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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경기당 1개' 홈런왕 예약, 이제 역대급 2015 테임즈·나바로 보인다

NC 다이노스 외국인 타자 맷 데이비슨(33)이 KBO리그 외국인 선수 한 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에 도전한다. 데이비슨은 지난 18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홈 경기 0-1로 뒤진 1회 말 역전 2점 홈런을 터뜨렸다. 올 시즌 45호 홈런이다. 이로써 데이비슨은 사실상 홈런왕을 굳힌 분위기다. 홈런 2위 KIA 타이거즈 김도영(37홈런)과 격차를 8개까지 벌렸다. 관심을 끄는 건 외국인 선수 한 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을 작성 여부다. 2015년 삼성 라이온즈 야마이코 나바로가 48홈런을 기록, 외국인 선수 한 시즌 최다 홈런의 주인공이다. 같은 해 NC 소소이던 에릭 테임즈가 47홈런으로 역대 2위에 올라 있다. 당시 나바로는 KBO 역대 2루수로는 최다 홈런을, 테임즈는 최초 40홈런-40도루를 달성하는 등 역대급 활약을 선보였다. 데이비슨은 19일 기준으로 잔여 9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올 시즌 타수당 홈런은 0.09개로 잔여 경기서 충분히 48홈런 달성이 가능하다. 컨디션 난조 등으로 팀이 치른 135경기 중 11경기나 결장했음에도 엄청난 파워를 과시하고 있다. 특히 최근 페이스가 엄청나다. 데이비슨은 이달 14경기에서 홈런 7개를 몰아쳤다. 2경기당 1개씩 홈런을 터뜨린 셈이다. 24경기에서 12홈런을 뽑아 홈런 선두로 올라섰던 6월과 비슷한 페이스를 자랑하고 있다. 데이비슨은 홈 창원에서 5경기(61경기 24홈런)로 잔여 일정이 가장 많다. 이어 광주(5경기 1홈런)와 대전(6경기 2홈런)에서 1경기씩 남아있다. 규모가 큰 잠실(15경기 4홈런)과 사직(8경기 2홈런)에서도 한 경기씩 일정을 갖는다. NC의 정규시즌 성적도 변수다. 현재로선 포스트시즌 진출이 쉽지 않은 상황. 데이비슨의 기록 도전이 좀 더 용이한 환경이 마련될 수 있다. 데이비슨은 볼넷(39개)보다 삼진(135개)이 훨씬 많지만, 정확도(타율 0.301)와 해결사(타점 117개)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타점왕이 유력해 보이던 LG 트윈스 오스틴 딘(122개)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모 구단 관계자는 "외국인 타자의 꽃은 홈런이다. 그런 점에서 데이비슨 올 시즌 최고 외인 타자 중 한 명"이라고 했다. 이형석 기자 2024.09.19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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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7타수당 홈런' NPB 오스틴, 오카모토·무라카미 4년 아성 깬다

타일러 오스틴(33·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이 4년 동안 이어진 오카모토 카즈마(28·요미우리 자이언츠)와 무라카미 무네타카(24·야쿠르트 스왈로스)의 홈런왕 아성을 무너트릴 수 있을까.일본 야후재팬은 6일 오스틴이 홈런왕 타이틀을 획득하면 오카모토와 무라카미 이외의 선수가 5년 만에 센트럴리그 홈런왕에 오른다고 조명했다. 오스틴은 5일 기준 22홈런을 기록, 오카모토와 센트럴리그 공동 2위로 부문 선두 무라카미(23홈런)를 1개 차이로 뒤쫓고 있다. 페이스는 가파르다. 개막 후 5월까지 3홈런에 그친 오스틴은 6~8월 19홈런을 몰아쳐 타이틀 경쟁에 뛰어들었다.최근 일본 프로야구(NPB) 센트럴리그 홈런왕은 오카모토와 무라카미가 양분했다. 2019년 네프탈리 소토(당시 요코하마·43홈런)가 사카모토 하야토(요미우리·40홈런) 무라카미(36홈런)를 제치고 홈런왕에 오른 뒤 4년 연속 오카모토와 무라카미가 타이틀을 나눠 가졌기 때문이다. 2020년 오카모토(31홈런) 2021년 무라카미·오카모토(이상 39홈런) 2022년 무라카미(56홈런) 2023년 오카모토(41홈런)가 홈런왕에 오르는 등 매년 2파전 양상이었다. 올해 오스틴이 둘의 아성을 깰 수 있을지 흥미롭다. 홈런의 순도는 오스틴이 압도한다. 야후재팬은 '오카모토와 무라카미가 전 경기 출전한 반면, 오스틴은 요코하마의 시즌 119경기 중 83경기만 출전했다. 두 선수보다 35경기 이상 적다'며 '홈런 1개당 타수도 오카모토 20.55, 무라카미 18.22인데 오스틴은 14.27'이라고 전했다. 오스틴의 14.27은 양대리그 홈런 1위 야마카와 호타가(소프트뱅크 호크스·30홈런)의 15.40보다 더 낮다. 야후재팬은 '정규시즌이 끝날 때까지 부상만 당하지 않는다면 오스틴이 홈런왕을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오스틴은 올해로 5년째 NPB에서 활약 중인 장수 외국인 타자다. 통산 성적은 315경기 타율 0.295 71홈런 195타점. 이번 시즌에는 NPB 진출 후 가장 높은 타율 0.309(314타수 97안타)를 기록하고 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9.06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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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보우 리포트] 완벽하다고? '홈런왕' 무라카미도 약점은 있다

