러니까 공이 더 날아가게 한다.타구의 백스핀은 어떻게 생성될까. 일단 투구의 가운데를 때려 정타(正打)를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배트가 공 아래 부분을 파고들어야 한다. 방망이는 공과 점(點)에서 만나는 게 아니라, 공과 붙어 15~20㎝ 앞으로 나가는 선(線)을 그리기 때문이다. 글로 설명하기가 정말 어렵지만, 백스핀을 잘 만들기 위해서는 배트를 잡은 두 손의 위치(톱 포지션)에서 콘택트 존까지의 거리가 짧아야 한다. 그리고 임팩트 후 폴로 스루(follow through)까지 배트가 살짝 올라가야 한다. 이 스윙 궤적을 옆에서 보면 마치 나이키 로고와 같다. 배트의 회전력, 코킹이 중요하다'나이키 스윙'을 만들기 위해 훈련 때 극단적으로 공을 띄우려 했다. 히팅 포인트를 몸에 최대한 가깝게 두고 간결하게 공을 때리면 강한 백스핀을 만들 수 있다. 이 스윙이 완성 단계에 이르자 배트를 갖다 대기만 해도 공이 다 떴다. 여기서 중요한 게 손목을 돌리는 동작, 즉 ‘코킹(cocking)’이다. 손목을 꺾었다가 풀면서 힘을 만드는 움직임인데, 코킹 동작을 잘 만들어놓으면 간결한 스윙으로도 파워를 전달할 수 있다. 내가 학창 시절만 해도 코킹을 하면 안 된다고 배웠다. 손목을 꺾으면 백스윙이 불필요하게 커진다는 이유에서였다. 코킹을 하지 않고 곧바로 치라고 했다. 그런데 이 경우 시속 150㎞의 스피드로 날아오는 투구의 힘을 이겨내기 어렵다. 요즘 투수들의 강속구를 공략하려면 배트의 회전력을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 코킹은 파워 포지션(힘을 전달하기 위한 준비 동작)에서 만들어진다. 과거에는 타격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배트를 뒤로 눕힌 채 준비하라고 했다. 그러면 공을 맞히기는 쉬우나, 빠른 공을 이겨낼 힘이 없다. 강한 타구를 만들려는 타자들은 코킹을 통해 회전력을 확보한다. 여기에 나이키 스윙 궤적이 더해지면 더 좋은 타구를 만들 수 있다. 이건 선택의 문제다. 코킹을 많이 하지 않고 콘택트에 중점을 두겠다고 선택한 타자는 그렇게 하면 된다. 또 나이키 스윙의 메커니즘이 이해되지 않거나, 이해하더라도 실천하기 어려우면 굳이 하지 않아도 된다. 다시 강조하지만, 타격에는 정답이 없다.어퍼컷 스윙이 정답일 순 없다어떤 이는 이렇게 묻기도 한다.“넌 힘이 좋으니까 간결한 스윙으로도 강한 타구를 만드는 거 아니냐?”나는 그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물론 프로 투수들이 던지는 투구에 대응하려면 힘이 필요하다. 그러나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프로에 들어온 타자가 그 정도 파워가 없진 않다. 프로 선수라면 타고난 힘도 있고, 훈련으로 키운 근력도 있다.내 히팅 포인트는 다른 타자보다 조금 뒤에 형성되는 편이다. 내 힘이 특별해서 타이밍이 늦은 타구를 앞으로 끌고 나오는 게 아니다. 톱 포지션에서 콘택트 존까지의 거리가 짧기 때문에 한 박자 늦어 보이는 타구도 안타로 만드는 것이다.결국 힘이 아니라 기술이다. 1990년대 이종범 선배가 힘으로 쳤을까. 아니다. 체격이 작은 이종범 선배는 방망이를 짧게 내려쳤다. 간결한 스윙으로 날카로운 타구를 만들었다.