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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오니는 은어를 좋아하는가..장재현 감독이 밝힌 ‘파묘’ A to Z [전형화의 직필]

“‘검은 사제들’(544만명)보다 잘 됐으면 하는 마음은 있었는데 감사할 뿐입니다.”장재현 감독은 ‘파묘’가 올해 첫 600만 관객을 돌파했지만 어리둥절한 눈치였다. 그도 그럴 것이 영화에 대한 반응이 자신의 예상과는 사뭇 달랐기 때문이다. 스스로는 영화 전반부보다 후반부를 오컬트 마니아들이 더 좋아할 것이라 예상했는데, 오히려 일반 관객들이 더 호응해주고 있는 탓이다. “감사하다”는 말을 연거푸 하는 그에게 ‘파묘’의 A부터 Z까지 다양한 이야기들을 물었다. 때로는 의도한 것부터, 더러는 관객이 의미를 부여해준 것까지 ‘파묘’의 아주 긴 뒷이야기를 전한다. 이 인터뷰는 ‘파묘’의 스포일러를 대거 포함합니다. -엄청난 흥행몰이를 하고 있는데.호불호가 있는 장르라 엄청 큰 기대를 하고 있지는 않았다. 그저 ‘검은 사제들’보다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이 내심 있었을 뿐이다.-어렸을 때 이장을 하는 것을 보고 ‘파묘’의 원형적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고 했는데. 본격적인 준비는 ‘사바하’ 이후부터였을텐데.살던 동네가 그런 일들이 많았다. 이장을 했는데, 굿도 하고 제사도 크게 지냈다. 무덤을 파고 관을 뜯었다. 고백하자면 그 때부터 관을 좋아했다. 무덤에서 갓 꺼낸 낡은 관이 주는 이미지를 좋아했다. 관을 놓고 이야기를 발전하려 했다. ‘사바하’ 끝나고 한국장례협회를 찾아 대표님을 만나서 이틀 동안 많은 이야기들을 들었다. 풍수지리사 분들도 만났고. 통상적으로 지관이라고 하는데, 지관은 조선시대 관직이고 풍수지리사가 더 맞는 말이다. 풍수지리사협회가 여러 곳이 있는데, 그 중에서 한국풍수지리협회 분들을 만났고 협회에 소속 되지 않고 혼자 재벌집 묫자리를 봐주는 분들을 만났다. 동시에 장의사분들도 만났고. 이야기를 듣다 보니 이분들이 살면서 쌓아온 코어랄까, 내공이랄까, 거기에 공통된 것들이 있더라. 대체로 이장의 80% 정도는 땅을 팔거나 재개발이 돼 하는 경우다. 나머지 20%가 다른 경우인데, 무덤을 꺼내는 것 자체가 잘못됐던 걸 꺼낸다는 의미다. 그게 과거로 가는 여정 같다고 생각했다. 뭔가 과거의 잘못된 것을 꺼낸다는 것, 거기에서 이야기가 출발했다. -파묘와 친일파, 일본제국주의를 연결한 까닭은.소재를 계속 파헤치면서 어떻게 하면 더 깊이 있는 이야기가 나올까 고민했다. 그런데 파묘를 검색하다보면 친일파 파묘란 단어가 많이 나온다. 현재에 영향을 끼치는 가장 가까운 과거이면서 더 밑에는 뭐가 있을까로 계속 들어갔다. 티눈 수술을 했는데 고름을 빼도 끝이 아니더라, 뿌리까지 뽑아야지 새로운 게 나온다. 그것처럼 친일파 밑으로 뿌리까지 파 내려가보자고 마음먹었다. -영화 초반 틀니 일화는 감독의 실제 일화에서 비롯 됐다던데.친척 분 중에 무속인이 계신다. 난 할머니가 거의 키워주시다시피 해서 할머니에 대한 정이 많다. 돌아가신 뒤 할머니를 기억하려 틀니를 보관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그 친척 분이 할머니 틀니를 갖고 있냐고 하시더라. 그래서 갖고 가셔서 불 태워서 공양하셨다고 하더라. -일제가 한반도의 정기를 끊기 위해 쇠말뚝을 박았다는 이야기는, 사실 실체가 불분명하다. 말뚝을 박아서 정기를 끊는다는 이야기는 정조실록에 정조가 인재가 없는 걸 한탄하자 고려말 명나라 도사가 와서 정기를 끊기 위해 말뚝을 박아서 그렇다는 기록이 있을 만큼 오래된 이야기이기도 한데. 그 이야기를 영화 속으로 가지고 들어온 이유는. 그말대로 쇠말뚝이 있는지 없는지 모른다. 사실인지 아닌지도 모른다. 그래서 대사로도 “99%는 가짜다. 그럼 1%는?”이란 대사를 넣었다. 영화 속에 실제 쇠말뚝을 안 넣은 것도 그 이유 때문이다. 내가 있는지 없는지 모르니깐. 게다가 쇠말뚝을 넣으면 너무 ‘국뽕’일 듯 했다. 그래서 쇠말뚝을 대체할 수 있는 상징성이 있는 걸 넣어보자고 마음먹었다. 그걸 오컬트 장르에 붙여보자고 생각했다.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중에 ‘사무라이의 시대’란 게 있다. 