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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 '아파트' 글로벌 돌풍…"한국 일상어가 세계인의 밈 됐다"

로제 '아파트' 글로벌 돌풍…"한국 일상어가 세계인의 밈 됐다"중독적 밴드 사운드에 팬덤 넘어 히트…윤수일 '아파트' 청취도 190% 급증"언더독 K팝이 글로벌 주류 진입하는 통쾌함 발산" 걸그룹 블랙핑크의 로제가 팝스타 브루노 마스와 호흡을 맞춘 '아파트'(APT.)가 국내를 넘어 전 세계를 강타했다.가요계에서는 '아파트 아파트∼' 하는 찰진 한국어 발음이 글로벌 음악 팬에게 재미있게 들리고 후렴구 밴드 사운드가 중독적인 것을 인기 비결로 본다.또 '아파트'가 블랙핑크 팬덤을 넘어 전 세계 대중에게 두루 사랑받음으로써 K팝이 팬덤 중심 문화에서 글로벌 메인스트림으로 진입했다는 이정표가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 한국어 파열음 말맛에 챈트 같은 중독성…"노래가 좋다""일단 노래가 너무 좋습니다. 하루 종일 멜로디가 머리에서 떠나지 않아요."'아파트'가 각종 국내외 음원 차트 1위를 휩쓸면서 주요 가요 기획사 관계자들이 입을 모아 한 이야기다. 블랙핑크 로제와 브루노 마스라는 두 슈퍼스타의 '이름값'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노래 자체가 빼어나 귀를 사로잡았다는 것이다.특히 영어식 '아파트먼트'(Apartment)가 아닌 한국식 발음을 그대로 살린 '아파트'가 외국 청자에게 흥미를 유발한 요소로 꼽힌다.온라인 공간에서는 외국 음악 팬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아파트를 'APATEU' 혹은 'APATUE'로 표기한 뒤 한국식 발음으로 따라 하는 영상을 잇달아 올리기도 했다.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는 "'아파트 아파트∼'라는 소절이 마치 챈트(Chant·하나 또는 두 개의 음조로 특정 단어를 반복하는 노래)처럼 반복된다"며 "외국인에게는 이 반복되는 파열음이 발음하기에 어렵지 않고 리드미컬한 재미도 느껴질 것이다. 술 게임에서 유래했지만, 아파트라는 단어 선택이 잘 됐다"고 분석했다.임희윤 대중음악평론가도 "한국인의 일상 언어가 세계인의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처럼 됐다"며 "서구권에서 잘 하지 않는 발음이라는 점에서 싸이 '젠틀맨'의 '알랑가몰라'나 방탄소년단 슈가의 '대취타'와 비슷한 결이 있다"고 짚었다. 추억의 멜로디를 떠올리게 하는 중독성 강한 밴드 사운드 후렴구 역시 곡의 인기에 한몫했다.정 평론가는 "무엇보다 곡의 중독성과 후렴의 매력이 음악 팬들을 휘어 감았다고 봐야 한다"며 "최근 몇 년간 음악 트렌드가 약간 팝 펑크 록 음악으로 간 것도 있는데, 이러한 유행의 덕도 봤다. K팝이 (산업적 측면을 넘어) 음악 그 자체도 나쁘지 않다는 인상을 주는 좋은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 K팝, 팬덤 넘어 저변 확대…윤수일 '아파트'에도 쏟아진 관심'아파트'의 뮤직비디오는 발매 5일 만에 1억뷰를 돌파했다. 이 곡은 다음 주 공개될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 상위권 진입이 유력시된다.특히 발매 직후 스포티파이 미국 차트 1위에 오르는 등 세계 주류 시장에서 빼어난 스트리밍 성적을 거뒀다.K팝은 강력한 팬덤을 기반으로 다운로드와 실물 음반에서 강세를 보이고, 대중적 인기의 지표인 스트리밍에서 상대적 약세라는 고정관념을 뒤집은 사례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정민재 평론가는 "신드롬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는 점, 실질적인 히트곡이 됐다는 점에서는 '강남스타일'과 비슷하다"면서도 "'강남스타일'은 코믹한 댄스와 뮤직비디오의 유행에 노래의 인기가 뒤따라온 경우였다면, '아파트'는 노래 자체의 힘이 있다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K팝은 마이너리티 정서의 하위문화에서 이제는 글로벌 메인스트림으로 들어가는 단계"라며 "K팝의 간판스타인 블랙핑크의 로제가 팝스타 브루노 마스와 협업하는 것 자체가 이러한 구도를 잘 보여주는 그림이다. 대중은 언더독이 주류가 되는 통쾌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아파트'는 국내에서도 K팝을 소비하는 10∼30대를 넘어 모든 세대에서 고루 사랑받고 있다. 지니뮤직의 연령별 차트를 살펴보면 이 노래는 10대, 20대, 30대는 물론, 40대와 50대 이상에서도 모두 1위를 차지했다. '50대 이상' 차트에서 2∼7위를 싹쓸이한 임영웅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1위에 올랐다는 점은 이 노래의 인기를 실감케 한다.한편, 로제의 '아파트'가 큰 인기를 끌면서 '별빛이 흐르는 다리를 건너∼'라는 가사로 익숙한 윤수일의 '아파트' 역시 덩달아 재조명받고 있다.지니뮤직에 따르면 로제가 발매한 지난 18일을 기점으로 일주일(18∼24일) 동안 윤수일의 '아파트' 스트리밍 건수는 일주일 전보다 무려 190% 폭증했다.누리꾼들은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시행사 브루노 마스와 시공사 로제로 윤수일의 아파트가 재건축됐다'는 등의 재치 있는 반응을 내놨다. ◇ 로제 홀로서기 대성공…"새로운 장을 향한 완벽한 소개"로제는 '아파트'의 히트로 블랙핑크 멤버로서뿐 아니라 YG엔터테인먼트를 떠난 뒤 솔로 아티스트로서도 글로벌 음악 시장에 뚜렷한 존재감을 남겼다.그는 올해 6월 블랙핑크 음반을 프로듀싱한 테디가 수장으로 있는 더블랙레이블과 매니지먼트 계약을, 세계적인 음반사인 애틀랜틱 레코드와 레이블 계약을 맺었다.로제는 최근 한 미국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날아가 2주 머무르며 14일 내내 녹음을 했다"며 "그러한 과정 도중 레이블들과 미팅도 했다. 내 직관을 믿었지만, 스트레스를 몹시 받았다"고 돌아봤다.그는 "나는 모든 것이 올바른 결정이 되기를 원했다"며 "이 앨범은 내게 매우 큰 의미가 있고, 그것이 완벽하기를 바랐다"고 말했다.외신들도 '아파트'를 연이어 조명하며 호평을 내놨다.미국 빌보드는 '모두가 로제와 브루노 마스의 아파트에 빠져들고 있다'(Everyone's Coming to ROSE & Bruno Mars' 'APT.')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 중독적이고 손뼉을 치게 하는 팝 협업은 지난 18일 발매 이후 미국과 전 세계 모두에서 가장 큰 스트리밍 히트곡 중 하나가 됐다"며 "브루노 마스의 도움이 로제가 블랙핑크 멤버 가운데 솔로곡으로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하는 데 도움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음악 전문지 NME는 "로제는 이번만큼 좋은 사운드를 낸 적이 없다"며 "그의 목소리에는 자신의 과거 퍼포먼스를 훨씬 능가하는 힘과 자신감이 담겼다. 중독적이고 매혹적이며 재미있는 '아파트'는 로제의 새로운 장(章)을 향한 완벽한 서문"이라고 극찬했다. 2024.10.26 09:10
프로야구

