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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스 타율 4할→'제2의 강민호' 재도전, 삼성 김도환 "이제는 잘해야 할 때" [IS 인터뷰]

한때 '포수 왕국'이라 불렸던 삼성 라이온즈의 안방이 위기다. 2249경기로 KBO리그 최다 출전 신기록을 세운 강민호(39)가 있지만 시즌 초반 타격감이 저조하고(타율 0.191), 2022년 재능을 만개하는 듯했던 김재성(28)도 2할 타율로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삼성 안방의 미래 이병헌(25)도 기회를 받고 있지만 1안타 1할대 타율(0.143)에 머물고 있다. 1군에 세 명의 포수가 있지만 공격력의 무게가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퓨처스(2군)리그에서 조용히 타격감을 끌어 올리며 존재감을 보이는 선수가 있다. 바로 이병헌과 2019년 입단 동기인 김도환(24)이다. 김도환은 퓨처스리그 7경기에 나와 21타수 9안타 타율 0.429 2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11일 강화 SSG 퓨처스 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 2군과의 경기에선 무안타에 그쳤으나, 볼넷 3개, 사구 1개를 얻어 나가며 4출루했다. 눈야구로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2019년 입단한 김도환은 동기 이병헌이 먼저 군에 입대한 사이 삼성의 백업 포수로 빠르게 성장했다. 데뷔해 61경기에 나와 홈런도 두 개를 때려냈고, 2020년에는 34경기에 나와 타율 0.220을 기록했다. 하지만 군 입대 전후로 입지가 크게 줄었다. 김재성이 자유계약선수(FA) 보상선수로 팀에 합류했고, 먼저 제대한 동기 이병헌이 급성장했다. 상무에서 타격에 눈을 뜨며 제대했지만 지난해 1군 9경기 출전 타율 0.143에 그치며 아쉬운 한해를 보냈다. 지난겨울 김도환은 절치부심했다. "냉정한 현실. 내가 못했다"라고 지난해를 돌아본 그는 "12월초부터 운동을 시작해 열심히 노력했다"라며 지난겨울 흘린 땀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어 김도환은 2월 스프링캠프에 앞서 일찍 일본 오키나와에 들어가 구슬땀을 흘렸다. 포수 선배 강민호가 숙식을 지원해준 덕분에 편하게 훈련에 집중할 수 있었다는 그는 베테랑 선배의 노하우와 조언을 일대일로 습득하며 조금씩 성장했다. 군대에서 10kg를 뺐다는 김도환은 "(강)민호 형 조언으로 5kg를 다시 찌웠다. 힘을 키우기 위해서다. 또 민호 형이 비시즌에 어떻게 준비하시는지 옆에서 보면서 따라하려고 노력했고, 기술적인 부분에서 많이 가르쳐주셨다"라고 돌아봤다. 또 그는 "타격에서 타이밍과 포인트를 짚어주셨는데 도움이 정말 많이 됐다"면서 "지금 퓨처스에서 타격감이 좋은 것도 그때 민호 형에게 배웠던 것들과 코치님들의 조언이 합쳐진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 민호 형에게 정말 감사하다"라고 덧붙였다.퓨처스에서의 활약으로 성장과 가능성을 증명했다. 이제 다시 '제2의 강민호' 경쟁에 뛰어들 차례다. 가장 큰 경쟁자는 역시 연차와 나이가 비슷한 '동기' 이병헌이다. 두 선수의 경쟁 구도는 입단 후 꾸준히 제기돼 온 바 있다. 이에 김도환은 웃으면서 "(이)병헌이 형과는 아마추어 때부터 알고 지냈던 사이고 2군에서도 오랜 기간 함께 했다. 경쟁보단 잘하면 서로 박수 쳐주고 칭찬과 조언해주는 사이다"라고 말했다. 이병헌 역시 김도환에 대해 "배울 것이 많은 동생이다. 함께 잘 성장했으면 좋겠다"라고 격려한 바 있다. 가깝지만 먼 이야기. 김도환은 일단 2군에서 꾸준한 활약을 이어간 뒤, 1군에서 증명하겠다고 다짐했다. 김도환은 "기회가 언제 올지는 모르겠지만, 그때까지 2군에서 준비를 잘해놓는 게 우선이다. 지금부터는 진짜 '잘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뛰겠다"라며 앞으로의 각오를 다졌다. 강화=윤승재 기자 2024.04.12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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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호·김성윤 장점 '쏙쏙', 공부하는 포수 이병헌은 무럭무럭 성장중 [IS 인터뷰]

