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4건
프로축구

"선수들과 인사도 못 했다" 우승 이끌고도 사실상 경질, 허망한 강철 감독

“선수들에게 너무 미안한 마음뿐입니다.”강철(52) 감독의 목소리엔 아쉬움이 잔뜩 묻어났다. 올 시즌 화성FC를 K3리그 정상으로 이끌고도, 정작 다음 시즌엔 동행을 이어가지 못하게 됐기 때문이다. 계속 팀을 이끌고 싶은 의지가 누구보다 컸지만, 그는 구단 결정에 의해 결국 감독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사실상 경질이다.화성 구단은 지난 14일 다음 시즌을 이끌 제6대 사령탑으로 주승진 전 수원 삼성코치를 선임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내년 11월까지다. 화성 구단은 지난달 감독 공개채용 절차를 거쳐 주 감독을 새로 선임했다. 선수들과 동행을 이어가고 싶었던 강철 감독 역시 지원서를 냈는데, 화성 구단의 선택은 우승을 이끈 강철 감독이 아닌, 주승진 신임 감독이었다.선뜻 납득하기 어려운 결정이기도 했다. 화성 구단은 강철 감독이 부임하기 전인 지난 2021시즌만 하더라도 K3리그 12위까지 추락한 팀이었다. 그러나 강철 감독 부임 이후 달라졌다. 12위였던 팀은 강철 감독 부임 1년 차 6위로, 2년 차인 올해는 우승으로 성적이 수직 상승했다. 그런데도 화성 구단은 강철 감독을 내치고 새로운 변화를 택했다. 석연찮은 이유가 그 배경이 깔린 것 아니냐는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온 배경이기도 했다.강철 감독의 거취가 불투명하다는 건, 감독 교체 일주일 전인 지난 7일 K3·K4리그 시상식에서도 어느 정도 가늠이 됐다. 당시 강철 감독은 화성을 K3리그 우승으로 이끈 공로로 최우수 지도자상을 받았다. 그는 시상대에 올라 “올 한해 감독으로서 행복했다. 선수들이 우승이라는 좋은 선물을 줬고 지도자상까지 받게 됐다. 내년에도 더 발전된 화성FC가 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다음 시즌에 대한 포부 대신 한걸음 물러나 화성을 응원하겠다는 뉘앙스였다.시상식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더욱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2년 동안 정말로 힘들게 우리 선수들과 여기까지 올라왔다. 그게 퇴색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거취는) 다음 주에 결과가 나올 것 같은데, 제가 봤을 때 그다지 좋은 상황인 아닌 것 같다. 윗분들 판단에 따라야 한다”고 했다. 구단 특성상 매년 새로운 감독을 공개 모집하는 화성의 절차는 그렇다 치더라도, 우승을 이끈 감독이 다음 시즌 거취를 확신하지 못하는 건 그 자체로도 이해하기 어려웠다.우승이라는 팀 성적만이 아니었다. 이날 시상대에 오른 선수들은 하나같이 강철 감독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골키퍼 김진영은 “축구 선수로서 정체기가 있었는데, 강철 감독님을 만나 축구를 다시 시작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행복했다. 다시 축구의 불씨를 살려주신 강철 감독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미드필더 양준모도 “강철 감독님께서 신구조화를 잘 이뤄주신 덕분에 우승할 수 있었다. 감독님의 리더십이 없었다면 고참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행복하게 뛸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런 감독님께 존경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했다. 성적은 물론 선수단 내부의 두터운 신임까지. 강철 감독이 화성FC를 떠나야 하는 이유가 없었던 셈이다. 그러나 강철 감독은, 자신과 축구계의 우려대로 ‘좋은 상황이 아닌’ 결과와 마주했다. 