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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홈런 목표 못 채웠지만…3년 만의 반등한 김재환, 6년 만의 황금 장갑 보인다

"'20홈런 칠 거면 '미국까지 왜 왔나'라고 생각했죠. 모든 분이 제게 원하는 숫자는 30개입니다."부활을 다짐했던 김재환(36·두산 베어스)의 정규시즌이 끝났다. 목표만큼은 아니었지만, 정상급 타자의 자리로 돌아왔다 말하기엔 충분했다.김재환은 지난 28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으로 2024 정규시즌을 마무리했다. 이날 3타수 2안타(1홈런) 2타점 1득점 1볼넷을 기록한 그는 최종 타율 0.283 29홈런 92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93으로 한 해를 마쳤다.모처럼 김재환다운 한 해였다. 2016년 37홈런을 치며 잠재력을 만개한 그는 3년 연속 35홈런을 넘기며 팀 4번 타자 겸 리그 대표 홈런 타자로 자리매김했다. 2018년엔 44홈런으로 커리어하이를 기록, 잠실 구장 타자로는 이례적으로 홈런왕에 올랐다.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도 이때 수상했다. 금지약물 이력으로 성적만큼 박수받지 못했지만, 전성기 김재환이 리그 최고 강타자라는 건 사실이었다. 하지만 최근 침묵의 시간이 길었다. 2021년 27홈런을 치며 팀의 7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이끌었던 그는 자유계약선수(FA)가 돼 두산은 4년 115억원의 초대형 계약을 맺고 잔류했다. 앞서 오재일, 최주환, 양의지 그리고 같은해 박건우가 이적하는 걸 지켜봤던 두산도 홈런 타자 김재환은 '대체 불가'로 판단했다.잔류한 뒤 거짓말처럼 부진의 시간이 이어졌다. 2022년 23홈런 72타점 OPS 0.800에 그친 김재환은 2023년엔 10홈런 46타점 OPS 0.674로 2016년 이후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원조' 홈런왕 이승엽 감독과 부활을 다짐했으나 소용 없었다.'바닥'을 찍은 김재환은 주저 않고 미국으로 건너갔다. 마무리 훈련을 마친 그는 미국으로 건너가 전 메이저리거 강정호의 사설 아카데미를 찾았다. 시즌 중 선배 양의지를 통해 자신의 영상을 건넨 김재환은 겨울 동안 강정호와 개인 레슨으로 조정에 힘썼다.스프링캠프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김재환은 당시 "4~5년 정도 고민했던 포인트를 정호 형이 잘 짚어줬다. 그게 해결된다는 느낌을 분명하게 받았다"고 했다.김재환은 강정호 개인 유튜브 채널에도 출연해 "정호 형이 나를 못 믿는다. 계속 (올 시즌 성공 기준으로) 20홈런을 이야기한다. 속으로는 '그럴 거면 미국까지 왜 왔나'라고 생각했다. 팬분들과 감독님, 내 생각이 모두 같다. 모든 분이 원하는 숫자는 30개"라고 말했다. 끝내 30개 목표는 채우지 못했지만, 실패했다고 말하긴 어렵다. 목표에 근접한 그는 두산 타선의 중심을 지켰다. 장타보다는 콘택트에 보다 집중한 양의지, 홈런에 집중하는 대신 콘택트와 출루를 희생한 양석환과 서로를 보완하며 클린업 트리오로 타선을 지켰다.4위를 확정한 두산은 이제 포스트시즌에서 레이스를 이어간다. 그리고 한국시리즈가 끝나면 김재환도 모처럼 골든글러브 유력 후보로 나설 수 있게 된다. 지명 타자로 분류될 거로 보이는 그의 유력 라이벌은 최형우(KIA 타이거즈)다. KIA의 정규시즌 우승을 이끈 최형우는 타율 0.280 22홈런 109타점 OPS 0.860을 기록했다. 타점은 최형우가 더 많지만 다른 지표는 모두 김재환이 우위다. 잠실구장을 사용한 걸 고려하면 성적으로는 김재환이 어느 한 부분 빠지지 않고 모두 앞선다고 봐도 무방하다. 6년 만의 골든글러브 수상을 기대할 수 있는 이유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9.29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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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슬럼프 겪은 이주형 "이것저것 안 해본 것 없이 다 해봤다" [IS 스타]

