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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존 조정·피치클락 적용…KBO, 2025시즌 규칙 변경 자료 10개 구단에 배표

KBO는 2025시즌 주요 규정, 규칙 변경 사항을 담은 안내자료를 10개 구단 선수단에 배포했다고 지난 24일 전했다.자료에는 KBO가 앞서 발표한 ABS 스트라이크존 조정, 피치클락 정식 시행에 따른 규정, 1루 3피트 라인 규칙 변경 등의 주요 사항이 포함됐다. 또한 퓨처스리그에서 시범 운영하는 체크 스윙 비디오판독 시행에 대해서도 안내했다.ABS 존 조정과 관련해, 스트라이크 존이 하향 조정된 부분을 설명했으며, 시각적 이해를 돕기 위해 그래픽 자료를 함께 첨부했다.피치클락은 주자 유무, 투수 교체, 타자의 타임 요청 등 항목별 적용 시간에 대해 자세히 기술했으며, 피치클락 운영에 관한 심판의 권한, 규정 회피 시도, 장비 고장 등에 관한 내용도 포함해 다양한 상황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데 초점을 뒀다. 또한 국제대회 피치클락 규정과 MLB, CPBL과 같이 피치클락을 운영하는 타 해외리그의 규정도 참고할 수 있도록 공유했다.1루 3피트 규칙과 관련해, 주자의 주로 범위 확대 기준을 예시 이미지를 활용해 설명, 선수들의 이해를 도울 수 있도록 구성했다. 체크스윙 비디오 판독 판정 또한 시각적인 자료를 활용해 기준에 대해 설명했으며, MLB 애리조나 가을리그에서 체크스윙 비디오판독 시범 운영이 실행되는 사례를 참고 사항으로 포함했다.KBO는 현장에 있는 선수단과 리그 및 구단 관계자들이 올해부터 변경되는 사항을 사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준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스프링캠프 시작 전에 본 자료를 배포했다.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인포그래픽을 적극 활용했으며, 별도의 영상 자료도 제공한다. 또한, 스프링캠프 기간 중, KBO 리그 심판이 각 구단을 캠프지를 방문해 선수단과 직접 소통하며 제도의 원활한 정착을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김희웅 기자 2025.01.25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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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발표] 2026 아시아쿼터 시행, 연장전 이닝 축소, PS 제도 변경•KBO리그 주요 규약·규정 개정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1일 진행된 2025년 제1차 이사회에서 논의돼 확정된 주요 규약 및 리그 규정 개정안을 22일 공개했다.조기 시행 여부를 두고 뜨거운 감자가 됐던 아시아쿼터 제도는 2026시즌 전격 도입된다. KBO는 "리그 경쟁력 강화와 원활한 외국인 선수 수급을 위해 지속적으로 필요성이 논의되어 왔다"며 "아시아 국적 전체(아시아야구연맹 BFA 소속 국가 기준) 및 호주 국적 선수가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비아시아 국가의 국적을 가진 이중국적 선수 영입은 불가능하고 직전 또는 해당 연도 아시아 리그 소속이었던 선수 1명으로 제한된다. 포지션은 무관하게 영입 가능하다. 또한, 신규 영입 시 지출할 수 있는 최대 비용은 연봉, 계약금, 특약(옵션 실지급액 기준)및 원 소속구단에 지불하는 이적료(세금 제외)를 합쳐 최대 20만달러(월 최대 2만 달러)로 제한된다. 재계약 시 해당 선수의 연봉은 매년 10만 달러씩 상향 가능하다. 구단은 기존 외국인선수 3명을 포함해 아시아쿼터 제도 선수까지 총 4명을 보유할 수 있으며, 이 선수들은 모두 한 경기에 출장 가능하다. 선수 교체는 연 1회에 한해 가능하며, 본 제도 도입에 따라 KBO 리그 엔트리도 현행 28명 등록 / 26명 출장에서 29명 등록 / 27명 출장으로 증원된다. 단, 본 제도는 시행 준비의 시간을 갖고 2026년부터 시행하기로 했다.한편 비자유계약선수(FA) 다년 계약에 따른 FA 등급 산정 방식이 바뀌었다. KBO는 "계약기간 중 FA 계약을 체결할 수 없는 비 FA 다년계약 선수가 FA 등급제 산출 계산에 포함되면서 신규 FA 선수들의 등급 산정에 영향을 끼쳤다"며 "이를 반영해 비 FA 다년 계약 선수를 등급 산출 시 제외하기로 했다. 단, 계약 마지막 해는 계약기간 중의 평균 연봉을 적용해 등급 계산에 포함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단기 대체 외국인 선수의 계약이 끝날 때 구조도 바뀐다. KBO는 "단기 대체 외국인 선수와의 소속 구단의 계약 연장이 없을 시, 계약 종료를 웨이버 자유계약이 아닌 계약 종료 또는 해지에 따른 자유계약선수로 공시의 형태를 취하게 해 절차상 문제를 개선했다"고 소개했다. 또한 구단이 선수에 재계약을 제의할 경우 선수에 대한 구단의 당해 연도 보류권도 인정했다. 선수에 대한 원소속구단의 협상 우선권을 강화했다. 12회까지 이어지던 연장전 길이는 짧아진다. KBO는 2025시즌부터 연장전을 12회가 아닌 11회까지 축소해 운영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KBO는 "2025 시즌부터 정식으로 피치클락이 시행되면서, 특히 투수들의 체력 소모가 가중될 수 있음을 고려했다"며 "2024 KBO리그에서 있었던 59경기의 연장전 경기 중, 11회까지 종료된 경기는 46경기로 총 연장전 경기의 약 78%에 이른다. 연장전 이닝 축소는 선수단 체력 부담을 완화하고 경기 시간을 단축 시키는 효과를 가져 올 수 있을 전망"이라고 주장했다.