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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 왕국서 네이버 밴드가 버틴 비결

'인싸'(적극적이고 사교적인 사람)들의 필수 앱인 인스타그램이 국내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생태계를 독점하는 상황에서도 10년 넘게 제자리를 지킨 토종 서비스가 있다. 네이버 밴드는 다수의 관심을 바라는 젊은 세대와 달리 신뢰를 바탕으로 소통하는 기성세대의 니즈를 제대로 공략해 장수 서비스로 자리매김했다. 이제는 '모임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믿음 아래 글로벌 서비스로 발돋움하고 있다. 젊은 세대는 인스타, 어른들은 밴드17일 업계에 따르면 인스타그램의 이용률이 절반에 육박하며 1세대 SNS인 페이스북의 입지가 계속해서 좁아지는 가운데 네이버 밴드는 꾸준한 수요를 자랑하고 있다.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최근 공개한 국내 SNS 이용 현황을 보면 인스타그램 이용률은 지난 2021년 31.5%에서 2023년 48.6%로 2년 새 15%포인트 넘게 증가했다. SNS 이용자 2명 중 1명은 쓰는 셈이다.같은 기간 30%에 육박했던 페이스북의 이용률은 16.7%로 뚝 떨어졌다. 카카오스토리도 17.5%에서 10.2%로 조만간 한 자릿수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여타 서비스들이 생존을 고민하지만 네이버 밴드는 13%대의 이용률을 지키며 굳건한 모습이다. 연령대별로 쪼개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30대 후반까지는 인스타그램을 선호하는 추세다. 밀레니얼세대(만 25~38세) 이용률은 57.0%로 절반 이상을 나타냈다. Z세대(만 9~24세)는 66.9%로 압도적 1위에 올랐다.인스타그램은 이미지와 영상 콘텐츠에 익숙한 젊은 이용자들의 취향을 반영해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하고 해시태그로 명소나 맛집을 공유하는 유행을 선도하며 마케팅 툴의 역할도 하고 있다.틱톡이 몸집을 키우자 곧장 숏폼(짧은 동영상) '릴스'를 도입해 가입자 이탈을 막기도 했다.그런데 40대 이후로 다른 양상을 보인다.X세대(만 39~54세)의 인스타그램 이용률은 36.5%로 확 줄어든 대신 네이버 밴드는 19.9%로 2위 페이스북(22.5%)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베이비붐세대(만 55~65세)는 네이버 밴드(36.0%)를 가장 많이 쓰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스타그램(15.3%)은 카카오스토리(24.1%), 페이스북(20.2%)보다 이용률이 낮았다. 공개형 SNS 피로감 없애네이버 밴드는 공개형 SNS의 피로감 없이 관심사로 모일 수 있도록 한 전략이 주효했다.2012년 론칭한 네이버 밴드는 인스타그램처럼 모바일 맞춤형으로 개발한 것이 공통점이다. 다만 인증된 이용자끼리 모이는 폐쇄형 서비스를 지향하며 차별화했다.이후 공개형 밴드로 모임 영역을 넓힌 데 이어 운동과 공부 등 동기 부여를 할 수 있는 '미션 밴드'와 비대면 트렌드를 반영한 영상 통화를 선보여 코로나19 확산 당시 1020세대 비중이 25%를 넘어서기도 했다.'학급 밴드'는 학교와 학원 등 교육 현장에서 교사와 학생, 학부모의 소통 채널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까지 누적으로 38만개의 학급 밴드가 개설됐고, 74만명의 학생(19세 이하)이 이용했다.매년 신학기 시즌에는 학교 반 밴드를 쓰기 위해 10대들이 대거 유입된다. 2월 말에서 3월 초까지 10대 신규 이용자(NRU)는 연평균의 5배에 달한다. 수업 자료 공유, 숙제 관리, 과제, 투표 등 특화 기능을 뒷받침한 덕이다. 이렇게 국내에서 1800만명의 월간 활성 이용자(MAU)를 품은 네이버 밴드는 해외에서도 빛을 보고 있다. 2014년에 진출한 미국에서 지난해 MAU 500만명 돌파했다.학급 밴드와 마찬가지로 스포츠, 치어리딩, 댄스 등 미국에서 보편적인 방과 후 활동에 참여하는 학생, 학부모, 코치가 밴드로 묶였다. 캘린더를 활용해 초대하고 참석 여부를 묻는 문화에 맞춘 '대답 옵션' 등 현지화 노력으로 얻은 성과다.네이버 관계자는 "올해는 모임의 주축이 되는 리더가 밴드에서 모임을 잘 관리·유지할 수 있도록 '리더를 도와줄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할 것"이라며 "글로벌 시장은 면밀히 분석해 지역적·문화적 특성에 맞는 서비스로 현지 사용자들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6.1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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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스페인·사우디서 나무 심고 꿀벌 키우고…글로벌 ESG 활동

LG전자는 세계 곳곳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비전인 '모두의 더 나은 삶'을 실천하기 위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28일 밝혔다.LG전자 스페인 법인은 스페인 및 포르투갈 주요 지역에 흙과 퇴비, 씨앗들을 뭉쳐 발아율을 높인 씨앗 폭탄을 심는 산림 재생 캠페인 '스마트 그린 트리'를 진행하고 있다.지난 2017년부터 매년 식수량을 늘려 스페인 총 인구 수에 달하는 연간 4700만 그루의 나무 심기를 목표로 한다. 인도 'LG 그린 커버', 인도네시아 'LG 러브스 그린' 등으로 확대하고 있다.또 LG전자 스페인 법인은 지난해부터 식물의 번식과 육성을 돕는 '스마트 그린 비즈'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스페인 내 모든 식물의 수분이 가능한 유일한 토종 꿀벌인 '이베리아 꿀벌'을 약 4700만 마리까지 증식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올해 5월 환경적 요인으로 급격하게 감소 중인 이베리아 꿀벌을 1년여 만에 약 350만 마리 증식하는 데 성공했다.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국가 탄소 배출 저감 정책 '사우디 그린 이니셔티브'에 발맞춰 'LG 얄라 그린'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얄라'는 '함께 가자'라는 뜻의 아랍어다. 현지 임직원들은 사막 지대 나무 심기 활동에 직접 나섰으며, 에너지 고효율 에어컨 제품을 알리는 캠페인도 실시했다.오는 7월에는 수도 리야드의 지방자치단체와 연계해 생활 밀착형 환경 보호 활동도 실천할 계획이다.이 밖에도 LG전자는 지난 4월 미국 뉴저지주의 북미 사옥에 '폴리네이터(수분 매개자) 정원'을 마련해 한국 기업 최초로 미국 국립야생동물연맹(NWF)의 야생 서식지 인증을 획득했다.폴리네이터 정원은 기후 변화로 개체 수가 줄어든 벌, 나비 등이 안정적으로 서식할 수 있는 정원이다. 생물 다양성을 보존하고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구축한다.이삼수 LG전자 CSO(최고전략책임자)는 "글로벌 기업 시민으로서 전 세계 법인들과 긴밀히 협력해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5.28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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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뮤직, 멜론·지니 제쳤는데 공정위 '끼워팔기' 조사는 하세월

