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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정덕현 요즘 뭐 봐?] ‘트리거’, 가짜뉴스 판치는 세상에 던지는 속 시원한 일침

가짜뉴스가 판치는 세상이다. 일단 정보가 너무 많아졌고, 비슷한 정보들을 똑같이 복제해 쏟아내는 매체들도 많아졌다. 그러니 뭐가 실체적 진실인지 알 수가 없다. 슬쩍 가짜뉴스를 띄워 자신들의 배를 채우려는 이들이 많아질 수 있는 환경이다. 대중은 혼란스럽다. 명백한 진실조차도 믿어지지 않고, 그럴듯한 거짓에 휘둘리는 현실. 뉴스의 공신력은 갈수록 떨어진다. 믿고 싶은 것만 믿고, 듣던 것만 듣다 보니 이를 이용하는 이들도 많아진다. 답답한 속을 뻥 뚫어주는 ‘진실 보도’에 대한 갈증은 그만큼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디즈니플러스 드라마 ‘트리거’는 바로 그 갈증을 정곡으로 찌르는 작품이다. 탐사보도팀 ‘트리거’를 이끄는 오소룡(김혜수) 팀장이 바로 그 시원한 사이다 역할이다. 진실 추적을 위해서는 패러글라이더를 타고 잠입할 정도로 열정적이고, 보도하면 죽인다며 총구를 들이밀어도 물러서지 않는 패기를 가진 PD. 심지어 사장이라고 해도 진실보도를 가로막으려 하며 맞서 싸운다. 다소 과장되게 그려지긴 했지만, 실제로 이런 인물이나 탐사보도 프로그램이 현실에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 과거 MBC ‘PD수첩’이 이런 역할을 했던 적이 있었고, SBS ‘그것이 알고 싶다’도 마찬가지였다. 탐사보도가 가진 뾰족함에 방송사가 곤혹스러워지기도 하고, 그래서 아예 대표를 갈아치워 보도국 사람들을 좌천시키는 드라마 같은 일이 실제로 벌어지기도 했다. 과잉 취재로 몰려 세상의 지탄을 받게 된 오소룡이, 팀에서 좌천돼 아이스링크를 관리하게 되는 장면이 그저 웃고 넘길 농담 같은 느낌을 주지 않는 건 그래서다. 한때 방송장악을 하기 위해 교양 PD들을 아이스링크 관리로 보냈던 MBC 사태가 떠올라서다. 트리거팀이 창고 같은 곳에서 일하는 광경 또한 그 시절에는 실제 현실이 아니었던가. 이런 장면들은 결코 우리네 언론에 있어서는 드라마 속 이야기만이 아니다. 오소룡 같은 돈키호테에 대한 갈증은 바로 이런 현실에서 생겨난다. 하지만 진실을 가리려는 권력자들과 돈키호테 한 명만으로는 대적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트리거’는 여기에 조직과 스스로 선을 그어 왕따를 당하는 한도(정성일)와, 계약직이라 더 절실하게 취재에 임하며 그런 그를 챙겨주는 오소룡을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강기호(주종혁)를 팀으로 꾸려 놓는다. 자발적 왕따거나 타의적 왕따이기 때문에 오히려 조직의 논리와는 다른 언론으로서의 소신을 다할 수 있다는 건 의미심장한 이야기다. 방송사가 가진 경영적 선택과 공영적 선택 사이에서 언론이 가진 딜레마가 그 안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팀원으로서 베테랑 작가 홍나희(장혜진)는 프리랜서 작가라는 점에서 한도나 강기호와 비슷한 위치에 서 있다. 하지만 이들이 모두 조직에서 밀려난 위치에 서 있다는 점은 이들의 인간적 한계이자 약점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계약직을 정규직으로 바꿔주겠다는 윗선의 청탁 앞에 중요한 인터뷰 내용을 고의로 누락시키는 강기호의 모습은 PD로서는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인간적으로는 이해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또 탐사보도 베테랑 작가가 드라마 작가가 되기 위해 대본을 쓰는 일은 실제로도 자주 있는 일이 아닌가. 프리랜서인 작가들은 아마도 이런 선택을 통해 실제 탐사보도에서는 채워지지 않았던 갈망들을 드라마를 통해 풀어냈을게다. ‘트리거’는 이같은 개개인의 약점들이 존재하지만 그럼에도 팀이기 때문에 가능한 소신과 자존심이 진실 보도라는 대의를 향해 나갈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돈키호테처럼 혼자 돌진하는 오소룡을 붙잡아주는 것도 바로 이 팀이 가진 힘이다.‘트리거’는 초반만 해도 ‘활극’적인 요소들이 많았다. 오소룡과 트리거팀의 활약을 극적으로 보여주면서 시청자들에게 시원한 사이다를 안겨주는 이 캐릭터들을 매력적으로 그려내기 위함이다. 그래서 사건들은 무거웠지만 이를 풀어가는 과정은 경쾌했다. 하지만 뒤로 갈수록 드라마는 점점 무거워진다. 활극적인 판타지 보다 현실적인 어려움들을 채워 넣는다. 트리거팀의 맹활약은 이를 저지하려는 세력에 의해 ‘무리한 취재 방식’이라는 빌미가 되기도 한다. 활극에서 현실로 돌아오는 이러한 극 구성은 아무래도 가짜뉴스가 판치는 세상에서 진실 보도라는 언론의 문제가 그저 가벼운 판타지로만 다룰 수는 없다는 걸 말해주는 것일게다. 현실의 갈증이 빚어낸 드라마지만, 드라마는 이를 통해 현실의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 2025.02.17 05:40
스타

