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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일반

UFC 도전장 던진 '유짓수' 유수영 "블랙컴뱃 자존심 지키겠습니다" [이석무의 파이트 클럽]

“UFC는 운동을 시작했을 때부터 저의 꿈이었습니다. 도전을 허락해 준 블랙컴뱃 대표님과 팬들에게 정말 감사한 마음입니다.”‘유짓수’라는 별명으로 국내 팬들에게 잘 알려진 종합격투기 선수 유수영(28·본주짓수 군포)이 세계 최고의 종합격투기 무대인 UFC에 도전장을 던졌다. 유수영은 UFC가 아시아 정상급 유망주들이 세계 무대의 등용문인 ‘로드 투 UFC(ROAD TO UFC)’ 시즌 3 밴텀급 8강 토너먼트에 출전한다. 별명에서도 알 수 있듯 유수영은 주짓수를 바탕으로 한 그라운드가 강점이다. 통산 11승 3패 2무효 전적을 가지고 있다. 11번의 승리 가운데 8번이 피니시 승리일 정도로 화끈한 경기 스타일을 자랑한다.유수영은 특히 최근 국내에서 메이저 단체로 무섭게 떠오르고 있는 ‘블랙컴뱃’의 간판스타로 유명하다. ‘블랙컴뱃, 그 자체’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존재감이 막강하다. 작년 8월부터 블랙컴뱃 밴텀급 챔피언 벨트를 지키고 있다. 그런 유수영이 로드 투 UFC에 나선다고 하니 팬들도 놀랄 수밖에 없었다.“블랙컴뱃이 있었기에 오랜 꿈이자 목표였었던 UFC 도전 기회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UFC에 가겠다고 블랙컴뱃 검정(본명 박평화) 대표께 말씀드렸더니 흔쾌히 허락해 주셨습니다. UFC에 진출하더라도 나중에 꼭 블랙컴뱃으로 다시 돌아와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고 약속했습니다.”유수영의 도전은 본인뿐만 아니라 블랙컴뱃의 자존심도 걸린 문제다. 블랙컴뱃 파이터들의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는 무대다. 유수영이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는 이유다. “블랙컴뱃에서 뛰면서도 해외 단체에서 경기를 치른 적이 있었는데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어요. 거기에 대한 자책감이 있었습니다. 그때를 생각하면서 더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유수영하면 주짓수가 가장 먼저 떠오르지만, 사실 그의 격투 인생은 삼보로부터 시작했다. 14살 때 동네 삼보 체육관에서 운동한 그는 1년 뒤 이사했다. 새로운 동네에는 주짓수 체육관이 있었다. 그때부터 주짓수의 매력에 빠져들게 됐다. 이후 타격의 재미까지 느끼면서 종합격투기 선수의 길로 접어들었다.처음부터 잘했던 것은 아니었다. 2014년 11월 TOP FC에서 치른종합격투기 공식 데뷔전에서 판정패했다. ‘이 길은 내 길이 아닌가 보다’라고 생각하며 군에 입대했다. 복무를 마치고 사회에 복귀한 뒤 데뷔전 패배가 계속 머릿속에 남았다. ‘후회는 남기지 말자’라고 마음먹고 다시 격투기에 도전했다.“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열심히 하니까 된다는 걸 느꼈습니다. 그때 마음을 지금까지 이어온 것 같습니다. 힘든 날도 있었지만, 동료들을 생각하면서 잘 버텼던 것 같습니다.”케이지에 올라가면 탱크처럼 상대를 밀어붙이는 유수영이지만, 운동하지 않을 때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된다. 예쁜 카페를 찾아다니며 커피와 디저트를 즐기는 게 취미다. 그가 사는 군포 주변 호수를 산책하는 것도 좋아한다.유수영은 현재 오로지 UFC로 가는 길만 생각하고 있다. 심지어 잠잘 때도 경기를 떠올릴 정도라고 한다. 꿈에서조차 전략을 생각할 만큼 간절하다.“UFC는 저의 꿈이기도 하지만 저희 팀의 꿈이기도 합니다. 무조건 이긴다는 생각만 하고 모든 걸 쏟아붓고 있습니다. 요즘엔 이기는 상상, 우승하는 상상도 많이 하고 있습니다.” UFC에 도전하는 유수영을 블랙컴뱃 팬들도 열렬히 응원하고 있다. 그가 이번 로드 투 UFC에서 반드시 우승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팬들이 믿고 응원해 줘서 항상 감사한 마음입니다. 기대하고 지지해 주는 만큼 로드 투 UFC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생각입니다. 저를 생각해 주시는 만큼 열심히 노력해 기대에 걸맞은 선수가 되겠습니다.” 2024.05.10 08:30
프로야구

'19안타·18득점→한화 마운드 폭격' 롯데 자이언츠, 파죽의 5연승...진격 모드 가동 [IS 부산]