지난 2년 간 팀을 잘 이끌었고, 선수들과 더 큰 목표도 품고 있었기에 강철 감독은 허망한 심경이다. 그는 본지와 통화에서 “선수들과 작별인사도 제대로 못 나눴다. 시즌 끝나고 휴가 중에 이런 상황이 벌어졌다”며 “결정이 나기 전에도 선수들이 어떻게 되시는 거냐고 전화로 많이 걱정했다. 베테랑뿐만 아니라 어린 선수들의 전화들도 많이 받았다. 기분이 좋지는 않다”고 했다.강 감독은 우승 이후에도 지원서를 제출할 만큼 계속 팀을 이끌고자 하는 의지가 컸다. 그는 “선수들과 2년 동안 같이 고생을 했다. 밑에(하위권) 있던 팀을 선수들과 같이 잘 만들었다. 한 단계씩 밟고 올라가고 싶은 게 목표였다. 팀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서 고생한 선수들과 같이 K리그2로 올라가서 경쟁력을 보여주고, 나아가 K리그1에도 올라가고 싶은 목표가 있었다”고 말했다.이어 “2개 구단 정도 오퍼를 받았는데도 그걸 거절했다. 2년 동안 선수들과 같이 했던 것, 지난 2년이 나한테는 너무 중요하고 소중했기 때문이었다”며 “그래서 선수들과 목표를 가지고 준비를 하고 계획을 세웠다. 계속 선수들과 함께 하면서 팀을 이끌고 싶은 의지가 많았다. 그러나 본의 아니게 이렇게 됐다”며 씁쓸해했다.강철 감독은 특히 자신뿐만 아니라 남은 선수들의 거취마저 불투명하다는 소식에 가장 가슴 아파했다. 올 시즌 화성의 우승을 위해 고생한 강철 감독과 선수들의 노력은 모두 지우고, 새 시즌 연속성 없이 완전히 새 판을 짜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 목소리가 나오는 지점이기도 하다.그는 “더 걱정스러운 건 구단에서 베테랑 선수들을 자꾸 배제한다는 이야기가 들린다는 점이다. 이건 정말 잘못된 생각이라고 본다. 베테랑 선수들은 운동장에서 보여주는 것뿐만 아니라 외적인 부분도 정말 중요하다. 노장 선수들을 제외하고 다른 팀에서 스카우트하는 것 자체가 아쉽다. 2년 동안 같이 고생해 우승까지 했다. 안고 가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구단에선 베테랑 선수들을 많이 배제시키려고 하는 것 같더라. 2년 동안 고생한 선수들도 상처를 많이 받고 있는 것 같다. 2년 동안 팀을 정상으로 올려놓은 선수들한테 너무 미안하다. 어쨌든 내가 못 지켜준 것이지 않나. 지켜주지 못해서, 너무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실 강철 감독은 이미 시즌 중반부터 다음 시즌엔 더 동행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지난 7월 이기원 대표이사 선임이 기점이 됐다. 그는 다음 시즌 구상에서 일찌감치 자신이 배제당하는 모습을 보면서 회의감을 느꼈다고 돌아봤다. 선수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나 동행을 이어가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은 여전히 크고 마음도 아프지만, 구단과 동행을 마치는 것에 대해서만큼은 “하루 지나고 다 털어버렸다”고 잘라 말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강 감독은 “7월부터 모든 회의에서 배제를 당했다. 회의 한 번 들어간 적이 없다. 그나마 FC목포에 0-4로 지고 나서 다음 날 대표이사님이 선수들 ‘정신 교육’한다고 했을 때 한 번 들어갔던 기억이 있다. 당시엔 이런 상황을 누구한테 얘기하지 못했다. 결국 누워서 침뱉기였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땐 혼자 안고 갔다. 회의감이 많이 들었다. 어쩌면 (연임이) 돼도 문제였을 거다. 지난주 목요일에 새로운 감독 발표가 났는데, 구단으로부터 따로 통보를 받진 못했다. 그냥 하루 지나고 다 털어버렸다. 섭섭하고 그런 건 많이 없어졌다”고 했다.대신 자신을 배제한 채 다음 시즌에 대비한 구단의 행보에 대해선 쓴소리를 이어갔다. 강 감독은 “팀이 올바르게 가기를 바라고, 화성FC를 사랑하고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면 테스트 선수들을 테스트하거나 서류 면접할 때 감독을 배제하면 안 됐다. 