문소리, ‘노무사 노무진’ 특별출연…’우생순’ 임순례 감독 인연 [공식]

배우 문소리가 MBC 새 금토드라마 ‘노무사 노무진’에 특별 출연한다. 6일 소속사 씨제스엔터테인먼트는 일간스포츠에 “문소리가 ‘노무사 노무진’에 특별 출연하는 것이 맞다”며 “임순례 감독님 응원 차 출연이 성사됐다”고 말했다. 앞서 문소리는 임순례 감독의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에 출연해 열연을 펼쳤다. ‘노무사 노무진’은 유령 보는 노무사의 좌충우돌 노동 문제 해결기를 담은 코믹 판타지 활극으로 배우 정경호, 설인아 등이 출연한다. 오는 5월 첫 방송 예정이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5.02.06 20:26
드라마

[정덕현 요즘 뭐 봐?]‘중증외상센터’, 코드블루 상태의 의학드라마 깨워낼까

“사람을 살릴 수 있게 되지. 우리 선생님들 의사가 된 이유 그거 아니었나?” 넷플릭스 드라마 ‘중증외상센터’에서 백강혁(주지훈)은 외과를 지원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학술대회에서 ‘외상센터에 가면 뭘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답한다. 사람을 살린다. 의사라면 당연한 일이지만 요즘처럼 의대에 가는 일이 사람을 살린다는 본질보다 세속적인 성공으로 비춰지게 된 세태에 이 말이 갖는 무게감은 달리 느껴진다. ‘중증외상센터’는 바로 그 본질로 돌아온 듯한 의학드라마다. 본래 의학드라마들이 추구했던 본질. 사람을 살리는 의사의 이야기다. 이미 외상외과를 소재로 하는 드라마들은 여럿 제작돼 방영된 바 있다. 국민적인 영웅으로까지 추앙받았던 이국종 교수가 영감을 준 작품들로 ‘골든타임’(2012), ‘낭만닥터 김사부’(2016) 같은 의학드라마들이 그것이다. ‘중증외상센터’도 이국종 교수에게 영감을 받은 작품으로 실제 이비인후과 의사인 한산이가(이낙준) 작가가 쓴 웹소설이 그 원작이다. 웹툰으로도 만들어진 이 작품은 실제 의사가 쓴 작품답게 다양한 수술 사례들이 등장한다. 또 이국종 교수의 실제 드라마틱한 이야기에서 모티브를 얻은 에피소드도 빠지지 않는다. ‘중증외상센터’의 기본적인 대결구도는 이국종 교수를 모티브로 한 여러 작품들과 크게 다르지는 않다. 수술을 많이 하면 할수록, 그래서 사람을 살리면 살릴수록 오히려 적자가 누적되는 외상센터에서 인원 부족에도 오로지 사람을 살리겠다는 일념으로 뛰고 또 뛰는 의사들과, 이들을 바라보는 병원의 곱지 않은 시선이 그것이다. “사명감 있는 또라이들만 버틸 수 있다”는 외상외과에 가는 걸 모두가 꺼리는 상황 속에서 백강혁이 항문외과를 선택하려던 양재원(추영우)을 1호 수제자로 끌어들이고 여기에 간호사 천장미(하영)와 마취과 의사 박경원(정재광)이 합류해 죽어가는 환자들을 살려가는 이야기. 온갖 병원 측의 압력과 핍박 속에서도 오로지 환자만을 보고 달리는 의사들이 보여주는 이야기는 낭만적이지만 여전히 가슴을 뛰게 만든다. 이게 바로 의학드라마가 갖고 있던 본질적인 재미라는 걸 새삼 느끼게 만드는 작품이다.어찌 보면 익숙한 이 이야기들에 ‘중증외상센터’는 활극 의학드라마라는 새로운 장르적 색깔을 부여했다. 다소 과장된 사건들과 드라마틱한 수술 장면들이 마치 활극처럼 펼쳐지고, 그 과정에서 백강혁은 ‘신의 손’에 가까운 의술은 물론이고 심지어 헬기 레펠을 할 정도로 야전에도 익숙한 인물로 그려진다. 과장된 연출이지만 ‘중증외상센터’는 환자만을 보고 고군분투하는 이들이 가진 진심을 전함으로써 이들을 응원하게 만든다. 캐릭터의 매력은 ‘중증외상센터’의 최대 강점이다. 사명감 있는 또라이 백강혁을 중심으로 양재원이나 천장미, 박경원의 성장드라마가 보는 이들을 뿌듯하게 만든다. 갈등과 더불어 웃음과 감동을 주기도 하는 한유림(윤경호) 같은 미친 존재감도 빼놓을 수 없는 재미요소다.이 작품을 특히 주목해서 보게 되는 건 지난해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해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나면서 의학드라마 역시 멈춰 서 있는 상황 때문이다. ‘의사 미화’라는 비판 때문이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너무 일면적이고 표피적인 판단처럼 보인다. 의학드라마들이 그리는 의사들이 모든 의사들을 대변한다고 여기는 건 넌센스에 가까운 일이 아닌가. 작품 속에서도 성인에 가까운 의사가 있지만 동시에 빌런에 가까운 의사들도 있다. 의학드라마가 현실과 무관할 순 없지만 그렇다고 모든 현실을 대변한다 판단하지는 않는 조금은 열린 마음이 필요하지 않을까.‘중증외상센터’는 그래서 마치 코드블루 상태에 놓인 의학드라마를 다시 수술대 위에 올려 깨워내고 있는 느낌이다. 의학드라마의 본질은 산업화된 병원 현실 속에서 ‘생명’을 살리려는 본연의 의지로 돌아가겠다는 메시지에 있다. 그리고 이건 실제 의료계 역시 무겁게 들어야 하는 이야기다. 그 본질을 보여주는 의학드라마가 회생하기를 바란다. 그걸 통해 현실이 하지 못하고 있는 것들을 꼬집고 말해주기를 기대한다.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 2025.02.03 05:50
영화

