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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가지 구종 모두 굿" 마침내 '5개월 독주' 폰세 넘어선 앤더슨, '순도'도 높다 [IS 피플]

외국인 투수 드류 앤더슨(31·SSG 랜더스)이 올해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에서 포효했다. 지난 5개월 동안 탈삼진 부문 1위를 질주한 외국인 투수 코디 폰세(31·한화 이글스)의 아성을 무너트렸다.앤더슨은 지난달 29일 인천 롯데 자이언츠전에 선발 등판, 6이닝 1피안타 1실점 쾌투로 시즌 12승째를 따냈다. 최대 관심사였던 삼진은 5개를 추가해 시즌 탈삼진을 245개까지 늘렸다. 이로써 242개인 폰세를 제치고 부문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폰세는 지난 4월 15일 이후 부문 1위 자리를 굳건하게 지켰으나 후반기 뒷심을 앞세운 앤더슨이 마침내 판을 뒤집었다. 잔여 시즌 추가 등판 여부(폰세 1일 인천 SSG전 선발 예고)에 따라 타이틀 향방이 다시 한번 바뀔 수 있지만 '잠정 1위'도 허투루 보기 힘든 성적표다. 앤더슨의 탈삼진 본능은 폰세에게 뒤지지 않는다. 올 시즌 폰세가 역대 최소인 23경기 만에 200탈삼진을 달성하자 앤더슨은 최소이닝 200탈삼진으로 맞받아쳤다. 지난 8월 27일 인천 KIA 타이거즈전에서 139이닝 만에 200탈삼진을 돌파, 폰세가 세운 144와 3분의 1이닝을 경신한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9이닝당 탈삼진이 12.84개로 규정이닝을 채운 19명의 선발 투수 중 1위다. 폰세(12.47개) 라일리 톰슨(NC 다이노스·11.29개) 등 내로라하는 'K-머신' 등에 모두 앞선다.앤더슨의 강점은 불같은 강속구다. 29일 롯데전에선 최고 구속이 156㎞/h까지 찍혔다. 앤더슨의 배터리 단짝인 포수 조형우가 "(강속구 투수라 공을 받으면) 손이 정말 아프다"라고 말할 정도. 그런데 빠른 공에만 의존하지 않는 게 앤더슨의 특징이다. 일본 프로야구(NPB)를 거친 KBO리그 2년 차 투수로 완급조절까지 능수능란하다. 제구가 약점도 아니어서 공략하기 더욱 까다롭다. 윤희상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은 "앤더슨의 경우 네 가지 구종(직구·커브·슬라이더·체인지업)이 다 좋다. 이 중에서도 직구 구위가 뛰어난데 제구를 정교하게 하지 않아도 괜찮을 정도"라며 "직구를 (어느 정도) 스트라이크존에만 던져도 타자들이 치기 쉽지 않다. 그만큼 위력적"이라고 말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5.10.01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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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오승환] 56년 신문으로 돌아본 오승환의 21년 "저도 정말 오래 뛰었네요"

