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축구
[김희웅의 런웨이] ‘소화력 갑’ 축구 스타 사복 패션, 누가 누가 잘 입을까
다수 축구선수의 관심사 중 하나는 ‘패션’이다. 세인의 시선을 받는 축구 스타들이 대체로 보이는 것에 신경을 많이 쓰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국내 축구 스타 중에는 손흥민(토트넘)이 패션에 관심이 큰 선수로 꼽힌다. 주관적 시선으로 평가되는 패션의 특성상, 손흥민의 옷차림을 두고 갑론을박이 펼쳐진다. ‘패셔니스타’로 분류하는 팬들도 있고, ‘개성이 없다’고 평가하는 이들도 있다. 확실한 것은 ‘트렌드’를 빠르게 파악하고 따라간다는 것이다. 손흥민은 평소 퍼스널 쇼퍼(개인을 위한 전문적인 쇼핑 상담자)를 둘 정도로 옷에 관심이 많다. 버버리 글로벌 앰버서더, 캘빈클라인 언더웨어 모델로 활동하는 그의 이력이 패션 사랑을 말한다.
외국에도 패션을 사랑하는 선수들이 즐비하다. 영국 축구 스타 데이비드 베컴은 잘생긴 외모에 패션 센스까지 갖췄다. 축구 실력도 정상급이었던 그는 1990년대 말부터 유명 패션 위크에도 참석하며 패션계에도 영향을 끼치기 시작했다. 특히 2001년 그가 선보였던 일명 ‘닭벼슬 머리’는 한국에서도 유행할 정도로 파급력이 컸다. 이후 축구선수와 패션은 꾸준히 연관이 있었다. 옷에 관심이 많은 축구선수가 늘어나면서 최근에는 더 긴밀하다. 패션쇼에 서는 경우도 적잖다. 스페인 축구 스타 엑토르 베예린(스포르팅 CP)이 대표적이다. 그는 지난 2019년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 런웨이에 섰다. 핑크 상하의를 완벽히 소화해 이슈된 적이 있다.
패션쇼에 섰던 축구선수들의 공통점은 소화력이 좋다는 것이다. 어떤 옷을 입어도 곧잘 어울린다. 물론 평소에도 본인에게 어울리는 옷이 무엇인지를 잘 알고 입는다. 런웨이를 걷는 것은 비단 유명세 때문이 아닌, 패션에 대한 열정과 소화력에 있다.옷 잘 입는 축구 스타는 너무 많다. 그중에서도 베예린을 비롯해 평소 패션 센스를 갖춘 동시 소화력이 좋은 선수 셋을 소개한다.
엑토르 베예린(28·스포르팅 CP)베예린은 패션을 비롯한 각종 매체에서 옷 잘 입는 축구 스타로 첫손에 꼽힌다. 그의 패션 사랑은 SNS(소셜미디어)에서 볼 수 있다. 베예린의 인스타그램 피드를 보면, 그가 얼마나 옷에 진심인지 알 수 있다. 비교적 최근에는 축구와 관련된 게시물이 많지만, 조금만 피드를 내리면 멋들어진 옷을 입고 찍은 사진이 대부분이다.베예린은 스트릿 무드부터 깔끔한 착장까지 두루 소화한다. 그의 사복 패션을 보면, 예쁘면서도 편한 복장을 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는 장발이 그의 스타일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요소였다. 스웻 팬츠에 후디만 걸쳐도 멋이 넘쳤다. 그는 비교적 최근 긴 머리를 자른 대신 콧수염을 기르는 등 본인에게 어울리는 스타일을 잘 구축한다. 너무 튀지 않는 귀걸이, 볼캡, 시계 등 옷과 어울리는 액세서리 활용도 수준급이다. 세계적 패션 매거진 GQ는 지난해 축구계 패셔니스타를 꼽으며 “베예린은 진보적인 스타일의 선구자”라고 표현했다.
에두아르두 카마빙가(레알 마드리드)카마빙가의 패션 센스는 축구 실력에 비해 덜 알려져 있다. 그의 SNS에는 온통 축구와 관련된 사진뿐이다. 얼핏 보면 옷에 관심이 있는지도 알기 어렵지만, 몇몇 사진을 보면 그의 감각을 알 수 있다. 그 역시 목까지 길게 내려오는 ‘드레드 헤어’가 전체적인 느낌을 살린다. 소위 힙한 느낌이 물씬 난다. 스트릿 웨어를 즐겨 입는 카마빙가는 착장에 항상 ‘포인트’가 있다. 가령 분홍색 상의를 착용한다든지, 명품 가방으로 포인트를 준다. 무엇보다 패션의 성패를 좌우하는 ‘비율’이 돋보인다. 카마빙가는 1m82cm의 신장에 (축구선수 기준) 호리호리한 몸매를 자랑한다. 어떤 옷을 걸쳐도 태가 사는 이유다. 소화력을 인정받은 카마빙가 역시 지난해 프랑스 명품 브랜드 발렌시아가 런웨이에 섰다. 그가 발렌시아가의 런웨이 선 최초의 축구선수가 됐다. 당시 롱코트를 입고 전문 모델 포스를 뽐낸 카마빙가는 SNS에 “또 다른 꿈”이라며 패션에 관한 열정을 과시했다.
톰 데이비스(에버턴)데이비스는 북유럽 감성이 물씬 나는 코디를 즐긴다. 편안하면서도 스타일리시한 느낌을 준다. 그의 SNS 피드에 사복 사진을 보면 대체로 착용한 옷의 분위기가 비슷하다. 본인만의 스타일이 확고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는 로고 플레이보다는 체크무늬, 패턴 등이 매력적인 옷을 선호한다. 잘못 선택하면 촌스러울 수 있는 목걸이, 스카프 등 액세서리 활용도 무척 자연스럽다. 이따금 비비드한 패션도 선보이는데, 그가 입으면 과해 보이지 않는다. SNS 게시물을 보면 그가 얼마나 패션에 내공이 있는지 느낄 수 있다. 소위 옷 좋아하는 사람들의 사진에서 나타나는 힙한 감성이 녹아 있다. 그의 긴 금발은 옷과 사진의 분위기를 한껏 살려주는 요소다. 스포츠 2팀 기자
2023.05.27 0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