다른 팀에서 스카우트할 때도 마찬가지”라며 “축구의 기본은 감독이 원하는 선수를 뽑아서 내년을 준비하는 것이다. 그게 기본이다. 감독 선임도 안 된 상태에서 고생한 기존 선수들은 배제하고, 구단 자체적으로 입맛에 맞는 선수를 뽑아서 계약을 하는 건 잘못됐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강철 감독은 최대한 말을 아끼면서도, 직접 지원서를 내고 감독직까지 수락한 주승진 감독의 결정에 대해서도 아쉬워했다. 강철 감독과 주승진 신임 감독은 부산 아이파크 시절 각각 수석코치와 선수로서 사제의 연을 맺은 관계이기도 하다. 강 감독은 “그래도 2년 간 몸 담았던 구단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를 할 건 없다. 그저 조금 더 발전된, 한 단계 발전된 모습을 보고 싶을 뿐”이라면서도 “다만 축구인으로서 아쉬운 건, 물론 주승진 감독이 팀을 맡고 싶은 건 이해를 하지만 최소한의 예의는 지키고 존중을 했어야 한다는 점이다. 지금 상황은 (주)승진이도, 구단도 욕먹는 상황이다. 그걸 잘 판단해서 결정했어야 했는데 생각이 짧진 않았나 생각한다. 아쉬운 게 많다”고 말했다.이처럼 여러 모로 안타깝고, 또 이해가 안 되는 상황들이 수두룩하지만 그렇다고 상황을 바꿀 수는 없는 상황이다. 선수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은 크지만, 적어도 화성FC에 대한 미련은 버리고 다음 단계를 바라보고 있다. 강철 감독은 “2년 동안 쉼 없이 고생했으니 일단은 좀 쉬면서 팀도 좀 알아보고, 영국 등 유럽에서 경기도 좀 볼 생각”이라며 “현재 구체적으로 오퍼를 받은 건 없다. 다른 팀에서 오퍼가 오면 K3리그든 K리그2든, K리그1이든 도전할 것이다. 이기거나 우승하면 느끼는 희열을 또 한 번 현장에서 느끼고 싶다”고 했다.이어 강철 감독은 “선수들한테 항상 얘기했던 첫 번째는 ‘운동장에선 너희들이 주인공이라는 것’이었다. 그라운드 위에선 주인공이 실수해도 숨을 데가 없다. 그래서 이왕 하는 거, 자신 있게 하라고 한다”며 “전술적으로는 다들 수비 축구라고 하지만, 수비를 일단 단단히 하는 게 기본이라고 본다. 조금씩 틀만 잡아주고 선수들이 알아서 할 수 있도록 맡기는 편이다. 운동장에서 주인공은 내가 아니라 선수들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김명석 기자 2023.12.18 06:03
야구

마스크 타격, 허공 하이파이브...선수들의 몸부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지침을 발표한 가운데, KBO리그 선수들은 자체적으로 더 강력한 방역을 하고 있다. 리그가 중단되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한 노력이다. 25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는 눈에 띄는 장면들이 많이 보였다. 삼성의 새 외국인 타자 다니엘 팔카가 3-3이던 6회 말 솔로포를 때린 후에도 더그아웃이 아주 조용했다. 삼성의 3연패를 끊어낼 수 있는 홈런을 친 뒤에도 팔카는 더그아웃 벤치로 뚜벅뚜벅 걸어가 혼자 앉았다. 데뷔 첫 홈런을 치면 동료들이 모른 척 하는 '침묵 세리머니'로 보였다. 뜻깊은 홈런을 일부러 축하하지 않다가, 홈런을 친 선수가 실망할 때 갑자기 몰려들어 세리머니를 하는 게 메이저리그(MLB) 관례 중 하나다. 최근 KBO리그에서도 유행처럼 번졌다. 그러나 팔카에게는 시간이 꽤 지난 뒤에도 축하하러 달려드는 선수가 없었다. 마치 '왕따 세리머니' 같았다. 6회 말 공수교대 때 팔카가 더그아웃 앞으로 나가자 삼성 선수들이 박수를 치며 축하했다. 그런데도 신체 접촉은 하지 않았다. 2회 삼성 강민호, 4회 LG 김현수가 4회 홈런을 때렸을 때도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지 않았다. 그들은 혼자 손을 올려서 '허공 하이파이브'를 했다. 뿐만 아니라 삼성 박해민과 김상수는 마스크를 쓴 채 타석에 들어섰다. 