'끝판대장' 오승환(43·삼성 라이온즈)이 21년 간의 프로 생활을 마치고 30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은퇴식을 통해 유니폼을 벗는다. 올해 창간 56주년을 맞은 본지는 최근 오승환과 만나 옛날 기사를 읽으며 지난 21년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2004년 9월 17일: 단국대 6년 만에 추계리그 우승, 오승환 최우수선수상본지에 오승환의 이름이 처음 등장한 건 2004년 9월 17일이었다. 오승환이 몸담고 있던 단국대가 6년 만에 추계리그 우승을 차지했다는 소식과 함께, 오승환이 대회 최우수선수상을 받았다는 소식이었다. 오승환은 "처음으로 내 이름을 알린 계기가 된 대회였다"라며 "(팔꿈치 수술 이후) 4학년 때부터 조금씩 던지면서 삼성까지 오게 됐다. 1·2학년 땐 정말 힘들게 재활 훈련을 했는데, 고생 끝에 우승도 했고, 최우수선수상(MVP)도 받아서 의미가 뜻깊었다"라고 돌아봤다. 오승환은 고등학교 시절 허리 부상, 대학교 시절 팔꿈치 수술 시련을 모두 이겨내고 최고의 투수 반열에 올랐다. ▶2005년 10월 22일: 한국시리즈(KS) MVP 오승환 "팬들의 가슴에 스트라이크 던지고 싶다."2005년 데뷔 해, 오승환은 그해 한국시리즈(KS)에서 팀의 우승을 매조짓는 세이브를 기록했다. KS 최우수선수(MVP)도 그의 몫이었다. 당시 인터뷰에서 그는 "팬들의 가슴에 스트라이크를 던지고 싶다"라며 "팬들에게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선수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당시를 돌아본 오승환은 "은퇴를 선언한 지금 돌아보면, 팬들의 가슴에 더 많은 스트라이크를 던지고 싶었는데 아쉽다"며 "팬분들께서 좋게 봐주신 덕분에 많은 별명도 생기고 삼성 투수 최초로 영구 결번(21번)도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항상 감사드린다"라고 전했다. ▶2005년 11월 1일: 신인왕 오승환, 10년 만에 신인왕 배출그해 오승환은 신인상을 받았다. 삼성 선수로는 1995년 이동수 이후 10년 만의 신인왕이었다. 당시 "이제부터 다시 시작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앞으로 10년, 15년 동안 흐트러짐 없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한 그는 21년 동안 마운드를 지키며 최고 마무리 자리에 올랐다. 오승환은 "삼성이라는 좋은 팀에 와서 이기는 경기도 많이 했고, 시즌 중반에 마무리까지 맡으면서 신인왕도 타고 KS MVP도 했다. 이런 팀에서 뛸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행운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사실 데뷔해부터 마무리 보직을 맡을 거란 상상을 하지 않았다는 그는 "단지 주어진 상황에서 열심히 던져야겠다는 생각만 했다. 선동열 감독님께서 좋게 봐주신 덕분이다"라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2006년 11월 18일: 강행군 오승환 무쇠 체력 비결2006년 오승환은 47세이브를 기록하며 단일 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해 KS(10월)와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11월)부터 올해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프로야구 일정(3~10월)-KS(10월)-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11월)-도하 아시안게임(12월)이라는 강행군을 모두 펼치면서도 굳건한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그는 태연했다. 오승환은 "아마추어에서 프로로 오면서 먹는 것도 달라지고 훈련도 체계적으로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체력이 붙은 것 같다"라며 "그리고 그땐 워낙 운동량이 많았다. 원래 삼성이 운동량이 많은 걸로 유명했다. 이런 훈련을 통해 몸이 단련되고 롱런할 수 있는 비결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2008년 9월 24일: 3년 연속 40세이브 도전, 오승환 기록에 ML도 놀란다2008년 오승환은 '세계 신기록'에 도전했다. 3년 연속 40세이브 기록이었다. 하지만 그해 39세이브로 시즌을 마치면서 도전에 실패했다. 그러나 오승환은 "하나도 안 아쉬웠다"라고 말했다. "기록에 워낙 둔했다"라고 말한 그는 "일본의 이와세 히토키가 보유하고 있던 단일 시즌 아시아 최다 세이브 기록(종전 46개)에 다가설 때(2006년) 처음으로 '기록을 깨고 싶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일본 야구가 역사가 긴데, 마무리 투수 기록은 내가 깨고 싶다고 생각했다"라며 "아시아 통산 최다 세이브 기록도 이와세(종전 407개)가 갖고 있어서 욕심이 있었다"라고 전했다. 해당 기록은 2006년 47세이브, 2024년 408번째 세이브로 모두 오승환이 갈아치웠다. ▶2011년 2월 21일: 다시 보는 '오승환표 돌직구'2009년과 2010년은 오승환에게 시련의 한 해였다. 2009년 7월 어깨 인대 부상으로 도중 낙마했고, 2010년엔 6월 팔꿈치 수술로 도중 하차했다. 하지만 오승환은 절치부심으로 이겨냈다. 당시 기사에서 그는 시즌 전 전지훈련에서 "예전에는 최고 마무리로 불렸을지 모르지만 지난 2년 동안 (타자들에게) 만만한 투수가 됐다"라며 "구속, 구위, 제구 모두 만족스럽다. 자신감을 찾아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해 그는 47세이브로 보란 듯이 재기에 성공했다. 이에 오승환은 "그때 무너졌으면 난 선수 생활을 오래 하지 못했을 것이다. 당시만 해도 불펜 투수가 4~5년을 꾸준하게 한 선수가 별로 없었다. 그걸 깨고 싶었고, 정말 열심히 운동했다"라고 돌아봤다. 그는 "'오승환은 끝났다'는 얘기도 많이 들었는데, 보란듯이 부활을 증명하고 싶었다"라며 부활의 원동력을 설명했다. ▶2011년 10월 3일: 47세이브 오승환, 4관왕 윤석민 추월?2011년 47세이브를 올린 그는 MVP 후보에도 올랐다. 하지만 경쟁자들이 쟁쟁했다. 선발 투수로서 4관왕(평균자책점. 다승, 탈삼진, 승률)을 확정한 윤석민(당시 KIA 타이거즈)과 팀 동료이자 타격 3관왕(홈런, 타점, 장타율)인 최형우가 경쟁자였다. 결국 윤석민이 MVP를 수상했고, 오승환은 득표 2위에 머물렀다. 오승환이 MVP를 수상했다면 그는 1999년 구대성(당시 한화 이글스)에 이은 두 번째 불펜 투수 출신 MVP가 될 수 있었다. 당시를 돌아본 오승환은 "아쉬운 건 없었다. 앞으로 후배들이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한다"라면서도 "사실 지금 상황(등판 트렌드)에서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예전에는 4연투가 일반적이고 등판도 많이 했는데, 지금은 그럴 수 없지 않나. 몸 생각을 많이 한다. 한 시즌 50세이브도 마찬가지다. 기록을 세우긴 어려운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2013년 10월 29일: 기막힌 오승환, 연투에도 쌩생한 돌직구전성기 시절인 2012년과 2013년은 '돌부처' 표정 만큼이나 체격과 체력 모두 '돌덩이'와 같았던 시절이다. 2012년엔 불펜에서 공 8개만 던지고 등판한다는 기사가 있었고, 2013년 KS에선 2차전 4이닝 53구 뒤 이틀 뒤인 3차전에도 등판해 세이브를 올렸다는 기록이 있었다. 당시 코야마 진 삼성 트레이닝 코치는 "선천적으로 뛰어나고 후천적으로 다듬은 몸"이라며 오승환의 몸을 극찬했다. 오승환은 "내가 워낙 워밍업이 빨리 되는 스타일이다"라고 웃으면서 루틴에 대해선 "등판 예정 날엔 보강 훈련을 필수로 했다. 경기 후에 꼼꼼히 하면서 몸을 만들었다"라고 돌아봤다. 이후 미국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해서야 다른 외국 선수들이 하는 것을 보고 웨이트 훈련에 더 열을 올렸다고. 2013년 KS에 대해선 "그땐 공을 던지면서 힘들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없다. 우승이 눈앞이라 다른 걸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라고 돌아봤다. ▶2013년 12월 5일: 한신 오승환의 첫 출발 "국민이 응원한다는 말, 울컥했습니다"▶2016년 1월 13일: 세인트루이스 3년 총액 1100만 달러 계약, 불펜 보스 오승환오승환은 2014년부터 해외 생활을 시작했다. 2년간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에서 뛰었고, 이후 2016년부턴 미국 MLB에서 활약하며 4시즌을 소화했다. 일본에서도 '돌부처' 끝판대장 이미지를 이어갔고, 미국에서도 42개의 세이브를 올리며 맹활약했다. 오승환은 당시의 해외 경험이 큰 자양분이 됐다며, 후배들에게도 해외 진출을 적극 권유했다. 그는 "해외 경험을 통해 스스로 더 발전할 수 있고, 팬분들에게도 '다양한 리그에서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릴 수 있다. 한국야구의 질도 덩달아 더 높아질 거라고 생각한다"라며 도전을 바랐다. ▶2019년 8월 12일: 오, 돌아왔어? 올해 세 번째 2만 관중에 유니폼 매진까지▶2025년 8월 8일: 굿바이 끝판대장오승환은 2019년 8월 삼성과 계약을 맺고 한국 무대에 돌아왔다. 해외 원정도박 출전 정지 징계를 마치고 돌아온 2021년엔 44개의 세이브를 올리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하지만 이듬해부터 조금씩 구위가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서서히 후배들에게 마무리 투수 자리를 내주기 시작했다. 2025년엔 시범경기 도중 모친상 아픔을 겪었고, 이후 잔부상이 겹치며 2025년 8월 은퇴를 선언했다. 2020년 컴백 당시를 돌아본 오승환은 "많은 팬이 잊지 않고 응원해 주신다는 생각에 정말 감사했다. 와서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가득했다"고 돌아봤다. 이후 부진에 대해서는 "나도 나이를 먹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나이가 들어 구위가 떨어졌다는 걸) 부인할 필요는 없다"며 "나도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여러 시도도 해봤다. 투구 스타일도 많이 바꿨다. 하지만 결국 나이를 이기기는 힘들었다"라며 아쉬워했다. 21년간의 신문을 돌아본 오승환은 "당시가 새록새록 기억이 나서 재밌었고 조금 뭉클하기도 하다. 내가 '오래 뛰었구나'라는 생각도 든다"라며 "좋은 팀에서 뛰면서 팬들에게 많은 별명과 사랑을 얻었다. 정말 감사했고, 남은 시즌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선수 마지막을 잘 마무리하겠다"라며 인사를 건넸다. 윤승재 기자 2025.09.30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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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허스트 감추려고 했던 LG, 김경문 감독 "직구가 굉장히 좋더라, 다음에 만나면..." [IS 대전]