국내 플랫폼 생태계를 뒤흔드는 유튜브가 기어코 음원 시장까지 장악하는 분위기다. 울며 겨자 먹기로 파격 프로모션을 앞세운 국산 서비스들은 정부가 하루빨리 글로벌 빅테크의 불공정 행위를 막아주기만을 목 빠지게 기다리고 있다.16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유튜브 뮤직은 MAU(월간 활성 이용자 수) 649만6035명으로 국내 음원 시장에서 1위에 올랐다.멜론은 623만8334명으로 2위로 내려앉았다. 토종 최대 플랫폼인 멜론이 처음으로 왕좌를 내줬다. 지니뮤직은 290만명대로 집계됐다.같은 기간 유튜브는 전체 모바일 앱 순위에서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카톡이 0.25%의 상승률을 나타낸 데 반해 유튜브는 0.78%의 오름세를 보여 20만~30만명대에 불과한 MAU 격차가 조만간 역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유튜브가 영상·음원 시장을 독식하자 입지가 좁아진 멜론과 지니뮤직은 출혈을 감수하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멜론의 '스트리밍클럽'(월 7900원)은 가입 첫 달 1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이후 2개월간 30% 할인이 들어간다.앞서 2개월 100원 프로모션을 진행했을 때는 정상가 전환 전 해지한 뒤 다시 100원을 결제하는 방식의 편법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퍼지기도 했다. 현재 이 방법은 막혔다.지니뮤직도 모바일 전용 '스마트 음악 감상'(월 7400원)을 첫 달 100원에 제공한다. 하지만 광고 없는 영상을 비롯해 유튜브 뮤직을 덤으로 이용할 수 있는 '유튜브 프리미엄'(월 1만4900원)의 독주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다.문제는 이런 '끼워팔기'가 공정거래법상 불공정 거래 행위인 '거래 강제'의 한 유형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점이다.그간 유튜브는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독과점 사업자를 위주로 제재하는 특성 때문에 관리 테두리 밖에 있었다는 분석이다. 그래서 작년 2월 뒤늦게 현장조사를 받았지만 통상 2~3개월 걸리는 결과 공개가 1년가량 지체되고 있다.이 상황에서 유튜브는 지난달 구독료를 40% 기습 인상했다. 대체 가능한 영상·음원 서비스가 없다는 판단이 섰던 것으로 보인다.업계 관계자는 "국내 플랫폼은 고사하고 유튜브 뮤직 하나만 남을 수 있다"며 "(구독료 인상처럼) 독점 사업자의 행태는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이 관계자는 또 "유튜브는 국내 가이드라인을 따르지 않고 개별 계약을 맺어 저작권료를 적게 정산한다"며 "유튜브 뮤직으로 옮겨갈수록 창작자들의 피해도 커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1.17 07:00
산업

‘뷰티 공룡’ CJ올리브영, 3년간 3000억원 상생안 내놔

CJ올리브영은 ‘상생 경영’에 3년 간 3000억원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국내 공룡 뷰티 플랫폼으로 독과점 논란이 커지자 신생 및 중소 뷰티 기업과의 상생 행보에 나선 것이다. CJ올리브영은 중소 협력사의 자금 융통을 위해 연 500억원씩 3년간 1500억원 규모의 상생 펀드를 운용한다.올리브영 상생 펀드를 통해 적용받는 감면금리는 연 2.39%포인트로, 대출 금리가 최대 절반 수준으로 낮아진다.기업당 최대한도인 10억원을 대출받으면 연간 2400만원의 이자를 줄일 수 있다.CJ올리브영은 입점 기업 중 1차로 신청한 50개 기업이 1월부터 혜택을 받게 된다며 올해 안에 적용 기업을 100개사로 확대할 계획이다.올리브영은 2021년부터 직매입사의 대금결제 시기를 60일에서 30일로 단축한 데 이어 이를 전체 협력사로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K뷰티 산업 생태계 육성을 위해 3년간 500억원을 투입한다. 위생·건강 소외계층 지원과 지역경제 활성화, 친환경 활동 등에도 3년간 500억원가량을 지원한다. 이를 위해 소외계층 여성 청소년에게 기초 위생제품을 전달하는 '핑크박스' 캠페인을 서울 중심에서 전국 단위로 확대하고 올리브영 PB(자체 브랜드) 상품 마케팅과 연계한 지역 상생 프로그램도 기획 중이다.이밖에 사내 자문기구인 준법경영위원회를 신설하고, 외부 위원 영입 및 준법경영 ISO 인증 추진 등을 통해 사업 전반의 준법관리 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이선정 올리브영 대표는 "토종 뷰티 플랫폼인 올리브영과 함께 해외 시장에서 선전하는 성공모델을 확산해 화장품이 대한민국 대표 수출 품목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K뷰티 산업의 글로벌 전성기를 이끄는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공정위는 지난해 12월 올리브영이 납품업체들의 경쟁자 행사 참여를 막고 할인된 가격으로 납품받은 상품을 정상가로 팔아 차액을 얻은 혐의 등의 불공정 행위에 대해 과징금 18억여원을 부과하는 제재를 내렸다. 이에 올리브영은 중소 뷰티 브랜드들과 상생할 것을 약속했고 이날 구체적인 상생안을 내놓았다. 권오용 기자 bandy@edaily.co.kr 2024.01.11 12:59
IT

한국인의 '시간'은 유튜브에게로…고민 빠진 네카오