김태군(KIA 타이거즈)은 떠났지만 삼성 라이온즈는 여전히 ‘포수 왕국’이다. 국가대표 포수 강민호가 버티고 있고, 안방의 ‘허리’를 책임져 줄 김재성도 2022년 가능성을 보이며 차기 안방의 주인을 노리고 있다. 그리고 이 뒤를 이병헌과 김도환 등 2019시즌 입단 동기 포수들이 받치고 있다. 김도환은 2라운더, 이병헌은 4라운더로 상위 라운드에 뽑힐 만큼 발전 가능성을 인정받은 선수들이다. 이 중 이병헌은 최근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인 선수 중 한 명이다. 2021년 군 복무를 마친 그는 2022년엔 강민호-김태군-김재성 등 ‘3포수 체제’에 밀려 1군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지만, 김태군이 떠난 지난해엔 ‘제3의 포수’로서 23경기에 출전해 경험을 쌓았다. 특히 외국인 투수 알버트 수아레즈와 배터리 호흡을 맞추면서 그의 호투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시즌 후엔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에 참가한 그는 겨우내 호주야구리그(ABL)에서 뛰며 무럭무럭 성장했다. 눈에 띄는 성적을 기록한 건 아니지만 성장이 돋보였다.이병헌은 ‘공부하는 포수’로 잘 알려져 있다. 지난해 이병헌이 깜짝 1군에 등록됐을 때, 박진만 삼성 감독은 “퓨처스(2군) 주전으로서 연구를 많이 하고 공부도 많이 하더라”며 그를 칭찬한 바 있다. 휴식 시간마다 책을 읽고, 자신의 블로그에 틈틈이 글을 쓰는 모습도 ‘공부하는 포수’ 이미지에 힘을 실었다. 실제로 그는 자기발전의 욕심이 강해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거라면 뭐든지 경험하며 흡수하고자 한다.최근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이병헌은 “왜 ‘공부하는 포수’ 이미지가 박혔는지는 잘 모르겠다”라며 웃으면서도 “이정식 배터리 코치님을 비롯한 코치님들이 하시는 이야기를 귀담아들으려고 노력하고, 선배들이 경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항상 배우려는 마음가짐을 갖고 있다. 그런 모습이 좋게 비춰지는 것 같은데 지금의 나로선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고 더 열심히 해야 한다”라며 쑥쓰러워했다. 이병헌은 주변 선수들의 장점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자 노력 중이다. “KBO리그 최고의 포수 강민호 선배의 모든 것을 닮고 싶다”는 그는 강민호의 플레이와 훈련 루틴 등 하나하나 빼놓지 않고 보고 있다. 김재성의 성실한 훈련 루틴도 그에게 또다른 자극제가 된다는 그는 “경험 많은 선배들도 저렇게 열심히 하는데 내가 이래선(게을러선) 안된다”며 더 열심히 훈련한다고 했다. 또 이번 스프링캠프에선 지난해 맹활약한 김성윤을 따라다니며 그의 루틴과 타격, 마음가짐을 보고 배우려고 노력 중이라고. 마음가짐도 달라졌다. 데뷔 때와는 달리 여유도 많이 생겼다. 다양한 경험과 독서 덕분이다. 자기계발서를 틈틈이 많이 읽었다는 그는 “사람이 긴장하는 게 옛날에 먹이를 잡을 때 짐승이 인간에게 달려오기 전에 느끼는 본능에서 비롯된 동물적인 감각이라고 한다. 중요한 순간을 앞두고 집중하면서 ‘준비가 됐다’는 신호라면서 피하지 말고 의연하게 받아들이라는 내용이었다. 처음엔 긴장을 사람을 불안하게 만드는 안 좋은 거로만 생각했는데, 책을 읽고 긍정적으로 생각이 바뀌었다. 지금은 이 긴장들도 즐기려고 노력 중이다”라며 달라진 마음가짐에 대해 설명했다. 달라진 모습을 바탕으로 이병헌은 새 시즌 도약을 꿈꾸고 있다. “포수도 타자기 때문에 방망이를 못 치면 안된다”라며 공격에 비중을 높여 훈련하고 있다는 그는 “지난해 모든 부분에서 모자랐다. 새 시즌을 잘 준비하고 있는 만큼, 내가 준비했던 것을 새 시즌 그대로 다 보여드릴 수 있는 한 해가 됐으면 한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윤승재 기자 2024.02.13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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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도쿄→호주' 이종열 단장이 부지런히 뛰어다니는 이유, '투수 왕국 재건'

이종열 삼성 라이온즈 신임 단장은 부임 후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달 초엔 일본 오키나와로 출국해 팀의 마무리캠프를 둘러보고 왔고, 지난주엔 일본 도쿄에서 드라이브라인 프로그램을 지켜보고 돌아왔다. 이달 말엔 호주로 날아가 호주프로야구리그(ABL)까지 참관할 예정이다. 이 모든 행보는 이종열 단장이 꿈꾸는 ‘투수 왕국 재건’에 집중돼 있다. 마무리캠프에서 이종열 단장은 박진만 감독 및 선수들과 심도 있는 이야기를 나눈 뒤 트레이닝 파트 인력 5명을 보강했다. 이종열 단장은 “좋은 선수들이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 하는 이유에 대해 고민했다. 아프지 않고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이는 것이 중요한데, 시즌 중 선수들 몸이 완벽하게 만들어지지 않았다. 이러면 투수의 구속도 타자의 장타도 나올 수 없다. 선수들과의 면담 후 트레이닝 파트를 대대적으로 보강했다”라고 설명했다. 