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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슈퍼 빼면 대부분 '부진'...롯데쇼핑, 임원 인사 '칼바람' 부나

유통 '빅3' 중 신세계그룹과 현대백화점그룹이 임원 인사를 발표하면서 롯데쇼핑의 인사 방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신상필벌' 원칙을, 현대백화점그룹은 '안정'을 중심에 둔 인사를 진행했다. 롯데의 경우 올해 상반기 주요 부문이 실적 부진을 겪은 만큼 이를 반영한 인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비상경영 롯데, 올해도 '쇄신' 인사 나오나5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현재 막바지 계열사 임원 평가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이달 말에서 늦어도 다음 달 중에 인사가 단행될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해 롯데쇼핑은 12월 19일에 정기 인사를 단행했다.재계 관계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오는 7일 하와이에서 열리는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롯데 챔피언십에 호스트 자격으로 참석하는 만큼 연말 정기 임원 인사는 행사 이후 단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롯데 인사에서는 '쇄신' 기조가 뚜렷했다.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 8명이 물러나고, 14명이 교체됐다. 재계에서는 신동빈 회장이 지난 8월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실적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고 있어 이번 인사 역시 '쇄신'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고 있다."나 떨고 있니"…실적 부진 CEO들롯데쇼핑의 실적이 저조한 점 역시 '쇄신' 인사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실제 롯데쇼핑의 올 상반기 매출은 6조94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소폭 증가했지만 순이익은 1743억원에서 68억원 손실로 돌아섰다.주요 부문별로 살펴보면 1987년 신세계백화점에 입사한 이후 30년을 '신세계맨'으로 살아온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의 성과가 미미한 상황이다. 올 상반기 롯데백화점의 매출은 1조59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6%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22.1% 감소한 1520억원에 그쳤다. 특히 정 대표는 신세계와 현대백화점 등 경쟁사 대비 2배 이상 많은 32개의 점포를 보유하고서도 뒤처지고 있다. 롯데쇼핑의 이커머스 부문인 롯데온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5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1% 줄었고, 423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해 누적 손실이 500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박익진 대표가 새로운 구원투수로 나섰지만 상황은 오히려 악화된 모양새다.남창희 대표가 이끌고 있는 롯데하이마트 대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롯데하이마트의 올 상반기 매출은 전년 대비 14.7% 감소한 1조1144억원에 그쳤다. 영업적자는 133억원를 기록했다. 롯데컬처웍스는 올 상반기 매출 2292억원, 영업이익 73억원을 기록해, 적자에서 벗어났지만 영업이익을 크게 개선하지 못하고 있다. 롯데컬처웍스는 CJ 출신의 최병환 대표가 3년째 회사를 이끌고 있다.그나마 상황이 좋은 곳은 롯데마트와 슈퍼다. 강성현 대표가 이끄는 마트와 슈퍼 부문은 올 상반기 매출이 2조6806억원으로 전년 대비 2.9%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75억원에서 243억원으로 38.7% 늘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롯데쇼핑 전반의 실적 악화가 계속되고 있어 새로운 전략과 체질 개선에 대한 시도는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곧 있을 정기 임원 인사 역시 이에 대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더욱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쇼핑 CEO 중 마트사업부, 롯데하이마트, 롯데면세점, 롯데웰푸드, 롯데칠성 등 주요 계열사 임원들이 내년 초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이 중에는 실적 부진을 기록한 계열사의 임원들도 포함돼 있다. 롯데 오너 3세 신유열 전무 승진 관심유통 업계에서는 롯데쇼핑의 주요 임원 인사와 더불어 신동빈 회장의 장남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전무)이 부사장으로 이번에도 고속 승진할지 여부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현재 신 전무는 롯데지주와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임원직을 맡아 그룹의 신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최근에는 주요 사업 현장을 찾으며 그룹 내 후계자 입지를 다지는 모습을 지속적으로 내비치고 있다.