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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야구

48이닝 72K '100마일 광속 불펜' NPB 소프트뱅크 잔류, 2년 계약 합의

왼손 투수 다윈존 에르난데스(28)가 다년계약으로 가치를 인정받았다.일본 매체 스포니치 아넥스는 '에르난데스가 소프트뱅크 호크스 구단과 2년 계약을 했다'고 29일 밝혔다. 그는 "새롭게 2년 계약을 한 구단에 감사한 마음이 가득하다. 2년 동안 팬 여러분과 함께 우승을 목표로 열심히 뛰겠다. 다음 시즌에 다시 만나게 돼 반갑다"라는 소감을 전했다.지난해 7월 일본 프로야구(NPB) 소프트뱅크 유니폼을 입은 에르난데스는 시즌 1군 1경기 등판에 그쳤다. 하지만 두 번째 시즌은 180도 다른 모습이었다. 올해 48경기에 등판한 그는 3승 3패 21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2.25로 맹활약했다. 48이닝 동안 잡아낸 삼진이 무려 72개. 로베르토 오수나(39경기, 평균자책점 3.76)가 부진에 빠졌을 때는 마무리 투수로 뒷문을 책임지는 등 전천후 자원으로 주목받았다. NPB 퍼시픽리그 홀드 부문 7위. 그뿐만 아니라 피안타율(0.199)과 삼진/볼넷 비율(5.14)을 비롯한 대부분의 투구 지표가 '특급' 수준이었다.에르난데스는 직구와 슬라이더, 투 피치 유형이다. 단조로울 수 있는 투구 패턴이지만 100마일(160.9㎞/h)에 이르는 빠른 공으로 상대를 압도한다. 특히 시즌 왼손 타자 피안타율이 0.153(오른손 타자 0.232)에 불과할 정도로 좌타자 공략에 능하다. 올 시즌 NPB 퍼시픽리그 우승을 차지한 소프트뱅크는 핵심 불펜을 다년 계약으로 묶으면서 좀 더 안정적으로 계투진을 운영할 수 있게 됐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11.29 15:59
메이저리그

