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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일반

"도루 증가 시대, 김형준 한준수 김재현 등장 반갑다" [김인식 클래식]

2024년 한국 프로야구는 세계 최초로 자동투구판정 시스템(ABS)을 도입했다. 이로 인해 포구 능력의 중요성이 줄어들었지만, 야구에서 포수의 역할은 여전히 중요하다.프로야구 출범 초창기에 삼성 라이온즈 이만수가 대표적인 공격형 포수였다. 당시 수비형 포수로는 김경문(OB 베어스)과 한문연(롯데 자이언츠)이 있었다. 곧이어 해태 타이거즈 장채근이 공수를 겸비한 포수로 등장했다. 1990~2000년대 박경완과 진갑용이 등장했다. 최근에는 강민호(삼성)와 양의지(두산 베어스)가 바통을 넘겨받아 오랜 기간 태극마크를 달았다. 올 시즌에는 베이스 크기가 기존 15인치(38.1㎝)에서 18인치(45.72㎝)로 확대, 도루 증가가 눈에 띈다. 지난해 총 도루 시도는 1437회였다. 전체 일정의 54.2%를 소화한 26일 기준으로 올 시즌 도루 시도는 총 934회. 지난해 시즌 전체의 65% 수준이다. 성공률 차이는 1% 내외(2023년 72.4%, 2024년 73.7%)에 불과하지만, 도루 시도 자체가 늘어났다. 주자의 도루 시도 증가는 베이스 크기 확대, 투수의 퀵 모션(슬라이드 스텝)과 더불어 포수의 2루 송구 능력이 떨어진 점도 영향을 끼친다. 과거에는 도루에 특화된 선수가 뛰었다면, 올 시즌은 여러 선수가 베이스를 훔치고 있다.두루를 막아야 하는 포수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포수가 도루 성공률을 높이려면 송구 동작이 빠르고 간결해야 한다. 우리 포수 대부분은 포구 시 다칠까 봐 오른손을 뒤로 뺀다. 그러나 피치 아웃 같은 상황에서는 공을 두 손으로 잡아야 송구가 유리할 때가 있다. 최근 KBO리그에 등장한 포수의 활약이 눈에 띈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 국가대표로 뽑힌 김형준(NC 다이노스)은 굉장한 자질을 갖췄더라. 1~2년 안에 대형 포수로 성장하지 않을까 싶다. 올해 김형준의 도루 저지율(0.345)은 리그 평균(0.263)을 크게 상회한다. 주전 포수 중 3할대 저지율을 기록 중인 안방마님은 그가 유일하다. 지난해 저지율(0.231)과 비교하면 놀라운 발전이다. 체격(1m87㎝·98㎏)이 큰 데도 김형준은 몸놀림이 빠르다. 올해 타석에서 홈런을 12개나 때렸다.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공에 약점을 보이지만, 몸쪽 공에 굉장히 강하더라. 경험이 쌓이면 타격이 더 좋아질 것이다. 한준수(KIA 타이거즈) 역시 성장 가능성이 높다. 아직 수비력은 떨어지나, 3할대 타율을 기록 중일 만큼 공격력이 우수하다. 입단 13년 차 김재현(키움 히어로즈)은 뒤늦게 꽃을 피운 경우다. 투수 리드와 수비력이 뛰어나 중요한 상황에서 기용폭이 커졌다. 도루 저지율도 0.320으로 높다. KBO리그에 포수 세대교체가 더뎠는데, 모처럼 새 얼굴들이 등장해 반갑다. 전 국가대표 감독 2024.06.29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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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MVP] '네가 있어 다행이야'...마황은 롯데팬 자부심이 되고 싶다