올해 초 신동빈 회장 없이 해외 행사 일정을 소화하는 한편 지난달 24일 오픈한 '타임빌라스 수원'을 김상현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 등과 찾아 1시간가량 현장을 점검하기도 했다. 타임빌라스는 롯데백화점 중장기 전략의 핵심으로 꼽힌다.유통 업계 관계자는 "신유열 전무가 최근 롯데쇼핑이 힘을 주고 있는 '타임빌라스 수원'을 방문하는 등 현장 경영 보폭을 넓혀나가고 있다"면서 "연말 인사를 통해 유통업 등 주요 계열사로 경영 참여를 늘리기 위한 추가 인사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이와 관련 롯데그룹 관계자는 "인사 시기나 방향성과 관련해 아직 정해진 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4.11.0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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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 감축에 부진사업 철수…유통업계 '비용절감' 안간힘

실적 악화에 시달리는 유통업계가 비용 감축에 사활을 걸고 있다.8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온은 다음 달 1일부로 바로배송 서비스를 종료하기로 했다.바로배송은 롯데온 내 롯데마트몰에서 장보기 상품을 구매하면 2시간 이내에 상품을 배송해주는 서비스로 전국 8개 점포에서 운영해왔다. 그동안 운영 점포를 점차 줄여오다 이번에 완전히 손을 떼기로 한 것이다. 롯데온은 2022년 4월 새벽배송 서비스도 중단한 바 있다.롯데온은 배송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앞으로 당일배송과 예약배송에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롯데온의 배송 서비스 축소는 물류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고육지책 성격이 짙다. 2020년 롯데그룹 유통사업군의 통합 온라인몰로 출범한 롯데온은 매년 1000억원 안팎의 손실을 내면서 누적 적자가 5000억원에 육박한다.실적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이마트 역시 부진한 사업을 털어내거나 개편하는 구조조정에 착수했다.반려동물용품·서비스 전문 매장인 몰리스는 외부 전문점 수를 축소하는 대신 이마트 점포 내 반려동물용품 구색을 강화한 '미니몰리스'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사업 개편이 진행 중이다.수익성이 떨어지는 점포 내 골프 전문 매장도 정리하고 있다. 현재까지 10여개 골프 전문 매장을 없애고 일반 스포츠 매장에서 골프용품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골프 전문 매장이 빠진 공간은 매출과 효율이 높은 다른 상품 매장으로 리뉴얼 중이다. 앞서 이마트는 1993년 설립 이래 전사적으로 첫 희망퇴직도 받고 있다. 근속 15년 이상 직원인 밴드 1~3(수석부장·부장·과장급)이 대상이다.11번가는 최근 두 차례 희망퇴직을 받았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자 인력 재배치 카드를 꺼내들었다. 지난해 말 1차 희망퇴직 신청자가 10명이 채 안되자 지난달 말 2차 희망퇴직을 받았고, 외주업체에 주던 물류센터 업무를 내부 인력 50여 명으로 대체한 것으로 알려졌다.GS리테일은 사업 포트폴리오 자체를 재구성하고 있다.지난해 인테리어·문구 전문 온라인 쇼핑몰 텐바이텐 지분을 전량 매각한 데 이어 GS더프레시 온라인몰 사업에서도 손을 뗐다. 실적이 부진한 사업을 정리하고 수익성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기 위한 것이다. S리테일은 이와 함께 매년 정례적으로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시행 중이다.롯데그룹 구성원들도 또 한번 희망퇴직을 실시하진 않을지 내심 긴장하는 분위기다.롯데백화점은 2021년, 롯데면세점은 2022년 12월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고, 롯데마트는 2021년 상·하반기에 이어 지난해 말 세 번째 희망퇴직에 들어갔다. 또 롯데하이마트는 2020년에 이어 2022년 한 차례 더 희망퇴직을 단행했고 롯데홈쇼핑 역시 지난 9월 희망퇴직을 받았다.업계 관계자는 "유통 대기업들이 당장 몸집을 줄이는 방법으로 수익성을 보전하겠다는 전략을 펴고 있다"며 "쿠팡과 알리익스프레스 등 온라인 플랫폼들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투자를 이어가고 있어 오히려 격차가 벌어질 수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4.04.0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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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하이마트, 공정위 상대 시정명령 취소 소송 패소

