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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사막' 시연 대기 3시간…"어려워요, 그런데 재미있어요" [지스타 2024]

펄어비스가 6년간 공들여 개발 중인 대작 액션 어드벤처 '붉은사막'이 국내에서 처음 베일을 벗자 3시간이 넘는 긴 대기줄이 생겼다. 오랜 기다림에도 현장은 기대감으로 가득 찼고, 시연을 마친 팬들은 "어렵다. 그런데 정말 재미있다"고 입을 모았다.펄어비스는 지난 14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막한 국내 최대 게임쇼 '지스타 2024'에 단독 게임 최대 규모인 100부스에 붉은사막 시연 기기 100대를 준비해 관람객들을 맞았다.아직 수능이 끝나지 않은 평일인데도 펄어비스 부스는 조금이라도 빨리 붉은사막을 체험하려는 관람객들로 붐볐다. 행사를 지원한 펄어비스 관계자는 "대기 시작부터 시연까지 180분 이상이 소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이날 펄어비스는 약 1시간의 시연을 제공했다. 간단한 조작법과 보스 소개 등 영상을 시청한 뒤 입장했다.관람객은 회색갈기 단장인 주인공 '클리프'가 돼 동료들과 치열한 전투를 치르게 된다. 다수의 적과 상대하며 공격, 방어, 회피, 특수 스킬 등 기본 조작법을 익힌다.공격은 플레이스테이션5 듀얼센스 컨트롤러의 측면 R버튼을 활용한다. 액션 버튼으로 점프나 발차기, 달리기 등을 할 수 있다. 서구권 게이머들에게 익숙한 조작 형태다. 소울라이크와 유사할 것이라는 추측이 많았지만 같은 듯 다르다. 2~3번 공격당하면 사망해버리는 소울라이크 게임과 달리 한 번에 체력이 많이 깎이지는 않는다. 대신 어떤 행동을 취할지 판단할 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정신없이 공격이 쏟아진다.공격 옵션은 '매우'를 넘어 '너무'라는 표현이 적합할 정도로 다양하다.R버튼을 이용한 약공격, 강공격, 콤보 외에도 화려한 발차기, 점프 후 여러 상대를 타깃 설정해 활쏘기, 칼에 햇빛을 비춰 상대의 시야 차단하기, 카운터, 적 공격 옆으로 떨쳐 내기(패링), 공격 타이밍에 맞춘 카운터, 여래신장(부처의 손바닥)을 연상케 하는 '포스 팜', 기 모으다 찌르기 등 일반 플레이어에게는 결코 낮지 않은 진입장벽을 자랑한다. 짧은 시연 동안 제대로 쓴 기술은 서너 개에 불과했다.주인공은 공격을 받은 동료를 차례로 만나는 과정에서 적들을 상대한다.막강한 소수의 적들이 천천히 다가와 신중하게 타이밍을 기다리는 소울라이크와는 액션 스타일이 확실히 다르다. 실제 사람이 싸우는 것처럼 동시에 여러 명이 예측할 수 없는 공격을 퍼붓는 바람에 이리저리 회피하기 바쁘다.가까스로 정신을 차리고 소개 영상에서 본 인상적인 기술을 시도해 봤다.뜻밖에도 개발진은 프로레슬링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할 요소를 곳곳에 녹였다. '보디슬램'과 '드롭킥'을 비롯해 WWE 스타 랜디 오튼의 피니시 기술 RKO를 구현했다. 신나게 얻어맞다가 운 좋게 발동되면 손끝에서 짜릿한 느낌이 스친다.자체 개발 '블랙스페이스 엔진'이 보장하는 자유도도 남다르다. 상자를 들어 올려 원하는 곳으로 던지거나 높은 곳에서 뛰어내려 검은 날개를 펼쳐 날아다닐 수 있다. 보스는 4종 중에 고를 수 있다. 각 보스는 고유의 패턴을 가진 것을 뛰어넘어 형태 자체가 다르다.'사슴왕'이 일반적인 1대 1 전투라면 '여왕 돌멘게'는 콘솔 명작 '완다의 거상'처럼 보스 위에 올라타 약점을 공략해야 한다.'리드 데빌'은 빠른 발도술로 사무라이를 떠올리게 하는데, 순간적인 판단이 중요한 액션 어드밴처 '고스트 오브 쓰시마'와 비슷하다. 다수의 병사들을 소환하는 '헥세 마리'는 몬스터들이 쏟아지는 '타임 어택' 느낌을 준다.지금까지 명작들이 선보인 재미 요소를 싹 긁어모았다.소요 시간이 가장 짧다는 사슴왕을 골랐는데도 역시나 만만치 않았다.소울류 '와룡: 폴른 다이너스티'의 상급 보스를 처리하는 데 1~2시간이 걸리는 실력으로 10번 정도 '즉시 부활'해 겨우 이겼다. 시연에서만 제공한 즉시 부활이 없다고 가정하면 넋이 나갈 플레이어들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이 외에도 보스의 발길질에 튕겨나가는 과정에서 나무와 벽에 부딪혀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지형지물 연계 연출, 전투가 시작한 줄 모르고 적에게 맞을 정도로 자연스러운 컷신 등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시연을 마친 관람객들의 반응은 똑같다. 쉽지 않지만 충분히 흥행 가능성 있는 게임이라는 평가다.서울에서 온 30대 김 모 씨는 "10년 넘게 펄어비스 게임(검은사막)을 해오고 있어 신작이 나왔다기에 처음 지스타를 방문했다"며 "PC 플레이어라 콘솔이 낯설지만 조작감만 익히면 괜찮은 게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창원에서 온 20대 이 모 씨는 "원하는 기술을 발동하기 쉽지 않았다"며 "타격감과 보스 패턴 등을 개선해 파훼법을 명확히 파악할 수 있게 되면 재미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또 다른 관람객도 "어려웠지만 전투신이 화려하고 재미있었다"고 말했다.붉은사막은 현재 콘솔과 PC 플랫폼 동시 글로벌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11.15 10:31
연예일반