올 시즌 황성빈(27)은 근성 있는 플레이와 남다른 승부욕으로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던 롯데 자이언츠에 활력을 불어넣은 선수다. 개성이 뚜렷한 그에게 야구팬은 '마황(마성의 황성빈)'이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황성빈은 지난주에도 특유의 매력을 발산했다. 출전한 6경기에서 타율 0.429(28타수 12안타) 3도루를 기록했다. 이 기간 리그 타자 중 가장 많은 안타와 도루를 생산했다. 조아제약과 본지는 황성빈은 6월 셋째 주 최우수선수(MVP)로 선정했다. '2022 조아제약 프로야구대상'에서 기량발전상을 받은 그가 다시 이 시상식과 인연을 맺었다. 황성빈은 "더 좋은 경기력으로 조아제약 MVP를 더 많이 받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2022시즌 102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4를 기록하며 존재감을 보여준 황성빈은 지난 시즌엔 부상과 부진으로 타율 0.212에 그쳤다. 올 시즌 초반에도 주로 벤치를 지켰다. 묵묵히 칼을 간 황성빈은 어렵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롯데가 9연패 위기에 놓인 4월 18일 서울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멀티히트와 과감한 주루로 팀 승리를 이끌며 반등 발판을 만들었다. 황성빈은 이후 꾸준히 선발 출전했고, 한층 향상된 타격을 보여주며 주전 외야수 자리를 되찾았다. 허를 찌르는 주루로 경기 흐름을 바꾼 장면도 많았다. 그는 26일 기준으로 타율 0.363·30도루·51득점을 기록 중이다. 황성빈은 크게 좋아진 타격 능력에 대해 "지난해까지만 해도 '공을 맞혀서 내야 안타라도 만들자'라는 생각이 앞섰다. 이제는 강한 타구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라고 했다. 그는 이어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이 도입된 뒤 콘택트에 집중한 것도 효과가 있었다. 배터 박스 중앙에서 쳤던 지난해와 달리 앞쪽(홈플레이트 쪽)에 딱 붙어 타격하고 있다. 그동안 바깥쪽(좌타자 기준) 공에 자꾸 배트가 나갔는데, 공이 멀리 보이면 되도록 배트를 내지 않고 있다. 모든 게 김주찬·임훈 타격 코치님이 도와주신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출루가 늘어나면서 강점인 스피드도 마음껏 보여줬다. 황성빈은 2016년 손아섭(현 NC 다이노스) 이후 8년 만에 롯데 소속 선수로 30도루 고지를 밟았다. 26일까지 리그 도루 2위를 지켰다.황성빈은 "안타·홈런은 나 말고도 칠 수 있는 선수가 많다. 하지만 상대 수비를 깨고 한 베이스를 더 가는 플레이는 나만의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도루는 워낙 자신 있다. 그래서 (데뷔 첫 단일 시즌) 30도루에 의미를 부여한다. 도루 수보다 높은 성공률이 중요하다"라고 힘줘 말했다. 황성빈은 지난 4월 21일 부산 KT 위즈전을 마친 뒤 수훈 선수 인터뷰를 하며 자신의 응원곡을 불러주는 팬들을 보며 눈물을 보인 바 있다. 항상 팬들의 응원에 감사 인사를 전한다. 황성빈은 박정태(은퇴) 손아섭 등 롯데 구단의 악바리 계보를 잇는 선수다. 이에 대해 그는 "꼭 누군가를 롤 모델로 삼는 건 아니다. 그저 난 롯데팬들이 '우리 팀에 황성빈이 있다', '성빈이가 우리 팀이어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을 갖게 하고 싶다. 욕심을 더 낸다면 다른 팀 팬들도 '황성빈이 우리 선수였으면 좋겠다'라는 마음이 들도록 하고 싶다"라고 웃어 보였다. 시즌 초반 황성빈은 1루에 출루하면 상체만 2루 쪽으로 요란히 움직이는 요란한 스킵 동작으로 비(非) 매너 논란을 일으켰다. 상대를 자극한다는 오해를 사기도 했다. 전반기가 끝나가는 현재, 어떻게든 팀에 도움이 되는 플레이를 하겠다는 황성빈의 자세는 마성의 매력으로 표출되고 있다. 자신의 바람처럼 그는 '갖고 싶은 선수'로 거듭나고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6.28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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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출 위기서 릴레이 호투, LG 엔스 "켈리 퍼펙트 행진 놀랍고 감탄, 내게 큰 동기부여"