파견 직원들에게 타사 제품을 팔도록 한 롯데하이마트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받은 시정명령은 정당하다고 법원이 판결했다.12일 서울고법 행정6-2부는 롯데하이마트가 공정위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등 취소소송에서 공정위 손을 들어줬다.앞서 공정위는 2020년 12월 파견업체 직원들에게 다른 업체 제품까지 팔도록 한 롯데하이마트가 대규모유통업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시정명령과 과징금 10억원을 부과했다. 쿠첸 직원이 쿠쿠, 삼성, LG 제품도 판매하는 등 파견 직원들이 타사 물건을 판 규모만 5조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롯데하이마트 측은 이 같은 공정위 제재에 불복해 시정명령 취소소송과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법원이 민사 가처분 성격의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본안 소송 선고 때까지 한시적으로 시정명령 효력이 중단된 상태였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7.12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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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 허리띠 졸라매는 유통가

유통업계가 새해를 앞두고 허리띠를 졸라매기 시작했다. 곳곳에서 인력 감축과 비용 절감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내년 경기 침체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자 선제적 대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지난 14일부터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을 받기 시작했다. 대리급 이상·근속연수 15년 이상 직원이 대상이다. 조건에 해당하는 직원은 전체 인력의 15%인 160여 명이다. 면세점 업계에서는 맏형 격인 롯데면세점의 구조조정을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면세점은 지난 3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하는 등 호실적을 거뒀다"며 "코로나19 팬데믹에 면세점 인력의 자연 감소가 많았음에도 추가로 구조조정을 단행한다는 것은 예상 밖"이라고 말했다. 롯데하이마트도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근속연수 10년 차 이상 또는 만 50세 이상 직원 약 1300명이 대상으로, 지난 2020년 3월 이후 2년 9개월 만이다. 롯데하이마트는 최대 24개월 월급 수준의 위로금과 재취업 지원금 1200만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주류 업계에서도 희망퇴직이 이어지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최근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근속연수 15년 차 이상 직원들이 대상으로 통상임금 34개월 치를 제공하기로 했다. 지난해 9월에는 오비맥주가 근속연수 10년 차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한 바 있다. 올 상반기에는 디아지오코리아가 근무 1년 차 이상 정규직 직원 전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도 했다. 인력 구조조정 대신 각종 비용 절감을 통한 '짠물 경영'에 나선 곳들도 있다. 이마트는 처음으로 점포 운영 시간을 단축했다. 손님이 많이 찾지 않는 시간에는 문을 닫아 고정비를 줄이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내년 2월 28일까지 이마트 점포의 영업종료 시각은 오후 11시에서 10시로 1시간 앞당겨졌다. 창고형 할인점인 트레이더스 21개 점 경우 영업 마감 시간을 아예 영구적으로 오후 11시에서 10시로 단축하기로 했다. SSG닷컴은 내년부터 충청권(대전·청주·천안·세종 등) 새벽배송 서비스를 중단한다. 수요가 많은 수도권 지역에 집중해 운영비 부담을 줄이겠다는 전략이다. 신세계백화점도 내년 마케팅 비용을 삭감하고, 알게 모르게 새어나가는 고정비용을 줄이기로 하는 등 허리띠를 바짝 졸라맸다. 최근에는 비용 절감의 일환으로 연 구매 금액 400만원 이상인 고객에게 발급하던 멤버스 바 ‘무료 음료 쿠폰(월 10회) 발급'도 중단했다. 업계의 이 같은 행보는 내년 더욱 어두워질 기업 환경을 감안한 ‘사전 대비’라는 분석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백화점·대형마트·온라인쇼핑 등 5개 소매유통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한 '2023 유통산업 전망 조사' 결과에서 내년도 성장세가 떨어질 것으로 분석됐다. 내년 소매시장 성장률 전망치는 1.8%로, 코로나19 기저효과가 반영된 2021년의 8.6%, 2022년 1∼9월의 5.9% 대비 대폭 둔화한 수치다.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의 성장률 2.5%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계 구매력이 부진한 상황에서 물가 상승폭과 이자지출 증가폭이 커져 내년 소비지출액은 줄어들 전망”이라며 “내수에 의존하는 유통 기업들의 경우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2.12.2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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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사업장 현장점검 롯데 신동빈, 위기 극복 인사 카드는