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이 28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와 최종전을 앞두고 "앤더스 톨허스트(LG)를 상대해 의미 있는 경기였다"라고 전날 경기를 복기했다. 한화는 지난 27일 열린 LG와 홈 경기에서 2-9로 졌다. 이날 경기 승리 시 선두 LG와 승차를 1.5경기 차로 좁힐 수 있었지만, 결국 3.5경기 차로 벌어졌다. 한화의 극적인 역전 우승 가능성은 더 낮아졌다. 한화는 이날 교체 외국인 선수로 영입된 LG 선발 톨허스트와 처음 마주했다. 톨허스트는 이날 6이닝 5피안타 7탈삼진 2실점 호투로 LG가 정규시즌 우승 매직넘버를 1까지 줄이는데 앞장섰다. 최소한 플레이오프(PO) 직행을 확정한 2위 한화는 포스트시즌에서 LG와 맞붙을 가능성이 높다. 이번 3연전도 '미리 보는 한국시리즈(KS)'로 통한다. 김 감독은 "타자들이 영상으로 보는 것과 직접 타석에서 승부하는 것은 전혀 다르다"라며 "톨허스트의 투구를 직접 봤다는 데 굉장히 의미가 있다"라고 말했다. 염경엽 LG 감독도 앞서 이번 3연전에 앞서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 지을 경우 톨허스트를 한화전에 내보내지 않겠다고 예고했다. 염 감독은 "아무래도 야구라는 게 (상대를) 처음 보면 힘들다. 굳이 톨허스트를 보여줄 필요가 없다"라고 밝힌 바 있다. 김경문 감독은 만반의 준비를 예고했다. 김 감독은 "변화구보다 직구가 굉장히 좋다는 느낌을 받았다"라며 "선수들이 경기 종료 후 나름 분석을 했을 것이다. 다음에 만나면 더 준비를 잘해야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대전=이형석 기자 2025.09.2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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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가 묻고 오승환이 답한다② "2011년 오승환은 끝났다는 말, 보란 듯이 부활하고 싶었죠" [창간56]