LG 트윈스 디트릭 엔스가 나란히 생존 경쟁 중인 팀 동료 케이시 켈리의 바통을 넘겨받아 호투했다. 그는 "3회까지는 나도 퍼펙트였는데 전혀 기록을 의식하진 않았다"고 웃었다. 엔스는 지난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0-0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가 승패를 기록하진 않았지만, 팀이 2-1 끝내기 승리를 거두는 발판을 마련했다. 공교롭게도 켈리가 호투한 다음날 엔스 역시 이번 시즌 최고의 호투를 선보였다. 팀 동료인 켈리는 하루 전인 25일 삼성전에서 9이닝 동안 단 1피안타 무실점 완봉승(4-0)을 기록했다. 8회까지 안타와 볼넷 없이 퍼펙트 행진을 이어가다 9회 선두 타자 윤정빈에게 안타를 허용, KBO리그 역대 최초 퍼펙트 게임이 무산됐다. 엔스는 켈리만큼은 아니었지만, 6이닝 동안 볼넷 1개 탈삼진 9개를 뽑을 정도로 위력적이었다. 엔스는 "켈리의 투구는 놀라웠다. 그저 감탄하며 즐겁게 지켜봤다"면서 "켈리가 퍼펙트피칭이나 노히트노런을 기록했으면 더 좋았겠지만 완봉승을 챙겼다. 그 모습을 보고 나도 굉장히 행복했다. 켈리와 그의 가족에게도 특별한 의미였을 것"이라고 했다. 엔스와 켈리는 현재 '팀 동료'이면서도 한국 무대에서 생존을 걱정하는 '경쟁 관계'이기도 하다. LG는 지난달 두 외국인 투수가 평균자책점 5점대로 부진하자 교체 카드를 만지작거렸다. 염경엽 LG 감독은 "둘 중 한 명을 교체해야할 것 같다"고 최후통첩을 했다. 차명석 LG 단장도 외국인 투수 후보 및 시장을 점검하러 직접 미국으로 떠나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구단의 적극적인 움직임 이후 엔스와 켈리는 달라졌다. 엔스는 이달 3승 평균자책점 3.10을, 켈리는 2승 1패 평균자책점 2.91로 좋은 모습이다. 엔스는 "켈리는 늘 열심히 훈련한다. 켈리의 활약이 내게 동기부여가 된다"라고 인정했다. 특히 0-0으로 맞선 4회 초 2사 1, 2루에서 박병호를 삼진 처리하고선 평소보다 세리머니 동작이 컸는데 "위기 상황이었고 4회에만 투구 수가 30개로 많아서 그 감정을 표출하고 싶었다"고 돌아봤다. 엔스의 강점은 흡수력이다. 염경엽 감독이나 코치, 전력분석팀에서 팔 각도나 구종 개발에 대해 이야기하면 이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려고 한다. 엔스는 평균자책점 4.53에도 8승(2패)이나 거둬 다승 부문 공동 선두에 올라 있다. 타선의 득점 지원이 많은 덕분이다. 엔스의 등판일에 LG의 승률은 0.706이다. 엔스는 "동료들 덕분이다. 우리 야수들의 수비와 공격이 모두 뛰어나다. 내가 나갈 때마다 팀이 승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며 "그래서 나는 더 내 투구에만 집중할 수 있다. 최선을 다해 던지면 동료들이 승리를 만들어줄 것이라고 믿는다.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공격적으로 던지겠다"고 말했다.잠실=이형석 기자 2024.06.27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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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피플] '괴물'이어야 한다는 부담 내려놓으니 '8이닝 무실점'...류현진이 6월을 지배한다