롯데 자이언츠가 파죽의 5연승을 달렸다. 선발 투수 조기 강판 악재를 화력으로 이겨냈다. 거인이 바로 섰다. 이제 진격이다. 롯데는 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홈경기에서 18-5로 승리했다. 먼저 2점을 내준 채 맞이한 1회 말 공격에서 최근 팀에서 가장 타격감이 좋은 고승민이 동점 홈런을 만들었다. 이후 득점 응집력을 발휘하며 3회까지 8득점 했다. 벤치는 상대 추격 기세가 거세진 상황에서 불펜 총력적으로 필승 의지를 드러냈다. 경기 후반 '난타쇼'까지 선보였다. 롯데는 지난 2일 부산 키움 히어로즈전부터 5연승을 거두며 시즌 전적 13승 1무 22패를 만들었다. 연승 기준 최다 기록이다. 9위 한화와의 승차도 없앴다. 롯데는 선발 투수 나균안이 1회 초 요나단 페라자에게 적시타, 이명기에게 땅볼 타점을 허용하며 0-2으로 기세를 내줬다. 이 상황에서 최근 8경기 타율 0.538를 기록하며 뜨거운 고승민이 존재감을 보여줬다. 1회 말 선두 타자로 나선 윤동희가 한화 선발 펠릭스 페냐를 상대로 우중간 안타로 출루한 상황에서 첫 타석에 나선 그는 몸쪽(좌타자 기준) 포심 패스트볼(직구)를 완벽한 타이밍에 공략, 맞는 순간 타구 결과를 알 수 있는 우월 동점 홈런을 쳤다. 롯데 타선이 달라진 점은 이후 실감할 수 있었다. 후속 타자 빅터 레이예스는 땅볼로 물러났지만, 4번 타자 전준우가 볼넷을 얻어냈고, 최근 1군에 복귀한 주전 1루수 기대주 나승엽이 우전 안타를 치며 추가 득점 기회를 열었다. 타격감 난조로 전날까지 퓨처스리그에 있었던 한동희까지 좌전 안타를 치며 주자 2명을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 롯데가 4-2로 앞섰다. 2회 공격에선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윤동희가 좌전 안타로 출루한 뒤 도루까지 성공하며 추가 득점 기회를 열었다. 팀 내 타율 1위 레이예스가 깔끔한 중전 적시타를 쳤다. 스코어 5-2. 롯데는 초전 박살 태세로 나섰다. 이어진 3회 공격에서도 한동희가 안타, 유강남과 윤동희가 볼넷을 얻어내며 만든 만루 기회에서 고승민이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냈고, 레이예스는 중전 2타점 적시타를 쳤다. 8-2 리드. 선발 투수 나균안은 4회 갑자기 흔들렸다. 선두 타자 문현빈에게 우월 솔로홈런을 맞았고, 후속 박상언에게도 중전 안타를 허용했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전날(8일) 5-1로 앞선 8회, 비교적 넉넉한 리드 속에서도 마무리 투수 김원중을 조기 투입했다. 이날도 빨리 움직였다. 바로 베테랑 불펜 투수 김상수를 투입헀다. 하지만 그가 최인호, 황영묵, 페라자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2점을 내줬다. 김 감독은 다시 한현희를 투입했다. 이 상황에선 불을 껐다. 한현희는 노시환을 병살타로 돌려세웠다. 이 경기 승부처는 6회였다. 한현희가 선두 타자 정은원에게 볼넷, 바뀐 투수 임준섭이 최인호에게 중전 안타를 맞고 위기에 놓였다. 황영묵의 잘 맞은 타구를 윤동희가 다이빙 캐치로 잡아내며 한숨 돌린 상황. 김태형 감독의 선택은 신인 전미르였다. 시즌 초반 필승조 인원들이 흔들리던 상황에서 배포 있는 투구로 경쟁력을 보여주며 셋업맨으로 자리한 선수다. 지난 4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 이후 닷새 동안 휴식한 전미르를 첫 타자 페라자에겐 볼넷을 내줬지만, 후속 타자 노시환을 주 무기 커브로 삼진 처리했고, 이어 상대한 리그 대표 내야수 안치홍까지 내야 땅볼로 돌려세우며 실점을 막았다. 이 상황에서 승부가 갈렸다. 롯데는 6회 말 공격에서 2점 더 추가하며 10-5로 앞섰고, 8회는 무사 1·3루에서 박승욱·유강남·김민석·윤동희가 연속 적시타를 치며 4점 더 추가했다. 만루에서 나선 캡틴 전준우는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만루홈런까지 쏘아올렸다. 롯데가 8회 8득점 빅이닝을 만들며 18-5로 앞섰다. 최하위까지 떨어지고, 반등 기세도 거세지 않았던 롯데가 전날(8일)은 '괴물 투수' 류현진을 무너뜨리고, 이날은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안타(19개)까지 치며 기세를 높였다. 롯데가 달라지고 있다. 부산=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5.09 22:34
프로야구