롯데그룹의 인사가 예년에 비해 늦어지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불확실성에 대비해 주요 그룹들이 ‘이른 인사’로 조직 재정비에 나서고 있는 데 반해 롯데는 심사숙고의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롯데건설발 유동성 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안정과 쇄신을 놓고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관심이 쏠린다. ‘내우외환’ 극복 신동빈의 카드는 11일 재계에 따르면 오는 15일 롯데그룹의 인사가 유력하다. 지난 2년간 11월 말에 인사를 해왔던 것과 비교하면 보름 이상 늦어지고 있는 셈이다. 롯데는 영업이익 부문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던 롯데케미칼이 적자로 전환했고, 레고랜드 사태로 롯데건설이 흔들리고 있다. 게다가 롯데홈쇼핑이 새벽 방송 ‘블랙아웃 처분’을 받는 등 국내외적인 경영환경이 썩 좋지 않다. 롯데홈쇼핑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지난 2019년 내린 업무정지 처분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이 확정됨에 따라 내년 2월 1월부터 7월 31일까지 6개월간 오전 2~8시 방송을 송출할 수 없게 됐다. 당시 방송 재승인 심사 기간에 미래창조과학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제출한 사업 계획서에 임직원의 범죄 행위를 허위로 작성한 혐의가 적용되면서다. 신동빈 회장은 이미 2020년 말 인사부터 젊은 최고경영자(CEO)를 전진 배치하는 등 세대교체를 강행했다. 황각규 전 부회장을 과감히 내쳤고, ‘순혈주의’를 버리고 외부 인사를 적극적으로 영입하며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었다. 김상현 롯데쇼핑 대표이사 겸 부회장이 대표적 인물이다. 그는 ‘롯데맨’이 아니면서 처음으로 롯데쇼핑의 지휘봉을 잡았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롯데그룹의 주력은 쇼핑·유통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변화의 흐름 속에 쇼핑·유통 사업은 산고 끝에 화학사업군에 ‘주력 지위’를 빼앗겼다. 백화점과 면세점 사업은 신세계와 현대백화점그룹 등에 쫓기고 있고, 이커머스 시장에서는 쿠팡, 네이버 등에 밀려 여전히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신동빈 회장은 쇼핑·유통 현장을 직접 살펴보는 등 인사를 앞두고 장고의 시간을 갖고 있다. 현장에서 소비자의 동향을 점검하고 목소리를 듣는 등 초심으로 돌아가 돌파구 마련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일 서울역 롯데마트에 나타난 신 회장은 수행원이나 그룹 임원진 없이 홀로 매장을 둘러보며 현장을 점검했다. 주말에 깜짝 방문한 신 회장은 서울역 롯데마트 지점 담당자와 함께 1·2층 구석구석을 돌아보며 소비 트렌드 등을 점검하는 모습을 보였다. 주말에 직접 사업 현장을 둘러보고 돌파구의 실마리를 찾으려는 초심의 행보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는 그동안 쇼핑·유통이 절대적인 매출을 보여왔는데 최근 그 주력 사업에서 부진하다 보니 부침을 겪으며 고심하는 행보가 나타난다”고 말했다. 장남 신유열과 여성 경영자 중용 가능성 경영 승계도 롯데그룹의 관심사다. 신동빈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가 중책을 맡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신 상무는 2020년 일본 롯데와 일본 롯데홀딩스 부장으로 입사했고, 올해 5월 미등기 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오너가 3세 신유열 상무는 글로벌 사업 동향과 신사업전략 검토 등의 업무를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이 유통 중심에서 벗어나 헬스·바이오·모빌리티 등을 신사업 동력으로 삼고 있는 가운데 신 상무가 이런 업무를 중점적으로 맡을 가능성이 있다. 신 상무는 지난 9월 신 회장의 베트남 출장 때 함께 동행하는 등 본격적인 글로벌 현장 경영에 뛰어들었다는 평가다. 이번 인사에서는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계열사 인사들의 연임 여부에도 시선이 쏠린다. 현재 이동우 롯데지주 부회장,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 김교현 롯데케미칼 부회장 등이 임기 연장의 기로에 섰다. 특히 주력 계열사로 떠오른 롯데케미칼은 올해 글로벌 경기 침체로 실적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 여성 경영인들을 중용하고 있는 추세라 롯데그룹에서도 파격적인 여성 임원 승진 가능성도 제기된다. 롯데는 지난 2018년 5대 그룹 중 최초로 여성 CEO를 발탁한 사례가 있다. 당시 롯데의 헬스·뷰티숍 롭스의 신임 대표로 선우영 롯데하이마트 온라인 부문장이 뽑혔다. 하지만 기대를 모았던 롭스는 내리막길을 걸으며 길거리에서 사라졌다. 신 회장은 그간 여성 인재 육성을 강조해왔고, 지속해서 여성 임원을 늘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6명의 신규 여성 임원이 탄생했다. 롯데 관계자는 “예전보다 인사 시기가 늦어지는 건 철저한 검증을 거치는 것 때문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2.12.1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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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신동빈, 카이스트 총장 만난 뒤 결속 강화...140억원 출연