그걸 재밌게 봤는데, 4화인가에 임진왜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사무라이들이 조선인을 죽이는 게 삽화로 묘사되는데 기분이 너무너무 안 좋더라. 그래서 일본 제국주의, 군국주의 침략의 상징과 사무라이 정령을 결합시키고 그걸 쇠말뚝을 상징화하는 걸로 만들었다. 그걸 뽑으면 이 땅의 상처가 치유되지 않을까 그런 마음으로. -‘파묘’에 그 상징을 한반도 허리에 해당하는 곳에 박아놓는 음양사 이름을 무라야마 준지라고 설정했는데. 일제 강점기에 ‘조선의 귀신’ 등을 집필한 무라야마 지준에서 따온건가.노코멘트다. ‘사바하’ 때 고생을 많이 해서리. -최민식이 맡은 상덕, 김고은이 맡은 화림, 유해진의 영근, 이도현의 봉길 등 주요 인물들의 이름들이 다 독립운동가에서 비롯됐다. 나라를 지킨다는 뜻의 보국사나 그 절을 세운 스님 이름이 원봉이라는 것도 그렇고, 의열장의사란 이름도 그렇고. 이렇게 이름을 지어야겠다고 언제부터 마음 먹었나.처음부터다. 원래 전작들에서도 극 중 인물들 이름을 영화 주제에 맞게 지었다. ‘파묘’는 앞에는 오컬트, 뒤에는 항일이다고 하는 평이 있는데 난 두 개가 같은 맥락이라고 처음부터 생각했다. 무덤을 한 번 더 파는 것이라고. 친일청산과 항일을 나눠서 생각하는 게 아닌 것처럼. 독립기념관에 갔는데 잘 모르는 독립운동가 분들이 너무 많더라. 그 분들의 이름을 어감을 고려해 되살리려 했다.-네 명 주인공들의 옷색이 파란색(좌청룡)과 검정색(북현무), 빨간색(남주작), 하얀색(우백호)인 건 사방신의 의미를 고려한 것인가. 캐릭터 포스터에서도 이들이 각 사방을 보고 있는데.의상을 설정 할 때부터 그런 이야기가 있었다. 가장 먼저 고려한 건 최민식-유해진 세대와 김고은-이도현 세대가 완전히 다른 느낌을 주는 것이었다. -초반에 화림이 의뢰를 받은 미국 저택에서 불상 뒤에 야차상을 꺼내 놓는 건, 2부 오니의 등장을 알리는 복선으로 준비한 것인가.그렇다. 영화가 두 번째 이야기로 넘어갈 때 이질감을 없애기 위해 도깨비, 요괴 등 이물감을 줄 수 있는 물건들을 곳곳에 배치했다.-왜 이야기를 이렇게 두 갈래로 만들었나. 원래 구상을 할 때는 미국 의뢰인 박지용이 주인공이었다. 깔끔한 오컬트 같은 구성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시나리오를 쓰다가 코로나19 팬데믹이 터졌다. 극장에 가서 마스크를 쓰고 영화를 보는데 많이 답답하더라. 그 당시 작가주의 작품들이 많이 개봉하기도 했는데, 여느 때라면 극장에서 사유할 거리를 얻고 극장문을 나서는데, 코로나 때는 답답하게 나오게 되더라. 그럼 극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게 뭘까를 고민하게 됐다. 난 체험이라고 생각했다. 관객이 체험할 수 있도록 앞의 빌런과 뒤의 빌런을 다르게 하고, 정통 오컬트에 다른 장르를 접목시키고자 했다. 난 뒷부분을 크리처물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오히려 뱀파이어, 미이라, 강시영화에 가깝다고 생각했다. 그것들 역시 광의의 오컬트물이고. 초자연적 존재들의 이야기니깐. 그리고 그런 뒷부분을 이런 장르물 마니아들이 좋아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의외의 반응이었던 건, 앞에는 보편적이고 뒤에는 마니아들이 좋아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 반대였다는 점이다. ‘황혼에서 새벽까지’처럼 영화 속에서 장르가 바뀌는 부분이 덜 대중적이고 마니아들이 좋아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반대라 의외였다.-무속인들이 LA에 출장을 많이 가나.실제로 많이 간다. 특히 일본으로 가장 많이 간다. 일본에는 우리 같은 의미의 신내림이 거의 없어서 알음알음 소개로 많이 간다. 미국도 재미교포들 소개로 많이 가고. 풍수사들도 해외 출장을 많이 다닌다.영화에 편집된 장면이 있는데 화림과 봉길이 일본으로 출장을 갔던 장면이 있다. 무당길드라고 해야 할까, 스승님이 있고 거기서 파생된 신자매, 가족들이 있다. 대사에도 나오지만 그 스승님이 일본과도 연이 있었던 거다. -그래서 첫 장면에 김고은이 일본인이 아니다라고 일본어로 이야기하는 건가.화림이 일본어를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동시에 이 영화의 톤앤매너, 지향하는 바를 그 대사로 보여주고 싶었다. -컨버스를 신고 에어팟을 꼽는 MZ무당이 화제를 모았는데.