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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2’ 피했더니…10월 때아닌 극장가 대격돌

비수기로 꼽혀온 10월 극장가에 한국 상업 영화가 잇따라 개봉한다. 스타성을 가진 배우들이 대거 포진해 있는 데다 해외 영화제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은 기대작들로, 때아닌 치열한 경합이 펼쳐질 전망이다.10월 개봉을 선점한 대표적인 영화는 김고은 주연의 ‘대도시의 사랑법’, 장동건 주연의 ‘보통의 가족’, 정우 주연의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 류승룡 주연의 ‘아마존 활명수’다. 약 일주일의 텀을 두고 순차 개봉한다.‘대도시의 사랑법’은 임시 공휴일로 지정된 국군의 날(1일)에 맞춰 베일을 벗는다. 자유로운 영혼 재희(김고은)와 비밀을 숨기는 것에 능한 흥수(노상현)의 사랑법을 그린다. 표면적으로는 일반적인 로맨스물로 비쳐지지만, 박상영 작가의 동명 소설에 실린 ‘재희’를 원작으로 한 퀴어 영화로, ‘파묘’로 천만 배우에 등극한 김고은이 전면에 나서 출발부터 화제를 모았다.16일에는 허진호 감독의 신작 ‘보통의 가족’이 관객을 찾는다. 헤르만 코흐 작가의 베스트셀러 ‘더 디너’를 극화한 작품으로, 두 쌍의 중산층 부부가 자녀의 범죄 현장이 담긴 폐쇄회로(CC)TV를 보게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장동건과 김희애, 설경구와 수현이 부부로 호흡을 맞췄으며, 앞서 제48회 토론토국제영화제를 비롯한 19개 영화제에 초청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하루 뒤인 17일에는 정우, 김대명 주연의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가 베일을 벗는다.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공동 각본을 맡았던 김민수 감독의 연출작으로, 인생 역전을 꿈꾸는 두 형사가 ‘더러운 돈’에 손을 댄 후 예상치 못한 사고에 휘말리는 내용이다. 이 작품 또한 국내 개봉에 앞서 제57회 시체스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제44회 하와이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 받으며 일찌감치 영화 팬들의 주목을 받았다. 대미를 장식하는 건 30일 개봉하는 ‘아마존 활명수’다. 최근 들어 높은 타율을 자랑하는 코미디 장르로, 전 양궁 국가대표가 한국계 볼레도르인 통역사와 신이 내린 활 솜씨의 아마존 전사 3인방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스토리를 담는다. 영화 ‘극한직업’, ‘완벽한 타인’으로 유쾌한 글솜씨를 증명했던 배세영 작가의 신작으로, 배 작가와 ‘극한직업’을 함께한 류승룡, 진선규가 다시 의기투합했다.저예산, 독립 영화 라인업도 여느 때보다 뜨겁다. NCT 재현의 스크린 데뷔작 ‘6시간 너는 죽는다’, 한소희의 첫 영화 ‘폭설’, 이동휘, 한지은 주연의 ‘결혼, 하겠니?’, 김종관, 노덕, 장항준, 이명세 감독의 옴니버스 영화 ‘더 킬러스’ 등 상업 시장에서 활발하게 움직였던 이들이 출사표를 던졌다. 명절 연휴를 지나 뒤늦게 신작이 쏟아진 것은 ‘베테랑2’의 영향이 크다. 각 투자·배급사가 올 추석 최고 기대작이었던 ‘베테랑2’의 개봉을 피하면서 10월에 신작이 몰렸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팬데믹 이후 극장가 성수기 특수가 사라진 데다 ‘범죄도시’ 시리즈, ‘파묘’, ‘서울의 봄’ 등이 비성수기에 연이어 천만 축포를 터뜨리면서 틈새시장을 노린 영화들이 대폭 증가했다는 의견도 나온다.다만 일각에서는 몰림 현상이 각 영화의 흥행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쉽게 말해 경쟁작이 많아지면 확보할 스크린 수가 줄어들고 모두가 흥행에 참패할 수 있다는 것이다.더욱이 올 10월에는 할리우드 대작들의 공세도 거세다. 특히 지난 2019년 개봉해 국내에서만 527만명을 모았던 ‘조커’의 속편 ‘조커: 폴리 아 되’가 1일 출격을 앞두고 있다. 두터운 팬덤을 형성하고 있는 톰 하디 주연의 ‘베놈’ 역시 세 번째 시리즈 ‘베놈: 라스트 댄스’를 10월에 선보인다.긍정의 시그널이 있다면 늘어난 연휴다. 10월 첫주와 둘째 주에는 국군의 날, 개천절, 한글날 등 휴일이 포진돼 있다. 황재현 CGV 전략지원담당은 “영화 흥행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고객들의 여유 시간이다. 올 10월에는 퐁당퐁당 연휴가 많은 만큼 극장을 찾는 관객수가 많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매주 다양한 장르의 한국영화 기대작이 개봉해 관객들의 선택지도 넓다”고 말했다.아울러 출혈 경쟁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도 “오히려 시너지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대작이지만 큰 버짓의 영화가 아니고 영화 개봉마다 조금씩 텀이 있기 때문에 손익분기점 달성에 대한 부담도 충분히 덜어주지 않을까 한다”며 “보통 추석 연휴가 있는 달에 관객수가 많은데 이번에는 9월과 10월이 비슷할 것”이라고 내다봤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09.30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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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영화결산] 올해 영화계 ‘의외의 한방 6’②