한동안 타격 슬럼프에 빠졌던 이주형(23)이 키움 히어로즈의 3연승을 이끌었다. 이주형은 27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홈경기에 1번 타자·우익수로 선발 출전, 4타수 2안타(1홈런) 2타점 2득점을 기록하며 맹활약하고 키움의 9-7 승리를 이끌었다. 키움은 1차전 끝내기 승리, 2차전 10-7 신승에 이어 3차전까지 잡으며 시리즈를 스윕했다. 4월 13일 롯데 자이언츠전 이후 75이 만에 스윕(3연전 전승)을 거뒀다. 이주형이 공격을 이끌었다. 그는 1회 말 3점을 내준 상황에서 1회 말 타석에 나섰고, 상대 투수 신민혁을 상대로 집요한 승부를 펼친 끝에 볼넷을 얻어냈다. 이어진 상황에서 후속 타자 로니 도슨이 우중간 2루타를 치면서 가볍게 득점했다. 이주형은 3-3 동점이었던 2회 말에는 1사 2루에서 타석에 나서 외야 뜬공으로 주자를 3루까지 보냈다. 4회 말 세 번째 타석에서는 키움이 승기를 잡는 결정적 결과를 만들었다. 선두 타자 김재현이 좌중간 안타, 김태진이 희생번트를 성공하며 나선 1사 2루에서 신민혁의 137㎞/h 초구 포심 패스트볼(직구)을 공략해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홈런을 쳤다. 키움은 이어진 상황에서 상대 투수 폭투와 최주환의 행운의 안타로 각각 1점씩 더 뽑았다. 9-4로 앞선 상황에서 추격을 허용하며 스코어가 2점 차로 좁혀졌지만, 끝까지 리드를 지켜내며 승리했다. 이주형은 지난해 7월 LG 트윈스에서 트레이드된 선수다. 3선발 투수였던 최원태를 보내고, 영입한 타격 기대주였다. 실제로 그는 키움 유니폼을 입고 꾸준히 타석 기회를 얻었고, 3할대 중반 타율을 기록하며 고공비행했다. 당시 키움 간판타자였던 이정후는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눈앞에 둔 상황. 이주형은 이정후의 후계자로 불렸다. 올 시즌은 성장통을 겪고 있다. 햄스트링 부상 탓에 시즌을 늦게 시작했고, 1군에 복귀한지 7경기 만에 한 차례 더 부상으로 이탈했다. 5월 9일 두 번째 복귀 뒤 꽤 좋은 타격감을 보여줬다. 5월까지 타율은 0.311였다. 하지만 6월 치른 22경기(26일 기준)에서 타율 0.216에 그치며 부진했다. 홍원기 감독은 "제2의 이정후라는 프레임에 사로잡히지 않고, 자신만의 타격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할 필요가 있다"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27일 NC전 맹활약은 이런 상황 속에서 나왔다. 고무적인 결과다. 경기 뒤 이주형은 "(김)재형이 형도 앞에서 출루해줬고 (김)태진이 형도 앞에서 2번이나 희생번트를 성공해줘서 이번(홈런을 친 4회) 타석에서 만회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초구에 나도 모르게 반응했다. 오늘은 정말 공 보고 공 친 것 같다"라고 4회 홈런을 친 상황을 돌아봤다. 최근 슬럼프를 겪은 그는 "1번 타자로 나가며 많은 타석을 소화하는 건 좋지만 타석이 빨리 돌아오다보니 안 좋을 때는 그 흐름이 이어지기도 하는 것 같다. 이것저것 안 해본 것이 없을 정도로 다 해봤다. 감독님 코치님들께서도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시고, 챙겨주셔서 감사했다. 문제점을 찾아 계속 연습하다 보니까 또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 같다"라고 했다. 이어 이주형은 "감독님께서 나만의 스트라이크존을 만드는 데 집중하라고 하셨는데, 오늘은 그게 잘 된 것 같다. 잘 풀리지 않을 때도 계속 경기에 넣어주셔서 감사하다. 팀에 도움이 되는 방향이라면 어느 자리에서든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고척=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6.28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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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율 0.214인데 홈런 13개, 그가 '손맛' 보면 팀 승률은 91.7%

이숭용 SSG 랜더스 감독이 기다리는 건 한유섬(35)의 '홈런'일지 모른다.올 시즌 한유섬의 홈런은 13일 기준으로 13개다. 한 경기 2개 홈런을 기록한 4월 2일 인천 두산 베어스전을 제외하면 12경기에서 손맛을 봤다. 흥미로운 건 팀 승률. SSG는 한유섬이 홈런을 터트린 12경기 중 11경기에서 승리, 승률이 91.7%에 이른다.그만큼 한유섬의 홈런은 클러치 상황에서 나온다. 13일 인천 KIA 타이거즈전도 마찬가지. 이날 5번 타자로 선발 출전한 한유섬은 2-1로 앞선 5회 말 1사 1,2루에서 스리런 홈런으로 쐐기를 박았다. 볼카운트 1볼에서 KIA 선발 제임스 네일의 2구째를 잡아당겨 오른쪽 폴을 직격했다. 순식간에 점수 차를 벌린 SSG는 '평균자책점 1위' 네일을 격침한 끝에 7-1 완승을 했다. 한유섬의 홈런이 눈길을 끄는 건 타율 때문이다. 타격 슬럼프에 빠진 한유섬의 타율은 0.214(196타수 42안타)로 낮다. 규정 타석을 채운 58명의 타자 중 55위. 그보다 타율이 낮은 건 김주원(0.205)과 김성욱(이상 NC 다이노스·0.202) 최주환(키움 히어로즈·0.188) 3명뿐이다. 4월 잠시 반등 조짐을 보였으나 5월(17경기, 타율 0.208)에 이어 6월(10경기, 타율 0.120) 타격 침체가 심각하다. 