신문에는 단순한 기록의 의미를 넘어 활자 하나하나에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지난 56년 동안 그래왔던 것처럼, 일간스포츠는 21년 동안 프로야구에서 활약한 오승환을 주목하고 '끝판대장'의 스토리를 활자에 꾹꾹 눌러 담아 독자들과 공유했습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오승환의 길고, 멋진 여정을 일간스포츠가 옛 신문 기사를 통해 돌아봤습니다. 신문이 묻고, 오승환이 답하는 형식입니다.①"팬들의 가슴에 더 많은 스트라이크 던지고 싶었는데.."②"2011년 오승환은 끝났다는 말, 보란 듯이 부활하고 싶었죠"③"마무리 투수, '내 손으로 끝낸다' 자부심 큰 보직"④오승환 모의고사, "제 영광의 순간, 위기의 순간은요" ▶2011년 2월 21일: 다시 보는 '오승환표 돌직구'기사 본문 : "지난 2년간 오승환은 잔부상에 시달렸고, 덩달아 특유의 '돌직구' 위력도 사라졌다. 하지만 지난해 오른손 팔꿈치 수술 뒤 착실한 재활과 전지훈련 소화로 예전 기량을 되찾아가고 있다. 오승환은 '예전에는 최고 마무리로 불렸을지 모르지만 지난 2년 동안 (타자들에게) 만만한 투수가 됐다'라며 '구속, 구위, 제구 모두 만족스럽다. 자신감을 찾아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승환(오): 이런 시간이 있어서 지금까지 선수 생활을 해올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때 무너졌으면 난 선수 생활을 오래 하지 못했을 것이다. 당시만 해도 불펜 투수가 4~5년을 꾸준하게 한 선수가 별로 없었다. 그걸 깨고 싶었고, 정말 열심히 운동했다. '오승환은 끝났다'는 얘기도 많이 들었는데, 보란듯이 부활을 증명하고 싶었다. ▶2011년 5월 24일: 오승환 "생각 없이 던지니 얻어맞죠""구원 1위 오승환 첫 블론세이브 자책, 그는 '타자가 잘 쳤고, 실투나 공 배합의 문제일 수도 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내가 생각 없이 들어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경기에서 상대 마무리 투수가 블론 세이브를 하는 걸 보고 불펜에서 몸을 풀 때부터 '나도 그럴 수 있겠다. 주의하자'는 다짐을 했다. 그런데 마운드에 올라가서 깜빡했다'고 털어놨다."오: 어제도 출전하고 오늘도 출전하면서 (나이브하게) 생각 없이 경기에 나가게 된 걸 두고 그렇게 표현한 것 같다. 마무리 투수로서 내 공 하나하나에 팀의 승패가 갈리는데, 그걸 생각 없이 던져 맞은 것 같다. 다시 보니까 이 세이브 하나가 얼마나 큰 건지 지금 다시 깨닫게 된다. ▶2011년 6월 15일: '돌부처' 오승환의 평범한 하루오승환이 일어나서 하는 일은 별다른 게 없었다. 주스 마시고 거실 소파에 앉아 TV를 봤다. 베란다 한편을 가득 채운 화분에 물도 줬다. 야구밖에 모를 것 같은 오승환의 취미는 의외로 화초 기르기다. 어머니 김형덕 씨는 "어렸을 때 용돈 주면 항상 꽃이나 물고기를 샀다"고 말했다. 오: 본가가 서울인데, 부모님이 대구 저희 집에 오시면 화초나 다육이를 가지고 오신다. 어머님이 엄청 좋아하셨다. 그래서 키우기 시작했다. (지금도 화초 기르기가 취미인가?) 지금은 못 기른다. 아이랑 놀아주느라 바쁘다(웃음).▶2011년 8월 10일: 정우람이 오승환에게, "탐난다, 알고도 못 치는 돌직구"(오승환의) 타고난 악력(손아귀로 무엇을 쥐는 힘)도 눈여겨봐야 한다. 오승환의 악력은 83㎏으로 레슬링이나 유도 국가대표보다 세다. 한화 류현진이나 KIA 윤석민과 비교하면 1.5배 이상이다. 오승환이 던지는 순간, 공이 받는 힘도 다른 투수보다 강할 수밖에 없다. 오: 90㎏ 넘게까지 나온 적이 있던 걸로 기억한다. 80㎏만 넘어도 레슬링 선수보다 더 높다고 들었는데, (돌직구의 비결이 악력이라고 하던데) 솔직히 잘 모르겠다. 중학교 시절부터 이렇게 잡고 던졌고, 악력의 장점은 잘 모르겠다(웃음). ▶2011년 10월 3일: 47세이브 오승환, 4관왕 윤석민 추월?오승환은 선발 투수가 가질 수 있는 4개 타이틀을 거의 손에 쥔 윤석민과 시즌 후 MVP 투표에서 대결하게 됐다. (중략) 2006년 47세이브를 따내고도 MVP 투표에서 3위에 그쳤다. (중략) 당시 오승환은 10표밖에 얻지 못했다. 그는 아직도 당시의 결과에 대해 서운해하고 있다. 오: 내 기억으로는 아마 윤석민, 최형우 선수와 경쟁했던 걸로 안다. 내가 나중에 최형우의 MVP를 응원한다고 말해서 '밀어 주기' 논란이 있었는데, 사실 난 당연히 MVP가 안될 줄 알았다. 마무리가 성적에서 선발 투수와 야수들을 넘어서기 어렵다. (1999년 구대성 이후 불펜 MVP 아쉽진 않은지) 아쉬운 건 없었다. 앞으로 후배들이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은 하는데, 사실 지금 상황(등판 트렌드)에서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예전에는 4연투가 일반적이고 등판도 많이 했는데, 지금은 그럴 수 없지 않나. 몸 생각을 많이 한다. 한 시즌 50세이브도 마찬가지다. 기록을 세우긴 어려운 상황이다. ▶2012년 4월 21일: 공 8개 던지면 등판, 타고난 마무리 오승환삼성 마무리 오승환은 짧은 시간에 '등판 준비'를 마친다. 코야마 진 삼성 트레이닝코치가 인정하는 "선천적으로 뛰어나고 후천적으로 다듬은 몸" 덕분이다. 오승환은 "몸을 푸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불펜에서 10개 미만, 7~8개만 던져도 등판이 가능하다"고 했다. 오: 몇 개를 정해놓고 던진 건 아니고, 워밍업이 빨리 되는 스타일이다. 아마 시절부터 그랬다. (별다른 루틴이 있었나) 등판 예정된 날에 보강 훈련을 필수로 해왔다. 그땐 웨이트 훈련도 경기 전에는 하지 않았다. 경기 후에 했다. 무거운 걸 들지도 않았다. 그런데 미국에 가보니, 선수들이 경기 전에 웨이트 훈련을 많이 하더라. 나도 해봤는데 괜찮아서 계속 하고 있다. 몸이 더 좋아졌다(웃음). ▶2012년 5월 23일: 돌부처도 마운드서 딴생각, 마운드서 왜 먼 산 보나 했더니오승환은 마운드에 서면 일부러 먼 곳을 바라본다고 했다. 그는 "마운드에서 투수와 포수의 거리가 더 가까워 보이는 '심리적 효과'를 얻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중략) 마지막으로 '다른 생각을 해라'이다. "너무 긴장해 포수 미트만 보일 때도 있는데, 내 생각에는 차라리 다른 생각이라도 하면서 여유를 찾는 것이 낫다"라는 게 오승환의 의견이다. 오: 먼 곳을 본 건 타석이 더 가까워 보이는 시각적인 효과를 위해서였다. 마운드에서 너무 긴장 될 때만 하는 방법이다. 대개 먼 곳 보다가 포수 미트에 집중하면 긴장감이 사라진다.▶2013년 10월 29일: 기막힌 오승환, 연투에도 쌩생한 돌직구그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오승환은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9회 등판해 1이닝 무실점(투구수 17개)으로 팀의 3-2 승리를 지켜냈다. 이틀 전인 25일 대구 2차전에서 4이닝 동안 무려 53개의 공을 던진 후유증은 전혀 없었다. 오: 그때는 공을 던지면서 힘들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없다. 우승이 눈앞이고 다른 걸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해외 진출하기 전 마지막 KS라서 더 힘이 넘쳤나) 특별히 그런 생각을 하진 않았다. 그냥 그땐 힘이 넘쳤던 것 같다(웃음). 윤승재 기자 2025.09.26 10:21
프로야구