포스트시즌의 경우 노게임, 강우콜드를 적용하지 않고 서스펜디드 규정만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단, 서스펜디드 경기 발생 시에는 기편성 경기에 앞서 진행하지 않고 일시 정지 이닝에 관계없이 하루에 한 경기만 치를 수 있도록 변경했다. 기존에 편성된 경기는 다음 날로 순연된다.시리즈 순서도 바뀐다. KBO는 한국시리즈 진출 팀간 공정한 경쟁 기회 제공을 위해 기존 2-2-3 (정규시즌 우승구단 홈구장 - 플레이오프 승리구단 홈구장 - 정규시즌 우승구단 홈구장) 홈 경기 편성으로 열리던 한국시리즈를 2-3-2 방식으로 변경하기로 했다.더그아웃 출입인원 추가 현장의 의견을 반영해 덕아웃 출입 가능한 코치 엔트리는 기존 9명에서 10명으로 증원된다. 단, 추가 인원은 QC 코치 또는 전력분석 코치로 한정한다. 팬들의 관심을 모으기 퓨처스리그 챔피언결정전 제도를 신설하기로 했다. 남부리그 1위 구단과 북부리그 1위 구단이 단판 승부로 최종 우승팀을 가리게 되는 형태다.감독상도 신설한다. 정규시즌 기준 500승 및 100을 증가하는 승수 단위를 기록한 감독에게 KBO 기념상을 수여하는 형태다. 또한 한국야구기자회 소속 기자단 투표를 통해 선정하는 ‘올해의 감독상’이 신설된다.한편, 2025년 KBO 예산은 276억원으로 확정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1.22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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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KB, 우리은행 꺾고 퓨처스리그 통산 6번째 우승

여자농구 청주 KB가 퓨처스리그 2연패를 기록했다. KB는 20일 부천체육관에서 열린 2024~25 여자프로농구 퓨처스리그 아산 우리은행과의 결승전에서 58-50으로 승리, 지난 시즌에 이어 퓨처스리그 2연패 및 통산 6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대회 최우수선수(MVP)는 송윤하가 차지했다. 송윤하는 대회 3경기 평균 9.0득점, 6.3리바운드, 2.7어시스트를 기록, WKBL 심판부, 경기부 ,현장 취재기자단 투표 총 39표 중 21표를 얻어 같은 팀 이혜주(6표)를 제치고 데뷔 시즌에 첫 퓨처스리그 MVP의 영광을 얻었다. 송윤하에게는 50만 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한편, 퓨처스리그 일정을 마무리한 WKBL은 21일과 22일 양일간 같은 장소인 부천체육관에서 올스타 페스티벌 일정을 앞두고 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12.20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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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ABS 존 상·하단 0.6% 포인트 하향 조정, 피치클록 2025 도입 확정...체크 스윙 판독도 시범 도입

2024년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을 성공적으로 도입했던 한국야구위원회(KBO)가 2025년에도 제도 보완 및 신규 도입에 적극 나선다. ABS존을 조정하고, 도입을 예고했던 피치클록 세부 규정을 확정했다. 체크스윙 비디오 판독도 퓨처스(2군)리그부터 시범 도입한다.▲ABS 스트라이크존 하향 조정KBO는 올시즌 세계 최초로 ABS를 도입하면서 스트라이크존을 타자 신장에 비례해 상단 56.35%, 하단 27.64%로 적용했다. 다만 신속하게 도입하는 과정에서 현장에서 불만 섞인 반응도 나왔다. KBO는 보완을 위해 선수단 설문조사 등을 통해 의견을 청취했고, 상단 스트라이크존 조정이 필요하다는 다수의 의견에 대해 검토를 진행했다. 올 시즌 경기지표, ABS 판정 존 비교 분석, 스트라이크 존 조정에 따른 예상 변화 등을 토대로 실행위원회는 2025 시즌부터 적용할 존 설정에 대해 논의했다.KBO는 그 결과 상단, 하단 모두 0.6% 포인트(신장 180cm의 선수의 경우 약 1cm) 하향 조정해 상단 55.75%, 하단 27.04%를 적용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존의 크기는 변화없이 전체가 아래로 이동하는 형태가 된다. 존의 상단, 하단 외에 스트라이크 존의 중간면 및 끝면, 좌우 폭 등은 현행 유지된다.KBO는 기존 존보다 높게 형성됐던 부분을 손봤다. 지속적으로 시즌 중 진행한 전문가 TF 회의, 선수, 감독, 현장 관계자 의견 수렴 과정을 통해 기존의 스트라이크존 보다 ABS 존이 높게 형성되는 부분을 조정 반영했다. 동시에 동시에 현재 리그의 타고투저 성향과 급격한 조정으로 추가 혼란을 초래할 수 있음을 고려해 결정했다.상단과 하단의 판정 변화는 올시즌 전체 투구 판정 중 약 1.2% 비율이다. 또한 내년 시즌 적용되는 하단 27.04% 비율은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시범 운영 중인 ABS 존 하단 비율과 동일하다.▲2025 KBO 리그 피치클록 정식 도입 세부 규정KBO는 2025 시즌 KBO리그에서 정식 도입되는 피치클록의 세부 규정도 확정했다.KBO는 세부 규정은 제재의 목적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대신 팬들에게 더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선보이기 위한 불필요한 경기 시간을 단축하는 걸 목표로 삼았다. 또 국제대회에서 피치클록 확대 적용이 예상되고 있는 만큼 적응이 필요하다고 봤다. KBO는 급격한 변화에 따른 혼란 및 경기력에 미치는 영향을 최대한 줄이는 범위 내로 조정했다고 설명했다.