1인 미디어 생태계는 포화 상태이지만 한국인들은 갈수록 유튜브에 빠져들고 있다. 시간을 빼앗기는 토종 플랫폼들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16일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 10월 국내 모바일 이용자들은 유튜브에서 영상을 보는 데 1044억분을 할애했다.유튜브 이용 시간은 2018년 10월부터 매년 꾸준히 상승했다. 올해는 2020년 10월 671억분 대비 약 1.6배 증가하며 여전한 인기를 과시했다.국민 앱인 네이버와 카카오톡도 가뿐히 제쳤다. 한국인이 가장 오래 사용한 모바일 앱 1위에 올랐다. 카카오톡·네이버·인스타그램·틱톡이 뒤를 이었다.카톡은 2020년 10월 283억분에서 2022년 10월 335억분으로 올랐다가 이번에 319억분으로 소폭 내려앉았다.같은 기간 네이버 앱 역시 207억분에서 233억분으로 증가했다가 222억분으로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이들 두 앱이 최근 성장세가 꺾인 것과 달리 유튜브는 계속해서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와이즈앱·리테일·굿즈는 "유튜브 사용 시간이 빠르게 증가하며 유튜브와 카톡, 네이버의 격차가 매년 커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했다. 양대 플랫폼은 이용자 체류 시간을 늘릴 수 있는 차별화 기능으로 추격의 발판을 다지고 있다.카톡은 명당인 하단 중앙 탭에 오픈채팅을 배치했다. 수요가 낮은 콘텐츠 큐레이션 서비스 대신 비지인 기반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강화해 약 1000만명의 DAU(일간 활성 이용자 수)를 달성했다.인스타그램과 유사한 휘발성 메시지와 꾸미기 스티커 등으로 친구탭과 프로필 영역은 SNS처럼 개선 중이다.네이버는 유튜브 쇼츠와 틱톡처럼 숏폼에 집중하고 있다. 자사 숏폼 서비스 '클립'의 노출 영역을 확대하고 양질의 콘텐츠가 쏟아지도록 전문 크리에이터를 육성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클립은 연간 목표였던 DAU 100만명과 일평균 1000만뷰를 조기 달성하며 성장 초석을 마련했다"며 "연말까지 카테고리와 창작자 프로그램을 확대해 콘텐츠의 양뿐만 아니라 질 향상에도 집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11.1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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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발 악재 쌓여가는 카카오

카카오를 겨눈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의 칼날이 갈수록 매서워지고 있다. 올해만 두 차례 주요 계열사에 과징금 철퇴를 내렸다. 이미 정부의 눈 밖에 난 상황에서 지루한 법정 다툼까지 벌여야 하는 카카오의 표정이 어둡기만 하다.공정위는 지난 2월 카카오모빌리티에 이어 24일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과징금 처분을 내렸다.웹소설 공모전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카카오엔터가 당선 작가들의 2차적 저작물(웹툰·영화·드라마 등) 작성권을 제한하는 불공정한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고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5억4000만원을 부과하기로 했다.2018년부터 2020년까지 5개 웹소설 공모전을 개최하면서 일부 요강에 2차적 저작물 작성권이 카카오엔터에 귀속되는 조건을 설정하고, 28명의 당선 작가들과 2차적 저작물 작성권이 회사에 독점적으로 부여되는 계약을 체결했다는 판단이다. 카카오엔터는 '내가 죽였다' '일곱 번째 배심원' '경계인' 등 수상작들을 출판하거나 웹툰으로 확장했다.과징금 규모가 작아 큰 출혈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카카오엔터의 브랜드 이미지에는 치명적이다. '작가에 갑질하는 플랫폼' 이미지가 각인되면 창작자는 물론 이용자들의 외면을 받아 주도권을 경쟁사 네이버에게 완전히 빼앗길 수 있어서다.카카오엔터는 곧바로 입장문을 내고 "공정위 의결서를 수령했으며 법원에 항소해 부당함을 다툴 예정"이라며 "당사는 창작자를 국내 창작 생태계의 주요 파트너로 여기고 있으며, 실제 창작자의 2차 저작물 작성권을 부당하게 양도받은 사례가 없다"고 밝혔다.그러면서 "조사 과정에서 충분히 소명했음에도 불구하고 공정위가 제재 조치 판단을 내린 것에 대해 매우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국내 차량 호출 1위 앱 '카카오T'를 운영하는 카카오모빌리티는 공정위와 대법원까지 간다.공정위는 앞서 카카오모빌리티가 배차 알고리즘을 조작해 가맹 택시를 우대했다고 보고 271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가맹 기사에게 우선 배차하는 방법으로 콜을 몰아주거나, 수익성이 낮은 1㎞ 미만 단거리 배차를 제외·축소하는 알고리즘을 은밀히 작동했다는 설명이다.다행히 지난달 서울고등법원이 시정명령 집행 정지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카카오모빌리티는 한숨 돌렸다. 하지만 공정위가 이에 불복해 대법원에서 연장전을 치르게 됐다.여기에 택시기사들까지 들고일어났다.'카카오T 콜 몰아주기 피해 집단소송인단'은 올해 안에 최대 1000명의 원고를 모집해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카카오T의 불공정한 배차 알고리즘 때문에 비가맹 택시기사들의 수입이 50% 이상 줄었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일단 카카오모빌리티는 업계와 공정위의 오해를 풀기 위한 노력을 이어갈 방침이다. 올 4분기 중에는 택시 매칭 시스템의 발전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지난 13일 서울 강남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카카오T 택시가 국민의 생활 속 이동 인프라로 자리 잡은 만큼, 매칭 시스템의 투명성을 높이고 지속적으로 개선해 국민의 이동 편의 증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공정위가 연신 회초리를 휘두르는 가운데 카카오는 부진한 실적을 끌어올리는 것만 해도 벅찬 상황이다.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경기 부진 장기화에 따른 매출 성장 둔화와 구조조정 효과 지연으로 올해는 카카오의 영업이익 성장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카카오톡 개편과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진출 등으로 성장 동력 확보를 모색하고 있는 만큼 2024년에는 실적 개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했다.일부에서는 카카오를 겨냥한 공정위의 공세에 우려하고 있다. 유튜브와 틱톡 등 외산 서비스의 강세 속에서 무리하게 규제 일변도의 정책으로 일관한다면 토종 플랫폼은 결국 날개를 펴지 못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디지털경제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국제 정세와 국내 시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부적절하게 대응하면 디지털 패전국이 될 수 있다"며 "우리 기업들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긴 호흡을 갖고 다른 국가들과 함께 이익을 추구할 수 있는 바탕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09.2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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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IS리포트] 유튜브·틱톡 질주하는데 네이버·카카오는 곳곳이 지뢰밭