드라이브라인은 이종열 단장이 부임 당시 강조했던 최첨단 시스템 도입과 맥락을 같이 한다. 드라이브라인은 바이오 메카닉스 기술을 활용한 맞춤형 육성 프로그램이다. 삼성은 최채흥과 황동재 등 투수들을 도쿄에 파견해 해당 프로그램을 체험하게 했다. 최채흥은 “드라이브라인을 통해 내가 가지고 있는 장단점을 명확하게 알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호주에도 시선을 돌렸다. 올겨울 삼성은 ABL 애들레이드 자이언츠에 좌완 투수 이승현과 2023시즌 신인 박권후, 포수 이병헌 등 세 명의 선수를 파견했다. 유망주들의 실전 감각 유지 및 기량 발전을 꾀하기 위해서다. 이 단장은 박희수 육성군 투수코치와 트레이닝 파트 스태프를 붙여 선수들의 성장을 돕게 했다. 이종열 단장은 “선수들끼리 있으면 성장할 수 없다. 최상의 컨디션을 위해 코치와 트레이닝 파트가 선수들 곁에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라고 설명했다. 이 단장 역시 11월 말 호주로 건너가 이들의 성장세를 직접 지켜볼 예정이다.출장만 잦은 게 아니다. 드라이브라인 체험을 위해 일본을 오가는 강행군 속에서도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인 김재윤을 만나 계약을 일사천리로 성사시켰다. 원소속팀 KT 위즈의 제안 금액과 차이가 크게 났기에 과감하게 움직인 덕분에 현역 최다 세이브 3위(169개) 마무리 투수를 품에 안았다. 그는 “젊은 투수들의 성장을 위해선 롤모델과 시간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외부 FA 영입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뒤이어 22일에는 제2드래프트에서 좌완 불펜 최성훈(전 LG 트윈스)과 양현(전 키움 히어로즈)을 추가 영입해 불펜 뎁스를 강화했다. 최성훈은 고민 많던 좌완 투수 선수층에 활력을 불어 넣을 것으로 보인다. 양현은 2차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KT 위즈가 사이드암 스로 우규민을 지명하자 그 대안으로 빠르게 지명한 선수다. 사이드암 땅볼 유도형 투수를 영입해 불펜 운용의 다양화를 꾀했다. 2차 드래프트에서도 불펜 강화에 성공한 이종열 단장이다. 삼성은 지난 시즌 불펜 평균자책점 최하위(5.16)·역전패 최다팀(38회)의 불명예를 안았다. 왕조 시절에 비하면 다소 실망스러운 성적이다. 이에 이종열 단장은 취임 일성으로 마운드 강화를 내세웠고, 취임 직후 부지런히 뛰어다니며 이를 위한 기반을 만들어내고 있다. 윤승재 기자 2023.11.23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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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KS 우승①] 실패가 만든 불펜 야구, 염경엽 감독 한 풀었다

LG 트윈스가 무려 29년 만에 '신바람 야구'를 일으켰다.LG는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얼린 KT 위즈와의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5차전을 6-2로 승리,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우승을 차지했다. LG가 KS에서 우승한 건 1990년과 1994년에 이어 역대 세 번째이자 29년 만이다. 아울러 구단 역대 세 번째 통합 우승까지 달성했다.염경엽 LG 감독은 KS 우승 한(恨)을 풀었다. 염 감독은 넥센 히어로즈(2013~2016)와 SK 와이번스(2019~2020) 감독 시절 KS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KS에 진출한 것도 2014년이 유일. 당시 삼성 라이온즈에 2승 4패로 패해 눈물을 삼켰다. 이번 우승이 더욱 의미가 큰 이유다.지난 7일 KS가 시작될 때만 하더라도 KT 위즈의 우세를 점치는 예상이 많았다. LG는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 KS에 직행했지만 악재가 작지 않았다. 외국인 투수 아담 플럿코가 부상 문제로 팀을 떠나 선발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었다. 빈자리를 채울 국내 선발진은 포스트시즌(PS) 경험이 부족했다. 반면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에서 NC 다이노스를 '리버스 스윕'으로 제압한 KT는 선발 삼총사(윌리엄 쿠에바스·웨스 벤자민·고영표)가 건재했다. 무게의 추가 기우는 것처럼 보였다. KS 4차전까지 LG 선발은 평균 4이닝만 소화했다. 1차전 케이시 켈리를 제외하면 어느 선발도 6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2차전 최원태는 아웃카운트를 고작 하나만 잡고 마운드를 내려가기도 했다. LG가 판세를 뒤집은 힘은 불펜의 뎁스(선수층)였다. 