한국 야구 대표팀이 '역대급' 천재 타자 무라카미 무네타카(23·야쿠르트 스왈로스)를 이겨낼 수 있을까.무라카미는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와 함께 이번 일본 대표팀에서 가장 완벽한 타자로 꼽힌다. 그는 지난 시즌 0.318의 타율과 56홈런 134타점을 기록하며 일본프로야구(NPB)의 역사를 새로 썼다. 한국 대표팀이 1라운드에서 만날 상대 중 가장 위협적인 존재로 꼽을 만하다.지난해 그가 세운 56홈런은 1964년 오 사다하루가 세운 일본인 타자 최다 기록(55개)을 58년 만에 경신한 신기록이다. NPB 전체 2위를 기록한 야마카와 호타카와 격차가 15개에 달했고, 센트럴리그 2위 오카모토 가즈마와 차이는 26개에 이른다. 무라카미는 8.7타수당 1홈런을 때려냈는데, 이는 NPB 평균 기록(43.7타수당 1홈런)의 5배에 달하는 수치다. 다소 큰 체구의 외면과 달리 무라카미는 발도 제법 빠르다. 지난해 12도루(센트럴리그 8위)를 기록했는데, 50홈런 10도루를 달성한 건 1950년 고즈루 마코토(51홈런 28도루) 이후 72년 만이다. 수비를 제외한 모든 부분에서 완벽에 가깝다.타격 세부 성적을 살펴봐도 빈틈이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무라카미는 지난해 직구 상대로 0.365의 타율을 기록한 데 이어 슬라이더 상대 0.339, 커브볼 상대 0.324로 고른 성적을 보여줬다. 왼손 타자인 그를 상대로 왼손 투수를 내는 전략도 크게 유효하지 않다. 오른손 투수에게 타율 0.322 OPS(출루율과 장타율의 합) 1.187을 기록한 그는 왼손 투수에게 오히려 타율 0.359 OPS 1.242로 더 막강했다. 정말로 무라카미 상대로 탈출구는 없는 걸까.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고, 그에게는 아주 단순한 약점이 하나 있다. 바로 스트라이크 존에서 낮게 빠져나가는 유인구 대응이다.무라카미의 타격 존별 기록을 보면 이 점이 크게 드러난다. 그는 왼손 투수를 상대로는 바깥쪽 낮은 공에 대해 약점을 드러냈다. 기본적으로 브레이킹볼에 강하더라도 스트라이크 존으로 오는 것처럼 보이다가 존 바깥으로 흘러 나가는 공은 골라내지 못하곤 했다. 지난해 해당 코스로 날아온 공에 대한 타격 기록은 8타수 무안타였고, 삼진을 6개나 당했다. 오른손 투수에 대해서는 이 기록이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직구나 브레이킹 볼 계열에는 강해도 포크볼이나 스플리터, 체인지업 등 아래로 떨어지는 오프스피드(off-speed) 계열의 구종으로 넘어가면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특히 포크볼에 대한 세부 성적은 34타수 4안타(2홈런) 12삼진으로, 삼진율이 29.3%에 달했다. 스플리터 역시 삼진율 36.0%로 쉽게 공략하지 못했다. 무라카미의 지난 시즌 삼진율이 20.9%였던 것을 고려하면 대부분의 삼진이 오프스피드 계열 구종을 공략하지 못해 나왔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오른손 투수에게는 한 가지 더 무기가 있다. 무라카미의 지난 시즌 상대 헛스윙 히트맵을 다시 살펴보면 스트라이크존 상단으로도 헛스윙이 자주 나온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높은 존에서 강점을 보이는 공은 직구뿐이다. 즉 하이 패스트볼은 무라카미를 공략하는 열쇠가 될 수 있다. 실제로 무라카미는 지난해 직구를 상대로 커터 다음으로 높은 타율을 기록했지만, 삼진율에서는 20.5%로 삼진율도 가장 낮았던 커터(9.1%)와 달리 평범한 수치를 보였다. 이로 유추해본다면 무라카미는 스트라이크존으로 들어오는 직구는 자비 없이 때려내지만, 존보다 높게 던져 헛스윙을 유도하는 하이 패스트볼을 마주한다면 그 목적에 맞게 헛스윙을 휘둘러준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실제로 무라카미 무네타카를 스카우팅한 메이저리그(MLB) 통계 사이트 팬그래프닷컴은 "무라카미는 스트라이크 존 위로 날아오는 하이 패스트볼에 취약한 점을 보인다. 하이 패스트볼이 날아올 때마다 헛스윙을 돌리는 모습이 눈에 띄게 보인다"며 "이 점은 그가 MLB에 진출했을 때, 빠른 공을 상대하는 때가 온다면 부정적인 이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무라카미가 MLB에서 실패할 수 있는 위험 요인 중 하나로 보인다”고 지적했다.이번 대회 일본 대표팀은 역대 대회 중 최강의 전력을 갖춘 로스터라고 평가받는다. 무라카미는 그중에서도 핵심 전력으로 꼽힌다. 지난 7일 연습경기에서 6번 타자로 나서긴 했지만, 본선에서는 요시다 마사타카, 라스 눗바 등 다른 메이저리거들을 제치고 분명 4번 타자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그런 무라카미가 아무리 천재 타자라고 불린다 한들 분명히 허점은 존재한다. 지나치게 공격적인 투구를 하다 실투가 들어가면 위험하겠지만, 하이 패스트볼과 떨어지는 오프스피드 계열의 유인구, 왼손 투수의 슬라이더 유인구에 집중한다면 공략해볼 만하다. 구사하는 구종의 커맨드 완성도가 전반적으로 높고 체인지업이 주 무기인 고영표(KT 위즈)가 그렇다. 고영표는 호주전 선발이 예정됐지만, 그와 같은 유형이라면 무라카미의 약점에 정확히 대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물론 무라카미 말고도 일본 대표팀에는 경계해야 할 타자들이 매우 많다. 위에서 언급한 요시다와 오타니, 눗바는 물론이고 2019 프리미어 12와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연속으로 대한민국을 무너뜨린 야마다 테츠토도 있다. 하지만 역시나 무라카미가 팀의 클린업 히터를 맡는 만큼, 무라카미를 잡아낼 수 있다면 일본 대표팀 타자들을 공략하는데 그나마 수월하지 않을까. 무라카미를 포함한 일본 대표팀을 상대로 분투할 대한민국 대표팀의 건투를 빈다.김동민 SPOTV 메이저리그 분석원 2023.03.09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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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경엽 감독과 박병호의 기대 한 몸에…"누가 되지 않도록"

