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목표 의식 생긴다" 신세계 이마트배, 고교 선수에게 꿈과 희망을 [IS 시선]
작은 배려가 빛났다.지난 22일 신세계 이마트배 고교야구대회 전주고와의 결승을 앞둔 정윤진 덕수고 감독은 "신세계 구단(SSG 랜더스)에 굉장히 감사하다"고 말했다. 신세계 이마트가 대회 후원사여서 으레 하는 고마움의 표현은 아니었다. 정 감독은 "어린 선수들이 프로 선수들이 사용하는 곳에서 (경기를) 한다는 거 자체가 큰 추억"이라며 "프로에 진출하게 되면 이런 구장에서 뛰게 되는구나 동기부여도 많이 되는 거 같다. 저학년 친구들도 목표 의식이 생긴다"고 반겼다.올해로 3회째를 맞이한 신세계 이마트배는 종전 대한야구협회장기로 치러오던 대회를 신세계 그룹이 후원하게 되면서 대회 명칭을 현재의 형태로 바꿨다. 대통령배나 청룡기처럼 전국 단위 고교야구대회인데 한 가지 특별한 점은 결승전이 열리는 장소다. 신세계 이마트배는 SSG 홈구장인 SSG 랜더스필드에서 마지막 경기가 열린다. SSG 구단의 모기업이 후원하는 대회여서 가능한 점이지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확실하다.SSG 구단 관계자는 "처음에 대회를 열 때 스카우트를 통해 선수들 의견을 들어보니 프로 구장에서 뛰어보는 게 꿈이라는 얘기가 있더라. 동기부여 측면에서 프로 구장에서 결승을 치르는 게 좋다고 판단해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도 변함없이 '전통'을 지켰다. 지난 4일 울산문수야구장, 울산중구야구장, 경주베이스볼파크에서 일제히 개막한 대회는 16강 이후부터 목동야구장으로 결정지를 옮겼다. 이어 덕수고와 전주고가 만난 결승전은 프로 선수들의 숨결이 묻어난 랜더스필드에서 4시간 넘게 치러졌다. 우승을 차지한 덕수고 선수들은 경기 뒤 눈을 반짝였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랜더스필드를 밟은 대회 최우수선수(MVP) 박준순(덕수고)은 "당연히 프로에 와 여기서 경기하는 게 꿈이다.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며 "지난해 처음 왔을 때는 프로야구장이어서 긴장도 많이 해 (시간이) 빨리 지나갔던 거 같은데 오늘은 즐기면서 했다"고 말했다. 이날 극적인 동점 투런 홈런을 터트린 오시후(덕수고)는 '프로구장에서 홈런을 쳤다는 게 자신감을 느끼는 계기가 될 거 같냐'는 취재진 질문에 미소와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프로야구는 '어린이에게 꿈과 희망을'이라는 슬로건을 달고 1982년 출범했다. 신세계 이마트배 결승전은 그런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덕수고와 전주고, 총 60명의 선수는 프로야구 선수라는 꿈을 다시 한번 확인하며 경기장을 빠져나갔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4.23 15: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