[차트IS] ‘수사반장 1958’, 시청률 9.9%...이제훈, 살인범 잡았다

‘수사반장 1958’이 시청률 9.9%를 기록했다. 11일 시청류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10일 방송된 MBC 금토드라마 ‘수사반장 1958’ 7회는 전국 기준 9.9%를 기록했다. 이는 전 회차인 6회 9.0%보다 0.9%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다만 자체 최고 시청률인 10.8%보다 0.9%포인트 낮은 수치다.‘수사반장 1958’은 70년대 국민 드라마 ‘수사반장’ 프리퀄로, 국민배우 최불암이 연기한 ‘박 반장’ 박영한 형사가 서울에 부임한 1958년을 배경으로 한다. 야만의 시대, 소도둑 검거 전문 박영한 형사가 개성 넘치는 동료 3인방과 한 팀으로 뭉쳐 부패 권력의 비상식을 상식으로 깨부수며 민중을 위한 형사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그린다. 배우 이제훈, 이동휘 등이 출연한다. 이날 방송에서는 박영한(이제훈)이 억울한 죽음 뒤에 가려진 진실을 밝혀내면서 살인범을 잡았다. 어느 증권 회사 직원의 투신 사망 사건이 발생했고, 박영한과 형사들은 현장 수사와 필적감정을 통해 타살이라는 것을 확신했다. 또 이것이 주가 조작과 연관되어 있음이 드러나며 사건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4.05.11 10:25
연예일반

