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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마스가 프로젝트' 표본 필리조선소에 7조 추가 투자

한화그룹이 한미조선협력 ‘마스가’ 프로젝트의 표본이 되고 있는 한화필리조선소를 한미 정상회담 기간에 공개했다. 이곳에 50억 달러(약 7조원)를 추가로 투자하는 등 한미 조선협력에 앞장설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은 27일(한국시간) 미국 필라델피아의 한화필리조선소에서 열린 ‘스테이트 오브 메인’호의 명명식에서 50억 달러 추가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스테이트 오브 메인호는 미국 해사청이 발주한 ‘국가안보 다목적 선박’ 3호선이다. 한미 정상회담 일정 차 방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명명식에 직접 참석했다.50억 달러는 한미 관세 협상 타결을 이끌었던 조선산업 협력 투자펀드 1500억 달러(약 209조원)가 주요 투자 재원이다. 이 펀드는 직접 투자 외 보증·대출 형태로 마련되며 정책금융 기관들이 주도한다. 한화그룹은 이 펀드를 활용해 독(건조공간) 2개 및 안벽 3개를 추가로 확보하고, 12만평 규모의 블록 생산기지 신설을 추진한다. 한화그룹은 설비투자를 통해 현재 연간 1∼1.5척 수준인 선박 건조 능력을 20척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한화필리조선소는 지난해 말 한화오션(40%)과 한화시스템(60%)이 1억 달러(약 1400억원)를 투자해 인수했다. 이곳은 미국의 국가 보안과 직결돼 그간 대중에게 공개되지 않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외부인에게 문을 열었다. 한화그룹의 해운 계열사인 한화해운(한화쉬핑)은 이날 행사를 계기로 한화필리조선소에 중형 유조선(MR탱커) 10척과 LNG 운반선 1척을 발주했다. 마스가 프로젝트 발표 후 첫 수주계약이다. 중형 유조선 10척은 모두 한화필리조선소가 단독 건조해 2029년 초 인도할 예정이다. 한화그룹은 한화필리조선소가 한미 조선 협력에서 핵심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도 한화필리조선소 방명록에 "한미 조선 협력의 상징인 한화필리조선소에서 한미 동맹의 새로운 지평이 열리길 기대합니다"고 서명했다.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행사에서 “명명식은 한미 양국이 함께 조선산업을 재건하고, 선박 건조 역량을 확장하며, 미래 산업을 이끌 숙련된 인재를 양성하는 투자가 구체적으로 구현되는 것을 보여주는 성과”라고 말했다. 한편 한화오션은 지난 26일 HD현대중공업과 ‘원팀’을 이룬 60조 규모의 캐나다 잠수함 수주전에서 최종 결선인 ‘숏리스트(적격후보)’에 선정됐다. 김두용 기자 2025.08.28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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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가 프로젝트로 날개 HD현대·한화오션, '20조' 미 MRO 개척 본격화

최근 한국과 미국의 관세 협상에서 조선업 협력이 가장 큰 주목을 받았다. 특히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 협력 기대 속 K조선의 외연 확대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글로벌 선박 MRO(유지·보수·정비) 사업이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마스가’ 프로젝트에 MRO 확대 기대 10일 업계에 따르면 마스가 협력으로 미군 함정 MRO 시장에서 한국이 두각을 나타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미 협력에 적극적인 HD현대그룹과 한화그룹이 MRO 시장에서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부터 외연 확대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한미 조선업 협력이 가시화되는 가운데 HD현대중공업은 한국 정부의 마스가 제안 이후 처음으로 MRO 사업을 수주했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6일 미국 해군 7함대 소속의 4만1000톤급 화물 보급함 ‘USNS 앨런 셰퍼드’함의 정기 정비 사업을 수주했다고 밝혔다.HD현대중공업은 지난해 미국 MRO 시장 진출 이후 처음으로 사업을 수주하면서 힘찬 항해를 시작했다. HD현대중공업은 내달부터 울산 HD현대미포 인근 안벽에서 정비를 시작할 계획이다. 프로펠러 클리닝, 탱크류 정비, 장비 검사 등을 거쳐 오는 11월 미 해군에 인도할 예정이다.미국 MRO 사업과 관련해 물밑 작업을 벌인 HD현대중공업은 “올해는 2~3척 정도의 사업 참여를 전망한다”고 밝힌 바 있다. 경쟁사인 한화오션과 비교하면 미국 함정의 MRO 첫 수주가 예상보다 늦어졌지만 스타트를 끊었다는 점에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주원호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대표는 "이번 MRO 수주는 정부가 한미 조선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를 제안한 뒤 이뤄진 첫 수주로 의미가 크다"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조선 기업으로서 최선을 다해 미 해군 군수지원함 MRO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MRO 사업은 규모가 작지 않지만 그동안 소외됐던 시장이다. 한국은 세계 조선업 1위를 자랑하지만 파이가 작았던 MRO 시장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시장조사기관인 모도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글로벌 해군 함정 MRO 시장 규모는 2024년 80조원에 달했다. 2029년까지 89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이중 미국 MRO 시장 규모는 20조원으로 글로벌 전체 25%를 차지하고 있다. 