퓨처스리그 복귀전 홈런포 한동희...손호영 빠진 롯데 핫코너 채울까

롯데 자이언츠 거포 기대주 한동희(25)에게 다시 1군에서 뛸 수 있는 기회가 왔다. 한동희는 현재 퓨처스리그에서 뛰고 있다. 시범경기에서 내복사근 부상을 당한 그는 재활 치료 기간을 거쳐 지난달 19일 1군에 복귀했지만, 7경기에서 타율 0.167에 그친 뒤 다시 2군행 지시를 받았다. 실전 감각이 완벽하지 않은 상태였지만, 당시 롯데가 하위권에 떨어진 탓에 지원군으로 가세했던 것. 한동안 몸 관리에 매진했던 한동희는 지난 7일 김해 상동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퓨처스리그 경기에 3번 타자·3루수로 선발 출전, 3회 말 타석에서 솔로홈런을 치는 등 3타수 1안타 2타점 1득점을 기록하며 다시 복귀 시동을 걸었다. 한동희는 1군 가세 이틀 전 치른 4월 18일 KT 퓨처스팀과의 경기에서도 홈런 2개를 친 바 있다. 퓨처스리그에서 좋은 타격을 해도, 1군에서는 경쟁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현재 팀 상황은 한동희가 필요하다. 그동안 주로 3루수를 맡아 타격 잠재력을 보여줬던 '복덩이 이적생' 손호영이 최근 오른쪽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했기 때문이다. 김태형 감독은 우천 순연된 7일 부산 한화 이글스전을 앞두고 "빠르면 4주 만에 돌아올 것"이라고 했다. 한 달 결장은 사실상 확정이다. 롯데는 최근 3연승을 거두며 상승세에 있다. 이런 상황에서 또 부상자가 나왔다. 4월 셋째 주 주중, 주말 경기에서 짧은 반등을 이끌었던 외야수 황성빈도 햄스트링 부상 탓에 이탈한 상태다. 한동희가 이름값에 비해 경기력이 떨어지는 건 사실이지만, 내야진에 장타를 칠 수 있는 선수가 부족한 롯데 상황을 고려했을 때, 쓰임새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시즌 타율 0.223·5홈런에 그치며 부진했던 한동희는 지난겨울 전 메이저리거 강정호가 운영하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소재 아카데미에서 단기 유학을 소화하며 반등을 노렸다. 내달 10일 상무야구단에 입대가 결정된 뒤에도 그전까지 최대한 많은 홈런을 치겠다는 목표를 전했다. 하지만 부상에 발목 잡히고 말았다. 그가 1막을 어떻게 마무리할지 관심이 모인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5.08 08:11
메이저리그

한국 국대에 밀린 선수에게 주전 빼앗긴 일본 국대...'9000만 달러' 사나이의 추운 봄

일본 야구 대표팀 주전 외야수 요시다 마사타카(31·보스턴 레드삭스)는 올 시즌 험난한 주전 경쟁을 치르고 있다. 최근 소속팀 보스턴 레드삭스가 치른 9경기 중 5경기 밖에 나서지 못했다.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건 지난달 28·29일(한국시간) 시카고 컵스전뿐이다. 4월 19일 피츠버그 파이리츠전까지는 꾸준히 선발로 나섰다. 타율은 0.221에 불과했다. 이후 출전이 출었다. 26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전에선 대타로 나서 땅볼로 물러난 뒤 대수비로 교체됐다. 28일 컵스전에선 안타 4개를 치며 반등했고, 이튿날 경기도 나섰지만, 1·2일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3연전 1·2차전에서 또 결장했다. '코리안 빅리거'이자 지난해 3월 서로 덕담을 주고 받은 이정후와의 대결도 이뤄지지 않았다. 요시다는 올 시즌 지명타자로만 21경기(20선발)에 나섰다. 지난 시즌(2023) 713과 3분의 1이닝 나섰던 좌익수로는 교체 출전해 1이닝만 소화했다. 주 포지션은 외야수지만, 현재 소속팀에서 요시다는 지명타자 자원이다. 실제로 MLB닷컴 보스턴 뎁스 차트에서도 개럿 쿠퍼와 함께 지명타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보스턴 외야진 경쟁은 요시다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 수비 경쟁력이 부족한 요시다는 타격 능력으로 자신을 어필해야 하지만, MLB에서 잔뼈가 굵은 선수들뿐 아니라 영건에게도 밀리고 있다. 현재 보스턴 외야진에서 가장 타격감이 좋은 타자는 타일러 오닐이다. 김광현이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소속으로 뛰었던 2021시즌, 그를 지원한 주전 좌익수였다. 타율 0.286·34홈런을 기록했고, 외야수 골든글러브까지 수상하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오닐은 지난해 12월 보스턴으로 트레이드 됐다. 세인트루이스는 2022~2023시즌 부상에 시달린 오닐을 전력 외 선수로 봤다. 당시 주전 전력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 대표팀 내야수로 뛰었던 토미 에드먼, 일본 대표팀을 뛰었던 라스 눗바 그리고 팀 내 넘버원 유망주였던 조던 워커를 주전 외야진으로 봤다. 결국 보스턴으로부터 유망주 투수 닉 로버트슨과 빅터 산토스를 받고 오닐을 내줬다. 오닐은 올 시즌 보스턴뿐 아니라 아메리칸리그(AL)에서도 가장 뜨거운 타자다. 1일 기준으로 출전한 21경기에서 타율 0.320 9홈런을 기록했다. 거너 핸더슨(볼티모어 오리올스)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에 이어 홈런 부문 3위에 올라 있다. 세인트루이스 눗바와 워커는 1할 대 타율에 그치고 있고, 에드먼은 부상으로 올 시즌 출전이 없다. 보스턴 다른 외야진도 최근 페이스가 좋다. 한국계 미국인 롭 레프스나이더가 4월 중순부터 출전 기회를 많이 얻었고, 10경기에서 타율 0.379를 기록하며 요시다의 경쟁자로 떠올랐다. 베네수엘라 국적 빅리그 데뷔 2년 차 윌리어 아브레우도 3할(0.316) 대 타율을 유지하고 있다. 1일 기준으로 홈런은 2개뿐이지만, 2루타 8개, 3루타 1개를 치며 5할(0.526) 대 장타율을 기록했다. 지명타자 자리는 주축 선수들의 체력 관리를 위해 쓰이기도 한다. 팀 간판타자 라파엘 데버스도 지난달 27일 컵스전에 지명타자로 나섰다. 현재 요시다는 붙박이 지명타자로도 보기 어렵다. 외야 경쟁은 타격 성적으로도 밀리고 있다. 올해 1월 스토브리그 기간 요시다가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9000만 달러(기간 5년) 몸값을 고려하면 현실성이 떨어지는 얘기라는 시선도 있었다. 그런데 현재 요시다의 입지는 1월보다 더 좁아졌다. 일본 매체는 1일 요시다가 왼손 엄지손가락 문제로 MRI 촬영을 받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부상자 명단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경쟁자들은 더 빠른 속도로 앞서갈 전망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5.02 17:25
프로야구