신동빈 회장과 이광형 총장이 만난 뒤 롯데그룹과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의 협업에 속도가 붙고 있다. 롯데그룹은 29일 카이스트에 140억원을 출연한다고 밝혔다. 기부금은 2025년 하반기 준공을 목표로 '롯데-카이스트 연구개발(R&D) 센터'와 '롯데-카이스트 디자인센터' 건립에 활용된다. 생명화학공학과가 운영하는 R&D 센터는 기후 변화와 이에 따른 탄소 중립을 실현하기 위한 산·학 초경계 연구 클러스터로 조성된다. 바이오 지속가능성, 탄소중립 소재·에너지, 영양 및 헬스케어 등 세 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시스템대사공학, 바이오연료·플라스틱, 그린수소, 신재생 에너지, 배터리 분야에서 포괄적으로 연구를 진행한다. 연구 성과는 롯데와 협업해 상용화할 계획이다. 산업디자인학과에서 운영하는 디자인센터에는 사회공헌 디자인 랩과 인공지능(AI) 및 데이터 기반 디자인 랩, 메타버스 디자인 랩, 사용자 경험 및 서비스 디자인 랩이 설치된다. 쓰레기 배출을 최소화하는 제로웨이스트 디자인 및 디자인씽킹 기반 연구, 데이터 기반 사용자 경험 디자인 연구, 인간 중심 AI 상호작용 기술·서비스 개발, 가상과 현실을 통합한 미래형 제품 및 서비스 연구 등을 한다. 캠퍼스와 지역사회 구성원에게 개방되는 테스트베드도 만들어진다. 기부금 출연에는 롯데지주, 롯데케미칼, 롯데정밀화학, 롯데쇼핑, 코리아세븐, 롯데하이마트, 롯데멤버스, 롯데GFR,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등 10개 회사가 참여한다. 롯데는 미래 혁신을 위해 최근 카이스트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신동빈 회장이 지난 2월 대전 본원을 방문해 이광형 총장을 만나기도 했다. 롯데는 지난해 배상민 카이스트 교수를 롯데지주 디자인경영센터장(사장)으로 영입했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1월 '롯데케미칼-카이스트 탄소중립연구센터'를 설립하고 탄소중립 관련 연구 프로젝트 5건을 수행하고 있다. 전지 소재와 공정 분야 연구 프로젝트 3건도 추가할 예정이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2.08.29 11:31
경제

희망퇴직에 직급 간소화…롯데쇼핑 '세대교체' 잰걸음

롯데쇼핑이 젊은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한 체질 개선에 나섰다. 핵심 계열사인 백화점에서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을 실시한 데 이어 그룹 내 조직 직급 간소화를 단행했다. 발 빠른 세대교체를 통해 경쟁사 대비 경직되고 올드한 이미지를 벗고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국면에서 주도권을 가져가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24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23일부터 창사 이래 처음으로 근속 20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았다. 작년 3월 롯데하이마트, 올해 2월 롯데마트에 이은 세 번째 구조조정이다. 이번 희망퇴직 결과, 대상자 2000여 명 가운데 25%가량인 500여 명이 회사를 떠나기로 했다. 신청자들은 오는 31일까지 일하고, 11월 한 달간 유급휴가를 보낸 후 퇴직한다. 백화점은 롯데쇼핑의 핵심 사업부로, 그룹 내에서 막강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현재 롯데그룹에서 요직에 있는 인물 중 다수는 백화점 출신이다.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 강희태 롯데그룹 부회장, 이완신 롯데홈쇼핑 대표 등이 대표적이다. 롯데쇼핑이 이처럼 그룹 내 영향력이 큰 백화점 사업부의 인력 조정에 나선 데는 실적 부진 영향이 크다. 최근 코로나19로 억눌렸던 ‘보복 심리’ 효과로 백화점 매출이 늘고 있지만, 실적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실제 롯데쇼핑의 매출은 2018년 17조8208억원에서 2019년 17조6220억원, 2020년 16조1844억원으로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지난 상반기 매출은 7조782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 감소했다. 또 롯데백화점은 신세계, 현대백화점을 포함한 ‘빅3' 백화점 중 근무자의 평균 연령이 가장 높다. 다점포화 전략으로 신세계·현대백화점에 비해 두배가량 많은 전국 31개 매장을 운영 중이기도 하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인사 적체 해소와 체질 개선을 위해 희망퇴직을 실시했다"며 "곧바로 젊은 피를 수혈해 인력 선순환 구조를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당장 내달에 세자릿수 규모의 신규 채용이 예정돼있다. 채용연계형 인턴십으로 선발된 인원들은 현장에 배치돼 4주간 인턴을 마친 뒤 최종 인터뷰를 통해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롯데백화점은 또 현재 지방권 특별채용과 서비스 전문인력 채용도 진행한다. 