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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 정 고운 정 다 들었지만, 평생 잊지 못할 것", 쿠동원이니까 [IS 피플]

KT 위즈의 '장수 외국인 선수'였던 윌리엄 쿠에바스(35)가 7년 만에 팀을 떠났다. KT는 20일 수원 한화 이글스전에 앞서 고별식을 가지고 KT와의 7년 동행을 마무리했다. 쿠에바스는 "KT에서 보낸 7년을 절대 잊지 못할 것"이라며 작별 인사를 건넸다.2019년 KT에 입단한 쿠에바스는 2020년까지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쌓고 2021년 팀이 창단 첫 우승을 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당시 쿠에바스는 시즌 막판 나흘(2경기) 동안 217개의 공을 던지며 ‘1위 결정전’까지 몰렸던 KT의 정규시즌 우승을 이끈 바 있다. 한국시리즈(KS) 1차전에서도 7과 3분의 2이닝 8탈삼진 1실점으로 맹활약하며 통합 우승까지 견인했다. 2022년엔 팔꿈치 부상으로 방출됐던 쿠에바스는 2023년 대체 외국인 선수로 KT에 돌아와 올해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하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 부진의 늪에 빠졌다. 올 시즌 18경기 3승 10패 평균자책점(ERA) 5.40으로 부진한 쿠에바스는 7시즌 149경기, 55승 45패 평균자책점(ERA) 3.93의 성적을 남기고 새 외국인 투수 패트릭 머피와 자리를 맞바꿨다. KT 팀원 모두가 그와의 이별을 아쉬워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평생 잊지 못할 것"라며 제자를 떠나보냈다. 이 감독은 "쿠에바스는 나를 우승시켜 준 선수다. (2021년) 1위 결정전에서 보여준 투혼이 결정적이었다. 그게 아니었으면 KS에 못 갔다. 그 경기를 절대 잊지 못할 것"이라고 소회했다. 이강철 감독에게 쿠에바스는 '애증의 관계'이기도 했다. 포수의 리드보단 자신의 기분에 따라, 변화구 타이밍에 직구 승부를 펼치다 무너지는 경우가 많았다. 이 감독에겐 '아픈 손가락' 같은 존재였다. 이 감독은 "미운 정 고운 정 다 들었다. 많이 싸웠다"라면서 "그래도 실력이 좋은 선수였다. 중요할 때 갖고 있는 기량보다 10~20% 이상 더 좋은 공을 던져줬다"라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쿠에바스가 야구를 오래 하고 싶어 하는데, 어느 곳에서든 잘했으면 좋겠다"라고 응원했다. 2019년과 2020년, 그리고 2024년부터 올해까지 쿠에바스와 함께했던 외국인 동료 멜 로하스 주니어도 "그는 최고의 투수이자 최고의 동료였다"며 "투수로서 갖춰야 할 좋은 것들을 모두 갖고 있는 선수고, 최선을 다해 공을 던지는 프로페셔널한 투수였다"라고 돌아봤다. 2022년부터 함께했던 마무리 투수 박영현 역시 "가족으로 생각했던 선수가 떠나니 아쉽다. 어디 가서든 잘했으면 좋겠다"라며 응원하기도 했다. 쿠에바스는 20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기분이다. 7년이라는 생활은 길었고, 좋은 기억이 너무 많다. 선수들 모두가 내 형제라고 생각한다. 절대 잊지 못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은퇴할 생각은 없다. KBO에서 내년에 불러준다면, 100% 나는 다시 돌아올 생각"이라고 밝혔다. 영영 이별하는 게 아닌 '잠시만 안녕'이라고 그는 믿고 있다. 수원=윤승재 기자 2025.07.21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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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에바스의 말·말·말, 그의 낭만엔 '영원한 작별'은 없다 [IS 스타]

"내년에도 불러준다면, 100% 나는 돌아올 것이다."마지막까지도 윌리엄 쿠에바스의 말엔 낭만이 넘쳤다. KT 위즈의 '장수 외국인 투수' 쿠에바스가 '영원한 작별'이 아닌 '잠시만 안녕'을 외쳤다. KT는 20일 수원 한화 이글스전에 앞서 고별식을 가지고 KT와의 7년 동행을 마무리했다. 쿠에바스는 "KT에서의 7년 동안 좋은 기억이 너무 많다. 선수들 모두가 내 형제라고 생각하고 절대 잊지 못할 것이다"라면서 "지금 은퇴할 생각은 없다. KBO에서 내년에 불러준다면, 100% 나는 다시 돌아올 생각이 있다"라고 쿠에바스다운 작별 인사를 건넸다. 2019년부터 2025년까지 7년 동안 쿠에바스는 KT에 많은 낭만을 안겼다. '쿠동원(쿠에바스+최동원)'이라는 투혼의 대명사를 시어준 2021년 1위 결정전부터 2023년 컴백, 그리고 마지막 인사까지 그의 한 마디 한 마디엔 낭만이 가득했다. 2021년 "보이지 않는 에너지가 있었다"쿠에바스는 2021년 팀이 창단 첫 통합우승을 일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정규시즌 막판인 10월 28일 수원 NC 다이노스전서 7이닝 108구 2실점을 기록한 그는 사흘 뒤인 10월 31일, 1위 결정전인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까지 등판해 7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나흘 동안 두 경기에서 던진 공만 무려 207개. 쿠에바스는 투혼으로 이겨내며 팀에 창단 첫 정규시즌 우승을 안겼다. 쿠에바스는 한국시리즈(KS) 1차전에서도 7과 3분의 2이닝 8탈삼진 1실점으로 맹활약하며 통합 우승까지 견인했다. 