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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다섯에 커리어하이? '두목곰' 넘보는 정수빈, 2000안타도 꿈꾼다 [IS 피플]

"정말 쉽지 않은 기록이지만, 2000안타까지는 꼭 치고 싶다."정수빈(35)은 지난 19일 KIA 타이거즈와 잠실 홈경기에서 1회 말 아담 올러를 상대로 시즌 첫 홈런을 기록했다. 홈런으론 시즌 1호지만, 안타로는 통산 1500번째 기록이었다.프로야구 통산 1500안타는 정수빈이 50번째다. 두산에서 1500안타를 기록한 타자는 정수빈 이전까지 단 한 명, '두목곰' 김동주(1710개)뿐이다. 홍성흔(2046개) 김현수(2411개) 양의지(1837개) 등 정수빈에 앞서 두산에서 데뷔했던 대형 타자들이 대부분 자유계약선수(FA)로 두산을 떠났던 탓이다. 정수빈과 절친했던 동기 허경민은 지난해까지 1483안타를 쳤으나 올해 KT 위즈로 FA 이적했다.화려했던 선배, 동기들과 달리 정수빈은 타격으로 빛나진 않았지만 오랫동안 꾸준했다. 19살이던 2009년 데뷔한 그는 경찰청 복무 시기(2017년)를 제외하면 꾸준히 1군을 지켰다. 150안타를 기록한 적은 없어도 매년 꾸준히 타석에 섰다. 꾸준함만으로 만든 성적은 아니다. 2020시즌 후 두산과 6년 56억원에 계약한 정수빈은 이후 2시즌 동안 부진했지만, 이승엽 감독이 선임된 2023년부턴 팀을 대표하는 1번 타자가 됐다. 2023년 타율 0.287 143안타 39도루(1위)로 개인 첫 타이틀을 땄다. 이어 지난해 타율 0.284 145안타 52도루로 커리어하이를 새로 썼다. 올해는 21일 기준 타율 0.321 6도루로 2024년 이상 성적을 노린다. 특히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친 OPS는 0.823으로 데뷔 후 처음으로 0.8을 넘겼다.정수빈은 "난 나이를 먹었다고 그라운드 안에서 해이해지는 성격이 아니다. 내가 은퇴하는 그날까지 야구장 안에서만큼은 항상 최선을 다하려 한다. 그래서 야구를 오래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꾸준함으로 기록을 쌓은 만큼 정수빈은 '롱런'을 꿈꾼다. 정수빈은 "(김동주 선배의 기록은) 아프지 않고 경기만 계속 뛴다면 넘어설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2000안타 기록이 쉽진 않을 것이다. 그래도 2000개까진 꼭 치고 싶다"고 했다.안타뿐 아니라 최다 3루타 기록도 가시권이다. 정수빈은 통산 3루타 87개를 때렸는데, 1위(전준호 100개)까지는 13개가 남았다. "안타 말고 다른 기록도 세우고 싶다. 3루타도 통산 100개를 넘겨서 프로야구 역사에 이름을 남기고 싶다"며 "팀 최다 출장, 최다 안타, 최다 도루, 득점 등 많은 기록을 세워보고 싶다"고 기대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4.22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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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KBO리그 역대 세 번째 PS 100경기 출장 대기록 달성[PO3]

한국 프로야구 역대 대표 '타격 기계' 김현수(37·LG 트윈스)가 역대 세 번째로 포스트시즌(PS) 100경기 출장 대기록을 달성했다. 김현수는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3차전에 4번 타자·좌익수로 선발 출전, 1회 말 2사 2루에서 첫 타석을 소화하며 경기 수를 채웠다. 이날 김현수는 개인 통산 100번째 PS 무대를 밟았다. 이는 역대 세 번째 기록이다. 김현수는 올해 KT 위즈와의 준PO 5경기에 모두 출장해 진갑용(96경기·은퇴)을 제치고 PS 통산 출장 3위로 올라섰다. PO에서 3경기를 더 채우며 홍성흔(109경기)과 박진만(104경기·이상 은퇴)에 이어 세 자릿수 PS 출전이라는 대기록을 해냈다. 김현수는 두산 베어스에 육성선수로 입단해 최고의 선수로 올라서는 성공 사례를 남긴 선수다. 2016년에는 메이저리그(MLB)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계약하며 빅리그도 진출했다. 이후 LG 트윈스과 FA 계약하며 두 번째 야구 인생을 시작했다. 김현수는 두산에서 가을야구 72경기, LG에서는 28경기에 나섰다. 김현수는 "그동안 좋은 팀, 좋은 감독님, 좋은 동료들을 만나 많은 가을 야구 경기에 출전할 수 있었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잠실=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10.17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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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위기의 LG를 구하라' PS 100경기 출장 앞둔 깨어난 타격기계