“주지훈·추영우 의드 재밌네”…‘중증외상센터’ 연휴 강자 ‘우뚝’ 이유는

“‘중증외상센터’보다가 하던 일 못하고 쭉 달렸어.” 넷플릭스 새 시리즈 ‘중증외상센터’가 이번 설 황금연휴 화제성을 압도했다. 호기심에 틀었다가 정주행을 마쳤다는 시청자 후기가 속출하고 있다.30일 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중증외상센터’는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2위에 등극했다. 또한 지난 24일 첫 공개 후 국내 1위를 지키고 있는 것은 물론, 공개 3일 만에 470만 시청수(시청 시간을 작품의 총 러닝 타임으로 나눈 값)를 기록하며 태국, 싱가포르 등 26개국에서 10위권에 안착, 넷플릭스 공식 집계상 글로벌 TV쇼(비영어) 부문 3위를 달성했다.OTT 검색 및 추천 플랫폼 키노라이츠에서도 이날 기준 콘텐츠 통합랭킹 1위를 수성했다. 연휴 대목을 노리고 공개된 OTT 드라마와 예능뿐 아니라 ‘히트맨2’와 ‘검은 수녀들’ 등 개봉작까지 압도하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엿새까지 이어진 긴 연휴 중 몰아볼 만한 콘텐츠에 손이 가는 것은 당연하지만 ‘중증외상센터’가 선택을 받은 배경은 주목할 만하다. 작품은 이비인후과전문의 이낙준(필명 한산이가)이 집필한 동명의 웹소설과 이를 바탕으로 나온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데, 주역 주지훈과 영화 ‘좋은 친구들’을 함께한 이도윤 감독과 ‘아다마스’의 최태강 작가가 원작을 현실로 이식하는 작업을 집도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완벽하게 사실적이지 않으면서도 가려운 부분은 긁어주는 ‘메디컬 판타지’로 몰입을 만들어 낸 것이다. 주인공 백강혁(주지훈)은 여느 의학 드라마보다도 설정부터가 판타지다. ‘신의 손’을 갖고 분쟁지역에서 활동했으며 잘생긴 외모에 고압적인 ‘먼치킨’(혼자서 모든 것을 해결하는 영웅적 캐릭터)의 전형이다. 그러나 생명보다 돈을 보는 의료 현실에서 적자만 내는 중증외상센터를 맡은 백강혁의 사명감은 ‘참 의료인’으로서 화면 밖에서까지 각광받고 있다.이는 현실에서도 열악한 중증외상센터는 물론이고 일손이 부족해 병원 가기조차 겁이 나는 의료 파업 장기화 시국에서 대리만족을 준다. 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는 “‘중증외상센터’는 영리적인 의료 현실을 지적하기도 하고, 보건복지부 장관 또한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등 시청자가 바라는 의료 리더십을 보여준다”며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을 토대로 판타지적 대안을 모색하면서도 심각한 색채가 아닌 적절한 코믹과 액션 활극 요소를 포함해 우울한 분위기를 환기했다”고 분석했다. 외상센터에 쏟아지는 환자만큼 빠르고 박진감 있게 질주하는 전개 속 성장에 초점을 맞춘 관계성도 호평 포인트다. 전문직을 다룬 작품에선 불호 요소로 꼽히는 로맨스가 쏙 빠졌다. 대신 당근과 채찍이 절묘한 사제 관계가 자리했다. 바로 백강혁의 ‘1호’ 제자 양재원(추영우)과의 케미스트리다. 항문외과 펠로우였던 양재원이 백강혁에게 끌려다니며 성장해 가는 모습은 다음을 궁금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옥씨부인전’으로 조명받고 있는 추영우의 새 얼굴도 묘미였다. 여기에 베테랑 간호사 천장미(하영)와 라이벌인 항문외과 과장 한유림 교수(윤경호) 등 조연 앙상블도 생동감을 부여했다. 전통적인 드라마 문법을 벗어난 선택과 집중에는 넷플릭스의 몫이 적지 않다. ‘중증외상센터’는 한국 넷플릭스가 첫 선보인 의학 드라마기에 프로덕션부터 힘이 들어갔다. 특히 ‘현실 백강혁’으로 이국종 교수가 연상되는 닥터헬기 장면을 두고 이도윤 감독은 “우리 작품에서 헬기는 단순한 탈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며 “실제로 폐기된 구조헬기를 구해 프로펠러와 꼬리 부분만 잘라서 크레인에 매달고 촬영한 후 영혼을 갈아서 CG 작업을 했다”고 말했다. 후속 시즌도 기대해 볼 만하다. 원작자 이낙준 교수는 최근 유튜브 ‘닥터프렌즈’ 채널에 출연해 “이미 시즌2와 3를 상정하고 만든 드라마”라고 귀띔하기도 했다. 김 평론가는 “장르물 속성이 강한 글로벌 OTT 작품은 로맨스를 배제하고 이용자들이 보고 싶은 핵심만 건드릴 수 있다”며 “의학드라마는 이미 해외에서도 인기 장르다. 사고 발생과 대응하는 명료한 구도로 배경국의 문화를 몰라도 공감할 수 있지만 이번 작품은 비영어권이나 국가의 의료 개입이 중요한 나라 등에서도 공감할 수 있는 현실이 그려져 해외에서도 주목받고 있는 것”이라고 짚었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01.31 05:51
OTT