당시 쿠에바스는 부친상으로 인해 정신적으로 힘든 상황이었지만 놀라운 투혼을 발휘했다. KS 우승 후 그는 "(2021년은) 미친 시즌이었다"라며 "한동안 좋고 나쁜 모습을 보였는데,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 내가 가진 것 보다 더 많은 것들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했다”라면서 “이런 노력이 보이지 않는 에너지로 작용한 것 같다"라며 한 시즌을 돌아봤다. 2022년 "여러분 모두가 가족, 다시 돌아오고 싶다"쿠에바스는 2021년 우승투에 힘입어 이듬해(2022년) 재계약에 성공했다. 하지만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2022시즌 초반 팔꿈치 통증을 느껴 전열에서 이탈, 결국 KT와 '첫 번째 이별'을 맞았다. 다만 그는 방출 결정 후에도 한국에 남아 새 외국인 투수 웨스 벤자민의 적응을 도우며 KT와의 이별을 준비했다. 방출 결정 후 선수단과 인사를 통해 "여기 있는 모든 분이 항상 가족과 같고, 앞으로도 가족의 일원으로 느껴질 것이다. 이 팀의 문화나 분위기가 정말 좋기 때문에 기회가 되면 꼭 돌아오고 싶다. 내년에 못 보더라도 지구 반대편에서 응원하는 형제 한 명이 있다고 생각해주면 좋겠다"라고 인사했다. 팬들 앞에서도 그는 "수원이 진심으로 우리 집처럼 느껴졌다. 멀리서 왔음에도 같은 가족처럼 느끼게 해주셔서 감사하다"라며 허리를 굽혔다. 2023년 "수원은 내 홈(home)이니까요"하지만 쿠에바스는 2023년 다시 KT로 돌아왔다. 기존 외국인 투수 보 슐서가 부진하면서 구단이 대체 외국인 투수 영입을 추진했고,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했던 쿠에바스를 재영입하는 방향으로 노선을 정했다. 당시 그는 KBO리그 5개 팀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았지만, 쿠에바스는 KT를 택했다. "수원은 내 홈이다. 고향이나 다름없는 곳"이라며 KT 복귀를 택했다. 당시 KT는 순위가 최하위까지 떨어져 4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이 불투명한 시기였다. 하지만 쿠에바스는 "다시 시작하면 된다"라며 희망을 노래했다. 올스타전에서도 그는 옆에 있는 로하스를 두고 "내가 KS 선배"라며 "다시 KS에 오를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그해 12승 무패로 '무패 승률왕'에 등극, 팀을 KS 무대에 올려 놓았다. 2023년과 2024년 가을의 끝자락2023년 KS 준우승과 2024년 준플레이오프(준PO) 탈락, 쿠에바스와 KT의 가을은 2년 연속 아쉬움 속에 끝났다. 하지만 그 순간마다 가장 마지막까지 그라운드에 남아 있던 선수가 있었으니, 바로 쿠에바스였다. 2023년 KS 2차전 선발이었던 쿠에바스는 예정대로라면 6차전 선발 마운드에 오를 계획이었으나, 팀이 1승 3패로 탈락 위기에 처하자 5차전 불펜 등판을 준비했다. 스파이크까지 신으며 등판을 기다렸지만 경기 중반 승기가 LG 쪽으로 크게 기울어지자 그의 등판은 무산됐다. 경기 후 그는 스파이크도 벗지 않은 채 더그아웃에 남아 상대의 우승 세리머니를 응시, 다음해 설욕을 다짐했다. 2024년에도 설욕은 실패했다. 준PO에서 LG의 벽에 가로막혔다. 탈락이 확정된 후 KT 선수단은 그라운드에 나와 3루 원정 응원석을 향해 인사를 한 뒤 그라운드를 떠났다. 하지만 쿠에바스만은 마지막까지 남아 응원석을 응시했다. 응원한 팬들의 모습을 하나하나 눈에 담은 뒤에야 경기장을 퇴장, 2년 연속 아쉬운 발걸음을 옮겼다. 2025년 "불러만 준다면, 100% 돌아옵니다"2025년 쿠에바스는 KT와 '두 번째 이별'을 맞았다. 하지만 쿠에바스는 이날도 '영원한 작별'을 고하지 않았다. "아직 은퇴할 생각은 없다. 대만과 미국, 멕시코 등 불러주는 팀에서 커리어를 이어갈 것"이라고 한 그는 "내년에도 KBO에서 불러 준다면, 100%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이별의 방식도 '첫 번째' 때와 비슷했다. 팬들 앞에서 "그동안의 응원에 감사하다"고 말한 그는 경기장 곳곳을 다니며 정들었던 스태프, 직원들과 인사를 나눴다. 2022년 이별 당시 식당 영양사들을 만나 "내년에 다시 와서 밥 먹겠다"라고 약속했던 그는 올해도 가족들과 함께 구단 식당을 찾아 직원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나중에 또 놀러와"라는 영양사들의 인사와 함께 쿠에바스 가족은 다시 한 번 다음을 기약했다. 수원=윤승재 기자 2025.07.21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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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QS 1위·다승 2위 투수를 불펜으로 돌린다고? 강철 마운드는 다 계획이 있구나 [IS 포커스]