LG 트윈스 주장 김현수(36)가 포스트시즌(PS) 통산 100경기 출장을 앞두고 있다. 김현수는 지난 15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2차전에 선발 출장해 4타수 1안타(1홈런) 4타점을 기록했다. PS 통산 99번째 경기. 오는 17일 PO 3차전에 나서면 김현수는 역대 세 번째로 PS 통산 100경기 출장을 달성하게 된다. 김현수에 앞서 PS 100경기 이상 출장한 선수는 홍성흔(109경기)과 박진만(104경기·현 삼성 감독)뿐이다.김현수는 와일드카드 결정전 2경기, 준PO 36경기, PO 33경기, 한국시리즈(KS) 28경기에 나섰다. 긴 커리어에서 그가 PS에 나서지 못한 건 신인이었던 2006년, 소속팀이 가을 야구 진출에 실패한 2011·2014(이상 두산 베어스)·2018년 등 4번밖에 없다. 김현수는 "그동안 좋은 팀, 좋은 감독님, 좋은 동료들을 만나서 PS에 많이 출전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김현수는 통산 3000타석 이상 소화한 선수 중 타율 10위(0.313)에 올라와 있다. 그러나 지난해까지 PS에서는 타율 0.261에 그쳤다.올해 시작도 비슷했다. KT 위즈와의 준PO 1~2차전에서 김현수는 무안타로 침묵했다. 지난 8일 3차전 6회 세 번째 타석에서야 올해 PS 첫 안타를 기록했다. 김현수가 살아나자 LG의 공격력도 원활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3차전에서 그가 때린 안타는 6-3으로 달아나는 득점으로 이어졌다. 4차전에서는 2회 초 KT 윌리엄 쿠에바스로부터 선제 솔로 홈런을 뽑았다. 4-5로 뒤진 8회 1사 2루에선 극적인 동점 적시타를 쳤다. 지난 11일 5차전에서는 1-0으로 앞선 1회 말 엄상백으로부터 1타점 2루타를 기록했다. 김현수는 준PO 1~2차전 부진으로 타순이 7번까지 내려갔으나, 13일 PO 1차전에선 4번 타자로 올라왔다. 기존 4번 타자였던 문보경이 부진하자, 염경엽 LG 감독이 김현수를 올린 것이다. 15일 2차전에서도 4번 타자로 나와 1회 내야 땅볼로 타점을 선제 타점을 올렸고, 2-10으로 뒤진 9회 초 2사 후 3점 홈런을 날렸다. 부침이 있는 가운데 김현수의 '안타 적립'은 가을 야구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15일 기준 PS 통산 95안타를 기록 중인 그는 홍성흔(101개)에 이어 역대 두 번째 100안타 고지를 노리고 있다. 김현수는 "PS에서 개인 기록은 큰 의미가 없는 것 같다. 팀 성적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LG는 적지에서 열린 PO 1~2차전에서 모두 져 벼랑 끝에 몰렸다. 3연승을 거둬야 한국시리즈(KS)에 진출할 수 있다. 역대 5전 3승제 PO에서 2패 뒤 3연승을 거둔 팀은 세 번 있었다. 1996년 현대 유니콘스, 2009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지난해 KT 위즈가 벼랑 끝에서 탈출해 KS 무대를 밟은 적이 있다. 김현수는 팀 성적에 대한 책임감이 크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도전을 마치고 2018년 LG에 입단한 그는 LG 선수 중 처음으로 세 시즌(2019~2021) 연속 주장을 맡았다. 오지환이 지난 4월 중순 부담감 탓에 완장을 내려놓자 김현수가 다시 주장이 됐다. 단단한 팀 분위기를 조성하며 때론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는다. 후배들의 웨이트 트레이닝까지 직접 챙겨서 '김 관장'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현재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회장도 맡고 있는 그는 선수들을 아우르는 힘도 갖고 있다. 마무리 투수 유영찬은 지난 3일 부친상을 겪은 뒤 발인 다음 날(6일) 준PO 2차전부터 합류했다. LG는 이 경기 승리 후 유영찬의 아픔을 헤아려 세리머니를 하지 않았다. 김현수는 "3차전에서 (6-5 추격을 허용하는) 홈런을 맞은 뒤 유영찬이 계속 '미안하다'라고 하더라. 마음이 아팠다. (힘든 상황에서도) 영찬이가 던져주는 것에 대해 (동료들이) 감사해야 한다"라며 "유영찬을 위해서라도 꼭 승리할 것이다. 현재 우리 팀은 똘똘 뭉쳐있다. PS에서 더 많은 경기를 치렀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대구=이형석 기자 2024.10.16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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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퍼트, 오승환 그리고 김택연" 국민타자·국대포수가 인정한 신인왕 강력 후보 [IS 스타]