유튜브·구글·틱톡 등 해외 IT 플랫폼이 국내에서 입지를 빠르게 넓혀가고 있다. 토종 플랫폼을 턱밑까지 추격한 경우도 있다. 이에 반해 네이버·카카오 양대 토종 IT 플랫폼은 출구 없는 미로에 갇혔다. 비대면 추세가 사그라들면서 IT업계 거품이 빠져 올 상반기에는 실적 하락을 방어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이제 연말까지 새로운 도약을 위한 준비를 해도 모자랄 판에 곳곳이 지뢰밭이다. 네이버는 내년 총선까지 1위 포털이라는 이유로 정치권의 공세에 시달릴 전망이다. 국내 사업 확장길이 막힌 카카오는 수익성 악화로 역성장을 거듭하고 있다.네이버, 유튜브 독주에 속수무책3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플랫폼 생태계 속 외산 플랫폼의 입지가 하루가 다르게 커지고 있다. 유튜브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으며, 틱톡은 젊은 세대 사이에서 대세다. 구글은 네이버의 검색 점유율을 야금야금 가져가고 있다.앱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의 올 상반기 앱 순위에서 카톡이 월 사용자 4145만명으로 1위를 기록했다. 4095만명의 유튜브가 2위를 가져갔다. 네이버는 3888만명으로 3위에 만족해야 했다.유튜브는 혜성처럼 등장한 틱톡에 대항해 2년 전 국내에 숏폼(짧은 동영상) 서비스인 '쇼츠'를 출시했다. 이 전략으로 문자 기반의 네이버를 순식간에 추월했다.숏폼 트렌드를 이끈 틱톡은 대학내일 20대연구소의 조사 결과 20대의 10명 중 2명이 일상 기록을 위해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압도적이었던 네이버의 검색 점유율은 절반도 위태롭다. 포털 분석 서비스 인터넷트렌드의 통계를 보면 연초 대비 이달 1일 네이버의 점유율은 64.45%에서 56.88%로 뚝 떨어졌다.그 사이 구글은 26.48%에서 33.66%로 확 올랐다. 전통적인 검색엔진 대신 유튜브에서 정보를 얻는 추세에 더해 생성 인공지능(AI) 도입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네이버는 무섭게 몸집을 키우는 해외 플랫폼을 따돌리기도 벅찬데 정치적인 이슈에 휩싸여 이도저도 못하는 처지에 놓였다.지난달 27일 콘텐츠 추천 서비스 '트렌드 토픽'을 없앤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트렌드 토픽은 AI가 이용자들이 많이 조회한 문서들을 바탕으로 토픽을 추출해서 보여주는 기능이다.타인의 관심사를 알고 싶어하는 이용자들의 니즈를 반영했다. 성향이 극명하게 갈릴 수 있는 정치·사회 카테고리는 애초에 배제했다.이번 결정은 올 초부터 여당인 국민의힘이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네이버를 상대로 폭격을 멈추지 않는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선봉에 있는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지난 5월 네이버 트렌드 토픽을 두고 '실검의 부활'이라고 꼬집은 데 이어 7월에는 네이버 뉴스 알고리즘 편향성 의혹의 수사 필요성을 제기했다.포털 본연의 역할인 키워드 검색의 경우 단어를 입력하면 광고부터 쏟아진다고 지적하며 관련 법 개정을 시사했다. 박 위의장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 사회의 갈등을 부추기는 주범 중 하나가 알고리즘이라는 데 별로 이견이 없는 상황"이라며 "알고리즘이 '악마의 도구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방송통신위원회는 한 달째 네이버의 뉴스 검색 알고리즘 인위적 개입 여부를 살피는 실태 점검을 진행 중이다. 위반행위가 사실로 확인되면 관련 서비스 연평균 매출의 최대 3%를 과징금으로 부과할 수 있다.국내외 플랫폼 간 '기울어진 운동장' 현상은 심화하고 있다. 유튜브에는 조회수만 보고 만든 가짜뉴스가 판을 치고 있다. 피해자가 경찰에 직접 고발하는 것 외에는 관리·처벌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정부 규제는 물론 정치권 눈치도 봐야 하는 네이버는 억울하다.'트래픽'이라는 단어의 의미가 '과도한 행위로 이용자들을 끌어 모으는 행위'로 변질된 모습이지만 포털에게는 떼어놓을 수 없는 개념이다. 이용자가 없으면 서비스의 존재 가치도, 수익도 없기 때문이다. 네이버가 수차례 변화를 시도한 이유다.지난 2021년 2월 네이버는 홈페이지 상단의 실시간 검색어(실검)를 폐지했다.당시 회사는 능동적인 콘텐츠 소비 행태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지만, 단순 키워드 검색량을 집계해 상위에 노출하는 방식이 여론 조작이라는 부작용을 야기한 것이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이후 인플루언서 영역을 확대하고 트렌드 토픽과 같은 신규 기능의 도입을 추진해 점유율 지키기에 나섰다.단순히 하나의 작은 기능이 빠진 것처럼 보이지만 네이버에게는 적잖은 타격이다.총선이 끝난 뒤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당분간 콘텐츠와 관련한 시도에 제약이 걸린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는 이용자 체류시간에 기댄 광고 매출에 직접적인 타격을 준다.광고 중심의 서치플랫폼(검색·디스플레이·기타) 사업은 아직까지 네이버의 든든한 버팀목이다. 쿠팡과 양강 체제인 커머스 사업과 비교해도 작년 내내 2배의 우위를 보일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했다. 카카오 '벤처 신화' 재현 언제쯤카카오의 표정도 어둡다. 지난 2021년 문어발식 사업 확장 이미지로 비난을 한몸에 받은 탓에 국내에서는 기회를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올해 해외로 발을 뻗기 위해 비지인 기반 오픈채팅을 전면에 배치, 트래픽 증대 효과를 보고 있지만 경기 침체로 광고 시장이 활력을 잃어 실적 개선 효과는 제한적이었다.