감독 "올스타 휴식기 짧다" 불만, KBO "만장일치 결정" 대응···왜 그랬을까?

일부 감독들이 "올스타전 휴식기가 너무 짧다"고 반발하자,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정식적인 절차를 거쳐 합의된 사항이라며 즉각 반응했다. KBO는 "올스타 휴식기를 축소한 건 오는 11월 프리미어12와 장마 기간을 고려한 조처"라며 "지난해 9월 실행위원회(단장 회의), 10월 이사회(사장 회의)에서 올스타 휴식기 단축을 의결했다"고 20일 알렸다. 즉, 올스타 휴식기 단축 추진 배경과 결정에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다.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은 지난 18일 광주 원정에서 "왜 이렇게 휴식일이 짧은지 모르겠다. 누가 올스타전에서 전력을 다해 뛰겠나. 특히 지방 구단 참가 선수는 (이동까지 고려하면) 하루도 제대로 못 쉰다"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다음날 이강철 KT 위즈 감독,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 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도 염 감독의 문제 제기에 수긍했다. 올스타 휴식기는 짧으면 나흘, 길면 일주일 정도였다. 가장 최근 나흘 휴식은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 열린 2018년이었다. 2020년에는 코로나19 탓에 개막이 늦어짐에 따라 올스타 휴식기를 건너뛴 적도 있다.올 시즌엔 7월 2~4일 주중 3연전을 끝으로 5~6일 인천에서 올스타전을 개최한다. 이어 9일부터 정규시즌 후반기에 돌입한다. 이동 일정을 고려하면 하루도 쉬지 못하는 선수가 나올 수도 있다. 몇몇 감독들은 "KBO가 현장의 의견을 듣지 않고 휴식기를 단축한 게 아쉽다"고 했다. 이에 KBO는 "지난해 9월 실행위 개최 일주일 전에 각 구단에 올스타 휴식기 단축이 포함된 안건을 송부했다. 이는 구단 내부의 의견 취합 및 논의를 위해 보장된 기간"이라면서 "이후 실행위에서 10개 구단 단장 전원 만장일치로 올스타 휴식기 단축을 의결했고, 10월 이사회에서 반대 의견 없이 통과했다"고 밝혔다. 결정 과정은 문제가 없었겠지만, 이런 내용이 감독에게 제대로 전달됐을지 의문스럽다. 또한 올스타 휴식기 단축이 논의되던 시기가 9~10월이다. 이 기간은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한 순위 싸움이 가장 치열한 기간이다. 감독 재계약 등도 걸려 있다. 다가오는 시즌의 올스타 휴식기를 신경 쓸 여유가 거의 없다. 올스타 휴식기를 단축한 건 여러 이유에서다. KBO는 "지난해 긴 장마로 72경기가 우천 순연됨에 따라 각 구단은 더블헤더 증가와 시즌이 길어지는 것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여러 안을 요청해 왔다"고 밝혔다. 이에 개막일을 앞당기고, 올스타 휴식기를 축소하는 방안이 마련됐다. 시즌 후반 더블헤더 증가에 따른 부상 위험 및 체력 소모뿐만 아니라 11월 열리는 프리미어12 대회 전에 무리 없이 포스트시즌 일정을 마치는 것도 고려 대상이었다. 한 구단 관계자는 "(9~10월) 감독들이 올스타 휴식기를 걱정할 여력이 없는 기간"이라면서 "최근 들어 구단마다 부상자가 늘어나면서 현장에서 올스타 휴식기가 더 짧게 느끼는 것 같다"고 했다. 단장과 감독, 행정 주체와 현장 지도자의 불통이 파열음을 말들었다.이형석 기자 2024.06.20 15:20
프로야구

[준PO 1] 시즌 타율 2할, 인천에선 4할…김성욱의 '포효'