전반적인 극장들의 부진 속에서도 큰 기대를 받지 못 했던 작품들이 의외의 한 방을 터뜨려주면서 활력을 불어넣었다.전국을 ‘중꺾마’(‘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의 줄임말) 열풍으로 몰아넣었던 애니메이션 ‘더 퍼스트 슬램덩크’부터 한국 영화 비수기라 여겨졌던 11월에 개봉해 ‘천만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는 ‘서울의 봄’까지. 올해 영화계 의외의 한방 다섯 편을 모아봤다. ◇ 일본 애니메이션, 극장가를 달구다2023년 극장가는 1월에 잠시 신바람이 났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박스오피스 1위를 장기집권하며 일본 애니메이션 최장 흥행 기록을 쓴 덕분이다. 일본 애니메이션은 마니아층의 전유물이라는 시선을 보기 좋게 깨버린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중꺾마’ 열풍까지 이끌었다.‘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1990년대 일본은 물론 국내에서 방영되며 시대를 풍미했던 TV애니메이션 ‘슬램덩크’의 극장판이다. ‘슬램덩크’ 팬이라면 누구나 인상 깊게 기억하고 있을 북산고와 산왕공고의 승부를 송태섭의 시점에서 풀어냈다. 원작자인 이노우에 다케히코가 직접 각본을 써 원작과 연결성을 살렸다.형 때문에 농구를 시작했던 송태섭. 갑자기 형이 떠난 뒤에도 농구를 놓지 않고 어려운 상황에도 끝까지 승부를 포기하지 않는 송태섭. 그의 이런 정신이 ‘중꺾마’ 정신과 맞닿아 신드롬을 일으켰다.479만명을 동원한 ‘더 퍼스트 슬램덩크’ 기록을 깬 건 지난 3월 개봉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스즈메의 문단속’이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재난 3부작의 대미를 장식하는 이 작품은 규슈의 한적한 마을에 살고 있는 소녀 스즈메가 전국을 여행 중인 청년 소타와 만나 재난을 부르는 문이 열리는 걸 막기 위한 여정을 담았다. ‘스즈메의 문단속’은 570만명을 동원하며 국내에서 개봉한 일본 애니메이션 가운데 역대 1위 기록을 세웠다. ◇ ‘엘리멘탈’ 픽사를 살리다‘스즈메의 문단속’ 흥행 기록은 몇 달 안 돼 픽사의 ‘엘리멘탈’이 711만명을 동원하며 경신했다. 그간 픽사의 작품들은 코로나19 기간 동안 주로 디즈니플러스로 공개되면서 극장에서 경쟁력이 약했다. ‘픽사 작품은 OTT로 보는 것’이라는 인식이 암암리에 생겼기 때문이다.그랬던 픽사 애니메이션 흥행 불씨를 ‘엘리멘탈’이 되살렸다. ‘엘리멘탈’은 북미 개봉 첫날 2960만 달러의 오프닝 성적을 기록했다. 이는 2015년 ‘굿 다이노’ 오프닝 3900만 달러, 2022년 ‘버즈 라이트이어’ 오프닝 5100만 달러 등 픽사의 역대급 흥행 실패작보다 훨씬 낮은 오프닝 기록. 지난 1995년 픽사가 ‘토이 스토리’를 선보인 이후 28년만의 최저 기록이었다.하지만 ‘엘리멘탈’의 기적은 이때부터 시작이었다. 한국 박스오피스부터 역주행하기 시작한 ‘엘리멘탈’은 곧 북미를 비롯하 해외에서도 역주행이 사작돼 개봉 3주차에 글로벌 1억 달러 매출을 돌파했다. 북미에서 2018년 이후 오리지널 애니메이션이 1억 달러를 돌파한 건 ‘엘리멘탈’이 처음이다. ◇ 가을 극장가를 웃게한 ‘30일’ ‘잠’아무도 몰랐다. 추석 연휴가 다 지났다고 생각된 10월 3일 개봉한 ‘30일’이 오히려 연휴 최대 수혜작이 될 것이란 걸. ‘1947 보스톤’, ‘거미집’,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 등 추석 연휴 기대작들이 9월27일 동시 개봉하면서 박이 터졌던 추석 극장가. 이를 피해 10월3일 개봉한 ‘30일’은 입소문에 힘입어 흥행에 성공했다. ‘30일’은 수많은 갈등 끝에 이혼을 30일 앞두게 된 부부가 사고로 기억상실에 걸리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려냈다. 가볍고 유쾌하게 볼 수 있는 스토리로 연휴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손익분기점인 160만을 훌쩍 넘은 216만 명을 기록, 위기론이 불고 있던 한국 영화계에 작은 미소를 선사했다. ‘30일’에 앞서 9월 6일 개봉한 ‘잠’도 손익분기점 80만명을 넘긴 뒤 최종 147만명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해 위기론이 불고 있던 한국 영화계에 작은 미소를 선사했다. ◇ 11월엔 안 된다? ‘서울의 봄’은 됐다누가 11월은 비수기라고 했는가. 영화 ‘서울의 봄’이 개봉 27일 만에 누적 관객 수 900만을 돌파하면서 11월은 비수기 공식이 흔들리게 됐다. ‘서울의 봄’은 현재 같은 추세라면 돌아오는 주말까지는 ‘천만 클럽’에 가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사실 11월이 비수기라는 건 한국영화에만 통용되는 말이었다. 애니메이션 사상 최초로 ‘쌍천만 신화’를 이룩한 ‘겨울왕국’의 경우 1, 2편 모두 11월에 개봉했고,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인터스텔라’도 11월에 개봉해 누적 관객 수 1034만 명을 만들어냈다. 뜻밖에 터진 ‘서울의 봄’의 흥행은 더 이상 성수기라는 이유로 관객이 붐비는 극장은 없으며, 잘만든 영화는 언제 개봉해도 흥행할 수 있다는 걸 입증했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12.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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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2 ‘서울의 봄’ 예매율 45%, 예매량 10만명↑..올겨울 한국영화 붐 일으킬까

김성수 감독의 ‘서울의 봄’이 개봉을 이틀 앞두고 45%가 넘는 예매율을 기록하고 있어 흥행 청신호를 밝히고 있다. 20일 오전9시 기준 영진위 예매율 집계에서 오는 22일 개봉하는 ‘서울의 봄’은 45.7%로 1위를 기록 중이다. 예매량은 10만 882명. 한 주 뒤인 29일 개봉하는 ‘싱글 인 서울’이 11.0%로 2위인 점을 고려하면, ‘서울의 봄’이 개봉 첫 주 흥행 전망이 밝다는 걸 알 수 있다.‘서울의 봄’ 예매량이 개봉을 이틀 앞두고 10만명을 기록하고 있다는 건, 오프닝 스코어가 10만명 이상이 될 것이란 시그널이다. 지난 달 25일 개봉한 미야자키 하야오의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가 첫날 25만명을 동원한 이래 11월 개봉작 중 오프닝 스코어가 10만명 이상인 영화는 없었다. 마블 영화 ‘더 마블스’는 개봉 첫날인 지난 8일 9만 1559명을 동원했고, 지난 15일 개봉해 ‘더 마블스’를 제치고 1위에 오른 ‘프레디의 피자가게’도 오프닝은 4만 8561명에 불과했다. 때문에 ‘서울의 집’이 11월 비수기에 허덕이고 있는 극장가에 바람몰이를 일으킬지 관심이 쏠린다. .