"소형준을 중간 투수로 투입할 예정이다."어찌보면 파격적인 선택이다. KT 위즈가 팀 내 다승 2위(7승) 평균자책점 2위(2.87) 이닝 소화 2위(97⅓이닝)이자, 승률 1위(0.778, 7승 2패)인 선발 투수를 중간으로 돌린다. 이유가 있다. "정해놓은 이닝이 다 됐다"였다. 이강철 KT 감독은 17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예정됐던 2025 신한은행 SOL 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새 외국인 투수 패트릭 머피를 당분간 불펜으로 기용할 예정이다. 이후엔 패트릭이 선발진에 합류하고 소형준이 불펜진으로 이동한다"고 말했다. 소형준은 전반기 KT 선발진을 굳건히 지킨 '토종 에이스' 중 한 명이다. 16경기에 나와 7승 2패 평균자책점(ERA) 2.87,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13회나 했다. 오원석(10승·ERA 2.78) 다음으로 팀 내 다승·ERA 2위에 해당하는 호투를 기록했고, 이닝 수도 윌리엄 쿠에바스(98⅓이닝) 다음으로 많았다. QS는 고영표(12개)보다 더 많은 1위다. 이런 선발 에이스를 중간으로 돌리는 용단을 내렸다. 하지만 이강철 감독은 계획이 있었다. 소형준은 2023시즌 초반 팔꿈치 수술(토미 존 서저리)을 받고 이탈해 지난해 중반에야 복귀했다. 작년엔 불펜으로만 시즌을 소화했고, 올해가 복귀 후 선발 풀타임 시즌 첫 해였다. 비시즌 이강철 감독은 올 시즌 소형준을 '관리'하며 기용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일주일 2회 이상 등판(화·일요일)을 자제시키거나 이닝 수도 철저하게 관리했다. 생각보다 전반기 이닝 수가 많았다. 3~4경기만 더 선발로 던지면 120이닝을 돌파한다. 이강철 감독은 여기서 끊어주기로 결정했다. 절묘하게도 패트릭이 선발로 적응할 수 있는 시간까지 함께 벌었다. 5이닝 이상의 선발 경험이 2023년 10월이 마지막이었던 패트릭은 15일 불펜 피칭(15구)을 시작으로 15구 씩 투구수를 늘릴 예정이다. 75~90구 이상의 공을 던질 수 있는 몸이 만들어질 때쯤, 소형준이 불펜으로 이동해 선발투수를 뒤에서 받친다. 시간이 절묘하게 잘 떨어진다. 다만 불펜에서 잦은 등판을 하면 관리의 의미가 무색해지는 게 아닐까. 이에 이강철 감독은 "지난해 막판에도 소형준을 관리하면서 불펜 투입했다. 등판 간격을 조정하면서 적절한 회복 시간을 주거나 상황에 맞게 관리를 해줄 생각이다"라며 "(오늘) 손동현도 불펜에 돌아왔고, 그 때 쯤이면 (왼손 필승조) 전용주도 돌아올 수 있다. 소형준을 2~3일 간격으로 등판시킬 수 있는 환경이 된다"라며 계획을 세웠다. 수원=윤승재 기자 2025.07.18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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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혼의 아이콘' 쿠에바스와 함께 한 4년, 로하스 "최고의 투수, 최고의 동료였다" [IS 피플]

"최고의 투수이자, 최고의 동료였다."KT 위즈의 '장수 외국인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가 팀을 떠나는 '장수 외국인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를 추억했다. KT는 지난 11일 KBO리그에서 7년을 활약한 쿠에바스와 작별했다. 2019년 KT 유니폼을 입은 쿠에바스는 한 차례 이별(2022년)과 재결합(2023년)을 겪은 뒤 올해까지 KT와 인연을 이어왔지만, 올해 18경기에서 3승 10패 평균자책점 5.40으로 부진한 탓에 교체 수순을 밟았다. 쿠에바스는 7년 동안 KT와 많은 인연을 쌓았다. 2021년 팀의 1위 결정전과 한국시리즈(KS)에서 '투혼의 투구'를 선보이며 팀의 창단 첫 통합우승을 이끌었고, 2022년 팔꿈치 부상으로 잠실 이별했지만, 2023년 대체 외국인 선수로 돌아와 무패 승률왕(12승 무패)까지 거머쥐기도 했다. 2023년 KBO리그 5개 팀의 러브콜을 받았음에도 '수원이 내 홈(home)'이라고 말하며 KT에 돌아온 '낭만 투수'였다. 그렇기에 그와의 이별은 여운이 길었다. 특히 쿠에바스와 4년 이상을 함께 했던 로하스로선 그와의 이별이 진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2017년 대체 외국인 타자로 KT에 입단한 로하스는 2020년까지 활약한 뒤 일본 생활을 거쳐 2024년 KT에 복귀, 현재까지 팀의 중심타자로 맹활약 중이다. 쿠에바스와는 2019년부터 2020년, 2024년부터 올해까지 4시즌을 함께 했다. 지난해 올스타전에선 처음으로 함께 출전해 '섹시가이' 컨셉으로 축제를 즐긴 바 있다. 하지만 재결합도 잠시, 이별은 너무 빨리 찾아왔다. 지난 9일 쿠에바스와 갑작스러운 이별을 해야 했던 로하스는 "작별 인사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올스타전 브레이크 때 수원에서 다시 만나 차분하게 이야기하려고 한다"며 아쉬워했다. '투혼의 대명사'였던 팀 동료를 로하스는 어떻게 추억하고 있을까. "올해 쿠에바스의 성적이 좋지 않아서 걱정을 했는데, 계속 함께 할 거라고 예상한 타이밍에 방출 얘기를 듣게 됐다"라며 아쉬워한 로하스는 "쿠에바스는 투수로서 가져야 할 좋은 것들을 모두 갖고 있는 선수다. 매 경기 상대 타자와 최선을 다해 싸웠고, 결과에 대해선 수용할 줄 아는 최고의 선수였다"라고 말했다. 로하스는 "프로의 세계에선 성적으로 얘기해야 하기 때문에 (이별을) 받아들여야 하지만, 좋은 투수였기에 아쉬움은 남는다"라며 "쿠에바스는 내게 최고의 투수였고, 최고의 팀 메이트였다고 생각한다"라며 그와의 이별이 아쉽다고 말했다. 한편, 쿠에바스는 당분간 한국에 머물며 신변을 정리한다. KT는 7년간 헌신한 쿠에바스를 위해 오는 20일 수원 한화 이글스전에서 고별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쿠에바스는 이날 팀 동료들과 팬들에게 공식 작별인사를 한 뒤 한국을 떠날 예정이다. 윤승재 기자 2025.07.12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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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 모드' 돌아온 쿠에바스 "10실점 경기, 과거일 뿐...긍정적 생각만" [IS 스타]