3-21 대패 이후, 하루 덜 쉬고, '천적' SSG전에 나서는 네일의 무거운 어깨

외국인 투수 제임스 네일(32·KIA 타이거즈)이 엄청난 부담을 안고 마운드에 오른다.네일은 3일 광주 SSG 랜더스전 선발 투수로 출격한다. 애초 이날 경기는 로테이션상 왼손 이의리가 나올 차례였지만 팀 사정을 고려해 네일이 닷새가 아닌 나흘 휴식 후 등판한다. KIA는 지난 2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을 3-21로 대패해 시즌 3연패, 7위 NC 다이노스(57승 6무 58패, 승률 0.496)에 2경기 뒤진 8위(57승 4무 62패, 승률 0.479)로 밀려났다. 5위 롯데 자이언츠(62승 6무 60패, 승률 0.508)와의 승차도 3.5경기라 여기서 더 벌어지면 가을야구 경쟁이 끝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확산하고 있다.최근 부진에 빠진 이의리를 대신해 네일이 '하루 덜 쉬고' 등판하는 것도 이런 배경이 한몫한다. 다만 네일이 SSG전에 유독 약하다는 게 변수다. 네일의 시즌 성적은 8승 3패 평균자책점 2.27. 그런데 SSG 상대로는 2경기 1패 평균자책점 8.71로 부진했다. 지난 5월 11일 인천 맞대결에선 올해 개인 한 경기 최다인 7실점을 하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네일은 KBO리그 첫해였던 지난 시즌에도 SSG전 성적(2경기 평균자책점 6.17)이 유독 좋지 않았다. 2년 합산 SSG전 기록이 4경기 2패 평균자책점 7.36. 네일이 KBO리그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유일한 상대가 바로 SSG이기도 하다. 박성한(8타수 4안타) 한유섬(10타수 3안타 2홈런) 고명준(5타수 2안타) 최지훈(12타수 4안타)을 비롯한 주요 타자들이 네일 공략에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 더욱이 3위 SSG는 2연승 후 홀가분하게 광주 원정을 떠났다.네일의 등판이 더 부담인 건 '선발 매치업'도 한몫한다. SSG는 3일부터 열리는 광주 2연전을 최민준-미치 화이트에게 맡길 계획이다. '임시 선발' 최민준과 네일의 맞대결이 성사되면서 "잃을 게 없다"는 팀 분위기가 감지된다. 반대로 KIA로선 3일 경기에 패하면 1패 이상의 충격을 받을 수 있다. KIA가 희망을 거는 건 네일의 페이스다. 네일은 최근 10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85로 짠물 피칭을 이어가고 있다. 전반기(18경기 평균자책점 2.39)보다 후반기(7경기 평균자책점 2.00) 페이스가 더 안정적이기도 하다. 과연 네일이 '천적 징크스'를 깰 수 있을까. 벼랑 끝 5강 경쟁 중인 8위 KIA의 승부수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5.09.03 12:59
프로야구

"우리 남미 선수들 열정 봤죠?" 헤이수스·후라도의 '투혼 찬가' [IS 인터뷰]

"우리 중남미 선수들의 희생정신이..."선발 투수의 구원 등판 자청, '투혼'이라는 이야기를 꺼내자 KT 위즈 투수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베네수엘라)는 미소를 지었다.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기 아리엘 후라도(삼성 라이온즈·파나마)도 '투혼의 휴식' 이야기를 했다. 이를 들은 헤이수스는 "우리 중남미 선수들의 열정과 남다른 희생정신이 아닐까 생각한다"라며 웃었다. 헤이수스는 지난달 31일 수원 KIA 타이거즈전에서 6회 초 깜짝 구원 등판했다. 마운드에 오른 헤이수스는 선두타자 볼넷과 안타로 무사 1,3루 위기를 맞았지만 이후 세 타자를 범타 처리하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지난해 키움 히어로즈에서부터 현재 KT까지 선발 마운드에만 올랐던 그는 이날 KBO리그 처음으로 불펜 투수로 등판했다. 사연이 있었다. 원래 이날 헤이수스는 다음 선발 등판을 위한 불펜 투구가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경기 직전 내린 비로 불펜 투구를 할 수 없었다. 그러자 헤이수스가 투수 코치에게 요청했다. "오늘 경기에 불펜 등판하고 싶다"라고 자청했다. 불펜 피칭을 실전 등판으로 대체하겠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타자 없이 던지는 불펜 피칭과 실점으로 직결되는 실전 투구는 다르다. 정신적 압박감은 물론, 피로도가 상당하다. 그러나 헤이수스가 먼저 나섰다. 이강철 KT 감독은 "마침 그날 상대 타자들이 왼손이 많아서 (좌완) 헤이수스가 나가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 2일 만난 헤이수스는 "지금 여러 팀이 포스트시즌을 위해 싸우고 있지 않나. 당시 내 몸 상태가 좋았고, 한 이닝 정도는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자원했다. 다행히 결과도 좋게 나와서 기쁘다"라고 전했다. 비슷한 시기, 그의 '전 키움 동료' 후라도가 가을야구를 위해 휴식을 자청했다는 에피소드가 공개돼 화제를 모았다. 현재 26경기 171⅓이닝을 소화한 후라도는 200이닝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었는데, 휴식을 자청해 지난달 31일 1군에서 말소됐다. 개인적으로 한 시즌에 200이닝 이상을 던져본 적이 없어 체력 관리를 위해 쉬겠다고 한 것이다. 대신 가을야구에서 몇 이닝이고 던지겠다는 투혼을 예고했다. 중요한 시기를 앞둔 일보후퇴였다. 이를 들은 헤이수스는 "후라도도 나도 현재 가을야구를 향한 열정이 크다.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면 개인보단 팀의 한국시리즈(KS) 진출, 우승만을 생각하며 던지는 건 당연하다. 평소에 후라도와 많이 이야기를 하는데, 팀을 위해 뛰려는 의지가 서로 강하다"라고 말했다. 헤이수스의 불펜 등판을 본 이강철 감독은 그의 포스트시즌 불펜 등판을 시사하기도 했다. 왼손 불펜 투수가 많이 없는 팀 사정상, 헤이수스의 불펜 투입은 '가을야구 승부수'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이에 헤이수스는 "팀에서 내가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해 준비할 것이다"라며 투혼을 예고했다. 수원=윤승재 기자 2025.09.03 11:04
메이저리그