2005년 '입단 동기' 베테랑 거포 트리오...서로 다른 봄기운 [IS 포커스]

2005년 프로 무대에 입성, 2010년대부터 리그 대표 거포로 성장했던 '입단 동기' 세 타자가 서로 다른 표정으로 2024년 봄을 보내고 있다. 계절의 풍미를 만끽하고 있는 선수는 최정(37·SSG 랜더스)이다. 그는 지난 24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개인 통산 468번째 홈런을 때려내며, '국민 타자' 이승엽(현 두산 베어스 감독)을 넘어 KBO리그에서 가장 많은 홈런을 때려낸 선수가 됐다. 최정은 여전히 전성기를 보내고 있는 것 같다. 올 시즌도 출전한 25경기에서 홈런 11개를 때려냈다. 팀 동료 한유섬과 함께 이 부문 공동 1위다. 신기록을 세운 뒤 나흘 만인 28일 인천 KT 위즈전에서는 만루포를 쏘아 올리며 통산 14번째 만루홈런까지 마크했다. 4개만 더 치면 이범호(현 KIA 타이거즈 감독)를 넘어 이 부문 1위까지 올라설 수 있다. 최정의 팀 동료이자 메이저리그(MLB)에서 가장 성공한 한국인 추신수는 "직접 같은 팀으로 (최)정이를 보면서 더 대단한 타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놀라운 건 최정은 자신이 그렇게 여기지 않고 있다는 점"이라고 했다. 모든 선수가 더 좋은 성적을 내고, 더 좋은 선수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하지만, 최정의 그것은 MLB에서 16시즌 동안 뛰었던 추신수의 눈에도 비범했던 것. 최정은 개인 통산 4번째 홈런왕 도전 의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도 "500홈런 달성을 목표로 삼겠다"라고 했다. 현역 선수 중 '홈런왕'이라는 수식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타자는 단연 박병호(38·KT 위즈)다. 2005년 1차 지명으로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은 그는 히어로즈로 이적한 2011년부터 기량을 꽃피웠다. 개인 통산 6번 홈런왕에 오르며 KBO리그 최다 기록을 보유히고 있다. 2014~2015시즌 연속으로 50홈런을 넘겼고, 이듬해 MLB에도 진출했다. 그런 박병호가 올 시즌 초반은 힘겨운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29일 기준으로 총 28경기에 출전한 그는 타율 0.186(59타수 11안타)에 그쳤다. 올 시즌 홈런은 없다. 풀타임 주전으로 올라선 2012시즌 이후 그가 시즌 첫 20경기 안에 홈런을 치지 못한 건 올 시즌이 처음이다. 이강철 KT 위즈 감독은 박병호의 멘털 관리를 위해 휴식을 주기도 했지만, 효과가 없었다. KT도 하위권으로 떨어진 상황. 결국 박병호는 4월 둘째 주부터 선발보다 대타로 나서는 경기가 많아졌다. 지난 26일 인천 SSG전에서 모처럼 안타 2개를 쳤지만, 이후 2경기는 결장했다. 박병호가 흐림이라면 오재일(38·삼성 라이온즈)의 '야구 날씨'는 장마다. 지난 5일 KIA 타이거즈전 이후 1군 무대 기록이 없다. 개막전부터 출전한 11경기에서 타율 0.167(36타수 6안타) 1홈런에 그친 뒤 2군행 지시를 받았다. 개막 전 오재일을 올 시즌 키플레이어로 꼽은 박진만 삼성 감독은 현재 오재일의 상태로는 1군에서 경쟁력을 발휘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오재일은 퓨처스리그에서도 고전하고 있다. 10경기에서 타율 0.080을 기록했다. 오재일의 주 포지션 1루는 현재 외국인 선수 데이비드 맥키넌이 맡고 있다. 그는 출전한 26경기에서 타율 0.364를 기록, 29일 기준으로 이 부문 2위에 올라 있다. 수비도 견고한 모습을 보여줬다. 지명타자 자리는 기동력과 콘택트 능력을 갖춘 젊은 선수들이 차례로 맡고 있다. 현재 1군에서 오재일의 역할은 좌타 대타 요원이 가장 적합해 보인다. 오재일은 최정, 박병호보다는 느린 걸음으로 거포로 향했다. 2005년 2차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에서 현대 유니콘스의 지명을 받았은 그는 두 차례 유니폼을 바꿔 입었고, 두산 베어스 소속이었던 2016시즌 잠재력을 드러냈다. 그해 포함해 개인 통산 6번 '단일시즌 20홈런 이상' 기록했고, 205홈런을 쌓았다. 올 시즌은 좀처럼 제 기량을 보여주지 못하며 1군 진입조차 황색등이 켜졌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4.29 13:11
프로야구