악몽은 1경기면 족했다. 윌리엄 쿠에바스(35·KT 위즈)가 10실점 경기의 여파를 씻고 다시 에이스로 돌아왔다.쿠에바스는 지난 2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KBO리그 정규시즌 두산 베어스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2피안타 3볼넷 7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쿠에바스의 호투에 더해 2회 적시타로 2점 리드를 잡은 KT는 최종 3-2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KT는 정규시즌 15승 14패로 5할 승률에 1승을 더했다.2019년 KBO리그를 찾아온 뒤 벌써 7년째. 누구보다 검증된 외국인 에이스였던 그는 지난 23일 SSG 랜더스전에서 KBO리그 커리어 최악의 경기를 펼쳤다. 4이닝 동안 12피안타(3피홈런) 1볼넷 10실점을 기록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고집이 있다"고 웃었다. 쿠에바스가 간혹 보이는 부진의 배경에는 그 특유의 소신이 있다는 뜻이다.하지만 이날 쿠에바스는 호투로 자신의 가치를 또 증명했다. 부진한 경기 뒤여도 멘털이 흔들리지 않았고, 자신의 방식을 지킨 게 결국 승리로 이어졌다. 29일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쿠에바스는 "지난 경기 좋지 못한 모습을 보였기에 오늘은 좋은 모습을 보여야 했다. 결과가 좋았고, 다음에도 이런 결과를 보여줘야 한다"고 전했다.쿠에바스는 에이스답게 부진 이후에도 '같은' 마음가짐이었다는 걸 강조했다. 그는 "전력분석 팀과 대화하긴 했지만, 항상 한 것이다. 저번 경기 안 좋았던 부분들을 짚어줬다. 크게 달라진 건 없었지만, 그 부분이 오늘 경기에서 좋게 작용한 것 같다"고 했다. 10실점 경기에 대해서도 그는 "야구하면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17년 동안 야구하면서 이런 경우가 3~4번 있었다"며 "최대한 빨리 잊으려고 노력했다. 어차피 지나간 일이다. 이미 과거이고, 난 잊은 일이니 그만 이야기하고 싶다. 오늘 좋은 경기를 보여준 만큼 앞으로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계속 던지고 싶다"고 했다.이강철 감독은 앞서 SSG전 부진에 대해 타자 데이터를 참고한 포수 장성우의 리드와 쿠에바스가 던지는 공이 다를 때가 있다고 짚었다. 쿠에바스는 "포수 리드와 맞지 않게 던진다는 말이 있다"는 이야기에 대해선 "당연히 아니다. 포수의 문제도, 누구의 문제도 아니다"라고 했다. 대신 자신만의 기준이 있다는 건 인정했다. 그는 "타자들의 반응, 성향은 모든 순간에서 조금씩 다르다. 그런 성향과 상황을 빨리 파악하고, 그 순간을 잘 이용하려고 노력했다"며 "경기 전 계획을 세우고 들어가면 좋긴 하지만 안 통할 수 있다. 오늘도 두산전 성적이 좋았던 만큼 마운드에서 그 순간(의 정보)을 잘 이용하면서 던졌다"고 설명했다.2019년부터 KT 마운드를 이끌었던 건 쿠에바스였다. 2021년과 2023년 팀의 두 차례 한국시리즈 1선발도 당연히 그였다. 올해는 조금 더 동료들이 많다. 쿠에바스는 아직 평균자책점 4.87로 성적을 다 끌어올리지 못했으나 소형준(평균자책점 1.16) 고영표(평균자책점 1.86) 오원석 평균자책점 2.97) 등 국내 선발진의 활약이 특출나다. 고영표와 소형준이 선발로 성장한 시간들을 봐온 쿠에바스로서는 국적을 떠나 오랜 시간 함께 뛴 동생들의 성장이 반갑다. 쿠에바스는 "선수들의 발전이 너무 자랑스럽다. 올해 보여주는 모습들이 나도 정말 행복하다"며 "선발 투수들끼리도 화합이 잘 되고, 대화를 많이 나누는 편이다. 마운드 위에서도, 마운드 아래에서도 야구 이야기를 많이 나눈다. 경기 후엔 결과에 대한 이야기도 한다. 이런 좋은 관계가 투수진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는 것 같다"고 전했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4.30 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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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비가 뚫린 거 같아 너무 시원" 스스로 한심했던 박찬호, 3안타로 불운 씻다 [IS 피플]

'불운'했던 박찬호(30·KIA 타이거즈)가 결정적인 순간 웃었다.박찬호는 17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홈 경기에 1번 타자·유격수로 선발 출전, 5타수 3안타 1득점 1타점을 기록했다. 시즌 첫 멀티히트, 그것도 3안타를 해냈다. 팀은 3-4로 뒤진 9회 말 1사 만루에서 나성범의 끝내기 안타로 승리했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있을까.경기 뒤 취재진과 만난 박찬호는 "그동안 진짜 죽는 줄 알았다. 이 정도로 심했던 적이 없었다. 이렇게까지 하늘이 이러나 싶더라. 오늘을 계기로 변비가 뚫린 거 같아 너무 시원했다"라고 말했다. 야구통계전문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박찬호는 이날 경기 전까지 BABIP(Batting Averages on Balls In Play)가 0.182에 불과했다. BABIP는 홈런이나, 삼진, 볼넷을 제외하고 페어 지역에 떨어진 인플레이 타구의 타율을 의미한다. 