약속의 땅에 괴물이 강림했다. 류현진(37·한화 이글스)이 12년 만에 돌아온 청주에서 최고의 호투를 펼치며 '리빙 레전드'다운 모습으로 리그를 압도했다.류현진은 18일 청주야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정규시즌 키움 히어로즈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8이닝 5피안타 무사사구 8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시즌 5승(4패)을 수확했다. KBO리그 역대 15번째 1300탈삼진 기록도 세웠다.8이닝을 던진 건 올 시즌 처음이다. 2012년 메이저리그(MLB)로 진출하기 전 마지막 등판인 넥센 히어로즈와 시즌 최종전 이후 처음이고, MLB를 포함하면 2019년 5월 13일 워싱턴 내셔널스전 이후 처음이다. 당시만 해도 완봉승을 포함해 3경기 연속 8이닝 이상 소화를 해냈다.6월의 류현진은 문자 그대로 완벽하다. 3경기에서 단 한 점의 자책점도 내주지 않았다. 최근 6경기(5월 14일 이후)로 범위를 넓혀도 평균자책점이 0.73이다. 이 기간 평균자책점 1위. 류현진은 그 어떤 선발 투수들보다 완벽했다. 돌아보면 류현진에 대한 기대치는 처음부터 이 정도였다. 지난해까지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현역 빅리거로 뛰었던 류현진이다. 2019년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2위, 2020년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3위에 이름을 올렸다. 12년 전이긴 해도 KBO리그 경험도 풍부했다. 많은 이들이 올 시즌 최우수선수(MVP) 유력 후보로 류현진을 첫 손에 꼽았다.기대치는 하늘 높이 치솟았는데 류현진은 첫 걸음부터 휘청였다. 3월 23일 LG 트윈스와 개막전에서 3과 3분의 2이닝 5실점(2자책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4월 5일 키움 히어로즈전 때는4와 3분의 1이닝 9실점으로 커리어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평균자책점이 8.36까지 치솟았다.호투만 해도 낮추기가 힘들었는데 이후에도 기복이 반복됐다. 뜻하지 않은 이슈로 시선을 모으기도 했다.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을 두고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하던 류현진은 5월 14일 NC 다이노스전부터 반등했다. 6이닝 2실점을 기록하더니 이후 매 경기 1자책점 이하로 상대 타선을 묶었다. 이뤄지지 않던 통산 100승도 달성했다. 모두가 완벽할 거로 기대했다. 류현진은 의식하지 않는 것처럼 행동했지만, '괴물'도 사람이었다. 안정감을 되찾은 후 류현진은 "처음엔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떠올렸다. 모두의 기대처럼 0점대, 1점대 평균자책점을 하려면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으려 던져야 했다. 보더라인을 의식하고 강하게 던지려 할 때마다 볼은 많아졌다. 가볍게 방망이로 공을 맞히는 타자들의 연타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지는 날도 반복됐다.한 점도 주지 않아야 한다는 마음을 버리고서야 비로소 철벽으로 돌아왔다. 타자 친화적인 청주에서도 그랬다. 이날 류현진은 8회까지 단 101구만 소화하면서 키움 타자들을 잡아냈다. 사사구가 단 한 개도 없었다. 투수 친화적인 고척스카이돔에서 키움을 상대로 9실점하고 무너졌던 4월의 류현진은 청주에선 다시 나타나지 않았다.류현진은 경기 후 구단 '이글스티비'와 인터뷰를 통해 "투구 수 관리가 처음부터 잘 돼 8회까지 던질 수 있었다. 일요일 등판도 예정돼 있어 결정했다. 김경문 감독님께서 '편하게 던지고 싶은 만큼 던져라'고 해주셔서 편하게 던졌다. 만약 일요일 등판이 없었다면 9회 등판을 요청했을 것"이라고 웃었다.타자 친화적인 청주 환경도 그에겐 '약속의 땅'으로 느껴질 뿐이었다. 청주에서 완봉승도, 9이닝 17탈삼진(정규 이닝 최다 기록) 완투승도 거둬봤다. 통산 전적도 8승 2패에 달한다. 류현진은 "청주 구장에서는 좋은 기억이 많아 처음부터 편안하게 준비했다. 펜스도 높아져서 투수들에게 유리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고 했다.이어 "특별히 좋은 이유는 없다. 여기는 아무래도 홈런이 많이 나오는 구장이다. 최대한 주자를 많이 루상에 안 나가게 하려고 그 부분만 신경썼던 것 같다"고 공격적 투구를 이유로 들었다. 그는 "오늘 가장 좋았던 것도 볼넷이 없었다는 점이다. 볼넷이 없는 경기를 하면 대량 실점이 안 나오기 때문에 그 부분을 신경썼다"고 전했다. 류현진은 다시 한 번 '내려놓기'를 강조했다. 그는 "아무래도 처음보다 적응이 되는 것 같다. 처음엔 뭔가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너무 컸다. 힘으로 밀어붙이는 경향이 있어 대량 실점도 많이 나왔다"며 "그걸 완전히 놔 버리면서 나만의 스타일로 경기를 하다 보니 좋은 경기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내려놓은 류현진은 기대대로 KBO리그 굴지의 에이스 중 한 명이 됐다. 18일 기준 평균자책점 3.38로 국내 투수 중 삼성 라이온즈 원태인(3.08)에 이어 2위에 올라 있다. 외국인 투수를 합쳐도 제임스 네일(2.21) 원태인, 카일 하트(3.18)에 이은 리그 4위에 해당한다. 한 달 전만 해도 5점대였던 평균자책점의 앞 자리를 가볍게 2점이나 낮췄다.한화는 이제 딱 70경기를 소화했다. 절반도 채 되지 않는다. 스타트가 조금 늦었지만, 류현진은 류현진이다. 투수 골든글러브 경쟁도, MVP 경쟁도, 어쩌면 한화의 가을야구 도전도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6.19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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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메카닉스 성공 사례로 기대 모은 정성곤, SSG 방출 대상자 명단 포함

