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코로나 덕본 카카오, 2분기도 자신감…네이버는 "진짜 위기"
네이버에 이어 카카오도 올해 1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코로나19가 악재로 작용하기보다는 비대면 문화 확산으로 인해 호재로 작용한 결과다. 국내 양대 IT업체가 1분기에 코로나19 덕을 톡톡히 봤지만 2분기 전망에 대해서는 묘한 차이를 보였다.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고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보인 반면,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위기’를 얘기했다. 1분기 역대 최고 실적…카카오 여민수 “2분기도 낙관” 카카오는 1분기에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고 7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23% 증가한 8684억원, 영업이익은 219% 급증한 882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이며, 영업이익률도 10.2%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카카오의 실적을 견인한 것은 카카오톡과 간편결제 등 신사업, 콘텐트 부문이다. 카카오톡 사업인 톡비즈 매출은 신규 광고주 확대와 커머스(상거래)의 견조한 성장으로 전 분기 대비 1%, 전년 동기 대비 77% 증가한 2247억원을 기록했다. 선물하기·톡스토어·메이커스 등 카카오커머스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55% 늘었다. 신사업 부문 매출은 전 분기 대비 14%, 전년 동기 대비 68% 증가한 1005억원으로 집계됐다. 콘텐트 부문은 전 분기 대비 6%, 전년 동기 대비로는 8% 증가한 426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특히 유료 콘텐트 매출은 전 분기 대비 97%, 전년 동기 대비 30% 성장한 970억원으로 집계됐으며, 글로벌 플랫폼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51% 성장했다. 카카오는 이런 성과가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뤄지면서 비대면 서비스에 이용자가 몰린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카톡 이용이 대거 늘었다. 1분기 국내 카카오톡 월간활성이용자(MAU)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1만명, 작년 4분기보다 33만명 늘어난 4519만명을 기록했다. 코로나19가 정점에 달했던 2월 말에는 채팅탭 이용 시간이 주간 최고치를 경신했고, 그룹콜의 통화 시간은 전분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여민수 공동대표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직접적인 대면 소통이 어려워지며 카카오톡을 통한 이용자들의 소통은 더욱 활발히 이뤄졌다”고 말했다. 여 대표는 2분기에도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자신했다. 그는 “카카오톡 사용 빈도수가 증가하면서 샵탭의 페이지뷰와 콘텐트 소비가 최고치를 기록했고 채팅창 내 샵검색 역시 증가했는데, 이런 추이는 2분기에도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여 대표는 또 광고·쇼핑 등 카톡 관련 사업을 통칭하는 톡비즈 매출의 50% 성장과 전체 매출 1조원 달성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낙관했다. 지난해 도입한 카톡 대화목록 광고인 ‘톡보드’도 2분기에는 1분기보다 더 높은 수준의 매출을 기록할 것이라고 여 대표는 말했다. 조심스러운 네이버 한성숙…“진짜 위기는 2분기” 여 대표가 2분기에도 자신감을 보인 것과 달리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네이버는 지난달 중순 1분기 매출 1조7321억원, 영업이익 221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6%, 7.4% 증가한 수치다. 코로나19 여파로 광고 사업이 주춤했음에도 쇼핑·간편결제 부문이 선전하면서 증권가의 전망을 웃도는 ‘깜짝 실적’을 거뒀다. 그러나 한성숙 대표는 웃지 않고 “진짜 위기는 2분기’라고 했다. 한 대표는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으로 글로벌 경기 침체가 본격화되고 있다”며 “네이버도 그 영향을 피해 가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코로나19가 사업에 미치는 영향은 1분기보다 2분기에 더 크게 나타날 것”이라며 “코로나19의 종식을 예상할 수 없는 상황에서 네이버는 그 어느 때보다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고 했다. 한 대표는 위기 돌파를 위해 코로나19로 새롭게 부상한 비대면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와 성장 동력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마케팅 수요 감소 측면에서는 위기지만, 비대면 서비스 활성화 측면에서 다양한 기회 요인이 있다"고 말했다. 자신감 넘치는 카카오, 조심스러운 네이버, 양사가 2분기에 어떤 실적을 받아들지 주목된다. 권오용 기자 kwon.ohyong@joongang.co.kr
2020.05.08 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