보통 라인드라이브 타구가 많거나 주력 좋은 타자들의 BABIP가 높다. 그런데 BABIP에는 '운'도 작용한다. 좋은 타구를 날려도 호수비에 걸리면 BABIP 수치가 낮아지기 때문이다. 박찬호의 BABIP는 규정타석 최하위인 박병호(삼성 라이온즈·0.184)보다 더 낮고 지난해 기록한 0.324와도 차이가 컸다. 그만큼 잘 맞은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향하기 일쑤였다.주중 KT와의 2차전에선 1루와 3루수 향한 두 번의 타구가 모두 호수비에 걸리기도 했다. 답답한 마음에 경기 뒤 아내와 집에서 '미니 술자리'를 갖기도 했다. 박찬호는 "7도짜리 술이었는데 얼음에 희석해서 먹었다. 리프레시하려고 노력을 많이 한 거 같다"라며 멋쩍게 웃었다. 마음을 다잡을 효과는 17일 경기 3안타로 이어졌다. 특히 3-4로 뒤진 9회 말 1사 1루에서 2루수를 살짝 넘어 외야까지 흐르는 행운의 안타를 때려냈다. 앞선 '불운'을 잊게 한 장면이었는데 그는 "바가지 안타가 나올 때 너무 행복했다. 야구가 너무 어려운 거 같다. 오늘은 KIA가 이기라고 하늘이 정해준 거 같다"라며 껄껄 웃었다. 이날 박찬호는 3회 말 무사 1,2루에서 맥없이 물러났다. KT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의 3구째 커터를 힘껏 때렸으나 결과는 2루수 플라이. 그는 "두 번째 타석에 찬스가 걸렸는데 내 모습이 너무 실망스러웠다. 혼자 겁먹고 타석에 소극적으로 들어간다는 거 자체가 한심하더라. 그래서 세 번째 타석에선 그냥 하나, 둘, 셋하고 (배트를) 돌려버리자는 생각으로 했는데 그게 좋은 타구로 나왔던 거 같다"라고 돌아봤다. 첫 두 타석 범타로 아웃된 박찬호는 5회 1타점 2루타를 시작으로 세 타석 연속 안타를 뽑아냈다.박찬호는 액션이 큰 선수다. 그는 "팀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으니까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무기력하게 패하지 말자, 분함을 표출하고 있는 거 같다"라고 말했다. 개인과 팀 성적의 하락이 맞물리면서 부담이 커졌다. 박찬호는 "항상 4월에 안 좋았으니까 (개인 성적은)올라올 거라는 믿음이 있다. 그게 문제가 아니라 팀 순위가 안 좋은데 내가 이렇게 있고 다 같이 못 치는데 내가 이렇게 있다는 게 힘들더라"며 "팀 순위가 더 처지면 올라오기 힘들겠다는 생각을 하니까 스트레스가 많았다"라고 강조했다. 16일 KT전에서 3타수 무안타에 머물렀으나 타격감은 나쁘지 않았다. 박찬호는 "경기 끝나고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었던 건 내 스윙을 하는 느낌을 받았다. 공을 골라낸다는 느낌도 받았기 때문에 그게 긍정적이었다"며 "오늘까지 (안타가) 안 나오면 땅을 파겠다 싶었는데 좋다"라고 흡족해했다.광주=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5.04.18 05:01
메이저리그

[송재우의 포커스 MLB] '불펜이 중요해' 한국과 미국, PS 공통점

현재 한국과 미국 모두 포스트시즌(PS) 열기로 후끈하다. KBO리그는 플레이오프(PO), 메이저리그(MLB)는 챔피언십시리즈(CS)가 막을 올린 상황. 두 나라의 가을야구를 보다 보면 묘한 공통점이 하나 느껴진다. 바로 불펜의 뎁스(선수층)가 승리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MLB의 경우 2022시즌부터 와일드카드 진출팀이 2개에서 3개로 늘어나 단판 승부였던 와일드카드 게임이 3전 2승제인 와일드카드 시리즈로 바뀌었다. 시리즈가 세분화하면서 불펜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게 느껴진다.KBO리그의 PS는 정규시즌 순위가 높은 팀이 일방적으로 유리하다. 시리즈가 소모전 양상으로 흘러가면 불펜의 부하가 심해질 수밖에 없다. 천신만고 끝에 다음 시리즈에 진출하더라도 체력 문제로 무릎 꿇는 경우가 허다하다. 정규시즌 우승 팀이 한국시리즈(KS)까지 우승하는 통합우승 사례가 많은 것도 이런 이유다.올해 MLB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 등판한 선발 투수는 총 18명(9경기)이다. 이 중 6이닝도 아닌 5이닝 이상 던진 선수가 정확히 절반인 9명에 불과하다. 양대 리그 총 네 개의 디비전시리즈(DS)에선 전체 36명(18경기) 선발 투수 중 5이닝 이상 책임진 선수가 17명으로 절반 이하였다. 물론 올해 정규시즌 MLB 선발 투수의 경기당 평균 소화 이닝이 5.22이닝으로 6회 1사를 채 마치지 못했다. 단기전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정규시즌보다 이닝 소화가 조금 더 줄어들 수 있지만, 올해 PS은 좀 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13일까지 진행된 MLB PS 총 27경기에서 선발 투수가 소화한 이닝은 242이닝(54명)으로 평균 4.48이닝에 불과하다. 선발 투수의 부족한 이닝을 불펜이 책임져야 하니 그만큼 불펜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걸로 해석할 수 있다. KBO리그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 KT 위즈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는 6이닝을 채웠지만 두산 베어스 선발 곽빈은 1이닝 투구에 그쳤다. 2차전 KT 웨스 벤자민은 7이닝, 두산 선발 최승용은 4와 3분의 2이닝 투구 후 교체됐다. LG 트윈스와 KT가 맞붙은 준플레이오프(준PO)에선 5차전까지 등판한 총 10명의 선발 투수 중 6이닝을 기록한 건 5차전 LG 선발 임찬규가 유일했다. 