지방권 특별채용은 지난주부터 면접한 뒤 두 자릿수 규모로 다음 달에 현장에 배치하고, 서비스 전문인력은 이달 중 세 자릿수 규모를 채용해 순차적으로 배치할 예정이다. 이와 맞물려 그룹 차원에서는 내년부터 부장과 차장 직급을 하나로 통합해 수석 직급의 경우 5년 차부터 임원 승진 대상이 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직급체계를 간소화함으로써 조직의 활력을 높이고 젊은 인재를 육성하겠다는 취지에 따른 것이다. 기존 롯데의 직원 직급 체계는 사원(A), 대리(SA), 책임(M), 수석(S2·S1) 등이다. S2는 차장, S1은 부장에 해당한다. 앞서 롯데는 2017년 M2와 M1으로 나뉘었던 책임 직급을 하나로 통합했고 지난해는 '상무보A'와 '상무보B'를 '상무보'로 통합하고 직급별 승진 연한도 줄이거나 폐지했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조직 활력 제고와 젊은 인재 육성을 위해 직급 단계를 축소했다"며 "직급체계가 다른 일부 계열사를 제외하고 모든 계열사가 내년부터 S2-S1 직급 통합 적용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롯데가 '젊은 조직'으로 체질개선에 나서자, 경쟁사들도 일제히 신입사원 공채에 나서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15일부터 신규 채용을 재개했다. 이마트 등 14개 계열사에서 신입 채용을 해 세 자릿수 규모로 채용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e커머스 진출을 본격화하기 위해 개발 직군에 대한 채용 규모를 대폭 늘렸다. SSG닷컴에서만 IT 기술직군 관련 총 7개 직무에서 신입 개발자를 뽑는다. 현대백화점그룹도 지난 18일부터 신입사원 채용 절차를 시작했다. 채용 규모는 140여 명으로 오는 31일까지 지원을 받는다. 백화점·면세점·홈쇼핑·그린푸드 등 분야에서 대졸 신입사원을 채용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 등 주요 유통업체들이 희망퇴직 등을 통해 인력 감축에 나서는 동시에 신규 채용에도 나서고 있다"며 "빠르게 변화하는 유통 트렌드를 따라잡기 위해 트렌드를 잘 읽을 수 있는 젊은 사람들로 인력을 보충하려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 2021.10.25 07:00
경제

롯데쇼핑 '매출효자' 이끈 롯데하이마트 황영근 대표…노사·공정위 갈등은 '과제'

증권사들이 롯데하이마트(하이마트)의 올해 2분기 잠정실적을 내놓고 있다. 이번 2분기 실적은 다음 달 취임 1년째를 맞는 황영근 롯데하이마트 대표이사에게 상당히 중요한 지표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코로나19로 인한 가전제품 소비 수요가 잦아드는 가운데 황 대표가 지휘봉을 잡은 후 방점을 찍어온 내·외부 현안에 대한 성과가 담겼기 때문이다. 롯데쇼핑 부진 속 실적 뚜렷 한화투자증권과 현대차증권 등은 최근 하이마트의 2분기 실적 추정치를 공개했다. 증권사별로 분석과 전망치에 다소 차이가 있었으나, 하이마트가 올 2분기에도 컨센서스에 부합하는 무난한 실적을 낼 것이라는 데 뜻을 같이하고 있다. 하이마트는 지난 1년 동안 롯데쇼핑의 매출을 사실상 견인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다. 2020년 매출액이 전년 대비 8.8% 감소한 16조762억원, 영업이익은 19.1% 줄어든 3461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하이마트는 주요 사업부문인 백화점과 마트, 슈퍼 등 대부분 오프라인 기반 사업이 부진할 때 나 홀로 빛났다. 지난해 매출은 4조517억원, 영업이익은 1611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롯데쇼핑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가량이 하이마트에서 나온 셈이다. 하이마트는 코로나19로 '집콕' 문화가 확산하면서 프리미엄 가전 교체 수요 증가의 수혜를 봤다. 또 창사 후 처음으로 자발적 희망퇴직을 하는 등 구조조정을 한 영향도 있었다. 황 대표가 선임된 지난해 3분기는 하이마트의 롯데쇼핑 내 위상을 제대로 보여준 시기로 평가된다. 롯데쇼핑은 작년 3분기 매출액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6.8% 줄어든 4조1059억 원, 영업이익은 26.8% 증가한 1111억원에 그쳤다. 롯데쇼핑의 핵심 부문인 백화점은 매출액이 15.5% 줄어든 6190억원, 영업이익은 25.2% 감소한 780억원을 기록하면서 체면을 구겼다. 하지만 하이마트는 매출이 6.5% 오른 1조470억원, 영업이익은 67.3% 늘어난 560억원을 달성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하이마트는 작년 4분기는 물론 코로나19 영향력이 약해진 올 1~2분기에도 비교적 견실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 황 대표가 연착륙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메가스토어·PB상품·온라인 방점 황 대표는 뼛속까지 '롯데맨'이다. 1992년 롯데쇼핑 백화점 사업부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뒤 가전 부문·상품 매입 및 유통 직무에서 경험을 쌓았다. 2015년 하이마트로 이동한 뒤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배경도 가전 유통 영역에 밝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황 대표는 선임 이후 메가스토어 전환 및 점포 구조조정, 온라인 및 PB 사업 등을 통한 성장에 집중하고 있다. 