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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총수의 ‘굳은 표정’, 전사적 위기 대변...이재용 ‘승어부 전략’ 언제 나오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굳은 표정’이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어닝쇼크’의 성적표에 미래 전망에도 먹구름이 잔뜩 낀 상황이다. 내외부적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이재용 회장의 ‘취임 2주년’ 메시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회장 취임 2주년, ‘쇄신 카드’ 있나 20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오는 27일 삼성전자 회장으로 승진한 지 2주년을 맞이한다. 전사적 위기감이 팽배해지고 있는 가운데 2주년을 겸해 언급되고 있는 ‘승어부(아버지를 능가함) 전략’에 대한 시선이 쏠리고 있다. 25일에는 고 이건희 선대회장 4주기를 맞아 삼성 계열사 사장단과 오찬이나 만찬을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2년에도 추도식 참석 후 사장단과 오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은 “지금은 더 과감하고 도전적으로 나서야할 때다. 어렵고 힘들 때일수록 앞서 준비하고 실력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 2년간 삼성전자는 이렇다 할 ‘과감한 도전’을 보여주지 못했다. 인공지능(AI) 시장 확대에 대응하지 못해 고전하고 있는 모양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에 ‘어닝쇼크’의 성적표를 받았다. 매출 79조원, 영업이익 9조1000억원을 기록했는데 주력인 반도체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실적이 기대치에 밑돈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DS 부문의 매출이 30조원 수준이고, 영업익은 4~5조원대로 추정하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반도체 성장이 꺾이면서 4분기 실적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실망한 성적표에 주가는 5만원대까지 주저앉았다. 급기야 DS 부문장인 전영현 부회장은 실적 발표 후 이례적으로 사과 메시지까지 내야 했다. 전 부회장은 당면한 위기 극복 방안으로 기술의 근원적 경쟁력 복원, 보다 철저한 미래 준비, 조직문화와 일하는 방법 혁신 3가지를 제시했다. 삼성전자가 자랑했던 초격차 경쟁력을 잃어버리면서 미래 준비에도 실패한 것을 스스로 인정하면서 나온 위기 극복 방안인 셈이다.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공식석상에서 이 회장의 얼굴도 굳어지고 있다. 지난 11일 필리핀·싱가포르 출장을 마치고 귀국한 이 회장은 위기 극복과 관련된 질문에 굳은 표정으로 일관하며 침묵을 지켰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이 귀국장에서 살짝 미소를 보이거나 ‘수고가 많다’는 식의 가벼운 인사말을 건넨 예년과 달리 근심이 가득했다”고 했다. 오는 11월 1일 삼성전자 창립 55주년을 맞아 ‘쇄신’을 위한 인사나 조직 개편이 예고되고 있다. 그룹 컨트롤타워의 재건 카드가 나올 수도 있다. 그동안 빠른 경영 판단을 위한 선택과 집중을 위해 컨트롤타워 부활이 거론된 바 있다. ‘컨트롤타워의 수장’ 후보로 꼽히는 정현호 사업지원TF장(부회장)은 이번 필리핀·싱가포르 출장에 동행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 TSMC와 격차 커져이찬희 삼성준법감시위원장은 지난 18일 준감위 정례회의에 앞서 “삼성은 현재 사면초가의 어려움 속에 놓여있다”고 평가했다. 내부뿐 아니라 삼성전자를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도 달라지고 있다. 삼성은 경제 전문지 포브스 선정 '세계 최고 직장' 순위에서 그동안 1위를 유지하다 올해는 3위로 2계단 하락했다. 실적이 예전 같지 않고, 고대역폭메모리(HBM) 주도권을 놓친 데다 삼성전자의 첫 노동조합 파업 문제 등이 겹치면서 순위가 내려간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수치상으로도 삼성전자는 더 이상 반도체 1위 업체가 아니다. 메모리 반도체 부문에서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SK하이닉스보다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HBM 시장에서 우위를 점한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은 7조원대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4~5조원대보다 월등히 앞서는 수치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아직까지 엔비디아의 HBM3E(5세대) 납품 테스트조차 통과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 4분기에는 실적 격차가 더 벌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에 세계 반도체 매출 1위 타이틀을 가져왔지만 1분기 만에 다시 TSMC에 내주는 게 유력하다. TSMC는 3분기 매출이 7596억900만 대만달러로 약 32조3000억원이라는 분기 기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DS 매출 추정치는 많아야 30조원인 상황이다. TSMC도 엔비디아의 칩을 생산하며 AI 열풍에 올라선 상황이라 삼성전자의 위기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여기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분야에서 1위 업체인 TSMC는 삼성전자와의 시장점유율 격차를 62.3%대 11.5%까지 벌리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위기론은 다른 분야가 아닌 반도체에서 비롯되고 있다. 이재용 회장이 반도체 부문에서 쇄신 카드를 내놓아야 근원적인 경쟁력 회복에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10.21 07:00