"더스틴 니퍼트, 오승환, 그리고 김택연."신인 투수 김택연(19)이 국가대표 출신 KBO리그 최고의 포수가 꼽은 '세 손가락' 안에 들었다. 2010년부터 15년 동안 두산 베어스와 국가대표 안방을 책임진 양의지(37)는 자신이 받아본 김택연의 공이 'KBO리그 레전드'들과 견줘도 손색이 없을 만한 공이라고 극찬했다. 2024시즌 1라운더 신인 김택연은 올 시즌 강력한 신인상 후보다. 올 시즌 그가 기록한 성적은 20일 기준, 52경기 3승 2패 4홀드 16세이브 평균자책점 1.94. 3월 3경기에선 평균자책점 7.71로 부진했지만, 6월 이후엔 28경기에서 30과 3분의 1이닝을 책임지면서 단 3점만 내줬다. 이 기간 김택연의 평균자책점은 0.89에 불과하다. 신인이면서도 상위권 팀의 마무리 투수 역할까지 도맡으며 최고의 데뷔 시즌을 보내고 있다. 김택연은 21일 포항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시즌 16번째 세이브를 올리면서 2006년 나승현(당시 롯데 자이언츠)이 세운 고졸 신인 최다 16세이브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23경기밖에 남겨두지 않았지만, 2002년 대졸 신인 조용준(당시 현대 유니콘스)이 세운 신인 최다 세이브(28개)도 산술적으로 불가능하진 않다. 남다른 배짱에 묵직한 구위가 일품이다. 각종 투구 지표만 봐도 김택연의 활약은 눈부시다. 그는 평균 스피드 148.1km/h와 분당회전수 2499.8회의 패스트볼을 뿜어낸다. 강한타구 확률이 16%에 불과할 정도로 구위가 묵직하다. 직구 피안타율도 0.190에 불과하다. 스윙 대비 헛스윙 확률은 31.3%로 50이닝 소화한 구원투수들 중 가장 높다. 양의지는 김택연의 투구를 두고 "이제껏 받은 공 중 니퍼트와 오승환 다음으로 좋다"라고 칭찬했다. 양의지는 "공의 힘이 다르다. 어린 선수답지 않게 정교하게 던진다. 보더라인(스트라이크존 가장자리)에 걸치도록 (치기) 어렵게 잘 던진다. 알고도 못 친다"라며 극찬했다.'국민타자'로 이름을 날렸던 이승엽 두산 감독도 "올 시즌 KBO리그의 타고투저 경향이 짙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김택연은 정말 훌륭한 투수"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내가 선수 시절 오승환을 상대해 보진 못했다. 하지만 김택연이 그 정도의 선수가 되지(성장하지) 않을까"라며 그의 미래를 기대하기도 했다. 두산은 '불펜 신인왕'을 4명이나 배출한 바 있다. 역대 두산 신인왕 7명 중 포수 2명(1999 홍성흔, 2010 양의지)과 외야수 1명(1983 박종훈)을 제외하면 모두 불펜 투수였다. 1984년 윤석환이 25세이브로 신인 최초 세이브 1위에 오르며 신인상을 받았다. 2007년 20홀드를 기록한 임태훈과 2009년 26세이브를 올린 이용찬이 차례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2022년엔 역대 신인 최다 홀드 23개를 작성한 정철원이 신인왕에 올랐다. 올 시즌 김택연이 '거룩한 계보'에 이름을 올리려 한다. 윤승재 기자 2024.08.22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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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내 야구는 나중” 김경문 감독 진단, 정확했다