특히 이를 위해 투수판 이탈 제한을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 KBO는 투수판 이탈을 제한하지 않는 게 경기 중 다양한 전략 활용을 유도하고, 자연스러운 경기 흐름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메이저리그(2회), CPBL(3회)과 달리 제한을 두지 않기로 했다.타석 간 간격은 33초, 투수의 투구 간격은 주자 없을 시 20초, 주자 있을 시에는 25초로 확정했다. 타석당 타자의 타임 아웃 횟수는 2회까지 허용하기로 했다.이 외에도 ‘투구 간격-주자 있을 시’ 항목도 메이저리그(18초), CPBL(25초), 2024 KBO 리그 시범운영(23초)과 비교해 완화된 25초로 설정했다.이닝 교대 시간과 투수 교체 시간도 현장의 의견을 반영해 일부 조정했다. 이닝 교대 시간은 현행 2분에서 2분 10초로 늘고, 이닝 중 투수 교체 시간은 2분 20초에서 2분 10초로 10초 당겨졌다.KBO는 이 밖의 항목도 MLB, CPBL 등 해외 리그 사례를 참고했다. 이후 TF 회의를 거쳐 취합된 현장 및 전문가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KBO리그에서의 가장 적합한 적용 시간을 설정했다고 설명했다.▲체크 스윙 비디오판독 퓨처스리그 시범 도입KBO는 현장에서 도입 의견이 제기된 체크 스윙의 비디오판독 대상 플레이도 추가한다. 2025 시즌 KBO 퓨처스리그 일부 구장에서 시범 도입하기로 확정했다. 체크 스윙 판정 기준은 다음과 같다.타자가 투수의 투구한 공을 타격하려는 의도로 배트를 휘두르는 동작을 할 때, 그 여세로 인해 배트의 각도가 홈플레이트 앞면과 평행을 이루는 지점 보다 투수 방향으로 넘어갔을 때 심판은 스윙 스트라이크로 판정한다.(타자석 옆면 기준으로 KBO 90도, 애리조나 교육리그 135도)KBO는 관련 규정 마련을 위해 현장 의견 수렴 및 현장 테스트를 진행해왔다. 8월부터 일부 구장에서 체크 스윙 판독 카메라를 설치 시범 운영했고 확보한 영상으로 활용 적절성을 검토해왔다. 또한, 시즌 중 미국, 일본 등 해외 리그 사례를 면밀히 검토해, 11월에는 미국 애리조나 교육리그에서 시범 운영중인 ‘체크스윙 챌린지’의 조사를 위해 심판위원과 담당 직원이 현지에 파견돼 조사 및 분석에 임했다.조사 결과 미국에서도 판정의 정확도 및 완성도 측면에서 시간을 두고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도입에 매우 신중한 입장임을 확인했다.이를 토대로 KBO 운영TF에서 내, 외부 전문가와 선수 대표 의견을 수렴해 곧바로 KBO 리그에서의 도입은 유보하고 KBO 퓨처스리그에서 시범 도입이 최종 확정됐다.단, 각 구장별 카메라 설치의 환경적 차이로 인해 장비 설치에 적합한 환경을 갖춘 퓨처스 구장을 선정해 시범 운영할 예정이다.▲타자 주자의 1루 3피트라인 규칙 주자의 주로 범위 확대기존 홈에서 1루 베이스 후반부 그라운드에 그어진 3피트 레인 안쪽으로 뛰어야 했던 규칙을 1루 페어지역 안쪽의 흙 부분까지 달릴 수 있게 확대 적용키로 했다.해당 규칙은 메이저리그에서 올시즌부터 개정한 내용으로, 주자의 주로 범위를 명확히 함으로써 우타자가 겪던 불편함과 현장의 혼란이 최소화될 것으로 기대된다.단, 잔디를 밟고 뛰었다고 해서 반드시 주자 아웃은 아니며, 내야 잔디 부분을 달려 1루 송구를 처리하는 야수를 방해하였다고 심판원이 판단하였을 경우 규칙 위반 아웃 처리하기로 했다.이를 위해 현재 구장별로 상이한 1루 파울라인 안쪽의 너비를 내년 시범 경기 전까지 모든 구장이 동일하게 맞춰지도록 조정하기로 했다.규칙 개정은 KBO 규칙위원회에서 논의한 뒤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차승윤 기자 2024.12.04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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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문의 진심합심] 기싸움에서 이기는 팀, 구심점과 계기

투수의 공이 등에 꽂히는 느낌이었습니다. 퍽~. 나성범(당시 NC 다이노스) 선수는 그러나 별다른 반응 없이 1루로 뛰어갔습니다. 마운드를 향해 눈길도 주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대결을 지켜보던 더그아웃의 코치진과 관계자석의 프런트에서 약간의 술렁임이 있었습니다. 보는 입장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만, 당한 쪽에선 투수의 고의성이 의심스러웠습니다. 앞선 타석에서 선배 투수의 공을 잡아당겨 담장 밖으로 넘긴 뒤 오른손을 번쩍 치켜든 세리머니 탓이었을까요. 일단 벤치에선 그를 빼고 대주자를 넣습니다. 부상 정도를 확인하려고 교체합니다. 긴장감도 잠시, 미묘한 상황은 그렇게 끝났습니다.2012년 창단 첫 해 다이노스가 퓨처스(2군)리그를 뛸 때 이야기입니다. 그해 4월 23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경찰청 야구단과의 경기를 7-1로 다이노스가 이깁니다. 그러나 경기 후 다이노스 분위기는 그리 좋지 못했습니다. 퓨처스리그의 디펜딩 챔피언인 경찰청을 맞아 완승했는데 왜일까요. 상대의 도발을 지켜보기만 한 벤치의 선수들에 대한 코칭스태프와 프런트의 고민 때문이었습니다. 그렇다고 동료를 지키기 위해 보복구를 던져야 했다는 말이 아닙니다. 당시 다이노스를 이끈 초대 김경문 감독님은 ‘빈볼’에 매우 부정적이었습니다. 학생야구 선수 때 큰 부상을 여러 차례 당했던 감독님은 상대를 다치게 하는 플레이는 용납하지 않는 ‘깨끗한 야구’를 강조했습니다. 코칭스태프는 얌전하게 구경꾼처럼 앉아있던 선수단 분위기를 지적했습니다. 