대타 김성욱(30)의 결승 홈런을 앞세운 NC 다이노스가 적지에서 먼저 웃었다.NC는 2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준플레이오프(준PO·5전 3승제) 1차전을 4-3으로 승리했다. 역대 준PO 1차전 승리 팀의 플레이오프(PO) 진출 확률은 87.5%(32회 중 28회·양대리그 포함). 시리즈가 5차전으로 열린 준PO로 범위를 좁히면 14회 중 10회로 71.4%다.선발 매치업은 SSG가 유리했다. 정규시즌 3위로 준PO에 직행한 SSG는 충분한 휴식과 함께 외국인 투수 로에니스 엘리아스를 1차전 선발 투수로 내보냈다. 반면 정규시즌 4위 NC는 와일드카드(WC) 결정전에서 5위 두산 베어스를 꺾고 준PO 무대를 밟았다. 부상(구창모·에릭 페디)과 등판 휴식일(태너 털리)을 고려, 팀의 1~3선발이 모두 준PO 1차전에 나설 수 없었다.경기는 7회까지 팽팽했다. 양 팀 타자 모두 타순이 세 바퀴 돌 때까지 무득점에 그쳤다. SSG는 3회 말과 4회 말 연속 무사 1·2루 찬스에서 득점하지 못했다. NC도 4회 1사 1·2루에서 제이슨 마틴과 권희동이 연속 범타로 물러났다. 승부에 파열음을 낸 건 NC 대타 김성욱이었다. 8회 초 NC 선두타자 서호철이 유격수 내야 안타로 출루했다. 후속 김형준의 희생 번트 때 2루에서 아웃카운트가 올라가 1사 1루. 강인권 NC 감독은 오영수 타석에서 오른손 대타 김성욱 카드를 뽑아 들었다. 엘리아스가 왼손이라는 걸 고려한 전략이었다. 김성욱은 공을 오래 보지 않았다. 엘리아스의 초구 시속 139㎞ 체인지업을 걷어 올려 비거리 120m 결승 투런 홈런으로 연결했다. 경기 내내 NC 타자를 괴롭힌 엘리아스의 주 무기를 힘들이지 않고 때려냈다.김성욱은 올 시즌 NC의 개막전 좌익수였다. 첫 4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할 정도로 입지가 탄탄했다. 이 기간 타율이 0.467(15타수 7안타). 출루율(0.500)과 장타율(0.800)을 합한 OPS가 1.300이었다. 하지만 개막 닷새 만에 햄스트링 부상을 당하면서 스텝이 꼬였다. 2주가량 공백기를 가진 뒤 복귀했으나 한석현, 천재환 등에 밀려 경기 출전 횟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 타격 페이스까지 꺾여 활약이 미미했다. 올 시즌 타율이 0.223(179타수 40안타). 포스트시즌(PS) 엔트리 경쟁을 안심할 수 없었지만, 강인권 감독은 '대타 김성욱'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유독 인천에 강하기도 했다. 김성욱은 2020년 인천 원정 타율 0.417(12타수 5안타). 상무에서 병역을 마치고 복귀한 올 시즌에도 인천구장 타율이 0.444(9타수 4안타)로 유독 높았다. 데이터가 말해주듯 준PO 1차전에서 그림 같은 홈런으로 인천에서 강한 면모를 보였다.NC 선발 신민혁은 5와 3분의 2이닝 무실점 쾌투로 승리의 가교 구실을 했다. 엘리아스(8이닝 4피안타 2실점)와의 맞대결에서 밀리지 않았다. 3회 말과 4회 말 연속 무사 1·2루 위기를 실점 없이 넘긴 게 결정적이었다. 주 무기 체인지업과 컷 패스트볼을 적재적소에 섞어 완급조절로 노련하게 아웃카운트를 책임졌다. 6회 2사부터 불펜을 가동한 NC는 경기 막판 SSG 추격을 따돌렸다.SSG는 0-2로 뒤진 8회 말 1사 2·3루에서 최정의 희생플라이로 추격했다. 하지만 9회 초 1사 3루에서 제이슨 마틴의 적시타, 2사 2루에서 서호철의 적시타로 추가 2실점한 게 뼈아팠다. 9회 말 하재훈의 투런 홈런으로 마지막 힘을 냈으나 거기까지였다.인천=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10.22 17:18
연예일반