가장 큰 미국 시장이 열리지 않았기 때문에 한국이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았지만 한미 협력의 물살과 함께 MRO 시장도 개방되면서 신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셈이다. 미국의 필리조선소를 인수하는 등 현지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는 한화오션의 경우 지금까지 미 함정 MRO 3척을 수주했다. 지난해 8월 국내 조선소 최초로 미 해군 군수지원함 월리 쉬라호의 MRO 사업에 이어 같은 해 11월 미 해군 제7함대 소속 급유함 유콘호의 MRO 사업도 따냈다. 지난 7월 미 해군 7함대 소속 보급함 찰스 드류함의 정기 수리 사업도 수주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함정 건조 규제법 해결 과제도 K조선의 미 MRO 시장 확대를 위해서 관련 규제 개선이 필수다. 미국의 선박 건조 규제법 등의 걸림돌을 제거해야만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둘 수 있을 전망이다. 10일 한국방위산업학회에 따르면 이소영 국방부 제2지역군사법원 군판사는 ‘미 함정 시장으로의 효과적 진출을 위한 미국의 함정 건조 및 MRO 관련법 분석’ 논문을 게재하면서 규제 개선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이 논문에 따르면 미국은 자국 조선업 보호주의를 기반으로 해외 조선소에서의 해군 함정 건조와 MRO를 크게 제한하고 있다. ‘반스-톨레프슨 수정법’에 따라 해외 조선소의 미 함정 건조는 사실상 금지되고 있다. 이 법은 '미군을 위한 모든 선박, 선체와 상부 구조의 주요 구성요소는 외국 조선소에서 건조되선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도급 업체를 통한 외국 조선소 계약도 금지된 상황이다. 이 판사는 “결국 현행 법제 하에서는 한국 조선소에서 미국 함정을 건조하도록 하는 계약을 직접 체결할 수는 없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해외 MRO는 미국을 모항으로 하지 않는 함정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연방법전 제10편 제8680조는 '미국 또는 괌을 모항으로 하는 해군 함정은 미국 또는 괌 외부의 조선소에서 정비, 수리 또는 유지보수를 받을 수 없다'고 정하고 있다.실제로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수주한 MRO는 모두 일본이 모항인 미 7함대가 발주한 사업이다. 현행 법제상 외국 조선소에서는 전체 296척 중 200척이 넘는 대다수의 미국 함정 MRO에 관여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한국 정부는 미 해군 함정 건조에 한국이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 조선업체 ‘빅3’와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는 최근 한미 조선 협력과 관련한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며 머리를 맞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방위사업청도 최근 미 해군성을 방문해 해군 함정 건조 및 MRO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관세 협상을 통해 정부는 1500억 달러(약 209조원) 규모의 조선 협력 펀드를 조성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조선 협력 펀드는 한국이 제안한 전체 3500억 달러(약 487조원) 펀드의 43%를 차지하는 단일 업종 최대 규모인 만큼 조선사의 공격적인 행보를 예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주로 한국 조선사들의 투자를 위해 공적 금융 중심으로 조성될 것으로 보이는 펀드는 MRO 시장의 개척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HD현대와 한화그룹의 미국 시장 진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2025.08.1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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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HD현대,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지렛대 역할 기대

한미 관세 협상 데드라인(8월 1일)을 앞두고 조선업 협력이 협상 타결의 지렛대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현지 조선산업에 직접 투자를 결정한 일본과 달리 현지 건조, 기술 이전, 인력 양성 등 구체적 협력 방안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27일 재계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전날 대미통상 대책 긴급회의를 마친 뒤 "미국 측의 조선 분야에 대한 높은 관심을 확인하고, 양국 간 조선 협력을 포함한 상호 합의 가능한 방안을 만들어 나가기로 했다"며 양국 간 조선업 협력이 이번 관세 협상 타결의 촉매제로 활용될 것임을 다시 한번 언급했다.이에 따라 한국 정부는 국내 조선 '빅3'(HD현대·한화오션·삼성중공업) 등과의 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협력안을 미국에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다만 한국은 건조역량 부족으로 미국 현지 조선산업에 직접 투자를 결정한 일본과 달리 현지 건조, 기술 이전, 인력 양성 등 미국 조선업 부흥을 위한 구체적인 지원이 포함된 안을 제안할 것으로 전해진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 조선업 재건과 중국 해양 패권 견제를 위해 취임 직후부터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에 협력을 요청했고, 미국 의회도 이에 발맞춰 '미국의 번영과 안보를 위한 조선업과 항만시설법'(선박법), 해군 준비 태세 보장법 등을 발의하며 힘을 보탰다.