이형종까지 장기 이탈...키움에 드리운 부상 악령

잘 나가는 키움 히어로즈에 올해도 '부상 악령'이 드리웠다. 키움 구단은 지난 22일 팀 베테랑 외야수 이형종(35)이 부상 소식을 전했다. 21일 두산 베어스와의 더블헤더(DH) 1차전 8회 초 타석에서 자신이 친 타구에 왼쪽 발등을 맞았고, 두 차례 검진 결과 주상골 골절 소견을 받은 것. 이형종은 25일 수술대에 오른다. 3개월 이상 재활 치료가 필요하다. 이형종은 올 시즌 타율 0.268·4홈런·17타점을 기록하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최근 4경기에서는 타격감이 조금 무뎌졌지만, 그전까지 팀 내 최다 타점을 올리며 공격을 이끌었다. 개막 전 '1약' 평가를 받던 키움이 상위권을 지키는 데 큰 힘을 보탠 선수다. 2023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 계약으로 이적한 이형종은 첫 시즌 타율 0.215·3홈런에 그치며 부진했다. 절치부심하며 올 시즌을 준비했고, 스윙 궤적과 배트를 잡는 방법을 바꾸며 재기를 노렸다. 시즌 초반 부상이 많은 편이라, 부상 방지를 많이 의식했지만, 올 시즌은 "그런 걸 의식하지 않고, 몸을 사리지 않을 것"이라고 외친 바 있다. 주루나 수비에서 욕심을 부린 게 아니라, 자신이 친 타구에 부상을 당하는 불운을 겪었다. 키움 선수단 내 부상 소식이 끊이지 않는다. 가장 최근에는 개막전 선발 유격수로 출전한 5번째 고졸 신인으로 주목받은 이재상이 훈련 중 오른쪽 약지가 골절되는 부상으로 4주 재활 치료 진단을 받았다. '이정후의 후계자'로 평가받는 외야수 이주형도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했다. 스프링캠프에서 당한 허벅지 부상을 다스리고 복귀, 출전한 7경기에서 타율 0.483를 기록하며 맹타를 휘둘렀지만, 부상에 발목 잡혔다. 4월 초에는 주전 포수로 키우고 있던 2년 차 김동헌이 오른쪽 팔꿈치 인대 파열로 이탈, 수술대에 올라 시즌아웃됐다. 키움은 지난 시즌에도 주축 선수 부상에 내내 시름했다. FA 불펜 투수 원종현이 오른쪽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했고, 간판타자였던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7월 말 왼쪽 발등 부상으로 후반기 전력에서 이탈했다. 8월에는 에이스 안우진까지 팔꿈치 수술을 받아야 하는 부상으로 이탈했다. 올 시즌 키움은 '화수분 야구'를 보여주고 있다. 상위 라운더 신인 선수들이 기대보다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고, 그동안 1군에서 빛을 보지 못했던 투수와 타자들이 계속 등장해 경쟁력을 보여줬다. 이형종 이탈도 팀 뎁스(선수층)의 힘으로 막아낼 전망이다. 많은 전문가와 야구팬 예상을 깨고 리그 상위(22일 기준 3위)에 오르며 얻은 좋은 기세가 부상 릴레이로 꺾일 수 있다. 특히 이형종은 기량이 검증된 선수다. 관리를 해도 막기 어려운 부상. 홍원기 감독의 용병술이 발휘될 시점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4.23 12:26
산업

‘3조 마통’ 확보로 PF 우려 해소 롯데, 문제는 중국발 '화학 리스크'