기쿠치가 6200만 달러? '악마 에이전트' 쇼타임 시작...김하성 2000만 달러 기대

지난해 스토브리그에서 명성에 금이 갔던 '악마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가 올해는 악명을 되찾는 모양새다. '코리안 빅리거' 김하성의 계약도 긍정론이 번지고 있다. 지난 27일 미국 스포츠 매체들은 2024 메이저리그(MLB) '디펜딩 챔피언'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가 이번 자유계약선수(FA) 시장 선발 최대어 중 한 명인 블레이크 스넬과 기간 5년, 총액 1억8200만 달러(2544억원)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다저스의 공식 발표는 나오지 않았지만, 선수 본인이 개인 소셜미디어(SNS)에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있는 모습을 게재했다. 스넬은 2023시즌 내셔널리그(NL) 사이영상 수상자다. 하지만 부상 이력, 내구성을 이유로 지난해 스토브리그에서는 인기가 적었다. 결국 스넬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1년 뒤 옵트아웃을 발동할 수 있는 조건으로 2년 총액 6200만 달러에 계약했다. 스넬은 2024 정규시즌 초반 부상 탓에 제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후반기 등판한 12경기에서 68과 3분의 1이닝 동안 5승 무패, 평균자책점 1.45, 피안타율 0.133을 기록하며 완벽한 투구를 보여줬다. 가치를 높인 그는 결국 다년 계약뿐 아니라 올 시즌보다 많은 연봉을 받게 됐다. 스넬의 에이전트가 바로 보라스다. 1년 전 스넬 계약에 아쉬움을 털어냈다는 평가다. 그는 전날(26일)에도 매체의 주목을 받았다. 일본인 투수 기쿠치 유세이와 LA 에인절스의 3년 계약을 이끈 것. 총액은 6200만 달러다. 기쿠치가 올 시즌 후반기 좋은 투구를 하긴 했지만, 연평균 2000만 달러 계약을 할 정도의 투수로는 평가받지 않은 게 사실이다. '보라스쇼'는 이제 막을 올렸다. 지난해 오타니가 다저스와 계약하며 경신한 북미 스포츠 최고 계약(10년·7억 달러)을 넘어설 수 있는 선수가 그의 고객이다. 외야수 후안 소토 얘기다. 6억 달러는 가뿐히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큰 상황. 여기에 3루수 최대어 알렉스 브레그먼, 스넬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는 우완 선발 투수 코빈 번스도 보라스가 계약을 전담하고 있다. 김하성도 지난여름 보라스와 계약했다. 샌디에이고에서 MLB 정상급 내야수 성장한 김하성이지만, 보라스와 계약하는 순간 FA 시장으로 나올 게 기정사실화됐다. 보라스는 지난해 코디 벨린저, 맷 채프먼 등 야수 대어들이 예상보다 적은 규모에 계약해 자존심을 구겼다. 좌완 투수 조던 몽고메리는 지난 8월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보스턴 레드삭스와 만족스러운 조건으로 계약할 수 있었지만, 보라스가 오히려 협상을 망쳤다며 그를 해고한 이유를 전한 바 있다. 몽고메리는 MLB 2024시즌 개막 직전이었던 3월, 1년 2500만 달러에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계약한 바 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현재 보라스는 다시 악명을 증명했다. 1년을 기다린 스넬은 디펜딩 챔피언 다저스의 구애를 받았다. 이미 정규시즌 중에는 채프먼이 샌프란시스코와 6년 총액 1억5100만 달러에 연장계약을 했다. 보라스의 작품이었다. 보라스의 협상력이 MLB 스토브리그를 흔들고 있는 상황. 김하성도 좋은 계약이 기대된다. 지난 8월 당한 어깨 부상 탓에 1억 달러 이상 장기 계약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옵트아웃을 포함한 2년 계약이 될 것이라는 매체들의 보도가 쏟아졌다. 유력 행선지는 샌프란시스코. 김하성 계약의 관건은 역시 연봉이다. 김하성이 샌디에이고와 상호옵션을 합의했다면 2025시즌 연봉은 800만 달러였다. 그보다는 더 많은 연봉을 받을 수 있다는 계산 아래 FA 자격을 신청했다. 물론 샌디에이고와 동행하는 시나리오도 포함한다. 단기계약을 하면 연봉을 높일 수 있다. 여러 전망이 쏟아지는 상황. 보라스의 협상력이면 최소 1800만 달러는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00만 달러 이상도 기대할 수 있다. 보라스는 추신수, 류현진 등 2010년대 코리안 빅리거들의 대리인이기도 했다. 지난해는 이정후(샌프란스시코)에게 1억1300만 달러를 안겼다. 지난해 이정후에 이어 올해도 야구팬 시선을 사로잡고 있는 MLB 스토브리그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11.28 19:20
프로야구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 최고투수상 다승왕 원태인·네일 경합, 최고구원투수상 경쟁도 치열