명장은 없다, 적어도 야구에서는 [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한국 프로야구에서 감독이 팀 성공에 미치는 영향력은 오랫동안 팬들 사이에서 뜨거운 논쟁의 대상이었다. 분명 KBO리그 감독들은 경기 중 전술적 선택을 포함해 선수들의 지도와 동기 부여 등을 통해 팀 성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팀의 승리 확률에 감독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만한 국내 연구는 그리 많지 않다.이에 필자는 149년의 역사를 가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로 눈길을 돌렸다. 꽤 많은 연구가 MLB를 대상으로 진행됐고, 감독을 비판하는 것은 야구 자체만큼이나 미국적인 취미이기 때문이다. 물론 MLB 선수들도 실수를 저지른다. 그러나 벤치에 앉은 감독들이 저지르는 실수만큼 세밀하게 분석되는 경우는 드물다. 미국의 옛말에 따르면 선수들은 해고할 수 없으니, 감독이 쉬운 표적이 되는 것인지도 모른다.1964년 윌리엄 갬슨과 노만 스카치의 연구는 MLB 감독이 팀 성적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을 최초로 발표한 논문이다. 이후 출판된 여러 논문도 감독 교체가 MLB 팀의 성적을 향상시키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특히 2003년에 발표된 데니스 스마트와 리차드 울프의 연구 결과는 다소 충격적이다. 선수 자원이 팀 승률 변동의 67%를 설명하는 데 비해 감독의 리더십은 1%를 약간 상회하는 것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동일한 저자들이 자신들의 방법론을 보완해 발표한 2008년 논문도 MLB 감독들은 팀의 승리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나왔다.2014년 스포츠기자 닐 페인도 벤치에서의 대부분의 결정이 경기 결과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한 그의 분석에 의하면 전체 감독의 95%는 한 시즌당(162경기) 겨우 -2에서 +2 승 사이의 가치를 지닌다고 한다. 다시 말해 뛰어난 투수와 타자들이 대부분의 감독보다 팀에 더 큰 가치를 제공한다는 말이다.더불어 페인은 1986년 이후 30년 동안 단 6명의 감독(바비 콕스, 러스 닉슨, 토니 라루사, 데이비 존슨, 빌리 마틴, 얼 위버)만이 팀 성적에 평균적인 감독보다 더 큰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전설적인 감독이었던 바비 콕스는 그의 경력 기간 동안 평균적으로 162경기당 3.1승을 초과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또한 콕스는 예상된 승수보다 최대 10승을 더 거둔 적도 있었다. 따라서 콕스나 라루사와 같은 예외적인 케이스를 제외하면, 감독들이 승리를 이끌어내는 데서 보이는 차이의 대부분은 사실 운 또는 그들의 통제 범위를 벗어난 요인 때문이라는 것이다. 2019년 시카고 대학 연구팀은 기존의 연구는 방법론적 한계로 인해 코치의 효과가 존재하는 경우에도 이를 정확하게 추정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연구팀은 코치 효과를 추정하는 새로운 방법인 ‘리더 효과에 대한 무작위 추론(RIFLE)’을 MLB를 포함해 미국프로농구(NBA),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미국프로풋볼(NFL), 미국대학체육협회(NCAA)의 풋볼과 농구에 적용시켰다. 그 결과 대부분의 기존 연구과는 달리, 모든 스포츠에서 코칭 효과는 발견됐다. 하지만 코칭 효과는 종목과 상황에 따라 상당히 다르게 나타났다.예를 들어, MLB 감독은 득점보다 실점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온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야구에서 수비가 공격보다 더 전략적인 결정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감독은 타선에 최고의 타자들을 최적의 순서로 배치하고, 대부분의 감독은 같은 팀이라면 비슷한 결정을 내릴 것이다. 하지만 수비는 다르다. 선발 투수를 교체하는 시점, 그리고 특정 상황에서 어떤 불펜 투수를 기용해야 할지 판단하는 데 있어, 어떤 감독은 다른 감독보다 더 뛰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2021년 경제학자 폴 크로스비는 기존 연구에서 간과된 한 가지 문제점을 지적했다. 2020년 전만 해도 아메리칸리그(AL)에 속한 팀만 지명타자(DH) 제도를 갖고 있었고, 내셔널리그(NL)는 투수도 타격을 했다. 그런데 기존 연구는 MLB 모든 팀의 감독을 동일하게 취급하는 실수를 했다는 것이다. DH 규정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NL 감독들은 경기 중 전략적 결정에 더 신중을 기해야 한다. 따라서 투수의 타격 기회가 왔을 때 언제 대타를 내는 것과 ‘더블 스위치(투수의 타격 순서를 변경하기 위해 사용되는 전략)’는 NL 경기에서 흔히 더 사용된다. 그러므로 경기 중 AL 감독들에 비해 NL 감독들은 훨씬 더 전략적인 결정을 내려야 하며, 추가적인 복잡성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크로스비가 47개 시즌의 MLB 데이터를 분석할 결과, NL 팀들이 경험이 풍부한 감독을 고용하는 것은 가치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에 반해 DH 제도가 있는 AL는 이러한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 따라서 AL과 다르게 NL는 더 경험이 풍부하고 성공적인 감독을 임명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다.하지만 2022년 이후 NL도 더 단순한 AL 규칙을 채택했다. 그러므로 모든 MLB 팀은 더 경험이 풍부하거나 유명 감독에 투자하는 것보다, 선수단에 투자하는 것이 더 큰 수익과 성적을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이 나온다. MLB 감독이 팀 성적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는 소수에 불과하다. 또한 설사 영향을 미치더라도 다른 종목에 비해 야구 감독의 역할은 제한적으로 나타난다. 2013년 브라이언 고프의 연구에 의하면 MLB 팀의 승률 변화에 감독이 8.5% 기여한 반면, NFL의 경우 21%가 감독에 기인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왜 MLB 감독들은 NFL, NBA 등에 비해 팀 성적에 적은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야구라는 스포츠의 본질이 팀 경기라는 틀 안에서 주로 투수와 타자 사이의 개별적인 대결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미식축구, 농구 등과 비교했을 때 야구는 전체적인 선수의 협력이 덜 필요하다. 단장(GM)의 영향력과 세이버매트릭스 같은 데이터 분석은 타선 구성이나 투수 교체와 같은 경기 중 많은 결정을 좌우하기 때문에 감독의 통제 범위가 제한적인 점도 빼놓을 수 없다. 또한 야구는 선수 개개인의 기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물론 감독의 역할도 있지만, 선수들의 활약이 팀의 성공에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1970년대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전성기를 이끈 감독으로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얼 위버의 발언은 야구 감독의 역할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The job of arguing with the umpire belongs to the manager, because it won't hurt the team if he gets thrown out of the game(심판과 논쟁하는 일은 감독의 몫이다. 왜냐하면 감독이 경기에서 퇴장당하더라도 팀에 해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2025.08.30 11:11
프로야구