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이 달라졌다. 두산 베어스, NC 다이노스가 아니라 한화 지휘봉을 잡았기 때문이다.한화는 지난 12일 두산전을 4-3으로 승리했다. 벤치의 승리였다. 김경문 감독은 3-3이던 9회 1사 1·3루에서 대타 문현빈을 냈고, 강공이 아닌 스퀴즈 번트를 지시해 한 점을 짜냈다. 허를 찌른 디테일이 빛났다. 문현빈은 경기 후 "2구까지는 타격 사인이 나왔다. 3구째 스퀴즈 지시를 받았다"고 했다. 김 감독의 작전은 상대는 물론 타자의 의표마저 찌른 셈이다.김경문 감독은 지난 20년 동안 번트를 즐겨하지 않았다. 그는 2004년부터 2011년(6월 13일 중도 사퇴)까지 두산에서 960경기를 맡았다. 이 기간 두산의 팀 번트는 427개뿐이었다. 가장 적었던 2009년엔 한 시즌 번트가 26번에 불과했다. 김동주, 홍성흔, 김현수 등 당대의 강타자들을 보유했던 김경문 감독은 '노 피어' 제리 로이스터 당시 롯데 자이언츠 감독 이상으로 강공을 즐겼다. NC로 이적 후에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2016~2017년 번트 4위를 기록하긴 했으나 나머지 4년은 모두 하위권이었다.그런데 한화에서는 번트를 망설이지 않는다. 김경문 감독과 계약 후 8경기를 소화한 한화는 12일 기준으로 8번의 번트를 기록했다. 이 기간 1위. 공교롭게도 12일 경기 전 김경문 감독은 "당분간 번트를 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경험이 문제였다. 9일 NC 다이노스전에서 잔루 17개를 남기는 걸 지켜보고 낸 결론이다. 김 감독은 "몇몇 베테랑을 빼면 타자들이 좋은 투수들과 싸워서 이기기 어렵다"며 "찬스가 오면 모든 걸 동원해서 어떻게든 점수를 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강공은 가장 이상적인 해결책이다. 김경문 감독이 이를 모를 리 없다. 하지만 한화는 팀 타율 0.268(9위) 장타율 0.402(7위)를 기록 중이다. 설상가상 주포 요나단 페라자가 부상 회복을 위해 말소된 상태다.베테랑 채은성과 안치홍의 컨디션이 떨어진 상태에서 경험으로 상대 에이스를 잡아내기가 쉽지 않다. 김경문 감독은 9일 연장 무승부에 대해 "우리 선수들이 나름대로 경험을 쌓는다면 더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찬스 때 더 가볍게 타격하는 법, 그리고 상대 투수를 이겨내는 법을 더 연구해야 하겠다. 득점권 상황이 되면 포수들의 공 배합도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한화는 11일 두산 에이스 곽빈에게 6점을 뽑으며 승리했는데, 이때도 기회마다 번트로 점수를 뽑은 게 리드를 잡는 발판이 됐다.취임식 때 "내 스타일과 한화의 장점을 섞겠다"고 한 김경문 감독은 이번에도 "당분간은 '내 야구'를 떠나 번트가 한화에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움츠러들겠다는 건 아니다. 궤도에 오르면 다시 '빅 볼'로 돌아갈 생각이다. 김 감독은 "나중에 팀에 힘이 더 생긴다면 그때 '내 야구'를 하겠다"고 기대했다. 김경문 감독은 그 '힘'을 위해 젊은 선수들을 폭넓게 기용 중이다. 첫 8경기에서 5승 1무 2패를 기록하는 동안 유로결, 황영묵, 이원석, 문현빈, 최인호 등이 고루 출전해 활약했다. 1번 타자로 황영묵(27타석)이 가장 많이 나왔지만, 발 빠른 다른 선수들도 고루 기회를 받았다. 기회를 줄 테니 잡아보라는 김 감독의 신호인 셈이다.차승윤 기자 2024.06.13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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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승장] '대기록' 김경문 감독 "900승, 오래 하니 나온 것...구단, 선수, 코치, 팬 고마운 분들 너무 많다"

"너무 나만 띄워주지 말아 달라. 그러다 내가 건방지게 된다. 갈 길을 잃어버리게 된다. 그보다는 우리 한화 구단, 스태프, 선수단, 그리고 우리 팬들을 잘 부탁드린다."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이 KBO리그 역대 여섯 번째 900승 고지에 올랐다. 김 감독은 대기록의 공을 오롯이 함께 해온 이들에게 돌렸다.한화는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정규시즌 두산 베어스와 맞대결에서 6-1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팀이 7위를 지킨 가운데 김경문 감독은 개인 통산 900번째 승리를 달성했다. 김응용 전 감독, 김성근 전 감독, 김인식 전 감독, 김재박 전 감독, 강병철 전 감독에 이은 역대 여섯 번째 기록이다.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김경문 감독은 900승을 거둔 소감에 대해 선수단의 짐을 벗긴 것 같다며 기뻐했다. 김 감독은 "900승에 대해서는 크게 의식하지 않았는데, 오히려 선수들이 그 생각을 많이 하고 있더라. 그래서 선수들의 부담감을 내려주고 싶었다"며 "오늘 선수들이 홀가분하게 이겼다. 