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493건
프로야구

번역기 돌려 잃어버린 구속 찾은 파이어볼러, '포스트 오승환'이 됐다 [IS 스타]

삼성 라이온즈는 최근 마무리 투수를 바꿨다. 기존 마무리 김재윤(35)이 평균자책점 7.80으로 부진하자 내린 고육지책. 베테랑 마무리 오승환(43)은 퓨처스(2군) 팀에서 경기 감각을 조율 중이고, 다른 마무리 후보였던 임창민(40)은 팔 부상으로 이탈 중이다. 삼성은 젊은 피에게 마무리 중책을 맡겼다. 그렇게 낙점된 선수가 바로 프로 3년 차 이호성(21)이다. 이호성은 올 시즌 20경기(12일 기준)에서 3승 1패 3홀드 평균자책점 7.58을 기록 중이다. 성적만 두고 봤을 땐 다소 의아한 선택이다. 하지만 박진만 삼성 감독은 이호성의 배짱과 빠른 구속, 묵직한 구위를 믿었다. 이호성은 올 시즌 속구(포심 패스트볼)의 평균 구속은 147.6㎞/h로, 배찬승(150.4㎞) 다음으로 빠르고 땅볼 유도 능력을 가늠하는 '땅볼/뜬공 비율'도 1.25로 배찬승(1.89) 다음으로 높다. 왼손 투수 배찬승은 올해 신인인 데다 팀 내 왼손 필승조가 부족한 상황이라 오른손 투수 이호성이 마무리 투수로 낙점됐다. 주전 포수 강민호는 "이호성처럼 타자를 압도할 수 있는 힘 있는 투수가 팀에 있다는 게 팀에 큰 힘이 된다"라고 평가했다. 불과 작년만 해도 이호성은 140㎞대 초반의 공을 던졌다. 하지만 올해 확 달라졌다. 지난해 늦가을 해외 야구 아카데미의 글들을 닥치는 대로 찾아보며 자신의 문제점을 찾은 결과물이다. 영어는 못하지만 번역기를 돌려 공부에 매진했다. 지난겨울엔 구단 지원을 받아 미국 야구 아카데미 CSP에 다녀와 루틴을 확립했다. 이호성은 해외야구 투수들의 영상도 찾아봤다. 미국 메이저리그의 강속구 투수 스펜서 스트라이더(애틀란타 브레이브스)와 폴 스킨스(피츠버그 파이리츠) 야마모토 요시노부, 사사키 로키(이상 LA 다저스)의 영상을 수없이 돌려 봤다. 자신과 스타일이 다른 투수들 영상도 보는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스타일이 달라도 약간씩 배울 점이 하나 이상씩은 있다"라며 "참고가 되는 거라면 다 보고 있다"고 답했다. 피나는 노력 끝에 이호성은 신인 시절 높은 평가를 받았던 구위와 구속을 회복했다. 이어 마무리 투수까지 낙점받았다. 올해 중반 예정됐던 국군체육부대(상무) 야구단 입대도 구단의 권유로 연기했다. 기량을 인정받은 것이다. 이호성은 임시 마무리에 가깝다. 김재윤이 휴식을 취하고 구위를 회복하면 다시 마무리 중책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김재윤의 나이도 30대 중반이다. 구위가 해가 지날수록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더 늦기 전에 삼성은 젊은 새 마무리 투수를 육성하는 '포스트 오승환 찾기' 프로젝트를 재가동해야 한다. 삼성은 오승환의 해외 진출 후(2014년) 지난 수년간 심창민(현 LG 트윈스) 김무신(개명 전 김윤수) 좌완 이승현 등 젊은 마무리 투수를 양성하는 데 열을 올렸지만 실패했다. 지난해 김재윤을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하면서 시간을 벌었지만, 여유로운 편은 아니다. 이호성이 수년간 이어져 온 삼성의 '젊은 마무리 갈증'을 풀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윤승재 기자 2025.05.13 15:04
프로야구