그라운드에 서있는 우리 팀 선수가 주눅이 들지 않게 벤치의 동료들이 끓어오르는 에너지를 줘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프로에서 첫 시즌을 시작하는 다이노스의 젊은 피들은 그렇게 야성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더그아웃은 시끌벅적해졌습니다.그래도 한계는 있었습니다. 상대 팀의 길들이기는 갈수록 매서웠으니까요. 대표적인 예로 신생팀의 간판이 된 나성범 선수 경우 그해 퓨처스 시즌 동안 33번이나 공에 맞습니다. 그가 1군 무대인 KBO리그에서 12시즌(2013~2024) 동안 기록한 몸맞는 공은 124 차례로, 시즌당 10.3회 정도였습니다. 퓨처스 레벨을 감안하더라도 첫해 신고식을 얼마나 세게 치렀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퓨처스 경기였지만 상대 라인업에는 프로 1군에서 몇 시즌을 뛴 선배들도 있었습니다. 신인급 선수로 구성된 다이노스는 '물정 모르는 막내' 취급을 받곤 했습니다. 다이노스의 어느 투수는 낮 경기 출장을 위해 얼굴에 바른 자외선 차단제를 경기 전에 지우라는 말을 비아냥과 함께 듣기도 했습니다. 젊은 선수들 중심을 잡을 베테랑 선수의 필요성을 현장과 구단 모두 느꼈습니다. 첫 KBO리그 진입을 앞두고 그해 말(2012년 11월) 이호준 선수를 팀의 첫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한 이유에는 이런 맥락도 있습니다. 든든한 형의 꿀리지 않는 존재감으로 더이상 그라운드에서 동생들(다이노스 선수들)이 그냥 얻어맞는 일은 사라졌습니다. 보이지 않는 채널을 통해서라도 돌려줘야 할 메시지는 전달됐습니다. 감독이나 구단이 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이후 대형 FA 계약으로 들어온 양의지 선수도 비슷했습니다. 어느 주심의 콜과 판정이 오락가락하며 경기가 뒤집히려 할 때 그는 더그아웃에서 “이런 경기 지면 안돼!”라고 고함을 칩니다. 더그아웃 복도 뒤까지 소리가 들릴 정도로 큰 소리였습니다. 정신이 번쩍 든 동료 선수들은 경기를 잡아냅니다. ‘좋은 선수’는 몸값을 떠나 책임감을 갖고 동료들이 힘들어 할 때 자신이 구심점이 될 수 있는지를 스스로 증명하곤 합니다. 올해 미국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 우승팀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도 비슷합니다. 현지 미디어에서는 “마침내 길거리 싸움 (street fight)을 이겼다”는 식의 평가가 있었습니다. 때론 거칠고 공격적인 스타일로 팀 분위기를 바꾸며 응집력을 발휘하는 다저스가 됐다는 겁니다. 고비에서 얌전하게 물러나는 그런 팀이 더이상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요즘 팀 빌딩에 대해 일반 조직에서 강의를 할 때가 있는데 이런 내용들을 소개하곤 합니다.강팀은 만들어집니다. 다양한 캐릭터의 조합으로, 어떤 계기를 맞아 함께 싸워 나가면서 내부의 기운을 쌓아 갑니다. 그런 팀을 지켜보는 건 팬으로서 즐겁습니다.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 김종문 coachjmoon 지메일 김종문은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2011~2021년 NC 다이노스 야구단 프런트로 활동했다. 2018년 말 '꼴찌'팀 단장을 맡아 2년 뒤 창단 첫 우승팀으로 이끌었다. 현재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KPC)다. 2024.11.18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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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선수 대표 초청…ABS, 피치클락 운영, 체크스윙 판정 관련 통합 회의 진행

한국야구위원회가 2025시즌을 앞두고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과 피치 클록 운영, 체크스윙 비디오 판독을 모두 다루는 통합 회의를 진행했다.KBO는 6일 2025시즌을 위한 ABS, 피치클락 운영 및 체크스윙 비디오 판독 관련 통합 회의를 진행했다.회의에는 KBO 허구연 총재와 박근찬 사무총장, 조계현 전력강화위원장 및 운영 실무진, 경기운영위원회, 심판위원회, 기록위원회와 함께 정민철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 등 방송 관계자들이 함께 했다.또한 KBO는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에도 선수단 대표 참석을 요청했다. 장동철 사무총장과 함께 오태곤(SSG), 김민수, 김민혁, 조이현(KT) 선수가 회의에 참여했다.이날 회의에서 참가 선수들의 의견을 청취했으며 ABS 운영 개선안, 피치클락 세부 시행안, 체크 스윙의 비디오 판독 확대 여부 등을 주제로 심도 있게 의논했다.또한 KBO는 2024 시즌 ABS 운영에 따른 스트라이크 판정 지표 변화, KBO 리그 피치클락 시범 운영 결과 및 피치클락을 정식 도입한 KBO 퓨처스리그의 경기 데이터를 공유했다.이후 실제 경기에서 ABS와 피치클락을 경험한 선수들이 느낀 의견 및 선수단을 대상으로 한 ABS, 피치클락 설문조사 응답 데이터를 기반으로 논의를 진행했다.또한 체크스윙 비디오판독 실행에 대한 의견 수렴도 진행했다. 