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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슬그머니 복귀 ‘갑질 논란’ 대웅제약 윤재승, 정말 자문 역할만?

‘갑질 논란’으로 물의를 빚은 뒤 경영에서 물러났던 윤재승 전 대웅제약 회장이 슬그머니 복귀했다. 회장 타이틀이 아닌 ‘최고비전책임자(CVO)’라는 생소한 자문 역할로 복귀를 알렸다. 18일 대웅제약에 따르면 윤 전 회장은 올해 1월부터 대웅제약과 지주사 대웅, 계열사 한올바이오파마에서 CVO라는 직함을 달았다. 회사에 출근하지 않는 비상근, 미등근 임원직이다. 대웅제약은 CVO에 대해 “전문경영인이 의사 결정을 하고 CVO는 주요 현안에 대한 자문 역할을 하는 회사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업무”라고 설명했다. 윤 전 회장은 대웅제약 창업자인 윤영환 명예회장의 셋째 아들이다. 또 지주사 대웅의 지분 11.6%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로 영향력을 갖고 있다. 검사 출신인 그는 가업을 이어받기 위해 대웅제약 경영에 참여했다. 2014년 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오너 2세 시대를 활짝 열었다. 하지만 2018년 8월 윤 전 회장이 직원들에게 폭언과 욕설 등을 했던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맡고 있던 모든 자리에서 물러났다. 당시 ‘정신병자’ 등 입에 담기 민망한 거친 욕설을 직원들에게 거리낌 없이 했던 녹취들이 나오면서 지탄을 받았다. 복귀 이후 ‘갑질 논란’을 일으킨 오너가에게 너무 쉽게 면죄부를 주는 게 아니냐는 여론이 일고 있다. 하지만 책임 경영 측면에서 주주들에게는 오히려 좋게 작용한다는 반대 의견도 있다. 그동안 윤 전 회장의 복귀설이 없었던 것도 아니다. 전문경영인 전승호 대웅제약 대표 임기 만료를 앞두고 윤 전 회장의 복귀 가능성이 점쳐졌다. 당시 이와 관련해 대웅제약 측은 “퇴진 이후 경영에 전혀 참여하지 않고 있다”며 부인했다. 전승호 대표가 지난해 연임에 성공했음에도 올해 다시 윤 전 회장이 등판한 부분이 궁금증을 낳고 있다. 이미 3년 4개월 자숙의 시간을 가져 복귀 시점이 됐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 업계에서는 윤 전 회장이 그동안 표면적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고 하지만 전문경영인에게 전적으로 지휘봉을 맡기지는 않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메디톡스와 보툴리눔 톡신(일명 보톡스) 소송전도 윤 전 회장이 뒤에서 지휘했다고 보고 있다. 대웅제약의 보톡스 나보타의 미국 시장 판매를 비롯해 그룹 경영의 사활이 걸린 소송전이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윤 전 회장이 검사 출신이라 소송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또 메디톡스가 소송했을 당시부터 윤 전 회장이 대응 등을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도 대웅제약은 ‘자문 역할’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올해 1월부터 신약 연구개발(R&D)나 글로벌 경영과 같은 굵직한 현안들에 대해 자문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사회 등에 참석해 의사 결정에 참여한 것이 아니라 전화로 의견을 말하는 등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웅제약은 올해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으로 도약을 위한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지난 10년간 R&D에 1조1000억 원 이상을 쏟아부은 대웅제약은 미국 시장뿐 아니라 동남아 시장에서도 성과가 드러나고 있다. 대웅제약은 지난 2012년 인도네시아에 합작법인 대웅인피온을 설립하고, 생산공장을 구축하는 등 동남아 진출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펙수클루정 등 글로벌 성과의 향방이 걸린 중대한 시점이라 빠른 결단을 내려줄 결정권자가 필요한 대웅제약이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2.05.19 07:01
경제

롤러코스터 같았던 2021 제약·바이오 5대 뉴스

한국 제약바이오는 어느 해보다 굴곡이 심한 1년을 보냈다. 지난해 K-진단키트 등으로 큰 성과를 얻었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치료제 결실이 미미해 부침을 겪었다. 셀트리온의 렉키로나가 국산 1호 코로나19 치료제 타이틀을 획득한 게 가장 주목을 끌었다. 지난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셀트리온이 1년여 만에 개발한 렉키로나를 조건부 승인했다. 하지만 중등증 환자로 제한되는 등 처방 범주가 좁아 널리 활용되지 못했다. 렉키로나에 대한 유럽 시장의 승인도 지연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도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그 사이 정맥 주사로 주입해야 하는 렉키로나와 달리 간편히 알약으로 복용할 수 있는 먹는 치료제가 나오면서 타격을 받고 있다. 셀트리온을 비롯한 대형 제약사들이 대체로 코로나 치료제 개발에 나섰지만 식약처의 벽을 넘지 못했다. GC녹십자의 혈장치료제부터 시작해 약물 재창출 방식으로 코로나 치료제를 개발했던 종근당·대웅제약·신풍제약 등이 줄줄이 퇴짜를 맞았다. 이에 코로나 치료제 관련주들이 급락하며 동학개미들을 울렸다. 셀트리온은 올 초 대비 주가가 50% 가량 떨어졌다. 지난해 급등했던 신풍제약도 13만원대에서 3만1000원대로 70% 이상 폭락했다. 노력의 땀이 결실을 맺은 반가운 소식들도 들려왔다. 모두 4개의 국산 신약이 탄생했다.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치료제 렉라자정은 지난 1월 국산 31호 신약으로 이름을 올렸다. HK이노엔의 케이캡정 이후 3년 만에 나온 국내 신약이었다. 32호 신약은 코로나 치료제 렉키로나였고, 한미약품의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는 33번째 신약으로 허가를 받았다. 올해의 마무리 시점인 30일 대웅제약의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정이 국산 34호 신약이 됐다. 기술수출도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2021년 제약·바이오 기업의 기술수출의 계약 규모는 13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계약 건수는 모두 32건이다. 지난해 처음으로 10조원(기술수출 14건)을 넘겼고, 올해 13조원을 돌파했다. 가장 큰 규모는 지씨셀(전 GC녹십자랩셀)이 미국 법인 아티바를 통해 다국적제약사 MSD에 고형암 세포치료제 3종(공동개발)을 기술수출하면서 올린 2조900억원이다. 제약·바이오 산업이 커지면서 대기업들의 러브콜도 이어졌다. 국내 보톡스 1위 업체인 휴젤은 GS컨소시엄에 인수됐다. CJ는 마이크로바이옴에 특화된 바이오업체 천랩을 인수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12.31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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