형도 부러워했던 김윤수의 '가을 호투', 개명까지 했는데 찾아온 시련

이름까지 바꿨지만, 시작부터 악재가 터졌다. 삼성 라이온즈 투수 김윤수(26·개명 후 김무신)이 팔꿈치 수술로 시즌 아웃 됐다. 삼성 구단은 "김윤수가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불펜 피칭 중 오른쪽 팔꿈치에 통증을 느껴 귀국했다. 대구와 서울의 병원 네 곳에서 굴곡근 손상 외 내측 인대 손상이 심각해 수술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았다"라고 지난 16일 전했다. 김윤수는 곧 토미 존 서저리(팔꿈치 인대접합 수술)를 받는다. 수술부터 재활 훈련까지 통상 1년 반이 걸리는 것을 고려하면, 올 시즌은 뛸 수 없다. 김윤수는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시속 155㎞의 빠른 공을 던지며 일약 스타덤에 오른 투수다. 특히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PO)에서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을 상대로만 아웃 카운트 세 개를 올리며 '오스틴 저격수'라는 별명을 얻었다. KIA 타이거즈와의 한국시리즈(KS)에도 나온 그는 포스트시즌(PS) 5경기(3과 3분의 1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2025시즌 기대감을 높였다. 김윤수의 '가을 호투'는 친형인 김범수(30·한화 이글스)에겐 자랑이자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지난 9일 한화의 호주 스프링캠프지인 멜버른 볼파크에서 만난 김범수는 동생의 PS 피칭을 보고 "생각을 크게 하지 않았다"라면서도 "우리(한화)도 가을 야구에 갈 수 있었는데, 부상(왼쪽 광배근 삼두근 손상)으로 힘을 보태지 못해 아쉬웠다"라고 돌아봤다. 부상에서 회복한 김범수는 올 시즌 동생과 맞붙는 상상을 하며 새 시즌을 준비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동생이 부상으로 낙마했다. 김윤수는 2018년 삼성 입단 당시 '제2의 오승환'이 될 재목으로 많은 기대를 받았던 선수다. 하지만 제구가 발목을 잡으면서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지난 2년간 국군체육부대 야구단(상무)에서 선발 투수로 활약하며 안정을 찾은 그는 지난해 PS에서 깜짝 활약했다. 본격적인 도약을 앞두고 부상을 입었다."야구를 잘하고 싶어서" 개명까지 한 터라 그의 낙마는 동료들을 더 안타깝게 했다. 지난겨울 김윤수는 '굳셀 무(武) 믿을 신(信)'으로 이름을 바꿨다. 한국야구위원회(KBO)의 개명 등록 절차가 남아 있어 아직은 김윤수로 불리고 있다. 새 이름처럼 굳세고 믿음직스러운 투수가 될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새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도 입어보지 못하고 시즌 아웃됐다.삼성의 새 시즌 구상에도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가능성을 보인 김윤수를 필승조로 분류하고 있었던 삼성은 새 '파이어볼러 후보'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겨울 전역해 돌아온 이재희(24)와 2025년 1라운더 신인 배찬승(19)의 성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 윤승재 기자 2025.02.17 15:04
프로야구

'오승환 바라기에서 오승환 후계자로' 삼성 김재윤, 라팍 교훈까지 더했다 [IS 인터뷰]