카카오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11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 감소했다. 카톡 광고와 선물하기 등 핵심인 톡비즈 매출은 지난 5월 오픈채팅 탭 신설에도 전 분기 대비 2% 줄었다.김진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엔터테인먼트 사업 부문은 (북미 웹툰 플랫폼) 타파스 재정비 및 전반적인 비용 효율화 과정이 수반될 것으로 관측돼 버티컬 인공지능(AI)과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등 차세대 사업 추진은 좀 더 시간을 가지고 접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여기에 정부가 만지작거리는 온라인 플랫폼 규제 법안은 카카오와 네이버 모두에게 심각한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공정거래위원회는 전문가들로 구성한 TF 활동을 마무리하고 독과점과 입점업체 갑질 등을 방지하기 위한 사전규제를 조만간 법제화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우리나라에서는 커 보이지만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해외로 진출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규제보다는 지원이 필요하다. 자국에서 역차별을 당해 발목이 잡힐까 우려된다"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08.0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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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에 네이버페이까지…알뜰폰 '혜택 없다' 옛말

5G 확산에 소비자 관심 밖으로 밀려날 줄 알았던 LTE 시장이 다시 활력을 찾고 있다. 각종 제휴 서비스로 무장한 알뜰폰 덕이다.매달 빠져나가는 통신비는 절반 가까이 아끼면서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등을 뒷받침해 젊은 고객들 사이에서 인기다. "알뜰폰은 혜택이 없다"도 이제 옛말이다.1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국내 알뜰폰 가입자는 LTE를 중심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지난해 5월 1000만 고지를 넘어선 LTE 알뜰폰은 지난 4월까지 1269만2592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연초부터 매달 20만명 이상이 신규로 유입되고 있다. 이런 알뜰폰 흥행 효과로 계속해서 감소하던 전체 LTE 가입자도 전월 대비 31만명 늘었다.5G 알뜰폰 가입자는 20만명대 수준으로 아직 생태계를 조성하는 단계다. 가계 통신비 인하 목적으로 알뜰폰을 쓰는데 굳이 애매한 가격대의 5G 상품에 가입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고객이 대부분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렇게 LTE 알뜰폰이 '아재폰' 이미지를 탈피해 호응을 얻을 수 있었던 주된 요인 중 하나는 '제휴요금제'다. 그간 알뜰폰은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하는 멤버십 혜택이 빠진 것이 단점으로 꼽혔다.그런데 최근 파트너십을 적극 활용한 차별화 요금제가 이목을 끌고 있다. 콘텐츠와 식음료처럼 일상에 유용한 혜택으로 고객 주머니 부담을 덜었다.알뜰폰 1위 KT엠모바일은 지니뮤직과 블라이스 등 그룹사 역량을 총동원했다. 월 2만~3만원대 LTE 상품에 각종 부가서비스를 덤으로 얹었다. 이통사 알뜰폰 가운데 가장 많은 라인업을 자랑한다.영화 마니아는 매달 메가박스 영화 관람권과 콤보 2000원 할인 쿠폰을 주는 요금제가 적합하다. 음악을 자주 듣는 고객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멜론이나 지니뮤직 이용권을 보장하는 상품을 선택하면 된다. 영화·드라마·예능 등 10만 여편의 작품을 보유한 토종 OTT 왓챠나 웹소설 플랫폼 블라이스 이용권이 기본 혜택인 요금제도 있다. 요기요·배달의민족을 비롯해 네이버페이, L포인트,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할인 쿠폰을 매월 쏘는 요금제도 있다. 예를 들어 '모두다 맘껏 7GB+(지니뮤직 프리)'에 가입하면 기본으로 제공하는 7GB의 데이터를 소진해도 최대 1Mbps의 속도로 서비스를 계속 이용할 수 있다. 1Mbps는 메시지 송수신과 웹서핑에는 무리가 없지만, 유튜브 등 영상은 화질을 낮춰야 원활하게 시청할 수 있는 수준이다.여기에 전화와 문자는 무제한이다. 가입 기간 모바일 전용인 '스마트 음악 감상'을 결제할 수 있는 지니뮤직 포인트를 매월 지급한다.월 요금은 3만5200원인데, 프로모션을 적용하면 1만9100원으로 뚝 떨어진다.KT엠모바일 관계자는 "요금 인하 프로모션은 종료 시점을 정하지 않고 당분간 지속할 예정"이라며 "제휴요금제는 전체 고객 중 30% 이상이 가입할 정도로 호응이 좋다"고 말했다.SK세븐모바일은 이달 말까지 가입할 수 있는 구독형 상품을 내놨다.올리브영·쿠팡 이츠·CU·파리바게뜨·투썸플레이스·배스킨라빈스에서 쓸 수 있는 5000원 상품권을 매달 준다. 2만원대 요금제는 통화와 문자 제한이 있지만, 3만원대 요금제는 무제한이다. 기본 제공 데이터를 소진하면 영상 시청에 무리가 없는 최대 3Mbps 속도로 계속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KT엠모바일처럼 콘텐츠 제휴요금제도 준비했다. 음원 스트리밍 앱 플로 또는 전자책 교보 e북 이용권을 선택하거나 매월 통신료 10%를 네이버페이로 적립할 수 있다. U+유모바일은 운전자들을 위한 이색 요금제를 기획했다.'카앤피플 스페셜'의 월 요금은 3만9900원으로, 2개월마다 카앤피플 쿠폰 4만5000포인트를 지급한다. 카앤피플은 스팀 세차·실내 크리닝 등 차량 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데이터는 기본 11GB에 매일 2GB를 보장한다. 다 쓰면 최대 3Mbps 속도로 데이터를 무제한 사용할 수 있다.스마트폰 관리에 소홀한 고객을 겨냥해 파손형 보험 요금을 지원하고 자기부담금을 포인트로 되돌려주는 '자급제 폰케어 스페셜' 요금제도 마련했다.이처럼 단순히 싸기만 하다는 인식을 바꾼 상품 전략으로 알뜰폰을 향한 인식이 크게 바뀌었다.소비자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작년 하반기 실시한 조사에서 알뜰폰 평균 체감 만족률은 62%로 이통 3사(54%)보다 앞섰다. 알뜰폰 가입자 중 20~30대는 49%로 절반에 육박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06.1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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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IS리포트] 토종 OTT 낭떠러지 코앞…일찌감치 손 턴 KT만 웃었다