조아제약㈜과 일간스포츠가 공동 제정한 '2024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 시상식이 12월 3일 열린다. 최고의 투수 영예는 누구에게 돌아갈까. 원태인(24·삼성 라이온즈), 류현진(37·한화 이글스) 토종 선수들과 제임스 네일(31·KIA 타이거즈), 카일 하트(32·NC 다이노스) 외국인 투수들이 '최고 투수상'을 두고 열띤 경쟁을 펼친다. 원태인은 올해 15승(6패)을 거두며 곽빈(25·두산 베어스)과 함께 다승왕에 올랐다. 국내 선수가 다승왕에 오른 건 2017년 양현종(36·KIA) 이후 7년 만이다. 원태인은 타자친화구장인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를 홈 구장으로 사용하면서 평균자책점(ERA) 3.66의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원태인의 ERA는 국내 선수 중 가장 낮다.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복귀한 류현진도 관록투를 선보였다. 10승(8패)을 거두며 에이스 역할을 해냈다. 시즌 초반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에 고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5월 이후 완벽히 적응하며 3.87의 ERA를 작성했다. 외국인 에이스들의 활약도 좋았다. ERA 2.53으로 이 부문 전체 1위에 오른 네일은 12승(5패) 역투와 함께 KIA의 통합우승을 이끌었다. 강력한 무기 스위퍼를 앞세워 KBO리그를 평정한 네일은 시즌 막판 턱 관절 부상을 당한 후에도 불굴의 의지로 한국시리즈(KS) 마운드에 올라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하트는 NC에서 13승 3패 ERA 2.69를 기록했다. 26경기에서 182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삼진왕에 올랐다. 다승(3위)과 ERA(2위) 이닝당출루허용률(WHIP 1.03·1위) 피안타율(0.215·1위) 등 각종 세부 지표에서 상위권 성적을 냈다.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만의 특별한 상도 있다. 일간스포츠는 1994년부터 매년 최고의 활약을 펼친 불펜 투수에게 ‘최고 구원투수상’을 시상, 불펜 투수들의 위상을 높여왔다. KBO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인 오승환(2006·2008·2012·2013·2021년)을 비롯해 고우석(2022년) 서진용(2023년) 등 해당 시즌 팀의 뒷문을 탄탄하게 지킨 선수들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올해 이 부문은 정해영(23·KIA)이 가장 유력한 수상 후보다. 정해영은 올 시즌 53경기에 나와 31세이브, ERA 2.49를 기록하며 우승팀 KIA의 뒷문을 탄탄히 지켰다. 리그에서 유일하게 30세이브 이상 기록한 마무리 투수로 데뷔 첫 세이브왕을 수상했다. '최고령 홀드왕' 노경은(40·SSG 랜더스)이 정해영의 대항마다. 올해 77경기에 나와 38홀드를 기록했다. KT 위즈의 마무리 투수 박영현(KT 위즈)도 초반 부진을 딛고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박영현은 66경기에 나와 10승(2패)과 25세이브를 동시에 올렸다. 마무리 투수임에도 승률 0.833로 승률왕에 올랐다. 고우석(26·마이애미 말린스)이 떠난 LG 트윈스의 뒷문을 지킨 유영찬(27)도 26세이브를 기록하며 최고 구원투수상 후보에 올랐다. 8승 4패 23세이브를 올린 한화의 마무리 주현상(32)도 최고 구원투수상에 도전한다. 윤승재 기자 2024.11.28 08:04
프로야구

정철원 "올 시즌 내 투구를 보고도...책임감 커진다" [IS 인터뷰]