‘끝내주는 해결사’ 이지아X강기영, 드디어 복수의 문 활짝 열어

이지아와 강기영이 드디어 복수의 문을 활짝 열었다.6일 방송된 JTBC 수목드라마 ‘끝내주는 해결사’ 11회에서는 장모 박정숙(강애심)을 죽인 진짜 범인이었던 노율성(오민석)과 그런 그를 완벽하게 궁지로 내몬 김사라(이지아)와 동기준(강기영)의 확실한 콤비 플레이가 심박수를 높였다.이날 방송에서는 드디어 김사라의 엄마 박정숙의 죽음에 숨겨져 있던 진실이 밝혀졌다. ‘나유미 사망 사건’의 제보자로 남서부지검을 찾아갔던 박정숙은 끝내 담당 검사인 동기준을 만나지 못하고 사위 노율성에게 잡혀 온갖 추궁과 위협을 당하다 결국 목숨을 잃었던 것.한편, 김사라는 남편 노율성과 시어머니 차희원(나영희)을 갈라놓기 위해 보다 용의주도하게 움직였다. 의도적으로 엄마 죽음의 배후를 노율성이 아닌 차희원이라고 의심하는 모습을 보여줬고, 차희원에게는 노율성이 어머니인 자신까지도 감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일러줬다. 노율성은 이를 놓치지 않고 자신의 죄까지 모두 차희원에게 뒤집어씌우려 했으며 차희원 역시 노율성의 계략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경찰까지 움직이며 대항했다.서로에 대한 의심이 극에 치달아 불신 지옥에 허덕이던 차율가(家) 모자(母子)는 뒤늦게 이것이 김사라가 놓은 함정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으나, 로스쿨 선정이 될 때까지 눈감기로 했다. 그들의 속내를 모를 리 없던 김사라는 차희원과 노율성에게 받은 돈으로 원정도박을 하다 적발된 공득구(박성일) 팀장을 이용해 먼저 선수를 쳤고, 두 사람을 완전히 갈라놨다.모든 것을 차희원에게 떠넘기고 쏙 빠져나간 노율성은 공득구 원정도박으로 불투명해진 로스쿨 선정의 쐐기를 박기 위해 어머니 차희원과의 의절을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뿐만 아니라 차율 로펌 로스쿨 선정 시 수익금 전액 기부라는 셀프 미담 제조로 여론을 돌려보려 했다.하지만 그 자리에는 스파이였던 장희진(김시현)이 기다리고 있었다. 김사라, 동기준과 손을 잡은 장희진은 기자들 앞에서 노율성이 사망한 나유미(정한빛)와 내연관계였다고 폭로했다. 뿐만 아니라 노율성의 협박에 투신했던 서웅진(성기윤) 교수가 깨어났고, 차율 로펌에 들어갔던 동기준의 절친 박진우(이두석)가 다시 경력 검사로 복귀하면서 서웅진 교수 투신 사건 재수사를 맡았다. 이에 5인회 멤버들마저 꼬리를 자르며 노율성을 손절했다.결말까지 단 1회만을 남기고 있는 가운데, 이처럼 완전히 궁지에 몰린 노율성이 선택할 최후의 수단은 과연 무엇일지 궁금해진다. 그런 노율성에게 맞서 이번에야말로 완벽한 응징을 선사할 김사라와 동기준의 초강수는 또 어떤 것일지 기다려지게 만든다.자신의 모든 것을 송두리째 앗아가려던 역대급 악질 배우자 오민석을 완전히 부숴버릴 이지아의 마지막 초강력 사이다 한 방은 오는 7일 저녁 8시 50분에 방송되는 JTBC 수목드라마 ‘끝내주는 해결사’ 최종회에서 공개된다.한편, ‘끝내주는 해결사’ 11회 방송 시청률은 수도권 3.9%, 전국 4.2%를 기록했다(닐슨코리아 제공, 유료가구 기준).강주희 기자 kjh818@edaily.co.kr 2024.03.07 08:30
사회

포스코 사옥서 투신 사망사고 발생

강남 대치동의 포스코 사옥에서 투신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은 7일 낮 12시30분께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 사옥에서 30대 남성 A 씨가 투신해 숨졌다고 밝혔다. A 씨는 포스코 사옥 인근 바닥에 쓰러진 채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숨진 남성이 포스코 직원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현장에서는 특별한 범죄 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점심 시간에 사망사고 소식을 접한 포스코 직원들도 깜짝 놀란 분위기다. 경찰은 A 씨가 건물 옥상에서 뛰어내린 것으로 보고 목격자 진술과 폐쇄회로(CC)TV 등을 토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4.07 15:38
스타