그런데 시즌 장타율은 0.459로 28위. 6할을 넘긴 2017~18년 수준은 아니지만 타율에 비하면 준수한 편이다. 장타율의 기반이 되는 홈런을 결정적인 순간마다 터트리니 울다가도 웃을 일이다. 이숭용 감독은 한유섬에 대한 기대를 접지 않는다. 이 감독은 지난 11일 "유섬이가 조금 살아나면 우리 팀이 더 좋아질 텐데 아직 자기 모습을 찾고 있다. 당분간 7번 정도에 넣고 운동과 휴식을 병행하면서 시간을 줄 생각"이라며 "어차피 그 선수(한유섬)가 터져야 수월하게 경기할 수 있다"고 격려했다. 13일 경기가 끝난 뒤 한유섬은 "타석에서 계속 좋지 않아 생각이 많아지고 했었는데 그때마다 감독님께서 경기 많이 남았고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힘내서 살아나 보자고 힘을 많이 불어넣어 주신다"며 "큰 도움이 되었고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6.14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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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인천] "사적인 대화를 나눴습니다"...감독으로 만난 유니콘스 인연

봄과 함께 야구가 찾아왔고, 현장은 반가운 만남이 이어지는 시기다. 14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경기를 치르는 키움 히어로즈와 SSG 랜더스 소속 지도자·선수들도 얽힌 인연이 많았다. 경기 전 홈팀(SSG) 사령탑 브리핑을 갖기 전. 이숭용 SSG 감독에게 홍원기 키움 감독이 찾아왔다. 두 사령탑은 한동안 웃음꽃을 피웠다. 이들은 2006~2007년 현대 유니콘스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감독 선배' 홍원기 감독은 "사적인 얘기를 나눴다"라고 웃어보인 뒤 '감독 후배' 이숭용 감독이 "격려를 하더라"라고 했다. 감독님이 얘기를 나누고 있던 때, 가까운 위치에서는 지난해까지 3시즌(2021~2023) 동안 SSG에서 뛰었던 키움 최주환이 SSG 트레이닝 파트 인원들과 대화를 나눴다. 최주환은 지난해 11월 열린 2차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키움 지명을 받은 바 있다. 밝은 표정으로 옛동료들과 인사를 나눴다. 감독 브리핑을 마친 이숭용 감독을 향해 키움 코칭스태프 5명이 찾아와 차례로 인사를 나눴다. 이숭용 단장은 현대 맥을 잇는 히어로즈 구단 소속으로도 4시즌(2008~2011) 동안 뛰었다. 팀 리더였다. 인연이 깊다. 겨울을 보내고, 경쟁을 위해 다시 만난 야구인들. 아직 리허설 무대이기 때문에 더 편안한 마음으로 서로를 격려했다.인천=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3.14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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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격수 전환 원하는 김혜성 ↔ 사령탑은 2루수 권유...키움의 딜레마

예상보다 '뜨거운 감자'가 될 것 같다. 2024시즌김혜성(25·키움 히어로즈) 포지션 결정 얘기다. 키움은 지난달 29일 인천 국제공항을 통해 1차 전지훈련지(미국 애리조나주)로 떠났다. 일부 주축 선수와 사령탑 홍원기 감독이 출사표를 전한 가운데 보직 변경 이슈가 주목받았다. 간판선수 김혜성은 유격수 복귀를 바라고 있고, 홍원기 감독은 2022~2023시즌 맡았던 기존 자리 2루수로 쓸 의사를 전했다. 김혜성은 2024시즌을 치른 뒤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MLB) 문을 두들긴다. 지난해 12월 1일 열린 '리얼글러브 어워즈'에서 취재진을 향해 도전 의사를 전했고, 키움은 지난달 중순 선수의 뜻을 존중하고 지원하기로 했다. 김헤성은 현 메이저리거 김하성이 MLB에 진출한 뒤 맞이한 2021시즌 유격수로 904와 3분의 2이닝을 소화했고, 좋은 타격 성적(타율 0.304·99득점)까지 남기며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하지만 이후 2시즌은 유격수를 팀 후배 김휘집에게 맡기고 2루수를 소화했다. 2022시즌 2루수 골든글러브 수상으로 역대 최초 유격수-2루수 동시 석권을 해냈고, 지난 시즌(2023)에도 이 부문 수상자로 선정되며 타이틀 방어를 해냈다. 