'넷플릭스 대항마'를 자처하며 호기롭게 돛을 올렸던 토종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가 위태로운 항해를 하고 있다. 글로벌 1위 사업자와의 격차는 좁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데 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OTT 격전지였던 이동통신 시장에도 최근 심상치 않은 변화의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적과의 동침을 시도하거나 플랫폼 인수를 급작스럽게 철회하는 등 당사자들은 확답을 피하는 이슈가 쏟아지며 불확실성만 커지고 있다. 일찌감치 플랫폼을 포기하고 콘텐츠에 승부를 건 KT만 웃고 있다.적자 수렁 빠진 토종 OTT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표 OTT인 웨이브와 티빙은 나란히 연간 1000억원대의 적자를 안았다.웨이브를 운영하는 콘텐츠웨이브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1217억원으로 전년의 558억원보다 2배 이상 뛰었다.매출은 2735억원으로 19% 증가했지만, 영업비용의 절반을 차지하는 콘텐츠 원가(제작·수급 비용)가 45% 늘어난 2111억원에 달했다. 콘텐츠에 돈을 쏟은 만큼 구독자가 늘지 않은 셈이다.티빙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적자 폭이 2021년 762억원에서 2022년 1192억원으로 커졌다. 콘텐츠 원가도 707억원에서 1169억원으로 올랐다.이처럼 양대 OTT가 흔들리기 시작하자 조만간 연합전선을 구축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SK텔레콤에서 출발해 SK스퀘어의 계열사가 된 콘텐츠웨이브는 다른 국산 OTT에 적극적으로 애정 공세를 펼치고 있다.2020년 8월 당시 부사장이었던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CJ ENM과 JTBC가 합작한 티빙의 출범이 임박하자 공개 석상에서 "웨이브와 티빙이 합병하면 넷플릭스를 이길 수 있다"고 말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신임 대표를 막 선임해 새로운 시작을 준비 중이던 티빙은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발언 수위를 낮췄지만 웨이브는 바람을 접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박정호 SK스퀘어 부회장은 지난 3월 기자간담회에서 독점 콘텐츠에 따라 고객이 웨이브와 티빙을 왔다 갔다 해야 하는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합종연횡의 필요성을 역설했다.현재로서는 지상파 3사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 웨이브의 몇 안 되는 강점이다. 한류 드라마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을 등에 업은 티빙의 오리지널 콘텐츠 경쟁력이 당장 절실하다.콘텐츠웨이브는 내년에 만기가 도래하는 20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도 고민이다. CB는 향후 주식으로 바꿔 차익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증시 침체로 상장이 불투명해지면서 이자를 얹어 투자자들에게 돌려줘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 단순히 함께 힘든 처지에 놓였다고 해서 두 OTT가 힘을 합칠 가능성은 낮다는 목소리도 나온다.업계 관계자는 "(웨이브와 티빙을 운영하는 회사의) 사업 구조가 많이 다른 상황에서 2~3년간 각자의 콘텐츠에 투자하면서 플랫폼을 키워왔는데 그냥 흡수·합병하라는 이야기가 현실성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콘텐츠도 옮겨야 할 텐데 제작사와의 복잡한 거래 관계를 따져보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이미 티빙은 SK텔레콤의 경쟁사인 KT와 손을 잡은 상태다. CJ ENM은 KT의 콘텐츠·미디어 사업을 이끄는 KT스튜디오지니에 작년 1000억원을 투자해 2대 주주로 올라섰다.같은 해 티빙은 KT의 OTT 시즌을 품었다. 시즌의 MAU(월간활성이용자수)는 125만명으로 자신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지만 더 큰 그림을 봤다.KT스튜디오지니·지니뮤직·밀리의서재·ENA·스토리위즈 등 원천 IP(지식재산권) 발굴부터 콘텐츠 제작, 유통을 아우르는 KT의 콘텐츠 밸류체인와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판단이 선 것이다.SK스퀘어와 티빙 측 모두 협업 추진 여부를 묻자 일단 고개를 저었다.OTT 신경전에서 한 발 물러서 있었던 LG유플러스도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진행한 협상을 거쳐 왓챠 인수를 목전에 뒀지만 돌연 번복한 것으로 전해졌다.2011년 설립한 왓챠는 영화 추천 서비스를 거쳐 2016년 평점 데이터를 기반으로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는 OTT로 거듭났다.대형 플랫폼에 맞선 무기는 개인 맞춤형 고품질 콘텐츠다. 획일화하지 않고 다양한 취향을 반영해 새로운 발견을 뒷받침했다. '체르노빌' '킬링 이브' 등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작품성을 인정받은 콘텐츠로 이탈률이 낮은 마니아층을 공략했다.하지만 2019년 5G 상용화와 함께 영상 스트리밍을 새로운 먹거리로 꼽은 대기업들이 OTT 시장에 잇달아 출사표를 던지자 규모의 경제에 밀리기 시작하면서 2021년 3000억원대였던 기업 가치가 200억~300억원대로 쪼그라들었다.왓챠도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연간 영업손실은 2021년 248억원에서 2022년 555억원으로 불었다. 같은 기간 자본총계도 346억원에서 600억원으로 늘었다. 자본 잠식이 심화했다.왓챠 인수와 관련해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현재 인수를 검토하지 않는 상태"라며 선을 그었다. 왓챠 관계자도 "확인된 바 없다"고 했다.