상대 투수(곽빈) 공이 쉽게 칠 구위가 아닌데, 집중해서 잘 공략했다"고 칭찬했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많이 부담스러워했다. 9일 대전 NC 다이노스전에서 경기 내용(12회 3-3 무승부, 한화 잔루 17개)이 좋지 못해 내심 '3연전 첫 경기인 오늘 잘 풀었으면 좋겠다'고만 생각했다. 내 개인 기록은 그렇다 쳐도 시리즈 첫 경기를 승리할 수 있어 선수들에게, 팬들에게 고맙다"고 소감을 전했다.900승에 닿을 때까지 20년이 걸렸다. 1707경기나 소화했다. 2004년 두산 감독으로 첫 지휘봉을 잡았던 김경문 감독은 그해 4월 5일, 개막 시리즈 두 번째 경기에서 KIA 타이거즈를 상대로 첫 승을 수확했다. 당시 무대도 잠실이었다.당시 출전 선수 명단에서 세월을 느낄 수 있었다. 승리한 선발 투수는 게리 레스였다. 장원진, 김동주, 안경현, 홍성흔 등 당대를 풍미한 두산 타자들이 모두 나섰다. 현재 NC의 사령탑인 강인권 감독은 교체 포수로, 키움 사령탑 홍원기 감독은 9번 타자로 이름을 올렸다. 두산 최고 베테랑으로 불혹을 눈앞에 둔 김재호는 당시 고졸 신인으로 교체 선수로 이름이 올랐다. 김경문 감독에게 그날을 물으니 "솔직히 라인업은 생각이 안 난다"고 웃으며 "첫 경기 데뷔전은 졌던 것 같다. 김성한 감독이 이끌던 때 KIA랑 했었던 게 기억난다"고 떠올렸다.김경문 감독은 900승 기록을 성취한 자체가 아닌 현장 복귀에 감사하다고 했다. 896승으로 멈출 뻔 했던 커리어를 다시 잇게 해준 한화 구단에 대해선 "구단에서 (감독 선임을) 결정하고 나를 이렇게 써준 덕분에 현장에 돌아올 수 있었다"며 "900승을 해낼 거라고 생각하지 못하고 있을 때 한화가 나를 믿고 불러주셨다. 그 덕분에 이렇게 승리도 했다. 정말 고맙다"고 했다.친정팀 두산과의 인연도 돌아봤다. 김 감독은 "두산을 상대로 기록을 세웠는데, 두산은 처음 감독을 맡았던 곳이다. 두산에서 나를 믿어줬고, 그게 디딤돌이 돼 지금까지 감독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시간이 지나서 보면 선수들에게 고맙고, 스태프들에게 고맙다. 정말 고마운 사람들이 너무 많다. 나 혼자 해낼 수 있는 기록이 아니다. 정말 고마워해야 한다"고 주변에 공을 돌렸다.김경문 감독은 개인 기록에 연연하는 대신 현재진행형인 한화의 성적, 특히 부임 후 첫 홈 시리즈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한 것을 아쉬워했다. 900승의 금자탑 중 기억 나는 경기를 묻자 그는 "주중 3연승 후 홈에서 2패를 당하고 9일 경기에서 비겼다. 그 경기가 굉장히 힘들었다"고 웃었다. 그는 "그 1승 생각만 난다. 1승이 어떨 때는 쉽게 되지만, 굉장히 귀중할 때도 있다. 감독으로 배우는 부분이 있다"고 했다. 김경문 감독은 "승리는 감독을 오래 하고,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적으로 많이 따라오는 일"이라며 "절대 나 혼자서 할 수 없다. 고마운 사람들이 많지만, 가슴 속에 품겠다"고 했다. 기록에 취하는 대신 다음 팀 승리를 생각하고 싶어서다. 그는 "이제 이건 빨리 잊고 내일 류현진이 던지니 그 준비를 해야 한다"고 전했다.인터뷰 내내 김경문 감독은 선수들의 공을 강조했다. 김 감독은 "우리 팀에 중요한 요나단 페라자가 결장했는데도 선수들이 열심히 해서 이겼다. 그래서 감독으로서 우리 선수들이 더 자랑스럽고, 기쁘다"고 했다. 그는 "베테랑 선수들이 솔선수범하면서 팀이 잘 가고 있다. 내 역할은 박수나 많이 치는 것이다. 더그아웃에서 한 경기 한 경기 파이팅을 내고 있다"며 "우리 선수들, 스태프들을 많이 치켜세워주면 좋겠다"고 했다.공을 돌리는 건 스스로에 대한 경계도 있다. 김경문 감독은 "하이메 바리아도 900승을 축하한다고 하는데, 절대 좋은 이야기가 아니다"라고 웃으면서 "나만 자꾸 띄워주면 안 된다. 내가 건방지게 된다. 내 갈 길을 잃어버리게 된다. 우리 한화 구단, 스태프, 선수단, 그리고 팬들의 힘이었다는 게 알려지도록 잘 부탁드린다"고 했다. 그는 "1000승 여부도 내년 이후의 일이다. 지금은 5위 팀과 가까워지도록 한 경기 한 경기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6.11 22:24
프로야구

타자 전향 고민→복면가왕 출연...바쁜 겨울 보낸 최준용 "야구선수로 인정받을 것"