삼성 라이온즈 투수 김재윤은 지난해 특별한 시즌을 보냈다. 자유계약선수(FA)로 이적한 첫해 한국시리즈(KS) 준우승이라는 값진 성과를 얻은 것.무엇보다 더 특별했던 건 롤모델과의 한솥밥이었다. 오래 전부터 '오승환 바라기'로 유명했던 그는 롤모델과 한 팀이 되자마자 시너지 효과를 냈다. 시즌 전 오승환과 마무리 투수 자리를 두고 경쟁했던 그는 시즌 중반 오승환의 바통을 이어 받아 팀의 뒷문을 책임졌다. 하지만 그런 의미에서 아쉬운 시즌이기도 했다. 오승환과 함께 시즌을 완주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오승환은 6월까지 24세이브를 기록하며 순항했으나, 여름을 기점으로 부진하면서 마무리 보직을 김재윤에게 넘겨줘야 했다. 오승환은 이후 치러진 삼성의 가을야구에서도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며 아쉬운 시즌을 보냈다. 지난 26일 경산 볼파크에서 만난 김재윤은 "지난해 선배님과 시즌을 같이 끝내지 못해 아쉬웠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그는 "최근 오승환 선배님과 투수조 회식을 했다. 선배님도 많이 힘드셨을텐데 힘든 내색 없이 투수들 고생했다고 후배들 다독여 주시더라. 같은 테이블에 앉아 좋은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라며 감사와 존경의 뜻을 전했다. 포지션 경쟁자 이전에 롤모델이자 동료로서, 함께 새 시즌을 다시 잘 만들어가고 싶다고 다짐했다. 올해 김재윤은 마무리 투수로 시즌을 시작한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지난 23일 삼성의 1차 스프링캠프지인 괌으로 떠나기 전, "마무리 투수는 김재윤으로 간다"라고 못을 박았다. 지난해 경쟁 끝에 오승환을 마무리 투수로 낙점했던 삼성은 올해는 별다른 경쟁 없이 김재윤에게 뒷문을 맡기고 시즌을 준비할 예정이다. 김재윤에게 마무리 투수는 익숙한 자리다. 이미 전 소속팀 KT 위즈에서 169세이브를 올린 바 있다. 삼성 이적 첫 해였던 지난해에는 셋업맨으로 시작했다가 시즌 도중 마무리로 보직을 옮겨 11세이브를 추가했다. 김재윤은 후반기 25경기에서 10세이브 6홀드 평균자책점 3.55로 활약하면서 팀의 뒷문을 책임졌다. 포스트시즌에서도 2세이브(4경기)를 올리며 팀의 한국시리즈(KS) 준우승에 힘을 보탰다. 김재윤은 "마무리 투수는 (KT 시절) 해왔던 보직이라 준비했던 대로 하려고 한다"며 "지난해엔 (오)승환 선배님과 (임)창민이 형 같은 대단한 분들 사이에서 경쟁한다는 게 부담 아닌 부담이었는데, 올해는 (보직이 정해져서) 마음이 편하다. 확실한 방향성을 가지고 준비할 수 있을 것 같다. 믿고 맡겨주신 만큼 준비 잘하겠다"고 전했다.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이하 라팍)에서의 1년 경험도 하나의 자양분으로 삼고 있다. 라팍은 KBO리그 대표적인 타자친화형구장으로 홈런을 비롯한 장타가 많이 나와 투수들에게 상당한 부담이 되는 구장이기도 하다. 2023년 KT에서 피홈런 2개, 평균자책점 2.60으로 활약했던 김재윤도 지난해엔 피홈런 13개, 평균자책점 4.09를 기록했다. 김재윤은 "아직도 부담감은 있다. 내가 뜬공 유형이다 보니 더 그렇게 느끼는 것 같다"면서도 "땅볼을 더 많이 유도하려고 볼배합을 다르게 하고 있다. 새 시즌엔 (ABS존 변화로) 스트라이크 존도 낮아지니 확실한 변화구로 스윙을 유도할 수 있도록 대비하겠다. (라팍에서) 1년 경험했으니 올해는 더 좋아지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이를 위한 새 변화구도 연마 중이라고 덧붙였다. 김재윤의 개인 목표는 단 하나다. 블론세이브를 적게 하는 것. 그는 "마무리 투수가 마지막(승리)을 책임져야 하는 위치 아닌가. 블론세이브를 하면 팀 전체적으로 기운이 확 빠지고 믿음이 떨어진다. 최대한 (블론세이브를) 적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현재 김재윤은 1군 스프링캠프가 아닌 2군 스프링캠프지인 경산 볼파크에서 재활조에 속해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김재윤은 "몸을 좀 더 확실하게 만들고 싶어서 한국에 남았다. 확실하게 몸을 잘 만들어서 (오는 2월)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리는 1군 캠프에 합류하겠다"라며 힘줘 말했다. 윤승재 기자 2025.01.30 07:04
프로야구

전역부터 저격수, 개명까지 7개월, 더 굳세고 더 믿음직스러운 투수로 거듭날 파이어볼러 [IS 스타]

