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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IS] '프듀101 시즌2'가 얻은 것과 잃은 것
Mnet 예능프로그램 '프로듀스101 시즌2'가 지난 16일 그룹 워너원 탄생과 함께 막을 내렸다. 지난 시즌보다 더욱 큰 화제를 모았고, 마지막까지 인기만큼이나 뜨겁게 논란을 몰고 다녔다. 잃은 것 만큼이나 얻은 것도 많았던 Mnet으로선 손해볼 것 없었던 성공적인 '장사'였다. 걸그룹 아이오아이를 탄생시킨 시즌 1은 불과 10 여 개월 활동 기간에 약 1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번 시즌에선 그보다 더 많은 돈을 벌어들일 것이란 게 업계의 공통적인 관측이다. 걸그룹보다 파급력 센, 열성팬이 많은 보이그룹이기 때문. 이미 워너원은 탄생 전부터 각종 광고의 모델로 러브콜을 받으며 '돈 나오는 도깨비 방망이'가 된 지 오래다. 워너원을 탄생시킨 Mnet 그리고 CJ E&M은 이 도깨비 방망이를 쥔 주인이다. 일단 광고 단가부터 대폭 상승, 지난 시즌보다 67% 증가한 690만원에 책정 되어 많은 수익을 올렸다. 디지털 광고 매출도 무시할 수 없다. 포털사이트에 클립 형식으로 제공되는 콘텐트는 전체 조회수 3억건 돌파를 앞두고 있다. 3억 건의 광고가 함께 재생되며 고스란히 Mnet의 광고 수익이 됐다. 오는 7월 1일과 2일 양일간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리는 파이널 콘서트도 CJ E&M 주최다. 3500 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올림픽홀 공연은 티켓값만 27억원에 달한다. Ment이라는 방송사, CJ E&M이라는 기업이 얻은 것은 단순히 돈 뿐만이 아니다. 콘텐트를 담아내는 '그릇'의 역할을 넘어서 탄생부터 전달까지 모든 과정의 주체가 됐다. 남이 만들어놓은 아이돌이 아닌, 직접 제작한 아이돌로 콘텐트를 생산, 이를 소비하는 일까지 모두 독점한 셈. 플랫폼 혹은 전달자에서 문화의 주체자로 성장하고 진화했다. 이번 시즌을 통해 돈과 주도권을 얻었다면, 시청자의 신뢰는 잃었다. 혹평만 가득했다. 본격적인 방송 시작 전부터 막을 내릴 때까지 끊임없이 논란이 생산됐다. 우리 사회의 무분별한 경쟁, 이른바 금수저·흙수저 인식을 TV에 그대로 옮겨왔다는 비판은 이번 시즌에도 여전했다. 또한 국민 프로듀서(시청자)의 투표가 아닌 결국 제작진의 의도대로 순위가 선정된다는 쓴 소리는 더욱 거세졌다. 피디픽(PD의 편애를 받아 분량이 많은 출연자)·국장픽(CJ E&M 계열 매니지먼트사 소속의 출연자) 등 신조어도 등장했다. 마지막 회에서는 11위부터 14위까지 탈락 위기에 처한 출연자 네 명을 공개, 투표를 독려하며 최종 득표수에 지대한 영향을 미쳐 비판받았다. 이는 곧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생명과도 같은 공정성 문제로 이어졌다. 출연자 자질 문제도 어김없이 제기됐다. 일진설이 불거진 출연자 한종연과 미성년자로 알려진 팬에게 SNS로 만남을 제안한 하민호는 자진 하차를 택했다. 몇몇 출연진은 SNS를 통해 특정 미션곡을 암시하는 내용의 글을 올려 편법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CJ E&M 신형관 음악콘텐트 부문장은 '프로듀스101 시즌2' 종영 직후 자신의 SNS를 통해 '이번 시즌은 시작 전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지나고 보니 더 나은 방향으로 성장하고 진화하는 시간이었다고 생각된다'며 '누구보다 '슈퍼 핫'한 성원을 보내주신 국민 프로듀서님들 조언을 마음속에 저장하고 더 나은 프로젝트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oins.com
2017.06.19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