실제로도 그렇다. 무속인들을 만나면 생각보다 많이 젊다. 세대교체도 되고 있고. 많이 뛰다 보니 도가니가 아파서 컨버스 같은 편한 신발, 편안한 구두를 많이 신는다. -이도현이 맡은 봉길이 몸에 새긴 문신은 태을보신경인가. 그 캐릭터도 실제 인물에서 가져왔다던데.태을보신경이 맞다. 잡귀신으로부터 몸을 보호해달라는 경이다. ‘사바하’ 때 야구선수를 하다가 신병이 와서 무당이 된 분을 만났는데 그 분이 몸에 그렇게 문신을 새겼다. 언젠가 그 캐릭터를 꼭 쓰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봉길로 가져왔다. -대살굿이 원래 있나? 타살굿인데 영화적으로 이해하기 쉽게 대살굿으로 바꿨나.통상적으로 타살굿이라고 많이 한다. 저승사자가 왔을 때 마지막으로 제물이 대신 죽는 굿. 그걸 대살이라고 하는데, 그래서 대살굿이라고 해도 무방하다고 하더라. 그래서 영화적으로 대살굿으로 썼다.-김고은이 대살굿을 할 때 받는 건 몸주신인 할머니인가, 아니면 다른 귀신인가. 할머니와 대살굿이 어울리지 않는데.대살굿을 할 때는 장군신을 받는다. 아주 강력하게 맞서야 하니깐. 대살굿은 저주 같은 오펜스굿이 아니라 방어하는 디펜스굿이다. 그래서 그 때는 자신의 몸주신이 아니라 장군신이 오는 것이다. -대살굿은 실제 굿의 동선을 그대로 가져온 것인가.그렇다. 원래는 4시간 짜리 굿을 5분 안에 보여줘야 했기에 어떤 걸 보여줘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 김고은이 무속 선생님 집에서 연습을 정말 많이 했다. 하루 종일 리허설을 했다. 그 뒤 하루에 몰아서 카메라 4대로 찍었다. 그 감정을 나눠서 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깐. 일단 김고은에게 즐기는 모습을 모습을 보여달라고 주문했다. 실제로 무속인은 신을 받으면 즐긴다. 웃음도 보이고. 김고은이 굿에 본격적으로 들어가기 전 칼로 자신의 얼굴을 긋는 장면, 뜨거운 숯에 손을 넣는 장면 등은 자신에게 신이 들어왔는지를 확인하고 남들에게도 보여주기 위해서다. 내 안에 신이 들어와서 나도 멀쩡하니 당신들도 안전할거야라고. 그걸 보고 인부들이 일을 시작한다. 칼을 땅에 묘지 방향과 반대로 던지는 건, 원래 모든 굿이 그렇다. 이 근처의 나쁜 것들이 이 칼 밖으로 나가 일종의 결계가 쳐지는 것이다. 화림이 동물 피를 마시는 건, 신에게 일종의 밥을 바치는 의미이고. -굿을 시작하기 전 봉길이 화림의 신발끈을 묶어주는 게 많은 연성러들을 자극시켰는데. 둘의 관계는 이성적인 게 담겨 있거나 발전 가능성이 있는 건가. 둘의 전사를 담은 이야기를 만들 계획은?무속 세계에선 스승이 굿 준비를 하면 제자나 신아들,딸들이 옷도 입혀주고 신발도 신겨주고 다 준비를 해준다. 둘의 관계를 분명하게 보여주려고 그 장면을 넣었다. 이성적인 마음이 담겨있을지는 모르는 일이다. 둘의 전사를 담은 이야기를 할 수도 있겠지만 ‘파묘’보다 더 재밌는 좋은 이야기여야 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산소탈로 직계 장손들이 해를 입는데, 왜 직계가 아닌 의뢰인의 어머니 즉 친일파 유령의 며느리까지 죽임을 당하는 건가. 영화적 설정 오류이지만 며느리가 죽는 건, 엔딩크레딧에 써 있듯이 이름이 배정자이기 때문인가? 일제시대 대표적 친일파?노코멘트다. 설정이 어긋나는데 작가의 개입인 것만은 분명하다. -친일파 영혼이 LA집 창문을 열어달라거나 프라자호텔 창문을 열어달라고 하는데. 사실 문을 열어줘야 들어간다는 건 뱀파이어물의 특징이지, 동양적인 오컬트 특징은 아닌데. 맞다. 연출적으로 재미를 주려고 섞은 것이다. -전반부 친일파 귀신 장면은 덜 자극적인 것 같은데.일부러 담백하게 담았다. 더 직접적이고 잔인한 장면들이 있었는데 편집했다. 전반부가 담백해야 후반부에서 더 강렬할 것이라 생각해서 그리했다. -친일파 귀신이 사실 영화 속 곳곳에 숨겨져 있는데.유리에 비추기도 하지만, 잘 찾아보면 많은 곳에 있다. 심령사진을 보면 귀신은 찍는 게 아니라 찍히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찍힌다는 느낌으로 영화 속에 담았다. -첫 번째 묘를 꺼낼 때 등장하는 뱀은 일본요괴 누레온나인데. 하필이면 돼지띠 일꾼에게 죽임을 당한다. 돼지랑 뱀은 상극이기도 한데. 그래서 동티 난 그 일꾼은 틀니 파묘할 때 나온 인물이기도 한데. 일이 해결된 뒤 어찌 되나. 누레온나는 물의 요괴다. 잘못된 것을 건드렸다는 설정으로 넣었다. 