‘중증외상센터’ 주지훈, 만찢남 됐다…“판타지 활극이지만 허무맹랑하지 않을 작품”

‘중증외상센터’ 주지훈이 작품 선택 배경을 소개했다.21일 오전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라나스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중증외상센터’(감독 이도윤)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극중 천재 외과의 백강혁 역을 맡은 주지훈은 작품 선택 이유에 대한 질문에 “작품이 판타지성이 짙다. 우리가 바라는 것들 여러 가지 현실적인 고충이 있지만 상상속으로 정의롭게 바뀌어 갔으면 좋겠는 부분이 있는데, 이를 작품 속에서 속시원하게 넘어간다”고 말문을 열었다.이어 “웹툰, 웹소설 원작이 있는 작품을 영상화하는 작업이 케이스바이케이스다. 다만 이 시리즈는 환자의 생명이 녹아 있기에 활극이라 해도 최소한 이야기가 땅에 붙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회의를 거친 결과, 작품이 주는 판타지성에도 허무맹랑하지 않겠다 싶었다. 이도윤 감독과 작업을 통해 글을 표현하는 방식을 경험해 봐서 잘 할 거라고 생각했다”고 감독까지 추천했다고 밝혔다.이른바 주지훈 픽으로 ‘중증외상센터’ 선장이 된 이도윤 감독은 주지훈와 극중 캐릭터의 싱크로율에 대해 “둘 다 키가 크고 잘생겼다. 재수 없는 지점도 있다. 그런 외형적인 것들이 있는 반면, 둘 다 방향성이 정확하게 있다. 이 길이 맞다고 판단이 드는 순간 주변에 걸리는 것들을 거침없이 치우고 가는데 주지훈이 연기를 하면서 그런 모습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두 사람은 보폭이 큰 사람들이다. 성큼성큼 나간다는 것이 그 안에서 느껴지는 부분이었다”고 덧붙였다. ‘중증외상센터’는 전장을 누비던 천재 외과 전문의 백강혁(주지훈)이 유명무실한 중증외상팀을 심폐 소생하기 위해 부임하면서 벌어지는 통쾌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동명의 웹소설·웹툰 원작을 드라마화 작품으로 주지훈, 추영우, 하영, 윤경호, 정재광 등이 출연한다. 오는 24일 공개된다.박세연 기자 psyon@edaily.co.kr 2025.01.21 12:01
드라마

정경호X설인아X차학연…‘노무사 노무진’ 2025년 5월 방송

배우 정경호, 설인아, 차학연이 드라마 ‘노무사 노무진’으로 뭉친다.2025년 5월 방송 예정인 MBC 새 금토드라마 ‘노무사 노무진’은 유령 보는 노무사의 좌충우돌 노동 문제 해결기를 담은 코믹 판타지 활극이다. 임순례 감독의 첫 드라마 연출작으로, 매력적인 배우 라인업까지 꾸리며 2025년 상반기 최고 기대작으로 꼽힌다.배우 정경호, 설인아, 차학연가 각종 노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채로운 활약을 펼칠 예정이다. 정경호는 유령 보는 노무사 노무진 역을 맡았다. 노무진은 역사의식도 사회의식도 없는 생계형 노무사다. 사무실 월세를 벌기 위해 노동 현장을 기웃거리다가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 돌아온 후, 울며 겨자 먹기로 유령들이 의뢰한 노동 문제를 해결하며 성장하는 캐릭터다.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 ‘라이프 온 마스’,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리즈, ‘일타 스캔들’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연기력과 흥행력을 인정받은 정경호가 또 하나의 인생 캐릭터 경신을 예고한다.설인아는 망해가는 노무진 사무실을 일으켜 세운 브레인이자, 노무진을 쥐락펴락하는 처제 나희주로 분한다. 나희주는 뚜렷한 직업은 없지만 돈 되는 일에는 귀신같이 머리가 잘 굴러가는 캐릭터로, 뛰어난 판단력과 화끈한 전투력의 소유자다. 드라마 ‘철인왕후’ ‘사내맞선’ ‘오아시스’ ‘반짝이는 워터멜론’을 통해 대세 배우로 자리매김한 것은 물론, 최근 예능 ‘무쇠소녀단’에서 활약하며 팔색조 매력을 보여준 설인아는 노무진 사무실의 돌격대장 나희주로 통쾌한 활약을 펼치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휘어잡을 예정이다.차학연은 기자 출신 영상 크리에이터 고견우로 변신한다. 고견우는 훤칠한 외모, 능청스러운 성격, 종잡을 수 없는 엉뚱한 유머 감각을 겸비한 인물. ‘의미’보다는 ‘조회수’를 끌어올리는데 급급한 영상을 제작하지만, 유령들의 사연에 감동을 받는 순수한 면도 가지고 있다. 드라마 ‘붉은 달 푸른 해’ ‘배드 앤 크레이지’ ‘조선변호사’ ‘무인도의 디바’ 등에서 연기력을 인정받은 차학연은 극 중 설인아와는 묘한 핑크빛 기류를 형성하고, 정경호를 형님으로 모시고 따르면서 티키타카 케미를 완성한다. 천연덕스러운 연기로 고견우의 매력을 입힐 차학연의 새로운 변신에 관심이 쏠린다.믿고 보는 제작진의 조합은 작품 완성도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리틀 포레스트’, ‘교섭’ 등을 연출한 임순례 감독은 ‘노무사 노무진’으로 드라마 첫 연출에 도전한다. 극본은 OTT 드라마 ‘D.P.’ 시리즈, ‘황야’를 쓴 김보통 작가와 영화 ‘나의 사랑 나의 신부’, ‘아이 캔 스피크’, ‘해피 뉴 이어’를 쓴 유승희 작가가 맡았다. 노동 문제라는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코믹과 판타지를 더한 설정으로 풀어내며 시청자들에게 의미 있는 메시지를 선사할 예정이다.MBC 새 금토드라마 ‘노무사 노무진’은 2025년 5월 방송을 목표로 제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강주희 기자 kjh818@edaily.co.kr 2024.12.19 10:04
영화