‘서울의 봄’은 1979년 12.12 군사반란이 벌어진 그날의 9시간을 그린 영화. ‘아수라’ 김성수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남산의 부장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내부자들’을 만든 하이브미디어코프가 제작했다. 황정민과 정우성 등 쟁쟁한 배우들이 호연을 펼쳐 개봉 전부터 입소문이 자자하다.11월은 대체로 극장가 비수기이긴 하지만, 11월 중순 이후 프로야구 코리안시리즈가 끝나고 수능이 끝나면 좋은 작품이 개봉하는 경우 천만 영화가 탄생하는 시즌이기도 하다. 학생들 기말고사가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까지 시간적 여유가 있는데다 가을철 나들이도 끝나 외부 활동 보다는 실내 활동으로 이동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서울의 봄’은 개봉 전부터 입소문이 나고 있고, 극장들도 영화에 대한 기대가 큰데다 뚜렷한 경쟁작이 없기에 스크린수와 상영횟차를 밀어줄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서울의 봄’ 이후로 ‘싱글 인 서울’ ‘노량:죽음의 바다’ ‘외계+인’2부, ‘시민덕희’ 등 한국영화 기대작들이 올겨울 차례로 관객과 만난다. ‘서울의 봄’이 좋은 성적을 낼 경우 올겨울 극장가에 한국영화로 온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과연 ‘서울의 봄’이 얼마나 많은 관객들과 만날 수 있을지, 기대된다. 전형화 기자 brofire@edaily.co.kr 2023.11.20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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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톤vs천박사vs거미집, 추석 연휴 같은 날 격돌… 이번엔 될까

영화계 대목 가운데 하나인 추석 시즌인데 어째 마음이 푹 놔지지가 않는다. 정부가 개천절 전날인 다음 달 2일을 임시공휴일로 제정하면서 오는 28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무려 6일에 달하는 긴 연휴가 형성됐지만, 영화계에서는 이 같은 황금연휴를 앞두고 불안해하고 있다.원인은 추석 한국 영화 대작으로 분류되는 영화들의 격돌이다. 연휴 시작 전날인 오는 27일 하정우, 임시완 주연의 ‘1947 보스톤’,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천박사: 설경의 비밀’, 칸영화제 초청작인 ‘거미집’ 등 무려 세 편이 한꺼번에 개봉한다.한국 영화가 잘되고 국내 영화 시장이 전반적으로 좋은 분위기였다면 기대하는 심리가 컸겠지만, 업계에선 지난 여름 시장의 충격이 아직 가시지 않은 상황. 세 편이 두루 잘되는 시너지 효과가 날 거라는 장밋빛 예측은 조심스럽다.◇ 뚝 떨어진 여름 시장 관객 수, 추석까지 ‘불안’이번 여름 시장은 여러 모로 업계 관계자들에게는 충격이었다. 가까운 나라 중국의 경우 영화계가 코로나19 이전 상황을 완전히 회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미국에서는 마고 로비 주연의 영화 ‘바비’가 여성 감독 영화 사상 최고 기록을 쓴 데 이어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오펜하이머’까지 흥행하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반면 관객들의 영화 사랑이 지극한 한국 시장은 이상하게 답보 상태다. 코로나19 발생 전이었던 2019년 여름과 비교했을 때는 물론 지난해 여름 시장과 비교해도 관객 수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비상선언’, ‘외계+인’, ‘한산: 용의 출현’, ‘헌트’ 등 4편의 주요 한국 여름 영화가 동원한 관객은 1521만여 명. 이에 반해 지난달 한국영화 관객수는 939만 명에 불과하다.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여름 ‘엑시트’가 나홀로 943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던 것과 비교하면 뼈아프기 그지 없다. 당시 ‘신과 함께: 인과 연’은 1227만 명의 관객을 모으며 또 한 편의 ‘천만 영화’ 탄생을 알리기도 했다.◇ 한날한시 개봉, 독 될까 득 될까추석 기대작들이 모두 같은 날 개봉한다는 점도 불안감을 자극하는 요소 가운데 하나다. 주마다 주요 작품이 한 편씩 개봉할 경우 한주씩 주목을 받을 수 있지만, 같은 날 무려 세 편이나 오픈을 하게 되면 상대적으로 각 작품으로 향하는 주목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지적이다.실제 이번 여름 한국 영화 빅4 가운데 유일하게 같은 날 개봉했던 ‘더 문’과 ‘비공식작전’ 두 편이 모두 박스오피스에서 손익분기점에 크게 못 미치는 성적에 그쳤다는 점은 추석 시장에 대한 우려를 키운다.한 영화계 관계자는 “6일이나 이어지는 이번 연휴가 배급사 입장에서는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 매년 오는 추석이지만 이렇게 연휴 일수가 많은 때는 드물지 않느냐”면서 “일찍 27일 개봉을 확정한 영화도 있고, 코로나19 이후 영화계가 얼어붙으면서 계속해서 개봉이 밀려 27일까지 온 영화도 있다. 배급사가 상의해 개봉 일자를 조율하면 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는데 그게 쉽지 않은 이유”라고 털어놨다.그러면서 “‘거미집’의 경우 지난 5월 칸영화제에 초청을 받았던 작품인데, 칸영화제 초청작은 그해 추석께엔 개봉을 해서 영화제에서 받은 좋은 분위기를 이어나가는 게 한국 영화 시장의 관례”라면서 “이번 추석 시장에서 참패를 하면 영화계가 비판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극장으로 오는 절대적 관객 수가 줄어든 상황에서 굵직한 영화 세 편이 동시에 극장가를 찾아 관심을 환기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란 기대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09.12 05:59
영화

[빅4특집] 류승완표 액션 활극 ‘밀수’ 여름 사냥 나선다①