[위기의 K콘텐츠] ‘풍요 속의 빈곤’ K콘텐츠 진단, 왜 이렇게 됐나 ②

‘오징어 게임’이 전세계를 강타하고, BTS로 상장되는 K팝이 글로벌 주류 편입을 눈앞에 뒀으며, 넘을 수 없는 산인 줄 알았던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도 한국 영화를 주목한 지 수년. 이런 상황에서 내수시장에서는 ‘K콘텐츠 위기론’이 스멀스멀 고개를 들고 있다. 극장가에서는 한국영화가 외면 받고 있으며, 방송가는 연이어 허리띠를 졸라매며 드라마 편성을 줄이고 있다. K팝의 성장세도 코로나19 이전보다 둔해졌다. 글로벌 시장에서 잘나가는 K콘텐츠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백년대계를 위해 나아갈 방향을 짚었다. <편집자 주> 장밋빛일 줄만 알았다. K팝이 철옹성 같던 빌보드 정상에 이름을 올리고 전세계가 ‘오징어 게임’에 열광했을 때만 해도 그랬다.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이 끝나면 더 날아오를 줄 알았던 K콘텐츠가 전반적으로 주춤하다. 글로벌 시장이 사랑하는 K콘텐츠이지만, 정작 국내 업계 내부에선 ‘풍요 속의 빈곤’이라는 말이 나온다. 제작된 K드라마와 K영화는 창구를 찾지 못해 우왕좌왕하고 있고, 소수의 아티스트에 기댄 구조와 막혀버린 중국시장으로 K팝의 미래는 더 불확실해지고 있다.◇곳간에 쌓여가는 콘텐츠…K드라마 업계, 한국영화 업계 전철 밟는 중K영화, 즉 한국영화계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극한직업’, ‘기생충’ 등 ‘천만영화’가 가장 많이 나오면서 호황을 누렸다. 그만큼 투자는 몰렸고 제작이 활발히 이뤄졌으나, 이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영화계 전반이 얼어붙었다. 더 큰 위기는 엔데믹의 분위기와 함께 한국영화계에 활기가 띨 것이라는 기대가 무너지면서 찾아왔다. 소위 곳간에 쌓아둔 기존 영화들이 무려 57편 가량으로 알려진 가운데, 좀처럼 한국영화 관객이 늘어나지 않아 개봉은 연이어 늦어지고 있다. 대략 4년의 걸쳐 위기가 진행 중인 한국영화계의 전철을 드라마 업계는 이제 밟고 있는 실정이다. 먼저 경기침체 탓에 광고 수익이 급격히 감소한 방송가에서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서서히 높아져가는 제작비도 감당할 수 없는 방송사들은 드라마의 편성을 줄여 나가고 있다. 대신 상대적으로 제작비가 낮은 예능프로그램을 편성해 수익을 보전하려는 전략을 취하는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다. 국내 대표 제작사의 10년차 드라마 PD는 “K드라마가 전세계적으로 높은 관심을 받으면서 축제 분위기라고 하는데 정작 그 축제를 준비하는 무대 뒤의 파열음도 크게 일어나고 있다”며 “여전히 수익의 대부분을 광고에 기대고 있는 상황은 변하지 않았고 수익 다변화를 꾀하려 노력하고 있는 듯한데 뚜렷한 해결책은 없어보인다”라고 수익 보전을 위해 위축된 방송사들의 분위기를 전했다. 방송사들의 이러한 분위기에 드라마 업계는 직격탄을 맞고 있다. 극장가와 비교해 비대면으로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는 특징 덕에 한국영화계에 쏠렸던 투자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드라마 업계로 몰렸고 이에 따라 제작이 활발해졌으나, 제작됐거나 제작 중인 드라마들은 편성을 잡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한국영화처럼 다수의 K드라마도 기약없이 곳간에 쌓이고 있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광고시장의 파이는 한정됐는데 플랫폼이 많아지면서 그 파이를 계속 나눠 먹어야 하는 상황이다. 수익모델에 대한 뚜렷한 해결책이 없으니 올해보다 내년, 내년보다 내후년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며 “결국 방송사의 편성에만 기댈 수 없는 상황이다. 모두가 OTT업체의 편성만 바라보고 있는 실정이다”고 말했다.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과 함께 빠르게 몸집을 키운 거대 글로벌 OTT로 인해 미디어 환경은 급속도로 변하고 있다. 넷플릭스의 막대한 투자로 전세계적으로 K드라마의 붐이 일어났으나, 그 이면이 밝지만은 않다. OTT들이 한국 콘텐츠에 제작비를 지원하면서 업계 전반적으로 높아지고 있던 제작비가 더 빠르게 상승했고, 이를 기존 방송사와 제작사가 따라갈 수 없는 상황에서 OTT에 화제성과 흥행을 보장하는 드라마와 영화가 모이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침체기를 겪은 한국영화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엔데믹에 접어들었지만 흥행 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다양한 원인들이 거론되고 있는데 역시 OTT의 지분이 크다. 팬데믹 시기 OTT에서 콘텐츠를 즐기는 게 보편화됐고 OTT에서 양질의 콘텐츠를 다수 서비스하면서 굳이 관객이 극장을 찾을 동기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또 OTT의 제작 지원을 받는다 하더라도 IP를 OTT가 확보할 경우 제작사에 좋은 것만은 아니다. 흥행 가능성이 높은 작품들은 OTT가 오리지널로 제작해 제작사들은 제작비의 10% 이하를 고정적으로 받는 수익 구조다. 과거에는 방송사와 나눠 제작비를 충당하기도 했으나 방송사가 드라마 편성을 대거 줄이는 상황에 이른 만큼, 결국 제작비의 압박을 받는 제작사들은 전액을 투자 받는 대신 IP를 내주는 구조로 흐를 가능성이 더 커졌다. 한 방송 관계자는 “요즘엔 제작비의 10%도 받지 못하는 제작사가 적지 않다”며 “결국 드라마든 영화든 제작사들은 ‘로우 리스크-로우 리턴’을 취하게 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높아진 제작비만큼 콘텐츠의 질이 향상됐고, 이에 따라 높아진 시청자의 눈높이를 따라가기도 쉽지 않다. 그렇다 보니 넷플릭스와 같은 거대 OTT업계와 경쟁하는 국내 토종 OTT들의 상황도 심각하다. 넷플릭스가 한국에 3조 3000억원을 투자할 거라는 소식이 전해진 지난달 25일 이태현 웨이브 대표는 “자본이 시장에 들어와야 콘텐츠 시장 경쟁력이 높아진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나, 업계에선 웨이브와 티빙 등 이미 적자를 내고 있는 국내 토종 OTT의 설 자리는 더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의 시각이 가득하다. 한 국내 OTT업체 관계자는 “콘텐츠 서비스 자체가 자본게임이다. 자본을 더 많이 투자할수록 콘텐츠의 흥행 가능성이 높은 건 당연하다”며 “거대 OTT업체가 투자를 늘릴수록 상대적으로 열세인 국내 업체들은 그 정도 투자 규모에 맞추거나 제작사에 더 좋은 조건을 내밀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말했다. ◇팬덤에 기댄 수익 구조와 중국 시장발 위기그나마 K팝은 선전하고 있지만 팬덤에 기댄 수익 구조와 한한령으로 막힌 중국 시장을 대신할 시장 발굴, 포스트 방탄소년단 등의 과제를 안고 있다. 특히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군 복무에 돌입하면서 ‘위기론’은 더 힘을 얻는 모양새다. 강력한 팬덤을 가진 아티스트에 기댄 수익 구조가 스타 개인의 리스크에 휘청거리기 쉽고, 이는 K팝의 위기로 직결된다는 의견이 나온다.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는 “그동안 K팝은 거대 소속사가 아티스트를 만들어 이들의 팬덤 플랫폼을 통해 수익을 내왔다. 방탄소년단도 그렇지 않느냐”며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군복무로 K팝의 위기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 자체가 K팝의 위기”라고 진단했다. 문제는 이러한 팬덤조차 많은 자본이 투입된 대형 기획사들의 아이돌 그룹에 쏠리다 보니 중소기획사들이 K팝 시장에서 설 자리는 크지 않다는 점이다. 일정한 수의 대형 기획사와 여기에 속한 한정된 아티스트들에 K팝의 성장을 기대할 수밖에 없는 탓에 소수의 기획사와 아이돌 스타에서 발생하는 리스크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익명을 요구한 한 중소기획사 관계자는 “지금의 K팝은 대형기획사와 중소기획사로 극명히 나뉘어져 있다. K팝의 붐이라 하지만 중소기획사 입장에선 실감하지 못 한다”며 “동시에 대형기획사가 아이돌 중심의 장르를 내놓다 보니 다른 장르를 선보이는 중소기획사의 아티스트들은 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그렇다 보니 중소기획사들은 수익 구조 중 하나를 차지하는 앨범 판매량을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한터차트 관계자는 “예전에는 아이돌뿐 아니라 발라더나 다른 장르의 아티스트들도 많은 앨범 판매량을 보였지만 지금은 팬덤이 있지 않는 이상 앨범 판매량을 확보하기는 무척 어렵다”고 말했다.스트리밍에서도 비슷한 경향성이 보인다. 지니뮤직 관계자는 “전체 스트리밍수는 매년 늘고 있지만 쏠림 현상이 두드러진다”며 “특정 아이돌의 노래들이 순위를 독점하고 있고 이들이 이전에 낸 곡들도 꾸준히 상위권 차트에 있다. 팬덤의 소비가 점차 커지고 있다”고 평했다.대형기획사들 또한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먼저 K팝의 주요 타킷팅이 되는 중국시장이 한한령으로 인해 사실상 닫혀 예전과 같은 힘을 못 쓰고 있다.한 대형기획사 관계자는 “올해 초만 하더라도 한한령이 해제되면 중국시장이 활기를 띨 거라 희망적으로 생각하고 기대감이 높았는데 최근 한일정상회담으로 인해 기획사 입장에서는 김이 빠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여기에 더해, 한한령이 해제된다 하더라도 중국시장의 불안정성이 해소되지 않을 거라는 의견들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대형기획사 관계자는 “정치적인 문제로 또 중국시장이 언제 닫힐지 모르지 않나”라며 “중국시장의 불확실성을 전제로 시장 확대 등 또다른 K팝의 활로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는 시점”이라고 밝혔다.다만 중국 시장이 배제돼 있는 현재가 K팝이 북미, 유럽 등 새 시장으로 뻗어나갈 기회가 되리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과거 중국, 일본 시장을 주요 거점으로 생각했다면 이제 중국 시장은 진출 선택지 중 한 곳이 됐다. 그런 점에서는 오히려 다른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조금 더 글로벌해질 수 있는 긍정적 효과가 발생했다고 본다”고 짚었다.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3.05.12 06:00
프로야구