물의 요괴라 그걸 건드리자 비도 오고 그러는 것이다. 원래 묘가 탈이 나는 경우 뱀이 관에 들어오는 ‘사염’, 벌레가 들어오는 ‘충염’, 바람이 든다고 해서 ‘풍염’이라고 하는데, 이 경우는 뱀이 관에 들어갔는데 밑의 요기가 너무 세서 뱀이 변태가 일어나지 않았을까란 설정이다. 그래서 비슷한 대사도 넣었다. 그 인부는 틀니 파묘할 때 나온 인물이 맞다. 일부러 동티 나는 인물로 연결하기 위해 틀니 파묘할 때 포커싱을 잡았다. 편집됐는데 나중에 모든 문제가 해결되고 그 양반도 좋아진다는 장면이 있었다. 동티풀이가 된 셈이니깐. -조선총독부가 보이는 프라자호텔은 세트 촬영인가.내부는 세트고, 창에 보이는 광화문 정경은 프라자호텔에서 소스 촬영을 한 것이다. 그리고 그 소스를 LED월을 띄우고 촬영했다. 블루스크린를 놓고 합성을 하는 건 색감이 잘 안맞는 것 같았다. -친일파 귀신 혼부르기를 할 때 화림이 그 장례식장 주소를 읊는데.실제로 그렇다. 혼이 와야 할 위치를 부른다. 무속인에게 고증을 받아 만들었다.-의뢰인에게 진짜 상덕이 거는 휴대전화 진동음과 친일파 귀신이 거는 휴대전화 진동음이 다른가.아니다. 같다. 쇼트 길이가 차이가 나서 같은 음을 넣는데 리듬이 달라진 것이다.-의뢰인이 욕조에 누워있는 것을 비롯해 전반부에 물의 이미지가 많은데.그렇다. 욕조도 그렇고 땀도 그렇고 비도 그렇다. 후반부에는 불의 이미지가 많다. 드럼통 불도 그렇고. 그렇게 물과 불의 이미지를 전반부와 후반부에 대비시켰다. -친일파 관을 태울 때 일제 시대 때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훈장이 들어있는데.그래서 이장할 때 그 신분이 드러날까봐 관을 열지 말고 그대로 화장하라고 한 것이다. 우리는 염을 할 때 먼길옷을 입히는데, 우리도 그렇고 일본도 그렇고 생전에 고인을 상징하는 옷을 입히는 경우도 있다. 고인이 좋아하는 물품을 넣기도 하고. -영화에 등장하는 숫자는 실제로 한반도의 허리에 해당하는 곳인가. 어디며 어떻게 짚었나.풍수사들에게 물었더니 모두 같은 곳을 이야기하더라. 강원도 고성 향로봉이다. 영화 속에도 나온다. 상덕 화림 등이 얼굴에 문신하고 산에 올라갈 때 드론샷으로 산의 정경을 인트로로 잡는데 바로 그곳이 향로봉이다. -관을 두 개 넣는 첩장은 새로운 건 아니지만 밑에 넣는 관을 세로로 넣어서 마치 못의 형국으로 만든 게 기발한데.이야기했지만 실제 쇠침, 쇠말뚝을 넣는 게 아니라 그걸 상징하는 걸 넣고 싶었다. 그래서 그 자체를 못처럼 만들었다. -흉한 것인 오니의 설정은.전쟁터에서 신처럼 모셔지려면 외형부터 거대해서 위압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8척 거구를 생각했고, 2미터 40센치미터로 설정했다. 임진왜란에도 참전했고, 그 뒤 세키가하라 전투에 도쿠가와 이에야스 반대 진영에 참전했다가 패배한 뒤 영화 내용처럼 된 인물이란 설정이다.-한국의 도깨비와 일본의 오니는 다른 존재인데. 그래서 5장 도깨비불 옆에 일본어로 오니라고 적었다. 다른 소제목은 다 한글 옆에 한자인데 그것만 일본어다. 원래는 그 장의 제목을 도깨비라고 했다가 너무 의미가 많을 듯 해서 좀 더 명징하게 가고자 도깨비불로 가고 옆에 오니를 넣었다. 그때부터 막가는 설정이니 좀 더 직관적인 제목으로 관객을 인도하고 싶었다.-도깨비불로 주인공들이 환각을 보는 데 별다른 설명은 없는데.자연스럽게 관객이 같이 홀리는 듯한 느낌을 주고 싶었다. 왜 나이트클럽 들어가면 처음에 사이키 조명에 홀린 것처럼. 플래시백 느낌으로 만든 게 아니니 설명을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오니가 오백년 전에 불경을 정복했다고 하는 장면은 ‘드라큘라’가 떠오르는데.프란시스 코폴라 감독의 ‘드라큘라’ 광팬이다. 거기에서 드라큘라가 십자가를 이미 정복했다고 한 장면의 오마주다. -오니가 은어와 참외를 좋아한다는 설정은.일본만화 ‘음양사’를 좋아하는데, 은어와 참외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거기에서 전국시대 사무라이가 좋아할 법한 음식들을 고민해서 가져왔다. -화림이 탑으로 가니 안전했다는 건. 탑, 곧 부도는 스님의 사리가 있는 곳이고 그래서 신성하다는 의미로 설정했다. -보국사 보살이 봉길 위에 올라간 뒤 자신의 옷을 찾는데. 불교에서 선종할 때 부처의 옷을 입고 육신의 원한을 잊는다는 것에서 비롯된 것인지. 보통 영은 무엇인가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고, 그 억울함을 표현할 수 있는 것과 스님의 옷을 매칭시켰다. 