김헤성이 유격수 복귀를 바라는 이유는 명확하다. MLB 구단들이 자신의 가치를 평가할 때 상대적으로 2루수보다는 유격수로 인식되는 게 낫기 때문이다. 2023 MLB 골드글러브 유틸리티 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김하성이 멀티 포지션 소화 능력을 증명하며 경쟁력을 높인 것처럼, 일단 내야 수비 핵심 포지션인 유격수가 주 포지션이면서 2루수도 맡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김혜성은 출국 인터뷰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자, 고개를 돌려 두리번거리는 제스처를 취하며 "감독님이 어디 계시냐"라고 되물었다. 아직 이 사안에 대해 얘기를 나누지 않았다는 의미였다. 김혜성은 같은 2루수와 유격수 모두 큰 틀에서는 내야수이기 때문에 이번 캠프에서 모두 준비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물론 사령탑의 생각대로 따를 것이라는 속내도 전했다. 홍원기 감독에게 이 얘기를 꺼내자, 그는 "개인도 중요하지만, 팀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게 내 생각. 김혜성도 그 부분은 충분히 이해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포지션을) 어느 정도 정리해야 (스프링캠프 기간) 선수도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부문을 두고 조언을 해주는 게 감독 역할"이라고 했다. 애리조나 캠프 중 면담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전할 예정이라고. 이정후가 MLB에 진출하며 떠난 현재, 키움 간판선수는 단연 김혜성이다. 그가 좋은 기운으로 2024시즌을 치를 수 있도록 지원하려면, 포지션을 바꿔주는 게 바람직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키움은 지난 2시즌 동안 유격수로 키운 김휘집이 있다. 그는 전임인 김혜성과 김하성만큼 임팩트 있는 모습을 보여준 건 아니지만, 지난해 11월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에 출전하는 등 정석대로 성장하고 있는 선수로 평가받는다. 통산 3시즌 동안 1군에서 뛴 김휘집은 2루수로 24이닝밖에 나서지 않았다. 포지션 정리가 굳이 이뤄진다면, 김휘집이 3루로 가는 게 낫다. 송성문 등 다른 선수들과 자리 경쟁을 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 경우 김혜성이 비운 2루수는 2차 드래프트로 영입한 최주환이 맡을 수 있다. 1루수와 지명타자 자리에 타격 능력이 좋은 선수를 쓰면, 이정후가 이적하며 생긴 공격력 저하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시선이 있다. 반면 이미 김헤성의 MLB 도전을 허락한 구단이 그의 포지션 변화 요구까지 받아들이면, 선수에게 너무 끌려다닌다는 인식을 줄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김혜성이 유격수를 맡는 게 전력 상승으로 이어질지 장담할 순 없지만, 간판선수에게 동기부여를 주는 건 일단 경기력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를 줄 것이다. 반면 김휘집을 유격수로 둔다면, 키움은 김혜성마저 없이 치를 수 있는 2025시즌을 대비하는 것이다. 장단이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2.0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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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피플] 홈런 욕심 줄이고, 정타 집중…전의산 방망이가 다시 돌아간다

혹독했던 '2년 차 징크스'의 마침표일까. SSG 랜더스 차세대 거포로 꼽히던 전의산(22)의 방망이가 다시 불타오르기 시작했다.전의산은 지난 26일과 27일 서울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이틀 연속 결승타를 기록했다. 모두 동점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그는 26일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포, 27일 연장 10회 초 좌중간 적시타로 팀의 연승을 이끌었다.결승타를 친 것보다 눈에 띄는 게 꾸준함이다. 전의산은 최근 5경기에서 타율 0.462(13타수 6안타) 3타점으로 활약했다. 출루율 0.611(4볼넷) 장타율 0.769(2루타·홈런 각 1개)등 고루 뛰어난 기록을 남겼다. 타율 0.192에 그치다가 부진과 부상으로 2군에 내려갔던 전반기와는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오히려 작년 6월 1군 첫 데뷔를 경험했던 시기를 떠올리게 한다. 