[왓IS] 만우절 거짓말 같이 떠난 장국영 20주기..당신이 너무 그리워

전설의 죽음은 거짓말처럼 다가왔다. 1일 홍콩 스타 장국영 사망 20주기를 맞았다. 홍콩에서는 장국영을 기억하며 이날 성대한 추모 콘서트를 연다. 국내에서도 메가박스 장국영관, 광주극장 등에서 영원한 청춘 장국영을 추모하며 그가 출연한 영화 ‘해피투게더’를 재개봉했다. 장국영은 가수와 배우로 활동하며 아시아권 최고 스타로 활약하다 지난 2003년 4월 1일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당시 장국영은 자신이 묵고 있던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 24층에서 몸을 던졌다. 당시 46세로 그의 인기는 절정으로 치닫던 때였던 터.만우절에 전해진 장국영의 사망 소식에 팬들은 “믿을 수 없다” “만우절 거짓말이다”는 반응을 보였다. 점차 그의 사망 관련 뉴스가 보도되자 6명의 팬들이 그를 따라 투신을 시도할 정도로 홍콩은 물론 전 세계가 충격에 휩싸였다.국내에서도 장국영의 죽음은 큰 충격이었다. 당시 전염병 사스(SARS)가 유행했지만 한국팬들이 십시일반해 장국영을 위한 천도재를 지낼 정도였다. 홍콩서 열린 장국영 추도식에는 수많은 팬들이 찾아와 그를 추모했다. ‘영웅본색’에서 함께한 주윤발을 비롯한 수많은 동료들이 장례식에 참여해 고인을 추모했다. 평소 장국영과 막역하게 지내던 양조위와 양가휘는 오열하다 혼절하기도 했다.장국영은 형제자매 10명 중 막내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할리우드 유명 배우들의 옷을 만드는 재단사였고, 장국영 역시 영국 리즈 대학에서 섬유관리를 전공했다. 하지만 대학을 관두고 홍콩으로 돌아온 장국영은 지난 1977년 만 21세의 나이에 가수로 데뷔했다. 이후 1984년 ‘모니카(MONICA)’라는 메가 히트곡을 발표하면서 가수로서 큰 성공을 거뒀다. 장국영은 배우로서도 8~90년대 홍콩 영화계를 주름잡았다. 국내에서도 주윤발, 성룡 등과 함께 홍콩 영화를 대표하는 배우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홍콩 느와르 영화의 최고 걸작으로 꼽히는 ‘영웅본색’(1986)에서 적룡, 주윤발과 함께 출연, 아시아 전역에서 엄청난 인기를 모았다. 장국영은 ‘영웅본색’의 주제곡 ‘당년정’을 직접 부르기도 했다. ‘영웅본색2’에서 장국영이 열연한 공중전화 박스 장면은 국내에서도 많은 팬들이 따라할 정도로 깊은 인상을 줬다. 느와르 장르 속 거친 마초남들과 다르게, 장국영은 아슬아슬한 느낌의 청초한 미남으로 색다른 매력을 발산해 팬드을 사로잡았다. 국내에서는 오리온이 만년 꼴찌이던 초콜릿 ‘투유’에 장국영을 모델로 기용해 판매량 1위를 찍는 ‘대박’을 치기도 했다. 당시 장국영은 “사랑을 전할 땐 투유”라는 카피로 엄청난 화제를 모았고, 매출이 300배가 늘어나기도 했다. 이후 장국영은 영화 ‘천녀유혼’(1987) 등으로 배우로서 전성기를 구가했다. 하지만 장국영은 중국 천안문 사태에 대해 중국 정부를 비판했다가 제재를 받게 되자 1990년 은퇴를 선언했다가 얼마 뒤 다시 연기를 시작했다. 연기 재개 후에는 ‘아비정전’(1990), ‘종횡사해’(1991) ‘패왕별희’(1993), ‘해피투게더’(1997) 등 주로 예술성이 짙은 작품을 찍었다. ‘패왕별희’는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고, ‘해피투게더’는 칸 영화제 최우수 감독상을 받았다.김혜선 기자 hyeseon@edaily.co.kr 2023.04.01 07:00
연예

[해외연예IS] '겨울왕국' 안나 연기한 일본 성우, 호텔서 사망

일본 유명 배우 딸이자 성우 칸다 사야카가 세상을 떠났다. 향년 35세 NHK 등 일본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칸다 사야카가 지난 18일 삿포로의 한 호텔 야외공간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으나 같은 날 오후 9시 경 결국 사망했다. 경찰은 이 호텔에 머물다가 투신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칸다 사야카는 사고 당일 삿포로에서 진행 중이던 뮤지컬 공연에 나설 계획이었지만 주위의 연락을 받지 않은 채 불참했다. 칸다 사야카는 2001년 CF로 연예계 데뷔했고 2014년에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안나 역을 맡아 큰 사랑을 받았다. 황지영기자 hwang.jeeyoung@joongang.co.kr 2021.12.21 20:59
경제

