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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타지옥' 최찬호 "첫 드라마, 내 연기 객관적으로 보게 돼"
최찬호는 OCN 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에서 처음부터 에덴 고시원을 수상하게 여기는 안은진(소정화)의 후배 경찰 조현호를 맡아 브라운관에 데뷔했다. 작은 역할이었지만 보이는 곳에서든 보이지 않는 곳에서든 자기 몫을 해냈다. 처음엔 안은진을 믿지 않았고, 그래서 선배의 말을 흘려 들었지만 점차안은진과 함께 고시원에서 벌어지는 일에 관심을 두게 되는 인물을 현실감 있게 그려냈다. 배우가 되기를 반대하는 부모님을 설득한 이야기부터 21세에 군대에 다녀온 것, 대학을 자퇴하고 실전 경험을 쌓는 데 집중한 까닭까지 최찬호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한다면 하는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도 '놀 땐 놀고 할 땐 하는 스타일'이라고 정의했다. "죽을 때까지 배우가 하고 싶다"는 이 남자, 진짜로 그럴 것 같다. -경찰 역할은 어떻게 준비했나. "캐릭터에 대한 준비를 최우선으로 했다. 경찰 역할을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실제 경찰분들 인터뷰도 찾아보기도 했고 돌아다니는 경찰분들의 사소한 것들, 모자는 어디에 두고 소품은 어떻게 있는지, 경찰차에서는 어떻게 행동하는지 주로 관찰했던 것 같다." -캐릭터에 대한 해석은. "촬영 일주일 전에 감독님과 미팅을 했었다. 감독님에게 질문을 많이 했다. 어떤 식으로 준비하면 좋을지, 어떤 그림을 그리고 계시는지 궁금하다고 여쭤봤더니 감독님이 안은진 선배와 같이 사건을 파헤쳐나가는 인물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캐릭터를 분리하진 않았으면 한다고 해서 튀는 캐릭터를 만들자는 생각보다는 그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는 식으로 접근했다." -생활 연기에 대한 자신감은 있었는지. "어떤 연기를 하든지 간에 자신감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그 자신감을 뒷받침해주는 건 철저한 준비가 되어야 하지 않나 생각을 해서 준비를 많이 하려고 했었다, 연기하는 순간엔 그 상황에 더 많이 집중하려고 했다. 따로 연기의 종류를 구별 지어 생각하지 않았다." -처음엔 소정화를 믿지 않다가 점차 믿게 되는데. "현호라는 캐릭터에 행동의 변화가 생긴다. 선배가 무슨 말을 해도 그냥 무시했다면 후반에는 선배가 부탁하면 알아보기 시작하고 그런 행동으로 드러났기 때문에 대본을 따라, 시나리오를 따라갔다." -선배들과 연기는. "많은 걸 짧은 시간에 배울 기회였다. 이정은 선배님과 10화 마지막에 대면해서 연기하는 신이 있었다. 이정은 선배님이 같이 리허설을 할 때였다. 서로 대사를 주고받으며 격해지는 분위기여서 리허설 때 선배의 대사를 잘라먹고 먼저 들어간 적이 있었다. 능숙하지 못했다. 그래서 리허설 끝나고 '실수해서 죄송하다'고 했더니 이정은 선배님이 괜찮다고, 더 잘라먹어도 되고 하고 싶은대로 다 하면 맞춰서 시너지를 내면 좋을 것 같다고 말씀을 해줘서 덕분에 편안한 현장에서 했다. 조현호 역할이 가장 감정을 많이 드러내는 장면이었는데 경직되거나 걱정 없이 편하게 연기할 수 있게 만들어주셔서 그런 점에서 많이 배웠다." -이정은의 연기를 옆에서 본 느낌은. "뭐라고 딱 정의할 수 없지만 정말 놀라웠던 것 같다. 덕분에 저도 더 많이 집중할 수 있게 됐고, 흐름에 잘 따라갈 수 있었다." -임시완과는 같은 회사 선후배이기도 하다. "임시완 선배님과는 현장에서 신으로 만난 건 거의 없었다. 같은 소속사 배우라서라기보다는 선배님이 성격이 쾌활하고 유쾌해서 분위기도 좋게 만들어줬다. 밥은 먹었냐, 컨디션 좋냐 물어보고 잘해보자고 하면서 현장 분위기를 잘 만들어줬다." -TV에 나오는 나를 본 소감은. "초반에는 스스로 낯설기도 하고 부끄러운 게 많았다. 내가 왜 저랬을까 그런 생각도 있었는데 후반으로 갈수록 한 명의 시청자로서 보게 되고 배우로서 모니터링을 객관적으로 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광고나 영화 이런 건 많이 봤지만 브라운관으로 보는 건 처음이었다. 친구들도 다 보고 친구들 부모님도 보고 연락 오고 그런 게 처음이라서 괜히 부끄럽기도 했다." -부모님이 챙겨보기 쉬운 작품은 아니었을 텐데. "맨 처음 캐스팅됐을 때 원작엔 없는 경찰 역할이라고 말씀드렸고, 부모님도 드라마는 처음이니까 단역으로만 생각하신 것 같다. 그래서 역할에 대해 아무것도 말 안 했다. 나오면 챙겨 보라고만 했는데 부모님이 놀랐다. 후반으로 갈수록 비중이 늘어나니까 마지막화까지본방사수를 해주셨다." -원래 이런 스릴러를 좋아하는 편인지. "귀신이 나오는 공포 영화는 안좋아하지만 스릴러는 좋아한다. 드라마화되기 전에 원작이 정식 연재될 때 정주행을 했다. 너무 좋아해서 다 챙겨본 작품이었다. 드라마화된다는 걸 알고, 오디션을 보게 됐었고, 합격해서 너무 좋았다." -이번 드라마를 통해 성장했다고 느낀 점이 있다면. "선배님들과 많이 작업하게 돼서 배운 게 너무 많았다. 현장에서 어떻게 하는지, 선배들은 어떻게 연기하는지 많이 봤고, 드라마 현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처음 제대로 봤고 앞으로 내가 현장에서 더 편안하고 잘하려면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또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그런 점이 가장 크게 배운 점인 것 같다." 이아영 기자 lee.ayoung@jtbc.co.kr 사진=플럼액터스
2019.11.11 0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