체크스윙 관련 타 리그 판정 기준과, MLB 애리조나 교육리그에서 시범 운영하고 있는 사례 등에 대해 설명하고, 적용 판정 기준과 시행 가능성에 대한 심도 높은 회의를 거쳤다.KBO는 메이저리그(MLB)와 일본프로야구(NPB) 등 2023년 초부터 해외 리그와 활발히 교류하며 체크스윙 판정 기준 확립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올해 심판위원회, 규칙위원회, 운영팀장 회의, 감독자 회의, 실행위원회 등에서 여러 차례 회의를 거쳐 체크스윙 판정 기준과 비디오 판독 항목 추가 가능성에 대해 검토를 진행해왔으며, 8월 말부터 구장 내 카메라 설치를 통해 확보한 영상의 판정 활용 적절성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최근에는 애리조나 교육 리그에서 MLB가 트래킹 기술을 활용해 시범 운영 중인 ‘체크스윙 챌린지’ 시스템 조사를 위해 심판위원과 직원을 현지에 파견하기도 했다.KBO는 앞으로도 해외 리그와의 협력, 영상 분석, 전문가 논의, 그리고 현장의 의견을 종합해 체크스윙 판정 논란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준비해 나갈 계획이며, 다양한 의견을 청취해 피치클락 운영 및 비디오 판독 확대 등에 대한 세부 시행계획을 확정해 나갈 예정이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11.07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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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팬들에게 'K-볼'을 묻다⑥] "김도영 도쿄돔에서 보고 입덕" "인스타그래머블한 야구장" KIA, 그리고 야구에 빠진 부녀

2024년 KBO리그는 새 역사를 쓰고 있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후 처음으로 정규시즌 1000만 관중을 돌파한 것이다. 경기장에 가지 않더라도 TV와 모바일로 야구를 즐기는 팬들은 그 몇 배다.프로야구는 지난 40여 년 동안 한국 최고의 인기 스포츠였다. 올해는 스포츠를 뛰어넘어 한국 최고의 콘텐츠로 도약하고 있다.1000만 명은 단지 관객이 아니다. 야구장에서 응원가를 만들어 부르는 가수이며, 함께 춤추는 댄서다. 그리고 기발한 응원문구를 쉴 새 없이 생산하는 카피라이터다. 불같은 열정을 내뿜으면서도 매너는 쿨하다. 야구 종주국 미국과 야구가 국기(國技)로 여기는 일본에서도 깜짝 놀라는 응원 문화다.일간스포츠는 세계 최고의 스포츠팬으로 불러도 좋을 이들을 만나 'K-볼'의 매력에 대해 들었다. <편집자 주> 방탄소년단(BTS)도 블랙핑크도 아니다. 전하율(12) 양을 설레게 하는 마음속 아이돌은 다름 아닌 김도영(21·KIA 타이거즈)이다. 전 양은 본지와 인터뷰에서 "김도영은 김도영만의 특별한 느낌이 있다. 지난해 도쿄돔에서 직접 보고 완전 '입덕(팬이 됐다는 뜻의 은어)'했다"라며 까르르 웃었다.전하율 양이 야구에 빠진 건 2019년 9월 17일이다. 광주 KIA-NC 다이노스전을 직관한 뒤 눈이 반짝였다. 3개월 전 가족과 함께 처음 야구장(광주 KIA-두산 베어스전)을 찾았는데 공교롭게도 그날은 현충일(6월 6일)을 기념하느라 야구장 내 공식 응원이 없었다. TV로만 접한 관중의 떼창, 치어리더의 율동 등을 직접 보니 가슴이 요동쳤다. 전하율 양의 아버지 전상민 씨는 "이젠 선수들 등 번호까지 다 외운다. 라인업에 누가 빠졌는지 바로 알고 2군(퓨처스리그)에서 올라온 선수도 바로 알아차린다"며 "지금은 나보다 야구를 더 잘 알아서 어려운 규칙도 설명해 줄 정도"라고 놀라워했다.야구의 관심을 키운 촉매제는 김도영이었다. 2022년 신인 1차 지명으로 KIA에 입단한 김도영은 그해 1군에 데뷔했다. 전하율 양은 지난해 생일(11월 9일)을 앞두고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을 현장에서 보고 싶다"라며 아버지를 졸랐다. APBC는 김도영의 성인 국가대표 데뷔전이 맞물린 국가 대항전이었다. 딸의 의지를 꺾을 수 없었던 전상민 씨는 "학교에는 체험학습 신청서를 내고 대회 일주일 전 급하게 항공편(김포-하네다행)과 숙박을 예약했다. 목~토요일 일정으로 2경기(호주전·일본전)를 보고 왔다"라고 말했다. 잊지 못할 순간도 있었다. 도쿄돔 숙소 엘리베이터에서 류중일 국가대표 감독과 함께 먼저 탑승해 있던 김도영을 마주한 것. 문이 열린 순간 얼음이 됐다. 인원 초과로 다음 엘리베이터를 탈 수밖에 없었는데 함께 탑승한 최지훈(SSG 랜더스)이 김도영 유니폼을 입고 있던 전 양을 보고 "아, 도영이가 타야 했다"라며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전하율 양은 "김도영이 없었으면 일본도 안 갔을 거"라며 웃었다. 전상민·하율 부녀는 전북특별자치도 전주시에 거주한다. 전주시는 연고 프로야구단이 없는 상황. KIA의 홈 경기가 열릴 때면 1시간 반가량 운전해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를 향한다. 광주만 가는 건 아니다. 올해만 하더라도 부산 사직야구장을 제외한 나머지 구장을 모두 방문(1구장 기준)했다. 왕복 거리가 400㎞ 이상인 창원 NC파크에 가서도 KIA를 응원했다. KIA가 7년 만에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한 지난 1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도 부녀가 있었다. 전상민 씨는 "1년에 30경기 정도를 현장에서 보는 거 같다. '도장 깨기'의 의미도 있는데 내겐 (딸과 함께하는) 여행의 개념이 크다"며 "(프로야구 흥행에서) 원정 팬을 많이 끌어 모을 수 있는 건 KIA의 지분이 꽤 크지 않을까"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전하율 양도 "KIA 유니폼은 어딜 가더라도 떳떳하게 입고 다닐 수 있다. 원정을 가더라도 팬이 워낙 많으니, 광주처럼 (응원)할 수 있다"며 "친구들과 체험학습 가면서도 선수들의 응원가를 듣고 따라 부른다"라고 말했다.올 시즌 프로야구 인기는 폭발적이다. 