'심한 우울증 겪다 자살 시 보험금 대상'…법원 판단 추세

법원이 우울증 환자가 인지능력이나 정신적 억제력이 현저히 저하된 상태에서 극단적인 선택으로 사망에 이르면 보험금 지급 대상이라는 판단을 하는 추세로 나타났다. 19일 보험연구원의 간행물 '보험법리뷰' 14호에 실린 '2021년 보험 관련 중요 판례 분석(I)' 보고서에 따르면, 대법원은 올해 2월 우울증 환자의 자살 때 보험사의 면책을 제한하고 가입자(피보험자)에게 유리하게 판시했다. 일반적으로 극단적인 선택으로 사망한 보험 가입자(피보험자)는 사망 보험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하지만 이 재판의 원고는 우울증을 앓다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초등학교 교사 A 씨의 유족(아버지)으로, 딸이 정신질환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살했다고 주장하며 공무원 단체보험에 보험금을 청구했다. A 씨가 가입한 보험의 약관은 자살을 보험사의 면책 사유로 규정하고 있었으나, '피보험자가 정신질환 또는 심신상실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신을 해친 경우'는 면책에서 제외한다고 단서를 달았다. 종전에 법원은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를 매우 엄격하게 해석했다. 극도의 흥분이나 불안으로 정신적 공황 상태 또는 몸을 가눌 수 없는 만취 상태에서 투신하거나, 정신질환에 따른 망상으로 자해하는 경우가 그에 해당한다. 이 사건 역시 1심과 항소심에서 A 씨가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사망 당일 행적, 극단 선택의 시기·장소·방법 등을 종합해볼 때 A 씨는 자기의 생명을 끊는다는 것을 의식하고 의도적으로 자기의 생명을 끊어 사망의 결과를 발생하게 한 것으로 보이므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해석해 원고의 요구를 기각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주치의가 A 씨의 증상이 주요 우울장애(우울증)에 해당하고 사망 당시 인지 왜곡 증세를 보였다고 진단한 점, 주요 우울장애와 자살의 관련성에 대해 의학적 판단 기준이 확립된 점, 공무원 공단을 상대로 한 유족보상금 청구 소송에서 A 씨가 우울증으로 정신적 억제력이 현저히 떨어져 극단 선택에 이르게 됐다고 판단한 점을 근거로 A 씨의 자살이 보험사의 면책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황현아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 판례와 최근 유사 판례는 우울증 심화로 정신적 능력이 저하된 상태에서 자살에 이른 경우를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 해당한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oongang.co.kr 2021.12.19 16:03
경제