[IS 포커스] 프로야구 연봉 협상, 드러나지 않은 갈등

연봉 계약을 둘러싼 드러나지 않은 갈등이 여전하다.2023년 프로야구 연봉 중재(조정) 신청은 '0건'으로 마감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규약 제75조 에는 '중재를 신청하는 구단 또는 선수는 매년 1월 10일 오후 6시까지 중재신청서를 총재에게 제출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신청서가 제출되면 선수 및 구단은 중재신청 마감일로부터 닷새가 되기 전까지 자신들이 원하는 연봉 산출 근거를 KBO에 내야 하고 이후 중재위원회가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게 된다. 연봉 협상이 평행선을 달릴 때 마침표를 찍을 수 있는 제도지만, 최근 2년 동안에는 누구도 활용하지 않았다.중재 신청이 없다고 해서 협상이 원활한 건 아니다. 현재 KBO리그 몇몇 구단에서는 연봉 협상에서 발생한 파열음이 밖으로 새어 나온다. 수도권 A 구단에선 베테랑 선수가 좀처럼 구단과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지방 B 구단도 연봉 미계약 선수가 꽤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연봉 중재 신청 마감일 기준 2023시즌 선수단 연봉 계약을 완료한 구단이 단 하나도 없다. 그만큼 특정 구단을 가릴 것 없이 곳곳에서 연봉 협상이 난항이다. 이러한 이유로 프로야구 안팎에선 "연봉 중재를 신청할 선수가 적지 않을 것 같다"는 예상까지 흘러나왔다.연봉 중재 신청은 한때 사문화된 규정이었다. 1984년부터 2001년까지 총 14번의 중재 신청에서 모두 구단 요구액이 수용됐다. 2002년 류지현(당시 LG 트윈스)이 사상 첫 선수 요구액을 받아냈지만, 이후 빗장이 굳게 닫혔다. 2010년 전무후무한 타격 7관왕에 오른 이대호(당시 롯데 자이언츠)마저 패하면서 제도를 바라보는 선수들의 시선이 곱지 않았다. 실제 2012년부터 2020년까지 단 한 건의 연봉 중재 신청도 없었다.그런데 2021년 주권(KT 위즈)이 류지현 이후 19년 만이자 역대 두 번째 연봉 중재 신청에 승리하면서 제도 활성화 조짐이 보였다. 당시 주권은 1억5000만원에서 1억원 인상된 2억5000만원을 요구, 2억2000만원을 제시한 구단과 팽팽하게 맞섰다. 중재위원회는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최대한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판단했다"며 주권의 손을 들어줬다.2018년 공인대리인 제도가 도입되면서 선수들은 협상의 부담을 덜었다. 선수 요구액의 근거를 공인대리인이 산출·제시하면서 논리적인 싸움이 가능해졌다. 주권도 KBO 공인대리인 강우준 변호사가 연봉 중재 모든 과정에 관여했다.1992년 연봉 중재 신청에서 패한 바 있는 이만수 전 SK 와이번스 감독은 "옛날엔 마땅히 제시할 자료도 부족했다. (세부) 데이터도, 에이전트(대리인)도 없었다. 지금 상황은 아주 다르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연봉 중재 신청은 부담스럽다. 구단과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르는 것에 선수가 느끼는 부담이 작지 않다. 공인대리인이 연봉 중재 신청을 원하더라도 대부분 선수 쪽에서 원만한 합의를 바란다.한 구단 관계자는 "연봉 중재는 구단이 느끼는 부담도 적지 않다. 선수도 비슷할 거"라고 말했다. 올해는 선수단 총 연봉을 제한하는 샐러리캡이 시행되는 첫 시즌이라 구단마다 신중하게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2023년부터 3년 동안 구단마다 연봉 총액 114억 2638만원을 넘기면 제재를 받기 때문에 섣불리 선수 측 요구액을 받기 어렵다. 예년보다 연봉 협상이 더 어렵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연봉 중재 신청은 피했지만, 갈등이 봉합된 건 아니다. 구단마다 최대한 빠르게 분위기를 수습, 협상을 완료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ㅇ 2023.01.12 07:00
프로야구