SSG 랜더스가 트레이드로 영입했던 좌완 투수 정성곤(28)을 방출했다. SSG는 13일 정성곤·김주온·유호식(이상 투수) 그리고 김건이(포수)와 면담을 갖고 방출 의사를 전했다. 재도약 기대감을 높였던 정성곤이 결국 전력 외 선수로 전락했다. 정성곤은 KT가 1군 무대에 진입한 2015시즌부터 2019시즌까지 불펜진 주축이었다. 2019시즌엔 세이브 8개, 홀드 11개를 기록하며 전성기를 보냈다. 이후 군 복무를 소화한 정성곤은 2022년 5월, 우완 사이드암 이채호와 맞트레이드 되며 SSG 유니폼을 입었다. 이적 뒤 군 복무 전보다 구속이 떨어졌던 정성곤은 SSG의 바이오메카닉스(Biomchanics) 프로그램을 소화하며 재기 발판을 만들었다 첨단 측정 장비로 투구 동작을 세분화해 생체역학적 데이터를 측정하고, 팔꿈치 각도·릴리스 포인트·투구 발판을 밟은 위치와 각도까지 조정했다. 130㎞/h 대 중반에 그쳤던 그의 포심 패스트볼(직구) 구속이 150㎞/h대까지 올라갔다. 하지만 지난해 7월 5일, 1군 복귀전에서 KIA 타이거즈 타선을 상대로 3분의 1이닝 4실점(1자책점)으로 부진했고, 이후 1군 등록과 말소를 반복하다가 6경기 등판에 그쳤다. 올 시즌은 한 번도 1군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결국 SSG에서 필요한 선수로 인정 받지 못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6.13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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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실점 강판인데 환호 유도한 양현종, "약 올릴까"했던 최형우가 놀란 이유

"멋있었다."양현종(36)의 '돌발 행동'을 본 최형우(41·이상 KIA 타이거즈)의 반응이다.최형우는 12일 인천 SSG 랜더스전을 마친 뒤 이날 경기에 선발 등판한 양현종의 강판 장면을 보고 "내려오면 약 올릴까 생각했다"며 껄껄 웃었다. 6-5로 앞선 6회 말 2사 1루에서 마운드를 내려간 양현종은 3루 쪽 응원석을 향해 모자를 벗어 인사한 뒤 양팔을 힘껏 흔들며 환호를 유도했다. 좀처럼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양현종의 평소 성향을 잘 아는 KIA 팬들은 엄청난 박수로 호응했다. 이 모습을 더그아웃에서 본 최형우는 "이상한 놈, 5실점을 하고 뭐 하는 건가"라며 웃었다.최형우는 생각을 바로 고쳐먹었다. 그의 행동이 계산된 동작이었다는 걸 파악했기 때문이다. 최형우는 "양현종에게 고마운 게 내려오면서 (동작을 흉내내며) 이렇게 하더라"며 "그 상황에서 분위기가 SSG 쪽으로 (넘어)갈 거 같은 느낌이어서 일부러 분위기를 가져오려고 했다고 하더라. 그 말 듣고 쟤도 나이를 먹긴 먹었구나, 멋있었다"며 놀라워했다. KIA는 양현종에 이어 등판한 최지민이 2사 2·3루 위기를 극복, 1점 차 리드를 지켜냈다. 양현종은 이닝 교대 때 더그아웃 앞까지 나와 선수들을 맞이했다. 이날 양현종은 투구 내용도 노련했다. 3회까지 5실점 했지만 4회 이후 빠르게 안정감을 회복, 최대한 버텼다. 베스트 피칭은 아니었지만 노련함을 앞세워 역전(5회 2점, 6회 4점)의 발판을 마련했다. 최종 기록은 5와 3분의 2이닝 8피안타(1피홈런) 1사사구 6탈삼진 5실점. 0-5로 뒤지던 경기가 13-7로 끝나 양현종은 시즌 5승(3패)째를 따냈다.결과적으로 '돌발 행동'은 효과 만점이었다. 6회 말 분위기를 넘겨주지 않은 KIA는 7회 초 대거 7득점하며 쐐기를 박았다. 이범호 KIA 감독은 "오늘 경기로 불펜 투수 기용 부담도 덜 수 있어서 값진 승리라 생각된다"며 "양현종이 마운드에서 끝까지 잘 버텨줘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인천=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6.13 05:30
프로야구