이런 가운데 중국과 글로벌 조선 시장 1∼2위를 다투는 한국은 미국 측으로서는 최적의 파트너로 여겨진다.일본이 한국과 중국의 경쟁 속 쇠퇴한 자국 건조 역량으로 인해 미국 조선업에 직접 투자를 결정한 상황에서 한국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비록 한국도 1000억 달러 규모 기업들의 현지 투자계획을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에 미국 내 조선 투자가 포함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다만 한국 정부는 국내 대형 조선사들과의 협의 등을 통해 구체적 지원방안은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현지에 필리조선소(한화필리십야드)를 보유한 한화오션은 한국 거제사업장과의 협력을 통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의 건조를 직접적으로 지원하고, HD현대는 미국 조선소의 현지 건조를 돕는 한편 기술 이전·인력양성을 지원하는 형태다.삼성중공업도 현재 미국 조선소들과의 협력을 위해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특히 한화오션을 보유한 한화그룹은 최근 해운 계열사인 한화해운을 통해 미국 필리조선소에 직접 LNG 운반선을 발주했는데 이는 50년 만에 미국 조선소에 발주된 첫 LNG운반선이라 현지에서 큰 관심을 받았다. LNG 운반선은 차후 미국의 알래스카 LNG 사업이 현실화할 경우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전망된다.한화오션은 한화필리십야드의 향후 운영 계획과 한화오션 거제사업장과의 시너지 창출 효과 등을 포함한 기초 자료를 최근 정부에 제공하기도 했다.HD현대는 올해 4월 미국 해양·방산 1위 조선기업인 헌팅턴 잉걸스와 군함·상선 협력 가속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건조 비용과 납기를 개선하기 위한 노하우를 전수하기로 했고, 6월에는 미국 에디슨 슈에스트 오프쇼어와 '미국 상선 건조를 위한 전략적·포괄적 파트너십'을 맺었다.이에 따라 HD현대는 2028년까지 미국 현지에서 LNG 이중연료 컨테이너 운반선을 건조하기로 하고 세부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김두용 기자 2025.07.2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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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호주 오스탈 지분 인수 미국 정부 승인...해외 거점 확대 '청신호'

한화그룹이 호주 조선·방산업체 오스탈 지분을 최대 100%까지 보유할 수 있는 미국 정부의 승인을 받았다. 이에 한화그룹이 미국 필리조선소에 이은 호주 오스탈 인수로 해외 선박 건조 거점을 확대한다는 청사진에 청신호가 켜졌다. 한화그룹은 10일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에 오스탈 지분 19.9% 인수에 대한 승인을 신청했고, CFIUS는 최대 100%까지 지분 확대를 허용하는 것으로 승인을 결정했다고 밝혔다.CFIUS는 "해결되지 않은 국가안보 우려가 없다"고 승인 이유를 밝혔다. 이는 오스탈 인수의 합당성을 미국 정부가 인정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한화그룹은 한화시스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내세워 올해 3월 장외거래를 통해 오스탈 지분 9.9%(1700억원 규모)를 인수했고, 이어 19.9%까지 지분을 확대하기 위해 호주와 미국 정부에 승인을 신청했다.오스탈은 호주에 본사를 둔 글로벌 해양 방산 회사로 해군 함정과 고속 페리, 해상풍력 발전소, 석유·가스 플랫폼용 선박 등을 생산한다. 특히 미국 앨라배마주 모바일과 샌디에이고 등에서 조선소를 운용하며 미국 군함을 건조·납품하고 있다. 오스탈은 미국 내 소형 수상함과 군수 지원함 시장 점유율은 40∼60%로 1위다.호주 정부로부터 전략적 조선업체로 지정된 오스탈이 해외 기업에 매각되려면 호주 외국인투자심사위원회(FIRB)와 미국 CFIUS, 미국 국방방첩안보국 등으로부터 승인받아야 한다.한화그룹은 이번 승인을 계기로 한화오션으로 대표되는 조선 사업 역량을 오스탈의 글로벌 사업에 접목해 양사의 경쟁력을 함께 끌어올릴 계획이다. 또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계속되는 한국 조선업 러브콜 속 기존 인수한 필리조선소에 기반해 미국과 호주의 방산 시장에서 공동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앞서 한화그룹은 노르웨이 아커사로부터 미국 필리조선소를 1억 달러에 인수했다. 필리조선소는 연안 운송용 상선을 전문적으로 건조하고,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선), 컨테이너선 등 미국 존스법이 적용되는 대형 상선의 50%가량을 공급해온 조선소다.한화그룹은 1척∼1.5척 수준인 필리조선소의 연간 건조량을 중장기적으로 6∼10척으로 늘려갈 계획이다.또 미국의 승인이 호주 FIRB의 승인 여부에 긍정적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그룹 계열사인 한화오션이 지난해 4월 10억2000만 호주달러에 오스탈을 인수하려다 호주 정부의 저지로 불발된 바 있어 호주의 오스탈 지분 인수 승인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마이클 쿨터 한화글로벌디펜스 대표는 "이번 승인은 한화가 미국 정부로부터 신뢰와 지지를 받고 있음을 상징하는 중요한 이정표"라며 "한국 조선 기술과 운영 시스템이 미국 방산 산업과 결합하면 높은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라고 말했다.김두용 기자 2025.06.10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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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젓는 K조선’ 중국에 내줬던 ‘돈줄’도 돌아온다