메가스토어는 프리미엄 제품을 직접 체험하면서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차세대형 하이마트 매장이다. 하이마트는 지난해 1월 잠실에 문을 연 메가스토어 1호점을 시작으로 주요 상권에 위치한 기존 점포를 차세대형으로 전환하는 작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하이마트의 PB 브랜드인 '하이메이드' 확대 역시 황 대표가 관심을 갖는 분야다. 하이메이드는 하이마트가 2016년 론칭한 PB 브랜드다. 종전까지 삼성과 LG, 다이슨 등 국내외 브랜드를 두루 취급하던 하이마트는 하이메이드를 기점으로 PB 제품 제조와 유통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지난 5월에는 하이메이드의 기능과 쓰임, 타깃을 세분화해 '하이메이드 베이직' '아이디어' '디자인' '시리즈' 등 4개의 브랜드를 선보였다. 반응이 좋다. 하이마트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 11일까지 전년 동기 대비 신장률이 60%에 달한다. 초기에는 토스터나 전기포트 등 소형가전 위주였지만, 최근 냉장고와 TV, 에어컨까지 출시했다. 가습기·그릴·믹서기·밥솥까지 웬만한 라인은 다 갖췄다. 전자제품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직접 제조까지 할 경우 더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 황 대표는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고객의 필요성과 유행에 부합하는 상품을 확대하고 미래 성장동력인 온라인 사업을 더욱 강화하겠다"며 "이를 통해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수익성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노무·공정위와 갈등…난제 풀어야 할 난제도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작년 12월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행위에 대해 시정 명령과 함께 과징금 10억원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하이마트가 2015년 1월부터 2018년 6월까지 31개 납품업체 소속 파견직원 1만4540명에게 다른 납품업자의 전자제품을 팔도록 지시한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하이마트는 지난 2월 서울고등법원에 공정위의 시정 명령을 일부 취소할 것을 요청하는 소송을 냈고, 서울고등법원은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였다. 하이마트 관계자는 "공정위의 판결을 존중하고 과징금도 모두 납부했다. 다만, 판촉사원들이 단골 고객유치 및 판매를 성공시키기 위해 자발적으로 타사상품을 설명하거나 판매하기도 한다. 이런 부분까지 법을 어기는 행위로 보는 것이 맞는지 행정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구조조정으로 인한 현장 갈등도 풀어나가야 한다. 민주노총 롯데하이마트지회는 지난달 29일 저성과자 역량 강화프로그램(PIP)과 인력구조조정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PIP는 매년 2차례 상·하반기 인사고과 저성과자 중 대상자를 선정하고 교육 후 평가를 통해 상위 70%는 재보임, 하위 30%를 재교육하는 제도다. 노조는 "PIP는 보임을 해임하고 그에 따라 임금 등 불이익을 주는 제도"라며 맞서고 있다. 하이마트 관계자는 "지난해 3월과 12월 자발적인 희망퇴직을 받았고, PIP 건은 이와 관련이 없다"며 "효율성이 낮은 일부 매장을 재배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일이다. 원만하게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1.07.07 07:00
경제

하이메이드·아낙·일렉트로맨…가전 PB 브랜드에서 길 찾는 가전양판 업계

국내 가전 양판 업계가 자체브랜드(PB)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갈수록 심화하는 온·오프라인 경쟁 속에서 자생력을 키우기 위해서다. 최근 '이름값' 보다는 '가성비'를 따지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매출도 우상향 중이다. 주부 최유진(63) 씨는 최근 '세컨드 냉장고'를 알아보고 있다. 집에 이미 유명 브랜드의 냉장고를 갖고 있지만, 한 대로는 부족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여러 제품을 살펴보던 최 씨는 긴 고민 끝에 롯데하이마트(이하 하이마트)의 PB 브랜드 '하이메이드'를 선택했다. 최 씨는 "4도어에 418L로 넉넉한데 가격은 50만원 선이었다. 소비전력 등급도 나쁘지 않았다"며 "냉장고를 만든 곳도 나름대로 알려진 '캐리어'더라. A/S도 나쁘진 않겠다 싶다"고 말했다. 하이메이드는 하이마트가 2016년 론칭한 PB 브랜드다. 종전까지 삼성과 LG, 다이슨 등 국내외 브랜드를 두루 취급하던 하이마트는 하이메이드를 기점으로 PB 제품 제조와 유통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4년 사이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초기에는 토스터나 전기포트 등 소형가전 위주였지만, 최근 냉장고와 TV, 에어컨까지 출시했다. 가습기·그릴·믹서기·밥솥까지 웬만한 라인은 다 갖췄다. 이마트 가전 전문점 일렉트로마트는 2015년부터 PB 가전 '일렉트로맨'을 선보이고 있다. 생활·주방 가전과 모니터 등의 디지털 가전을 총망라한다. 