굳셀 무(武) 믿을 신(信), 김무신. 삼성 라이온즈 투수 김윤수(26)가 김무신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새 시즌에 나선다. 개명의 이유는 간단하지만, 결연하다. "야구를 잘하고 싶어서"다. 김윤수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뛴 지난 7년 동안, 그는 삼성의 '아픈 손가락'이었다. 2018년 입단 당시 150㎞대의 공을 뿌렸던 그는 파이어볼러라는 수식어와 함께 '제2의 오승환'이 될 재목으로 많은 기대를 받았던 선수다. 하지만 항상 제구가 발목을 잡으면서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김무신은 2024년 반등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전반기 국군체육부대 야구단(상무)에서 선발 투수로 활약하며 안정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퓨처스(2군)리그에서 선발로 변신, 14경기에서 8승 3패 평균자책점(ERA) 2.43을 기록하며 희망을 키웠다. 제대 후 김무신은 삼성에서 불펜 보직을 맡아 부침을 겪다가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극적으로 승선, 5경기(3과 3분의 1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특히 김무신이 플레이오프(PO)에서 올린 세 개의 아웃 카운트는 모두 외국인 강타자 오스틴 딘(LG 트윈스)을 상대로 만들어낸 것이다. 2사 1·2루, 만루 위기 상황에 등판한 그는 시속 155㎞의 빠른 공으로 오스틴을 돌려세우며 '오스틴 저격수'라는 별명도 얻었다. KIA 타이거즈와의 한국시리즈(KS)에서 원 포인트 릴리프를 맡았지만, 2차전에선 1과 3분의 1이닝 무실점으로 활약하며 멀티 이닝 능력도 뽐냈다.PS 호투는 김무신에게 자신감을 심어줬다. "(직구를 던지면 타자들이) 삼진 되는 걸 보고 '내 공이 진짜 좋구나'라는 걸 느꼈다"는 그는 "이렇게 하면 앞으로도 좋은 공을 던질 수 있겠다라고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전역 후 돌아온 팀에서 부진했던 것도 값진 자양분으로 삼았다. 김무신은 "전역 후에도 제구가 문제였다. (빠른 구속에 비해) 직구 제구가 안 돼서 후반기에 (2군에서) 연습을 많이 했다. (9월에) 1군으로 올라오고 나서부터 직구에 자신감이 붙었다. (PS 준비 기간) 연습경기를 마친 뒤엔 더 자신감을 찾았다"라고 설명했다. 김무신은 이제 '개명 효과'까지 노리며 새 시즌을 준비한다. 그는 자신의 소셜 미디어(SNS)를 통해 "(작명소에서) 원래 이름의 (한자) 뜻이 좋지 않다고 해서 좋은 기운이 있는 이름으로 바꿨다"고 개명 배경을 전했다. 한자를 직역하자면 '굳세고 믿음직스럽다'는 뜻이다. 투수에게 필요한 덕목이 모두 들어간 이름이다. "세 보여서 (새 이름이) 마음에 든다"고 말한 김무신은 새 시즌 이름처럼 굳세고 믿음직스러운 투수가 되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윤승재 기자 2025.01.21 07:04
프로야구