정철원(25)이 부산에서 새 출발하는 각오를 전했다.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 22일 외야수 김민석과 추재현, 우완 투수 최우인을 두산 베어스에 보내고 정철원과 내야수 전민재를 받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이번 오프시즌 내부 자유계약선수(FA) 불펜 투수 김원중·구승민과 모두 계약하며 불펜 안정화를 노린 롯데가 정철원을 영입해 필승조 가용 인원을 더한 것. 이 과정에서 '제2의 이정후'로 기대받았던 외야 유망주 김민석을 내주는 출혈을 감수했다. 2018 2차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전체 20순위)에서 두산 지명을 받은 정철원은 첫 2시즌 동안 2군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가 잠재력을 발휘한 건 2022시즌이다. 5월 중순 1군 엔트리에 합류했고, 150㎞/h대 묵직한 포심 패스트볼(직구)을 주 무기로 필승조까지 올라섰다. 이후 꾸준히 셋업맨 임무를 수행하며 23홀드를 쌓았다. 1군 기준 '데뷔 시즌' 최다 홀드 신기록을 경신했다. 2023시즌에도 11홀드·13세이브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했던 정철원은 2024시즌 다시 내리막길을 걸었다. 직구 구위가 크게 떨어지며 평균자책점과 피안타율 모두 높아졌다. 전반기에만 2번이나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기도 했다. 2024시즌 불펜 평균자책점 9위(5.36)에 그쳤던 롯데는 상대적으로 많은 외야 자원 일부를 트레이드 카드로 써서 취약 포지션 강화를 노렸다. 성장통을 겪은 정철원이 다시 자신의 공을 던질 수 있다고 판단하고 먼저 두산에 영입 의사를 밝혔다. 김태형 감독과 김상진 투수 코치는 두산 소속 시절 정철원을 키운 지도자들이다. 두산으로 향한 김민석은 '사직 아이돌'로 불리며 많은 사랑을 받은 선수다. 김민석을 보내고 정철원을 받은 트레이드의 손익을 두고 롯데팬 의견이 갈리는 게 사실이다. 정철원도 자신을 향한 의구심을 이해한다. 그는 "롯데가 나를 원한 이유를 잘 알고 있다"면서 "좋은 선수들을 두산에 보내고 나를 선택한 롯데에 부응해야 한다. 책임감이 커진다. 긍정적인 마음으로 2025시즌을 준비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두산 시절 지도를 받았던 감독·코치와 재회하는 점에 대해선 "야구는 선수가 하는 것이기 때문에 감독·코치님이 계시다는 이유로 안도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빠른 적응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롯데에는 친한 선배들도 많다"라고 전했다. 정철원은 2024시즌 부진에 대해 "못한 게 맞다. 변명할 게 없다"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시즌을 치르는 동안엔 힘이 빠졌다는 걸 자주 느꼈고, 부족한 기량에 속상했다. 하지만 이미 지난 일이다. 나는 과거에 연연하지 않는 편이다. 다시 나아질 수 있다고 믿는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정철원은 "올 시즌 내 투구를 보고도 감독님과 구단(롯데)이 나를 영입했다. 오히려 부담감을 덜 수 있는 부분이다. 팀 불펜 강화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 재차 반등 각오를 밝혔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11.25 06:16
프로야구

44세 투수 리치 힐, 日 상대 4이닝 1피안타 무실점···믿기 어려운 3G 자책점 0 [프리미어12]

'44세 투수' 리치 힐(44)이 일본 야구대표팀을 상대로도 호투했다. 미국 대표팀 힐은 지난 21일(한국시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일본전에 선발 등판해 4이닝 동안 단 1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미국은 1-9로 졌지만, 힐은 제 몫을 다했다. 상대 선발이던 2024 일본프로야구 평균자책점 전체 1위(1.38) 다카하시 히로토(22·주니치 드래건스)와의 맞대결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았다. 다카하시는 4이닝 2피안타 1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힐은 1-0으로 앞선 상황에서 마운드를 넘겼으나, 미국은 그가 내려가자마자 곧바로 1-3 역전을 허용했다. 힐은 1회 말 1사 후 다쓰미 료스케(라쿠텐 이글쓰)에게 중전 안타를 내준 게 이날 유일한 출루 허용이었다. 이후 4회까지 삼진 혹은 범타로 완벽하게 일본 타선을 틀어막았다. 힐은 이날 투구 수 58개를 기록했고, 스트라이크 비율은 74%(43개)였다. 볼넷 없이 탈삼진 5개를 뽑았다. 힐은 이번 대회 세 차례 선발 등판에서 무자책 행진 중이다. 지난 10일 A조 첫 경기 푸에르토리코전에 선발 등판해 3이닝 동안 2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이어 멕시코와 경기에선 3과 3분의 1이닝 2피안타 6탈삼진 1실점(0자책)으로 호투했다. 2005년 빅리그에 데뷔한 힐은 MLB 통산 90승 74패 평균자책점 4.01을 기록했다. 지금까지 거친 빅리그 구단만 13개. 2016년 중반부터 2019년까지 LA 다저스에서 류현진(현 한화 이글스)과 한솥밥을 먹었다. 최근에는 하향세가 뚜렷했다. 가장 최근 두 자릿수 승리는 2018년이 마지막이다. 올 시즌엔 8월 보스턴 레드삭스와 마이너 계약을 체결한 뒤, 빅리그에 올라와 4경기에서 3과 3분의 2이닝 2실점이 전부다. 이후 9월 10일 보스턴에서 방출됐다. 현재 소속팀이 없는 힐은 새 팀을 찾고 있다. 최근 인터뷰에서 "나는 일과 경쟁을 사랑한다"라며 "앞으로 어떤 일이 생길지 두고 봐야 한다. 이번 대회(프리미어12) 끝이 될지, 아닐지 알 수 없다. 시간이 조금 지나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힐은 등판 시 많은 이닝을 책임지진 못했지만 주어진 역할은 완벽하게 소화했다. 이번 대회 총 성적은 3경기 10과 3분의 1이닝 5피안타 무실점이다. 피안타율은 0.139다. 볼넷(2개)보다 탈삼진(14개)이 7배 더 많다.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은 0.69다.이형석 기자 2024.11.22 08:11
프로야구