훈풍이 불고 있는 ‘K조선’에 호재가 더해지고 있다. 한동안 중국에 주도권을 내줬던 컨테이너선 수주가 증가하는 등 ‘돈줄’이 돌아오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중국 조선업 견제 속에 오너가들도 ‘한미 협력’에 발 벗고 나서는 등 힘차게 노를 젓고 있다. 컨테이너선 수주 점유율 3배 ‘껑충’7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 조선의 ‘빅3’ 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 삼성중공업이 중국의 주력 분야인 컨테이너선 수주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K조선 3사는 지난 4월 컨테이너선 부문에서 수주 잭팟을 터트리는 등 기세를 올리고 있다. 특히 컨테이너선은 중국이 경쟁력을 가진 선종이라 더욱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한국은 6년 연속으로 저가공세의 중국에 밀려 글로벌 조선 수주 점유율 2위에 머물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4월 말 총 22척의 컨테이너선 수주에 성공하며 2조5354억원의 계약을 맺었다. 23일과 24일 각각 280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대분)급 컨테이너선 2척과 1만6000TEU급 컨테이너선 2척을 수주했다. 이어 28일에는 오세아니아 선사와 8400TEU급 4척, 2800TEU급 8척, 1800TEU급 6척 등 총 18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1월에 초대형 컨테이너선 12척을 3조7160억원에 수주하기도 했다. 영국의 시장조사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4월 22일 기준으로 한국의 컨테이너선 수주량은 131만7900CGT(표준선 환산톤수)로 시장 점유율 29.7%를 차지했다. 여기에 HD한국조선해양(22척)과 삼성중공업(1만6000TEU급 2척) 수주를 더하면 컨테이너선 점유율이 30%대로 상승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한국의 컨테이너선 수주 점유율은 11.4%로 낮았다. 하지만 4월 기준으로 30%대를 기록하며 점유율이 3배 이상 껑충 뛰는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국내 ‘빅3’가 올해 4월까지 수주한 컨테이너선 수주 계약 규모는 9조1600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컨테이너선 수주액인 9조3900억원에 98%까지 근접한 수치로 올해 역대급 수주 기록을 예고하고 있다. 여기에 HD한국조선해양의 자회사인 HD현대미포는 올해 전 세계에서 발주된 총 33척의 피더 컨테이너선(3000TEU 미만급) 중 절반에 가까운 16척을 수주해 현재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피더 컨테이너선 시장은 그동안 중국 조선사들이 우위를 보여왔으나 올해 들어 HD현대미포가 기술력을 내세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컨테이너선은 그동안 현대미포가 강점을 보여왔던 분야다. 경쟁국인 중국과 비교해 기술력과 품질, 납기 신뢰도를 앞세워 컨테이너선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한화오션도 지난 3월 대만의 선사 에버그린과 2만4000TEU급 액화천연가스(LNG) 이중연료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 6척 건조계약을 맺었다. 수주 금액은 2조3286억원에 이른다. 조선업계에서는 향후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 조선업 견제가 강화되고, 한국과의 조선업 협력이 본격화될 시 선주사들이 컨테이너선 등 중국의 주력 선종 발주 시 한국을 대안으로 검토하는 사례가 많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가 10월부터 중국 선박과 관련해 미국 입항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한국의 반사이익이 기대되고 있다”며 “4월까지의 수주 계약은 지난해부터 선사들과 논의를 이어왔던 계약 건이라 온전히 ‘트럼프 효과’라고 보기 어렵다. 앞으로 ‘트럼프 관세’ 등을 고려하면 한국의 컨테이너선 수주 경쟁력은 더욱 올라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미 협력에 발 벗고 나서는 오너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한미 양국이 조선 분야 협력을 진지하게 모색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미국 조선 산업 관련 정책 주요 내용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미국이 중국산 선박에 대해 입항료를 부과하고, 자국 조선업 보호·육성을 위해 관련 정책·입법에 나서고 있어 한국 조선업에 기회가 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최근 발의한 ‘미국의 번영과 안보를 위한 조선업과 항만시설법’에는 10년 안에 미국 국적 선박 250대로 구성된 선단을 구성하기 위한 ‘전략적 상업 선단 프로그랩’ 도입 방안이 담겼다. 