김헌곤·류지혁·오승환 잔류, '젊은 삼성' 이끌 정신적 지주들 모두 잡았다

삼성 라이온즈가 팀 내 '정신적 지주'들을 모두 지켰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나온 '집토끼' 김헌곤(36)과 류지혁(30)을 모두 잡은 동시에, 구단 프랜차이즈 스타 오승환(42)을 이례적인 '보호선수 예고'까지 하며 지켜냈다. 내부 FA 2명은 실력과 공헌도를 고려했을 때 반드시 잡아야 하는 자원들이었다. 노력과 헌신의 아이콘으로 잘 알려진 김헌곤은 베테랑으로서 후배 선수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으며 팀에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일으킨 바 있다. 올 시즌 데뷔 첫 20홈런을 넘긴(22개) 이성규를 비롯해 여러 선수가 김헌곤의 심리적 조언이 도움이 됐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류지혁은 올 시즌 '내야 사령관'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주전 유격수 이재현(21)이 자리를 잡은 가운데, 김영웅(21)이 주전 3루수로 도약하고 새 외국인 선수가 1루수를 맡는 '격변의 내야진'을 류지혁이 잘 이끌었다. 가을야구에선 주장 구자욱이 불의의 부상으로 빠지자, 어수선한 분위기를 수습하고 선수들을 한데 모은 것도 류지혁이었다. 삼성 구단도 이러한 두 선수의 '리더십'을 높게 평가했다. 구단은 김헌곤과 2년 최대 6억원에 FA 재계약을 맺은 데 이어, 류지혁과 4년 최대 26억원에 FA 도장을 찍으며 두 선수를 모두 잔류시켰다. 특히 구단은 류지혁과 재계약한 이유를 설명하면서 "팀 내 중간 연령대로서 어린 선수들을 이끌어갈 리더십을 보여줬다"라고 말한 바 있다. 숫자만으로 드러나지 않은 이들의 리더십에 높은 평가를 내린 것이다. 최원태를 FA 영입(4년 최대 70억원)하면서 보상선수를 내줘야 하는 상황에서도 구단은 베테랑 정신적 지주들을 잘 지켜냈다. 특히 오승환이 '20인 보호명단'에 들어갈지가 초미의 관심사였는데, 구단은 이례적으로 "오승환은 묶는다"라고 예고까지 하면서 섣부른 추측을 일축했다. "오승환 같은 상징성 있는 선수를 보호선수에서 제외할 수 없다"며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오승환은 한국을 대표하는 마무리 투수이자, 2005년부터 14시즌(해외리그 활약 기간 2014~2019년 제외)을 삼성에서만 뛴 프랜차이즈 스타다. 이만수(22번) 양준혁(10번) 이승엽(36번)에 이어 삼성의 4번째 영구결번 최유력 후보이기도 하다. 더 나아가 오승환은 주장 구자욱을 비롯해 영건 황동재, 보상선수로 팀을 떠나게 된 최채흥 등 젊은 선수들을 알뜰살뜰 챙기며 팀의 정신적 지주 역할까지 톡톡히 해낸 베테랑 선수이기도 하다. 삼성은 올 시즌 '젊은 피'로 한국시리즈(KS) 준우승이라는 값진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젊은 선수들을 한 데 묶은 베테랑 정신적 지주들의 역할도 상당히 컸다. 삼성은 김헌곤부터 류지혁, 오승환까지 팀 내 리더들을 잘 지켜내면서 내년 시즌 재도약에 힘찬 시동을 걸었다. 윤승재 기자 2024.12.19 09:38
프로야구

"내 의견보다 이병규 감독 의견 존중" 최원태 보상선수 결정 앞둔 염경엽의 믿음

염경엽(56) LG 트윈스 감독이 최원태의 보상선수 지명 과정에서 이병규(50) 퓨처스(2군) 감독의 의견을 적극 청취했다. 염경엽 감독은 지난 11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보상선수에 관한 질문에 "이병규 감독이 삼성 선수단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FA(자유계약선수) 최원태는 지난 6일 삼성과 4년 최대 70억원(인센티브 12억원 포함)에 계약하며 이적을 선택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8일 이를 공시했고, 삼성은 마감일보다 하루 앞선 지난 10일 LG에 보호선수(20명) 명단을 전달했다. 삼성은 "마무리 투수 오승환을 보호선수 명단에 넣었다"고 한다. 최원태가 'FA A등급'이어서 베테랑과 유망주를 모두 묶을 순 없다. 삼성은 최원태의 올 시즌 연봉(4억원)의 200%와 보호선수 20인 외 보상선수 1명 또는 연봉의 300%를 보상해야 한다. LG는 최근 유강남(롯데 자이언츠)의 보상선수로 왼손 투수 김유영, 채은성(한화 이글스)의 보상선수로는 오른손 투수 윤호솔을 뽑았다. 이번에 LG는 이병규 감독의 '선택'에 기대를 걸고 있다. 삼성이 경계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의 이병규 감독은 지도자 생활도 LG에서 시작했다. 그러나 2023~24년 삼성에서 1군 수석 코치와 2군 감독으로 몸담았다. 기량이나 성장 가능성, 훈련 태도까지 두루 파악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보상선수 지명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병규 감독은 시즌 종료 후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았고, LG가 손을 다시 내밀었다. 이 감독은 "LG에 돌아오니 집에 온 것 같은 기분이다. 2군 선수들의 가치를 높여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염경엽 감독은 "내가 (삼성의) 2군 선수까지 제대로 파악하고 있진 않다"라며 "이병규 감독이 2년 동안 삼성에 있었다. 이병규 감독과 전력분석팀의 의견을 가장 존중해 최종 결정을 내릴 계획"이라고 했다. 이병규 감독은 지난 11일 회의에 참석한 것으로 전해진다. LG는 13일 최원태의 보상선수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형석 기자 2024.12.12 20:02
프로야구