'ERA 4.88' 엄상백의 다짐 "올해 체인지업 부침…재설정해 좋은 투구할 것" [IS 인터뷰]

후한 대우를 받고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은 오른손 투수 엄상백(28)이 올겨울 '체인지업 교정'에 들어간다.2024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선수(FA)가 된 엄상백은 지난 8일 4년 총액 78억원에 한화로 이적했다. 이번 스토브리그 투수 중 최대어였던 그를 한화가 빠르게 선점했다.이번 FA 시장에서 선발 투수 최대어였던 건 맞지만, 엄상백의 성적이 특출한 건 아니었다. 군 복무를 마치고 2021년 당시 소속팀 KT 위즈로 복귀한 그는 이후 3년 동안 꾸준하게 선발 등판 기회를 받았다. 다만 올해는 13승 10패 평균자책점 4.88에 그쳤다. 에이스라 말하기엔 실점이 많았다.한화는 엄상백이 당장 1선발로 활약하길 바라는 게 아니다. 건강한 모습으로 류현진, 문동주와 함께 선발 로테이션을 지켜주는 걸 우선 기대한다. 구단은 또 2022년(2.95) 2023년(3.63)보다 높아진 엄상백의 2024년 평균자책점도 회복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그러나 평균자책점 개선은 엄상백의 우선 목표가 아니다. 그는 본지와 통화에서 "내년에 좋은 성적을 거둬 팀이 가을 야구에 갈 수 있게 하는 게 첫째 목표"라며 "개인 성적은 의식하지 않고, 팀 승리에 힘을 보탤 방법만 생각하고 싶다. 선발승이나 평균자책점을 우선하지 않겠다"고 각오를 전했다.한화는 올해 156과 3분의 2이닝을 책임진 엄상백이 내년부터 꾸준히 이닝을 소화해 줄 것을 기대한다. 엄상백은 "매년 더 발전하는 투수가 되고 싶다"라며 "구단이 내게 좋은 조건의 계약을 안겨줬다. 4년 동안 예상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내서 나와 구단이 윈-윈했다고 느낄 수 있게 하고 싶다. 내년 목표는 160이닝 이상 소화"라고 다짐했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체인지업 개선 필요하다고 엄상백은 진단했다. 그의 직구 스피드는 2023년 144㎞/h, 2022년 142.9㎞/h(이상 스탯티즈 기준)를 기록할 만큼 빠른 편이다. 엄상백은 직구 위력을 높이기 위해 비슷한 비율로 체인지업을 구사했다. 올해도 체인지업 구사율이 35.7%로 직구(35.8%)와 비슷했다.체인지업 위력이 문제다. 구종 피안타율이 지난해 0.259에서 올해 0.361로, 피장타율은 0.375에서 0.629까지 치솟았다. 엄상백은 "올해 체인지업에 부침이 있었다. 겨우내 투구를 다시 설정해 새 시즌에 임할 것이다. 체인지업에 장타가 많이 나왔는데, 그 부분만 보완하면 내년 더 좋은 투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11.18 09:31
프로야구