그만큼 선발 투수의 소화 이닝이 적었다. 13일 열린 PO 1차전에선 삼성 라이온즈 선발 데니 레예스가 6과 3분의 2이닝으로 길게 던져줬지만, LG 선발 최원태는 3이닝 투구에 그쳤다. 올해 가을야구에서 선발 투수의 평균 소화 이닝은 4.38이닝(8경기)으로 MLB보다 더 적다.이런 양상이 지속되니 불펜의 뎁스가 승패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LG는 이번 PS에서 선발 투수 엘리저 에르난데스를 불펜으로 전환, 준PO 5경기에 모두 등판시키는 승부수를 띄웠다. 마찬가지로 선발에서 불펜으로 역할을 전환한 손주영의 역투가 없었다면 LG의 PO 진출을 장담하기 어려웠을 거다. 올해 MLB 최고의 신데렐라팀으로 DS까지 진출한 디트로이트 타이거스는 에이스 타릭 스쿠발을 제외한 경기에서 '불펜 오프너'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DS에서 디트로이트를 꺾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제압한 LA 다저스 모두 불펜의 힘으로 CS 진출 문턱을 넘었다. 이번 한국과 미국의 가을야구에선 어느 팀이 불펜을 현명하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메이저리그 해설위원정리=배중현 기자 2024.10.15 06:02
프로야구

다시 한번 0% 격파에 나서는 이강철 감독 "졌지만, 잘 졌다" [준PO 3]

KT 위즈가 탈락 위기에 몰렸다. 사령탑은 패전에 의미를 부여했다. KT는 8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3차전에서 5-6으로 석패했다. 3-2로 앞선 5회 초 수비에서 1루수 오재일이 문성주의 파울 타구를 포구 실책 했고, 투수 벤자민이 이어진 승부에서 볼넷을 허용한 뒤 신민재에게 추가 안타를 맞고 오스틴 딘에게 역전 스리런홈런까지 허용하며 전세를 내줬다. 타선은 LG 두 번째 투수 손주영을 상대로 5와 3분의 1이닝 동안 1점도 내지 못했다. 9회 말 배정대가 투런홈런을 치며 1점 차로 추격했지만, 결국 역전을 실패했다. 5전 3승제로 열린 역대 준PO 3차전에서 승리한 팀은 100%(6번 중 6번) PO에 진출했다. KT는 역대 최초로 5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러 4위(두산 베어스)를 꺾고 준PO에 진출한 팀이다. 다시 한번 0% 확률 격파를 노린다. 다음은 패장 이강철 감독 일문일답. - 총평을 전한다면. "단기전은 장타가 경기를 지배하는 것 같다."- 두 번째 투수로 김민 대신 다른 투수를 쓰지 않은 이유가 있다면. "고영표는 쓰지 않을 생각을 했다. 소형준은 이기는 경기에서 써야 할 카드였다. - LG 두 번째 투수 손주영을 전혀 공략하지 못했다. "다른 팀 선수지만 공이 너무 좋았다."- 2차전에 이어 또 실책이 실점으로 이어졌다. "잘 했는데, 운이 따르지 않았다. LG도 실책이 나왔지만, 우리는 큰걸(홈런을) 허용했다."- 다시 한번 0% 확률에서 도전을 한다. "내일 선발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가 잘 해주면, 고영표 등 다른 투수들도 나올 수 있으니까, 잘 해보겠다. 지난해 LG와의 한국시리즈에서도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했었다. - 3차전 의미는. "졌지만, 잘 졌다. 9회 말 공격에서 배정대가 홈런을 치며, 상대 카드(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를 쓰게 했다."수원=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10.08 22:11
프로야구

100% 확률 걸린 운명의 3차전, 최원태 vs 벤자민 그리고 감독 지략대결

최원태(27·LG 트윈스)와 웨스 벤자민(32·KT 위즈)이 플레이오프 진출 확률 100%를 놓고 선발 맞대결을 펼친다. LG와 KT는 8일 오후 6시 30분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리는 준플레이오프(준PO·5전 3승제) 3차전 선발 투수로 최원태와 벤자민을 각각 예고했다. 두 투수의 어깨는 무겁다. LG와 KT가 1~2차전에서 1승씩을 나눠 가졌기에 3차전은 이번 시리즈의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역대 포스트시즌(PS) 기록을 봐도 3차전의 중요성은 매우 크다. 지금까지 5전 3승제 준PO에서 두 팀이 1승 1패로 3차전을 맞이한 사례는 6번 있었다. 이 가운데 3차전 승리 팀이 6차례 모두 PO 티켓을 차지했다. 3차전을 잡으면 "한 경기만 이기면 된다"는 심리적 우위를 확보하기 때문이다. 4차전을 패하더라도 5차전 마운드 운영이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 이에 이강철 KT 감독은 승부수를 띄웠다. 벤자민을 하루 앞당겨 투입한다. 벤자민은 지난 3일 두산 베어스와의 와일드카드(WC) 결정 2차전 7이닝 3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친 후 나흘만 쉬고 마운드에 다시 오른다. 등판 순서만 보면 WC 1차전에 나선 윌리엄 쿠에바스가 나설 것 같았지만, 둘의 순서를 바꿨다. 이강철 감독은 "(준PO에) 들어오기 전부터 로테이션을 확정했다. 쿠에바스가 (WC 2차전에서 투구수 103개로) 많이 던져서 휴식을 더 주려는 이유도 있다"라면서 "상대 전적도 고려했다"라고 말했다. 