올 시즌 종료 후 LG 트윈스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선수는 단연 외야수 이재원(23)이다. 먼저 염경엽 LG 신임 감독이 이재원의 이름을 꺼냈다. LG 지휘봉을 잡은 후 첫 인터뷰에서 "이재원의 후반기 모습을 보면 (앞으로) 더 좋아질 수 있는 확률이 굉장히 높다고 봤다. '우리 팀(LG) 4번 타자가 하나 나오겠다. 내가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언급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염 감독은 "박병호(KT 위즈)처럼 키워보고 싶다"라고 했다. 박병호는 염경엽 감독이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 사령탑으로 있던 2013~2015년 최고 전성기를 구가했다. 이재원은 자신을 향한 사령탑의 기대를 접했다. 그는 "감독님이 그렇게 얘기해 주셔서 솔직히 기분이 엄청 좋았다. 이렇게까지 관심을 가져주셔서 말로 표현 못 할 정도로 감사하다"라고 전했다. 이재원은 염경엽 감독과의 면담을 통해 상무 야구단 지원을 철회하고 내년에도 LG에서 뛰기로 결정했다. 이재원은 "감독님의 기대에 부응해야죠"라고 응답했다. 박병호 역시 이재원을 눈여겨본다. 11월 중순 열린 KBO 시상식에 개인 역대 최다 6번째 홈런왕 자격으로 참석한 그는 '박병호 다음 세대 홈런왕은 누가 될 것으로 보나'라는 질문을 받았다. 박병호는 주저하지 않고 답했다. 그는 "홈런을 치는 재능을 보면 LG 이재원이라고 생각한다. 이재원이 정말 뛰어나다"라고 인정했다. 박병호를 롤모델로 삼는 이재원은 "굉장히 영광스럽다. 병호 선배님이 날 언급한 만큼 누가 되지 않도록 잘해야 한다"라고 했다. 이어 "병호 선배님이 믿음을 보여주셨으니 내가 주저앉으면 안 된다"라고 덧붙였다. 1군 통산 18홈런에 불과한 타자를 주목하는 건 이재원의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컨택트 능력이 다소 떨어져 삼진은 많지만, 방망이에 한 번 걸리면 담장을 제대로 넘긴다. 그만큼 파워가 대단하다. 올 시즌 이재원의 타수당 홈런은 박병호(0.08개) 최정(0.06개·SSG 랜더스)에 이은 리그 3위(0.058개)였다. 지난해 62경기에서 타율 0.247 5홈런 17타점을 기록한 그는 올해 타율(0.224)이 떨어졌지만 홈런을 13개 터트렸다. 규정타석에 훨씬 미치지 못한 253타석만 소화하고도 팀 내 홈런 3위에 올랐다. 장타율이 2021년 0.383에서 올해 0.453으로 향상했다. 2020~21년 퓨처스리그 홈런왕 출신 이재원은 서울고 시절에는 강백호(KT)와 함께 중심 타선을 형성했다. 입단 5년 차(2018년 LG 2차 2라운드 전체 17순위)에 점차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큰 체구(1m92㎝, 100㎏)에 힘도 좋아 '잠실 빅보이'로 통한다. 이재원은 올 시즌을 돌아보며 "만족보다 아쉬움이 크다. 더 잘할 수 있었는데 내가 타석에서 조금 덤볐다. 차분하게 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염경엽 감독은 내년 시즌 이재원에게 더 많은 타석 기회를 줄 계획이다. 사령탑이 이례적으로 "키워보고 싶다"고 밝힐 정도로 기대감이 크다. 이재원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걸 증명하고 싶다"며 "그동안 실력에 비해 많은 응원과 사랑을 받았다. 팬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해 너무 죄송했다"라며 "앞으로는 실력으로 보답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형석 기자 2022.12.15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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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수당 홈런 2위인데…경련 참고 대타 준비하는 '잠실 빅보이'의 1군 생존법

LG 트윈스 이재원(23)은 KBO리그 홈런 공동 10위(13개)에 올라있다. 하지만 그는 팀에서 '5번째 옵션' 외야수다. 쟁쟁한 외야진 틈바구니에서 이재원은 이따금 찾아오는 기회를 잘 살리고 있다. 그는 "그동안 계속 이만 갈았다. 훈련할 때도 경기 출전만을 기다렸다"고 말했다. 이재원은 2020~21년 2년 연속 퓨처스리그(2군) 홈런왕 출신이다. KT 위즈 강백호와 서울고 재학 당시에는, 이재원이 주로 팀의 4번 타자를 맡았다. 1m92㎝, 100㎏ 건장한 체격에 타고난 힘을 자랑한다. 별명도 '잠실 빅보이'다. 2018년 2차 2라운드 전체 17순위로 입단해 2020년 1군에 데뷔한 그는 지난해 62경기에서 5홈런 17타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에는 55경기에서 무려 13홈런 40타점으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일찌감치 예약했다. 홈런 생산력이 엄청나다. 총 198타석에서 홈런 13개(공동 10위)를 뽑았다. 타수당 홈런은 0.07개로 KT 위즈 박병호(0.10개, 32홈런)에 이은 전체 2위다. 후반기 페이스는 더 놀랍다. 이재원은 9경기 29타석에서 홈런 5개(후반기 공동 1위)를 뽑아냈다. 같은 수의 홈런을 때린 KT 박병호는 48타석, LG 오지환은 54타석에 들어섰다. 적은 출전 기회에서 놀라울 만큼 홈런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재원은 지난달 28일 SSG 랜더스와 경기에서 3회 초 국내 최고 좌완 김광현에게서 2점 홈런을 뽑았다. 하지만 이후 4경기 동안 선발 출장은 물론 교체로도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홍창기의 부상 복귀로 외야 라인업이 꽉 찼기 때문이다. 국가대표 출신 김현수가 홈런 2위(20개)에 올라있고, 박해민은 수비와 주루(도루 20개·5위)가 뛰어나다. 홍창기는 지난해 출루율 1위 출신의 리드오프이고, 문성주는 장외 타격왕(0.348)·출루왕(0.451)에 올라 있다. 이재원은 장점만큼 약점도 뚜렷하다. 타격 정확도(타율 0.232)가 떨어진다. 볼넷(11개) 대비 삼진(60개)이 너무 많다. 여기에 LG의 외야진이 워낙 탄탄해 상대적으로 기회가 적게 돌아온다. 류지현 LG 감독도 지명타자 제도를 활용해 4명의 외야수를 경기에 내보내려 한다. 그러나 5명 모두 컨디션이 좋고 다른 매력을 갖춰 고민이 많다. 