[프리미어12] 흔들린 판정, 더 흔들린 고영표

고영표(33·KT 위즈)는 지난 13일 대만 타이베이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2024 WBSC 프리미어12 B조 조별에선 1차전에 나서 패전 투수가 됐다. 2회 만루 홈런과 투런포를 맞고 6실점 했다. 초반 기세를 빼앗긴 한국은 결국 3-6으로 패했다.왼손 타자가 많은 대만을 상대로 사이드암스로 고영표(2024년 왼손 타자 상대 피안타율 0.361)를 내보낸 류중일 대표팀 감독의 선택은 결과적으로 실패로 돌아갔다. 사이드암스로에 대한 낯섦보다 왼손 타자가 갖는 이점이 강했다. 투구 자체가 나빴던 건 아니다. 이날 대만 타자들은 고영표의 주무기 체인지업에 고전했다. 직구가 스트라이크존 가운데로 몰리는 경향이 있었으나, 고영표는 돌파구를 찾으며 1회를 무실점으로 마쳤다.고영표가 무너진 건 2회였다. 판정 하나에 흔들리는 모양새였다. 안타 2개를 허용해 2사 1·2루 위기를 맞은 고영표는 9번 타자 쟝쿤위에게 초구 바깥쪽 낮은 코스로 커브를 꽂았다. 스트라이크처럼 보였으나, 주심이 손을 들지 않았다. 2구 체인지업을 원바운드로 떨어뜨린 고영표는 3구째 134㎞/h 공을 몸쪽 존에 붙였다. 트랙맨 레이더로는 스트라이크존을 스친 공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도 주심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고영표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쟝쿤위는 결국 스트레이트 볼넷을 얻었다. 2사 만루. 예상하지 못한 볼넷에 고영표가 흔들렸다. 후속 타자 천천웨이(만루 홈런) 린리(2루타) 천제슈엔(2점 홈런)에게 3연속 장타를 맞았다.공 판정 아쉬움은 2회에만 있던 게 아니다. 고영표는 1회에도 천제슈엔을 상대로 몸쪽 빠른 공을 2연속 던졌으나, 모두 볼 판정을 받았다. 트랙맨 레이더상 모두 스트라이크로 카운트 될 공이였다. 올 시즌 KBO리그에 도입된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에 적응한 한국 선수들로서는 주심의 판정이 더 아쉬울 법했다. 어려운 건 상대도 마찬가지였다. 대만 선발 린위민은 높은 스트라이크존에 꽂은 직구가 몇 차례 볼 판정을 받자 헛웃음을 짓기도 했다.한국 대표팀은 대만으로 떠나기 전부터 '인간 심판'에 적응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런데도 일격을 맞은 첫 경기 결과가 더 뼈아프다. 린위민도 심판 판정 때문에 고전했으나, 강한 구위로 위기에서 탈출했다. 반면 고영표는 불리한 공 판정 때문에 자멸했다. 만루 위기 이후 고영표의 공은 계속해서 스트라이크존 가운데로 몰렸다. 고영표의 공을 한 번씩 본 대만 상위 타선이 이를 놓칠 리 없었다. 만루에서 후속 세 타자가 모두 초구부터 거침없이 공략해 고영표를 무너뜨렸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11.14 13:39
메이저리그