박해민은 3타수 2안타, 김상수는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코로나19가 무섭게 퍼지기 시작한 지난 3월 일부 선수들은 로 마스크를 쓴 채 자체 평가전을 치렀다. 당시만 해도 실전에서 마스크를 쓸 리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현재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해지자 선수들이 알아서 경기 중에 마스크를 쓴 것이다. 그리고 안타도 때려냈다. KBO는 25일 코로나 대응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어 코로나19 예방수칙을 강화하고, 미준수 시 처벌 규정을 마련했다. 일부 지자체에서 실내 및 실외 공간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함에 따라, KBO리그 선수들도 그라운드를 제외한 더그아웃 등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 것이다. 훈련 때 마스크 착용을 강력하게 권고했지만, 강제하지는 않았다. 다만 선수 간 1m 이상 거리두기를 주문했다. 예방수칙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경고→벌금 20만원→벌금 100만원을 차례로 부과하기로 했다. 또한 유흥주점·단란주점·PC방 등을 방문한 사실이 확인되면 벌금 100만원을 부과하고, 2차 위반 시에는 상벌위원회에서 제재를 심의하기로 했다. 선수들은 KBO의 방역 지침을 충실하게 따랐다. 훈련 때와 경기 중에도 마스크를 쓰는 선수들이 있을 만큼 자체적으로 방역을 강화했다. KBO는 5월 정규시즌 개막에 앞서 맨손 하이파이브와 침뱉기, 물뿌리기 등의 행위를 금지했다. 그러나 선수들이 차츰 느슨해져 어느새 '일상'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개막 후 3개월 동안 무관중 경기를 치른 KBO리그는 이달 초 경기장 수용인원의 10% 수준부터 관중을 받았다. 이달 중순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를 전국으로 확대한 지 이틀 만에 방역당국이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을 검토한다는 보도가 25일 나왔다. 10명 이상의 실내 모임이 금지되는 고강도 조치가 실시되면 KBO리그 등 프로스포츠도 중단될 가능성이 크다. 시즌 중단은 야구단의 수익 감소로 직결된다. 때문에 선수들이 느끼는 위기의식이 어느 때보다 크다. 대구뿐 아니라 잠실(두산-KIA전), 수원(KT-키움), 부산(롯데-SK), 창원(NC-한화) 경기도 비슷했다. 선수들은 세리머니를 자제했고, 더그아웃에 마스크를 쓰고 앉았다. 낯설지만, 야구가 멈추는 걸 막기 위한 선수들의 합심이 만든 장면이었다. 대구=김식 기자 2020.08.27 06:01
연예

김호중, 이번엔 불법 도박? "前 매니저 지인 권유로..." 변명에 비난 폭주

'트바로티' 김호중 측이 불법 도박 의혹과 관련해, "전 매니저라 주장하는 권 모씨의 지인 권유로 했다"며 사과했지만, 오히려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최근 김호중의 전 팬카페에선 김호중이 불법 스포츠도박을 했다는 의혹성 글이 올라왔다. 이와 관련해 김호중 소속사 생각을 보여주는 엔터테인먼트 측은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김호중이 스포츠토토를 한 것은 사실"이라며 "과거 편의점에서 스포츠토토를 3만원, 5만원씩 시작했고, 전 매니저라고 주장하는 권 모씨의 친한 후배인 차 모씨가 굳이 편의점에 가지 않아도 인터넷으로 할 수 있다고 해서, 그의 아이디로 3만원~5만원씩 스포츠베팅을 했다"고 해명했다.처음엔 불법 사이트인지 몰랐으나 추후에 알게 됐고, 그럼에도 계속 했다는 김호중은 소속사를 통해 "죄송하다. 앞으로 성실히 살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러나 김호중의 구설수 행진은 점입가경 그 자체라 팬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특히 전 매니저에게 경제적 도움을 받아 왔던 김호중이 소위 '미스터트롯'으로 대박난 후에는 선긋기를 하다가, 불법 도박과 관련해서는 전 소속사라고 주장하는 권 모씨 지인 때문이라고 변명을 하는 것은 '제 얼굴에 침뱉기' 같은 모양새다.