벤자민은 닷새 전에 쿠에바스보다 15개 적은 88개의 투구수를 기록했다. 게다가 그는 LG의 천적이다. 올해 정규시즌 4차례 맞대결에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1.93을 기록했다. 벤자민의 통산 LG전 평균자책점은 1.66(5승 2패)으로 빼어나다. 이에 염경엽 LG 감독도 "우리는 벤자민에게 절대적으로 약했다. 2년 동안 상대해 보니 벤자민에게 연속 안타는 죽어도 안 나오더라"라고 경계했다. 벤자민은 PS 통산 2승 2패 평균자책점 3.09로 수준급 피칭을 보였다. 다만 지난해 LG와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는 5이닝 7피안타 4실점 하며 기대에 미치지 못한 기록도 있다. 지난 6일 준PO 2차전에서 임찬규의 호투를 발판 삼아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LG는 최원태를 3차전에 투입한다. 그는 올 시즌 KT와의 3경기에서 2승 평균자책점 3.50으로 잘 던졌다. 그러나 PS 통산 15경기 성적(0승1패 1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11.17)이 좋지 않다. 지난해 KT와 한국시리즈 2차전에 선발 등판해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는 동안 2피안타 2볼넷 4실점 하고 강판된 기억도 있다. 가을 야구에서 나쁜 기억을 떨쳐내는 게 과제다.아울러 LG는 1~2차전에서 '불펜 조커'로 나선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를 3차전에 투입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5선발 손주영이 불펜 대기한다.치밀한 마운드 운영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염경엽 감독과 이강철 감독은 준PO에서 지략대결을 벌이고 있다. 2021년 KT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지휘한 이 감독은 지난해 LG를 챔피언으로 이끈 염 감독의 광주일고 2년 선배다. 염 감독이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사령탑일 때 이 감독이 수석코치를 맡은 인연도 있다. 염경엽 감독은 불펜이 약한 팀 사정상 이번 PS에서 선발 투수 2명을 불펜으로 기용하는 등 폭 넓은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에르난데스는 지난 두 경기에서 3과 3분의 2이닝 무실점으로 기대에 부응했다.염경엽 감독의 뚝심은 2차전에서 빛을 발휘했다. 앞서 5일 1차전에서 2-3이던 9회 말 1루 대주자 김대원의 2루 도루 실패로 LG는 허망하게 졌다. 그러나 2차전에서 0-2로 뒤진 3회 말 무사 1·2루에서 과감하게 더블 스틸을 지시, 동점의 발판을 마련했다.또 염경엽 감독은 출루율(0.411)이 높은 문성주를 9번 타자로 기용하는 파격적인 카드를 꺼냈다. 8번(박해민)-9번(문성주)-1번(홍창기)-2번(신민재) 타순의 출루율 높은 선수를 몰아넣은 것이다. 문성주는 1차전에서 3타수 무안타로 침묵했지만, 2차전에서는 3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 1도루로 활약했다.LG는 1차전 7회 말 KT 손동현에게 PS 역대 최초 '한 이닝 3타자(김현수-박동원-박해민) 3구 아웃'이라는 불명예 기록의 희생양이 됐다. 세 베테랑이 모두 초구를 공략해 아웃됐다. 염경엽 감독은 선수들을 질책하지 않고, "그게 내 야구다. 노리는 공이 있으면 타격해서 죽어도 괜찮다"라며 '공격적인 야구'를 주문하고 있다. 이강철 감독은 올가을 '신들린 촉'을 자랑하고 있다. 지난 1일 SSG 랜더스와 5위 결정전을 시작으로 두산 베어스와 WC 결정전 2경기에서 사상 첫 '업셋'을 이루고 준PO까지 오른 원동력이기도 하다. 이강철 감독은 지난 1일 18개, 3일 14개의 공을 던진 고영표를 하루 휴식 후인 5일 LG와 준PO 1차전에 선발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단, 체력적 어려움을 고려해 타순이 한 바퀴를 돌 때까지 3이닝 투구를 기대했다. 이는 향후 선발 로테이션까지 고려한 전략이었다. 이날 고영표는 4이닝 1실점을 기록, 팀에 3-1 리드를 안기면서 임무를 100% 완수했다. KT는 이후 김민수-손동현-소형준-박영현을 차례로 투입해 한 점 차로 이겼다. 준PO 1차전에서 5번 타자·1루수로 선발 출전한 문상철이 결승 2점 홈런을 터뜨렸다. 두산과의 WC 결정전 2경기에선 오재일이 선발 1루수로 나섰는데, 이강철 감독은 LG 선발 디트릭 엔스를 맞아 왼손 투수에 강한 우타자 문상철을 투입, 성공을 거뒀다. 이 감독은 또 2차전 라인업에서 배정대와 황재균의 타순을 맞바꾸기도 했다. 이번 PS 9타수 무안타로 침묵하던 황재균은 8번으로 내려가 4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이강철 감독은 "4차전 선발은 윌리암 쿠에바스다. 4차전에서 준PO 승부를 걸어볼 만하다면, 고영표도 4차전 중간(불펜)에 대기시킬 수 있다. 3차전 결과를 보고 고영표 활용법을 확정하겠다"라며 마운드 운용 계획을 밝혔다. 투수 운영을 미리 공개하면서 상대를 압박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염경엽 감독은 이번 PS에서 8타수 무안타로 침묵 중인 4번 문보경, 6번 김현수에 대해 "3차전에서는 두 선수가 잘해주지 않을까. PS에서는 결국 한두 명이 못 하게 돼 있다. 타선에서 모두 잘하면 좋겠지만, 4명만 잘해도 된다"라고 말했다. 미리 세워둔 계획을 뚝심 있게 밀어붙일 생각을 전한 것이다. 이형석 기자 2024.10.08 05:15