오타니 킬러 본능→끝내기 만루포 허용...공 2개에 요동친 코르테스 복귀전

메이저리그(MLB) 역대 월드시리즈(WS·7전 4승제) 최초로 끝내기 만루홈런을 허용한 뉴욕 양키스. 애런 분 감독의 투수 교체와 고의사구 결단이 뉴욕 언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부상을 극복하고 꿈의 무대에 선 투수 네스토르 코르테스도 '최초 기록' 희생양이 됐다. 지난 2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LA 다저스와 뉴욕 양키스의 2024 MLB WS 1차전은 연장 10회 말 나온 다저스 프레디 프리먼의 끝내기 만루홈런으로 다저스가 6-3 승리를 거뒀다. 다저스는 2-2 동점을 돌입한 연장 10회 초 투수 블레이크 트레이넨이 재즈 치좀 주니어에게 안타와 연속 도루를 내준 뒤 앤서니 볼피에게 땅볼 타점을 맞고 역전을 허용했다. 하지만 이어진 공격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개빈 러스가 볼넷, 토미 에드먼이 내야 안타로 출루하며 역전 주자를 뒀다. 다음 타석은 내셔널리그(NL) 홈런왕 오타니 쇼헤이. 양키스 분 감독은 이 상황에서 투수를 코르테스로 교체했다. 그는 정규시즌 9승 10패, 평균자책점 3.77을 기록한 양키스의 선발 투수다. 막판 왼쪽 팔꿈치 부상으로 챔피언십시리즈까지 출전하지 못했고, 상태가 호전되며 WS 엔트리에 포함됐다. 사령탑이 코르테스를 투입한 이유는 명확했다. 그동안 오타니와의 12번 맞대결에서 2안타만 내줄 만큼 강했다. 피안타율은 0.167. 여기까지는 데이터까 맞아떨어졌다. 오타니는 초구 몸쪽(좌타자 기준) 코스 포심 패스트볼(직구)을 공략했지만, 그대로 좌익수 파울 플라이로 물러나고 있다. 그사이 주자 2명이 진루했지만, 오타니 상대로 나쁘지 않은 결과를 얻었다. 문제는 다음 상황. 아웃카운트 2개를 잡은 양키스가 무키 베츠의 타석에서 고의사구로 만루 작전을 실행한 것. 베츠가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출신 강타자지만, 아웃카운트 2개가 필요한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다소 의아한 선택이었다. 후속 타자가 다저스 MVP 트리오(오타니, 베츠 포함) 중 한 명인 프리먼이었는데, 그가 그동안 오른 발목 부상에 시달려 제 기량을 보여주지 못한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좌완 코르테스가 상대적으로 잘 상대할 수 있는 좌타자이기도 했다. 하지만 승부는 초구에 갈렸다. 코르테스가 몸쪽 낮은 코스 149㎞/h 날카로운 직구를 뿌렸지만, 프리먼은 그대로 통타해 우중간 담장을 넘겼다. 프리먼은 세리머니를 자제하지 않았다. 코르테스는 공 2개로 희비가 엇갈렸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10.27 07:59
프로야구

"괴롭히겠다" 도루 허용 리그 두 번째 많은 27개 삼성 레예스, KIA 빈틈 공략 천명 [KS3]

KIA 타이거즈가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3차전에서 상대 빈틈을 파고들 계획이다.이범호 KIA 감독은 2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KS 3차전에 앞서 유독 '작전'과 '뛰는 야구'를 강조했다. 이날 삼성의 선발 투수는 데니 레예스. 레예스는 시즌 KIA전 성적이 3경기, 2패 평균자책점 8.31로 좋지 않다. KIA전 9이닝당 피안타가 13.15개, 피안타율은 0.365에 이른다. 하지만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PO)에서 보여준 '괴력'은 경계할 만하다. 180도 다른 투수였기 때문이다.레예스는 PO 2경기에 선발 등판, 2승 평균자책점 0.66을 기록했다. 13과 3분의 2이닝 7피안타 1자책점. PO 경기를 지켜본 이범호 감독은 "LG 선수들이 (레예스를) 못 괴롭힌 영향이 있었던 거 같다. 마운드에서 레예스가 같은 패턴과 타이밍에서 공을 던지다 보니까 밸런스가 좋았다고 생각한다"며 "흔들어줄 상황에서는 흔들어줘야 할 거 같다. 아무래도 컨디션은 좋겠지만 공을 많이 던졌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괴롭혀보자는 분석을 하고 나왔다. 흐트러진 모습만 보이면 실투는 올 거로 생각한다. 시즌 때도 잘 공략해 선수들을 믿고 경기하겠다"라고 말했다. 레예스의 최대 약점은 도루이다. 시즌 허용한 도루가 27개로 최원태(LG 트윈스·29개)에 이른 리그 2위이자 외국인 투수 1위. 포수의 송구만큼 중요한 게 투수. 흔히 퀵 모션이라고 부르는 슬라이드 스텝(slide step)이 핵심이다. 이범호 감독은 "(레예스는 시즌 중) 도루 허용도 많았고 퀵 모션도 큰 편이어서 틈이 잡히면 파고드는 게 좋을 거"라며 "PO 2경기에서 안타를 7개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그 정도 안타로는 이길 수 없다. 출루하면 도루하고 흔드는 패턴을 짜야 좋은 컨디션을 무너트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KS 3차전 KIA 선발 라인업은 박찬호(유격수) 소크라테스(좌익수) 김도영(3루수) 최형우(지명타자) 나성범(우익수) 김선빈(2루수) 서건창(1루수) 김태군(포수) 최원준(중견수) 순이다. 선발 투수는 라우어. 이범호 감독은 "(교체 선수로 영입한) 라우어를 처음 삼성하고 붙인 것도 삼성하고 (KS에서) 만날 확률이 높아서 그랬던 거"라며 "삼성이 홈런(강민호·박병호)을 쳤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잘 던지려는 의지가 강할 거다. 5이닝만 잘 던져주면 승산이 있지 않을까 한다. 라우어의 피칭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구=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10.25 17:42
프로야구

