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이기형 아들' 아닌 '포항 특급 조커'... 3년 차 이호재, 본격 시험대 오르다 [IS 인터뷰]
국내 프로축구 K리그1(1부) 포항 스틸러스 최전방 공격수 이호재(23)가 올 시즌 본격 시험대에 선다. 소속팀 감독의 전술 지시를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 비시즌 동안 체중 감량까지 한 이호재는 “책임감을 많이 느낀다. 올 시즌 좋은 활약을 반드시 보일 수 있게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이호재는 올 시즌을 앞두고 베트남에서 치른 1차 동계 훈련 때 연습 경기 도중 슛을 시도하다 큰 부상을 당했다. 뼛조각 6개가 발견됐다. 이호재는 수술 대신 재활을 선택했다. 그는 “동계 훈련이 시즌을 준비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하지 않은가. 프로 3년 차다. 간절했다. 수술보다는 치료와 재활을 선택한 배경”이라고 밝혔다.이호재는 올 시즌부터 ‘22세 이하(U-22) 룰(K리그 경기에서 22세 이하 선수를 의무 출전시켜야 하는 규정)’을 적용받지 않는다. 증명해야 하는 연차가 됐다. 올 시즌 전까지 이호재는 2시즌 통산 31경기 3골에 그쳤다. 이호재는 “프로 3년 차가 가장 중요하다고 느낀다. 이제 22세 이하 선수가 아니다. 책임감을 많이 느낀다. 내가 가진 강점을 최대한 많이 보이고 싶다. 좋은 활약을 펼치겠다는 각오로 경기장에 들어간다”고 강조했다.김기동 포항 감독은 이호재에게 일본 프로축구 J2(2부)로 진출한 허용준(30·베갈타 센다이)의 공백을 메우기를 바랐다. 빠르고 활동량이 많은 허용준은 지난 시즌 30경기에서 10골·5도움을 기록했다. 이호재는 “용준이 형처럼 활동량을 많이 가져가야 하는 게 김기동 감독님께서 요구하시는 공격수 스타일이다. 여기에 맞추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이를 위해 이호재는 비시즌 동안 3㎏을 감량했다. 그는 대구FC와 벌인 개막 라운드(3-2 승)에서는 후반 교체 투입해 6분 동안 2골을 터뜨렸다. 이호재는 “포항의 축구는 역습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 (적응하려고) 체중을 감량하니, 몸이 가벼워졌다. 제공권 장악, 강한 킥력 등 나의 강점을 유지하면서도 예년 시즌보다 더 많은 활동량을 보이려고 한다”고 말했다.이호재는 김기동 감독의 ‘특급 조커’다. 경기 후반 승부처에 투입된다. 그는 여러 차례 극적인 득점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자신감이 생겼다. 그의 목표는 팀의 주전 공격수다. 이호재는 “교체 선수로 만족하는 축구 선수는 아무도 없을 거다. 경기장에서 제 역할을 하면서 계속 좋은 모습을 감독님께 보여드리면 기회가 오지 않겠나”라고 강조했다.올 시즌 목표는 두 자릿수 공격 포인트를 기록해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 대표팀에 차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는 거다. 그는 이미 황 감독이 이끄는 연령별 대표팀에 소집된 경험이 있다. 이호재는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고 싶은 목표가 있다. 소속팀에서 최선을 다하고 좋은 경기를 보여주면 황선홍 감독님께서 기회를 주시지 않겠는가”라고 기대했다.이호재는 ‘축구인 2세’ 부담감도 이겨내야 한다. 이호재의 아버지는 축구대표팀에서 활약하며 ‘캐논 슈터’라 불렸던 이기형 성남FC 감독이다. 이호재가 아버지처럼 강한 킥을 가졌다는 건 고려대 재학 시절부터 유명했다. 그는 “아무래도 어렸을 때부터 부담감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부담을 이겨내고 주어진 기회 안에서 최선을 다하는 게 앞으로의 목표”라고 했다.
김영서 기자 zerostop@edaily.co.kr
2023.03.13 0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