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영화 ‘어른동화’ 원작자, 영화사 수작 해명 반박 “왜곡된 내용 많아” [전문]
영화 ‘어른동화’ 각본을 쓴 윤 모 감독이 영화사 수작의 해명에 대해 “사실과 달리 왜곡된 내용이 많다”며 반박했다.21일 윤 감독은 입장문을 통해 “캐스팅 과정이 길어지자 계약을 해지하자고 했다”는 영화사 측 주장에 대해 “영화감독을 위해 20년 넘게 준비해 기다리는 게 익숙하다. 누구보다도 열심히 캐스팅 작업에 임했다”며 “수많은 배우들을 리스트업해서 영화사에 제안하는 등 최선을 다했고 증거도 있다”고 주장했다. 다른 제작사와 접촉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허위 사실이라며 억울함을 토로했다.앞서 영화사 수작의 박재수 대표는 지난 19일 이른바 영화사의 갑질로 영화 A 각본을 뺏겼다는 윤 모 감독의 웹툰 및 주장을 반박하며 불공정 계약이 아니고 원만한 합의점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윤 감독은 불공정 계약은 사라져야 할 관행이며 남의 작품을 강탈한 것은 돌이킬 수 없는 범죄라고 강조했다. 그는 “A씨(윤 감독)가 감독을 거절했다”는 수작의 주장에 대해서 “감독을 안 하겠다고 단 한 번도 말한 적 없다. 합의되지 않은 일체의 제작행위를 중단하라고 무려 4차례나 밝혔다”고 했다.또 윤 감독은 “여기서 합의해버리면 그들의 오만한 생각에 굴복하게 되는 것”이라며 제2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끝으로 윤 감독은 “최근 영화계에 안 좋은 소식들이 많은데, 이번 기회에 썩은 곳을 도려내고 새롭게 태어나, 대중들에게 다시 신뢰와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며 “공정하고 합리적인 시스템 속에서 자유롭게 상상하고, 일하며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윤 감독은 지난 11일 각종 커뮤니티에 자신의 시나리오를 영화사에 빼앗겼다는 내용의 웹툰을 올려 영화계 안팎의 관심을 모았다. 윤 감독은 최근 일간스포츠와 통화에서 “영화사 수작과 감독과 각본 계약을 맺었지만 계약 기간과 금액이 없었다. 애초 잘못된 계약이었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이어 “수작은 제가 더 이상 신뢰를 할 수 없기에 같이 일 할 수 없다고 한 것에 대해 제가 감독 제안을 거절한 것이라 한다”면서 “정말로 그렇게 생각했다면 각본 이용에 관한 권리 관계로 확실하게 정리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영화사 측은 “소송담당 법무법인에 자문을 구한 결과 ‘본 계약은 불공정계약이 아니라 용역기간, 보수총액 등 일부 사항을 추후 협의하기로 한 계약서임. 캐스팅과 투자가 성사된 이후에 감독 용역 기간이 정해지고, 보수 총액도 예산에 따라 정해지기 때문에 추후 협의한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받았다”며 법적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다음은 ‘어른동화’ 저작권자 공식 입장문 전문.“갑질 영화사가 불공정한 계약 마저도 이행하지 않고, 해당 작품의 단독 저작권자이자 계약상 감독을 배제하고 각본을 강탈한 사건”이것이 영화 ‘어른동화’사건의 본질입니다.안녕하세요. 저는 영화사 수작과 ‘각본 및 감독 계약’을 한 어른동화의 단독 저작권자 윤ㅇㅇ입니다. 영화사 수작이 기자님들께 보낸 입장문 원본을 살펴보았는데, 사실과 다른 거짓과 왜곡된 내용이 많아서, 별도로 그에 대한 반박 자료를 첨부 하오니, 부디 잘 검토해주시고 공정한 판단에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중에 대표적인 몇 가지만 정리해 보았습니다. 