'도루 자동문' 레예스, 벌써 20개 허용…"어떤 포수가 와도 쉽지 않아"

외국인 투수 대니 레예스(삼성 라이온즈)의 도루 허용이 심각한 수준이다.레예스는 시즌 첫 13번의 선발 등판에서 도루를 20개 내줬다. 21번의 시도 중 딱 1번 주자를 잡아내 6일 기준으로 프로야구 도루 허용 2위에 이름을 올린다. 1위 최원태(LG 트윈스)와의 차이는 1개. 외국인 투수 중에선 도루에 가장 취약하다.5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선 레예스의 약점이 부각됐다. 5이닝 5실점하고 마운드를 내려가는 동안 SSG 주자들이 5번의 도루 시도를 모두 성공한 것. 특히 4실점한 5회에만 정준재, 최지훈, 에레디아가 연속 도루로 레예스를 압박했다. 대부분의 실점이 도루와 연결됐다. 도루는 2초 안팎의 짧은 시간에 아웃과 세이프가 결정된다. 포수 능력만큼 투수의 역할도 중요하다. 흔히 퀵 모션이라고 부르는 슬라이드 스텝(slide step)이 빨라야 한다. 투구 동작이 크고 느리면 주자가 빈틈을 파고들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세리자와 유지 두산 배터리 코치는 "도루 저지는 포수 개인의 역량만으로 이뤄낼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고 말한다.박진만 감독도 레예스와 호흡을 맞춘 이병헌의 잘못이 아니란 걸 확실히 했다. 박 감독은 "감수해야 한다"며 "(도루를) 허용 안 하려면 빠른 주자를 안 내보내야 한다. 레예스는 퀵 모션이 짧은 편이 아니다. 그건 어떤 포수가 와도 투수가 그렇게 (타이밍을) 뺏기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 이병헌의 시즌 도루 저지율은 25%다. 주전 안방마님이자 국가대표 출신 베테랑 강민호(16.3%)와 비교해 낮지 않다. 레예스는 최근 4번의 등판에서 평균자책점이 4.79로 좋지 않다. 6이닝 투구가 한 번에 그치는데 부진의 원인 중 하나로 도루가 꼽힌다. 이 기간 리그에서 가장 많은 도루 9개를 허용했다. 시즌을 거듭할수록 상대가 약점을 더욱 파고든다.박진만 감독은 "(도루 허용이 많은 만큼) 레예스가 조금 더 준비해야 한다"며 변화를 독려했다. 인천=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6.07 10:19
프로야구