외국에서 건조된 선박도 미국에서 건조된 선박으로 간주하는 단서 조항이 달려 한미 협력이 구체화 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 조선업계에 새로운 기회의 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오너 일가도 조선업의 한미 협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과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4월 말 방한한 존 펠란 미국 해군장관을 차례로 만나 한미 협력에 동조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달 30일 울산 본사에서 펠란 장관을 만나 조선 기술력을 소개하고 한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펠란 장관은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한국 해군 정조대왕함에 승선했고, 올해 말 진수를 앞둔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 다산정약용함도 둘러봤다.펠란 장관은 “우수한 역량을 갖춘 조선소와 협력한다면 적시 유지·보수 활동이 가능해져 미 해군 함정이 최고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정 수석부회장은 “HD현대가 가진 최고의 기술력과 선박 건조 능력을 바탕으로 미국 조선산업 재건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 화답했다. 펠란 장관은 이후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찾아 김동관 부회장과 조선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그는 한화오션이 유지·보수·정비(MRO) 작업 중인 미 해군 7함대 급유함인 ‘유콘’함을 살펴보고 잠수함 건조 구역을 비롯한 주요 생산 현장을 둘러봤다. 특히 선박 블록 조립 자동화 공정을 유심히 살펴본 것으로 전해진 펠란 장관은 방명록에 ‘굉장한 조선소’라고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관 부회장은 “한화오션은 미국 해군의 전략적 수요에 맞춰 어떤 상황에서도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건조 체계를 완비했다”며 “한국 기업 최초로 미국 내 조선소를 인수했을 뿐만 아니라 미국 해군 MRO 사업도 성공적으로 완수했다”고 강조했다.이어 그는 “미국 내 여러 조선소를 확보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북미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특수선 양대산맥인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한미 협력 분위기를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계산이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국내 조선소 최초로 미국 해군 군수지원함 ‘월리 쉬라’호 MRO 사업을 수주해 이를 성공적으로 인도했다. 이어 지난해 12월에는 한국 기업 최초로 미국 필리조선소를 인수했다. HD현대는 지난달 미국 최대 방산 조선사 헌팅턴 잉걸스와 ‘선박 생산성 향상 및 첨단 조선 기술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미국 진출을 가시화하고 있다. 김두용 기자 2025.05.08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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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해군 장관, 김동관·정기선 만난다

한미 조선업 협력이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존 펠란 미 해군성 장관이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공장을 방문한다. 30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펠란 장관은 이날 한국에 입국해 오후 HD현대중공업 울산 본사와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잇달아 방문한다. 펠란 장관은 양사 경영진들을 만나 함정 건조 및 유지·보수·정비(MRO)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이에 따라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과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 양사의 핵심 경영진이 모두 현장에 총출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29일 방한한 트럼프 주니어도 울산과 거제 방문에 동행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지만, 일정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조선업 재건 의지를 강력하게 피력하며 세계 1위 조선 경쟁력을 가진 한국과의 협력을 강조해왔다.펠란 장관은 방한 전 지난 28일 일본을 방문해 현지 조선소를 둘러보고, 나카타니 겐 일본 방위상과 미군 함선의 공동 정비 등 방위산업 협력을 논의했다.그는 방일 전 닛케이와 인터뷰에서 "일본이나 한국과 같은 조선업에 뛰어난 동맹국과의 협력은 불가결하다"며 "세계 조선업계 2위인 한국, 3위인 일본과 하나가 돼 미국의 부활을 목표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펠란 장관은 지명자 시절 인사청문회에서 한화오션의 미국 필리조선소 인수를 거론하며 "그들이 그것을 강화하고 더 낫게 만드는 방안을 살펴볼 것인데, 그들의 자본과 기술을 이곳(미국)으로 유치하는 것은 내 생각에 매우, 매우 중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김두용 기자 2025.04.30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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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CSIS "미국 조선 재건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 적합 파트너"