류승완 감독의 ‘밀수’는 올여름 한국영화 빅4 중 가장 먼저 관객과 만난다. 그만큼 영화계 안팎의 기대가 크다. ‘밀수’를 제작한 영화사 외유내강은 ‘부당거래’, ‘사바하’, ‘엑시트’, ‘베테랑’ 등을 제작한 대한민국 대표 영화 제작사 중 하나다. 2005년 설립된 외유내강은 그간 높은 타율로 흥행에 성공해왔다. 특히 여름 시장과 딱 맞아떨어진다는 평을 받는데, 2019년 여름 942만명을 동원했던 ‘엑시트’와 2021년 팬데믹 기간에도 여름 시장을 지킨 ‘모가디슈’(361만명)와 ‘인질’(163만명) 등을 선보였다.외유내강은 기발한 기획력과 높은 완성도로 관객들이 믿고 보는 영화 제작사 중 하나로 꼽힌다. 그런 외유내강이 올여름 ‘밀수’를 선보이기에 영화계 안팎의 기대가 크다. ‘밀수’는 1970년대 밀수가 성행한 시기를 담았다. 평화롭던 바닷가 마을 군천에 공장이 들어와 해녀들은 일자리를 잃게 된다. 춘자(김혜수)는 먹고 사는 방법을 찾기 위해 밀수를 시작하게 되고 진숙(염정아)에게 솔깃한 제안을 한다. 그러다 일확천금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오고 사람들은 서로를 속고 속이며 밀수판으로 휩쓸려 들어간다.‘밀수’는 외유내강 조성민 부사장으로부터 시작됐다. ‘시동’ 로케이션 당시 군산을 방문했던 제작팀은 세관 박물관에서 1970년대 밀수에 대한 자료를 발견했다. 여성들이 생필품을 밀수했다는 것에서 매력을 느낀 부사장은 서울에 올라와 강혜정 대표와 본격적으로 ‘밀수’ 준비에 들어갔다. 조감독과 함께 자료 조사를 시작했고, 과거 밀수와 관련된 기사들을 발췌해 이야기들을 차곡차곡 모아갔다. 그간 남성 중심의 작품들을 주로 제작해왔던 외유내강이었기에 ‘밀수’는 새로운 도전이었다. 외유내강은 ‘밀수’에 본 적 없는 조합을 만들어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쏟아부었다. 김혜수, 염정아를 비롯해 조인성, 박정민, 김종수, 고민시 등은 모두 류승완 감독과 처음 호흡을 맞춘다. 멀티 캐스팅이라도 자칫 관객들이 뻔하다고 느끼지 않도록 하기 위해 신선한 조합을 염두에 둔 것. ‘밀수’에는 배우 김혜수, 염정아를 비롯해 조인성, 박정민, 김종수, 고민시가 출연한다. 여기에 ‘베테랑’ ‘모가디슈’ 류승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기획부터 주목받았다. 자연스레 배우들의 연기 합과 류승완 감독의 액션이 어떻게 조화를 이뤘을지가 관전 포인트로 떠오른 터.김혜수는 필모 사상 가장 상스러운 역을 맡았다고 자신했으며, 해녀들의 리더 역할을 맡은 염정아와 팽팽한 연기 대결은 일찌감치 영화계에 입소문이 났다. 조인성과 박정민의 연기 변신도 볼거리. 전국구 밀수 조직 1인자 역을 맡은 조인성과 지역 밀수 조직 우두머리로 성장한 박정민은 영화에 강력한 활기를 불어넣었다. 고민시도 이 영화의 신스틸러 노릇을 톡톡히 했다는 후문. 류승완 감독의 장기인 생생한 액션도 가득 담겨있다. 특히 바다가 주된 배경인 만큼, 해양 액션이 얼마나 리얼하게 구현되는지가 최대 관건이었던 터다. 제작진은 배를 5척을 구매하고, 바다에서 30% 가량 실제 촬영을 진행했다. 수중 촬영을 위해선 수심 6m에 30mx30m짜리 수중 세트를 제작했다. 바다 속 액션 뿐 아니라 류승완 감독의 전매특허인 지상 액션도 당연히 등장한다. 무엇보다 ‘밀수’는 쫀득한 서사가 매력적이다. 각 캐릭터들이 어떻게 얽히고설키는 지, 이들의 사연들이 어떻게 충돌하는지, 그리고 결말로 어떻게 달려가는지가 영화팬들의 가슴을 사로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IMAX로도 상영되기에, 시원한 바다에서 벌어지는 액션을 더 큰 스크린에서 보는 맛도 남다를 터다. ‘모가디슈’를 IMAX로 상영했던 외유내강은 그 때 영화적인 체험이 다르다는 걸 경험하고 ‘밀수’는 일찍부터 IMAX 준비를 해왔다.영화계에선 ‘밀수’가 개봉 첫 주 흥행이 터져야 후속 한국영화 기대작들에게도 관객들의 기대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밀수’ 흥행 여부에 따라 다른 작품들이 흥행 물결에 올라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는 것. 과연 ‘밀수’가 관객들의 사랑을 충분히 받아 올해 두 번째 천만 한국영화가 될지 주목된다. 오는 26일 개봉한다. 박로사 기자 terarosa@edaily.co.kr 2023.07.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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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1 ‘미션 임파서블7’ 예매율 58.8%..시리즈 최고 흥행 기록할까

톰 크루즈 주연 영화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파트 원’이 개봉을 하루 앞두고 50%가 넘는 예매율을 기록하며 흥행 청신호를 켰다.11일 오전 8시 기준 영진위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12일 개봉하는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파트 원’(이하 미션 임파서블7)은 58.8%로 1위를 기록 중이다. 예매량은 20만 2071명. 예매율 2위 ‘엘리멘탈’이 13.3%인 점을 고려하면 압도적이다. ‘미션 임파서블7’은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초고도 AI(인공지능)가 탄생하고, 이 AI를 누구도 손에 쥘 수 없게 이단 헌트가 나서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톰 크루즈가 전작에 이어 이단 헌트를 연기한다.‘미션 임파서블7’이 개봉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얻고 있는 가운데, 관전 포인트는 이 영화가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 최고 흥행을 거둘지, 톰 크루즈 전작 ‘탑건:매버릭’ 기록을 깰 지 여부다.‘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에서 최고 흥행작은 지난 2011년 개봉했던 ‘미션 임파서블:고스트 프로토콜’(750만 8976 명)이다. 톰 크루즈 영화 중 국내에서 가장 흥행 성공을 거둔 ‘탑건:매버릭’은 팬데믹 기간에도 불구하고 819만 5772 명을 동원했다.‘미션 임파서블7’이 흥행에 성공을 거둘 것으로 보이지만, 이 두 영화의 기록을 깰지는 지켜봐야 할 듯 하다. 정통 스파이물에 대한 관객의 관심이 갈수록 줄어드는데다, 2주 뒤에 ‘밀수’를 시작으로 ‘더 문’ ‘비공식작전’ ‘콘크리트 유토피아’ 등 매주 한국영화 기대작들이 쏟아지기 때문이다. 스크린수와 상영횟차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질 게 불 보듯 뻔한 터. 과연 ‘미션 임파서블7’이 얼마나 많은 관객을 동원할지, 올여름 극장가 대전 포문을 열 이 영화 성적표에 관심이 쏠린다. 전형화 기자 brofire@edaily.co.kr 2023.07.11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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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1일부터 영화 관람료 소득공제 도입..여름 극장가 호재

