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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팬덤 아미, 국가 넘어 문화를 초월…언어 달라도 공감"
그룹 방탄소년단이 국가와 문화를 넘어 거대한 팬덤 아미를 갖고 있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이 그러한 인기 이유와 그에 따른 다양한 분석을 내놓았다. 팬들은 방탄소년단의 음악에 매료되어 친밀감을 느끼고, 방탄소년단의 메시지에 공감하고 따르는 현상을 만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1일 오전 10시부터 서울 연세대학교 백양누리관 그랜드볼룸에서는 한국언론학회 문화젠더연구회 주최로 'BTS 너머의 케이팝: 미디어 기술, 창의산업 그리고 팬덤문화'라는 특별 세미나가 진행됐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후원 기업으로 이번 행사에 참여했다. 첫 번째 세션에선 'K팝의 정경'이라는 제목으로 방탄소년단 전후로 변화한 K팝 문화에 대해 전문가들의 발제가 이뤄졌다면, 두 번째 세션에선 방탄소년단 팬클럽 아미에 집중했다. 캐나다 사이먼 프레이저 대학교의 진달용 교수팀,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 박사과정의 베르비기에 마티유, 서강대학교 원용진 교수팀이 발표자로 나섰다. 진 교수는 "방탄소년단의 팬덤은 초국가성보다 소셜미디어와 영향이 깊은 초문화성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하고 캐나다 214명 팬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를 공개했다. 그는 설문대상에 대해 "팬층의 연령대가 40대 이상으로 확대되고 있고 백인의 비율도 높았다. 73세 아미를 만나 인터뷰하는 독특한 경험도 했다"고 소개했다. 방탄소년단의 인기에 대해선 "소셜미디어 역할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방탄소년단의 노래가 인기 확산의 주요 요인이다. 힙합을 베이스한 그룹으로 자신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노래를 만들고 있다. 청소년들의 꿈이나 도전정신, 자존감 등 사회적 비판성에 관한 메시지도 노래에 담는다. 이러한 것들은 아미들과 상호공감을 형성하게 만든다. 그것이 한국어이건, 영어이건 상관이 없어 보였다"고 말했다. 진 교수는 방탄소년단의 인기와 소셜미디어에 대한 관계도 밀접하다고 봤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트위터가 가장 많은 영향을 준 플랫폼으로 조사됐다"면서 "방탄소년단의 음악이 이러한 플랫폼을 통해 공유되고 있다"고 정리했다. 이어 "팬들은 방탄소년단의 음악을 즐기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음악에 담은 메시지를 통해 방탄소년단과 본인들을 동일시 하기도 했다. '러브 유어셀프'라는 메시지에 공감해 스스로를 사랑하고 발전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팬들이 정서적 친밀감을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 발표자 베르비기에 마티유는 2018년 9월 24일 방탄소년단 RM이 UN에서 연설한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당신이 누구인지, 어디서 왔는지, 어떤 성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목소리를 내주세요"라는 부분에 집중했다. 특히 '젠더 아이덴티티'에 대한 키워드를 통해 "보수적인 한국사회를 알기 때문에 RM이 이런 내용을 부각시킨 점이 흥미로웠다"면서 해외 아미들의 트윗 분석을 통해 방탄소년단이 성 정체성 표현의 기회를 제공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봤다. 맹목적인 일부 K팝 팬덤에 대한 비판을 다룬 원 교수팀도 발표에 나섰다. 시도때도 없이 '언니' '오빠' '사랑해' 등 한국어를 섞어 쓰고, 사진 찍기에 몰두하는 등의 사람들을 이른바 '코리아부'(K팝 덕후)라고 부른다면서 "예전엔 아시안 아메리칸을 머리는 좋지만 잘 놀지 못하는 사람들로 차별했다. 지금은 인종에 상관없이 문화 취향을 놓고 차별한다. 그 중 하나가 '코리아부'"라면서 "일종의 더 큰 차별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황지영기자 hwang.jeeyoung@jtbc.co.kr
2019.12.11 1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