동시대 최고의 타자 중 하나였던 양준혁 선배도 ‘어퍼컷(uppercut·투구를 아래에서 위로 올려치는) 스윙’은 하지 않은 것 같다. 지면과 거의 평행한 레벨 스윙으로 정확성을 높였다. 그리고 임팩트 후 팔을 들어올리는 양준혁 선배의 ‘만세 타법’은 나이키 스윙의 메커니즘과 다르지 않다.2010년대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는 ‘플라이볼 혁명(fly ball revolution, 타구의 발사 각도를 높이는 움직임)’이라는 말이 유행했다. 그라운드볼(땅볼)보다 플라이볼(뜬공)의 생산성이 더 높다는 건 세이버메트릭스(야구 통계학)를 통해 충분히 입증됐다.날이 갈수록 그라운드 컨디션은 계속 좋아지고 있다. 내야 수비력도 향상됐다. 빅데이터에 기반을 둔 수비 시프트(타구 방향을 분석해 수비수 위치를 조정)까지 발달하면서 땅볼을 때려봐야 안타가 될 확률이 낮아졌다. 땅볼의 가치가 하락하자 타자들은 공을 띄우려 노력했고, 그 변화에 이르는 과정이 혁명적이기까지 하다는 게 플라이볼 혁명의 요체다.이 과정에서 어퍼컷 스윙이 유행했다. 타구를 띄우려면 콘택트 존에서 스윙이 올라가야 한다는 것이다. “안타를 못 쳐도 뜬공을 날렸다면 만족한다”는 MLB 선수도 나왔다. 그러나 올려친다고 해서 타구를 띄울 수 있을까. 그 타구에 힘이 있을까.2015년 이후로 MLB 선수들은 경쟁적으로 어퍼컷 스윙을 시도했다. 성공 사례도 있었지만, 실패한 경우도 꽤 많았다. 뛰어난 성과를 낸 선수라고 해도 그게 정말 어퍼컷 스윙 덕분인지 나는 알 수 없다.이런 트렌드는 유튜브 영상 등을 통해 KBO리그에도 상륙했다. 2020년 전후로는 너도나도 어퍼컷 스윙을 얘기했다. 참 희한했다. 투수와 타자는 거의 그대로인데, 타격 이론이 이렇게까지 급변할 수 있는 것일까. 이론이 아니라면 유행이란 말일까.이와 관련한 얘기를 MLB에서 뛰는 최지만 선수(피츠버그 파이리츠)와 나눌 기회가 있었다. “MLB 타자들이 어퍼 스윙에 신경 쓰느냐”는 내 질문에 그는 “아니다. 어퍼컷 스윙으로는 시속 160㎞에 육박하는 패스트볼에 대응할 수 없다. MLB 타자들도 간결한 임팩트에 집중한다. 그리고 백스핀을 걸기 유리한 스윙을 만들려고 한다”고 답했다.어퍼컷 스윙을 하는 타자 중 좋은 선수는 내 기억엔 없다. 올려 쳐서는 절대로 좋은 타구를 만들 수 없다고 생각한다. 임팩트 후 배트가 위로 올라가면 톱스핀(top spin)이 걸린다. 백스핀과 반대 개념인 톱스핀은 배트가 앞으로 나가면서 공의 윗부분을 때려 만들어진다. 투수가 던지는 커브가 이런 원리로 떨어진다. 톱스핀이 걸리면, 마치 탁구의 드라이브처럼 공이 점점 가라앉는다. 타자에게 좋을 리 없다.테드 윌리엄스가 이상적이라고 말한 스윙은 억지스러운 어퍼컷이 아니다. 마운드 위에서 오버핸드 투수가 던져서 만들어지는 투구 각도만큼 약간(slight) 올려치는 게 아니다. 그러면 투구와 배트가 만나는 면적(윌리엄스는 임팩트 존이라고 표현했다)이 넓어진다.내 해답은 오치아이 스윙이다그러나 과연 이게 답일까. 물론 훌륭한 스윙인 건 틀림없지만, 저게 정답일까. ‘윌리엄스 스트로크’는 이론적으로 뛰어나다. 다만 타구에 스핀을 걸긴 어렵다는 게 나의 생각이다. 윌리엄스의 스윙을 피칭에 비유하자면 무회전 볼 같다. 잘 맞은 타구는 배트와 15㎝ 이상 붙어 나간다. 그러나 처음부터 끝까지 배트의 중심과 공의 중심이 붙어 있다면(마치 팜볼처럼) 잘 맞은 것 같은 타구도 외야로 날아가서는 추진력을 잃게 된다. 