투수 3명(손동현·박영현·김재윤)에 의존한 KT와 달리 LG는 무려 7명의 필승조를 운영했다. KS 2~3차전 각각 7명씩 포함, 4차전까지 경기당 5.5명(KT 3.5명)의 불펜을 투입하는 물량전으로 맞섰다. 이강철 KT 감독이 "내 기억상으로 LG가 (1위로 기다린 팀 중) KS에서 불펜을 제일 많이 쓰는 거 같다"고 말할 정도였다.지난해 11월 LG 사령탑에 오른 염경엽 감독은 '불펜'에 주목했다. 의외일 수 있었다. 2022시즌 LG는 세이브왕(고우석)과 홀드왕(정우영)을 동시 배출한 자타공인 KBO리그 불펜 왕국. 불펜 평균자책점도 1위(3.33)였다. 외관상 큰 문제 없었지만, 감독의 판단은 달랐다. 경계한 건 쏠림 현상이었다. 염경엽 감독은 "3명(고우석·정우영·이정용)에 치우치면 팀이 힘들다고 봤다. 훨씬 더 많은 카드를 확보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감독으로 경험한 실패가 그런 준비를 하게 했다"고 말했다. 행동을 실천에 옮겨 상무야구단에 1차 합격한 이정용의 입대를 만류했다. 신인 사이드암스로 박명근을 개막전부터 기용하고 '저평가 우량주' 백승현과 유영찬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야수에서 투수로 전환한 백승현은 지난해 12경기(평균자책점 10.80) 등판에 그쳤다. 2020년 입단한 유영찬은 1군 데뷔도 하지 못한 '전력 외 자원'이었다. 팀 내 주목받지 않던 투수를 꾸준히 1군에 올려 테스트했다.불펜에 살을 찌우니 '회복탄력성'이 생겼다. 시즌 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다녀온 고우석과 정우영의 기복이 정규시즌 내내 심했다. 특히 고우석은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다. KS 대비 평가전에선 허리 통증 때문에 투구를 중단하기도 했다. 두 선수의 컨디션은 KS에서도 100%가 아니다. 주축 불펜 2명이 흔들리지만, LG가 꿈쩍하지 않는 건 결국 불펜의 힘이다. 윤희상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은 "염경엽 감독님이 잘한 거는 유영찬과 백승현을 키워냈다는 점이다. 두 투수의 정규시즌 피안타율이 2할대 초반(0.220)과 1할대 후반(0.197)이다. 기록만 보면 압도적인 유형"이라면서 "너무 젊은 투수들이라 KS에서 스트라이크를 못 던지면 어떻게 하나 걱정이 컸을 텐데 2차전에서 기대 이상으로 해주면서 그들의 긴장이 풀렸다"고 말했다.염경엽 감독은 2020년을 끝으로 SK 와이번스 사령탑에서 물러났다. 한동안 자기반성의 시간을 보낸 그는 '야구는 투수 싸움'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KS 4차전에 앞서 염 감독은 "2년을 쉴 때 내가 (지도)했던 경기만 본 게 아니고 다른 경기도 보면서 '나 같으면 어떻게 했을까'하는 간접 경험 같은 걸 했다"며 "이전보다 침착해졌다. (불펜을 비롯한) 운영에 여유가 생겼다"며 껄껄 웃었다. 'LG표 불펜'은 30년 가까이 멈춰 있던 KS 우승 시계를 돌린 원동력이었다.잠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11.13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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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스타] 국대 포수 100% 대체했다…박유연 "더 치고 나가는 선수 될게요"

"여기에서 떨어지지 않고 더 치고 나가는 선수가 되겠다."'포수 왕국'에 새 얼굴이 더해질 수 있을까. 박유연(24·두산 베어스)이 국가대표 포수 양의지의 공수 활약을 적어도 하루 동안 완벽하게 대신했다.박유연은 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정규시즌 삼성 라이온즈전에 8번 타자·포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 팀의 5-3 승리 주역이 됐다. 2017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두산에 입단한 박유연은 이날 경기 전까지 1군 통산 5안타에 그쳤던 백업 포수였다. 양의지부터 박세혁까지 주전 포수진이 탄탄했던 두산에서 좀처럼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그러나 2018년 43경기 타율 0.305, 2019년 51경기 타율 0.290을 기록하는 등 퓨처스(2군)리그에서는 조금씩 잠재력을 보여왔다.그러던 중 1군에 자리가 생겼다. 4+2년 최대 152억원을 받고 친정팀에 돌아와 팀의 투타를 이끌던 양의지가 돌연 옆구리 부상으로 자리를 비우게 됐다. 결장 예상기간도 2~3주. 양의지의 공백은 팀의 위기인 동시에 젊은 포수들이 시험받을 수 있는 기회기도 했다.박유연은 일단 그 기회의 첫 걸음을 성공적으로 디뎠다. 