산업

취임 2주년 정의선 A학점 평가…IRA 변수도 돌파할까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14일 취임 2주년을 맞았다. ‘퍼스트무버’ 전략으로 친환경·프리미엄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등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변수로 등장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어떻게 풀어나갈지가 당면 과제로 꼽히고 있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을 ‘글로벌 톱3’ 자동차 그룹으로 성장시켰다는 평가다. 반도체 수급난의 위기 속에서도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도요타(일본), 폭스바겐(독일)에 이어 세계 3대 자동차그룹으로 올라섰다. 현대차는 올해 1~6월 모두 329만900대를 판매하며 5위였던 순위를 2계단 끌어올렸다. 도요타가 513만8000대, 폭스바겐이 400만6000대로 1, 2위를 지키고 있다. 실적에서도 A 성적표를 받고 있다. 현대차·기아의 상반기 매출은 106조5000억원, 영업이익 8조7000억원, 순이익 7조8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2020년 실적과 비교하면 매출 23%, 영업이익은 280%나 증가했다. 자동차의 본고장인 유럽에서도 처음으로 판매량 3위로 기록했다. 올해 1~8월 유럽에서 총 72만914대를 판매해 르노자동차를 따돌리고 3위에 올랐다. 전년 대비 판매량이 8.8% 증가했고, ‘톱5 업체’ 중 현대차만 유일하게 판매량이 상승했다. 유럽의 친환경차 분야에서도 점유율 11.5%로 폭스바겐, 스텔란티스에 이어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수소차 분야에서는 글로벌 1위를 지키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1~8월 글로벌 수소차 시장에서 현대차는 7410대를 판매해 59.7% 점유율로 이 부문 선두를 지켰다. 점유율은 52.4%에서 전년 대비 7.3% 상승했다. 하지만 잘 나가고 있는 현대차에 IRA라는 악재가 닥쳤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 8월 IRA를 시행하면서 현대차가 전기차 보조금을 받을 수 없게 되자 직접적인 타격을 입고 있다. 정 회장이 직접 미국으로 날아가 대비책 마련에 나서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지만 시일이 필요해 보인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한국 정부뿐 아니라 조지아주 정치인들도 IRA 개정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 라파엘 워녹 연방 상원의원은 지난달 IRA 보조금 관련 일부 조항 적용을 2026년까지 유예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현대차는 IRA 시행으로 퍼스트무버 전략에 차질이 예상되고 있지만 계획대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25일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 착공식을 예정대로 진행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착공 세리머니는 예정대로 25일에 열고, 내년 초 계획대로 착공에 들어간다. IRA의 경우 국가 간 외교적으로 풀어야 하는 문제라 적극적으로 협력하면서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취임 후 첫 대규모 인수합병(M&A) 분야로 로보틱스를 선택하는 등 종합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의 비전도 제시하고 있다. 세계적인 로봇 기업 보스턴 다아내믹스와의 시너지를 위한 협업뿐만 아니라 그룹 내 로보틱스랩에서도 웨어러블 로봇, AI 서비스 로봇, 로보틱 모빌리티 등 인간을 위한 로봇을 광범위하게 개발하고 있다. 정 회장은 2022 CES에서는 “로보틱스를 기반으로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을 ‘메타모빌리티’로 확장할 것이며 이를 위해 한계 없는 도전을 이어가겠다”며 “우리의 로보틱스 비전이 인류의 무한한 이동과 진보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로봇을 매개로 하는 다양한 경험이 우리의 일상은 물론 일하는 방식, 심지어는 산업 전반에 커다란 변화를 불러오고, 이 과정에서 로보틱스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2.10.14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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