그 장면을 그렇게 해석해도 될 듯 하다. -음양오행을 마지막 문제 해결의 원리로 사용했는데.오행이 원래 풍수지리의 베이스다. 풍수사가 과연 어떤 걸 마지막으로 사용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결국 풍수사가 오행을 고민해서 싸우는 게 당연한 수순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 영화 속에서 화림과 봉길은 ‘음양’, 상덕 영근은 ‘오행’이란 설정이기도 하다. -영화 속에서 거론되는 그 무덤을 만든 기순애는 일본어로 여우인 키츠네에서 온 것인가. 그렇다. 일제 때 우리나라 문헌에도 여우를 기순애라고 표현한 것들이 있다. 연배가 있으신 분들은 바로 알아차릴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보국사 표시판에 있는 풍수사 표식은 원래 있는 것인가.그렇다. 풍수사협회에 따라 다양한 표식들이 있는데 가장 이 영화에 맞는 걸 가져왔다.-화림의 몸주신인 할머니는 일본 음양사랑 맞섰거나 그런 전사가 있는 인물인가. 실제 무속인인 고춘자님이 연기했다던데.화림의 조상 중 음덕을 많이 쌓은 분이란 설정인데 그런 전사까진 설정하진 않았다. 일종의 수호천사라고 생각하면 될 듯 하다. 고춘자님이 두 번 정도 등장하는데, 그 장면들은 직접 찍으셨다. 그런데 워낙 바쁜 분이라 보충 촬영은 대역이 찍었다. -여느 퇴마극과 달리 주목을 사이에 놓고 오니와 화림이 대화를 나누는 게 이채로운데.어느 산이든 산주인이라 불리는 큰 나무가 있고, 그걸 주목이라 불렀다. 일본은 그런 경우가 많은데, 우리도 성황목이라 불리는 나무들이 있었고. 그걸 일본의 정령신앙을 대입해서 풀면 재밌겠다고 생각했다. -병실에 누워있는 봉길을 놓고 도깨비놀이를 하는데. 제주도에 있는 굿인데, 귀신을 속여서 정체를 드러나게 하는 것이다. -오니 투구에 지네 문양이 있고, 봉길을 놓고 닭으로 대살굿을 준비하는데. 지네와 닭이 천적이라는 걸 고려한건가.지네는 항상 북쪽으로 간다. 뒤로 가지 않고 전진을 하고. 그걸 오니의 캐릭터에 은유하고 싶었다. 그리고 닭은 그걸 고려했다기보다 봉길이 닭띠라 닭을 준비한 거다. 일종의 대살굿이니 앞에서 돼지 띠 인부들을 위해 돼지를 준비한 것처럼.-유해진을 교회 다니는 설정으로 한 건.그래도 제가 교회 다니는 집사인데 이런 영화 만들면서 교인들에게 면피를 하고 싶었다. 실제로도 만난 장의사 중 한 분이 교회 장로님이기도 했고. -음악 설계는 어떻게 했나. ‘사바하’도 같이 했던 김태성 음악감독과 작업했는데.전체적으로 저음이 많다. 불협화음이 도드라지고. 김태성 음악감독님이 훌륭히 해주셨다. -마지막 결혼식 사진 장면은 독립운동가 사진들을 은유한 것인가. 또한 ‘사바하’ 이다윗이 등장하는 건 장재현오컬트유니버스를 고려한 설정인가.독립운동가 사진처럼 찍은 것이냐는 질문은 노코멘트하고 싶다. 이다윗이 등장하는 건 사실 원래 조명팀 중 한 명에게 그 장면을 부탁했는데, 마침 다윗이 시간이 있다고 해서 찍었다. 특별히 장재현오컬트유니버스를 고려한 건 아니다.-‘사바하’의 이정재 이다윗, ‘파묘’의 김고은 이도현이 한 사건을 쫓는 설정으로 ‘사바하2’를 만들 계획은 없나.오컬트유니버스가 계획에 없는 건 아니어서 매 작품마다 다른 배우들을 캐스팅 하기는 했다. 시나리오를 빨리 쓰기야 ‘사바하2’보다 ‘파묘2’가 빠를 수는 있겠지만 더 재밌는 이야기를 만들 것이라 장담을 못하겠다. 등장인물보다 얼마나 재밌는 이야기여야 하는 가가 가장 중요하다. -‘검은 사제들’에선 사람을, ‘사바하’에선 하늘을, ‘파묘’에선 땅을 이야기했는데. 차기작은 어떤 걸 이야기할 계획인가.신에 대한 이야기다. 믿음에 대한 이야기고. 어두운 이야기가 될 것 같다. -‘건국전쟁’ 감독이 ‘파묘’에 좌파가 몰리고 있다고 했는데.일단 영화를 봐주셔서 감사하다. 아무래도 영화를 보시고 그렇게 말씀하시지 않았겠나. 난 ‘파묘’가 색깔이 있는 영화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 땅에 사는 한국사람이라면 무의식에 담겨 있는 과거에 대한 이야기다. 전형화 기자 brofire@edaily.co.kr 2024.03.05 13:40
생활문화

크록스, 팬들과 함께하는 축제 ‘크록토버’ 전개