'만루 헛스윙 3개' 실종된 팀 배팅, 3연전 득점권 30타수 2안타…운명의 원정 일정 앞둔 KIA

1점 뽑기가 어려웠다.KIA 타이거즈는 지난 주말 열린 LG 트윈스와의 홈 3연전을 모두 패했다. 주중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 3연전을 1승 뒤 2연패로 마감한 뒤 LG전 전패로 시즌 5연패. 전반기 막판 2위까지 올랐던 팀 순위는 어느새 8위(54승 4무 58패, 승률 0.482)까지 떨어졌다.선두 LG와의 3연전은 총체적 난국이었다. 3경기 선발 평균자책점이 7.80, 불펜 평균자책점은 5.25까지 치솟았다. 그나마 팀 타율이 0.264로 LG(0.272)와 크게 다르지 않았는데 찬스 집중력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3연전 득점권 타율이 고작 0.067(30타수 2안타)에 머물렀다. 2안타도 나성범과 김선빈이 때려낸 단타가 전부. 특히 지난 24일 열린 3차전에선 득점권에서 17타석 12타석 무안타로 침묵했다. 그 결과 1-2로 석패했다.이범호 KIA 감독은 여러 차례 타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난 19일 광주 키움 히어로즈전에 앞서 이 감독은 불펜의 녹록하지 않은 상황을 전하며 "타자들이 점수 낼 수 있는 상황에서 득점한다면 승산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찬스마다 침묵하는, 이른바 '변비 야구'가 계속되면서 마운드까지 함께 흔들린다. 팀 배팅도 실종됐다. 24일 LG전에선 1-2로 뒤진 8회 말 안타와 볼넷 2개로 연결한 2사 만루 찬스에서 박찬호가 4구 만에 헛스윙 삼진으로 아웃됐다. 투수 유영찬과 포수 박동원 배터리는 박찬호 상대 슬라이더만 4개 던졌다. 대부분 스트라이크존에서 크게 벗어난 볼이었는데 이를 무리하게 풀스윙으로 당겨서 치려고 하니 상대 노림수에 걸려들 수밖에 없었다. 결과론이지만 참을성 있게 공을 지켜봤다면 경기 양상이 달라질 여지가 충분했다. 찬스마다 침묵하는 상황이 반복해 '내가 해결해야 한다'라는 부담도 작지 않다.KIA는 26일부터 인천 SSG 랜더스 3연전, 수원 KT 위즈 3연전을 소화한다. 각각 3위와 공동 4위인 두 팀과의 맞대결 결과에 따라 중위권 순위 경쟁이 요동칠 수 있다. 5강 승률마저 무너진 KIA가 연패 사슬을 끊어내고 반등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5.08.25 15:50
프로야구

10구단 합의로 결정한 체크스윙 기준...염경엽 감독, 자신의 영향력을 자각해야 [IS 시선]