전 매니저와의 전속 계약 분쟁, 군대 문제, 독일 유학 미스터리, 스폰서 설과 전 여자친구 폭행설 등 끊임 없이 구설에 휩싸이고 있는 김호중은 군대 입대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도 KBS2 '트롯전국체전' MBN '로또싱어' 등의 출연을 예정하고 있다. 올해 내에 입대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보인다.각종 구설수에도 대규모 팬미팅, 자서전 출간, 자전적 영화 개봉까지 이어가고 있는 김호중의 군 입대전 열일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최주원 기자 2020.08.18 20:33
야구

'준비 완료' 유희관 "만원 관중, 빨리 오길 바라"

두산 좌완 선발투수 유희관(34)은 만원 관중을 고대한다. 유희관은 2020시즌도 변함없이 두산 선발진을 지킨다. 그는 여덟 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노린다. 이미 두산 소속 선수 최초 기록을 썼고, 다가올 시즌에도 대기록 연장을 노린다. FA(프리에이전트) 자격 취득도 앞둔 상황. 시즌 이후에 일어날 일은 초연하게 준비하고 있지만 동기 부여는 클 수밖에 없다. 시즌 준비는 순조롭다. 호주 1차 캠프 때 감기몸살로 준비가 늦어졌지만, 조바심을 내지 않았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알아서 잘할 선수다"며 믿음을 전했다. 국내 청백전 시리즈 초반에는 실점이 많았다. 그러나 이때도 "밸런스가 좋다"고 했다. 유희관은 사령탑의 믿음에 부응이라도 하듯이 지난 23일 열린 키움과의 연습경기에서 5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호투했다. 이 경기에서 최고 구속은 132㎞(시속)까지 찍혔다. 2019시즌 평균구속은 129.1㎞. 유희관은 "'페이스가 너무 빠른 게 아니냐'는 팬들의 댓글을 봤다"며 웃어 보였다. 구속은 연연하지 않는다. 밸런스에 집중한다. 키움전도 무실점보다 좋은 밸런스가 유지된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숙제도 있다. 코로나19 정국 속에 KBO가 권고한 안전 지침을 지키는 게 아직 익숙하지 않다. 하이파이브와 악수 등 접촉을 피하고 침도 뱉으면 안 된다. 위반한다고 페널티를 얻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따가운 시선은 피할 수 없다. 유희관은 "무의식적으로 침을 뱉을 때가 있다. 더그아웃에서 '안 된다'는 외침이 있어서 손으로 가리기도 했다. 논란이 될 수 있는 장면들을 만들면 안 될 것이기 때문에 여러모로 신경 쓰고 있다"고 했다. 무관중 경기도 적응 중이다. 상대 더그아웃에서 나오는 말도 생생하게 들린다. 의식하지 않으려고 한다. 다른 팀과의 연습경기를 치른 덕분에 개막이 임박했다는 것을 실감한다. 그는 "청백전만 하는 동안 지루하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감도 있었는데, 다른 팀 선수를 만나니 반갑더라"고 말했다. 그러나 무관중으로 개막을 맞이하는 점은 아쉽다. 현장이 한목소리를 내고 있고, 그도 같은 생각이다. 유희관은 야구팬을 먼저 위로했다. 그는 "시국이 어려운 만큼 관중석에서 경기를 볼 수는 없지만, TV를 통해 중계를 보시는 분들에게 행복감을 드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하루빨리 만원 관중 앞에서 야구를 할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며 바이러스 정국의 종식과 야구 현장의 정상화를 기원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4.29 06:00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