홍창기를 9번에 배치하는가 하면, 문성주를 라인업에서 제외하는 날도 있다. 다음날 서울 잠실 키움 히어로즈전 선발 명단에서 다시 제외된 그는 6-8로 뒤진 9회 말 대타로 나와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이재원은 "대타로 나갈 수도 있으니까 코치님이나 감독님이 원하는 방향에 맞추기 위해 더 열심히 준비했다"며 "계속 백업일 수도 있고 가끔 교체로 나갈 수도 있다. 결국 그라운드에서 내가 어떤 선수인지 보여주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1군에서 생존하기 위해 자신을 더욱 채찍질하는 셈이다. 이재원은 최근 4경기 연속 타점(8개)으로 좋은 모습이다. 개막 일주일만에 2군에 내려갔던 이재원이 1군 복귀하기까지 한 달이 걸렸다. 그는 "힘든 시간을 겪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그래도 마음을 다잡고 '순리대로 가자'고 여겼다"고 말했다. 6월 중순에는 열흘 동안 2군에 머물렀다. 그는 "계속 1군에 남아 한국시리즈까지 나가는 게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형석 기자 2022.08.08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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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12.99타수당 1개꼴...누구보다 빠른 박병호의 홈런 시계

박병호(36·KT 위즈)는 지난 28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개인 통산 350번째 홈런을 때려냈다. 전날까지 어깨를 나란히 했던 KIA 타이거즈 최형우(통산 349홈런)를 따돌리고 '통산 홈런' 단독 5위에 올랐다. 이튿날(29일) 삼성전 2회 초 첫 타석에서도 홈런 1개를 더 추가하며 종전 단독 4위였던 '양신' 양준혁과 같은 위치에 섰다. 박병호는 지난달 일간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통산 홈런 순위에 대한 욕심은 없다. 굳이 기록 목표가 있다면, 400홈런을 넘어서는 것이다. 홈런 타자로서 의미 있는 이정표이고, 나에게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안긴 KT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담담하게 말한 바 있다. 박병호는 프로 데뷔 후 몇 년 동안 잠재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1차 지명을 받아 LG 유니폼을 입었지만, 입단 첫 두 시즌(2005~2006) 동안 타율 0.177 8홈런 34타점에 그쳤다. 타석당 삼진은 무려 0.31개. 퓨처스리그(2군)에선 좋은 성적을 남겼지만 1군 무대에서는 방망이가 얼어붙었다. 1·2군을 오가던 그는 결국 2011년 7월 넥센 히어로즈(현재 키움)로 트레이드됐다. 박병호가 기량을 꽃피우며 홈런왕으로 올라선 건 이적 이후다. 입단 7년 차, 우리 나이로 스물여섯 살까지는 단 한 시즌도 규정 타석을 채우지 못했다. 그가 통산 홈런 기록에 초연한 이유다. 그는 "히어로즈로 이적하기 전까지 때린 홈런은 30개도 되지 않을 것이다. (통산 홈런 1위) 이승엽 선배나 (2위) 최정은 데뷔 초기부터 홈런을 많이 쌓지 않았나. 내가 그런 선수들을 따라가긴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홈런 얘기를 나누던 박병호가 눈을 반짝이며 되물은 기록이 있다. 바로 '타수 대비 홈런'이다. 얼마나 자주 홈런을 생산했는지 알 수 있는 지표다. 박병호는 "통산 300홈런을 넘은 타자들의 타수 대비 홈런 기록이 궁금하긴 하다"고 했다. '궁금하다'는 그의 말에서 이승엽·최정과도 견줄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전해졌다. 박병호는 29일까지 통산 4558타수에서 351홈런을 기록했다. 12.99타수당 1개꼴로 홈런을 때려낸 셈이다. 박병호는 숫자가 적을수록 좋은 이 기록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통산 홈런 1위(467개)에 올라 있는 이승엽은 KBO리그에서 뛴 15시즌 기준으로 15.27타수당 1홈런을 기록, 2위에 올라 있다. 이승엽·박병호와 함께 단일 시즌 50홈런 클럽에 가입해 있는 심정수(은퇴)가 타수 대비 홈런 3위(15.40)다. 메이저리그(MLB) 통산 최다 홈런(762개)을 기록한 배리 본즈(은퇴)가 12.92타수당 1개꼴로 홈런을 쳤다. 박병호의 홈런 시계가 얼마나 빨리 도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박병호는 평소 "단타보다는 홈런으로 경기 분위기를 바꾸는 게 내 임무다. 꾸준히 홈런을 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올 시즌 홈런 1위(24개)를 독주하며 역대 최고령(만 36세) 홈런왕에도 다가섰지만, 타이틀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박병호는 40대에 들어선 뒤에도 20홈런 이상 때려낸 이승엽을 언급하며 "선배의 길을 따라가고 싶다"고 했다. 박병호가 이승엽의 통산 홈런을 넘어서긴 어렵다. 그러나 그의 홈런 페이스가 급격하게 꺾이지 않는다면, KBO리그에서 '가장 자주' 홈런을 친 타자로는 남을 수 있다. 안희수 기자 2022.06.3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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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에 연착륙하는 '야생마'