당시 그는 6월 18경기 타율 0.333 3홈런 17타점 OPS(출루율과 장타율의 합) 1.001 맹타를 기록, 키움 히어로즈에 선두를 위협받고 있었던 팀을 구했다. 김원형 SSG 감독도 최근 전의산에게서 지난해의 모습을 본다고 했다. 김 감독은 "의산이가 최근 정타를 치는 등 타격 타이밍이 좋다. 2스트라이크 이후 대처가 좋다. 볼넷도 많다"며 "의산이에게 '작년 6월 네가 처음 올라왔을 때 모습이 제일 좋았다. 그때 넌 큰 욕심 없이 일단 (1군에서 통한다는 걸) 보여주려고 했다'고 말해줬다"고 떠올렸다.김원형 감독이 보는 '이상적인 전의산'은 과도히 홈런을 욕심내지 않고, 투수에게 덤벼들지 않는 라인드라이브 히터다. 김 감독은 "의산이가 최근 2스트라이크까진 풀스윙으로 대처하고, 이후엔 똑같이 하지 않는다. 아웃당하지 않기 위해 대처하니 볼넷도 걸어 나간다. 타석에서 자세가 너무 좋아졌다"고 칭찬했다. 김원형 감독이 전의산에게 제시한 롤 모델은 양준혁(전 삼성 라이온즈)이다. 그는 "양준혁 선배가 의산이와 체형이 비슷하다. 투수 시절 양준혁 선배가 무서웠던 점은 (홈런이 아니라) 무릎에서 딱 떨어지는 변화구도 참는다는 점이었다. 그 정도로 인내력과 선구안이 좋았다"며 "의산이도 지금 그런 부분을 만들어 가고 있는 거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왼손 타자인 전의산은 "이진영 타격 코치님께서 타격 시 내 오른쪽 어깨가 너무 빨리 열린다고 해 그 부분 조정에 중점을 뒀다"며 "히팅 포인트는 앞에 두고 친다. 스트라이크존을 높게 설정하고, 낮은 공에 최대한 스윙하지 않는 게 (선구에) 효과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전의산은 "감독님께서 '(홈런 말고) 안타를 쳐라'고 많이 말씀해 주신다. 장타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이지만, 방망이에 맞혀 인플레이 타구를 만들자는 생각을 많이 하고 들어간다"고 했다.확실한 1루 주전이 필요했던 SSG로서는 전의산의 부활이 반갑다. 올해 SSG는 1루수로 전의산(269이닝) 오태곤(240과 3분의 2이닝) 최주환(205이닝) 강진성(196과 3분의 1이닝)을 돌려 써왔다. 장기간 팀을 지탱할 젊은 선수는 전의산뿐이다. 그의 성장통이 진짜 성장으로 이어진다면, 올 시즌 부진은 충분히 감수할 만하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8.29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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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허경민, 후반기 목표는 소통 “감독님과 아이 콘택트할게요”

"감독님과 더 많이 아이 콘택트하겠습니다."허경민(32)은 두산 베어스의 많지 않은 '원 클럽맨'이자 올 시즌 캡틴이다. 지난 2020시즌 종료 후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맺고 친정팀 잔류를 선택했다. 4+3년 총액 85억원의 대형 계약이었다. 같은 해 이적한 오재일(삼성 라이온즈) 최주환(SSG 랜더스) 등을 포함해 왕조 주축 선수들 다수를 FA로 떠나보낸 두산이 그에게만큼은 구단 역사상 최장 기간을 안겼다. 공·수·주 활약을 넘어 팀의 기둥이 될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다.그 믿음을 받고 올해는 주장 완장까지 찼다. 이승엽 감독은 부임 후 그를 주장으로 임명하면서 "허경민도 주장을 맡을 나이가 됐다. 리더십과 '팀 퍼스트'를 항상 생각하면서 프런트, 코칭스태프, 선수단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라고 기대를 전했다. 방망이로는 기대치에 못 미쳤다. 시즌 성적이 타율 0.277 OPS 0.714로 다소 아쉽다. 콘택트%는 90.8%(3위)에 달하지만 안타로 이어지질 못 했다. 최근엔 엉덩이 염좌로 잠시 전열에서 이탈한 적도 있다.그래도 선수단 내에서 비중이 결코 작지 않다. 지난해 야수조장으로도 이적생이나 후배들을 챙기는 데 앞장섰다 그다. 주장이 된 후에는 동기 정수빈과 함께 고군분투를 이어왔다. 주장 역할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김재호, 양의지, 김재환 등 선배를 치켜세우고 이유찬 등 후배를 보듬었다. 전형적인 중간 리더로 팀이 지난해 어두웠던 분위기를 씻어내도록 이끌었다.방망이에서도 최근 다시 제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21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0-1로 지던 두산은 호세 로하스의 동점포에 이어 허경민의 역전 솔로포로 경기를 뒤집었다. 두산은 이후 박준영의 쐐기 3타점 3루타까지 폭발, 10연승을 달렸다. 