투수는 패스트볼을 릴리스할 때 검지와 중지로 공을 꽉 눌러서 백스핀을 만든다. 타구도 그래야 한다. 그게 깎아 치기다. 배트로 공의 중심을 정확히 맞힌 뒤 밀고 나가는 과정에서 백스핀을 만드는 것이다. 배트가 공의 아랫부분을 감싸 안아 올리는 느낌이다. 공을 때린 뒤 팔을 쭉 뻗는 동작, 즉 폴로스루 과정에서 회전력을 만드는 거다. 이 스윙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오치아이 히로미쓰(일본)의 유튜브 영상을 본 적이 있다. 은퇴 후 자신의 타격 비밀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그는 ‘공의 아래를 파고들듯 때리라’고 말한다. 이 영상에서 본 오치아이의 페퍼 게임(pepper game, 가까이서 던진 공을 타자가 가볍게 치는 훈련)은 일반적이지 않았다. 보통 타자들은 정면의 그물을 보고 때리는데 그의 타구 각도는 평균 45도를 넘을 만큼 컸다.선수 시절 오치아이는 경쟁자들에 비해 체격이 작은 편이었다. 키가 1m77㎝로 그리 크지 않았고, 풀스윙도 하지 않았다. 툭 친 것 같은데 그의 타구는 쭉 뻗어 나갔다. 그는 일본에서 홈런·타점·타율왕을 5번씩 수상했다. 오치아이의 타격 비결이 ‘깎아 올려치기’였던 것이다.오치아이의 이론은 내가 찾은 답과 가장 가까웠다. 2007년부터 나는 타구에 회전력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티배팅 때부터 이를 의식했다. 임팩트 때 오른손 타자가 배트를 쥔 오른손을 ‘잡아주는’ 느낌으로 공을 친다면 나이키 스윙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스윙을 만들기 위해 페퍼 게임을 할 때부터 노력했다. 지나치게 깎아 치는 바람에 타구가 백네트를 넘어 관중석에 떨어지기도 했다. 훈련 때 그렇게 극단적으로 깎아 쳐야 실전에서 유효한 타구 회전을 만들 수 있었다. 그러다가 오치아이의 영상을 보고 “내가 찾은 방법이 틀리지 않았구나”라며 안심했다. 무엇보다 나이키 스윙은 나와 맞는 타법이었다. 물론 그런 메커니즘을 만드는 게 쉽지는 않을 것이다. 영상에 나오는 젊은 선수들도 오치아이처럼 치려다가 헛스윙을 연발하기도 했다. 그러나 반복 훈련을 통해 만들어 낼 수만 있다면, 나이키 스윙은 내가 아는 가장 완벽한 메커니즘이다.고교 시절 날 보고 “오치아이의 타격과 닮았다”고 말씀하신 분이 있었다. 당시에는 오치아이의 영상을 볼 수 없었기 때문에 그냥 그런가 보다 했다. 그러니까 애초에 백스핀을 만드는 스타일이었던 거다. 프로에 와서 슬럼프에 빠진 걸 계기로 나이키 스윙을 더 발전시켰다. 난 스윙을 더 날카롭게 다듬었다. 그럴수록 더 강하게, 더 멀리 칠 수 있었다. 2007년 다시 홈런 20개 이상을 때려내고, 2008년 홈런왕(31개)에 올랐던 비결도 내 스윙을 완성한 덕분이었다. 내 전성기가 시작된 거다. 2009년 경기 중 뇌진탕 부상을 입기 전에는 내 스윙은 나름대로 완성 단계였다. 타석에서 어떤 투수의 공이라도 다 쳐낼 것 같은 자신감이 있었다. 큰 부상을 당해 상승 흐름이 끊기지 않았다면, 내 전성기가 더 길었을 거라는 아쉬움이 있는 게 사실이다. KBS 해설위원, 정리=김식 기자 2023.01.30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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