"나도 3~4년 더···나이로 야구하는 시대 끝나" 최근 3년 리그 등판 1위 베테랑의 외침

"나이로 야구하는 시대는 끝났다."LG 트윈스 베테랑 투수 김진성(39)의 외침이다. 다가오는 2025시즌 마흔 살이 되는 그의 간절한 마음이다. 불펜 투수는 야구계 '3D 업종'으로 꼽힌다. 하루에도 몇 번씩 등판을 준비하며 몸을 풀다가 다시 점퍼를 입고 대기하기를 반복한다. 그런데도 다른 보직의 선수들에 비해 홀대를 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 올 시즌 기준으로 미국 메이저리그(MLB)와 일본 프로야구(NPB) 최고령 투수는 1980년생 리치 힐과 이시카와 마사노리(야쿠르트 스왈로스)다. KBO리그에도 경쟁력을 갖춘 40대 베테랑 투수가 늘어나고 있다. 2024년 역대 최고령 홀드왕(38개)에 오른 노경은(40)은 최근 SSG 랜더스와 2+1년 최대 25억원(인센티브 9억원)에 자유계약선수(FA) 계약에 성공했다. 노경은은 2021시즌 종료 후 롯데 자이언츠에서 방출된 뒤 입단 테스트를 거쳐 SSG 유니폼을 입었다. 그의 나이 서른여덟이었다. 노경은은 2022~24년 3시즌 연속 75이닝 이상을 던질 만큼 고군분투했다. 이 기간 194경기 29승 15패, 75홀드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했다.김진성은 노경은의 길을 걷고 싶어 한다. 오른손 불펜 투수인 그는 노경은의 성남중-성남고 1년 후배다. 노경은과 마찬가지로 김진성도 2021시즌 종료 후 NC 다이노스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고 무적(無籍) 신분이 됐다. 김진성은 간절했다. 두 아들을 둔 가장은 자존심을 내려놓고 NC를 제외한 9개 구단 단장과 운영팀장의 연락처를 구했다. 그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입단 테스트라도 볼 수 있게 해달라"고 간청했다.마침 LG가 손을 내밀었다. 김진성은 2022~2024년 리그에서 가장 많은 218경기(2위 롯데 자이언츠 구승민 206경기)에 등판, 14승 7패 60홀드 5세이브 평균자책점 3.08을 올렸다. 올 시즌엔 3승 3패 27홀드 평균자책점 3.97을 기록했다. 팀 내 등판 1위(71경기)였다. 마무리 투수 유영찬(26세이브)과 함께 맹활약했다. 그러나 김진성은 2024시즌을 돌아보며 "정신적, 육체적으로 가장 힘든 한해였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는데 시즌 중 불미스러운 논란을 낳았다. 팀에 더 도움이 될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라고 돌아봤다. 김진성은 "(노)경은이 형이 마흔세 살까지 뛰게 됐다. 몸 관리만 잘하면 충분히 롱런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라며 "나도 앞으로 3~4년 더 던질 수 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이어 "오승환(42·삼성 라이온즈) 우규민(40·KT 위즈) 선배도 있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오승환은 내년까지 삼성과 계약돼 있고, 우규민은 올겨울 FA 1호 계약(2년 최대 7억원) 선수다. 김진성은 "나이로 야구하는 시대는 끝났다. 베테랑 투수도 노력하기에 따라 젊은 선수와의 경쟁에서 충분히 이길 수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진성은 한겨울에도 매일 아침 잠실야구장에 나와 하루 평균 3~4시간씩 개인 훈련을 한다. 베테랑 선수가 이른 아침부터 장시간 훈련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그는 "야구를 오래 하려면 더 운동해야 한다"고 했다.그의 일상에는 한때 직장(소속팀)을 잃고 힘든 시기를 보낸 간절함이 녹아 있다. 얼마 전까지 노장(老將)으로 불렸던 이들이 젊은 후배들과 같은 출발선에서 경쟁하면서 많은 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주고 있다. 이형석 기자 2024.12.12 14:11
프로야구