이어 25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허경민은 적시 2루타로 주자 정수빈을 불러들여 2경기 연속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두산은 26일 롯데전 패배로 11연승으로 최근 연승을 마감했다. 행진은 끝났지만, 두산은 이제 연승 후유증 대신 상승세를 이어가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주장 허경민에게도 중요한 숙제다. 그는 25일 승리 후 취재진과 만났을 때 “좋은 동료들과 감독님, 코치님을 만난 덕분에 이런 영광을 경험했다”며 “팀이 연승과 연패를 반복하기보다는 꾸준히 위닝 시리즈를 하는 팀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타자로서 활약도 중요하지만 허경민의 역할은 결국 팀 분위기를 이끄는 거다. 9위 기록 후 반등을 노리는 두산으로서도 허경민 개인의 성적을 넘어 두산 선수단 전체가 한 단계 진화하고, 융화되는 게 더 중요하다. 그리고 시즌이 절반 이상 지난 시점에서 허경민도 어느 정도 합격점을 받았다. 이승엽 감독은 "(허경민은) 지금 너무 훌륭하게 팀을 잘 이끌어주고 있다"며 "연패가 길어지고 팀이 원하는 방향대로 가지 않으면 팀 내부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데, 단 한 번도 그런 게 없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허경민은 후반기 가교 역할을 더 잘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감독님께서 워낙 편안하게 대해주시는 데도 (개인 성적에서) 뭔가 야구가 뜻대로 되지 않아서 죄송했다"며 "후반기에는 더 힘을 내서 감독님과 더 많이 아이 콘택트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7.27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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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만요' 감독 불러 세운 외국인 투수 "나, 어제 뭐가 문제였어요?"

‘감독님, 잠깐만.’통역 매니저를 대동한 로에니스 엘리아스(SSG 랜더스)가 2일 경기 전 훈련을 지켜보던 김원형 감독에게 다가갔다. 심각한 얘기로 5분 이상 한참을 얘기하더니 다소 후련해진 표정으로 자리를 떠났다. 김원형 감독의 입가에도 미소가 지어졌다. 무슨 이야기를 했을까. 처음 김원형 감독은 어리둥절해했다. 김 감독은 “전날 투구 내용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뭐가 문제였는지 알려달라고 하더라”고 하면서 “어제 잘 던졌는데.. 6이닝 3실점이면 잘했다”라며 엘리아스의 기습 질문이 의아하다는 반응을 내비쳤다. 엘리아스는 전날(1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88개의 공을 던져 11피안타 무4사구 1삼진 3실점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했다. 안타를 많이 맞았지만 실점은 많지 않았다. 6회 2실점으로 흔들렸을 뿐, 5회까지 1실점으로 잘 버텼다. 김원형 감독은 “(엘리아스의) 투구는 나쁘지 않았다. 안타는 많았지만 먹힌 안타도 있었고 위기 상황을 두 번이나 잘 극복했다. 어제는 구위도 좋았다. 상대 팀 중심타자들이 잘 쳤을 뿐이다”라며 엘리아스를 칭찬했다.오히려 김 감독은 “타자가 점수를 못 내서 0-3이라는 점수가 커 보인 거지, 타선에서 조금 도와줬다면 충분히 따라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라고 이야기했다. 김 감독은 “엘리아스가 최근 3경기 동안 성적이 주춤했는데, 답답하거나 미안한 마음이 커서 먼저 다가온 것 같다”라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한편, 2일 고척 키움전에 SSG는 추신수(지명타자)-최주환(2루수)-최정(3루수)-에레디아(좌익수)-박성한(유격수)-최지훈(중견수)-한유섬(우익수)-강진성(1루수)-이재원(포수) 순으로 타선을 꾸렸다. 이재원의 선발 출전에 대해 김 감독은 “오원석이 6월에 안 좋았는데, 분위기를 바꿔보고자 배터리를 바꿨다”라고 이야기했다. 고척=윤승재 기자 2023.07.02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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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제약 시상식] 감독상 '무결점 우승' 김원형 감독, 코치상 김강 코치