자신을 향한 의구심을 지우고 마운드에 오른다. 롯데 자이언츠 우완 불펜 투수 최준용(23)이 쾌조의 컨디션으로 스프링캠프를 소화하고 있다. 최준용은 2021시즌 혜성처럼 등장, 홀드 20개를 기록하며 롯데 허리진 기대주로 떠오른 선수다. 그해 10개 구단 주축 타자 3명씩 대상으로 진행한 일간스포츠 설문 조사에서 최고의 포심 패스트볼(직구)을 구사한 투수 1위(총 10표)에 오르기도 했다. 최준용은 2022시즌 '2년 차 징크스'를 겪고도 14세이브·6홀드, 평균자책점 4.06을 기록했다. 2023시즌도 평균자책점 커리어하이(2.45)을 해내면서 홀드 14개를 올렸다. 그런 최준용은 지난해 5월부터 타자 전향을 고려했다. 어깨와 팔꿈치 통증을 달고 시즌을 치른 탓이다. 구단에 의사를 전했고, 2023시즌이 끝난 뒤 김태형 신임 감독 체제로 마무리 캠프를 치르면서 그 가능성을 타진하기도 했다. 최준용은 "나도 내가 투수를 해야 가치가 있는 선수라는 걸 잘 알고 있었지만, 몸 상태가 너무 자주 안 좋았다. 가치가 떨어지더라도, 타자로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노력을 많이 해서 제 몫을 해내는 선수가 되고 싶었다"라고 돌아봤다. 롯데가 스프링캠프를 치르고 있는 현재, 최준용은 여전히 투수진 주축이다. 몇 개월 동안 마음을 다잡고, 마운드를 지키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11월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출전은 전환점이 됐다. 당시 최준용은 '숙적' 일본전에만 두 경기에 등판, 2와 3분의 1이닝 동안 실점 없이 상대 타자들을 막아냈다. 특히 조별리그 8회 말 투구에서는 2사 1·3루 위기에서 타격감이 좋았던 만나미 츄세이를 유격수 땅볼 하며 위기 탈출을 이끌었다. 국제대회에서 경쟁력을 확인한 최준용은 투수의 길을 계속 나아가기로 결정했다. 최준용은 "김현욱 코치님 등 대표팀에서도 좋은 말씀을 많이 해줬고, 구단 내부적으로도 투수로서의 가치를 잘 설명해 줬다. 몸이 아프지 않는 방법을 찾는 건 내 몫"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최준용은 2024시즌 스프링캠프를 준비하며 팔을 드는 높이와 메커니즘에 변화를 줬다. 부상과의 싸움은 여전히 진행형이지만, 이제 투수를 포기할 생각은 없다. 최준용은 지난 1월 초, 인기 예능 복면가왕에 출연, 가창력을 뽐내 화제를 모았다. 구단 유튜브 채널에서 노래 실력이 드러났고, 지난해부터 섭외를 받았다. 많은 야구선수들이 1라운드에서 탈락했지만, 그는 3라운드까지 올랐다. 최준용은 "홍성흔 선배님이 2라운드에 올라가신 게 (이 프로그램에서 나온) 야구선수 최고 성적으로 알고 있었다. 그걸 깨보고 싶었다"라며 외부 활동에서도 프로 운동선수다운 승부욕을 드러냈다. 어린 시절부터 노래 부르는 걸 좋았했던 그에게 복면가왕 출연은 의미 있는 추억이다. 하지만 이제 다시 본업에 충실할 생각이다. 최준용은 "중·꺾·마(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복면가왕 닉네임)으로 더 많이 알려진 것 같다. 올 시즌 개인적으로도 다시 도약하고, 팀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데 기여해 야구선수로 더 인정 받고 싶다"라는 포부를 전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2.05 13:09
메이저리그

추신수·이정후 대박, 김하성도 가능할까…美 매체 "SD, 재계약하려면 1억 달러 이상 필요"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FA(자유계약선수) 대박을 이룰 수 있을까.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인 디애슬레틱은 2일(한국시간) 샌디에이고의 개막전 로스터(선수 명단)을 예상했다. 빅리그 진출 4년 차를 맞이하는 김하성의 이름도 당연히 들어갔다.디애슬레틱은 김하성의 가치와 함께 트레이드 가능성을 주목했다. 매체는 "이번 오프시즌에 김하성을 트레이드하려면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지만,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며 "김하성은 이제 계약 마지막 해에 접어들었다. 골드글러브 수상자인 그와 재계약하려면 9자리 숫자의 계약이 필요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9자리 숫자란 곧 1억 달러(1299억원)를 의미한다. 김하성은 지난 2021시즌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샌디에이고와 4년 2800만 달러(364억원) 계약을 맺었다. 5년째인 2025시즌에도 700만 달러(91억원) 연봉에 상호 옵션을 행사할 수 있지만, 김하성과 샌디에이고 모두 이 조건에 동의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김하성의 가치가 최고점에 달한 현 시점에서는 더욱 그렇다. 