"오승환 묶었다" 삼성은 왜 LG에 하루 일찍 보호선수 명단 넘겼을까 [IS 포커스]

FA(자유계약선수) 투수 최원태(27)를 영입한 삼성 라이온즈가 원소속구단 LG 트윈스에 보호선수 명단을 하루 일찍 넘겼다.삼성은 10일 LG에 보호선수 명단(20명)을 보냈다. 삼성 구단 관계자는 "오늘 오전 LG에 보호선수 명단을 전달했다"라고 확인했다.삼성은 지난 6일 최원태와 4년 최대 70억원(계약금 24억원, 총 연봉 34억원, 인센티브 12억원)의 계약을 발표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최원태 FA 계약 공시는 8일 이뤄졌다. 보호선수 명단 제출 마감일은 그로부터 사흘 뒤인 11일까지다. 그런데 삼성은 10일 보호선수 명단을 LG에 전달했다. 삼성은 'FA A등급' 최원태의 원소속구단 LG에 올 시즌 연봉(4억원)의 200%와 보호선수 20인 외 보상선수 1명 또는 연봉의 300%를 보상해야 한다. LG는 당연히 보상선수 한 명과 연봉 200%를 계획하고 있다. 삼성은 최근 젊은 유망주가 많다. 또한 오승환과 박병호, 백정현 등 즉시전력감 베테랑 선수도 많다. 최근에는 오승환의 보호선수 명단 포함 여부를 놓고 시끌벅적했다. 이례적으로 삼성 구단은 "오승환을 보호선수 명단에 넣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최근 논란을 의식해 보호선수 명단을 일찍 넘긴 것 아니냐'는 말에 삼성 구단 관계자는 "전혀 그렇지 않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승환은 묶었다"라고 인정했다.이 관계자는 "최원태와 FA 협상을 오랫동안 진행했다"라면서 "실제 계약 발표 전까지 보호선수 명단 시뮬레이션을 수십번 넘게 돌렸다"라고 말했다. 이종렬 삼성 단장은 윈터미팅 참석 차 미국에 머무르고 있다. 보호선수 명단은 전략적 판단이 중요하다. 마지막까지 1~2명의 선수를 놓고 고민한다. 또한 상대팀의 전력과 전략까지 고려해아 한다. 구단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충분히 의견을 주고받으면서 '더 이상 수정할 게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LG 구단에 보호선수 명단을 빨리 보냈다"라고 귀띔했다. LG는 13일까지 보상선수를 지목하면 된다.이형석 기자 2024.12.10 18:22
프로야구