롯데그룹이 건설과 석유화학의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최근 연이은 현장 경영 행보를 통해 신성장 동력 확대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지만 정작 핵심 사업군인 건설과 화학에서 문제가 터지고 있다. 특히 ‘중국 리스크’ 해결이 최대 과제로 꼽히고 있다. 위기의 화학군, 중국 공급 회복 관건 롯데그룹 화학군의 핵심인 롯데케미칼과 롯데정밀화학이 23일부터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국제 플라스틱 및 고무산업 박람회인 ‘차이나플라스 2024’에 참가한다. 중국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롯데케미칼은 전 세계 4000여개의 기업이 참여하는 이번 박람회에서 모빌리티·태양광·화장품 용기 등에서 스페셜티 소재의 경쟁력을 집중적으로 소개할 예정이다. 롯데그룹은 유통과 건설이 부진한 가운데 중심축으로 성장한 화학마저 휘청거리며 위기감이 팽배한 상황이다. 롯데케미칼은 중국발 공급과잉에 힘을 쓰지 못하며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2022년 7626억원, 2023년 3477억원 영업손실이 이어지고 있다.롯데케미칼은 증권가 추정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에도 1233억원의 영업손실을 볼 것으로 보인다. 중국 시장의 개선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 3년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할 전망이다. 지난 3월 주주총회를 통해 선임된 이훈기 롯데케미칼 대표이사도 올해 흑자 전환이 힘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는 “지난해 4분기~올해 1분기가 바닥일 것으로 보고 있다. 본격적인 회복세를 예상하기 어렵지만 하반기에는 지난해보다 소폭 나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수출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이 내수 시장을 통해 수요를 채우고 있어 한국의 석유화학기업들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주요 매출군인 기초소재 수출이 2022년 11조5585억원에서 2023년 8조8744억원까지 감소했다. 수출 감소액이 전체 매출액 감소로 그대로 연결됐다. 중국은 수출 비중 40% 이상을 차지하는 거대 시장으로 롯데케미칼에 결정적인 타격을 입히고 있다. 2019년부터 석유화학 공장 설비를 증설한 중국은 자급률을 높이며 한국의 화학제품과의 거리두기를 하고 있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중국 화학제품의 자급률은 60% 수준이었다”며 “하지만 폭발적인 증설로 에틸렌 생산능력 세계 1위로 올라선 중국의 자급률이 90%까지 올라왔다”고 했다. 기본적인 석유화학의 범용 제품군은 중국과의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가져갈 수 없다. 과거처럼 폭발적으로 수요가 증가하지 않는다면 중국에서 범용 제품군으로는 승산이 없는 셈이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제품 경쟁력에서 여전히 중국과 차이가 뚜렷한 스페셜티 제품들을 이번 박람회의 주력으로 삼고 있다”며 “스페셜티 소재부터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드는 그린테크놀로지까지 고객에게 더욱 확장된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롯데그룹은 유통 부문에서 중국 시장에 대한 아픈 기억이 있는 만큼 시장 다변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중국의 비중을 낮추기 위해 지난해 중국 자싱시에 있는 공장을 매각하기도 했다. 중국 대신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시장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롯데케미칼은 이를 위한 일환으로 인도네시아에 총 5조원을 투자해 대규모 석유화학단지인 ‘라인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건설, ‘3조 마통’ 확보로 PF 우발채무 우려 해소 롯데그룹은 올해 ‘태영건설 사태’로 비롯된 롯데건설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에 대한 우려는 잠재우고 있다. 롯데건설은 ‘3조 마통(마이너스 통장)’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했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말까지 PF 우발채무 규모가 5조4000억원에 달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그룹에서도 발 벗고 나섰다. 이에 지난 2월 2조3000억원의 PF 펀드 조성을 공식화했다. 출자자로 신한은행, KB국민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은행 5곳과 키움증권, 대신증권 등 증권사 3곳이 참여했다.금융권에 따르면 롯데건설 우발채무 중 올해 만기를 연장해야 하는 금액이 2조4000억원 규모였다. 2조3000억원 PF 펀드와 추가 현금 확보로 인해 한숨을 돌린 롯데건설은 내년 말 이후에는 PF 우발채무를 2조원대로 줄여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동우 롯데그룹 부회장은 “롯데건설은 시중은행과 증권사, 롯데 그룹사가 참여해 약 3조원 상당의 펀드를 조성하는 등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갖췄다”고 강조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4.23 07:00
프로야구

2012년 9월 9일…'소년 장사'는 '천하 장사'의 길을 걷다 [IS 피플]