다음달 1일부터 영화 관람료에 대한 문화비 소득공제가 도입된다.지난해 통과된 개정안(조세특례제한법 제126조의2)에 따라 도서, 공연티켓, 박물관·미술관 입장권, 신문구독료에 대해서만 적용되던 문화비 소득공제가 7월 1일 결제분부터 영화 관람료에까지 확대된다. 이는 영화 관람을 위한 영화관 티켓에만 적용된다.소득공제 혜택은 총급여 7000만원 이하 근로 소득자 중 신용카드, 현금영수증 등 사용액이 총급여액의 25%가 넘는 사람에게 적용된다. 공제율도 기존 30%에서 2023년 4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는 한시적으로 40%까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공제한도는 문화비 사용분에 전통시장 사용분, 대중교통 사용분에 대한 소득공제를 합해 연간 총 300만원이다.영화 관람료 소득공제 도입과 7월부터 한국영화 대작들이 연이어 개봉하는 터라 올여름 극장가에 시너지가 생길 지 기대를 모은다.7월26일에는 ‘베테랑’ 류승완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밀수’가 한국영화 빅4 포문을 열고, 8월2일 ‘신과 함께’ 김용화 감독의 ‘더 문’과 ‘터널’ 김성훈 감독의 ‘비공식작전’, 8월9일에는 ‘가려진 시간’ 엄태화 감독의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개봉한다. 4편의 기대작들은 저마다 색깔이 분명하기에 관객들에게 선택의 즐거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여기에 톰 크루즈 주연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과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오펜하이머’도 개봉할 예정이다.한국상영발전협회 이창무 회장은 “영화 관람료 소득공제는 코로나19로 위축된 국내 영화산업이 활력을 되찾는 것은 물론, 국민들의 영화 관람료 부담을 줄이는데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전형화 기자 brofire@edaily.co.kr 2023.06.28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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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K콘텐츠] “위기 속에 기회 있다” 업계에서 본 K콘텐츠의 미래 ③

‘오징어 게임’이 전세계를 강타하고, BTS로 상장되는 K팝이 글로벌 주류 편입을 눈앞에 뒀으며, 넘을 수 없는 산인 줄 알았던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도 한국 영화를 주목한 지 수년. 이런 상황에서 내수시장에서는 ‘K콘텐츠 위기론’이 스멀스멀 고개를 들고 있다. 극장가에서는 한국영화가 외면 받고 있으며, 방송가는 연이어 허리띠를 졸라매며 드라마 편성을 줄이고 있다. K팝의 성장세도 코로나19 이전보다 둔해졌다. 글로벌 시장에서 잘나가는 K콘텐츠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백년대계를 위해 나아갈 방향을 짚었다. <편집자 주> 영화, 드라마, OTT 오리지널을 막론하고 제작 및 유통되는 작품이 줄면서 K콘텐츠 업계 전반이 위기에 휩싸여 있는 상태지만 업계 내부에서는 마냥 절망할 상황은 아니라는 의견이 많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가 남아 있지만, 꾸준한 콘텐츠 발굴과 지원을 통해 해법을 찾아나갈 수 있으리란 것. 물론 팬데믹 시기 제작돼 쌓여 있는 작품들이 유통되기까지 시간은 다소 소요될 전망이다.◇콘텐츠 다양성이 관건 “정책적 지원 필요”K콘텐츠 위기론을 해소할 방안으로 전문가들은 ‘콘텐츠 다양성’과 이를 위한 정책적 차원에서의 지원을 꼽았다.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잘만든 콘텐츠가 늘어날수록 소비자들의 마음이 열릴 것이고, 대작이나 대형 그룹의 성공이 낙수효과를 가져다 줄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업계에서는 국내를 대표하는 콘텐츠 대기업인 CJ ENM의 부활에 기대를 걸고 있다. 국내 최대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CJ ENM은 최근 주가 부진의 늪에 시달리고 있고, 이에 따라 올해 초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의 구창근 대표가 취임해 사업 효율화 및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 CJ ENM이 정상화가 되면 CJ ENM이 보유하고 있는 유통망이 활발해지며 영화 및 드라마 공급이 활발해지리라는 관측이다.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방송사가 드라마만 하면 무조건 적자라고 앓는 소리를 한다”며 “글로벌 OTT를 대적할만한 자본을 가지고 있는 국내 대기업은 CJ ENM 뿐인데, 최근엔 CJ ENM이 계열사인 스튜디오 드래곤에도 엄격한 잣대를 들이밀고 있는 것으로 안다. 다른 제작사 입장에서는 편성 받기가 더욱 어려워진 셈”이라고 하소연했다.이에 CJ ENM 관계자는 “대중이 좋아하실만한 콘텐츠를 발굴하고 공개하는 일은 멈추지 않고 지속할 것이다. 