어린 왕자(王子)에서 왕자(王者)로 거듭난 김원형 SSG 랜더스 감독이 올해 최고의 감독으로 선정됐다. 김원형 감독은 1일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 그랜드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2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에서 감독상을 받았다. 김원형 감독은 SSG를 이끌고 올해 정규시즌 '와이어 투 와이어(개막전부터 최종전까지 1위를 유지하는 것)' 우승부터 한국시리즈(KS) 제패까지 이어지는 '무결점 우승'을 이뤄냈다. 전 메이저리거 추신수와 김광현을 비롯해 최정·김강민·최주환 등 굵직한 베테랑들로 구성된 스타 군단의 신뢰를 받고 팀을 이끌었다. SSG가 통합 우승을 거둔 건 '왕조'로 불리던 2010년 SK 와이번스 시절 이후 12년 만이다. 김 감독도 선수 시절 왕조의 일원이었다. 2000년 팀 창단부터 함께했던 김 감독은 2007년 SK의 주장으로서 창단 첫 우승 때 선수단을 이끌었다. 은퇴 후 SK와 롯데 자이언츠, 두산 베어스에서 투수 코치와 수석 코치를 거친 김 감독은 지난 2021년 감독이 돼 친정팀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부임 직후 SSG로 이름이 바뀐 팀을 이끌고 감독 커리어를 시작했다. 단순히 스타 군단의 힘만으로 우승한 건 아니다. 왕조 시절 베테랑들은 과거 선후배로 함께했던 김 감독에게 강한 신뢰를 전했다. 역대 최고령 KS MVP(최우수선수)를 수상한 김강민은 시즌 전 목표 중 김 감독의 재계약이 있었다며 "감독님과 개인적인 인연도 길었고, 베테랑과 소통을 잘해주셨던 분"이라고 전했다. 젊은 선수들을 믿고 기용한 것도 결정적인 원동력이었다. 2년 전까지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던 박성한은 김 감독의 신임 아래 3할 안팎의 타율을 기록하는 정교한 주전 유격수가 됐다. 뛰어난 수비력으로 주목받았던 최지훈은 개막전부터 2번 타자로 고정된 후 타율 0.304 31도루를 기록하는 특급 테이블세터로 변신했다. 전반기 1위 수성이 위태로웠을 때는 1군 경험이 없던 전의산이 장타를 터뜨려 팀을 지켰다. 선발 투수가 부족했던 KS에서는 오원석이 1실점 특급 활약으로 3차전 승리를 이끌었다. 김원형 감독은 수상 후 "이런 영광을 누리게 만들어준 선수들이 대단하고 자랑스럽다. 감사를 전한다"며 "내년에도 이 자리에 설 수 있도록 지금부터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이어 "선수·코치 때와 달리 감독이 되니 팀 전체를 생각해야 했다. 쉽지 않은 자리라고 느꼈다. 다른 모든 감독님들께 1년 동안 고생 많으셨다고 전하고 싶다"고 했다. 코치상은 KT 위즈의 김강 타격 코치가 수상했다. 그는 지난 2020년 서른두 살 나이에 메인 타격 코치에 올랐다. 강백호, 배정대, 조용호 등 현재 KT 주전 선수들의 타격 성장 뒤에는 김 코치가 있었다. 배정대는 "김강 코치님은 내 은인"이라고 말했고, 1년 선배인 황재균도 "신뢰가 가는 코치"라고 치켜세웠다. 김강 코치의 최고 장점은 소통이다. 올해는 FA(자유계약선수)로 영입한 박병호와 소통하며 그가 홈런왕으로 부활할 수 있게 도왔다. 박병호의 키움 히어로즈 시절 영상을 모두 확인한 김 코치는 박병호가 자신의 '클래스'를 믿도록 도왔다. 또 박병호가 2020~2021시즌 부진에 연연하지 않도록 조언했다. 그 결과 박병호는 압도적인 페이스로 홈런을 터뜨리며 개인 6번째 홈런왕(35개)을 차지했다. 김강 코치는 "시상식에 코치진도 초대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10개 구단 모든 코치님께 한 시즌 동안 고생하셨고 존경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어린 나이에 코치로 출발했는데 신뢰해주신 이강철 KT 감독님께 감사드린다. 부족한 코치를 만나 고생했는데 따라준 KT 선수단에도 감사드린다. (무명이었던) 선수 때는 기회가 없어 못 전했지만, 부모님의 믿음이 있어 선수들을 가르치고 있다고 전해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12.01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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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피플] KS 신스틸러...마흔 살에 가장 빛난 김강민