[손윤의 야구 본색] 일관성 잃은 보폭과 제구의 연관성

최근 한국 야구에선 투수의 구속 향상이 눈에 띈다. 고교야구만 해도 150㎞/h 강속구 투수를 이전보다 쉽게 볼 수 있다. 올해 트래킹 데이터 시스템이 설치된 서울 목동야구장만 하더라도 8명의 투수가 150㎞/h를 기록했다고 한다. 등판마다 강속구를 던지는 전주고 정우주(최고 152㎞/h)를 비롯해 경기상고 추세현, 비봉고 박정훈(이상 151㎞/h) 공주고 양수호, 덕수고 김태형·정현우, 서울컨벤션고 이도우, 휘문고 나연우 등이 그 주인공이다. 140㎞/h 중후반대 투수도 많아 '150㎞/h 클럽' 가입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빨라진 구속과 달리 들쭉날쭉한 제구는 아쉬움이 남는다. 왜 투수의 제구는 쉽게 향상하지 않는 걸까. 여러 가지 원인 중 하나가 보폭(스트라이드)의 일관성 문제라고 생각한다. 보폭은 투구 동작에 들어간 투수가 앞발을 크게 내디뎠을 때, 투수판에 고정된 발과의 거리를 가리킨다. 과거에는 보폭이 길면 길수록 투수에게 유리하다고 여겨졌다. 보폭이 길면 타자와의 거리가 짧아져 더 힘 있는 공을 던질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하지만 보폭이 길더라도 하반신의 힘을 효율적으로 상반신에 전달하지 못하면 구속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 그만큼 힘을 잘 쓸 수 있는 거리를 내딛는 게 중요하다. 선수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투수의 보폭은 신장의 90~100% 정도가 이상적이라는 얘기가 많다. 그런데 고교야구의 투수들은 대부분 보폭의 일관성이 없다. 예를 들어 올해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 상위권 후부로 거론되는 A 투수의 경우 보폭이 1m30㎝에서 2m2㎝까지 천차만별이다. 특히 변화구를 던질 때는 보폭이 작고, 직구는 길게 하는 경향이 있다. 차명주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이사는 "원칙적으로 보폭은 직구든 변화구든 일정해야 한다"라며 "경기가 끝났을 때 앞발의 발자국이 딱 하나만 있는 게 이상적"이라고 설명했다.프로야구에서 11년간 활약한 차명주 이사는 국민대 바이오메카닉스 박사과정을 수료한 대표적인 '공부하는 야구인'이다. 차 이사는 "보폭의 일관성을 잃으면 하반신에서 상반신으로 전달하는 힘이 일정할 수 없고, (공을 손에서 놓는) 릴리스 포인트 역시 제각각일 수밖에 없다"며 "몸의 밸런스와 투구 동작에도 영향을 줘 부상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야구 관계자 사이에선 "체인지업이나 스플리터처럼 떨어지는 공을 자주 던지면 구속이 저하되는 경향이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체인지업과 스플리터 등을 가르칠 때 "직구처럼 던져라"라고 누누이 강조하지만, 투수는 무의식적으로 공을 떨어뜨려야 한다고 생각해 팔 스윙 속도를 떨어뜨리곤 한다. 보폭을 직구 때처럼 일관되게 던지는 것도 중요한 데 이마저도 높은 투구 각을 만들려고 좁게 가져가는 경향이 있다. 이런 동작을 반복하면 직구와 변화구 던질 때마다 보폭의 일관성을 잃어버리게 된다.미일 프로야구에서 203승을 올린 구로다 히로키는 "보폭은 자신이 힘을 쓸 수 있는 거리면 충분하다"며 "중요한 것은 자신이 발을 내딛는 곳을 항상 의식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 하나마다 발을 내딛는 곳이 달라져서는 절대로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구속과 제구력 향상, 그리고 부상 방지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는 출발선이 보폭의 일관성이다. 어릴 때부터 지도자의 철저한 교육과 선수의 실천이 중요한 이유다.야구 칼럼니스트정리=배중현 기자 2024.05.28 11:02
프로야구

강백호도 벙찌게 만든 키움 김인범 투구...이강철 감독 "팔 스윙 빠르고, 머리 움직임에 현혹" [IS 수원]

"공이 안 온다고 하더라." 이강철 KT 위즈 감독은 우천순연된 26일 수원 케이티위즈전을 앞두고 5-2로 승리한 전날(25일) 경기 선발 대결을 돌아보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상대 선발 투수 김인범을 대처한 KT 타자들이 타이밍을 잡지 못해 어려워하는 걸 더그아웃에서 감지했기 때문이다. 특히 스윙이 빠른 타자일수록 그랬다. 지난 14일 김인범을 상대 선발 투수로 봤던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김인범은 지난달 21일 대체 선발로 나서 25일 KT전까지 7번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한 투수다. 빠른 공 최고 구속은 140㎞/h 초반에 불과하지만, 공격적인 투구와 정확한 변화구 제구력 그리고 상대 타이밍을 빼앗는 디셉션(투수 시 팔을 숨기는 동작)과 갑자기 빨라지는 팔 스윙으로 효과적인 투구를 보여줬다. 선발로 나선 7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09을 기록했다. KT 타자들은 2회와 5회 각각 1점씩 냈지만, 효과적인 공격을 보여주지 못했다. 현재 리그에서 타격감이 가장 좋은 강백호는 5회까지 세 타석 모두 범타로 물러났다. 이강철 감독은 "김인범의 팔 스윙이 갑자기 빨라지는 것도 있고, (투구 직전) 머리까지 흔들리는 모습에 빠른 공이 들어올 것 같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아서 타자들이 타이밍을 잡지 못했다. 릴리스포인트도 의도적으로 변화를 주는 것 같더라. (강)백호가 당황하는 것 같더라. (4회 말) 문상철이 친 안타도 먼저 배트가 나간 뒤 앞에서 (배트에) 걸린 것"이라고 했다. 이날 김인범은 5와 3분의 2이닝 동안 8피안타 4실점(3자책점)을 기록했다. 데뷔 최다 투구 수(110개)를 기록했다. 6회 장성우와 배정대에게 볼넷을 내준 뒤 진루타와 이중 도루, 적시타로 2점을 내준 뒤 박윤성으로 교체됐다. 5회까지는 KT 강타선을 잘 틀어막았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원래 빠른 공 카운트에서 범타를 유도하는 선수인데, 6회는 마운드에서 생각이 많았던 것 같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래도 현자 국내 투수 중에선 5이닝을 버텨줄 수 있는 투수"라고 했다. 이전까지 5이닝 이상 막은 적 없던 김인범을 6회도 내세운 건 조금씩 이닝 소화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유도하려는 의도와 휴식을 부여받은 불펜 투수만 2명이었기 때문이었다고. 이강철 KT 감독은 김인범 공략법을 세웠다. 다음 등판에서는 더 적극적으로 주문할 생각이다. 김인범은 선발로 나선 뒤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만 한 경기 이상 나섰다. 지난달 21일 두산과의 첫 승부에선 5이닝 무실점, 지난 8일 두 번째 승부에선 4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수원=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5.26 15:07
프로야구