지난 6일 KT 위즈전 1타수 무안타로 올해 첫 타석을 소화한 데 이어 8일 공수 활약으로 이승엽 감독에게 실력을 충분히 어필하는 데 성공했다.경기 승리 후 취재진과 만난 박유연은 "KT전 때는 경기 후반에 나갔는데, 그때는 많이 떨렸다. 그 이닝이 지나고 나니 긴장이 풀리더라. 그래도 작년에 좀 뛰어봐서 긴장이 바로 풀리더라"고 6일 출전을 떠올렸다. 콜업되면서 가족과 연락했냐고 묻자 "부모님께서 어제 전화하셨다. '떨지 말고 잘 해'라고 하셨는데, 안 떨고 잘한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양의지 대체에 대한 부담은 없었을까. 그는 "부담은 있었지만, 코치님들이나 형들이 '나가서 너무 잘하려고 하지 말고, 하던 대로 하면서 (실력을) 보여주면 된다'고 해주셨다. 그래서 마음 편하게 했다"고 전했다. 당사자인 양의지의 조언은 없었을까. 박유연은 "의지 선배는 그냥 툭 치고 말 없이 가셨다"고 웃었다.이날 친 2루타는 그의 1군 데뷔 첫 장타였다. 소감을 묻자 박유연은 "사실 치고 난 후 타구를 끝까지 보지 못해 그렇게 멀리갈 줄 몰랐다"며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 번이라도 더 할 걸 싶었다. 그랬으면 담장 밖을 넘어가지 않았을까. 그렇게 잘 맞은 게 처음이었다. 타격 포인트를 앞에 놓고 친다고 생각했더니 그런 것 같다. 손맛이 좋았다"고 웃었다.수비에서도 영건 최승용과 호흡을 맞추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박유연은 "오늘 경기 시작 전에도 승용이와 이야기를 많이 했다. 승용이 구위가 워낙 좋아서 초반에 공격적으로 리드했다. 승용이도 자신감이 생겨 잘 따라왔다"고 설명했다.박유연의 목표는 잠시 대체 선수로 1군에 머무르는 게 아니다. 1군 백업 포수를 경쟁할 수 있고, 나아가 포수 왕국 두산 선수답게 큰 꿈을 잊지 않고 있다. 그는 "시즌 초 너무 타격이 안 돼 연습을 많이 했다. 나와서 혼자 (훈련하며) 치니 자연스럽게 좋아졌다"면서 "이제 여기에서 떨어지지 않고, 좀 더 치고 나가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을 전했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8.08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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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선에도 스며든 포수왕국, 삼성 '3포수 체제' 재미 제대로 본다 [IS 포커스]

삼성 라이온즈가 새로운 공격 옵션을 장착했다. 포수 3명을 한꺼번에 선발 출전시키는 묘수가 성공했다.삼성은 지난 18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엔트리에 있는 포수 3명을 모두 선발 라인업에 올렸다. 지명타자 강민호(38)와 1루수 김재성(27), 포수 김태군(34)을 나란히 4~6번 중심타선에 배치하는 ‘3포수 라인업’을 선보였다. 이유는 공격력 강화였다. 이날 경기 전까지 6월 팀 타율 0.255(리그 8위) 득점권 타율 0.256(8위)에 머물러있던 삼성은 펀치력이있는 포수 3명을 모두 활용하는 방안을 고안했다. 김태군이 6월 팀 내 타율 1위(0.389)를 기록 중인 가운데, 강민호(0.308)와 김재성(0.292)도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득점권 타율도 김태군이 1.000(5타석 3타수 3안타 5타점), 강민호가 0.364(22타수 8안타 1홈런 8타점)에 이른다.하지만 포수가 들어갈 수 있는 자리는 포수와 지명타자 2개뿐. 포수로만 한정한다면 세 선수를 한 번에 활용할 방법이 없었다. 그러던 중 고안해 낸 것이 김재성을 1루수로 출전시키는 방안이었다. 주전 1루수 오재일이 타격 부진으로 1군에서 빠진 가운데, 1루 수비가 가능한 김재성을 투입해 공격력을 강화하자는 내부 의견이 나왔다. 손주인 수비코치가 며칠 전부터 김재성의 1루 수비 훈련을 주도했다. 손 코치가 박진만 감독에게 그의 1루수 투입을 적극 추천하면서 성사됐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17일 수원 KT전에서 1루수로 선발 출전한 김재성은 4타수 3안타 맹타를 휘두르며 팀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18일 KT전에서도 2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함께 출전한 강민호도 3안타 1타점 불방망이를 휘둘렀고, 김태군도 3루타 포함 2안타를 때렸다. 포수 3명이 합작한 성적은 7안타 3타점. 이날 삼성 타선이 기록한 14안타 6득점의 절반을 포수들이 기록했다. 포수들의 활약 덕분에 삼성도 7-5로 승리, 5연패에서 탈출했다. ‘포수 왕국’ 삼성은 지난해부터 ‘포수 3인 체제’를 적극 활용하며 안방 문제를 해결해 왔다. 올해는 안방에 그치지 않고 타선에까지 공격적으로 활용하면서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삼성은 2군으로 내려간 오재일이 타격감을 회복해 돌아오기 전까지 당분간 이 체제로 공격력 강화를 꾀할 예정이다. 윤승재 기자 2023.06.20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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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외인 원투펀치 귀환…5월, ‘9연승’보다 강한 ‘정상궤도’ 롯데 온다