국내 프로스포츠 사상 첫 1000만 관중을 넘어서며 '대박 행진' 중이다. 해태 타이거즈 시절부터 야구팬이었던 전상민 씨는 "야구장의 환경이 달라지면서 방문하는 사람들도 바뀐 거 같다. 예전에는 야구장에 가면 술 먹고 추태 부리는 아저씨들이 적지 않았는데 이젠 아니다"며 "카메라에 잡히는 걸 원하는 팬들은 문구를 직접 써오기도 하지 않나. (방송과) 쌍방향 소통이 가능하다. 흔히 하는 표현으로 인스타그래머블(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하다. 사진을 찍고 개인 소셜미디어(SNS)에 인증하기도 한다. 응원을 따라 하면서 틱톡(숏폼 SNS)에 올리기도 하면서 야구장에 오는 이유가 꽤 늘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구단 영상 채널, 각종 야구 예능, 유튜브 등 야구 진입장벽도 낮아졌다. 야구가 엔터테인먼트화 되면서 룰을 몰라도 즐길 수 있게 됐다"며 "올해가 진짜 '포스트 코로나' 첫 번째 시즌인 거 같다. 때마침 KIA의 성적이 좋아 타이밍이 기가 막히게 맞아떨어진 거 같다"라고 부연했다. 전하율 양은 "야구는 모르는데 삐끼삐끼(삼진을 잡았을 때 치어리더가 추는 짧은 춤) 보러 야구장 가는 친구도 있다. 주변에서 꾸준히 야구 얘길 하니 자연스럽게 빨려 들어간다"라고 말했다.부녀가 느끼는 야구 매력은 비슷하다. 전상민 씨는 "꼴찌가 1위를 잡을 수 있는 대표적인 스포츠가 야구인 거 같다. 축구만 하더라도 이변이 잘 일어나지 않고 응원 문화도 전혀 다르다. 야구는 선수마다 응원이 세분된 게 재밌다"라고 설명했다. 어렸을 때 축구(전북 현대)와 농구(전주 KCC) 등을 다양하게 접한 전하율 양은 "야구는 승부를 끝까지 예측하기 어렵다"며 "축구는 스코어가 0-3이 되면 포기하는데 야구는 아니다. 바로 뒤집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아쉬움이 없는 건 아니다. 전상민 씨는 "아버지 세대인 어른들은 야구를 보고 싶어도 보기 쉽지 않은 환경 같다. 인터넷 예매로 대부분 표가 소진되니 야구장에서 현장 티켓을 구하지 못하고 돌아가는 어르신 팬들이 꽤 있는 것으로 들었다. 온라인 예매에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들은 반강제로 소외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하율 양의 시선은 KIA로 향한다. 전 양은 "11살 때 쓴 일기에 '우리 팀 감독은 왜 번트를 안 댈까'라고 쓴 부분이 있다. 올해는 내가 감독이 된 것처럼 투수 코치가 올라오면 '왜 이제 올라오지?'라고, 투수를 바꾸면 '왜 이 선수로 바꾸지'라고 생각할 때도 있다"라며 "윤영철이 프로 2년 차인데 피로골절이 왔다. 선수들이 안 다쳤으면 한다"라고 애정 어린 당부를 했다.전상민·하율 부녀는 오는 11월 대만 여행을 계획 중이다. 전상민 씨는 "내년에 중학교 입학하는 딸이 계속 (2024 WBSC 프리미어 12가 열리는) 대만에 가자고 한다. 어려운 숙제(조건)를 내걸고 그걸 해내면 가겠다고 했더니, 그 숙제를 벌써 해치우려 하고 있다"며 놀라워했다. 전하율 양은 "KIA는 점수 차가 월등히 앞서면 아파트라는 노래를 부른다. 올가을에 꼭 현장에서 불러보고 싶다"며 "아빠는 앉아서 야구 보고 싶어 하는데 난 항상 응원석에 가고 싶어 한다. 안 힘들다. 응원이 좋다"라고 힘주어 말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9.26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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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기 ERA 1.46, K/9 9.49’ 박상원, 철벽 그 이상의 안정감 [IS 피플]

박상원(30·한화 이글스)이 클로저 시절의 안정감을 되찾았다. 오히려 그 이상의 완벽함까지 보인다.박상원은 2024시즌 후반기 19경기(26일 기준)에서 2승 무패 1세이브 5홀드 평균자책점 1.46을 기록 중이다. 단순히 실점만 적은 게 아니라 경기 내용이 완벽에 가깝다. 이 기간 피안타율이 0.111에 피장타율도 0.198에 불과하다. 9이닝당 볼넷은 1.46개, 탈삼진은 9.49개를 남겼다.전반기 때만 해도 이렇지 않았다. 지난해 팀의 마무리 투수로 뒷문을 지켰던 박상원은 올 시즌 전반기 극도로 부진하면서 마무리 자리를 주현상에게 넘겼다. 이후에도 안정감을 찾지 못하면서 필승조 역할마저 제대로 맡지 못했다. 전반기 31경기에서 3패 1세이브 4홀드, 피안타율이 0.327에 평균자책점은 8.65까지 치솟았다. 1군에서 기용하는 것조차 버거웠다.후반기는 확연히 다르다. 공교롭게도 양상문 투수 코치가 부임한 이후다. 코치뿐 아니라 감독과 단장까지 두루 경험한 양 코치는 '거물급' 지도자다. 다만 2019년 롯데 자이언츠 감독을 마지막으로 5년 만에 복귀한 현장이었다. 데이터나 메이저리그(MLB) 트렌드에 친숙한 외국인 코치나 젊은 코치들보다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양상문 코치가 박상원을 살렸다. 비결은 믿음이다. 25일 경기 전 만난 양상문 코치에게 박상원의 부활 비결을 묻자 양 코치는 "박상원은 원래도 좋은 투수"라며 "그동안 머리가 복잡했던 부분을 좀 간단하게 해줬다. 코칭이 꼭 깊이 있게 들어간다고 좋은 게 아니다"라고 전했다. 이미 한 팀의 마무리 투수까지 해본 박상원을 '뜯어 고치는' 것보단 본래 장점을 떠올릴 수 있게 도왔다는 이야기다.박상원도 '믿음'을 키워드로 꺼냈다. 박상원은 지난 25일 두산전에선 8회 등판해 9회까지 뒷문을 책임지고 2이닝 세이브를 수확했다. 마무리 투수에서 내려온 후 처음 거둔 세이브였다. 박상원은 이에 대해 "9회 말 등판하기 전이다. 양상문 코치님께서 8회 말도 잘 던지고 내려왔으니, 끝까지 해보자고 하셨다"며 "이재원 선배도 와서 한 번 해보자고 얘기해줬다"고 전했다. 