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멋스토리] 실용성만? 품질, 디자인, 멋…다른 플리스 시대가 열렸다
'가성비(가격대비 성능)'와 실용성의 대명사였던 플리스(양털과 같은 부드러운 직물로 만든 옷)가 변화하고 있다. 두어 시즌 입고 버리는 '패스트 패션(Fast fashion)'이 아닌, 오랜 시간 곁에 두고 입을 수 있는 의류로 소비자의 인식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의류 업체들이 10년 이상을 내다볼 수 있는 좋은 소재와 디자인, 기능으로 무장한 제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한 차원 높은 플리스의 시작…블랙야크 '야크시리즈' 아웃도어 업체 블랙야크는 최근 사뭇 특별한 캠페인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리브 디퍼런트(Live Different)'라고 하는 다르게 살아보기 캠페인이다.캠페인에는 평범하지만 그래서 특별한 다양한 세대들의 삶이 담백하게 담겼다. 아웃도어 업체들이 선호하는 슈퍼스타는 등장하지 않는다. 화려했던 모델 생활을 뒤로하고 제주도에서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50대 부부, 홀로 아들을 키우는 '워킹맘', 나만의 색깔로 노래하는 20대 인디 뮤지션이 주인공이다. 남들과 조금 다른 선택을 한 이들은 지금의 삶을 온전히 살아낸다. 그리고 담담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더하지도 빼지도 않은 리브 디퍼런트 캠페인은 공개 일주일 여 만에 대중의 관심을 받고 있다. 시간을 쪼개가며 숨가쁘게 살지 않아도 우리 삶은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서다.블랙야크는 올 가을 '야크 시리즈'를 출시에 맞춰 다르게 살아보기 캠페인을 시작했다. 보통의 광고와 달리 제품을 전면에 내세우고 싶은 욕심을 과감히 뺐다. 대신 브랜드가 추구하고 있는 플리스의 역할이 캠페인의 궤와 같이 한다는 것만 전달한다. 업계는 이번 캠페인이 블랙야크 야크 시리즈 만의 프리미업급 플리스 홍보 효과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보고 있다.캠페인 못지 않게 제품 수준이 높다. 야크 시리즈에는 아웃도어의 DNA가 녹아 있다. 블랙야크는 그만큼 우수한 기능, 소재, 디자인을 자신했다. 이번에 출시된 'B엘리먼트자켓'은 보온성과 방풍성이 뛰어난 하이 로프트 소재를 이용했다.또 3레이어 구조의 멤브레인 필름을 삽입해 투습과 방풍 기능도 갖췄다. 디자인도 멋드러진다. 남성용 어깨 부위에 우븐 소재, 여성용 허리 부분 마이크로 플리스 소재로 배색 포인트를 줬다.'M마테호른자켓'은 보온성과 신축성이 좋은 폴라텍사의 써멀 프로를 사용했다. 어깨와 등판 부분에는 배색 하이 로프트 소재로 디자인에 힘을 줬다.'B옵티멀플리스자켓'은 셰르파 소재를 적용한 기본형 디자인의 제품이다. 소재 특성상 구김이 생기지 않아 간편하고 편안하게 입을 수 있다. 높은 보온성에 소프트 터치 가공을 거쳐 부드러운 촉감을 제공한다. 또 신축성이 뛰어난 에어메쉬 소재로 내부 습기를 빠르게 배출해 줘 쾌적함을 유지해준다.다양성도 챙겼다. 카라와 소매 등 마찰이 높은 부위에 내구성을 높인 'B옵티멀플리스롱자켓'은 길이가 무릎까지 내려오는 제품도 함께 나왔다. 롱자켓처럼 멋과 실용성을 갖췄다는 평가다. 블랙야크 관계자는 "디자인과 기능성을 동시에 갖춘 프리미엄 플리스 제품에 힘이 실리고 있다"며 "아웃도어 오리지널리티에 소재와 디자인으로 포인트를 준 '야크 플리스' 시리즈는 개성있는 스타일은 물론 격이 다른 가벼움과 따뜻함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털 느낌 원단…장점만 '쏙' 판매량은 '쑥' 플리스는 지난해부터 간절기용 아우터로 큰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겉면이 양털같이 복슬복슬한 플리스는 '뽀글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뽀글한 느낌을 주기 위해 폴리에스테르 표면에 양털과 같은 느낌으로 가공한 원단을 사용한다. 가볍고 부드러운 감촉에 보온성까지 갖춰 인기가 많다. 또 보온성은 높지만 관리가 어려운 양모의 단점을 보완해 다양한 상황과 스타일링에 활용할 수 있어서 일석이조다.올해는 무릎까지 내려오는 긴기장이나 오버핏, 가죽이나 스웨이드 등 단조로운 외관을 탈피한 차별화된 스타일과 다양한 기능성이 추가된 프리미엄 제품들이 플리스의 인기를 주도하고 있다. 뉴트로 디자인 제품도 출시되면서 가을에는 아우터, 겨울에는 코트나 패딩 안에 이너로 활용이 가능하다. 스타일을 중요하게 여기는 젊은 층은 물론 기능성과 실용성을 중요시 생각하는 기성세대에게도 인기있는 이유다.실제로 온라인 쇼핑몰 G마켓에 따르면 지난 8월 16일부터 9월 15일까지 한 달간 남성 플리스 판매량은 2017년 대비 945% 높아졌고, 여성 제품은 69% 증가했다. 특히, 40대 남성 플리스 매출 신장률이 전년 대비 343%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플리스가 날개 돋힌 듯 팔리자 아웃도어 업계를 비롯한 패션업계는 다양한 플리스를 선보이고 있다.동진레저의 아웃도어 브랜드 마운티아는 뉴트로 바람과 함께 스테디셀러 아이템으로 등극한 아노락 디자인의 후드 일체형 플리스 티셔츠를 선보였다. '아노락티셔츠'는 플리스 소재를 적용해 보온성과 함께 포근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것이 특징이다.라이프웨어 브랜드 '나우'는 재킷 한 벌당 83개의 폐기된 PET병을 재활용해 제작한 친환경 리사이클 폴리 제품 '유 파일 자켓'을 출시했다.이밖에 뉴발란스·빈폴스포츠 등 스포츠 브랜드도 플리스 출시 대열에 합류했다.업계 관계자는 "플리스는 활용도가 높아 올 가을 최근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효자 상품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19.09.30 0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