남녀노소 모두에게 사랑받는 혁신적인 캐주얼 풋웨어 브랜드의 글로벌 리더 크록스가 10월 한 달간 크록스를 사랑하는 글로벌 팬 ‘크록네이션(Croc Nation)’을 위한 연례 행사 ‘크록토버(Croctober)’를 진행한다. 이번 크록토버는 브랜드 메시지인 ‘Come As You Are ™'의 진정한 의미를 실현할 수 있도록 창의성과 자기표현의 의미를 재정의하고, 팬들의 요청 사항을 반영해 작년보다 한층 더 의미 있는 프로그램들로 구성됐다. 크록스는 역사상 가장 많이 팬들의 제작 요청이 있었던 신발 디자인 ‘크록스 클래식 카우보이 부츠(Crocs Classic Cowboy Boot)’를 공개하며 크록토버의 시작을 알렸다. 크록스에서 영감을 받은 카우보이 부츠는 수 년간 소셜 미디어 상에서 팬들에게 회자돼 왔으며, 이 같은 팬들의 관심과 성원에 보답하고자 올해 크록토버를 맞이해 실제 제품으로 출시하게 됐다.‘크록스 클래식 카우보이 부츠’는 팬들이 만든 기념일 ‘크록데이(Croc Day)’인 오는 23일 출시된다. 고광택의 악어가죽 무늬의 엠보싱 텍스처와 웨스턴 스타일의 대담한 스티치 디자인이 적용됐으며, 독특한 메탈릭 지비츠™ 참과 함께 백스트랩은 처음 선보이는 회전 가능한 박차 모양의 스퍼(Spur) 참으로 장식됐다. 또 리벳 디테일에는 크록스의 브랜드 마스코트인 악어 ‘듀크(Duke)’가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있는 모습이 그려져 있어 컨트리풍 분위기를 한층 더 자아낸다.이번 크록토버 행사에서는 크록스 팬이자 전세계적으로 대담한 창의성을 발휘하고 있는 ‘크록스타™(Crocs Stars™)’들의 다채로운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크록스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크록스 케이크부터 실물 크기의 크록스 의상까지 참신하고 다양한 작품들이 공개될 예정이며 해당 작품은 10월 한 달간 크록스 공식 플랫폼과 일부 매장에서 특별하게 만나볼 수 있다.또한 훈민정음 반포 기념 577돌을 맞은 한글날을 기념한 서체 공모전 이벤트도 준비됐다. 크록스는 브랜드 메시지 ‘Come As You Are™’의 한글 버전인 ‘네 모습 그대로가 좋아’를 주제로 유명 그래픽 디자이너 3인, 혁필화 장인과 협업으로 완성된 타이포 그래픽 작품 이미지 및 영상을 크록스 공식 플랫폼과 매장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또 오는 9일부터 일반인 대상으로 한글 서체 공모전도 진행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크록네이션'을 별로서 영원히 기념하자는 의미를 담은 ‘클래식 클로그(Classic Clog)’ 실루엣 형태의 별자리 ‘크록스텔레이션(Crocstellation)’이 오는 26일 공개되며 크록토버의 대미를 장식할 예정이다. 해당 별자리에서 각각의 별은 팬들의 이름이 붙여지며, 유저들은 크록스 공식 홈페이지와 크록스 공식 플랫폼에서 전용 AR 필터를 통해 더욱 선명한 ‘크록스텔레이션’을 체험할 수 있다.하이디 쿨리 크록스 글로벌 마케팅 수석은 “크록토버는 상상력이 풍부한 팬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일년 중 가장 멋진 기간으로 올해도 어김없이 다채롭게 꾸려 나갈 예정”이라며 “크록데이가 팬들에 의해 만들어진 행사인 만큼 한 달간 팬들의 아이디어와 상상력을 실현시켜주는 다양한 이벤트를 선보일 계획으로, 앞으로도 크록스 팬들을 응원하고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크록스 클래식 카우보이 부츠’는 오는 23일부터 크록스 공식 온라인몰과 스타필드 코엑스점, 스타필드 안성점 매장을 통해 한시적으로 구매 가능하며, 특별한 이벤트와 한정판 제품 출시 등 크록토버 행사 관련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크록스코리아 공식 소셜 계정과 해시태그 #Croctober23 팔로우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2023.10.06 15:34
뮤직

“잘 들어, 오빠들 음악이다” 뷔·키→백호·영케이, 가을 가요계 달굴 男솔로들