미국 싱크탱크 기관지에 미국 조선산업과 해군 재건을 위해서는 동맹인 한국과의 협력이 필수라는 기고문이 실렸고,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적합한 파트너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퍼시픽포럼은 최근 기관지 '펙네트'를 통해 박진호 한국 국방부 정책자문위원이 쓴 ‘미국 조선업이 한국 도움으로 중국을 따라잡을 수 있을까(With South Korea's help, can US shipbuilding catch up with China?)’라는 제목의 칼럼을 실었다.칼럼에 따르면 박 위원은 "미국 행정부가 해결해야 할 시급한 과제 중 하나는 미국 조선 산업의 붕괴지만 이는 미국 혼자서는 되돌릴 수 없다"며 "가장 효과적인 대안은 한국과 같은 동맹국과 조선 분야에서 협력하는 것"이라고 제안했다.박 위원은 지난 10년간 한국이 3000척의 상선과 해군 함정을 건조한 것을 들며 특히 국내 대표 조선업체인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미국 조선업 재건에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먼저 그는 "한화오션은 필리조선소 인수 후 필라델피아에서 미국 해군을 위한 유지·보수·정비(MRO)를 담당하고 있다"며 "HD현대중공업은 2030년까지 미국 테라파워와 협력해 소형 모듈형 원자로(SMR) 추진 선박을 개발하는 데 최대 2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그러면서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은 이지스 전투 시스템 등 자체 개발 기술로 한국 최초의 완전 전기 추진 구축함 건조를 협력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이러한 전례 없는 움직임은 미국 조선업체들은 할 수 없는 미국의 전략적 요구를 보다 효율적이고, 시의적절하게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박 위원은 또, 미국과 한국의 조선업 협력은 중국의 해상활동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을뿐더러 인도·태평양 지역 내 연합 해군 작전 능력을 조정하는 데도 유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또 여기에 일본을 포함시켜 새로운 한미일 3국 안보 협력 프레임워크를 구성할 수 있다고 봤다.마지막으로 박 위원은 "70년 동안 신뢰할 수 있는 동맹국이었던 한국과 협력하는 것이 붕괴하는 미국 조선 산업을 시급히 되살리고, 미국 해양 리더십을 유지하는 최선의 해결책"이라며 "동시에 한국의 미국 조선업 투자는 공급망 중단과 같은 부작용을 완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두용 기자 2025.04.17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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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 미국 이어 폴란드서 수주 활동 전개

한화오션이 미국에 이어 폴란드에서도 수주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최근 폴란드 해군 현대화를 위한 오르카(ORKA) 프로젝트 수주 활동을 현지에서 전개했다. 한화오션은 지난 25∼26일 폴란드 그단스크와 그드니아에 각각 위치한 레몬토바 조선소와 나우타 조선소를 잇달아 방문해 함정 건조와 유지·보수·정비(MRO) 사업, 친환경 기술과 관련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한화오션은 폴란드 해군 현대화를 위해 잠수함 3척을 도입하는 8조원 규모의 오르카 프로젝트 수주를 위해 이번 방문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레몬토바 조선소는 연간 200척 이상의 선박 건조 및 수리 실적을 가진 유럽 MRO 분야 1위 조선소다. 폴란드 국영 방산그룹인 PGZ 그룹 계열사인 나우타 조선소는 방산 전문 조선소로, 폴란드 내 군용 함정 MRO 시장 점유율 2위를 기록하고 있다.한화오션은 특수선 해외영업과 전략, 구매, 생산 등 각 분야 17명의 직원으로 방문단을 구성해 레몬토바 조선소와는 일반 상선 등 선종 다각화와 친환경 기술 협력에 대해 논의했다.나우타 조선소와는 함정 건조와 MRO 사업을 제안하고 협의를 진행했다.이에 나우타 조선소 모니카 사장이 "상호 신뢰와 기술 교류를 바탕으로 장기적인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싶다"고 밝히는 등 양 조선소가 이번 방문을 크게 환영했다고 한화오션은 전했다.한화오션은 폴란드 오르카 프로젝트 수주를 위해 현지 기업들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폴란드 방산그룹 WB와 잠수함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이 외에도 폴란드 국영 방산그룹 PGZ, 영국 밥콕 등과 MRO 계획을 수립했다. 한편 한화오션은 지난해 한화시스템 등과 함께 미국 필리 조선소를 인수한 바 있다. 이후 미국에서 수주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 2월 마크 켈리 미국 애리조나주 상원의원은 한화 필리조선소에 방문하기도 했다. 또 미국 사업 확대를 위해 한화오션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유상증자를 통해 미국 필리 조선소에 대한 추가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최근 단행한 호주 조선사 오스탈 지분 투자처럼 해외 조선 시설 및 지분 투자도 적극 검토한다. 오스탈은 미국 함정 시장에서 소형수상전투함 부문 시장점유율이 40%에 달하는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미국에도 사업장을 보유하고 있다.김두용 기자 2025.03.31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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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호주 조선·방산 업체 전략적 인수 이유는