김강민(40·SSG 랜더스)은 KBO리그가 출범한 1982년 태어났다. 대구 경북고를 졸업하고 2001년 SK 와이번스(SSG의 전신)에 입단했다. 전체 26번째 순번이었다. 지명될 때만 해도 외야수가 아니라 투수였다. 야구계가 주목한 건 그가 아니라 2000년 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캐나다 에드먼턴 개최) 우승 멤버인 '에드먼턴 키즈'였다. 82년에 태어난 이들은 프로야구 최고의 '황금세대'다. 추신수는 메이저리그(MLB) 도전을 선언했고, 김태균은 2001년 KBO리그에 데뷔하자마자 신인왕을 수상했다. 대학 졸업 후 프로에 온 오승환은 2005년 신인왕에 올랐다. 2006년 이대호는 타격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정근우는 리그 최고의 2루수로 성장했다. 김강민도 2006년부터 붙박이 1군이 됐다. 이어 2010년 외야수 골든글러브와 아시안 게임 국가대표에 승선하기도 했다. 그래도 너무나 뛰어난 동기들에는 미치지 못했다. 강산이 두 번도 더 변했다. '황금세대' 대부분이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야구 천재들도 흐르는 세월을 이기지 못했다. 그러나 김강민은 황혼에 가장 빛났다. 가장 뜨거웠다. 지난 8일 끝난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MVP(최우수선수)로 선정된 것이다. 40세 1개월 26일 나이에 KS MVP가 된 그는 2021년 박경수(KT 위즈)가 세웠던 최고령 기록(37세 7개월 18일)을 경신했다. 햄스트링 부상 중이었던 김강민은 주로 대타로만 나섰다. 그래도 충분했다. 1차전 9회 말 동점 홈런, 3차전 9회 초 쐐기 적시타, 5차전 9회 말 역전 끝내기 스리런 홈런으로 KS를 지배했다. 1차전 대포가 포스트시즌 역대 최고령 홈런이었고, 이를 다시 6일 후인 5차전에 40세 1개월 25일의 나이로 경신했다. 김강민은 “최고령 타이틀이 썩 좋아 보이진 않지만, 행복하고 고맙다. 수상은 전혀 예상 못 했다”며 "후반 대타 역할을 해야 한다는 걸 인지하고 KS에 들어갔다. 햄스트링이 좋지 못했는데, 나 때문에 (풀타임 출장한) 한유섬이 많이 뛰다가 다친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 맡은 바를 완벽히 수행한 것 같아 만족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우승이 확정된 후 김강민은 김원형 SSG 감독과 동료들을 껴안고 눈물을 펑펑 쏟았다. 야성 넘치는 플레이로 '짐승'이라 불렸던 평소 그의 모습과는 전혀 달랐다. 그는 "40대에 우승하니 눈물이 나더라. 예전에는 전혀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며 "올 시즌을 맞이하면서 랜더스로서의 첫 우승을 함께하고 싶었고, (MLB에서) 우승한 적이 없는 친구 추신수의 첫 우승을 같이하고 싶었다. 김원형 감독님의 재계약도 (선수들의) 목표였는데 우승하면 그걸 모두 이룰 수 있었다. 그래서 우승이 더 크게 다가왔다. 또 내 마지막 우승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눈물이 많이 났다”고 돌아봤다. '레전드' 친구들이 하나둘 그라운드를 떠나는 가운데 김강민의 '야성'이 여전한 건 철저한 몸 관리 덕분이다. 김강민은 KS를 앞두고 "난 노력하고 관리해야 더 뛸 수 있는 나이다. 기량이 떨어지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팀 후배 최주환도 “5차전 (김)강민이 형의 홈런을 보면서 몸 관리를 잘하면 야구를 오래 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강민은 “일단 내년에도 야구를 할 것 같다. 내 몸이 허락하는 한 뛰려고 한다. 몸 관리를 잘해서 내년에도 후배들과 재미있게 뛰겠다”며 “주목받고 싶은 마음이 조금도 없다. 조연만 하고 싶다. 후배들 옆에서 묻어가고, 옆에서 농담이나 하는 동네 형이 되고 싶다”며 웃었다. 이어 김강민은 “우승 후 추신수가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하더라. 그래서 '죽으면 안 된다. 내년에도 같이 뛰자'고 했다”며 “몇 명 안 남은 동기가 같은 팀에 있어 말벗이 된다. 많이 물어보고, 배운다”고 전했다. 강한 자가 끝까지 살아남는 게 아니라 끝까지 살아남은 자가 강하다는 말이 있다. 김강민이 마흔 살이 넘어 그걸 입증했다. 8일 오후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KBO 포스트시즌 SSG 랜더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SSG랜더스가 4대3으로 승리하며 시리즈전적 4승 2패로 우승을 차지했다. 경기 후 시상식에서 김강민이 한국시리즈MVP로 선정돼 환호하고 있다. 정규리그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에 이어 통합우승을 차지한 SSG랜더스는 전신인 SK와이번즈 시절을 포함해 다섯 번째 우승을 거머줬다. 인천=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11.10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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