4월 질주했던 롯데 자이언츠 기세가 5월에도 계속될까. 조각은 오히려 더 많이 맞춰지고 있다.롯데는 지난 10일 부산 두산 베어스전에서 3-0으로 승리해 정규시즌 2위를 되찾았다. 지난 2일 9연승이 끊긴 후 4경기 연속 우천취소를 당했고, 이후 9일 두산전 패배로 최근 2연패. 자칫 식을 뻔한 분위기를 다시 올리기 충분한 승리였다. 더 고무적인 건 경기 내용이다. 강팀의 조건은 탄탄한 선발진과 꾸준한 타선이다. 롯데는 9연승을 달릴 때도 이 두 가지가 부족했다. 에이스로 떠오른 나균안이 4승 무패 평균자책점 1.34로 지탱했다고는 해도 외국인 선수 댄 스트레일리와 찰리 반즈가 모두 부진하면서 뒤를 받치지 못했다. 스트레일리가 4월 평균자책점 5.68, 반즈가 평균자책점 7.58에 그쳤다. 두 사람 모두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가 한 차례도 없었다. 박세웅(4월 평균자책점 5.12) 한현희(4월 평균자책점 7.17)도 힘을 더해주지 못했다.그런 롯데가 9연승을 펼친 건 필승조급 투수로 도약한 김진욱이 더해지고 구승민과 김원중 등 기존 필승조가 호투해준 덕분이었다. 타선은 강타자는 없었으나 득점권 타율 0.314(2위)를 기록할 정도로 집중력을 보여줬다. 그러나 불펜과 득점권 성적 모두 지속성을 담보할 수 없었다. 결국 선발이 필요했다.그런데 외국인 투수 두 사람이 모두 부활의 날갯짓을 폈다. 9일은 스트레일리가, 10일은 반즈가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다.스트레일리가 부활한 건 제구 덕이다. 구속은 205탈삼진을 기록했던 2020년 수준이라 보기 어려웠으나 대신 노련하게 호투한 지난해(평균자책점 2.31)를 연상하게 하는 제구로 두산 타선을 잡았다.서튼 감독은 "스트레일리가 무대 뒤에서 얼마나 많이 노력했는지 많은 분들께는 보이지 않았을 거다. 그 과정에 결과로 나오게 돼 굉장히 보기 좋았다"며 "다음 과제는 꾸준함이다. 9일 경기처럼 날카로운 제구를 보여주면 다음 등판도 성공할 수 있다. 직구가 홈플레이트 좌우로 잘 제구됐다. 커브도 스트라이크존에 자유자재로 넣었다 빼며 던졌다. 상대 타자의 생각을 복잡하게 만들었다"고 칭찬했다. 반즈가 살아난 포인트도 결국 제구다. 반즈는 "포수 유강남과 이야기를 나눴다. 4월에는 볼넷이 많아 공짜로 베이스 내주는 경우 많았다. 유강남은 플레이트 뒤에 (앉아있을 때) 움직임을 줄이고, 나는 스트라이크존 안에 공을 채워넣는다고 생각하면서 던졌다"며 "4월에는 투구 시 리듬과 타이밍이 이전과 좀 달랐다. 코치님들과 협력해 이겨냈다. 내가 느낀 부분, 코치님들이 보는 부분을 서로 소통하며 고쳤다"고 전했다.탈출구는 결국 멘털과 노력이다. 반즈는 "4월 부진으로 개인적으로는 실망스러웠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건 매일 노력하는 것밖에 없었다. 그게 가장 중요했다"며 "매일 이런 경기를 치르고 싶다. 좋은 기세를 이어 나갔으면 한다"고 다짐했다.두 사람의 기세가 이어진다면 롯데는 나균안-스트레일리-반즈로 이어지는 선발진의 토대를 다시 세울 수 있다. 박세웅과 한현희의 페이스까지 올라온다면 '선발 왕국'으로 새로운 순위 싸움도 펼칠 수 있다.서튼 감독은 10일 경기 승리 후 "팀이 정상적인 궤도에 올랐다"고 기뻐했다. 서튼 감독의 말대로 롯데의 조각이 하나하나 맞춰지기 시작했다. '봄데'는 9연승으로 끝나지 않았다. 아직 2023년 봄은 더 남았고, 롯데는 여전히 질주할 동력을 남겨놓고 있다.부산=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5.11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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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신임단장' KIA-'포수왕국' 삼성, 안방 숙원 풀어낼까