그는 "코치님과 선배님들의 조언에 잡생각이 많아지는 일 없이 잘 던질 수 있었다. 마운드에서도 (포수인) 최재훈 선배의 볼 배합에 따라 좋은 투구를 할 수 있었다"고 코치와 선배들에게 공을 돌렸다.박상원은 "마무리에서 보직이 바뀐 후 다시는 세이브 기회에 등판하지 못할 거로 생각했다"고 했다. 세이브의 기쁨과 함께 마무리 투수에서 내려왔을 때 선수 본인이 느꼈을 아쉬움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그는 "마무리 투수 때도 못해 본 아웃카운트 여섯 개의 세이브 상황이었지만, 당시의 경험을 살려서 투구하려고 했다. 잘 막아서 기분 좋다"고 했다. 그는 "감독님과 양상문 코치님이 항상 자신감을 주시는 말들을 해주신다. 그런 말씀과 믿음이 지금 좋은 투구를 하는 원동력"이라고 감사를 전했다. 필승조 한 명의 각성은 불펜진 전부를 살리는 퍼즐이 되기도 한다. 게다가 한화엔 박상원만 있는 게 아니다. 전반기만 해도 주현상 홀로 외로이 버텼던 한화 불펜진은 이제 박상원과 김서현, 한승혁이 두루 활약 중이다. 전반기 대부분을 퓨처스리그에서 보냈던 김서현은 후반기 평균자책점 3.24를 남기는 중이다. 그나마도 24일 두산전(4자책점)이 후반기 자책점(6점)의 대부분이다. 한승혁도 후반기 평균자책점이 2.65로 빼어나다.필승공식이 갖춰진 덕분에 한화는 후반기 순위 싸움에서 태풍의 눈이 됐다. 26일 기준 한화의 불펜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스탯티즈 기준)는 7.26으로 리그 전체 1위에 올랐다. 후반기 구원 평균자책점은 3.91로 전체 2위, 구원 WHIP(이닝당 출루허용)은 1.37로 1위다. 후반기 기준 피안타율(0.233)도 1위에 피출루율(0.336) 2위, 피OPS(출루율과 장타율의 합)는 압도적 1위(0.699)다.불펜이 순위 싸움의 중심이 되면 '혹사 논란'이 따르기 마련이지만, 한화는 두터운 선수층 덕분에 이 역시 피하고 있다. 이닝 소화력이 뛰어난 라이언 와이스, 류현진을 중심으로 하이메 바리아와 문동주까지 한 사람 몫을 해주는 덕분이다. 한화는 지난 25일 경기에서 불펜 7명을 동원했지만, 26일 경기에선 류현진이 7이닝, 박상원이 2이닝을 책임지며 남은 불펜 투수들에게 휴식을 부여했다. 필승조들에게 이틀 이상의 휴식이 안겨졌고, 한화는 27일부터 다시 순위 싸움 최전선에 출격시킬 수 있게 됐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8.27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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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치컴 KBO리그 상륙, 현장 반응은 "당장 쓰긴 어려워" [IS 포커스]

KBO리그에도 '피치컴(Pitchcom)'이 도입된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5일 구단들을 상대로 피치컴 사용 설명회를 열고, 피치컴 장비를 배포했다. 16일부터 각 팀들은 필요에 따라 실전 경기에 피치컴을 활용할 수 있다. 투수와 포수 간 사인 교환 기기인 피치컴은 2022년 미국 메이저리그(MLB)가 사인 훔치기를 방지하기 위해 도입한 시스템이다. 포수가 송신기를 이용해 원하는 구종과 코스를 정하면, 해당 정보가 투수 모자에 달린 이어폰을 통해 전달되는 방식이다. 포수가 손가락 사인을 낼 필요가 없고, 주자가 포수의 사인을 훔쳐본 뒤 타자에게 전달하는 행위도 막을 수 있다.피치컴은 수신호보다 명확하고 간단하게 정보를 전달하기 때문에 경기 시간 단축에도 효과가 있다. 투구 시간을 제한하는 '피치 클록(Pitch clock)' 운영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피치 클록은 주자가 없으면 18초, 있으면 23초 안에 투수가 공을 던져야 하고, 타자도 8초가 남은 시점에는 타격 자세를 완료해야 하는 규정이다. KBO는 내년 정식 도입을 목표로 피치 클록을 시범 운영 중이다. 피치 클록은 도입부터 잡음이 많았다. 빠른 투구 템포로 인한 선수들의 부상 위험은 물론, 피치컴을 도입하지 않고 피치 클록을 준수하는 건 매우 어렵다는 의견이 있었다. 지난해 MLB에서 피치 클록을 경험했던 류현진(한화 이글스)도 시즌 전 피치 클록과 함께 피치컴도 도입하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당시 KBO는 "전파 인증 절차 문제로 이른 시일 내 피치컴 도입이 어렵다"고 답했다. 그로부터 5개월 뒤 피치컴이 한국에 상륙했다. KBO는 15일 "지난 1일 (피치컴의) 전파인증을 완료했다. 16일부터 KBO리그 및 퓨처스리그 경기에서 사용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송신기 3개, 수신기 12개가 한 세트로, 각 구단 1군과 2군 모든 팀에 각 1세트 씩 전달된다. 송신기는 투수나 포수에 한해 착용 가능하며, 투수의 경우 글러브 또는 보호대를 활용해 팔목에 착용한다. 포수의 경우 팔목, 무릎 등에 보호대를 활용해 희망하는 위치에 착용할 수 있다. 수신기는 모자 안쪽에 착용한다. 투수나 포수 외에도 그라운드 내 최대 3명의 야수가 착용 가능하며 덕아웃 및 불펜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다만 현장의 반응은 유보적이다. 시즌 중 갑작스러운 피치컴 도입이 혼란을 야기할 것이라는 우려가 작지 않다. 피치컴 사용은 선택 사항인데, 당분간은 사용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은 지난 1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16일) 피치컴이 배포된다는 소식은 듣지 못했다. 만약 피치컴이 배포된다고 해도 지금은 사용하지 않을 생각이다. 