'야생마'가 순조롭게 KBO리그에 적응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야시엘 푸이그(32)와 키움 히어로즈의 계약이 발표됐을 때 야구계 안팎에선 기대만큼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푸이그는 미국 메이저리그(MLB) 통산 132홈런을 때려낸 강타자지만, 잦은 기행으로 MLB 경력이 일찍 단절됐다. 여러 구단이 그의 영입을 주저한 것도 '야생마(Wild Horse)'라고 불리는 통제 불능 캐릭터 때문이었다. A 구단 외국인 스카우트는 "푸이그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선수"라며 "혹시 KBO리그를 한 수 아래라고 내려다보면 (전력에 보탬이 되지 않고 오히려) 팀에 마이너스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푸이그는 20일 기준으로 타율 0.259(58타수 15안타)를 기록 중이다. 3할 타율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서서히 타격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DJ 피터스(롯데 자이언츠·0.164) 리오 루이즈(LG 트윈스·0.189)를 비롯해 새롭게 영입된 외국인 타자들이 시행착오를 겪는 것과 달리 KBO리그에 연착륙하고 있다. 장타율(0.448)과 출루율(0.377)을 더한 OPS가 0.825로 규정타석을 채운 키움 타자 중 2위. 박병호(KT 위즈)의 이적으로 생긴 중심 타선의 공백을 효과적으로 채우고 있다. 홈런도 곧잘 때려낸다. 푸이그는 지난 12일 NC 다이노스전에서 KBO리그 두 번째 홈런을 그랜드슬램으로 장식했다. 볼카운트 불리(0볼-2스트라이크)했지만, NC 불펜 조민석의 실투성 슬라이더를 놓치지 않았다. 19일에는 선두 SSG 랜더스전 2회 첫 타석에서 기선제압 솔로홈런을 터트렸다. 푸이그의 홈런으로 리드를 잡은 키움은 8-5로 승리, 시즌 10승(5패) 고지를 밟았다. 홈런 3개를 날린 푸이그는 케빈 크론(SSG)과 함께 외국인 타자 홈런 공동 1위. 0.051타수마다 대포를 쏘아 올려 타수당 홈런(HR/AB) 기록이 리그에서 네 번째로 좋다. 강병식 키움 타격코치는 "푸이그의 타격 능력은 이미 MLB에서 입증됐다. 다만 타자들은 생소한 투수의 공을 보면 투구 궤적에 적응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며 "한국(KBO리그)과 미국(MLB)의 야구 차이를 고려해 적응하길 바랐는데 시범경기를 통해 잘 준비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푸이그의 시범경기 타율은 0.182(33타수 6안타)로 낮았다. 장타율과 출루율 모두 2할대. 기대했던 홈런도 없었다. 타격 포인트가 맞지 않아 타구의 질이 떨어졌다. "과체중에 따른 경기력 저하"라는 얘기까지 들었다. 하지만 자신의 루틴대로 국내 투수를 상대하며 데이터를 쌓았다. 개막 후에는 타격 사이클을 끌어올려 상승 곡선을 그려나가고 있다. 구단 관계자는 "시범경기 당시 미국에서 활약했을 때의 몸을 만들겠다고 얘기했었다. 최근 푸이그의 몸을 보면 시범경기 때보다 훨씬 슬림해졌다. 그만큼 열심히 훈련했다"고 말했다. 강병식 코치는 "선수단에 잘 융화된 것도 푸이그가 좋은 페이스를 유지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푸이그는 경기 전 국내 선수들과 많은 대화를 나눈다. 경기 중에는 격의 없는 모습으로 더그아웃에서 함께 세리머니를 한다. 주장이자 베테랑 이용규는 "한국야구를 존중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한국야구에 대한 관심이 많고 젊은 선수들과도 많은 대화를 나눈다"고 전했다. KBO리그의 성공을 발판 삼아 MLB에 복귀하겠다는 목표가 뚜렷한 만큼 '야생마'라는 별명이 무색할 정도로 구단 지침도 잘 따른다. 고형욱 키움 단장은 "(분위기 전환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본인이 나서서 팀 분위기를 살리고 있다. 그라운드 안에서 논란이 될 수 있는 행동을 하지 않으면서 조심하고 있다. 인사도 정말 잘한다"며 "(영입을 결정했을 때) 팀에 어떻게 녹아들지 걱정했는데 동료들과 정말 잘 지내고 있다. 푸이그는 무더운 지역에서 오래 살았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날씨가 더워지면 더 잘할 선수"라고 기대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2.04.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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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종의 장타력, 자신의 색깔을 만들다

타자로 전향하고 6번째 시즌, LG 이형종(31)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 장타자 변신 목표를 성공적으로 이뤘다. 이형종은 올 시즌 77경기에서 타율 0.301, 17홈런, 48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눈에 띄는 부분은 홈런 증가다. 2018년과 2019년에 기록한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 13개를 이미 훌쩍 넘겼다. 기록을 들여다보면 의미 있는 발전이다. 이형종은 2018년 13홈런으로 데뷔 후 처음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공인구 반발력 감소에도 불구하고 전년과 같은 홈런을 기록했다. 올 시즌은 부상으로 경기 출전 수가 큰 폭으로 줄었지만, 일찌감치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을 돌파했다. 이형종은 2018년과 2019년 각각 485타석·482타석에서 13홈런을 쏘아 올렸다. 올 시즌에는 304타석에서 17홈런을 기록 중이다. 타석이 적어졌지만, 홈런은 늘어났다. 이형종의 타수당 홈런(0.06개)은 양의지·나성범(이상 NC) 김재환(두산) 등 국내 거포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팀 내에선 리그 공동 1위 로베르토 라모스(0.09개)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그는 "올 시즌 강한 타구가 많이 나오고, 비거리도 증가한 것 같다. 