"너무 행복해" 10⅔이닝 9K 무실점, 네일도 양현종도 아닌 '사자 사냥꾼'이 뜬다 [IS 피플]

오른손 투수 김도현(24·KIA 타이거즈)은 내심 삼성 라이온즈의 한국시리즈(KS) 진출을 기다리지 않았을까.김도현은 올 시즌 '삼성 천적'이었다. 삼성전 3경기(선발 1경기) 등판한 그는 1승 평균자책점 '0'을 기록했다. 10과 3분의 2이닝 9탈삼진 무실점. 삼성전 피안타율이 0.118에 불과할 정도로 강했다. 시즌 성적(35경기 평균자책점 4.92)을 고려하면 삼성전 기록이 유독 눈에 띄었다.강렬한 임팩트도 보여줬다. 지난 9월 24일 광주 삼성전에 선발 등판, 7이닝 3피안타 무실점 쾌투로 시즌 4승째를 따낸 것이다. 7이닝은 한 경기 개인 최다. 한화 이글스 소속이던 2020년 10월 7일 광주 KIA전 이후 무려 1448일 만에 퀄리티 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해내며 이범호 KIA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다. KIA의 KS 상대가 삼성으로 결정되면서 김도현의 쓰임새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 감독은 김도현을 시리즈 4선발 후보로 고려 중이다. KS 1차전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김도현은 "(플레이오프에서 맞붙은) LG나 삼성이나 둘 다 상관없었다. 내가 잘해야 된다는 생각보다는 즐기자는 생각을 했다. 딱히 (KS 매치업을) 신경 쓰지 않았던 거 같다"라며 "삼성 상대로 강하다는 얘길 하시는데 (단기전에서) 그건 모르는 거다. 똑같이 준비하던 대로 하고 그렇게 할 생각"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KS 1차전이 서스펜디드 경기로 선언, 우천으로 경기 일정이 복잡해지면서 시리즈 선발 로테이션에도 어느 정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김도현은 "솔직히 선발로 나가면 좋긴 한데 중간(불펜)으로도 언제든지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디든 행복하게 하려고 마음가짐을 하고 있다"며 "목표는 무조건 우승이기 때문에 보탬이 돼서 할 수 있게 하겠다"라고 말했다. 신일고를 졸업한 김도현은 2019년 신인 드래프트 2차 4라운드 전체 44순위로 한화에 지명됐다. 당시 이름은 김이환이었다. '미완의 대기'로 머문 김이환은 개명 후 2022년 4월 단행된 트레이드로 KIA 유니폼을 입었다. 이적 후에도 별다른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병역을 해결하고 지난 2월 팀에 복귀, 불펜 추격조로 출전 기회를 조금씩 늘렸는데 어렵게 찾은 선발 기회마저 잘 살렸다.김도현은 "솔직히 이런 무대를 밟아볼 수 있는 게 많이 없지 않나"라며 "군대 다녀와서 이 자리까지 온다는 거 자체가 너무 행복하다, 부담보다는 행복하게 할 거 같다. 빨리 경기했으면 좋겠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광주=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10.23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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