한화그룹이 호주 조선·방산 업체인 오스탈에 대한 전략적 지분 인수를 단행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는 한화시스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통해 미국 군함 제조·납품사인 호주 오스탈의 지분 인수를 단행했다. 이날 한화그룹은 지난 17일 호주증권거래소 장외 거래를 통해 오스탈의 지분 9.91%를 직접 매수하고, 주요 주주로 올라섰다고 밝혔다. 매수 지분은 1687억원 규모다. 이외에도 한화는 호주 현지 증권사를 통해 추가 지분 9.9%에 대한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을 체결했다.이날 호주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FIRB)에는 오스탈에 대한 총 19.9%의 지분 투자 관련 승인도 동시에 신청했다. 전날 한화시스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유상증자를 통해 호주 현지 자회사 'HAA No.1 PTY LTD'에 각각 2027억원, 642억원을 투입했다고 공시했다. 한화시스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증자 참여 목적을 '호주 등 글로벌 시장 진출'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설립된 'HAA No.1 PTY LTD'의 누적 자본금은 이로써 3370여억원에 달한다. 앞서 한화오션은 작년 4월 10억2000만 호주달러(약 9300억원)에 오스탈 인수를 제안했지만 오스탈 경영진이 거부하면서 무산된 바 있다. 현재 오스탈 시가총액은 13억9100만 호주달러(약 1조2800억원)로, 1대 주주인 타타랑벤처스의 지분은 19.61%다. 한화그룹이 'HAA No.1 PTY LTD'에 투입한 자금은 공개 매수 프리미엄 등을 고려하면 이 회사 지분 약 20%를 살 수 있는 규모다.한화는 "기존 알루미늄 중심 수주에서 최근 강철선 건조 체제로의 전환이 안정세로 접어들었다"며 "한화의 글로벌 상선 및 함정 분야에서 입증된 건조 능력과 미국 국방부 및 해군과의 단단한 네트워크에 오스탈의 시너지가 더해져 수주 확대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한화그룹은 지난해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을 통해 필리조선소를 인수해 북미 조선과 방산 시장에서 진출 거점을 확보한 바 있다. 오스탈은 해군 함정과 고속 페리, 해상풍력 발전소, 석유·가스 플랫폼용 선박 등을 생산하는 업체다. 호주 해군뿐 아니라 미국 해군에 선박을 설계, 건조해 납품하는 주요 방산업체이기도 하다. 미군 함정을 직접 건조하는 4대 핵심 공급업체로 알려졌다. 미국에서는 앨라배마 조선소에서 미 해군 관련 사업을 벌이고 있다.하지만 인수를 위해서 당국의 승인을 얻어야 하는 등 벽이 많다. 오스탈은 호주 정부로부터 전략적 조선업체로 지정됐다. 따라서 FIRB와 미국의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 미국 국방방첩안보국 등으로부터 승인받아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두용 기자 2025.03.18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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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신동빈·정용진 누가 베팅 잘 했나

총수들의 인수합병(M&A) 승부수는 그룹 성장의 중대한 전환점이자 지름길이 되는 경우가 많다. 미래 성장동력 확보나 본원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수조원의 거금을 과감하게 투자하는 작업이라 그룹의 명운이 걸린 비장의 카드이기도 하다. 최근 대규모 투자로 주목을 끌었던 총수들의 M&A 성적표를 들여다봤다. LG 바이오·롯데 이차전지 효과 아직 5일 업계에 따르면 LG그룹과 롯데그룹은 최근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바이오와 이차전지 분야에서 굵직한 M&A를 성사시켰다. LG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강조하고 있는 신성장 동력인 ‘ABC(인공지능·바이오·클린테크)’ 중 바이오 분야에서 눈에 띄는 움직임을 보였다. LG화학은 7000억원을 투입해 지난 2023년 항암 신약 개발 기업인 아베오 파마슈티컬스의 인수를 마무리했다. 아베오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신장암 치료제인 ‘포티브다’를 보유하고 있다. LG는 국내 기업 가운데 최초로 FDA 신약 보유 기업을 인수하며 시선을 모았다. LG화학은 지난해 4분기에 영업손실 2520억원을 기록하는 등 2019년 이후 5년 만에 분기 적자를 기록하는 등 고전했다. 이런 가운데 전체 매출에서 비중이 3% 비만으로 크지 않지만 바이오를 품고 있는 생명과학 분야만 성장세를 보였다. 생명과학 부문은 지난해 매출 1조3340억원, 영업이익 1100억원을 기록하며 선전했다. 아베오 인수 후 생명과학 부문의 매출 규모는 1조원을 넘어섰고, 2025년 매출 목표를 1조4000억원으로 잡게 됐다. 하지만 7000억원 투자 효과는 아직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평가다. 2024년 아베오의 매출은 2000억원대 수준이라 기대했던 만큼 고성장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아베오의 두경부암 치료 물질의 임상 3상으로 연구개발(R&D) 비용이 더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LG화학은 아베오의 미국 시장 네트워크를 활용해 자사 개발 신약 상업화 등의 시너지 효과를 겨냥했다. 