매 경기 공 하나가 승부에 직결되는데, 피치컴 공부도 해야 하고 익숙해질 시간이 필요하다"라면서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이 감독은 "시즌 끝나고 준비를 따로 해야 할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두산전을 치른 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도 "스프링캠프부터 준비한 것도 아니고, 시즌 중 도입했다가 자칫 기기 숙지 미숙으로 역효과(실수)가 나올 수도 있다"라고 우려했다. 박 감독은 "피치컴을 (시즌 도중) 곧바로 사용하는 건 어렵다.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삼성의 베테랑 포수 강민호도 "포수의 사인이 어떻게 전달될지, 투수가 이 사인을 거부할 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피치컴을) 경험해 보고 싶다"라면서도 "과도기는 있을 거라 본다. 경기 때 사용은 쉽지 않을 것 같다. 연습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윤승재 기자 2024.07.15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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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장의 종이에 담긴 야구 역사, 손으로 쓰던 수기 기록지가 사라졌다

"1990년대에는 2군(퓨처스리그) 경기가 끝나면 근처 공중전화로 달려가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전화 걸기에 바빴다. 이닝별 스코어는 물론 1번 타자부터 9번 타자까지 성적을 일일이 불러줬다. 1군은 수기 기록지를 팩스로 전송했는데, 여건이 안 좋으면 공중전화로 달려가야 했다. 통화 시간이 길어서 뒤에 기다리던 사람들 눈총도 많이 받았다."1991년 2월 입사해 지난해까지 1군 3376경기, 2군 385경기 기록지를 작성한 이종훈 KBO 기록위원장이 떠올린 추억이다. 이젠 전화로 기록을 불러주거나 팩스나 사진으로 수기 기록지를 전송할 일은 없다. 올해부터 1군에선 공식적으로 수기 기록지가 사라지고, 전산 기록지만 운영하고 있다. 야구는 '기록의 스포츠'다. A4 용지보다 조금 더 큰 종이 안에 기록된 숫자와 기호를 통해 경기 중 벌어진 모든 상황을 표기할 수 있다. KBO는 1982년 출범 후 수기 기록지만 작성하다가 1990년대부터 전산 기록지를 도입했다. 지난해까지 수기와 전산 기록지 작성을 병행하다가 올해는 1군에서 수기 기록지를 작성하지 않고 있다. 안타와 실책 등에 관한 '판단'은 여전히 기록원이 내리지만, 공식 기록지는 전산 시스템만 이용하는 셈이다.종전에는 두 명의 기록원 가운데 한 명은 수기, 나머지 한 명은 전산 기록을 담당했다. 그러나 올해부터 피치 클록이 시범운영됨에 따라 한 명은 전산 기록지, 나머지 한 명은 피치 클록에 관여한다. 이종훈 기록위원장은 "처음에는 기록원 한 명이 수기 기록과 피치 클록을 병행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겼는데 상당히 힘들더라. 기록원은 타구, 수비 위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안타와 실책을 판단한다. 그런데 두 가지를 병행하면 피치 클록 체크를 놓치거나, 기록 판단에 영향을 끼친다"라고 말했다. 박근찬 KBO 사무총장은 "피치클록 역시 야구를 잘 알아야 한다. 공식 업무이므로 기록원을 활용한다"고 밝혔다. 1군에서 수기 기록지가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다. 기록 강습회를 수강한 보조 요원을 채용, 공식 기록원과 함께 경기를 관전하며 비공식적으로 수기 기록지를 작성하고 모은다. 이종훈 위원장은 "수기 기록지는 오류 시 수정 테이프로 지우면 된다. 그러나 전산 기록은 다르다. 예를 들어 7회 경기가 진행 중인 상황에 5회 초 A 투수의 투구 수를 하나 빠트렸다고 가정하자. 그러면 잘못된 기록으로 되돌아가 수정하고, 이후 상황을 다시 입력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때 수기 기록지가 필요하다. 또한 전산 시스템이 다운되면 실시간으로 기록하거나 데이터를 제공하지 못하는 단점을 보완하는 데 수기 기록지가 활용된다. 반면 전산 기록지는 기록을 입력하는 순간 각종 데이터가 자동화돼 실시간으로 팬들에게 기록을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다.과거 서울 동대문야구장 관중석에서 기록지 작성법을 독학한 이종훈 이원장은 "수기 기록은 프로야구 출범부터 함께한 한국 야구의 역사 중 하나다. 수기 기록지에는 기록원마다 취향과 색깔이 담겨 있다. 우리는 글자체만 봐도 어느 기록원이 작성했는지 알 수 있다"라고 했다. 수기 기록지가 사라지는 아쉬워하는 기록위원들도 있다. 이종훈 위원장은 "경기 종료 후 집이나 숙소에서 수기 기록지를 작성하는 게 어떻냐는 의견도 있었다. 반면 현장을 떠나 기록하는 게 무슨 의미냐는 말도 나왔다"고 전했다.수기 기록지가 사라지는 동안에도 기록 자체에 대한 관심은 더 커지고 있다. KBO가 올해 2월 초 개최한 기록강습회는 고작 33초 만에 200명 모집인원이 마감됐다. 역대 최소 시간이었다. 이종훈 위원장은 "기록에 대한 관심과 열기가 뜨겁다. 기록원으로서 뿌듯하다"라며 "기록 현장에서 경기 상황을 따라가지 못하거나 차가 고장 나서 경기장에 지각하는 꿈을 지금도 꾼다"라며 웃었다. 이형석 기자 2024.06.25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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