포수가 약점인 팀의 새 프런트 수장이 선임됐다. 때마침 포수 자원이 즐비한 ‘포수왕국’ 팀은 완전체를 앞두고 있다. 기막힌 타이밍. 양 팀의 오랜 숙원인 포수 트레이드 논의가 재점화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KIA 타이거즈는 지난 8일 심재학(51) 신임 단장을 공식 선임했다. 지난 3월 말 장정석(50) 전 단장이 비위 행위로 해임 조처된 뒤 약 40일만. 구단 프런트의 새 수장이 선임되면서 한 달 이상 멈췄던 KIA의 전력 재정비와 강화 플랜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KIA의 약점으로 꼽히는 안방 강화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KIA는 한승택(29)과 주효상(26)으로 안방을 꾸리고 있지만, 공수에서 만족스러운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 두 선수의 타율은 0.127로 낮고, 도루저지율도 두 선수 모두 20%로 저조한 성적을 기록하며 고전 중이다. 올 시즌 2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과 그 이상을 노리는 KIA로선 안방 보강이 시급하다. 이에 ‘포수왕국’인 삼성 라이온즈가 KIA의 트레이드 상대팀으로 다시 떠오르고 있다. 삼성은 강민호(38) 김태군(34) 김재성(27) 등 즉시전력감 포수를 세 명이나 보유한 팀으로, 지난겨울 포수 트레이드를 공개적으로 천명하면서 전력 강화 의지를 불태운 바 있다. 다만 삼성이 요구하는 카드가 꽤 높았고, 시즌 초 김태군과 김재성이 줄부상으로 이탈하면서 트레이드 열기는 잠시 사그라들었다.하지만 최근 김태군이 돌아오고 김재성의 복귀도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포수 트레이드설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다. 삼성도 제4의 포수 이병헌(24)이 1군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고, 포수 유망주 김도환(23)도 6월 제대를 앞두고 있어 안방 교통 정리가 필요한 상황. 5명 이상의 즉시전력감 포수를 보유한 삼성으로선 트레이드 시장에 안 뛰어들 이유가 없다. 오히려 삼성은 여유만만이다. 지난 4월 말 김태훈(31)을 키움 히어로즈에서 트레이드로 영입하며 약점이었던 불펜도 소폭 강화했고,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백업 포수의 중요성을 깨달은 터라 눈높이는 이전보다 더 높아졌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의 눈높이에 맞는 카드를 찾는 데는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보인다. KIA가 안방 강화를 위해 트레이드를 논의한다면 상대는 삼성이 될 공산이 크다. 프런트 새 수장 선임과 삼성의 포수왕국 완전체가 시기적으로 맞아떨어진 지금, 가을야구를 노리는 두 팀으로선 지금이 트레이드의 최적기라 할 수 있다. 심재학 KIA 신임 단장은 9일 선임 기자회견에서 "(포수 트레이드) 이야기에 대해선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선수들을 믿고 동기부여를 주는 게 더 낫다"라면서도 "과감한 트레이드는 하겠지만 손해보는 트레이드는 하지 않겠다"라며 가능성을 함께 열어뒀다. 윤승재 기자 2023.05.1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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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광주] 심재학 KIA 단장 "손해보는 트레이드 안해. 윈윈 아닌 이익 우선"

심재학(51) KIA 타이거즈 신임 단장이 일각에서 제기되는 포수 트레이드와 관련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기존 선수에게 기회를 제공하며 육성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심재학 신임 단장을 9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SSG 랜더스와 경기에 앞서 취임 기자회견을 가졌다. 심 단장은 "해설위원과 전력강화위원회, 국가대표 코치까지 세 가지 직업을 그만두고 KIA 단장을 맡았다. 시즌 중에 맡아 부담스럽지만 정말 매력 있는 자리"라고 소개했다. 전임 장정석 단장이 불미스러운 논란으로 중도 하차한 뒤 KIA는 개막을 맞이했다. 8일 기준으로 13승 12패 4위에 올라있다. 다만 포수 포지션에 대한 아쉬움이 계속 지적되고 있다. 박동원이 LG 트윈스와 FA(자유계약선수) 계약으로 떠난 뒤 KIA는 한승택(29)과 주효상(26)으로 안방을 꾸려가고 있다. 둘 다 공수에서 아쉬운 모습이다. 1할대 타율에 도루 저지율도 20%대로 낮다. 목표를 이루려면 안방 전력 강화가 필요하다. 심재학 단장이 취임하자 강민호와 김태군, 김재성을 보유한 '포수 왕국' 삼성 라이온즈와 트레이드 가능성이 떠오르고 있다. 삼성은 지난겨울부터 '포수 세일즈'에 나선 바 있다. 심 단장은 전력 강화 방안을 묻는 질문에 "무슨 이야기인 줄 알고 있다"면서 "현재 상황에서 기존 선수들을 차라리 믿고 싶다. 차라리 동기부여를 제시하는게 더 낫지 않을까 싶다. 아직 20대 포수인 만큼 강한 동기부여 주는 쪽을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트레이드는 한쪽이 급할 수록 손해보는 장사가 될 수 있다. 심 단장은 "물론 과감한 트레이드를 할 것"이라면서 "하지만 손해보는 트레이드는 하지 않겠다. 트레이드의 기본은 윈윈 보다 이익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광주=이형석 기자 ops5@edaily.co.kr 2023.05.09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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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인터뷰] ‘조연’ 이병헌이 꿈꾸는 포수왕국 주연, "준비된 포수가 될게요"