[IS인터뷰] 황욱 감독·임동민 PD “‘매쉬빌’ 판타지아영화제 수상에 감격”

“어느 순간 같은 곳을 바라보게 되면서 학창 시절 놀이가 조기 교육이 돼버렸어요.” 고등학교 3년 내내 짝꿍으로 지내면서 소설을 돌려쓰고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던 두 소년이 함께 꿈을 이뤘다. 황욱 감독과 임동민 프로듀서가 영화 ‘매쉬빌’로 2024 판타지아국제영화제 슈발 누아르 경쟁 부문 감독상을 품었다. 올해로 28회를 맞은 판타지아국제영화제는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진행되는 북미에서 가장 큰 장르 영화제로 그간 ‘택시운전사’, ‘마녀’, ‘대외비’, ‘범죄도시3’ 등이 경쟁 부문에 진출했다. 황 감독은 최근 서울 중구 KG타워 일간스포츠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영화제) 단편 부문 발표가 끝났는데도 통역사가 자리를 안 뜨셔서 설마 했다. 근데 연기, 각본상 다 넘어가더니 뒤에서 두 번째로 호명이 됐다”며 환하게 웃었다.임 PD 역시 그 순간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솔직히 기대는 없었어요. 영화제나 즐기자는 마음이었죠. 근데 막상 호명되니까 지금까지 고생한 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 가면서 우리의 진심을 지구 반대편에서도 알아봐 줬다는 사실이 감격스러웠어요.” (임동민 PD)황 감독이 연출, 임 PD가 제작을 맡은 ‘매쉬빌’은 12구의 시체를 모아 의식을 치르려는 사이비 신도들로 무법천지가 된 마을에 9명의 사람, 1구의 시체가 모이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오리엔탈 웨스턴 코미디 활극을 표방한 작품으로, 두 사람은 공동 각본가로도 이름을 올렸다.“1990년대, VHS(가정용 비디오 방식) 시절 빌려봤던 작품들이 이 영화를 만드는 데 큰 영향을 끼쳤어요. 코엔 형제, 쿠엔틴 타란티노 영화를 구현해 보고 싶었거든요. 장르적으로도 웨스턴 무비를 추구했죠. 웨스턴 무비 자체가 수정주의를 거쳤으니 여기에 동양에 맞는 수정주의를 한 번 더 거쳤고요. 그러면서도 스토리, 캐릭터, 구조 등이 웨스턴에만 갇히지 않도록 했어요.” (황욱 감독) 황 감독과 임 PD는 이 영화의 핵심인 다채로운 캐릭터 구축에도 공을 들였다. 그간 영화들에서 한 번도 본 적 없는 이색 캐릭터들은 두 사람이 학창 시절 돌려썼던 소설처럼 끊임없는 의견 교환으로 탄생했다. 임 PD는 “한 명이 아이디어를 내면 그걸 받아서 보완하는 거다. 경쟁과 협업을 하면서 지금의 캐릭터들이 나왔다”며 “밸런스 역시 끊임없이 대화를 주고받으며 맞춰갔다. 서로 플러스, 마이너스를 계속해 줬다”고 회상했다. 이들이 빚어낸 9명의 캐릭터에는 눈에 띄는 공통점도 하나 있다. 절대 선도, 악도 없다는 것. 모든 캐릭터에는 각자의 사연과 결핍이 있고, 이는 때때로 인간적인 면모를 강조하는 장치로 활용된다. “처음부터 길티 플레저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최근 작품들을 보면 다들 선, 악 구조에 갇혀 있잖아요. 그래서 그걸 좀 깨뜨리고 싶은 마음이 있었죠.” (황욱 감독) 기분 좋은 혹은 의미 있는 균열을 만들고 싶었던 두 사람의 의도는 웨스턴 무비와 샤머니즘, 스릴러와 코미디 등 양극단의 성질을 혼합한 장르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황 감독은 “VHS 시대 영화에는 영화라서 가능한 거대한 농담이 있다”며 “최근에는 장르적 시도 자체가 줄었다. 사회적인 메시지가 있는 영화도 좋지만, 우리만이 할 수 있는 다양성을 추가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눈치 보지 않고 표현하고 싶은 건 다 했어요. 그래서 조금은 독특하고 조금은 다른 영화가 나올 수 있었고요. 개인적으로는 우리 영화가 관객들에게 많이 어필해서 이런 새로운 장르를 응원해 주는 분들이 많이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이 있죠.” (임동민 PD)인터뷰를 마무리하며 두 사람의 작업은 앞으로도 계속되느냐는 질문을 인사처럼 던졌다. 발언권을 선점한 황 감독은 “영화 제작사를 일단 설립해 버렸다. 그걸 유지하기 위해서는 계속 노력해야 하지 않겠느냐. 영원히 까지는 모르겠다. 당분간은 그렇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물론 그 뒤에는 “재밌게 그냥 지금처럼 좋은 호흡을 맞췄으니까 또 다음 영화도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아마 그 당분간이 제법 긴 시간이 될 것”이라며 임 PD에 대한 신뢰와 애정을 덧붙였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09.09 06:10
드라마