좋은 콘텐츠와 창작자 발굴에 힘쓸 테니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다만 콘텐츠의 다양성 확보를 마냥 시장에만 맡길 수는 없는 노릇. 작지만 탄탄한 작품을 만드는 제작자 및 창작자들을 위한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결국 시장의 논리에 의해 소외될 수밖에 없는 다양성 콘텐츠들이 지속적으로 탄생하기 위해서는 정부나 관련 단체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 숨겨진 창작자를 발굴하거나 제작사들에 세제 혜택 등을 줌으로써 제작을 독려할 수 있다. 현재 콘텐츠 제작 세액공제율은 대기업 3%, 중견기업 7%,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은 10%에 불과하다. 반도체·전기차 세액공제율이 30% 가량에 달하는 것에 비하면 크게 미치지 못한다.콘텐츠 제작에 대한 세제 혜택 뿐 아니다. 후반작업 업체에 대한 지원도 시급하다. 국내를 대표하는 시각특수효과(VFX) 기업인 덱스터스튜디오 관계자는 “콘텐츠 제작에 필수적 요소로 자리잡은 VFX 기술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정부 차원에서 국가별 또는 국가내 소속주(우리나라로 기준 행정구역 시단위)별로 세금 공제 혜택을 지원하고 있다”며 “이 같은 제도가 할리우드, 글로벌 대형 프로젝트 수주에도 영향을 주고 있어 전략적 방식으로 꼽히고 있다. 미국, 캐나다, 프랑스가 이 제도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비용 1000만 달러를 넘기거나 VFX 작업 비용이 전체 비용의 75%를 초과하면 추가로 5%를 공제해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덱스터스튜디오 관계자는 “한국은 아직까지 VFX 제작 분야만을 위한 별도의 환급 제도가 법적으로 보장 돼 있지는 않다. 다만 콘텐츠 총 제작비 세액 공제에 대한 지원에 확대됨에 따라 앞으로 VFX 분야만을 위한 별도의 공제도 추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부의 제작 지원도 현재보다 더 늘어나고 간소화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한국콘텐츠진흥원 관계자는 “우수 방송 콘텐츠를 발굴하기 위해 ‘방송영상콘텐츠 제작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OTT 특화’ 부문 지원사업도 439억 원 규모로 운용하고 있다”면서 “특히 장편 드라마 제작지원금은 전년도 14억 4000만 원에서 올해 2배 이상 늘었다. 계속해서 양질의 콘텐츠 제작에 필요한 다양한 지원을 펼치고 있다”고 했다. 이처럼 정부도 지원 필요성을 느끼고 지원금액을 늘렸으나, 아직 갈 길이 멀다. 특히 K콘텐츠에 투자하는 대신 IP를 모두 가져가는 넷플릭스를 비롯한 글로벌OTT회사와 현행 방송 관행 개선을 정부 차원에서 독려하지 않는 한 K콘텐츠 수익 구조 개선은 요원하다. ◇위기가 기회다!K드라마와 영화, K팝 산업이 처한 현 상황을 잘 극복하면 K콘텐츠 미래가 더욱 밝아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한국 콘텐츠 수요자는 엄격한 만큼, 좋은 작품에 대한 기대와 응원을 아끼지 않는 성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영화 위기론 속에 오는 31일 개봉하는 영화 ‘범죄도시3’가 그런 점에선 특히 중요하다. 배우 마동석 주연의 ‘범죄도시’ 시리즈는 1편이 688만 육박, 2편이 1269만 관객을 넘어서며 극장가에서 큰 사랑을 받았다. 특히 ‘범죄도시2’는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탄생한 1000만 돌파 영화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다수의 영화 관계자들은 ‘범죄도시3’을 상반기 한국 영화의 희망으로 꼽으며 흥행을 기원했다. 익명을 요청한 한 배급사 관계자는 “최근 업계에서는 경쟁작이라기 보다는 동료 작품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크다”면서 “‘범죄도시3’이 잘되길 바란다. 그로 인한 낙수효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범죄도시3’ 이후에도 6월엔 김선호의 스크린 데뷔작 ‘귀공자’, 여름 시장엔 ‘밀수’, ‘더문’, ‘콘크리트 유토피아’ 등 한국영화 기대작들이 줄줄이 포진해 있다. 오는 16일 개막하는 제76회 칸영화제’에 송강호 주연의 ‘거미집’, 송중기 주연의 ‘화란’, 이선균과 주지훈이 출연하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러스’, 이선균 정유미의 ‘잠’ 등 굵직한 작품들이 초청된 만큼 영화제 이후 한국영화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 상승이 기대된다.물론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제작과 유통이 회복되기까지 다소 시간이 필요할 거란 관측도 있다. 역시 익명을 요청한 또 다른 배급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시기에 오히려 기형적으로 너무 많은 작품이 만들어졌다고 보면 된다”면서 “그 때는 ‘오징어 게임’ 같은 작품이 OTT에서 크게 흥행하면서 낙관적인 분위기가 컸다. 제작은 많이 됐는데 유통은 안 되는 상황이다 보니 그때 미처 릴리즈되지 못 한 작품들이 많이 쌓여 있다. 그래서 새로운 작품 제작이 더딘 것”이라며 위기론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이 관계자는 “범죄도시3’ 같은 작품들이 잘돼서 관객들이 늘고 배급사 사정도 안정화되면 차츰 더 다양한 한국 영화들을 내보낼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지금은 단지 코로나19 시절 만들어놨던 작품의 배급되는 단계에서 투자금 회수의 ‘시차’를 겪고 있는 단계라 봐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K팝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방탄소년단 멤버 입대로 위기를 겪고 있지만 다른 그룹들이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스펙트럼이 넓어질 것이란 기대도 있다. 