"그때부터 공이 뜨기 시작했다."사소할 수 있는 홈런 하나에 엄청난 의미가 담겨 있었다. '소년 장사' 최정(37·SSG 랜더스)의 야구 인생 전환점은 '통산 121번째 홈런'이었다.최정은 지난 16일 프로야구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KIA 타이거즈와의 홈 경기에 3번 타자로 선발 출전한 그는 3-4로 뒤진 9회 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개인 통산 467번째 홈런을 쏘아 올렸다. 이 홈런으로 최정은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보유한 KBO리그 역대 최다 홈런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해외 진출 없이 프로 20년을 KBO리그에서만 보낸 터라 더욱 의미가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17일 경기에서 갈비뼈에 투구를 맞아 잠시 전열(타박상)에서 이탈했지만, 최다 홈런 기록을 깨는 건 시간 문제로 여겨진다. 유신고를 졸업한 최정은 신인 1차 지명으로 2005년 SK 와이번스(현 SSG)에 입단했다. 될성부른 떡잎이었던 그는 2005년 만 18세에 1군에서 홈런을 친 역대 두 번째 선수, 이듬해에는 만 19세에 두 자릿수 홈런(12개)을 기록한 역대 네 번째 선수가 됐다. 어린 나이에 홈런을 펑펑 쳐내니 이름 앞에는 어느새 '소년 장사'라는 수식어가 불었다. 2011년까지 개인 통산 홈런이 정확히 100개였다. 그때까지만 해도 최정은 자신이 홈런 타자라는 걸 인정하지 않았다. 생각이 바뀐 건 우연한 계기였다. 2012년 9월 9일 인천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전, 3회 1사 3루에서 상대 선발 강윤구(개명 후 강리호)의 2구째 한가운데로 들어온 시속 143㎞짜리 직구를 통타, 중월 역전 투런 홈런으로 연결했다. 시즌 21호, 개인 통산 121번째 홈런이었다. 그는 "당시에 뭔가 치는 메커니즘이 다른 걸 느꼈다. 밀어 쳐서 (펜스를) 넘긴다는 걸 상상도 하지 못했는데 그때부터 공이 멀리 나가기 시작했다"고 회상했다.그해 이만수 당시 SK 감독 조언에 따라 타격 자세를 어퍼스윙으로 바꿨는데 넥센전에서 확신이 생긴 것이다. 최정은 "쉽게 말해서 (스윙) 궤도를 좀 바꿨다. 미국의 미겔 카브레라를 따라 한다는 느낌으로 가볍게 친다고 생각했는데 딱 하나 잘 맞았다. 거기서 영감을 얻어서 그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터치감을 유지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카브레라는 메이저리그(MLB) 통산 511홈런을 기록한 레전드.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알 칼라인은 "테드 윌리엄스 이후 내가 본 가장 훌륭한 타자"라고 말하기도 했다. 큰 체구(키 1m93㎝·몸무게 121㎏)에서 나오는 부드러운 스윙이 일품이었다. 최정은 윌리엄스의 타격 영상을 찾아보며 몸에 익히기도 했다. 그러면서 최상의 발사각을 찾았다. 이승엽 감독은 최정에 대해 “우타자로 굉장히 긴 폴로스루를 갖고 있다. 체구가 우락부락한 스타일이 아닌데 스윙 스피드와 힘을 공에 맞을 때 잘 전달하는 타입"이라고 말했다. SSG에서 최정을 지도했던 정경배 한화 이글스 코치는 "팔심이 세고, 하체만 잘 쓴다고 해서 몸통의 회전이 좋아지는 건 아니다. 강하게 치려면 (몸통의) 꼬임이 좋아야 하는 데 최적의 경우가 이상적"이라고 극찬했다.최정은 30대 중반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18일 기준 리그 홈런 공동 1위. 개인 통산 네 번째 홈런왕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SK에서 한솥밥을 먹은 윤희상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은 "한 가지에 빠지는 게 쉽지 않은데 최정의 몰입은 장난 아니다. 몸에 맞는 공을 300개 넘게 기록(329개)하면서도 타석에 들어서는 것도 그만큼 몰입한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단순하고 심플해 보이는 선수지만 경기에 엄청나게 집중한다. 대기록을 꾸준히 할 수 있는 비결"이라고 말했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4.19 07:01
프로야구

홍원기 감독 미소 만발...신인 유격수가 김광현 상대 데뷔포, 2연패 키움의 위안

신인 내야수 이재상(19)이 공격 경쟁력까지 증명했다. 키움 히어로즈 주전 유격수 자리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이재상은 10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주중 3연전 2차전에 9번 타자·유격수로 선발 출전, 그라운드에선 안정감 있는 수비를 보여줬고, 타석에서는 홈런 포함 3타수 2안타 3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소속팀 키움이 4-8로 패하며 빛이 바랬지만, 프로 무대 데뷔 뒤 가장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 이재상은 키움이 0-3으로 끌려가고 있던 5회 초 2사 1루에서 SSG 선발 투수이자 에이스 김광현을 상대로 좌월 투런홈런을 쳤다. 풀카운트에서 134㎞/h 슬라이더를 공략했다. 이 홈런은 이재상이 프로 무대 8번째 출전 경기에서 친 첫 홈런이었다. 그 상대가 이날 승리 투수가 되며 KBO리그 통산 다승 부문 3위(161승)에 오른 김광현이었다. 이재상의 방망이는 식지 않았다. 키움이 7회 초 선두 타자 이형종의 솔로홈런으로 3-5, 2점 차까지 추격한 뒤 송성문까지 2루타를 치며 득점 기회를 연 상황에서 상대 베테랑 투수 노경은을 상대로 우전 안타를 치며 2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데뷔 첫 멀티히트이자 한 경기 최다 타점(3)까지 기록했다. 키움은 후속 타자이자 타율 0.560을 기록하며 뜨거운 타격감을 보여주던 이주형이 범타로 물러나며 동점을 만들지 못했고, 구원진이 무너진 7회 말 3점 더 내준 뒤 만회하지 못했다. 2연패. 이 경기 유일한 위안은 이재상의 활약이었다. 지난해 9월 열린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전체 16순위로 지명돼 키움 유니폼을 입은 이재상은 스프링캠프에서 선배들에 밀리지 않는 수비 능력을 보여주며 개막 엔트리에 포함됐고, 역대 고졸 신인 5번째로 개막전(3월 23일 KIA 타이거즈전) 유격수로 선발 출장하는 진기록을 썼다. 하지만 개막전 포함 출전한 4경기에서 안타를 치지 못했다. 프로 무대 투수들의 벽을 실감했다. 결국 '전임' 유격수 김휘집에게 선발 자리를 내주고 3월 31일 LG 트윈스전부터 주로 대수비로 나섰다. 키움이 7연승을 거두는 동안 2경기 밖에 나서지 못했다. 키움은 육성 시스템과 운영을 잘 하는 팀이다. 전날(9일) SSG 1차전에서 5-8로 패하며 8연승에 실패한 뒤 바로 이재상에게 출전 기회를 줬다. 여유를 부리는 게 아니다. 기회가 생길 때마다 선수에게 경험을 부여하겠다는 의미였다. 공격력이 아쉬웠던 이재상은 10일 SSG전에서 홈런 포함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자신감을 회복했다. 더불어 키움 주전 유격수 경쟁에도 다시 불을 지폈다. 올 시즌 초반 타격감이 좋은 김휘집은 9일 SSG전에서 실점과 패전 빌미를 제공하는 송구 실책을 범한 바 있다. 수비 기본기가 탄탄한 이재상. 지난 3시즌 동안 팀이 주전으로 키우려고 했던 김휘집. 두 선수의 경쟁이 본격화됐다. 인천=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4.10 20:20
프로야구