“잘 들어, 오빠들 음악이다~”그룹 방탄소년단 뷔가 데뷔 이후 첫 공식 솔로 앨범을 발표한다. 뷔는 9월 8일 첫 솔로 앨범 ‘레이오버’를 발매한다. 그가 정식으로 발표하는 첫 앨범인 만큼 국내외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뷔는 방탄소년단 마지막 솔로 주자로 나서는 만큼 어떤 성과를 낼지 주목받고 있다.뿐만 아니라 9월 가요계에는 남자 솔로 아이돌들이 줄지어 활동을 예고한 상황이라 팬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샤이니 키, 데이식스 영케이, 뉴이스트 출신 백호 등이 솔로 활동에 나선다. 올 여름 그룹 뉴진스, 아이브, 르세라핌, (여자)아이들 등 걸그룹들이 활발한 활동을 펼친 뒤에 이어지는 남자 솔로 아이돌들의 활동이 K팝신에 어떤 영향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27일 “현재의 가요계는 팀 음악들이 주를 이룬다. 특히 걸그룹 노래가 대세가 된 상황에서 남성 솔로 아티스트 음악은 극히 적었다”면서 “인기와 유행에 민감했던 걸그룹 대전이 이어져왔다면 9월 있을 보이그룹 솔로들의 대거 컴백은 음악 시장을 좀 더 다채롭고 하고 음악에 대한 진정성을 느끼게 해줄 것”이라고 내다봤다.뷔는 이번 신보 발매를 앞두고 ‘레이니 데이즈’와 ‘러브 미 어게인’ 두 곡을 선공개해 주목도를 높였다. ‘레이니 데이즈’와 ‘러브 미 어게인’은 여심 저격 노래로 한글과 영어가 골고루 섞였다. 뷔는 ‘러브 미 어게인’으로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 100’에 96위로 진입해 신보에 대한 기대치를 끌어올렸다. 앞서 그는 지난해 SBS드라마 ‘그해 우리는’ OST인 ‘크리스마스 트리’로 ‘핫 100’에서 79위에 오르기도 했다. 특히 뷔의 이번 컴백 전 지민과 정국이 각각 솔로곡 ‘라이크 크레이지’와 ‘세븐’으로 '핫 100' 1위를 차지하며 대기록을 써냈던 터라 뷔의 차트 순위도 궁금증을 자극한다.이번 뷔의 앨범은 가을 날씨와 잘 어울릴 만한 잔잔하고 비교적 느린 템포의 노래들로 채워질 전망이다. 선공개곡들을 비롯해 곧 공개될 신보 6곡 중 더블 타이틀 곡인 ‘슬로우 댄싱’도 R&B 소울 곡이다. 하이브 레이블인 어도어 민희진 대표가 프로듀싱했다. 9월 11일에는 샤이니 키가 두 번째 솔로 미니앨범 ‘굿 앤 그레이트’를 발매하며 총 6곡을 들고 온다. 뷔와는 완전히 다른 장르의 곡들이 대기 중이다. 앞서 키는 ‘배드 러브’, ‘가솔린’, ‘킬러’ 등 솔로곡으로 개성있고 빠른 템포의 음악을 선보여왔다.키는 샤이니 멤버들 중 현재 가장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MBC ‘나혼자 산다’, tvN ‘놀라운 토요일’ 등에서 예능인으로서도 맹활약 중이다. 하지만 그는 가수로서도 입지를 결코 놓지 않고 있다. 샤이니가 지난 6월 정규 앨범으로 컴백했고 약 3개월 만에 솔로곡들로 팬들 앞에 다시 설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가 가수로서 보여주고 싶은 역량과 음악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의욕을 짐직하게 하는 대목이다. 백호는 뷔, 키 두 사람에 앞서 오는 31일 디지털 싱글을, 데이식스의 영케이는 정규 1집 ‘레터스 위드 노트’를 9월 4일 발매한다. 먼저 백호는 박진영의 곡 ‘엘리베이터’를 리메이크해 명함을 내민다. 원곡만큼이나 강렬하면서도 섹시한 기운으로 채워질 전망이다. 그간 백호는 솔로 활동을 해오면서 ‘섹시’ 콘셉트로 팬들과 호흡해왔다. 그는 지난달 있었던 위버스콘 페스티벌에서도 상의 일부가 찢겨진 의상으로 섹시함과 더불어 농익은 보컬을 과시했다. 백호가 왜 솔로 아티스트로서 치명적인 인물이 될 수 있는지를 입증한 순간이었다. 백호는 뉴이스트 메인보컬 출신이다. 그의 보이스는 요즘 소위 말하는 ‘찢는다’는 표현에 제격이다. 그는 뉴이스트 시절 모든 곡의 후렴과 고음 위주의 하이라이트 부분을 도맡으며 곡의 특징을 잘 살린 멤버였다. 솔로 백호가 선사할 리메이크곡의 매력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영케이는 아이돌 밴드의 멤버다. 그는 이번 정규 앨범을 통해 자신의 섬세한 감정선을 다양한 느낌을 풀어낼 예정이다. 이번 신보의 타이틀곡 ‘이것밖에 없다’는 사랑 앞 애절한 감정을 전하는 서정적인 곡이다. 무려 11곡이 실린 이번 정규 앨범은 영케이의 작사, 작곡 능력을 유감없이 느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지승훈 기자 hunb@edaily.co.kr 2023.08.28 05:22
뮤직

[X why Z]Z세대는 왜 걸그룹 '첫사랑'을 응원할까?