[IS 포커스] 폭풍전야?…프로야구 연봉 협상

프로야구 연봉 협상 분위기가 말 그대로 살얼음판이다.계묘년(癸卯年)이 밝았지만, KBO리그 10개 구단 모두가 2023년 연봉 계약을 마무리하지 못했다. 지난 시즌에는 SSG 랜더스가 해를 넘기기 전인 12월 26일 '2022년 재계약 대상자 전원과 연봉 계약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다른 구단도 보조를 맞추며 속도를 올렸지만, 올겨울은 미묘한 온도 차가 감지된다. 몇몇 구단 안팎에선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프로야구는 2023년부터 선수단 연봉 총액을 일정 수준 제한하는 샐러리캡 제도가 시행된다. 2025년까지 3년 동안 각 구단은 선수단 연봉 총액으로 114억 2638만원을 넘기면 제재를 받는다. A 구단 단장은 "샐러리캡은 선수 구성에 영향을 준다. 일단 3년 동안 적용되기 때문에 구단으로선 올 시즌만 보고 계약할 수 없다. 내년과 그 이후도 생각해야 한다”며 "젊은 선수들 비중이 큰 구단은 연봉이 향후 오른다는 걸 고려해 여유를 가지고 운영해야 한다. 3억원을 줘야 할 선수를 2억원에 계약할 수 없으니 신경이 쓰인다"고 했다.무턱대고 선수 요구액을 들어주기 쉽지 않다. 샐러리캡을 1회 초과하면 초과분의 50%가 제재금이 된다. 2회 연속 초과하면 초과분의 100%를 제재금으로 내고, 다음 연도 1라운드 지명권이 9단계 하락한다. 구단마다 제도가 처음 도입되는 만큼 제재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않기 위해 신중하게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B 구단 운영팀장은 "샐러리캡을 미리 대비하지 않았다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기존 연봉 계약에 옵션을 넣었던 구단들은 선수들의 반발이 있을 수 있다. 한정된 예산을 효율적으로 써야 하는데 선수를 설득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더딘 협상의 원인으로 공인대리인(에이전트)을 꼽는 관계자도 있다. C 구단 단장은 "에이전트가 협상에 들어오면서 시간이 조금 걸리는 느낌"이라며 "이전에는 선수와 터놓고 이야기하면 됐는데 지금은 에이전트가 기록을 다 뽑아와서 협상한다. 그 부분에서 대화가 길어진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B 구단 운영팀장은 "에이전트는 장단점이 있다. 까다로운 점도 있지만 더 편하고 쉬운 경우도 있다"며 "선수가 상처받을까 봐 디테일하게 얘기하지 못했던 부분을 설명할 수 있다. 에이전트는 아무래도 선수 편이기 때문에 구단이 선수를 설득하는 것보다 수월하다"고 말했다.관심이 쏠리는 건 연봉 조정이다. 프로야구는 연봉 협상이 원활하지 않은 선수는 1월 10일 오후 6시까지 KBO에 중재신청을 할 수 있다. 선수와 구단은 중재신청 마감일로부터 닷새가 되기 전까지 자신들이 원하는 연봉 산출 근거를 KBO에 제출하고 중재위원회가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게 된다.하지만 이 경우에 연봉 협상의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나기 때문에 선수나 구단 모두 부담이 적지 않다. 특히 요구액이 수용될 가능성이 작다고 판단하면 선수 측에서 더욱 조심스러울 수 있다. 역대 중재신청에서 선수의 요구 금액이 수용된 건 2002년 류지현(당시 LG 트윈스)과 2021년 주권(KT 위즈)뿐이다. 2010년 타격 7관왕에 오른 이대호(당시 롯데 자이언츠)도 연봉 조정에서 패했다. 2013년부터 2020년까지 조정 신청 사례가 아예 없었다. 한 공인대리인은 "연봉 협상이 매끄럽지 않더라도 조정 없이 최대한 마무리하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라고 말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1.05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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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는 캠핑짱’ 2차 티저 공개...“역시 패는 건 박성웅”