시즌 끝까지 (이 감각을) 유지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5월 1일 두산과의 연습경기에서 상대 투수가 던진 공에 손등 골절상을 당했다. 개막 후 두 달이 지난 시점에 합류했다. 부상만 없었더라면 홈런은 더 늘어날 수 있었다. '야잘잘(야구는 잘하는 선수가 잘한다)'이라는 별명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준다. 이형종은 2008년 LG 1차 지명 입단 당시 촉망받는 투수 유망주였다. 1군 경기에 두 번 마운드에 선 뒤 은퇴한 그는, 2015년 타자로 전향해 그라운드에 복귀했다. 2017년부터 주전 외야수로 발돋움한 이형종은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올 시즌 목표로 "20홈런"을 내세웠다. 이형종은 "지난해 홈런 숫자만 놓고 보면 나쁘지 않았는데, 좀 더 잘하고 싶다. 20개는 쳐야 장타자라 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했다. 끊임없는 고민 속에 몇 가지 변화를 선택하고, 꾸준히 노력했다. 이동발(왼발)을 높이 올렸다가 내디디며 체중을 이동하는 레그킥의 업그레이드를 위해 하체 강화에 힘썼다. 관절 가동 범위를 넓히는 모빌리티 운동도 했다. 배트를 잡는 그립도 바꿨다. 종전에는 배트 노브를 밑에 받쳐서 쳤다면, 부상 복귀 후에는 노브에 새끼손가락을 걸어 스윙하고 있다. 이는 배트를 길게 잡고 휘두르는 것으로, 힘의 전달력이 좋아 타구를 멀리 보내는 데 유리하다. 또 이병규·임훈 타격 코치와 상의하며 스윙 궤적을 수정했다. 이형종이 장타자로 변신한 이유는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다. LG는 이형종을 비롯해 김현수·채은성·이천웅 등 외야 자원이 탄탄하다. 올 시즌엔 홍창기까지 가세해 리드오프를 꿰찼다. 주전급 외야수만 5명. 이형종은 부상자가 모두 복귀해 '외야 완전체'가 꾸려진 뒤 선발 명단에서 빠지기 일쑤였다. 이때 장타력을 통해 다시 기회를 얻었다. 9월 27일 KT전부터 30일 롯데전까지 3경기에서 홈런 4개를 뽑아 존재감을 부각했다. 2위 싸움의 판도가 걸린 지난 20일 KT전에선 결승타를 포함해 3-0으로 앞선 5회 쐐기 솔로 홈런을 때리는 등 중요한 승부처에서 장타를 자주 쏘아 올렸다. 이형종은 "지난해까지는 특정한 기록을 목표로 밝히지 않았다. 올 시즌 전에는 '20홈런을 치고 싶다'고 말했다. 홈런을 더 많이 쳐야 팀 내 입지가 넓어질 것으로 봤다"라며 "LG에서 많은 홈런을 때리는 타자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LG는 잔여 4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20홈런 달성이 쉽지 않지만, 부상으로 빠진 기간을 고려하면 이형종의 목표는 거의 달성된 셈이다. 이형석 기자 2020.10.23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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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동열 야구학] ④플라이볼은 목표인가 결과인가

일간스포츠가 창간 51주년 특별기획 ‘선동열 야구학’을 연재합니다. ‘선동열 야구학’은 야구를 가르치는 내용이 아닙니다. 야구를 새로 배우는 과정입니다. 국보 투수로, 프로야구 감독으로, 국가대표 코치·감독으로 지낸 과거에서 벗어날 것입니다. 40년 넘게 축적된 ‘선동열 야구’에 대한 반성으로부터 시작할 것입니다. 선동열 전 국가대표 감독은 올해 초 메이저리그(MLB) 뉴욕 양키스로 지도자 연수를 떠날 예정이었습니다. 그의 전문 분야인 투수 파트 외에도 타격과 수비, 작전 등을 폭넓게 경험하고 싶어서였습니다. 프런트 오피스 미팅을 통해 구단의 의사결정 과정을 경험할 계획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연수를 떠나지 못했습니다. 선동열 전 감독은 ‘온택트(ontact) 연수’를 시작했습니다. 온라인을 통해 MLB를 공부했고, 오프라인에서 야구장 밖의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수개월 동안 야구를 공부하면서 선동열 전 감독은 새로운 정보를 얻었습니다. 전과는 다른 시각으로 야구를 봤습니다. 관념적으로 알았던 정보를 데이터를 통해 재해석 했습니다. 그의 여정을 일간스포츠가 따라갑니다. 매주 수요일 아침 여러분을 찾아갑니다.〈편집자 주〉 최근 몇 년 동안 메이저리그(MLB)뿐만 아니라 KBO리그의 타격이 크게 바뀌었다. ‘플라이볼 혁명(fly ball revolution, 타구의 발사 각도를 높이는 움직임)’의 성공담은 많은 타자와 코치, 그리고 전력 분석원의 고정관념을 깼다. 뜬공이 땅볼보다 득점 생산에 유리한 건 틀림없다. 그러나 그걸 위해서 공을 올려치는 어퍼컷 스윙을 해야 한다는 건 단번에 이해하기 어려웠다. 정말 그럴까. 그게 가능하기는 한 걸까. 감독 시절, 난 타자들에게 기술적인 조언을 거의 하지 않았다. 그저 “타이밍이 조금 늦는 것 같다. 히팅 포인트가 앞(이동발)에 형성되면 좋겠다”는 정도만 말했다. 기술적인 해법은 선수와 타격 코치가 찾기를 바랐다. 현장을 떠난 입장에서 플라이볼 혁명은 그래서 더 낯설고, 흥미로웠다. 그래서 MLB 기사와 기록들을 찾아보게 됐다. 그 결과 나와 비슷한 의문을 가진 이들도 많다는 걸 알게 됐다. 2017년 7월 워싱턴포스트의 ‘타자들은 발사각에서 답을 찾으려 한다’는 제목의 기사에 이런에 논쟁이 담겨 있었다. 플라이볼의 생산성이 높다는 건 2010년대 초 오클랜드의 성공에서 이미 증명됐다. 세이버메트릭스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효율적인 야구를 추구한 그들의 성공 스토리는 『머니볼』을 통해 팬들에게 잘 알려졌다. 당시 오클랜드는 자니 곰스, 조시 레딕 등 땅볼보다 뜬공 비율이 매우 높은 선수들을 영입했다. 오클랜드가 2012년과 2013년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에서 우승할 때 MLB 전체에서 뜬공 비율 1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오클랜드가 플라이볼 타자들을 데려와 성공한 것과 타자들이 스윙을 바꿔 일부러 플라이볼을 치는 건 다른 얘기인 것 같다. 