'오승환은 묶었는데' 삼성의 고민은 계속, 겨우 모은 불펜·유망주들 어쩌나

"오승환은 묶을 것 같습니다."삼성 라이온즈는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한 최원태의 보호선수 20인 명단에 구단 프랜차이즈 스타 오승환(42)을 묶겠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아직 19명이 남았다. 삼성의 고민은 끝나지 않았다. 삼성은 지난 6일 최원태와 4년 최대 70억원(계약금 24억원, 연봉 합계 34억원, 인센티브 합계 12억원)에 FA 계약을 맺었다. 최원태의 FA 등급은 'A등급'으로, A등급 선수를 영입한 팀은 해당 선수의 원소속팀에 보호선수 20인 이외의 보상선수 1명과 전년도 연봉 200% 혹은 전년도 연봉 300%를 보상해야 한다. A등급 최원태를 영입한 삼성의 보상선수 유출은 불가피하다. 최근 부진한 오승환이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될 거라는 예측도 있었으나, 구단이 일찌감치 선을 그었다. 삼성의 고위 관계자는 "오승환 같은 상징적인 선수를 보호선수에서 제외하는 일은 없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삼성 구단의 말대로 보호선수 명단이 꾸려진다면 오승환은 20인 안에 포함된다. 그러나 19명이 남았다. 결코 많지 않은 숫자다. 삼성이 지난 한국시리즈(KS) 엔트리에 포함한 국내 선수는 총 28명이다. 여기에 FA(김헌곤, 류지혁)나 군보류(김현준) 선수를 제외한다고 해도 최소 5명의 선수가 보호선수에서 제외된다. KS 엔트리에 들지 못한 베테랑, 유망주들도 고려해야 한다.현재로선 LG 트윈스가 보상 선수로 불펜 투수를 보강할 거란 시선이 우세하다. LG는 이번 FA 시장에서 장현식을 품었지만, 마무리 유영찬이 수술로 이탈하면서 전력 누수가 생겼다. 좌완 함덕주도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FA 시장에서 다시 불펜 자원을 물색하고 있다는 소식도 알려지고 있다. 이번 최원태의 보상선수로 불펜 투수를 지명할 가능성도 높다. 삼성은 지난해 불펜 영입에 열을 올렸다. FA 시장에서 김재윤과 임창민을, 2차 드래프트에서 최성훈과 양현을 영입했다. 베테랑 송은범도 5000만원을 투자하면서까지 시즌 도중 영입해 불펜진을 강화했다. 우완 이승현, 최지광, 김윤수 등 필승조와 아직 성장 중인 1차 지명 육선엽, 이호성, 황동재 등 올해 가능성을 본 선수들도 많다. 하지만 이들을 모두 묶기는 어렵다.현재 이종열 삼성 단장은 보호선수 명단의 가이드라인을 짜놓고 윈터미팅 참가를 위해 미국으로 떠난 상황이다. 보호선수 20인 명단도 조만간 LG에 전달될 예정. 출혈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삼성의 고민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진다.윤승재 기자 2024.12.09 06:04
프로야구

새드 엔딩? 해피 엔딩? 보상 선수에 달린 LG와 최원태의 이별

LG 트윈스가 삼성 라이온즈로 떠난 최원태(27)와 '해피 엔딩'을 꿈꾼다. 최원태의 FA(자유계약선수) 보상선수를 잘 뽑는 게 중요해졌다. 삼성은 지난 6일 최원태와 4년 최대 70억원의 계약을 발표했다. 이로써 2023년 7월 키움 히어로즈로부터 트레이드된 최원태는 1년 5개월 만에 LG를 떠난다. LG와 최원태의 작별은 이미 예견됐다. FA 시장 개장 후 양측은 한 달 동안 딱 한 차례 만났을 뿐이다. LG는 FA 장현식 영입 후 샐러리캡(경쟁 균형세) 부담 등의 이유로 최원태와의 협상에 미온적이었다. 차명석 LG 단장은 최원태의 삼성행 이후 본지와의 통화에서 "그 금액(70억원)에 잡을 순 없었다. 샐러리캡 문제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LG는 최원태를 데려오면서 키움에 이주형(외야수)과 김동규(투수) 그리고 2024 신인 지명권(1라운드)을 내줬다. 그러나 영입 효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최원태는 LG에서 한 시즌 반 동안 정규시즌 12승 10패 평균자책점 4.89에 그쳤다. 특히 포스트시즌(PS)에선 평균자책점이 15.43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KT 위즈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는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는 동안 4실점 했다. 올해 PS에서도 현장의 신뢰를 크게 잃었다. LG는 최원태가 이적하더라도 좋은 보상선수를 데려올 수 있다는 기대가 컸다. 최원태는 FA A등급이어서, LG는 삼성의 보호선수 20명 외 1명과 올해 연봉의 200%(8억원)를 받을 수 있다.올해 준우승팀 삼성에는 유망주가 많다. 이에 오승환과 박병호 등 베테랑이 보호선수 명단에 포함될지가 관심을 끈다. 삼성으로부터 데려온 보상선수가 LG 전력에 큰 보탬이 된다면 최원태와 작별은 '해피 엔딩'이 된다. LG는 "포지션과 관계없이 가장 좋은 선수를 뽑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형석 기자 2024.12.09 05:11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