당분간 왓챠는 일본 드라마처럼 다른 OTT에서는 만나볼 수 없는 콘텐츠로 충성도 높은 고객들을 꾸준히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10만여 편의 작품과 6억5000만개의 별점 평가 데이터로 추천 엔진을 지속해서 고도화한다. 더 멀리 달아나는 넷플릭스이렇듯 토종 OTT들이 생존을 고민하는 사이 글로벌 최대 사업자인 넷플릭스는 왕좌를 굳건히 지켰다.앱 통계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의 통계를 보면 올해 1월 넷플릭스 이용자는 1257만명으로 티빙(515만명)과 웨이브(401만명)를 합친 것보다 많다.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지난해 1~9월 유료 OTT 점유율도 넷플릭스가 38.22%로 티빙(시즌 포함, 18.05%)와 웨이브(14.37%)를 가뿐히 넘어섰다.넷플릭스는 안주하지 않고 투자 열기를 이어간다.지난 4월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미국에서 만나 향후 4년간 K콘텐츠에 약 3조3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연간 8000억원 이상으로, 국내 전체 PP(방송채널사용사업자)의 절반 규모다.우리나라 콘텐츠 제작사 입장에서는 반가운 일이지만, 토종 OTT는 입이 바짝 마를 수밖에 없다. 콘텐츠 경쟁력의 차이가 더 벌어지기 때문이다.이를 두고 한국이 글로벌 콘텐츠 생태계에서 맡을 수 있는 역할이 제작에 국한될 수 있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윤덕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투자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막을 수도 없다"며 "K콘텐츠 산업의 전략과 방향성을 논의하기 위해 넷플릭스의 투자를 철저하게 분석해야 한다"고 했다.넷플릭스의 숨은 의도까지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 사업자, 수익성만 바라는 '공허한 외침'국내 기업들의 소극적인 투자 전략이 패착으로 이어졌다는 지적도 있다. 리스크는 감수하지 않으면서 수익성은 보장해달라는 공허한 외침만 울려 퍼지고 있다는 분석이다.김용희 동국대 영상대학원 교수는 "넷플릭스가 사정을 봐주면서 투자를 하는 것도 아니고, 매년 8000억원을 지원하겠다는 결정이 과연 쉽게 나왔겠느냐"라며 "이동통신사 차원에서는 망 유지·보수 비용 정도밖에 안 되는 숫자"라고 말했다.이어 "해외 진출을 구호로 외치지만 국내 제작·유통으로만 승부를 보려는 전형적인 방송사 마인드도 문제"라고 덧붙였다.토종 OTT 통합은 정답이 될 수 없으며, 오히려 중복 가입 시장을 키워야 한다는 주장도 펼쳤다.김 교수는 "중복 가입은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합쳤다고 해서 구독료 1만원을 3만원으로 단숨에 올릴 수 있겠나"라며 "토종 OTT가 한 곳만 남으면 투자 의지가 약해져 되레 콘텐츠가 넷플릭스에 집중될 수 있다"고 말했다.결국 과감하게 플랫폼(시즌)을 포기하고 오리지널 콘텐츠에 올인한 KT만 웃는 분위기다.KT는 시즌 론칭 3년 만에 티빙과의 합병을 공식화했다. 올레tv(현 지니TV)의 모바일 버전으로 나와 실시간 방송과 아이돌, 미드폼(30분 안팎 영상)에 집중했지만 점유율이 5%에도 닿지 못하자 재빨리 티빙에 넘겼다.대신 그룹사 역량을 총동원해 종합 콘텐츠·미디어 사업자 도약을 선언했다. 뜻밖의 도전이 업계의 의구심을 샀지만 넷플릭스 TV 프로그램 부문 20개국 1위를 달성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효과로 KT스튜디오지니는 출범 2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올 하반기에도 기대작들이 연이어 출격한다.장르 스펙트럼을 확장해 선보인 스릴러 '행복배틀'은 첫 방송을 내보낸 지난달 31일에는 호응이 없는 듯하다가 이달 1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집계에서 케이블 채널 시청자 수 8위(수도권, 11만5000명)에 오르며 나쁘지 않은 시작을 보였다. 티빙 인기 순위 5위 안에도 안착했다.오는 19일에는 '더 글로리' 신드롬의 주역 배우 임지연과 김태희가 호흡을 맞춘 스릴러 '마당이 있는 집'을 선보일 예정이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06.0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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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IS리포트] 스멀스멀 부활하는 실검·댓글…포털 손 못 놓는 이유

이용자 감소로 고민에 빠진 국내 포털이 실시간 검색(이하 실검)과 댓글 등 과거 부작용을 야기했던 서비스의 부활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숏폼(짧은 동영상)과 챗GPT가 대세로 떠오른 온라인 생태계에서 다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다.하지만 내년 4월 총선을 앞둔 정치권이 편향성 문제를 앞세워 반대하고 있어 포털의 변화에 제공이 걸리고 있다. 외산 플랫폼에 밀리기 시작한 토종 포털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이용자 보호 장치를 전제로 한 건강한 시도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게 전문가의 분석이다. 실검 대신 트렌드 추천2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 포털 네이버는 오는 7월로 예정했던 '트렌드 토픽'의 출시를 미루거나 철회할 전망이다.트렌드 토픽은 이용자들이 많이 본 문서에서 생성형 AI(인공지능)가 토픽을 추출해 보여주는 서비스다. 단순히 검색 노출량이 많은 키워드를 취합하는 실검과는 성격이 다르지만, 최신 트렌드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점은 유사하다.현재 모바일 앱에서 베타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뉴스·콘텐츠의 추천·구독 메뉴에 들어가 아래로 조금만 내려가면 만나볼 수 있다. 예능·여행·IT·푸드·키즈 등 다루기 가벼운 카테고리의 인기 키워드와 관련 글·영상을 소개한다.네이버 관계자는 "내가 좋아하는 것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어떤 것에 관심이 있는지 알고 싶은 이용자의 니즈를 사업자 입장에서 충족해 보려고 했다"며 "사회적으로 다양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 심사숙고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용자들이 확인하고 싶은 최신 트렌드와 이슈를 AI가 대신 찾아주는 서비스라는 게 네이버의 설명이다. 