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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의 픽] '지푸라기'의 치트키, 전도연이 곧 개연성

전도연이 또 전도연했다. 전도연은 메인 포스터에만 무려 8명의 배우가 등장하는 멀티 캐스팅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김용훈 감독)'에서 정우성과 함께 정중앙에 섰다. 크레딧 순서로는 가장 첫 번째다. 그런데 정작 영화가 시작하면 중반 이후에나 등장한다. 어떻게 된 일일까. 이 의문은 전도연의 첫 등장 장면부터 해답이 나온다. 전도연이 또 전도연처럼, 전도연답게 스크린을 장악했기 때문이다. 돈 가방을 두고 얽히고설킨 8명의 욕망에 관해 그리는 이 영화에서 전도연은 연희 역을 맡았다. 연희는 과거를 지우고 새 인생을 살기 위해 남의 것을 탐하는 술집 사장이다. 그에겐 연인 태영(정우성)보다 돈이다. 오로지 자신을 위해, 절망에 빠진 사람들의 헛된 희망을 이용해 범죄의 큰 판을 짠다. 특히 이 영화에서 전도연이 표현한 연희는 다채로운 매력을 지닌 여인이다. 분명 악녀인 것 같은데 의리 있어 보이기도 하고, 자신을 믿는 이의 뒤통수도 자유자재로 때리며, 애교를 부리면 교태가 넘치고, 차가운 표정으로 담배 한 개비를 꺼내 물면 세상 가장 카리스마 넘친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욕망으로 가득 찬 여인인데도 왠지 모르게 '멋지다'란 감탄사를 나오게 한다. 연희의 다양한 매력이 장면마다 새롭게 변하면서 관객의 몰입도를 최고로 극대화한다. 특히 이 영화는 많은 부분을 전도연에게 의지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한 작품이다. 사건이 일어나는 시간순대로 장면을 배치한 것이 아니라, 돈 가방을 먼저 던져놓고 사건의 전후 순서를 뒤틀어가며 실마리를 풀어나간다. 이 실마리가 바로 전도연이 연기하는 연희다. 전도연이 등장하는 그 순간부터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속 짐승들의 욕망이 제 모습을 확실히 드러내기 시작한다. 연희는 전도연이 아니라면 상상하기 어려운 캐릭터이기도 하다. 별다른 말이나 행동 없이 커다란 스크린에 등장하는 것만으로도 관객을 장악한다. 연희라는 여인이 짜 놓은 판 위에서 어지럽게 춤을 추는 짐승들의 욕망이 전도연의 열연에 힘을 얻어 개연성과 설득력을 얻게 된다. 더 이상 '잘한다'고 호평하기도 새삼스러운 배우다. 지난해 개봉한 '생일(이종언 감독)'에서는 세월호 참사로 아이를 잃은 엄마로 변신해 관객들의 눈물 콧물을 쏙 빼더니, 금세 치명적인 여인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전도연은 "강렬하고 거친 캐릭터들 사이에서 유연한 인물이고 싶었다. 기존의 전도연과는 또 다른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거다"라며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과 연희를 향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2020.02.1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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