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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손흥민, 박수 속 첫 연설 "정말 중요한 시즌, 하나로 뭉칩시다"
“같은 목표, 같은 발걸음으로 나아갑시다.” 토트넘의 새 주장으로 선임된 손흥민이 선수단 앞에서 밝힌 첫 연설에 나섰다. 손흥민은 주장으로서 선수들의 책임감과 행동 등을 강조하는 한편 ‘원팀’으로서 새 시즌을 함께 잘 치르자고 다짐했다. 선수들은 새로운 캡틴을 뜨거운 박수로 환영했다.손흥민의 첫 연설은 13일(한국시간) 토트넘 구단 공식 유튜브에 공개된 주장 선임 관련 미팅 영상을 통해 공개됐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여러분은 매주 더 발전하고 퍼포먼스가 향상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책임이라는 건 여러분 스스로 지는 거다. 우리가 무엇을 노력하고 무엇을 추구하는지는 태도에 달려 있다. 그 의지와 태도를 보고 싶다. 이를 실천하기 위한 리더십이 필요한데, 제 판단에는 손흥민이 주장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손흥민을 새 주장으로 선임했다.동료들의 박수를 받으며 단상에 오른 손흥민은 “주장으로서의 생각은 우리 모두가 책임감을 가지고 좋은 행동을 보여주면서 좋은 훈련 세션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또 지금 이 공간(드레스룸)이 제일 중요한 곳이라고 생각한다”며 “모두가 체계적인 준비가 중요하다는 걸 아실 거다. 정말 중요한 시즌이다. 하나로 뭉치자. 같은 목표를 같은 발걸음으로, 우리에게 주어진 중요한 시즌을 나아가자”고 힘줘 말했다.손흥민의 첫 연설이 끝나자 동료들은 다시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리더십이라는 건 주장에서 끝나는 게 아니다. 경험 많은 선수들 모두를 통해 나온다. 리더십은 팀의 막내 선수들에게서도 나올 수 있다. 언제 어디에서나 존재하는 게 리더십이다. 경기 중에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그게 리더십이다. 주장만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손흥민은 위고 요리스에 이은 토트넘의 새로운 주장으로 선임됐다. 한국인 선수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구단의 정식 주장으로 선임된 건 퀸즈 파크 레인저스(QPR) 시절 박지성 이후 11년 만이자 역대 두 번째다.토트넘은 오랫동안 팀 주장 역할을 맡았던 요리스와 결별이 유력하고, 부주장이었던 해리 케인마저 바이에른 뮌헨(독일)으로 이적하면서 새 주장단 선임이 불가피했다. 이에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을 새로운 캡틴으로 임명했다. 사실 기존 주장단의 거취와 맞물려 새 주장으로 손흥민이 적합하다는 목소리는 일찌감치 현지를 통해 제기됐다. 지난달 스퍼스웹도 ‘케인이 떠날 경우 새 주장을 맡을 수 있는 5명의 후보’로 손흥민을 가장 먼저 꼽으면서 “지난 시즌 부진했던 게 사실이지만 손흥민은 여전히 케인에 이어 두 번째로 좋은 선수다. 2015년부터 토트넘에서 뛰고 있는 그는 가장 오랜 기간 활약해 온 선수 중 한 명이자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선수”라고 소개한 바 있다.뿐만 아니라 손흥민은 지난 2015년 8월 바이어 레버쿠젠에서 뛰다 토트넘으로 이적한 뒤 이제 9번째 시즌을 앞두고 있다. 토트넘 구단이 “손흥민은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 EPL·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개장 첫 골, 국제축구연맹(FIFA) 푸스카스상, EPL 골든부트(득점왕), 아시아 선수 최초 EPL 통산 100골을 기록했다”며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이뤄낸 각종 대업들을 소개할 만큼 굵직한 성과들도 이뤄냈다. 오랫동안 팀에서 헌신했고, 또 여러 대기록들까지 남겼으니 새 주장으로서 자격도 충분하다는 게 현지 설명이다.
현지 매체들도 손흥민의 토트넘 주장 부임 소식을 주목하고 있다. 풋볼런던은 “포스테코글루 감독 부임 초기 사우디아라비아 구단의 러브콜에도 토트넘 잔류를 선언한 게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으로 보인다”고 조명했다. 이브닝 스탠다드는 “손흥민은 토트넘 소속으로 372경기에 출전해 145골을 넣었다. 토트넘 팬들에게 큰 영향력과 호평을 받고 있는 선수로, 이번 주장 선임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고 설명했다. 손흥민은 구단을 통해 “거대한 클럽의 주장이 된 건 영광이다. 정말 놀랍고 자랑스러운 순간이다. 새로운 시즌, 새로운 시작이다. 토트넘 유니폼과 주장 완장을 위해 모든 걸 바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서도 “저와 제 가족들에겐 정말 특별한 순간이다. 아름다운 클럽의 주장이 된 건 내 인생의 영광스러운 일이다. 여러분 모두가 자랑스러워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특히 손흥민은 팀의 에이스였던 케인의 이적뿐만 아니라 지난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클럽대항전 진출 실패, 포스테코글루 감독 부임 등 새로운 체제의 시작을 알리는 시기에 주장 완장을 찼다는 점에서 책임감도 더욱 막중할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이 밝혔듯 이번 시즌은 토트넘의 ‘반등’이 걸린 중요한 시즌인데, 주장으로서 그 반등을 이끌어야 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손흥민과 함께 팀을 이끌 부주장으로는 토트넘 3년차 수비수 크리스티안 로메로, 그리고 이번 여름 새로 영입된 제임스 매디슨이 각각 선임됐다. 로메로는 1998년, 매디슨은 1996년생으로 20대 중후반 젊은 선수들이다. 팀 분위기를 확 바꿔보겠다는 의도가 엿보이는 주장단 선임이다. 손흥민은 13일 오후 10시 영국 브렌트퍼드에서 열리는 브렌트퍼드와 EPL 개막전에서 시즌 첫 공식전이자 토트넘 주장으로서 데뷔전을 치른다.
김명석 기자
2023.08.13 12: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