[정덕현 요즘 뭐 봐?] 감사합니다’, 기업 비리와 맞서는 신하균표 사이다 활극

“쥐새끼를 잡고 싶어 지원했습니다.” tvN 토일드라마 ‘감사합니다’에서 신차일(신하균)은 JU건설 감사팀 팀장 면접에서 지원동기를 묻는 질문에 그렇게 답한다. 면접 자리에서 ‘쥐새끼’ 운운하는 이 인물의 도발에 임원진은 당황하지만 그는 미동도 없이 말을 이어간다. “JU건설에는 쥐새끼가 아주 많습니다. 방만하시면 회사를 다 갉아 먹을 겁니다.” 그가 말하는 쥐새끼란 바로 기업 내에서 횡령이나 배임 같은 비리를 저지르는 자들을 뜻한다. 그의 표현이 다소 과한 것처럼 여겨지지만 ‘감사합니다’가 보여주는 기업 비리에 의해 벌어지는 참사들을 들여다보면 그것이 결코 과한 표현이 아니라는 걸 공감하게 된다. 즉 비리는 기업 내부를 갉아먹는 일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무고한 서민들의 삶을 하루아침에 송두리째 날려버리는 사회적 재난을 일으키기도 하기 때문이다. 첫 번째 에피소드로 등장한 건설현장에서 벌어진 크레인 전복사고는 회사의 전무가 뒷돈을 받고 부실한 크레인을 도입해서 벌어진 인재지만 그로 인해 무고한 인부들이 크게 다치는 일이 발생한다. 두 번째 에피소드는 더 직접적이다. 서민들의 주거지 재건축 사업에 들어온 돈을 건설회사 직원이 결탁해 횡령한 사건이다. 이로써 내부비리는 그 주거지에 살고 있던 서민들의 삶 전체가 뿌리뽑힐 수 있는 위기 상황으로 이어진다. 세 번째 에피소드는 함바 비리 사건이다. 건설 현장과 연결된 함바 식당 선정에 있어 청탁 비리 같은 것들이 벌어지는데 그것은 결국 그 곳에서 식사를 하는 인부들이 집단 식중독에 걸리는 등의 사태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걸 이 에피소드는 보여준다. 이처럼 기업 내부에서 벌어지는 횡령, 배임 같은 비리들은 고스란히 사회적 재난들로 이어진다. 그리고 이건 우리가 실제 현실에서도 자주 목격해왔던 것들이다. 지난 2021년 광주 동구 학동에서 벌어져 17명의 사상자를 낸 건물 붕괴 참사만 봐도 그렇다. 그때 제기된 건설업 다단계 하도급의 문제는 이미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었다. 제대로 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이뤄져야 하지만 그렇지 못한 현실이 반복적인 참사가 일어나는 이유다. 결국 기업 내부 비리로 인해 야기되는 사회적 참사의 비극은 그 여파가 어마어마하다는 걸 우리는 무수한 기업 비리와 연관된 사건사고들을 통해 경험한 바 있다. 그래서 앞도 뒤도 재지 않고 그 어떤 경영진의 압력에도 굴하지 않고 쥐새끼를 잡기 위해 돌진하는 신차일 같은 돈키호테가 시청자들의 마음 속으로 들어오게 된다. 그는 황대웅(진구) 같은 부사장 앞에서도 굽히지 않고 감사를 해나가는 인물이고, 또 사적 감정에도 결코 흔들리지 않고 공적인 임무에 충실한 인물이다. 피도 눈물도 없어 보이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저 거대한 풍차처럼 보이는 기업 내부에 돌아가는 비리들을 향해 창을 들고 달려가는 그의 돈키호테 같은 면모가 오히려 시원시원하게 느껴진다.‘감사합니다’는 기업 비리라는 사건의 특징으로서 ‘신뢰를 이용한 범죄’라는 점을 강조한다. 그래서 믿었던 사람이 알고 보면 비리를 저지르고 있다는 충격을 주고, 그렇기 때문에 그 척결 과정이 주는 카타르시스도 훨씬 크게 다가온다. 하지만 그렇다고 진범이 누구인가를 두고 복잡하게 얽히는 수사물보다는, 보다 적군과 아군을 분명히 나눠 고구마와 사이다를 적절히 활용하는 활극의 성격이 더 강하다. 그만큼 신차일은 궁지에 몰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끝내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는 신뢰를 저버리지 않는다. 하지만 중반을 넘어서면서 ‘감사합니다’ 역시 결코 쉽지만은 않은 기업 내부 비리 감사의 현실적인 면들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신차일을 처음 JU건설의 감사팀장으로 세운 황세웅(정문성) 대표의 속내가 어쩌면 경영권을 쥐기 위한 것일 수 있다는 의구심이 조금씩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은 감사팀원도 회사의 직원일 수밖에 없다는 그 한계를 생각해보면 신차일이 어쩌면 대표와 맞서게 될 수도 있는 이 난제들을 어떻게 뚫고 나갈지 궁금해진다. 현실의 갈증을 시원하게 풀어주는 판타지를 보여주면서도, 결코 쉬울 수 없는 기업 비리 감사의 현실을 모두 담아내려는 ‘감사합니다’의 진정성 있는 기획의도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 2024.07.29 05:50
연예일반