김하성은 지난해 타율 0.260 17홈런 38도루로 내셔널리그 실버슬러거 유틸리티 부문에서 최종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수비에서는 더 빛났다. 2022년 내셔널리그 골드글러브 유격수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던 김하성은 지난해 2루수를 비롯해 내야 각 포지션에서 정상급 수비력을 선보이며 내셔널리그 골드글러브 유틸리티 부문에서 수상자가 됐다. 한국인 메이저리거를 넘어 아시아 내야수 중 최초의 수상이다.자연히 몸값도 천정부지로 오를 전망이다. 마침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 나올 유격수도 많지 않다. 공격과 수비를 두루 갖춘 대형 유격수들은 이미 2022시즌 종료 후 대거 FA로 시장에 나와 새 소속팀들을 찾았다. 김하성과 시장에 함께 나올 대형 유격수는 윌리 아다메스(밀워키 브루어스)밖에 없지만, 지난해 성적은 김하성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1억 달러 예상이 나온 의미가 크다. 역대 한국인 메이저리거 중 1억 달러 이상 계약을 맺은 건 2014년 추신수(당시 텍사스 레인저스)와 지난달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6년 1억 1300만 달러 계약을 맺은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뿐이다.'코리안 로켓' 박찬호, '괴물' 류현진 모두 FA로 대박을 터뜨렸지만, 1억 달러에는 이르지 못했다. 김하성이 1억 달러 이상 계약에 성공한다면 역대 세 번째 기록을 쓰게 된다. 나아가 올해 성적에 따라서는 추신수를 넘어 한국인 선수 최고액 신기록도 노려볼 수 있다.샌디에이고로서는 김하성이 FA가 돼 놓치는 것보다 1년 먼저 좋은 대가를 받고 트레이드시키는 방법도 있다. 그가 트레이드 후보로 계속 이름을 올리는 이유다. 디애슬레틱은 "팬들에게 인기가 많은 김하성이 올해 큰 가치를 제공할 수 있지만, 내야수 김하성과 제이크 크로낸워스가 모두 남아 있다면 샌디에이고의 로스터(엔트리)는 불안정할 것"이라고 지적했다.다만 여전히 팀에는 필요하다. 샌디에이고는 주전 3루수 매니 마차도가 지난해 말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시즌 초 지명타자 출전이 유력해 김하성 등 다른 내야수들이 3루까지 맡아줘야 한다. 디애슬레틱은 "마침 김하성이 마차도의 포지션에서 상당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김하성이 3루수로 나서면) 샌디에이고는 마차도를 시즌 초반 지명타자로 기용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1.02 15:09
메이저리그

NYM의 다음 선택지는 류현진과 단기 계약?…“부상 위험 있지만, 마운드에서 가장 안정적인 투수”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인 류현진이 미국 메이저리그(MLB) 뉴욕 메츠의 유니폼을 입게 될까. 현지 매체에선 메츠가 루카스 지올리토(보스턴 레드삭스)를 놓친 뒤, 다른 곳으로 관심을 돌려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류현진을 다시 한번 언급했다.미국 매체 SNY는 31일(한국시간) “지올리토를 놓친 메츠가 고려해야 할 선발 투수 4명”을 꼽으며 단기 계약 대상자를 언급했다. 애초 메츠는 이번 겨울 요시노부 야마모토 영입 레이스에 참전했다. 야마모토는 최근 3년 연속 다승·평균자책점(ERA)·탈삼진·승률 1위에 오른 특급 선발 자원. 2023시즌에는 16승 6패 ERA 1.21로 더욱 뛰어났다. 많은 러브콜을 받은 그의 최종 행선지는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였다. 다저스는 그에게 12년 총액 3억 2500만 달러(약 4220억원) 계약을 안겼다. 이는 게릿 콜(뉴욕 양키스)이 2019년 9년 3억 2400만 달러(약 4200억원)를 뛰어넘는 투수 최대 규모다.레이스에서 고배를 마신 메츠의 다음 타깃은 지올리토였다. 그는 화이트삭스에서 21경기 121이닝 6승6패 ERA 3.79로 무난한 성적을 남겼다. 7월 말 LA 에인절스로 트레이드된 후엔 6경기 32.2이닝 1승5패 ERA 6.89로 추락했다. 결국 8월 말 웨이버 공시로 팀을 떠났다. 시즌 말엔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유니폼을 입었으나, 6경기 1승 4패 ERA 7.04로 여전히 부진했다. 2023시즌 최종 성적은 33경기 184.1이닝 8승 14패 ERA 4.88. 하지만 풍부한 선발 경험으로 러브콜을 받았는데, 보스턴은 그에게 2년 3850만 달러(약 500억원) 계약을 안기며 선발 투수를 보강했다. 준척급 선발 자원이 유니폼을 하나씩 찾아가고 있다. 