한터차트 관계자는 “작년부터 걸 그룹 강세가 굉장해졌다. 145만장의 앨범 판매고를 기록한 블랙핑크를 선두로 K팝 걸 그룹 시장은 오히려 전성기가 시작됐다고도 볼 수 있다”면서 “음악이 좋고 팬덤이 어느 정도 형성돼 있는 아티스트들의 앨범 판매량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앨범 판매량이 떨어지는 것에 대해서도 이 관계자는 “이제는 앨범을 굳이 사지 않아도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시대다. 그러다 보니 앨범을 소장하고자 하는 팬덤 위주의 소비 파이가 늘었고, 이런 경향성으로 인해 K팝 앨범 판매량이 줄어드는 것뿐이다. 장기적인 면에서 보면 오히려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다만 대형 기획사와 중소 기획사 격차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건 문제점으로 꼽힌다. 김헌식 문화평론가는 “K팝 시장을 아이돌이 주도하고 있고, 인기를 끄는 아이돌 스타들이 대부분 대형 기획사 소속 아니냐”며 “한쪽으로 치우친 성장으로 다른 장르의 음악들이 기를 못 펴고 있는 점이 우려스럽다”고 진단했다. 중소 기획사에 대한 제도적인 지원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K팝이 글로벌 시장에서 올리는 매출이 점점 증가하고 있는 만큼 전통적으로 한류 콘텐츠가 강세를 보였던 중국 시장이 보다 활짝 열려야 한다는 시선도 있다. 중국은 2016년 한국의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확정 이후 이에 대한 보복 조치로 한국에서 제작한 콘텐츠, 한국 연예인이 출연하는 광고 등의 송출을 막는 ‘한한령’을 시행하고 있다.많은 한류 스타들을 키워낸 한 대형 엔터사 관계자는 “내수시장에서는 한계가 있다. 글로벌로 나가야 하는 방향은 맞다”면서 “올해 초에 한한령이 해제되면 중국 쪽에서 좋은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했는데, 기대만큼은 못 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중국 시장의 문이 열릴지 여부에 대해서는 “솔직히 불확실하다. 우리 회사도 연초보다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번 세븐틴 앨범 450만 중 200만장을 중국에서 공동구매할 만큼 여전히 중국은 K팝의 거대 시장인 것은 분명하다. 중국 시장이 정치적인 외풍 없이 안정적으로 열리는 환경이 마련되면 K팝의 활로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극장가는 최근 어린이날의 큰 흥행으로 희망을 봤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어린이날인 지난 5일 극장을 찾은 관객 수는 약 133만 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7년(약 136만 명) 이후 6년 만의 최다 기록이다. 애니메이션 영화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는 어린이날 하루 동안 약 43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마블의 대작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볼륨3’(약 50만 명)과 함께 극장가 흥행 돌풍을 이끌었다.한 배급사 관계자는 “이번 연휴가 길기도 했고 비가 와서 실내를 선호했을 거라는 변수도 있지만, 어쨌든 6년 만에 어린이날 최다 관객을 기록한 것은 고무적이라 할 수 있다”며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가 4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모았고 ‘극장판 짱구는 못말려: 동물소환 닌자 배꼽수비대’도 하루 동안 1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다. 기왕이면 한국 작품이 사랑을 받았다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은 있지만, 일단 극장이 관객들도 차면 자연히 국내 영화들도 빛을 볼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내다봤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05.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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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을 건 마동석 불주먹뿐? ‘범죄도시3’ 무거운 어깨 [종합]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첫 1000만 영화였던 ‘범죄도시2’의 후속, 영화 ‘범죄도시3’이 기대작들이 연이어 흥행에 실패하며 위기를 겪고 있는 한국영화계에 단비가 돼 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9일 오전 서울시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는 영화 ‘범죄도시3’ 제작 보고회가 진행됐다. 연출을 맡은 이상용 감독과 주연 배우 마동석, 이준혁, 아오키 무네타카가 자리해 영화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범죄도시3’은 대체불가 괴물형사 마석도(마동석)가 서울 광수대로 이동한 뒤 신종 마약 범죄 사건의 배후인 주성철(이준혁)과 마약 사건에 연루된 또 다른 빌런 리키(아오키 무네타카)를 잡기 위해 펼치는 통쾌한 범죄 소탕 작전을 그린다. 마동석은 ‘범죄도시’를 8편까지 기획한 상태인데 그 세 번째 이야기다. ‘범죄도시’가 계속해서 후속을 낼 수 있는 데는 관객들의 큰 사랑이 컸다. 1편은 2017년 개봉해 688만 명의 관객을 모으며 청소년 관람불가 액션물로서 새로운 기록을 썼다. 엔데믹 전환 직후인 지난해 5월 개봉한 ‘범죄도시2’는 1269만여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영화계에 큰 기쁨을 안겼다.