1. 저는 수작과 라는 별도의 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없습니다. 수작이 말하는 는 2021년 1월에 ‘영화진흥위원회 장편 독립예술영화제작지원 사업’에 응모할 당시, 영진위에 제출한 필수 서류 양식으로 2020년 저와 맺은 ‘각본 및 감독 계약서’에 따라 ‘저를 감독으로 한 영화화이용권리를 확인’해 준 것에 불과합니다. 당연히 해당 사업에도 제가 감독으로 되어있습니다. 웹툰에도 말했다시피 사업에 당선된 후 수작은 각색 작가를 구하지 않는 등 원활한 제작 진행을 하지 않아, 2022년에 지원금 2억 3천 만원을 모두 영진위에 반납 함으로써 이미 종료된 사업입니다. 그런데 마치 새로운 계약이 있는 것처럼 언론을 호도하는 것입니다. • 수작이 제 각본으로 영화화 할 수 있는 권리를 갖는 것은, 2020년 10월 저와 맺은 에 따라, 제가 감독일 경우에만 가능한 것입니다. • 계약서의 불공정 함을 차치하더라도 수작은 지금 계약을 이행하지 않고, 다른 사람을 감독으로 고용해 영화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즉, 수작은 계약의 핵심 내용을 위반한 것입니다. • 만일 계약서에 감독을 해고하거나 교체할 수 있는 조항, 또는 영화사가 각본만 사용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다면, 수작은 그것을 제시하고 분쟁을 종식하면 됩니다. • 그런 조항이 없으니 자꾸 다른 이슈로 본질을 호도하며 시간을 끌어 촬영을 마무리 하려는 겁니다. 2. 저는 영화감독을 하기 위해 20년 넘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기다리는 것에 익숙한 사람입니다. 누구보다도 열심히 캐스팅 작업에 임했으며 캐스팅이 오래 걸려서 나가겠다고 통보 했다는 것은 말은 안 됩니다. 또한 ‘다른 제작사와 접촉한 사실이 없음’ 을 이미 수차례 밝혔지만 계속 허위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수작은 저와의 계약 이후에 캐스팅과 투자를 알아보고 있었기 때문에, 제가 감독으로서의 역할을 시작하지 않았다 고도 주장했는데, ‘각본 및 감독 계약서’ 제 2조(계약 기간)를 보면, 계약 체결일로부터 효력이 발생한다고 명시 되어있습니다. 또한 당시에 저는 수많은 배우들을 리스트업해서 영화사에 제안하는 등 최선을 다하였으며, 모든 증거가 있습니다.• 그러나 수작은 제가 불공정계약을 수정 또는 해지해 달라고 의사를 표시한 2021년 10월 8일로부터 불과 20일도 채 안되어, 저의 다른 시나리오인 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 단독저작권자로 등록해 버렸습니다. 수작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저를 잡아두기 위해 볼모로 잡았다는 취지로 인터뷰를 했습니다. 이와 같이 업계 상식을 뒤엎는 행위로 신의를 완전히 상실해 영화인 신문고에 신고한 것입니다. 3. 수작의 입장문에 등장 하는 영화인신문고 관련 내용(사건 종결 이유와 계약해지를 강제 못함 등)은 왜곡이 아주 심하고 수작이 복잡하게 꼬아 놓았기 때문에 첨부 자료를 꼭 참고해주시길 바랍니다. 4. 수작이 제게 계속 감독을 하라고 요청했다는 주장도 거짓입니다. • 수작 측의 연락은 분쟁이 발생한 2021년 10월 8일부터, 영화인 신문고의 분쟁조정이 한창이던 2022년 3월까지 단 두 번 뿐(2021.11.2. 내용증명, 2022.3. 카톡)이 었는데, 마치 제게 수 십 차례 얘기했는데, 제가 모두 거절한 것처럼 호도하고 있습니다. • 물론 저 두 번의 연락에서도 저는 감독을 하지 않겠다고 단 한 번도 말하지 않았고, 불공정계약 시정과 신뢰 회복 방안 제시해달라고 하며, 저와 합의되지 않은 일체의 제작행위를 중단 하라고 무려 4차례나 밝혔습니다. • 그 이후에도 수작은 계속 연락이 없다가 크랭크인(2023.5.20)을 확정하고서야 비로소 14개월 만에 제게 연락을 했습니다. 