프로야구

이강철 KT 감독 "3차전은 벤자민" [준PO 2]

사상 최초 와일드카드(WC) 결정전 업셋을 이룬 KT 위즈가 기세를 준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도 이어가려 한다.이강철 TK 감독은 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의 준PO 2차전을 위해 김민혁(좌익수)-멜 로하스 주니어(우익수)-장성우(포수)-강백호(지명타자)-문상철(1루수)-김상수(2루수)-배정대(중견수)-황재균(3루수)-심우준(유격수)으로 구성했다. 전날과 큰 차이는 없으나 황재균이 배정대와 7~8번 타순을 맞바꿨고 2루수로 오윤석이 아닌 김상수가 배치된 게 다르다.지난달 중순 손가락 부상을 입었던 김상수가 컨디션을 회복한 덕분이다. 이강철 감독은 임찬규 상대 전적도 고려했다며 "찬규 상대로 아주 좋은 편이었다. 그래서 어제부터 오늘(2차전) 나갈 수 있다고 얘기해뒀다"고 설명했다.1루수 역시 상대 전적을 고려했다. 우투수지만, 우타자 문상철이 좌타자 오재일보다 성적이 좋았다고 했다. 이 감독은 "상대 전적이 크게 차이 나더라. 또 어제 보니 타격감이 괜찮은 것 같았다"고 전했다.한편 이강철 감독은 3차전 선발로 순서가 오는 윌리엄 쿠에바스가 아닌 웨스 벤자민을 선택했다고 발표했다. "오늘 이기면 말씀 드리겠다"고 너스레를 떤 이 감독은 "3차전 벤자민이 맞다. 원래 처음 들어오기 전부터 로테이션이 그랬다. 쿠에바스가 많이 던져서 휴식을 좀 더 주는 것도 있고, 상대 전적도 있다. 잘 되면 삼성 라이온즈와 플레이오프에도 쿠에바스가 나갈 수 있다. 삼성한테 강했다"고 전했다.다음은 이강철 감독과의 일문일답.▶2루수 김상수만 전화를 주셨는데 많이 컨디션이 좋아졌나.임찬규 상대로 아주 좋은 편이었다. 그래서 어제부터 오늘(2차전) 나갈 수 있다고 얘기해뒀다.▶문상철이냐 오재일이냐 1루수 고민도 했을 것 같다.상대 전적이 크게 차이 나더라. 또 어제 보니 타격감이 괜찮은 것 같았다.▶어제 소형준 공은 역대급 아니었는지.역대급은 아니다. 예전에 어렸을 때 더 좋았다. 최근 들어서는 가장 좋았던 것 같다. 나도 그렇게까지는 기대하지 않았는데. 본인이 정말 미안하게 여겼다. 일찍 복귀하려고 했는데 그러지 못한 것 때문이다. 시즌 말부터 자기 역할을 잘 해줘서 고마웠다. 본인도 정말 잘하고 싶었다고, 많이 도움되고 싶었다고 이야기하더라. 그런 마음들이 하나로 뭉쳐서 좋아진 것 같다. 처음 들어왔을 때부터 그렇게 느꼈지만, 어제 보면서 ‘참 좋은 선수’ 같다 싶었다.▶정규시즌 때처럼 이틀 쉬고 던지게 되는지.어제 같이 15구 정도 안에서 마치면 하루만 쉬어도 되겠다. 어차피 내일은 경기가 없으니 (이틀 쉬게 돼) 좀 아깝긴 했다.▶오늘도 나올 수 있나.오늘은 안 된다. 못 나오니까 더 쓰고 빼고 싶은 마음은 있었다. 8회니까 자연스럽게 영현이를 냈다. 그래도 좋은 구위를 확인했으니 다음 경기부터는 언제든 쓸 수 있겠다.▶만약 오늘 비로 취소되면, KT와 이강철 감독에게 유리할지.그전에 원래 비 예보가 있었다. 비가 오면 엄상백이 5일 휴식할 수 있겠다 싶어 로테이션이 잘 풀리겠다 했는데 오지 않았다.▶장성우가 계속 잘해주고 있다. 평소보다 더 공격적으로 리드하는 것 같은데. 특별히 준비한 부분이 있나.아니다. 원래도 지금처럼 하는 스타일이다. 볼 던지라는 리드를 안 한다. 가운데 직구, 가운데 슬라이더를 요구하면 그게 다 코너로 들어간다. 커맨드가 그렇게 좋은 투수가 우리나라에 얼마나 있겠나. 가운데 보고 던지라고 하면 알아서 사이드로 오니까 차라리 빨리 스트라이크를 던지라고 하는 게 낫다. 어제도 손동현이 계속 가운데 직구만 요구하는데 다 좌우로 들어갔다. 항상 이야기하는 내용이다. 구위 좋은 투수들이 많은데, 코너 보지 말고 적극적으로 들어가라고 한다. 성우가 똑같이 하는 것 같다.▶장성우 훈련은 빠진 것 같던데.원래 스타일이다. 자기 루틴대로 한다. 예전부터 아무 말도 안 한 부분이다.▶단기전이라 주전 포수 장성우가 다 맡아야 하는데. 체력 관리인지.아니다. 원래 하던대로 하는 것이다.▶3차전 선발로 벤자민 염두로 뒀는지.오늘 이기면 말씀 드리겠다. 3차전 벤자민이 맞다. 원래 처음 들어오기 전부터 로테이션이 그랬다. 쿠에바스가 많이 던져서 휴식을 좀 더 주는 것도 있고, 상대 전적도 있다. 잘 되면 삼성 라이온즈와 플레이오프에도 쿠에바스가 나갈 수 있다. 삼성한테 강했다.▶오늘 엄상백 투구 수는?개수는 상관없다. 잘 던지면 계속 간다. ▶라인업을 원래 황재균과 배정대 순서에서 배정대와 황재균 순서로 바꿨다.경기장 와 바꿨다. 한 타석이라도 덜 들어가라고. 사실 배정대 타격감이 더 좋아서 그랬다. ▶어제 김민수를 길게 썼는데, 오늘 김민을 길게 쓸지.잘 모르겠다. 어쩔 수 없이 쓰는데, 확실히 시즌 중 많이 던져 몸에 쌓인 피로도가 있다. 투수는 괜찮다 하지만 팔이 본인 생각대로 안 올라간다. 어제도 준비는 시켰는데, 바로 뺐다. 타이밍이 아니면 안 쓰고 최대한 컨디션 좋은 선수를 쓰겠다. 김민수는 어제 많이 쉬어서 구위가 괜찮다 해 대기한 것이다. 민수가 두 번째 이닝을 짧게 끝내면서 계산이 서기 시작했다.▶우규민 시즌 때 좋았는데 안 쓰는지.아니다. 규민이가 LG전 성적도 제일 좋은 편인데, 상대 왼손 타자가 너무 많다. 언제든 괜찮은데 점수 차가 여유있을 때는 규민이 같은 스타일이 좋다. 볼넷이 없다. 하지만 타이트할 때는 서로 부담이 간다. 그래서 원래 쓰던 선수들을 쓰다가 점수 차가 좀 나면 올리려고 한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10.06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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