의도적인 ‘어퍼컷’에 대한 환상 플라이볼 혁명의 성공담을 쫓으면 한 사람이 등장한다고 한다. 재야의 타격 이론가(덕 래타)가 이 이론을 확산했다고 한다. 앞선 칼럼에서 소개한 저스틴 터너(LA 다저스)의 변화도 그가 만든 것이다. 래타는 “어퍼컷 스윙 이론은 터너가 MLB에서 지난 10년 동안 배운 것과 정반대”라고 말했다. 터너는 “내가 공의 아랫부분을 때리려고 노력한다는 걸 다른 타자나 코치에게 이야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래타와 터너가 완성한 어퍼컷 스윙은 다른 이들이 쉽게 납득하지 못할 거라는 뉘앙스 같다. 워싱턴포스트의 기사에는 플라이볼 혁명에 참여한 라이언 짐머맨(워싱턴)의 사례도 나온다. 그는 2016년 타율 0.218, 홈런 15개로 부진했다. 기사에 따르면, 당시 짐머맨의 평균 발사각이 7.8도였다. 그의 타구 중에서 땅볼이 48.6%, 뜬공이 34.6%였다. 짐머맨은 2017년 초 타구를 더 띄우기 시작했다. 첫 50경기에서 타율 0.368, 홈런 15개를 기록했다. 이 시점 그의 타구 평균 발사각이 11.2도였다. 짐머맨은 드디어 혁명에 성공한 것일까. 그의 인터뷰가 흥미로웠다. 짐머맨은 “그런 일(스윙 궤적)을 통제하려고 하면 타석에서 너무 많은 생각을 해야 한다. 난 공을 강하게 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힘들다”며 “시속 150~160㎞로 날아오는 공의 아랫부분을 정확히 겨냥해 때린다고? 그들에게 행운을 빈다”고 말했다. 2017시즌을 앞두고 짐머맨이 어떻게 변화했고, 얼마나 노력했는지는 알 수 없다. 놀라운 성과를 내는 와중에도, 그는 ‘의도적인’ 어퍼컷 스윙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은 것 같다. 2018년 이후 짐머맨의 발사각과 타격 성적은 기복이 있었다. 정말 터너는 투구의 아랫부분을 어퍼컷 스윙으로 정밀 타격하고 있는 것일까. 진실은 선수만 알고 있을 것이다. 한 가지 확실한 건, 타구를 띄우는 게 반드시 유리하지만은 않다는 사실이다. MLB닷컴이 2016시즌과 2017년 6월 초의 기록을 비교한 자료가 있다. 이 자료는 플라이볼 비율이 MLB 전체에서 가장 크게 증가한 타자들의 리스트다. 그 효과를 wOBA(가중 출루율)로 비교한 것이다. wOBA는 복잡한 계산을 거쳐 타자가 타수당 득점에 기여한 값을 산출한 것이다. 이 데이터에 따르면, 알렉스 아빌라는 2016년보다 2017년(6월 초까지)에 25.5% 더 많은 뜬공을 날렸다. 그 결과 wOBA가 0.115 증가했다. 존 제이소의 경우, 같은 기간 뜬공 비율이 19.5% 늘어났다. 그러나 그의 wOBA는 오히려 감소(-0.027)했다. 2016년 타율 0.268, 홈런 8개를 기록한 제이소는 2017년 타율이 떨어졌고(0.211), 홈런(10개)은 조금 늘었다. 전체적으로는 생산성이 떨어졌다. 이유가 뭘까. 플라이볼 혁명에 사로잡히다 보니, 많은 이들이 정작 중요한 것을 빠뜨린 것이다. 바로 타구 속도다. 너무나 당연한 얘기지만, 타구의 비거리는 속도와 발사각에 의해 결정된다. 이상적인 타구를 뜻하는 ‘배럴(barrel)’은 ‘158㎞ 이상의 속도’와 ‘26~30도의 발사각’ 두 요소로 이뤄진다. 발사각을 높일 생각만 하면, 그것만큼 중요한 타구 속도를 내는 데 소홀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파워가 좋아서 타구를 힘차게 띄울 수 있는 타자라면 발사각을 높이는 게 효과적일 것이다. 아빌라가 그런 경우다. 2016년 57경기에서 7홈런을 때렸던 그는 타구 발사각을 6.9도에서 12.4 높인 이듬해 112경기에서 14홈런을 기록했다. 그러나 2018년 이후 아빌라 타구의 평균 발사각이 10도 이하로 다시 낮아졌다. 성적도 함께 떨어졌다. 인위적으로 발사각을 높이는 것도, 그걸 유지하기도 쉽지 않다는 뜻이다. 파워가 부족한 타자들에게 무리한 어퍼컷은 더 큰 손해를 끼친다. 빠르지 않은 타구를 날려봐야 홈런을 때릴 수 없고, 대부분 야수에게 잡히기 때문이다. 제이소 같은 경우가 그렇다. 그에게 별로 유용하지 않는 스윙을 만들겠다고 힘만 뺀 것 같다. 안타깝게도 그의 MLB 경력은 타구 평균 발사각을 7.9도에서 19.1도로 높였던 2017년 끝나고 말았다. 이 논란에 관해 MLB 최고의 출루 머신 조이 보토가 한 말에 공감한다. 그는 팬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많은 타자와 대화한 뒤 내린 결론은 땅볼은 나쁘고, 뜬공은 좋고, 라인 드라이브는 좋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라운드볼이 비효율적이라는 건 틀림없다. 플라이볼이 효과적이다. 그리고 타자들이 전통적으로 선호해온 라인 드라이브(발사각 11~20도의 강한 타구)도 여전히 중요하다. 워싱턴포스트는 “사실 이건 플라이볼 혁명이 아니라 땅볼 반대 혁명(anti-grounder revolution)이라 불러야 한다”고 썼다. ‘어퍼컷’은 비밀이 아니다 MLB닷컴의 통계 전문 칼럼니스트 마이크 페트리엘로는 “타자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세게 치는 것이다. 그다음으로 할 수 있는 건 뜬공을 세게 치는 것이다. 그걸 할 수 없으면 (타격을) 하지 말라”고 트위터에 쓴 적이 있다. 플라이볼 혁명을 관찰한 그는 “모든 타자가 올려쳐야 하는 건 아니다. 어쨌든 그걸 혁명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플라이볼을 날리는 게 너무 ‘목표’가 됐다. 공중으로 강한 타구를 날릴 수 없다면 플라이볼 혁명은 당신의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뜬공을 위해 스윙 궤적까지 바꾸는 건 만능이 아니라고 페트리엘로는 주장했다. 나도 동의한다. 플라이볼은 타자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의 결과다. 그 자체가 목표가 아니다. 이런 이유로 난 어퍼컷 스윙의 효용에 대해서도 궁금증이 커졌다. 우리 세대는 레벨(level, 지표면과 수평 궤적) 스윙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배웠다. 