"성인물 봤다" 혼낸 교사 항소심서 감형…법정서 울부짖은 아버지

“아이가, 아이가 죽었는데 죄가 없다니요.” 28일 오후 3시 대구지법 신별관 201호 법정. 선고가 끝난 직후 한 남성이 판사를 향해 눈물을 흘리며 이렇게 외쳤다. 지난해 학교에서 투신해 사망한 중학교 3학년생의 아버지였다. 그러자 판사는 “죄가 없다고 판결한 것은 아니다”고 했다. 이어 남성이 “제 아이가 (교사의 꾸지람으로 인해) 세상을 떠났지만, 단 한 번도 교사에게서 제 자식의 죽음에 관해 설명이나 사과를 듣지 못했다”고 울부짖자, 판사는 “유죄이지만, 피고인(교사)의 행위에 대해서 이정도 책임을 지우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대구지법 제4형사부(부장판사 이윤호)는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경북 포항 모 중학교 교사 A씨의 항소심에서 원심의 실형을 파기하고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징역 10개월의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1심 선고와 함께 수감된 A교사는 풀려나게 됐다. 이날 재판부는 “교사의 행위는 학생을 자살로 이르게 한 정서적 학대에 해당한다”면서도 “다만 그가 학생이 가장 좋아하는 교사일 정도로 관계가 좋았고, 교사 처지에서는 학생 자살을 예견하기가 어려웠을 상황 등을 고려했을 때 원심이 무겁다고 판단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또 재판부는 “재범 가능성이 현저히 낮기 때문에 취업제한 명령을 선고하지는 않겠다”고 했다. ━ 수업시간 교사가 망신주자…홀로 남은 학생 사건은 지난해 3월 25일 발생했다. 포항 북구의 한 중학교 3학년생인 B군은 이날 오전 도덕 시간 A교사에게 “선정적인 만화책을 봤다”며 꾸지람을 들었다. 교사가 감기에 걸려 자습을 하던 중이었다. B군은 “성인물이 아니라 여자의 모습이 그려진 삽화가 든 서브컬처(비주류문화) 소설책”이라고 맞섰다. 이에 A교사는 “수영복을 입은 여자 사진은 뭐냐”고 했고, 주변 학생들이 웃었다. A교사는 B군에게 20분 정도 얼차려를 줬다. 이후 B군은 다음 체육 시간 수업에 참석하지 않고 혼자 교실에 남았다. 해당 학교 폐쇄회로TV(CCTV)에 따르면 30분가량 교실에서 머무르던 B군은 갑자기 5층으로 향했다. 이후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실제 B군이 본 책은 중·고교생이 흔히 접하는 이른바 ‘라이트노벨’이라고 부르는 대중소설이었다. 라이트노벨은 주로 청소년 대상의 가벼운 대중 소설로, 일본 애니메이션 풍의 삽화가 그려진 판타지·연애 물이다. 숨진 B군의 도덕책에는 “(교사가) 책 내용은 확인도 안 하고. 무시당하였다. 살기 싫다”, “내게 책 빌려준 친구는 혼내지 마시라”는 등 유서 형태의 글이 적혀 있었다. A교사는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됐다. 유족은 교사의 배려심이 부족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B군 빈소에서 만난 아버지는 “교사가 표지라도 봤으면 아들에게 ‘성인물을 봤다’며 나무라지 못했을 것”이라며 “물론 자습시간에 소설책을 본 건 아이의 잘못이지만, 교사의 배려가 있었다면 아이가 극단적인 선택까지 했을까 싶다”고 말했다. ━ 1심 “교사의 정서적 학대로 학생 사망” 앞서 지난 4월 1심 재판부는 교사의 체벌 행위가 정서적 학대에 해당한다고 봤다. 대구지법 포항지원 형사1단독 신진우 판사는 A교사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하면서 “교사가 정서적 학대행위를 해 학생이 투신 사망에 이른 사건으로 죄질이 무겁고 유족이 엄벌을 탄원하는 점을 고려해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40시간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아동 관련 기관 5년간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 누리꾼 ‘학대’ 두고 갑론을박 해당사건을 다룬 기사에는 댓글이 3000개가 넘게 달렸다. 누리꾼은 교사의 행위가 학대냐, 아니냐로 의견이 분분했다. “아이의 나약함이 문제”라는 댓글이 달리자, 한 교직원은 “단순히 나약함으로 보기는 어려운 문제”라고 반박 의견을 댓글로 냈다. 그는 “세대를 공감하지 못한 교사의 실수”라며 “요즘 아이들은 온갖 미디어를 통해 자신의 성향을 형성하는 과정이 빨라 성격이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관련기사 "성인물 보냐" 말에 학생 극단선택…망신 준 '도덕쌤' 징역형 [단독]좋아하던 '도덕쌤' 망신주자···아이는 혼자 5층에 갔다 극단선택 중학생 친구들 쇼크···"체육시간 혼자 놔둬 죄책감" "아들 시신 업고 학교 운동장이라도 뛰어야 답답함 풀릴까요" 포항=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2020.08.28 16:51
경제