이제 시선은 류현진의 행선지로 향한다. SNY는 류현진에 대해 “10년의 MLB 커리어 중 25경기 이상 선발 등판한 게 두 시즌뿐으로 부상 위험이 있다”면서도 “마운드에 올랐을 때 가장 안정적이고 효과적인 왼손 투수 중 한 명으로 꼽힌다”라고 소개했다.이어 “팔꿈치 인대 접합(토미 존) 수술에서 복귀한 후 11번 선발 등판했지만, 8번의 등판에서 2실점 이하를 기록했다. ERA 3.46, 이닝당 출루 허용률(WHIP) 1.28을 기록하는 등 효과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36세의 류현진은 빅리그 타자들을 상대로 자신을 다루는 법을 확실히 알고 있고, 관건은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지 없는지다”라고 짚었다. 특히 “류현진은 메츠에 주어진 최고의 중간급 투수 중 한 명일 것이고, FA 시절 루이스 세베리노와 비슷한 1~2년 계약으로 이득을 볼 수 있을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세베리노는 2024년 양키스에서 1300만 달러(약 168억원)를 받는다. 한편 류현진 외에 소개된 투수는 이마나가 쇼타(전 요코하마 베이스타스) 션 마네아(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마이클 로렌젠(전 필라델피아 필리스)이다. 세 선수 모두 30대 초반으로 류현진보다 젊다. 김우중 기자 2023.12.31 08:35
프로야구

유광점퍼 물결 속 버건디 점퍼 입은 이정후, KBO리그 마지막 인사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앞둔 이정후(25·키움 히어로즈)가 KBO리그 축제 현장에 방문했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작별 인사를 했다. 이정후는 지난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한국시리즈(KS) 5차전에 모습을 드러냈다. 소속팀 키움을 이끌고 SSG 랜더스와 KS를 치른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관중석에 앉았다. 이정후는 현재 메이저리그(MLB)에서 뛰고 있는 류현진·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과 동선이 거의 같았다. 경기 전엔 두 선배와 함께 잠실구장 내 외부인 대기실을 찾아 KS 5차전 시구자로 나선 김응용·김성근·김인식 감독과 한동안 얘기를 나눴고, 함께 시구 행사를 위해 그라운드로 향했다. 팬과 취재진을 몰고 다녔다. 이정후는 메이저리거 선배들 사이에서 받는 관심이 멋쩍은 듯 "이런 상황은 어색하다"라고 웃어 보였다. 눈길을 끈 건 이정후의 복장이었다. 지난 7시즌(2017~2023) 동안 뛰었던 키움의 야구 점퍼를 착용했다. 그에게 의도한 의상 콘셉트인지 묻자 그는 두 팔을 살짝 옆으로 뻗어 보이며 "당연하죠. 전 키움입니다"라고 했다. 잠실구장을 가득 메운 LG팬 유광점퍼 물결 속에서 'KBO리그 대표 아이콘' 이정후가 입은 버건디 색(키움 팀 컬러) 점퍼는 유독 눈에 띄었다. KBO리그 통산 타율 1위(0.340) 1위에 빛나는 이정후는 올겨울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MLB 진출을 노린다. 이미 MLB는 스토브리그가 시작됐고, 미국 스포츠 매체들은 앞다퉈 이정후의 행선지와 몸값을 전망하고 있다. 매체 CBS 스포츠는 총액 9000만 달러(1194억원) 규모 계약이 성사될 것으로 전망했다. MLB닷컴은 자체 평가로 정한 자유계약선수(FA) 등급을 소개하며 이정후를 통산 210승을 거둔 투수 클레이튼 커쇼와 같은 3티어(등급)에 올려놓기도 했다. LG가 3승 1패로 앞선 상황에서 열린 KS 5차전은 올 시즌 마지막 경기가 될 수 있었다. 당분간 KBO리그 현장을 떠나는 이정후는 어차피 주목받을 수밖에 없는 자리에 버건디 색 점퍼를 입고 나서며 키움팬을 향해 작별 인사를 건넸다. 이정후는 날이 갈수록 높아지는 자신의 몸값 전망에 대해서 "지금은 말씀드리기 어렵다. 모든 게 잘 정리되면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이날 '예비 빅리거' 이정후와 한동안 시간을 보낸 류현진은 "그는 한국 야구 최고의 타자다. 누구나 잘 아는 실력을 가진 선수이기 때문에 새로운 무대에 적응만 잘 하면 활약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안희수 기자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11.1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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