이 마저도 제가 계약을 이행 하라고 먼저 연락을 한 것에 대한 답변이었습니다. • 수작 대표는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제가 감독을 하지 않겠다고 말하지 않았지만, 하겠다고도 말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자기 좋을대로 해석하고 무리한 주장을 하는 것입니다. • 만약에 제가 감독을 그만두겠다고 말한 증거가 있다면, 수작은 당장 공개하고 분쟁을 종식하면 됩니다. • 저와 나눈 카톡에서 ‘이제 마무리하겠습니다’, ‘더 이상 같이 일할 수 없습니다’ 같이 수작에게 유리한 특정 대화를 캡춰해서 반박 자료라고 제시할 게 분명합니다. 전체 문맥을 살펴보시면 왜곡된 주장이란 것을 쉽게 알 수 있으니 첨부 자료를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5. 수작이 저를 감독에서 배제하고 각본만 갖고 싶었다면, 분쟁이 심화되기 전에 ‘각본 및 감독 계약’을 해지하고, ‘각본 계약’으로 전환해서 정당한 권리를 확보했어야 합니다. 하지만 애초에 ‘각본과 감독이 분리될 수 없다는 것’을 알았기에, 수작은 그러지 못한 것이고, 시도조차 하지 않은 것입니다. 6. 불공정 계약은 사라져야할 관행입니다. 하지만 그 마저도 지키지 않고, 남의 작품을 강탈한 것은 돌이킬 수 없는 범죄입니다! 이것이 바로 사건의 본질입니다. 7. 수작은 지난 6월 9일, 제게 공동 제작사나 언론에 제보하면 민, 형사상의 소송과 더불어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는 내용증명을 보내 왔습니다. 그리고 6월 14일에는 저를 고소하겠다는 기사까지도 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합의점을 찾겠다고 합니다. 수작은 반성은커녕 지금 이 순간까지도 제게 연락 한번 없이, 언론을 통해 진실을 호도하며 제 명예를 실추시키는 등, 본인의 영향력을 과시하며 저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반드시 바로잡아야 합니다! 8. 저를 걱정하는 분들 중에 혹자는, '사람이 죽어도 안 바뀌는데, 더 몸 상하지 말고 적당히 합의하고, 다른 영화를 준비하라'고 합니다. 압니다. 저도 지칩니다. 7월 초면 영화 촬영이 끝납니다. 어쩌면 영화사는 속도를 내서 6월 안에 끝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매일이 불안합니다. 하지만 제가 여기서 지쳐서 합의해버리면,'어쨌든 찍으면 합의하게 돼있다’는 그들의 오만한 생각에 굴복하게 되는 겁니다. 아주 나쁜 선례가 되어 제 2, 제 3의 피해자가 생겨날 겁니다. 9. 대한민국에는 훌륭한 영화 제작자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사건 때문에, '이러니까 한국 영화는 믿고 거른다', '한국 영화는 망해야 한다'는 비난과 조롱을 받고 있습니다. 최근 영화계에 안 좋은 소식들이 많은데, 이번 기회에 썩은 곳을 도려내고 새롭게 태어나, 대중들에게 다시 신뢰와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세계적으로 빛나는 한국 컨텐츠의 위상 만큼이나 컨텐츠 창작자들 역시 공정하고 합리적인 시스템 속에서 자유롭게 상상하고, 일하며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박로사 기자 terarosa@edaily.co.kr
2023.06.22 14: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