‘SNS 비방글’로 극단 선택 여중생…가해 남학생은 벌금형

페이스북 등 SNS에서 '사이버 폭력'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여학생 사건의 가해 남학생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15일 인천지법 형사1단독 김은엽 판사는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 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명예훼손 및 협박 혐의로 기소된 A(18)군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앞서 A군은 지난 2018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전 여자친구인 피해자 B(사망 당시 15세)양을 성적으로 비방하는 내용의 글과 댓글을 올린 혐의로 기소됐다. B양은 비방글이 올라온 당일 오후 8시쯤 인천시 남동구의 한 고층 아파트 화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엄마, 아빠 사랑해요' 등이 적힌 유서가 발견돼 경찰은 B양이 21층 자택에서 투신한 것으로 추정했다. 재판부는 A군이 페이스북 메신저와 지인을 통해 '이 글 안 보면 찾아간다' 등의 메시지를 보낸 혐의(협박)는 공포심을 일으킬 만큼의 행위가 없었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이어 "A군의 게시물이 단초가 돼 나이 어린 피해자가 극단적 선택을 하는 안타까운 결과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그가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초범이고 우발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보인 점을 고려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한편 15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청소년들에게 사이버 공간의 세상은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공간입니다'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B양의 부모로 추정되는 작성자는 "언제까지 미성년자라고, 학생이라고 관용을 베풀어 주실거냐"면서 "사이버공간에서 이뤄지는 범죄로 죄의식도 없이 더욱 더 폭력성이 심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칼로, 흉기로 얼굴을 보고 말해야 협박죄가 성립이 되는거냐"면서 "수십 통의 메신저로 한 협박이 명예만 훼손할 뿐 제 딸에게 전혀 위협적이지 않았다는 것은 납득이 되질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점점 악랄해지는 사이버 공간 속의 폭력적인 십대들에게 경종을 울려주셔야 할 사건"이라며 "사이버 속에서 상대를 위협하는 모든 행위가 협박으로 남는 첫 판례가 될 수 있는 재판이 되길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함민정 기자 ham.minjung@joongang.co.kr 2020.05.15 20:08
연예

[리뷰IS] '그 남자의 기억법' 김동욱♥문가영, 이제 웃나 했더니…장인섭 출소

'그 남자의 기억법' 김동욱, 문가영이 서로의 진심을 드러내며 과거를 극복, 관계를 회복했다. 그것도 잠시, 장인섭이 출소하며 또 다른 위기를 예고하며 긴장감을 높였다. 6일 방송된 MBC 수목극 '그 남자의 기억법'에는 김동욱(이정훈)이 문가영(여하진)의 마음을 붙잡기 위해 진심을 전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나쁜 건 나다. 내가 하진 씨 놓치고 싶지 않아 욕심을 부렸다. 그러니 애쓰지 마라. 내가 나쁜 사람이 되겠다"면서 그녀에게 그 자리에 가만히 있어 달라고 했다. 김동욱은 일부러 문가영 곁에 머물렀다. 그녀의 얼굴을 보기 위해 집을 찾았고, 광고 촬영장에서도 우연을 가장해 만나 함께 촬영까지 했다. 적극적인 모습으로 문가영에게 다가가 그녀에게 진심을 전하며 설득, 과거의 아픔을 극복하고 함께하길 바랐던 것. 그 사이 주석태(문성호)로부터 전화가 왔고 그는 이주빈(서연)의 납골당에서 유골함을 훔쳐 달아났다. 이주빈이 주석태에게 사망당했던 그날 그 사건의 곳으로 향했고 김동욱에 칼을 휘두르며 투신했다. 부상을 당한 김동욱은 수술 후 깨어났다. 주석태는 하반신이 마비되며 목숨만 건진 상황. 다친 김동욱의 병간호는 문가영의 몫이었다. 문가영은 그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자꾸 밀어냈지만 진심은 아니었기에 도저히 이 모습을 보고 눈 감을 수 없었다. "앵커님 다시 못 볼 수 있다고 생각하니 같은 실수를 평생 하게 될까 봐 무섭더라. 내가 졌다"면서 김동욱을 받아들였다. 그렇게 두 사람은 다시금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위기를 또 찾아왔다. 김창완(유성혁)이 쓴 책에 등장하는 과잉기억증후군 환자가 김동욱이라는 이야기가 순식간에 퍼졌고, 이와 함께 문가영 스토커 사건과 관련해 돈을 받고 사진 제공을 했던 장인섭(박수창)이 출소했다. 그는 김동욱 앞에 찾아가 "엄청난 특종을 잡았는데 궁금하지 않느냐?"고 소리쳐 김동욱, 문가영 커플에 또 어떤 위기가 닥친 것인지 걱정스러움을 불러왔다.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tbc.co.kr 2020.05.07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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