그런 ‘범죄도시’ 시리즈이기에, ‘리바운드’, ‘드림’ 등 한국영화 기대작들이 줄줄이 흥행에 쓴 맛을 보고 있는 상황에서 ‘범죄도시3’에 거는 업계의 기대감은 그만큼 크다.2편에 이어 3편도 연출하게 된 이상용 감독은 “2편에 너무 큰 사랑을 주셔서 솔직히 부담이 됐다”면서도 “열심히 하자, 재미있게 해보자는 마음으로 노력했다”고 털어놨다. 또 2편의 흥행에 대해선 “여러 가지로 운대가 맞았던 것 같다. 때마침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졌고, 마동석이 출연한 할리우드 영화 ‘이터널스’ 개봉 이슈도 있었고, 손석구에 대한 높은 관심도 있었다”면서 “3편에서는 새로운 배우들과 새로운 이야기를 한다. 그 부분에 집중해서 찍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아직도 불안하다”는 심경을 드러냈다.8편까지 기획할 만큼 시리즈에 대한 자신감이 있는 마동석은 “극장에서 보면 심장이 두근거리고 통쾌한 기분을 느끼실 수 있을 거라 본다”면서 “다행히 주변에서는 반응이 좋다. 관객 분들도 재미있게 보실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고 밝혔다.이번 3편에는 이준혁과 아오키 무네타카가 새로운 빌런으로 합류했다. 시리즈 사상 첫 투톱 빌런이다. 마동석으로부터 직접 캐스팅 전화를 받고 합류하게 됐다는 이준혁은 “정글에 내다 던지는 느낌으로 연기했다. 전작들과 모든 면에서 다르게 연기했다”며 “액션 연기를 위해 복싱 연습도 많이 했다. 마동석 선배와 붙는 액션 장면에서 관객들이 이질감을 느끼지 못 하도록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아오키 무네타카 역시 “출연 제의를 받자마자 트레이닝에 돌입했다”며 “감독님으로부터 ‘매력적인 악당이 필요하다’는 말을 들었고, 그 말씀대로 구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마동석이 눈앞에 있는 게 감동으로 느껴질 정도였다며 팬심을 드러내기도 한 아오키 무네타카는 “현장에선 빌런으로서 집중해야 했다. 마동석을 상대로 살기를 높이는 일이 굉장히 어려웠다”고 고백해 웃음을 자아냈다. 마지막으로 마동석은 “20여년 동안 영화 일을 하면서 20편 정도의 영화를 찍었다. ‘범죄도시’ 시리즈와 마석도 캐릭터를 위해 내 연기 인생 전부를 거의 다 바치는 느낌”이라며 영화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그러면서 “한 편, 한 편 정성들여서 찍고 있다. 몸이 부서져라 열심히 액션 연기를 해서 관객 분들께 시원함을 드리고 앞으로 더 진화하는 시리즈를 만들겠다. 스트레스 해소하러 오신다고 생각하고 극장에 오셔서 ‘범죄도시3’를 많이 봐 달라”고 당부했다.또 마동석은 어려운 상황에 처한 한국 영화계를 응원하며 “관객 분들이 극장에 오셔서 삼삼오오 모여 영화를 보던 때가 그립다. 예전처럼 돌아가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미약하게라도 하고 싶다. 상황이 다시 좋아지길 바란다”고 희망했다.마동석의 불주먹 액션이 기대되는 영화 ‘범죄도시3’은 오는 31일 개봉한다. 15세 관람가.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05.09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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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메의 문단속’ 28일 연속 1위..‘리바운드’ 韓영화 반격할까

일본 애니메이션 ‘스즈메의 문단속’이 28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리바운드’가 한국영화 자존심을 살릴지 주목된다.5일 영진위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스즈메의 문단속’은 4일 3만 5092명이 찾아 1위에 올랐다. 지난 8일 개봉한 이래 28일째 1위를 지키며 누적관객 385만 9572명을 기록했다. ‘던전 앤 드래곤:도적들의 명예’가 이날 1만 1522명이 찾아 2위에,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9767명이 찾아 3위에, ‘웅남이’가 5149명이 찾아 4위에 올랐다.‘스즈메의 문단속’은 현재 추세라면 이번 주말께 400만 고지에 올라 일본 애니메이션 역대 국내 흥행 1위인 ‘더 퍼스트 슬램덩크’(누적 439만 7923명) 자리를 위협할 것으로 보인다.한편 ‘스즈메의 문단속’과 ‘더 퍼스트 슬램덩크’ 등 일본 애니메이션이 초강세를 보이고 있는 극장가에 이날 ‘리바운드’를 시작으로 한국영화 기대작들이 매주 개봉하는 만큼 어떤 결과를 낼지 관심이 쏠린다.이날 오전8시 기준 영진위 집계에선 ‘스즈메의 문단속’은 21.0%로 예매율 1위,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20.3%로 2위, ‘리바운드’는 16.3%로 3위를 기록 중이다. ‘스즈메의 문단속’이 지난 4주 동안 평일보다 주말에 관객이 압도적으로 늘어나는 것을 고려하면, 이 작품 예매율은 주말 예매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이날 IMAX로 개봉하면서 N차 관람 수요가 반영됐다. 개봉 4달째에 접어든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평일 관객이 1만 이하로 떨어진 만큼 IMAX 관객이 얼마나 늘어날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이를 고려하면 ‘리바운드’는 사실상 이날 개봉작 중 가장 높은 예매율을 보이고 있다. 이날 같이 개봉하는 할리우드 영화 ‘에어’는 9.1%를 기록 중이다. 즉 ‘리바운드’가 현장 판매가 높을 경우 ‘스드메의 문단속’과 1,2위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다만 전국적인 봄비 등 날씨 요소가 어떻게 작용할지, 중간고사를 앞두고 있는 학생 관객의 반응이 어떨지가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과연 ‘리바운드’가 ‘스즈메의 문단속’ 아성을 위협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전형화 기자 brofire@edaily.co.kr 2023.04.05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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