남다른 릴리스 포인트, '수직 투척 병기' 조병현 [IS 피플]

오른손 투수 조병현(22·SSG 랜더스)의 남다른 릴리스 포인트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조병현은 올 시즌 프로야구에 떠오른 '라이징 스타'다. 8일 기준 6경기 평균자책점이 1.23이다. 피안타율이 0.045(22타수 1피안타), 이닝당 출루허용(WHIP)도 0.55로 낮다. 이숭용 SSG 감독은 "씩씩하게 자기 공을 던진다. 경쟁력 있다. 성장이 빠르다"고 칭찬했다.2021년 데뷔한 조병현은 그해 3경기 평균자책점 8.10을 기록했다. 상무 야구단에서 전역한 뒤 맞이한 첫 시즌, 확 달라진 성적 향상 비결로 릴리스 포인트가 꼽힌다. 프로필상 키가 1m82㎝로 KBO리그 평균(1m82.2㎝)보다 약간 작은데, 투구 시 손에서 공을 놓는 릴리스 포인트가 키 대비 상당히 높다.야구통계전문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커브를 던질 때 조병현의 상하 릴리스 포인트 평균은 1m94.6㎝에 이른다. 조병현은 "지난해 상무 야구단 스프링캠프에서 상체를 조금 세워 캐치볼을 했는데 손에서 공이 살짝 눌리는 느낌이 있었다"며 "캐치볼 하면서 나도 모르게 조금씩 릴리스 포인트가 올라갔다. 투구할 때 편하다고 느껴 릴리스 포인트를 내리지 않았는데 구속이 그 전과 비교하면 4~5㎞/h 정도 빨라졌다"고 말했다.구속만 향상한 게 아니다. 투수가 던진 공은 물리적으로 떠오를 수 없다. 중력 때문에 포물선을 그리며 포수 미트로 향하는데 공이 일반적인 궤적보다 덜 떨어지면 타자는 '공이 떠오른다'는 느낌을 받는다. 상하 무브먼트(vertical movement) 값이 클수록 '라이징 패스트볼(rising fastball)'에 가까운 효과를 볼 수 있다. 윤희상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은 "조병현은 릴리스 포인트 위치와 손목의 모양도 수직에 가까울 정도로 서있다. 그 덕분에 공의 회전축이 12시에서 6시 방향"이라며 "조병현의 세부 스탯을 찾아보니 패스트볼의 상하(수직) 무브먼트가 현재 KBO리그에서 1등이다. 이렇게 되면 타자들이 타격을 해도 공의 밑 부분을 치거나 헛스윙이 많아진다. 하이 패스트볼(높은 쪽 직구)이 더욱 위력을 발휘한다"고 설명했다. 배영수 SSG 투수 코치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전제하에 "병현이는 릴리스 포인트가 높아 수직 무브먼트가 좋다. 생소한 투수라서 타자들이 공략하기에 더 까다롭다"며 "릴리스 포인트가 높으면 그만큼 떨어지는 각도 크다. 타격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가장 큰 '무기'는 내 공이 통할 수 있다는 확신이다. 조병현의 시즌 직구 비율은 전체 구종 대비 70.1%(커브 15%)로 높다. 평균 146㎞/h를 상회하는 빠른 공으로 타자와 정면승부한다. 그는 "구속이 빨라지다 보니까 나도 모르게 자신감이 생긴 거 같다"며 "타자를 이길 수 있다는 느낌이 더 많이 든다"고 반겼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4.09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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