비슷한 예로 네이트의 '오늘'은 주요 뉴스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핵심 이슈 키워드를 원형으로 시각화해 보여준다. 카카오의 사업 재편 과정에서 CIC(사내독립법인) 형태로 떨어져 나온 다음은 지난 10일 '투데이 버블'을 공개했다.다음 PC 버전 검색창 하단에 이용자들이 많이 찾는 키워드를 보여준다. 검색 결과 화면 우측에는 작은 미리보기 이미지와 함께 인기 키워드를 나열한다. 네이버와 마찬가지로 음악·예능·스포츠 등 무겁지 않은 카테고리가 대부분이다.상대적으로 영향력이 낮은 다음은 네이버보다 다소 유연하게 외부 입김에 대응하는 모습이다. 출시를 고민하는 네이버와 달리 베타테스트를 계속 진행할 방침이다. 그러면서도 실검과는 전혀 다른 서비스라고 못을 박았다.카카오 관계자는 "실시간 이슈 키워드가 다음 검색이라는 서비스를 활용했다면, 투데이 버블은 정보의 출처가 카페나 블로그, 제휴를 맺은 뉴스, 웹 크롤러(수집기)를 사용할 수 있는 공개 커뮤니티 등"이라며 "우려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기술과 정책적인 준비를 마친 상태라 일단 서비스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했다.포털 실검은 짧은 시간 안에 다수의 이용자가 동일한 키워드를 입력하는 방식 등 정치적 수단으로 악용된 사례가 적지 않았다. 이에 다음과 네이버는 각각 2020년 2월, 2021년 2월 해당 서비스를 종료했다. 이후 이용자가 직접 매체를 선택하고 배열하는 구독형 서비스를 고도화했다.다음은 실검과 같은 순위 조작 행위가 일어나지 않도록 총력을 기울였다. 최근 수 일 동안 웹페이지들에서 쓰인 단어와 몇 시간 내 자주 등장한 단어를 추출해 현저하게 언급량이 증가한 단어를 뽑아낸다. 다양성을 고려한 보정과 중복 제거를 거쳐 유의미한 키워드만 표출한다. 총선 앞두고 예민한 정치권정치권은 양대 포털의 행보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콘텐츠 추천 서비스가 정치와 사회 영역으로 확장하면 노출되는 글·영상의 종류에 따라 표심이 이동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지난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실검은 인격권 침해와 가짜뉴스 유포, 기사 어뷰징 등 숱한 폐단을 낳았다"며 "정치·경제 등 시사 뉴스 관련 키워드는 제외한다고 하지만 언제 슬그머니 끼워 넣을지 아무도 모를 일"이라고 지적했다.새로운 서비스가 '여론 선동 놀이터'로 전락할 것이라는 강도 높은 비판도 서슴지 않았다.이처럼 양대 포털이 트렌드 추천 서비스 도입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을 때 커뮤니티 '판'으로 잘 알려진 네이트는 연예 기사 댓글과 크게 다르지 않은 기능을 도입해 눈길을 끌었다.국내 포털은 악성 댓글로 심리적 고통을 받다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사고가 잇따르자 연예 기사 댓글 서비스를 실검과 비슷한 시기에 폐지한 바 있다.그런데 네이트 모바일 버전에서 연예 기사를 클릭하면 '썰' 커뮤니티에 올라온 해당 기사의 반응을 볼 수 있다. 썰은 네이트가 북미 최대 커뮤니티인 '레딧'을 표방하며 지난해 론칭한 서비스다.네이트는 썰 이용자가 흥미로운 기사의 링크를 첨부해 공유하고 댓글로 소통할 수 있도록 했다. 문제는 썰 커뮤니티에서 많은 추천을 받은 몇 개의 댓글이 연예 기사에 그대로 복사되는 것이다.쉽게 말해 연예 기사에 직접 댓글을 달 수는 없지만, 썰 커뮤니티로 우회해 작성할 수 있는 구조다. 실제 한 유망 배우의 결혼 소식을 다룬 기사에는 "누군지 아는 사람" "기자도 모를 듯"처럼 당사자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댓글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네이트 관계자는 "연예뿐 아니라 전체 카테고리를 썰과 연동하는 방향으로 서비스를 기획했다"며 "잘못되는 부분이 없도록 계속 모니터링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좁아진 입지에 선택권 없는 포털이처럼 포털이 거센 반발에도 실검과 댓글을 추가하려는 것은 유튜브와 틱톡 등 외산 플랫폼의 공세에 위태로워진 입지와 무관치 않다.소비자 데이터 플랫폼 오픈서베이가 올해 2월 조사를 진행해 발간한 '소셜미디어·검색포털 트렌드 리포트 2023'에 따르면 최근 1주일 내 정보 탐색 시 많이 사용한 플랫폼은 네이버(91.3%)·유튜브(85.2%)·카카오톡(80.6%)·구글(66.1%)·인스타그램(56.7%)·다음(36.8%)의 순으로 나타났다.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은 이미 영상 시청 플랫폼과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넘어 검색의 영역까지 침범했다. 특히 유튜브의 경우 10~20대의 검색 이용률이 88.4%, 89.7%로 네이버(87.0%, 94.3%)를 턱밑까지 추격했다.숏폼 콘텐츠 열풍은 이어져 시청 경험이 전년 동기 대비 12.4%포인트 늘어난 68.9%를 찍었다. 중심에 있는 틱톡은 일 평균 접속 빈도 2.9회, 이용 시간 39분으로 우리 일상에 스며들고 있다.포털 관련 매출도 장기간 하락세다. 네이버의 올해 1분기 서치플랫폼 매출은 8518억원으로 전체의 약 63%를 차지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0.2%에 그쳤다. 콘텐츠(94.0%)·커머스(45.5%)·핀테크(15.8%) 등 다른 사업이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인 것과 대비된다.카카오의 플랫폼 매출에서 포털비즈가 차지하는 비중도 작년 1분기 13%에서 올해 1분기 한 자릿수(9%)로 떨어졌다.성동규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온라인에 수많은 정보가 넘쳐나다 보니 이용자들이 제대로 뉴스의 가치를 평가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트렌드 추천 서비스가 실검은 아니어도 사회적인 이슈와 생활 정보 등을 효율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대안이 충분히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성 교수는 또 "특색 있는 서비스로 이용자 접점을 높이는 측면"이라며 "순위 조작 등 부작용을 걸러낼 안전장치만 확보한다면 도리어 이런 것들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고 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05.2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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