염경엽(57) LG 트윈스 감독은 경기·선수단·리그 운영에 관한 철학이 뚜렷한 야구인이다. 운영팀장부터 감독, 단장까지 역임한 남다른 이력을 바탕으로 프로야구 현장을 속속들이 이해할 수 있는 경험을 쌓았다. 염 감독과의 브리핑을 통해 야구 지식을 쌓거나 의식하지 못했던 문제점을 돌아볼 때가 있었다. 때로는 염경엽 감독 특유의 직언이 논란을 야기할 때가 있다. 최근 '체크스윙' 판정 관련 발언도 그랬다. 내용과 의도를 떠나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곱지 않은 시선이 나오고 있다. 염경엽 감독은 지난 21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을 앞두고 체크스윙 인정에 대한 현재 비디오 판독 기준을 조정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지금의 (체크스윙) 90도 기준은 아닌 것 같다. 투수에게 불리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전날(20일) 롯데전 9회 초 2사 2루에서 나온 체크스윙 관련 비디오 판독 결과를 돌아보며 전한 말이다. 당시 롯데 타자 손호영이 투수 유영찬과의 승부 볼카운트 2볼-2스트라이트에서 6구째 슬라이더에 스윙을 하다가 멈췄고, 1루심은 배트가 돌아갔다고 선언했했다. 이 상황에서 롯데가 판독을 신청했고, 그 결과 판정이 번복됐다. 중계 화면상 손호영의 배트는 홈플레이트 가로선과 평행을 이뤘다. 판정 번복은 경기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투수 유영찬은 이어진 승부에서 손호영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후속 타자 고승민은 3루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실점 없이 LG의 5-3 리드를 지켜냈다. 염경엽 감독은 "분명히 칠 만큼 방망이가 나왔는데 90도로 헤드가 돌지 않았다고 해서 '노 스윙'이라고 하는 건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 올 시즌이 끝난 뒤 (스윙 인정 기준을) 75도나 80도 정도로 바꾸는 게 투수에게 불리한 점을 없애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염경엽 감독은 "시즌 끝나고 얘기해야 할 부분"이라고 전제했다. 당시 판정 결과에 대해 항의하지 않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판정 '불복'은 아니지만, 체크스윙 인정 기준이 자신의 관점에선 오류가 있다고 어필할 것. 의견을 밝힌 건 문제 삼기 어렵다. 실제로 수도권 팀 다른 사령탑도 백브리핑을 통해서는 염 감독과 비슷한 생각을 전한 바 있다. 문제는 발언의 타이밍이다. 체크스윙 관련 비디오 판독은 이번 주 첫 경기에서 막 도입됐다. 원래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26시즌부터 시행할 계획이었지만, 현장 선수와 지도자 아우성이 커지고 심판과 충돌하는 사례가 늘어나자 지난달 22일 제5차 실행위원회를 통해 조기 도입을 결정했다. 한 달 동안 전 구장에서 테스트를 시작했고 19일부터 관련 규정이 적용됐다. KBO는 보도자료를 통해 '타자가 투수의 투구를 타격하려는 의도로 배트를 휘두르는 동작(스윙)을 할 때, 그 여세로 인해 배트(배트 끝을 기준으로 판단)의 각도가 홈플레이트 앞면과 평행을 이루는 기준선보다 투수 방향으로 넘어갔을 때 심판은 스윙 스트라이크로 판정한다. 배트 끝의 각도가 타자석 기준 90도를 초과했을 때 스윙으로 판정하며, 이하인 경우는 스윙이 아닌 것으로 판정한다. 배트가 홈플레이트 앞면을 넘었는지 여부, 또는 손잡이 위치나 신체 회전 등은 판정 시 고려되지 않으며, 배트 끝의 각도가 기준선을 넘었는지 여부로 판정이 내려진다'라고 명시했다. 10개 구단 단장이 현장 의견을 반영해 '90도'를 기준으로 스윙 여부를 판정하기로 합의했다. 메이저리그(MLB) 135도를 기준으로 적용하고 있지만, 타자들에게 너무 유리하다고 판단해 90도로 의견이 모아졌다. 당연히 차명석 LG 단장도 그 일원에 포함됐을 것이다. KBO는 그동안 현장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해 노력했다. 12회까지 진행했던 연장전을 11회로 줄인 게 대표적이다. 어디에도 없던 '11회 야구'가 시행되며 우려한 팬들도 많았지만, 선수 관리에 어려움을 토로한 10개 구단 사령탑의 하나 된 목소리를 흘려듣지 않았다. 체크스윙 관련 비디오 판독 시행도 마찬가지였다. 기준인 90도도 KBO가 아닌 현장 의견이다. 그런데 규정 도입 이틀째 되는 날, 첫 번복 사례가 나온 날, 염경엽 감독은 합의를 무색하게 만드는 발언을 했다. 20일 롯데전 판정 번복으로 LG가 진 것도 아니다. 염경엽 감독은 평소처럼 더 발전적인 방향성을 제시한 것 같다. 그런 점을 고려해도 그 발언을 한 시점이 너무 빨라 경솔하게 비칠 수 있었다. KBO는 이 상황을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 75~80도를 기준으로 삼으면 더 혼란이 커질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이 규정을 도입하기 전부터 카메라 위치에 따라 육안으로는 달리 보일 수 있다는 문제점이 제기됐다. 실제로 퓨처스리그에서도 일부 다른 결과가 나왔다. 그나마 90도라면 홈플레이트를 기준으로 비교적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데, 75~80도는 옆에서 촬영하는 장비로는 확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하늘에서 찍는 카메라가 필요하지 않을까. KBO리그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을 도입했다. 초기 '슈퍼스타' 류현진(한화 이글스)이 기능성에 의구심을 드러내 공정성 문제가 제기됐다. 하지만 맞대결하는 두 팀이 같은 조건 속에서 싸울 수 있게 됐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이내 볼멘소리가 사라졌다. 류현진도 이후 스트라이크라고 생각했던 공이 볼 판정을 받은 뒤 더그아웃을 향해 해당 구장 ABS의 기준을 확인하며 이를 활용하는 투구를 보여줬다. 체크스윙 관련 비디오 판독 도입도 진보적 행보다. 신규 규정이 정착하기 위해서는 프로야구 구성원 모두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 이제 막 시행됐는데 현장 감독이 비판적 시각을 드러내면 불협화음이 생길 수밖에 없다. 야구팬도 체크스윙을 두고 의견이 분분해질 것이다. 염경엽 감독은 남다른 이력을 가진 야구인이며 그가 미치는 영향력은 매우 크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8.22 15:13
프로야구

"데미지를 줄여준다" 모두가 좋아하는 LG '슈퍼 백업' 구본혁의 파급 효과

LG 트윈스 내야수 구본혁(28)의 활약은 팀에 엄청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온다. 구본혁은 2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홈경기에 8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1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2-6으로 뒤진 6회 말 1사 2, 3루에서 정철원에게 2타점 적시타를 뽑아 6-6 무승부의 발판을 마련했다. 구본혁은 후반기 총 26경기에서 타율 0.390(82타수 32안타) 12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20을 기록 중이다. 후반기 타율 4위. 지난해 타격왕 기예르모 에레디아(SSG 랜더스·0.439) 양의지(두산 베어스·0.424) 등 리그 최고 타자들이 그의 앞에 있다. 전반기(타율 0.234·OPS 0.627)와 비교해 타격 성적이 훨씬 좋아졌다. 최근 들어 콘택트와 함께 밀어치기에 집중한 결과다. 전반기에는 잡아당겨 만든 좌측 안타(41%)가 가장 많았는데, 후반기에는 좌측 안타 비율이 21.8%로 뚝 떨어졌다. 반면 가운데(40.6%)와 우측(37.5%) 안타가 많이 늘어났다. 구본혁의 시즌 타율은 0.278(291타수 81안타)까지 올랐다. 지난해까지 그의 타율은 0.221이었다. 이에 구본혁의 출전 시간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주전 못지않게 좋은 활약을 펼치는데 계속 벤치에 두거나 교체로만 내보낼 순 없다. 구본혁이 좋은 활약을 펼쳐 다른 야수들은 돌아가며 휴식을 취할 수 있다. 구본혁이 올 시즌 유격수(295이닝)-3루수(260⅔이닝-2루수(199⅔이닝) 등 다양한 포지션을 커버하고 있어서다. 이 경우 오지환·신민재·문보경은 수비 부담을 덜고 지명타자로 나선다. 또한 오스틴 딘이 지명타자 나서는 날엔 문보경이 1루, 구본혁이 3루를 맡는다. 김현수가 지명타자로 빠지는 날엔 구본혁도 하루 휴식을 얻곤 한다. 염경엽 LG 감독은 "(구)본혁이는 거의 주전급으로 출전한다고 보면 된다. 지명타자 포지션이 특정 선수에게 집중되지 않고 여러 선수에게 돌아가야 전체적으로 휴식을 보장할 수 있다"라며 "본혁이 덕에 팀이 한 시즌을 치르는데 엄청난 도움이 된다. 정말 잘해주고 있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구본혁이 주전 선수의 휴식 및 벤치의 선수 기용 폭을 넓혀준다. 염경엽 감독은 "구본혁이 한 시즌에 110경기, 300타석 이상 소화해야 팀이 데미지 없이 돌아간다"라고 말했다. 잠실=이형석 기자 2025.08.22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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