항암제를 비롯한 신약 영역을 확대하려 했지만 속도가 더딘 편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아베오가 현재 1개의 항암제만 보유하고 있어 미국의 판매망과 매출 확대에 다소 한계가 있다. 인수 등을 통해 FDA 승인 항암제를 추가하려 해도 시장 내에서 작업이 쉽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제약·바이오업의 특성상 빠른 성장세를 기대하기 힘들지만 LG그룹은 아베오의 매출을 2027년까지 5000억원으로 늘리는 등 혁신 신약 개발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이차전지 소재 분야를 키우기 위해 지난 2023년 2조7000억원 투자했다. 배터리용 핵심 소재인 동박 제조사 일진 머티리얼즈를 인수하며 이차전지 전문기업 도약이라는 꿈을 키웠다. 일진 머티리얼즈는 동박 분야에서 국내 2위, 세계 4위 점유율을 가진 기업이었다. 그러나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과 업황 침체로 기대는 처참하게 무너졌다. 사명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로 바꾼 후 2023년 매출 8090억원, 영업이익 118억원을 기록했지만 2024년 매출 9023억원, 영업손실 644억원을 적으며 적자로 전환했다. 롯데는 무려 2조7000억원을 투자했지만 적자 기업을 안고 있는 상황이다. 신 회장은 그룹을 이끌어갈 신성장 동력으로 이차전지를 꼽으며 이차전지 소재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해 4월에는 당해 첫 해외 현장경영 행보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소재 사업장인 말레이시아를 찾아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당시 신 회장은 “말레이시아의 입지적 장점을 활용해 원가 경쟁력을 더욱 높이고, 세계 최고의 품질의 동박을 생산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경쟁력 강화를 통한 시장 선도를 당부했다. 롯데 관계자는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인수에 대한 기대감이 컸는데 업황 부진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실적을 회복하고 시너지 효과가 나기까지 시일이 다소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적자’ 신세계 이커머스, '흑자' 한화 조선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지난 2021년 3조4000억원을 베팅한 이베이코리아(G마켓)의 적자 상황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G마켓은 2022년부터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신세계그룹이 이커머스 등 온라인 플랫폼의 경쟁력 강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G마켓의 영업손실은 2023년 321억원에서 2024년 674억원으로 늘어났다. 신세계그룹은 G마켓 인수에 성공했지만 ‘승자의 저주’에 시달리고 있는 셈이다. 신세계는 지난해 6월 G마켓 수장을 교체하는 등 변화를 꾀하고 있지만 수익성이 개선된 SSG닷컴과 달리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심지어 인수 당시 이마트가 보유한 G마켓의 지분가치가 4조원 수준에서 현재는 3조원으로 떨어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정용진 회장은 알리바바그룹과의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돌파구 마련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12월 알리바바인터내셔널과 50대 50 합작법인(그랜드오푸스홀딩) 설립을 발표했는데 이마트는 G마켓 지분을 100% 현물 출자하기로 했다. 알리바바 측은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 지분 100%와 현금 3200억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G마켓은 합작법인을 통해 글로벌 플랫폼과 시너지 창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IT(정보기술) 역량이 뛰어난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 G마켓의 상품력이 더해지면 국내외 이커머스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오는 8일 회장 취임 1주년을 앞둔 정 회장은 이커머스의 새로운 도전에 대해 “고정관념을 뒤집는 발상이 필요하며 외부와의 적극적인 협업은 시장의 흐름을 바꾸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주도한 대우조선해양의 인수합병은 합격점을 받고 있다. 한화는 2조원 베팅으로 단숨에 글로벌 조선업 강자로 등극했다. 사명을 한화오션으로 바꾸고 조선업뿐 아니라 방산 분야에서도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한화오션의 실적도 조선과 방산업의 호조 속에 개선되고 있다. 지난해 매출 10조7760억원, 영업이익 2379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을 품으면서 길었던 적자 행진이 멈춘 셈이다. 여기에 한화그룹은 지난해 12월 국내 기업 최초로 미국 조선소를 품으며 수주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한화는 1400억원을 들여 미국 필라델피아에 있는 필리 조선소 인수를 완료했는데 미국의 조선업 수주가 부각되면서 각광받고 있다. 한화 관계자는 “필리 조선소 인수는 한화그룹이 글로벌 해양 방산 산업에서 입지를 강화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2025.03.0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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