플레이볼 혁명 전까지 MLB도 이런 이론이 지배했다. 레벨 스윙을 하면 투구와 방망이가 만날 수 있는 지점이 커지기 때문이다. 라인 드라이브 타구가 나올 확률도 높아진다. 심지어 예전에는 다운컷(downcut) 스윙을 강조하는 지도자들도 많았다. 타자는 보통 어깨높이에서 배트를 쥔다. 여기서 최단 거리로 투구를 때리려면 내리쳐야 한다는 것이다. 다운컷 스윙은 어퍼컷 스윙과 반대로, 공의 윗부분을 때릴 가능성이 크다. 땅볼을 칠 확률이 높아진다. 그래도 그렇게 치라고 배웠다. 그라운드 사정이 좋지 않았던 시절이어서 땅볼을 굴려 내야수의 실책을 유도하는 것도 확률 높은 공격법이었다. 그렇다고 다운컷 스윙이 아주 틀린 이론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투수의 구위가 압도적이지 않았고, 타자의 파워가 약했던 시절에는 나름대로 효과적인 타격이었다. 다시 어퍼컷 스윙에 대해 고민할 차례다. 생각해 보면 완전한 레벨 스윙은 이론으로만 존재하는 것 아닌가 싶다. 스윙의 시작과 끝이 똑같은 높이일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공이 날아오는 궤적도 지면과 수평이 아니다. 오버핸드 투수가 마운드 위에서 공을 던지면 릴리스 포인트는 180~200㎝ 높이에 형성된다. 투구가 스트라이크존(50~100㎝)을 통과하면 5~7도의 각도가 생긴다. 떨어지는 변화구라면 각도가 더 클 것이다. 그러니까 진짜 레벨 스윙의 각도는 0도가 아니라 7도 정도 올라가야 한다. 그러면 정타를 때릴 확률이 높아진다. 이후 공을 때린 뒤 배트를 조금 들어 올리면? 발사각 20도 이상의 배럴 타구가 나올 가능성이 커진다. 이게 진짜 이상적인 타격이 아닐까. 투구와 방망이의 콘택트 지점이 넓어지고, 이상적인 발사각까지 만드는 비밀을 새롭게 알아낸 걸까. 나는 이런 고민 끝에 MLB의 ‘마지막 4할 타자’ 테드 윌리엄스(1918~2002)와 만났다. 1971년 그가 출간한 저서 『타격의 과학』에 이미 살짝 올려치는 레벨 스윙에 대한 이론이 담겨 있다. 관련기사 ①강속구의 시대, 한국 야구는 왜 소외됐나 ②속도보다 지속 가능한 성장이 중요하다 ③강속구의 대응 무기는 정말 '어퍼컷'일까 2020.09.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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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버나디나→해즐베이커 교체, 신의 한 수? 모험?

기아가 새로 영입한 외국인 타자 제레미 해즐베이커KIA의 외국인 타자 교체는 '신의 한 수'가 될까 '위험한 모험'이 될까.KIA는 20일 내년 시즌 함께하는 새 외국인 투수와 타자 1명씩을 영입한다고 발표했다. 우완 투수 제이콥 터너(27)와 100만 달러(약 11억원), 우투좌타 외야수 제레미 해즐베이커(31)와 70만 달러(약 8억원)에 계약했다. 올 시즌 11승10패 평균자책점 4.60에 그쳤지만, KIA 소속으로 3시즌 동안 46승20패 평균자책점 3.79를 기록한 헥터와 재계약 협상에 따라 남은 한 자리가 정해진다. 새 외국인 투수 터너는 올 시즌 선발과 중간을 왔다 갔다 하며 6승7패 평균자책점 6.26에 그쳐 일찌감치 교체 대상자로 분류된 팻 딘을 대신한다. 지금까지의 경험이나 적은 나이를 고려하면 기대감을 준다. 신체 조건(신장 193cm·체중 98㎏)도 좋다. 터너는 메이저리그 7시즌 동안 102경기(선발 56경기)에 출장해 14승31패 평균자책점 5.37을 기록했다. 마이너리그에서 9시즌 동안 135경기에 나서 32승37패 평균자책점 3.76을 기록했다. 구단은 "터너는 최고 시속 156㎞의 직구가 강점이며, 슬라이더·체인지업과 커브의 제구력과 경기 운영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전했다. 외국인 타자도 버나디나에서 해즐베이커로 교체한다. 버나디나는 올해 타율 0.310 20홈런 70타점 106득점 32도루를 기록했다. 다소 애매한 성적. 2017년(타율 0.320 27홈런 111타점)만큼 대박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낙제점도 아니었다. KIA는 버나디나가 내년이면 우리 나이로 36세가 되고 '성적이 하향세를 나타낸다'고 판단했다. 또 호타준족의 버나디나보다 장타력을 갖춘 야수를 원했다. 그래서 데려온 선수가 외야수 해즐베이커다. 신체 조건은 신장 190cm, 체중 86㎏. 메이저리그 2시즌(2016~2017) 동안 155경기에서 타율 0.258 14홈런 38타점 45득점을 기록했다. 마이너리그 10시즌 동안 915경기 타율 0.260 99홈런 431타점 267도루를 올렸다. 장타력에서 '검증된 타자' 버나디나를 월등히 앞서진 않는다. 메이저리그 기록만 놓고 보면 버니디나는 28홈런(1323타수) 해즐베이커는 14홈런(252타수)을 기록, 타수당 홈런에서 해즐베이커가 앞섰다. 그러나 오랫동안 활약한 트리플 A 성적을 비교하면 버나디나(1293타수 37홈런)와 해즐베이커(1299타수 43홈런)의 홈런 생산력에는 큰 차이가 없다. 장타율은 버나디나가 0.453로, 0.436의 해즐베이커보다 높다. 또 KIA의 영입 년도 직전 트리플 A 성적을 보면 버나디나가 2016년 타율 0.292에 10홈런을 올렸고, 해즐베이커는 올해 타율 0.204 11홈런에 그쳤다. 정확도에서 버나디나가 더 앞섰다. 해즐베이커는 메이저리그와 트리플 A에서 볼넷보다 삼진이 최소 3배 이상 더 많았다. 그럼에도 KIA가 버니디나 대신 해즐베이커를 영입하는 데는 '더 뛰어난 타자'를 원했기 때문이다. 일정 수준의 활약이 보장된 '검증된 타자' 버나디나 대신 해즐베이커의 성공 가능성을 희망하며 데려온 것이다. KBO 리그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한국 무대에 적응 등 다양한 변수가 존재한다. KIA는 앞서 비슷한 선택을 한 적이 있다. KIA는 2016년 타율 0.313 20홈런 86타점을 기록한 내야수 브렛 필과 재계약을 포기하고, 버나디나를 데려와 성공한 바 있다. 버나디나를 대신할 해즐베이커의 성공 여부에 이목이 집중된다. 이형석 기자 2018.11.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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