[RE스타] “역시 하균神”...상승세 탄 '감사합니다' 인기 비결

“다소 판타지적인 신차일 캐릭터가 배우 신하균으로 현실화됐다.” tvN 토일드라마 ‘감사합니다’의 시청률이 고공행진이다. 첫 회와 비교해 최근 회차의 시청률은 두 배 넘게 뛰었다. 배우 신하균의 저력이 통했다는 평가다. ‘연기 신(神)’이라는 단어에서 파생된 ‘하균 신(神)’이라는 이름값을 톡톡히 입증한 것이다.‘감사합니다’ 제작진은 25일 일간스포츠에 “시청자들도 신하균 아닌 신차일을 상상할 수 없을 것”이라며 “신하균은 극중 감사팀장으로서 냉철한 모습과 리더로서의 카리스마를 지녀 곁을 내주지 않는 차가운 사람 같지만 의외로 한 사람 한 사람을 향한 세심한 시선과 포착 등 신차일의 다양한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다. 신하균이기에 가능한 연기”라고 말했다. ‘감사합니다’는 횡령, 비리,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 건설회사 감사팀을 배경으로 회사 갉아먹는 쥐새끼들을 소탕하러 온 이성파 감사팀장 신차일(신하균)과 감성파 신입 구한수(이정하)의 본격 오피스 클린 활극을 그린 작품이다. 지난 6일 시청률 3.5%(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로 출발한 후 2회에서 5.9%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갔으며 최근 회차인 6회는 7.3%를 기록했다. 동시간대 경쟁작 SBS 금토드라마 ‘굿파트너’가 올림픽 중계 방송으로 27일부터 3주간 결방하는 터라, 이 기간에 시청자들을 더 끌어모을 가능성도 높다. ‘감사합니다’는 극을 이끌어가는 주연 배우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 확인케 한다. 신하균은 첫 회부터 ‘감사’라는 독특한 소재와 함께 특유의 카리스마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1회부터 웃음기 하나 없는 서늘한 표정을 내내 유지하면서 냉혈한 면모와 거침없이 ‘쥐새끼’들을 소탕하는 모습은 드라마의 분위기 전체를 책임진다. 다양한 사건들 속에서도 이 무게감을 그대로 이어가며, 극의 중심을 단단히 잡는 것이다. 다소 만화적인 캐릭터의 분위기를 눈빛, 표정 등으로 현실감 있게 탈바꿈시킨다. ‘신하균의 매직’이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니다. 극중 신차일은 ‘감사합니다’의 메시지 그 자체다. 드라마는 단순히 회사뿐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법한 장소들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다루며 현실감을 높이는 동시에 산업 재해에 대한 경각심을 전하고 횡령 사건의 피해자들에게 남다른 위로를 보내 공감과 감동을 자아낸다. 신하균은 악당들을 통쾌하게 응징하는 동시에, 드라마의 메시지를 신차일의 대사로 전한다. 제작진은 신차일의 “믿음을 이용한 죄가 얼마나 큰지 보여줄 것”이라는 대사를 언급하며 “신하균이 그 대사에 진심을 담아내는 모습을 보며 ‘신차일 그 자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감탄했다. 무엇보다 시청자들 사이에선 신하균의 대사 전달력에 대한 호평이 터져나온다. 많은 대사임에도 리듬감 있게 전달되는 대사는 드라마의 몰입감을 확 끌어올린다. 평소 말투가 다소 느린 편에 속하는 신하균은 대사 전달력을 높이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고 한다. 제작진은 “매회 회사 내부의 횡령, 비리, 사건 사고를 풀어가는 드라마 전개 특성상 많은 대사량과 빠른 전개가 불가피한데, 이야기의 중심을 잡아주는 신하균의 섬세한 연기 덕분에 드라마의 몰입감과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감사합니다’는 12부작으로 이제 반환점을 돌았다. 6회 말미에서는 직장 상사와 부하직원 사이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이 제보돼 새로운 긴장감을 형성했는데, 어느 누구의 편을 들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사건은 미궁 속으로 빠져 호기심을 높였다. 제작진은 “앞으로 발생하는 사건들이 JU건설 내 중요인물들과 밀접한 연관을 가지게 되면서 감사팀이 점차 격랑 속으로 빠져들어가는 모습이 펼쳐질 것”이라고 관전포인트를 전했다. 동시에 신차일의 인간적인 면모와 전사들이 드러날 것이라고 귀띔했는데, 이에 따라 신하균의 ‘하균신’임을 또 한번 입증할 것으로 기대된다. ‘감사합니다’는 매주 토, 일요일 오후 9시 20분 방송된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4.07.26 06:05
드라마