2008년 론칭한 전자랜드의 PB 브랜드 아낙은 국내 양판점 PB 가전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히트 상품은 안마의자다. 고급 사양의 안마의자가 국내 유명 브랜드의 절반 수준이다. 가성비가 좋다 보니 잘 팔린다. 올해 1~2월 일렉트로맨 PB 가전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5%가량 높은 신장세를 기록했다. 하이메이드 역시 론칭 이후 매출이 지속해서 늘어왔다. 올해 1월부터 5월 11일까지 전년 동기 대비 신장률이 60%에 달한다. 전자랜드는 대표 PB 상품인 안마의자를 중심으로 안정적인 매출을 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각 양판 매장은 PB 가전의 판을 키우는 분위기다. 하이마트가 적극적이다. 하이마트는 그동안 PB 제품을 일괄적으로 '하이메이드'라고 불러왔다. 그러나 지난달부터 기능과 쓰임, 타깃을 세분화해 '하이메이드베이직' '아이디어' '디자인' '시리즈' 등 4개의 브랜드를 선보였다. 제품 아이디어와 제조, 출시까지 하이마트가 주도하는 제품이 적지 않다. 내친김에 하이메이드 개발에 참여할 중소파트너사까지 공개 모집한다. 하이마트는 하이메이드 생산을 위해 캐리어와 신일, 위니아, 하이얼 등과 협업해 왔다. 그러나 공개 모집과 함께 하이메이드 개발에 참여하는 파트너사도 더 늘어날 전망이다. 하이마트 관계자는 하이메이드의 선전을 편리한 A/S에서 찾는다. 하이마트 관계자는 본지에 "파트너사가 직접 방문해 서비스하는 대형 가전 외에도 소형 가전도 동네마다 있는 하이마트 매장에서 대부분 서비스 등록할 수 있다. 큰 버스가 하이마트 매장을 순회하며 A/S 제품을 수거하는 방식"이라며 "양판 현장의 노하우가 담긴 하이메이드를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1.05.18 07:00
경제

'프리미엄 TV는 부담스러워'…신혼부부·1인 가구 위한 보급형 대형 TV는

전자업계 투톱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최근 신제품을 잇달아 선보이며 프리미엄 TV 주도권 경쟁에 나섰다. 신기술로 화질 혁신을 이룬 새로운 라인업에 눈이 돌아가지만, 신혼부부나 1인 가구 등 일반 소비자에게는 진입장벽이 높은 것이 사실이다. 이에 합리적인 가격에 만족스러운 시청 경험을 보장하는 보급형 대화면 TV가 인기다. 3일 전자랜드에 따르면 넷플릭스와 웨이브 등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2월부터 올해 1월까지 75형 TV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206% 증가했다. 비대면 추세 확산에 실내 활동이 늘면서 영화관을 찾는 대신 집에서 양질의 콘텐트를 접하는 소비자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공급 과잉으로 인한 LCD 패널 가격 하락으로 보급형 TV의 구매 부담이 줄어든 것도 원인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대형 TV의 가격이 최신 스마트폰 수준으로 낮아지면서 굳이 프리미엄 제품을 구매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현재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광원이 필요 없이 화소 하나하나가 직접 빛을 발하는 차세대 제품 개발에 한창이다. 이 경우 백라이트가 사라지기 때문에 TV를 더 얇게 만들 수 있으며, 실제 눈으로 보는 것처럼 선명한 화질로 영상을 볼 수 있다. 문제는 가격이다. LG전자의 77형 '올레드(OLED) TV'는 가격이 1000만원대로 책정됐다. 최상위 프리미엄 제품인 삼성전자의 '마이크로 LED TV'는 1억원을 호가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QLED TV'와 'QNED TV' 등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프리미엄 LCD TV도 내놓고 있지만, 여전히 비싼 가격에 구매를 망설이는 소비자들이 많다. 보급형 대화면 TV로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사람의 시력 한계로 인해 더 이상의 화질 개선은 의미가 없어지고 있으며, 프리미엄 TV에서 제대로 볼 수 있는 콘텐트가 아직은 부족하다는 인식이 퍼져있다. 롯데하이마트에서 가장 인기 있는 삼성전자의 75형 TV는 서브 프리미엄 제품인 '크리스탈 UHD TV'다. 3840✕2160의 해상도를 지원하며, 화면 대각선 길이는 189㎝다. 밝은 곳은 더 밝게, 어두운 곳은 더 어둡게 표현하는 'HDR 10+'를 지원한다. '크리스탈 프로세서 4K'는 영상에 맞춰 색상과 명암비를 개선한다. 3면의 베젤(테두리)은 매우 얇아 몰입감이 뛰어나다. 삼성전자 홈페이지 기준 판매가는 249만원이다. LG전자의 75형 제품은 '나노셀 TV'가 인기가 많다. 전자랜드에서 약 280만원에 판매되고 있는 이 제품은 머리카락 굵기의 10만분의 1 크기의 미세한 천연염료 입자를 패널에 직접 적용해 색의 순도를 높였다. TV를 보는 위치에 상관없이 선명한 화면을 보여주는 광시야각 IPS 패널과 화질 개선 알고리즘을 적용한 3세대 '인공지능 알파7'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업계 관계자는 "화면 크기에 따른 가격 차이가 크기 때문에 용도와 공간을 생각해 TV를 구매하는 것을 추천한다"며 "게임을 즐기기 위한 목적이라면 가격이 많이 떨어진 소형 프리미엄 제품을 살펴보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 2021.03.0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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