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골프장 카트 이용료 폭리③] 반년이면 투자금 회수 가능, 골프장 카트 꼼수 막아라
국내 골프장 100여 개가 고객 안전과 서비스 향상을 명분으로 카트 이용료를 일제히 올렸다. 요금은 해마다 올라가지만, 고객 안전과 서비스 품질은 별로 개선되지 않았다. 최근 카트 관련 사고가 잇따르면서, 골프장이 카트 이용료 수입을 올리는 데만 열을 올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간스포츠는 국내 골프장 카트 이용료의 실태와 개선 방안을 3회에 걸쳐 연재한다.③ 국내 대부분의 골프장들이 카트 사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카트를 사용하지 않고 걸어서 라운드 하거나 수동 카트를 사용할 수 있는 노(No) 카트 정책을 펼치고 있는 골프장이 오히려 드물다. 회원제인 안양CC와 대중제인 군산CC, 지산 퍼블릭, 에콜리안 제천CC 등 10여개 정도다. 골프장들이 카트 사용을 의무화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 골퍼들을 위한 편의와 골프장 운영 효율화를 이유로 들고 있다. 최대한 많은 팀을 받기 위해서는 카트 이용이 절대적이다. 골프장의 회전율을 높인다는 것은 그만큼 골프장의 수익이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골프 소비자들이 결성한 단체인 한국골프소비자원이 조사한 ‘국내 골프장의 카트피 수입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해 기준 국내 골프장의 카트 이용료 수입은 3587억원으로 전체 골프장 매출액(3조2641억원)의 10.9%에 달했다. 그만큼 골프장 입장에서 카트 운행은 그린피 다음으로 중요한 수입원이다. 투자 회수성을 놓고 따져 보면 카트피로 인한 폭리는 심각하다고 여겨질 정도다. 기종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국내 골프장에서 운영 중인 카트의 구매 단가는 1500만원 전후(국산 1400만원, 일본산 1600만원)다. 전국 평균인 9만원의 카트 이용료를 감안하면 6개월 정도면 카트 구매 비용을 뽑을 수 있다. 카트 유도선 공사 등 비용 등 제반 비용을 감안하더라도 1년 안에 뽑을 수 있는 구조다. 이후부터는 유류비와 유지비 같은 약간의 비용을 제외하고는 카트에서 걷어 들이는 모든 비용은 고스란히 골프장의 수익이 된다. 카트 수명이 평균 10년 정도라고 하니 이보다 좋은 장사가 없다. 카트피 수입이 워낙 좋기 때문에 일부 골프장에서는 사주의 친인척이 별도의 법인을 만들어 카트피를 빼돌린 사례도 있었다. 골프장 측은 워낙 골프장에 부과되는 세금이 높기 때문에 카트 이용료 10만원을 받아도 별로 남는 게 없다는 논리를 펴기도 한다. 실제는 다르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골프장의 평균 영업 이익률은 22.5%로 전년 대비 5.5% 상승했다. 특히 회원제에 비해 세금이 6배 정도 저렴한 대중제 골프장의 영업 이익률은 33%에 육박했다. 골프장이 카트피를 해마다 슬쩍 올릴 수 있었던 건 이유가 있다. 골퍼들이 카트피 인상에 대한 체감이 크지 않다. 그린피 1~2만원 인상에는 신경을 쓰지만 팀 별로 부과되는 카트 이용료는 나눠 내다보니 지나칠 때가 많다. 그러나 골프장의 카트 이용료 폭리가 지나치면 피해는 고스란히 골퍼의 몫이 될 수밖에 없다. 골프장이 카트 이용료를 야금야금 올리는 꼼수가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은 그래서 나오고 있다. 골프의 대중화를 저해하는 카트 이용료 인상을 막아야 하며, 징수 방식도 팀당이 아닌 1인당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소장은 “세제 혜택을 받는 대중 골프장의 경우 카트 이용료는 물론이고 그린피, 캐디피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 정부가 골프대중화를 위해 2000년 1월부터 대중 골프장에 대한 세금을 대폭 감면해줬는데, 이 감면액이 골프장 사업주가 아닌 470만 골퍼들에게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지연·김지한 기자 관련기사 요금은 올리면서 안전은 뒷전 아마추어 골퍼들 “카트 비용 비싸, 선택제 필요"
2020.07.15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