‘배우는 캠핑짱’이 2차 티저 예고편을 공개했다. 채널A, ENA 채널 공동 제작 ‘배우는 캠핑짱’은 캠핑장 운영이 처음인 초보 사장님들이 가지각색 특별한 사연을 가진 손님들과 함께 인생을 배우는 캠핑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명품 배우 박성웅, 신승환, 홍종현이 캠핑장 사장님으로 뭉쳐 새로운 케미를 예고하고 있는 가운데 2차 티저 예고편에서는 박성웅과 신승환의 남다른 티키타카가 엿보여 흥미를 끌어올리고 있다. 도끼를 비추며 시작한 2차 티저 예고편은 “하나만 더 패고 갈까”, “역시 패는 거는 성웅이 형이야”라는 예사롭지 않은 대화와 함께 문을 연다. 능숙하게 도끼를 꺼내 드는 박성웅의 얼굴에서 어딘가 섬찟함까지 느껴지는 상황. 이어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장작’을 패는 박성웅이 등장해 거침없이 장작을 쪼개며 캠핑장 사장님다운 면모로 감탄을 부른다. 박성웅의 도끼를 춤추게 만드는 신승환의 맏형 조종법(?) 또한 시선을 사로잡는다. 박성웅이 장작을 내리칠 때마다 경쾌한 추임새는 물론 맞춤형 칭찬을 보내며 도끼질을 멈추지 못하게 하는 것. 마치 칭찬 하나로 박성웅을 조종하는 듯한 그림이 깨알 웃음을 자아낸다. 무엇보다 그늘에 편히 앉아 캠핑장 오픈을 준비하는 신승환, 홍종현과 달리 박성웅은 땡볕에서도 장작 패기에 열중하고 있어 과연 ‘배우는 캠핑짱’의 실세는 누구일지, 명품 배우들의 캠핑장 운영기가 궁금해진다. 한편, 박성웅의 힘을 이기지 못한 망치가 초라한 파열음을 내며 부서져 재미를 더한다. 이에 당황을 금치 못하는 박성웅의 얼굴에서 초보 사장들의 험난한 앞길이 그려지는가 하면, “준비됐어. 드루와”라는 말로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해 ‘배우는 캠핑짱’의 첫 오픈은 어떤 모습일지 기대가 고조되고 있다. ‘배우는 캠핑짱’은 오는 25일 오후 10시 30분에 첫 방송된다. 박로사 기자 terarosa@edaily.co.kr 2022.07.14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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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월한 하루' 이원근, 아름다운 미소 뒤 감춰진 섬뜩한 속내

배우 이원근이 아름다운 미소 뒤 잔악한 본성을 감춘 연쇄 살인마로 변신을 꾀했다. 이원근은 현재 방영 중인 OCN 드라마 '우월한 하루'에서 극에 팽팽한 긴장감을 선사하는 권시우 역으로 활약 중이다. 앞서 이원근은 파리빌에 거주 중인 주민 중 한 사람으로 진구(이호철), 하도권(배태진)과 달리 리치걸 살인사건과 전혀 무관한 듯 보였다. 무엇보다 타인을 무장해제 시키는 눈웃음과 배려심을 지닌 완벽한 이웃인 그와 피비린내 나는 사건들을 연관 짓기란 쉽지 않았던 터. 하지만 보이는 그대로의 이원근을 믿기엔 어딘가 모르게 석연치 않은 점들이 연이어 포착됐다. 파리빌 내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을 보고 충격에 빠진 진구를 도와주는 것 같았던 그는 대중 잡을 수 없는 대화 패턴으로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살인 현장을 처음 본 건 아니지 않느냐'는 질문은 물론 이전 살던 곳에서 리치걸 살인사건을 목격했다고 말하는 등 초면에 쉽사리 건네기 어려운 주제로 진구를 혼란케 했다. 이렇게 상대방을 교란하는 이원근 특유의 화법은 지난 3회 박민정(추형사)과의 탐문 수사에서 한층 더 두드러졌다. 살인 피해자와 안면이 있었다는 이야기로 형사들의 주위를 집중시킨 다음 중요한 알맹이는 빼놓은 채 전달, 듣는 이들을 허무하게 했다. 또한 앞의 사람이 난감할 말을 흘려놓고 천연덕스럽게 악의가 없었던 것처럼 구는 태도 역시 의중을 파악키 어렵게 했다. 특히 그간 묘하게 시청자들을 의심스럽게 했던 이원근의 정체가 피해자의 신체로 그림을 그리는 리치걸 살인마였다는 점이 밝혀져 충격을 더했다. 미소 띤 얼굴과 젠틀한 매너로 가장한 가면 속에는 끔찍한 살인마가 존재해 반전을 선사했을 뿐만 아니라 지나치게 아름다운 것에 집착하는 살인 철학까지 합쳐져 더 없는 소름을 안겨줬다. 이원근이 리치걸 살인마로 드러나고 이로써 목격자인 진구, 자신의 살인을 역으로 덮어씌워버린 하도권과의 접점이 확인됐다. 더불어 진구가 이원근이 리치걸 살인마라고 눈치를 챈 상황. 물고 물리는 삼각형의 관계가 완벽하게 완성 된 가운데 이원근은 이들에게 자신의 우월함을 어떻게 입증할지 주목된다. 두 얼굴의 살인마를 섬뜩하게 표현, 시청자들을 놀라게 하고 있는 이원근은 극에 파열음을 내면서 존재감을 다지고 있다. '우월한 하루' 4회는 4월 3일 오후 10시 30분에 방송된다.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oongang.co.kr 2022.03.31 09:43
야구