59% 아닌 5.9%? 미스터리한 양의지의 도루저지율 [IS 포커스]

5.9%. 국가대표 안방마님 양의지(37·두산 베어스)의 올 시즌 도루저지율이다.양의지는 21일 기준으로 총 17번의 도루 시도 중 딱 한 번 주자를 잡아냈다. 15회 이상 도루 저지를 시도한 KBO리그 포수 12명 중 저지율이 10% 미만인 건 양의지가 유일하다. 저지율 30% 이상인 김재현(키움 히어로즈·31.4%) 유강남(롯데 자이언츠·32.3%)과 비교하면 차이가 꽤 크다.양의지가 리그 대표 강견이라는 점에서 의외의 결과다. 지난 시즌 양의지의 도루저지율은 37.8%로 주전급 포수 중 1위였다. 2020시즌과 2022시즌에는 40%가 넘는 도루저지율로 주자의 발을 꽁꽁 묶었다. 지난해에는 6월 말까지 61.9%의 경이적인 수치로 단일시즌 부문 기록인 1983년 김경문(당시 OB 베어스)의 60.7%를 넘어서기도 했다.현장에선 양의지에 대해 미트에서 공을 빼는 속도, 이른바 '팝 타임(pop time)'이 빠르고 부드럽다는 얘길 많이 한다. 김종민 NC 다이노스 퓨처스(2군) 배터리 코치는 "양의지는 이 동작이 빠르다. 그렇게 하면 자칫 송구에 힘이 잘 실리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양의지는 그렇지 않다. (던지는) 요령을 잘 안다"고 평가했다. 30대 중반의 적지 않은 나이. '에이징 커브(일정 나이가 되면 운동능력이 저하되며 기량 하락으로 이어지는 현상)'를 감안하더라도 5.9%은 양의지의 도루저지율이라고 믿기 힘들다. 2017년 이후 양의지의 도루저지율이 30% 미만이었던 건 2019시즌이 유일한데 이마저도 28.8%였다.자연스럽게 눈길이 쏠리는 건 그와 함께 호흡하는 선수들이다. 도루 저지에서 포수만큼 중요한 게 투수. 흔히 퀵 모션이라고 부르는 슬라이드 스텝(slide step)이 빨라야 한다. 2초 안팎의 짧은 시간 희비가 교차하는 도루에서 투구 동작을 주자에게 뺏기면 낭패다. 두산은 경험이 부족한 젊은 투수들이 주로 기용되면서 이 부분에서 보완점을 드러내고 있다.세리자와 유지 두산 배터리 코치는 "도루 저지에서 가장 중요한 건 결국 투수의 퀵 모션이다. 주자에게 타이밍을 주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현재 (우리) 투수들은 주자에게 타이밍을 뺏기는 상황이 많다. 도루저지율을 높이기 위해 투수와 포수 모두 노력해야 한다"며 우회적으로 양의지를 감쌌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5.22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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