강민호(38) 김태군(34) 김재성(27) 등 쟁쟁한 포수왕국 속에서 생존경쟁을 이어가는 어린 포수가 있다. 아직은 조연에 불과하지만, 언젠가 찾아올 주연의 기회를 기다리며 이병헌(24)은 묵묵히 포수왕국의 뒤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말해봐요, 나한테 왜 그랬어요’2021년 가을 이병헌은 1군 데뷔라는 부푼 꿈을 안고 상무에서 전역했다. 하지만 이듬해 삼성은 포수 김태군을 트레이드로 품은 데 이어 자유계약선수(FA) 보상선수로 김재성까지 영입하면서 포수 확충에 열을 올렸고, 자연스레 이병헌의 입지는 좁아졌다. 결국 이병헌은 전역 첫해인 2022년 퓨처스리그에 머물며 대부분의 시즌을 보냈다. 이병헌으로선 팀의 결정이 야속했을 터. 하지만 이병헌은 묵묵히 2군에서 칼을 갈면서 1군 데뷔를 준비했다. ▶‘슬퍼하지 말란 말이 아냐. 슬퍼만 하지 말라고’높디높은 1군의 벽. 하지만 이병헌은 좌절만 하고 있을 순 없었다. 그에겐 20대 초중반이라는 ‘젊음’이 있었고, 여전히 그는 ‘라이온즈 안방의 미래’였다. 묵묵히 열심히 하다 보면 기회는 찾아올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베테랑 투수 백정현도 그에게 “바람이 부는 대로 흘러가다 보면 어느샌가 원하는 곳에 다다라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부담감과 조급함에 흔들리지 말고 자신을 믿으며 열심히 하다 보면 목표를 이룰 것이라는 조언이었다. 베테랑 선배의 조언에 평정심을 찾은 이병헌은 묵묵히 훈련에 임하며 언젠가 찾아올 기회를 기다렸다. ▶‘(지금의 경험이) 열갑절 백갑절 더 소중하오’그랬던 이병헌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올 시즌 초반 백업 포수 김재성과 김태군이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이병헌이 백업 포수로 낙점된 것. 물론 강민호라는 높은 벽에 출전 기회는 많이 찾아오지 않아도 간간이 찾아오는 출전 기회는 그에게 너무나도 소중했다. 1군에서 선배들과 함께하며 조언을 듣고 그들의 플레이를 지켜보는 것만으로 자신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매일 소중한 경험을 쌓고 있는 이병헌은 하루하루가 그저 소중하고 즐겁다고 이야기했다. 데뷔 초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던 이병헌이 올 시즌 여유를 찾고 ‘웃상(웃는 얼굴)’이 된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실전에서 속도 같은 건 중요하지 않습니다’이병헌은 꾸준하게, 자신의 속도대로 차근차근 나아가겠다고 다짐했다. 이병헌은 “포수 선배들의 출전 경기 수를 알게 된 적이 있는데, 선배들이 어마어마해 보였다. 난 고작 8경기에 나갔는데 ‘나는 언제 저런 선수가 되지’라는 걱정이 들었다. 하지만 그때 강민호 선배가 ‘그냥 하다 보면 이렇게 돼’라는 말 한마디에 조급함이 사라졌다. 내 속도와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라고 회상했다. 김태군도 지금의 이병헌 나이에 기회를 잡고 1천 경기 금자탑을 쌓았다. 아직 창창한 이병헌이 조급해할 필요는 전혀 없었다. 이병헌은 매일 그렇게 마음을 다잡으며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박진만 삼성 감독은 이병헌에 대해 “열심히 준비하는 선수다. 분석도 많이 하고 야구 선수 중에 책을 제일 많이 읽는 선수일 것이다. 삼성 미래를 이끌어가야 할 선수”라고 평가했다. 선배 강민호 역시 “정말 성실하면서 경기 집중력도 강한 선수다. 조금 더 파이팅 넘치는 모습으로 경험만 쌓는다면 굉장히 좋은 포수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기도 했다. 이병헌은 자신을 향한 기대가 감사할 따름이다.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준비된 포수가 되겠다"는 다짐으로 구슬땀을 흘리며 언젠가 다가올 주연의 기회를 기다리고 있다. 대구=윤승재 기자 2023.05.0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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