2016년에도 2022년에도 '최고'라는 훈장을 단 김광현

2016년 김광현(34)의 연봉 협상은 장기전이었다. 1월 15일 미국 플로리다로 스프링캠프를 떠날 때까지 미계약 상태였다. 당시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재계약 대상자 45명 중 연봉 계약을 하지 않고 캠프를 시작한 건 김광현이 유일했다. 연봉 협상이 더디게 진행되면 대체로 파열음이 밖으로 새어 나온다. 더 달라는 선수와 더 줄 수 없다는 구단이 맞서면 연봉 조정까지 가기도 한다. 하지만 김광현의 상황은 달랐다. 당시 SK는 의도적으로 연봉 협상을 미뤘다. 이는 김광현에게 '비FA(자유계약선수) 최고 연봉'이라는 훈장을 달아주기 위한 전략이었다. '연봉 라이벌' 양현종(KIA 타이거즈)과 최형우(당시 삼성 라이온즈)의 계약이 발표되면 "두 선수가 받는 연봉보다 100원이라도 더 주겠다"는 게 구단 방침이었다. 실제 SK는 1월 12일 양현종이 비FA 역대 최고 연봉 타이 7억5000만원(87.5% 인상)에 사인한 뒤에도 "최형우의 계약까지 기다릴 수 있다"며 꿈쩍하지 않았다. 김광현의 연봉 계약이 마무리된 건 캠프가 진행 중이던 1월 27일이었다. 전날 최형우의 연봉이 7억원(16.7% 인상)으로 확정되자 SK는 비FA 역대 최고 연봉 8억5000만원(41.7% 인상)을 안겨 에이스의 자존심을 세워줬다. 김광현은 "SK에 입단한 후 구단에서는 늘 최고의 대우를 해줬다. 최고의 선수가 되겠다는 향상심이 생긴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김광현은 2019시즌이 끝난 뒤 미국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했다. 공교롭게도 SK는 김광현이 없던 2021년 3월 SSG로 인수, 재창단됐다. 구단명과 유니폼, 마스코트도 바뀌었지만 그를 최고라고 바라보는 시선에는 변함없다. SSG는 지난 8일 김광현과 4년 총액 151억원(연봉 131억원, 옵션 20억원)에 계약했다. 151억원은 이대호(롯데 자이언츠·4년 150억원) 나성범(KIA·6년 150억원)이 세운 KBO리그 역대 계약 총액 최고액을 1억원 웃돈 신기록이다. SSG의 김광현 영입전은 속전속결이었다. 7일 류선규 SSG 단장이 김광현의 에이전트를 만나 물꼬를 텄고 같은 날 계약에 합의했다. 일찌감치 '국내 최고 대우'를 협상 테이블에 올려 불필요한 줄다리기를 피했다. 류선규 단장은 일간스포츠와 통화에서 "151억원은 미국과 비교하긴 어렵지만, KBO리그에서 할 수 있는 최고 대우"라며 "(현실적으로) 200억원을 줄 순 없으니 '이게 우리가 할 수 있는 베스트'라고 얘기했다"고 협상 뒷이야기를 밝혔다. 김광현은 KBO리그 통산 136승 2홀드 77패 평균자책점 3.27을 기록했다. 리그를 대표하는 왼손 에이스로 영입하면 확실한 전력 인상 요인이다. 하지만 결단이 필요한 사안이었다. 이번 겨울 SSG는 비FA 다년 계약으로 투수 박종훈(5년 65억원)과 문승원(5년 55억원) 외야수 한유섬(5년 60억원)에게 큰돈을 투자했다. 연봉이 27억원인 추신수까지 더하면 네 선수의 2022시즌 연봉 총액만 85억원. 삼성 라이온즈 연봉 상위 28명의 연봉 총액(88억9500만원)과 큰 차이 없었다. 하지만 SSG는 과감하게 지갑을 열어 김광현에게 '최고 대우'라는 훈장을 또 한 번 달아줬다. 김광현은 "구단이 KBO리그 최고 대우로 내 가치를 인정해줘서 친정팀 복귀를 오래 고민하지 않고 결정했다. 시즌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하루빨리 팀에 복귀해 SSG가 올 시즌 우승에 도전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2.03.09 12:30
야구

조정은 없지만, 갈등은 여전한 '연봉 협상'

연봉 조정(중재) 신청은 없었다. 하지만 물밑에선 갈등이 여전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10일 "올해 연봉 조정은 신청 없이 마감됐다"고 발표했다. KBO 규약 제75조 에는 '조정을 신청하는 구단 또는 선수는 매년 1월 10일 18:00까지 조정신청서를 총재에게 제출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조정 신청이 없다는 건 연봉 협상이 원활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SSG 랜더스는 2년 연속 해가 바뀌기 전 일사천리로 연봉 협상을 끝냈다. 그러나 몇몇 구단은 상황이 180도 다르다. 연봉 협상에서 꽤 큰 진통을 겪고 있다. 지방 A 구단만 하더라도 선발 투수와 마무리 투수의 협상 파열음이 밖으로 새어 나오고 있다. 두 선수 모두 지난해 좋은 성적을 거둬 큰 폭의 연봉 인상을 바라지만 하위권에 머문 구단은 소폭 인상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구계 안팎에선 A 구단의 연봉 조정 신청을 유력하게 바라봤다. 하지만 미계약 상태로 조정 신청 마감일을 지났다. 지방 B 구단도 상황이 비슷하다. 지난해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한 투수와 협상이 난항이다. 구단은 40% 정도 인상된 금액을 제시했지만, 선수는 더 달라며 버티고 있다. B 구단은 A 구단과 마찬가지로 팀 성적이 하위권이었다. 연봉 조정은 한동안 사문화된 규정에 가까웠다. 2002년 류지현(당시 LG 트윈스)이 사상 처음으로 선수 요구액을 받아냈지만 2010년 타격 7관왕에 오른 이대호(롯데 자이언츠)가 연봉 조정에서 패했다. 2012년 LG 이대형이 연봉 조정을 신청한 뒤 취소했고, 2013년부터 2020년까지 조정 신청 사례가 아예 없었다. 연봉 조정이라는 것 자체가 구단과 대립각을 세우는 거라서 이에 따른 부담이 컸다. 대부분의 선수가 구단 제시액에 불만이 있어도 울며 겨자 먹기로 사인했다. 하지만 지난해 KT 위즈 불펜 투수 주권이 역대 두 번째 연봉 조정에서 승리, 분위기를 전환했다. 구단 제시액(2억2000만원)과 선수 요구액(2억5000만원)이 팽팽하게 맞서 투수로는 2010년 조정훈(당시 롯데 자이언츠) 이후 11년 만에 연봉 조정 권리를 행사했고 조정위원회는 주권의 손을 들어뒀다. 결과 발표 이후 한 공인 대리인은 "연봉 조정을 해달라는 선수가 (리그 전체에 해마다) 3~4명 정도 나올 것 같다. 전쟁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2018년부터 대리인 제도가 도입돼 선수가 느끼는 부담이 줄었다. 구단과 얼굴을 맞대고 협상하지 않아도 되고 조정 자료를 직접 챙길 필요가 없어졌다. 관심이 쏠린 올 시즌 '제2의 주권'은 없었다. 구단과 선수 모두 조정 신청 대신 마라톤협상을 선택했다. 한 구단 관계자는 "아직은 구단과 선수 모두 부담이 있어서 조정 신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2.01.12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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