[정덕현 요즘 뭐 봐?] ‘수사반장 1958’, 불의의 시대와 싸운 낭만 형사들의 수사활극

‘낭만닥터 김사부’ 이전에 낭만 형사 박반장이 있었다. 1971년부터 18년 간 방영되며 최불암을 ‘국민반장’으로 만들었던 레전드 수사물 ‘수사반장’의 주인공 박영한이 바로 그다. 경찰 재직 기간 동안 1300여명의 범죄자를 체포해 ‘수사의 전설’이자 ‘포도왕’으로 불렸던 실존인물 고 최중락 총경을 모델로 한 박영한 형사는 당대를 살았던 이들이라면 그 인간적인 면모가 여전한 여운으로 남을 만큼 낭만적이고 휴머니즘 가득한 형사였다. 오죽하면 ‘수사반장’이 수사극이 아니라 휴먼드라마라는 이야기까지 나왔을까. 지금이야 범죄자가 왜 그런 짓을 저질렀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담으면 서사를 제공한다며 비난받기 마련이지만, 당대에는 극악범죄보다 생계형범죄가 많아 때로는 그 눈물겨운 사연을 들어주는 박반장의 따뜻함이 오히려 도드라지기도 했다. 그렇다면 종영한 지 35년의 세월을 훌쩍 넘어 다시 돌아온 MBC ‘수사반장 1958’의 박영한은 어떨까. 먼저 이 작품은 ‘수사반장’ 박반장의 젊은 시절로 돌아간 프리퀄이다. 당시 드라마 속 박반장의 나이가 40세였기 때문에(당시 최불암은 30대 초반이었다), 훗날 국민반장으로 성장할 싹으로서의 20대 시절이었던 1958년을 시대배경으로 가져왔다. 여러모로 이제훈이 이어받는 박영한이라는 인물에 걸맞은 나이대로 돌아간 듯 보이지만, 이 1958년은 전후 이승만 정권 자유당 시절이라는 시대적 어둠이 깃든 시기다. 60년에 3.15 부정선거가 있었고 4.19 혁명이 일어났으며 61년 5.16 쿠데타도 벌어진 격동기이기도 하다. 극중 이미 등장한 것처럼 자유당을 비호하는 정치깡패 이정재의 존재는, 이 시대가 가진 치안부재와 부정부패가 일상이던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시장 상인들을 폭력으로 제압해 돈을 뜯어가는 건 물론이고, 경찰 조직부터 정계까지 손을 잡음으로써 범죄를 저지르고도 버젓이 풀려나는 모습이 그려진다. 나아가 아예 몇몇 부패 경찰들은 저들과 결탁해 범죄를 저지르는 일도 자행된다. 그러니 전국에서 소도둑을 가장 많이 잡은, 황천에서 올라온 시골뜨기 형사 박영한이 서울 종남경찰서로 올라와 ‘꼴통 형사’가 된 건 그저 본분을 지키는 일 자체가 특별해진 부패한 현실 때문이다. 도무지 상대할 수 없을 것 같은 깡패들을 뱀을 풀어 제압하기도 하고, 미군 부대의 물자를 빼돌리는 조폭들과 협력하는 경찰들에 반기를 드는 등 박영한이 보여주는 모습은 현실성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 ‘낭만’ 그 자체다. 굳이 무거운 당대의 현실을 그대로 그리기보다 다소 낭만적인 방식을 택한 건 보다 폭넓은 대중성을 염두에 두겠다는 포석이다. 실제는 더 살풍경한 무거운 현실이었겠지만, 그래서 드라마는 너무 무겁지 않은 활극을 선택했다. 박영한을 중심으로 그를 든든하게 지지해주는 유대천(최덕문) 반장에 종남서의 미친 개로 불리는 김상순(이동휘), 쌀집 일꾼에서 종남서의 불곰으로 일하게 된 조경환(최우성) 그리고 유학을 준비하다 경찰의 꿈을 선택한 종남서 제갈량 서호정(윤현수)이 팀으로 뭉쳤다. 이들은 유비, 관우, 장비에 제갈량을 더한 삼국지의 영웅들처럼 이제 돈으로 권력마저 등에 업은 범죄와 맞서는 활극 수사 판타지를 그려낼 참이다. 1958년이라는 복고적 감성이 허용하는 낭만은 ‘수사반장 1958’이 현재의 시청자들에게도 어필하는 지점이기도 하다. 갈수록 살벌해지고 지능화되는 범죄 속에서 어딘가 무력해보이기도 하고 때론 신뢰할 수 없게 된 공권력의 결핍을 1958년의 꼴통 형사들이 보여주는 낭만적인 활약이 채워주는 면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치깡패와 부패경찰이 결탁하기도 했던 당대 실제 현실의 암담함 속에서 그들과 맞서는 박영한 팀의 대결은 시대를 훌쩍 뛰어넘어 현재에도 작지 않은 울림을 전한다. 리메이크가 가진 장점이자 단점이 원작이 있다는 사실이다. 즉 원작의 아우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지만, 동시에 원작과 비교된다는 점이 단점이라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최불암으로 드라마의 문을 열어 원작에 대한 예우를 담으면서도, 1958년이라는 새로운 시점으로 되돌아가 젊은 시절의 박영한이 그려 나가는 새로운 이야기를 허용해놓은 건 ‘수사반장 1958’의 좋은 선택으로 보인다. 이로써 중장년 세대에게는 향수를, 젊은 세대에게는 새로움을 보여줄 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다.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 2024.04.29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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