‘불후의 명곡’ 패티김 편을 보다가 ‘첫사랑’이라는 걸그룹을 알게 됐다. 동갑내기라는 콘셉트로 근래 보기드문 청량감을 주는 아이돌이었다. ‘첫사랑’이라는 단어가 주는 아련함 그리고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지는 설렘. 흔히 4세대 걸그룹이라고 하는 팀들이 모두 걸크러시 콘셉트로 매운맛을 넘어 마라맛으로 대중에게 어필하고 있는데 ‘첫사랑’은 순둥순둥 딸기 샤베트같은 콘셉트로 가요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보는 음악이 대세인 K팝 시장에서 듣는 음악을 무기로 내세운 청량돌이 성공할 수 있을까? Z세대의 생각이 궁금했다.X재국 : ‘첫사랑’이라는 걸그룹 알아?Z연우 : 알죠. 아이돌 좋아하는 친구랑 여자아이돌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친구가 “요즘 4세대 여돌들, 멋지고 화려한 모습도 좋은데, 사실 난 첫사랑 같은 팀이 더 사랑받았으면 좋겠어”라는 말을 했어요. 그때 처음으로 첫사랑이라는 신인 여돌을 알게 됐는데, 그룹 이름이 첫사랑이라는 것부터 멤버가 모두 다 동갑이라는 것까지 되게 신선하고 4세대 여자아이돌들 내에선 찾아볼 수 없는 콘셉트라 기억에 남았어요. 그리고 아이돌 좋아하는 외국인들이 모여있는 커뮤니티에서도 찾아봤는데 ‘첫사랑’이라는 한글 이름에 대해서 재밌어하고 관심이 많은 거 같았어요. 팬덤 이름도 한글이고, 노래 제목도 모두 한글이라 특이했어요. X재국 : 4세대 여자 아이돌 특징은 어떤 거니?Z연우 : 아무래도 덕질에 더 열중하는 여덕들을 모으기 위해선 청순, 큐티보단 걸크러시와 유니크한 콘셉트가 더 쉽긴 하죠. 사랑에 설레는 자기감정을 표현한 곡들보단, 자기가 얼마나 예쁜지(자기자랑), 성공에 대한 열망, 자신들의 세계관 속에 있는 이야기들을 더 많이 하거든요. 만약 사랑에 대한 노래를 부른다 해도, 맑은 피치빛 노래보단 고혹적인 붉은빛으로 당당하게 “넌 내 것이 될 거야” “내게 빠지면 못 도망칠껄?” 이런 노래를 하는 편이에요. 무대 의상도 다크하고 노출도 많은 편이고 안무도 복잡하고 대체적으로 더 어려워졌어요. 2, 3세대 여돌들이 청순 콘셉트의 곡으로 무대에서 춤을 췄을 때, 사람들은 여돌 안무는 다 율동같다는 반응을 했었어요. 요즘은 ‘스.우.파’나 각종 댄스 챌린지(유튜브 쇼츠나 틱톡에서 신곡이 나오면 그 신곡 하이라이트 부분을 추는)가 팬들에게 영향을 주기 때문에 여돌들도 좀더 강렬하고 한방이 있는 안무를 선호하는 것 같아요.X재국 : 그럼 4세대 걸그룹 중 첫사랑이 잘 되길 응원하는 이유는?Z연우 : 요즘 여돌들 노래는 너무 다크하고 강렬한 콘셉트가 많아서 기가 빨린다고 하는 리스너들이 많지만 청순 콘셉트의 노래를 들으면 조금 밋밋하게 들리기 때문에 기억에 잘 안남는것도 사실이거든요. “이제 걸크러시 질린다” “다크 콘셉트 너무 뻔하다”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그래도 트렌드는 계속 될 것 같아요. 첫사랑 콘셉트를 오랜만에 보니 반갑고 4세대 여돌들이 익숙한 Z세대에게 신선하게 다가오는 건 사실이지만 뭔가 좀더 뛰어난 게 있어야 더 튈 수 있을 거 같아요. 그냥 신선한 콘셉트, 신선한 멤버, 신선한 스타일로 끝나면 “오~ 그렇구나” 하고 끝날 수도 있거든요. 더 주목을 받으려면 사람들이 SNS에 첫사랑을 직접 검색하고, 노래 제목을 쳐보게 만들 수 있는 ‘뛰어남’을 만들어야 할 거 같아요. 첫사랑은 모두 10대 동갑내기라서 억지 청량이 아닌 순수한 청량 에너지가 넘치고 자체 콘텐츠를 봐도 친구들끼리 케미가 좋은 것 같아요. 그리고 앞으로 더 성장할 수 있으니까 응원하고 싶고요. 요즘 ‘Y2K’ 감성이 유행인 것처럼 청순콘셉트가 붐이었던 K팝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에게 방정리를 하다가 나오는 추억의 애장품처럼 다시 발견되고 정이가는 걸그룹으로 성공했으면 좋겠어요. ”신선해서 좋다“는 기대를 넘어 실력이 좋아서 성공한 첫사랑으로.유행은 돌고 돈다. 그리고 유행이라는 건 지나고 나면 촌스럽게 느껴진다. 그래서 유행을 따라했던 나의 옛날 사진을 보면 촌스럽게 느껴져 웃음만 나온다. 전성기를 달리고 있는 K팝이 조금 더 다양해질 필요가 있다. ‘영웅본색’ 이후 홍콩영화는 누아르가 유행이었고 한동안 총 쏘는 누아르 영화밖에 없었다. 그러다 누아르 영화가 질릴 즈음 왕가위 감독이 등장해서 또 한 번 홍콩영화의 전성기를 보낼 수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첫사랑은 살아남아야 하고 잘돼야 한다. 봄도 왔고 꽃도 폈다. 지금이 첫사랑을 보고, 첫사랑을 듣기 딱 좋은 타이밍이다. 필자소개=이재국 작가는 서울예대 극작과를 졸업하고 ‘컬투의 베란다쇼’, ‘SNL코리아 시즌2’, 라디오 ‘김창열의 올드스쿨’ 등 다수의 프로그램과 ‘핑크퐁의 겨울나라’, ‘뽀로로 콘서트’ 등 공연에 참여했다. 2016 SBS 연예대상 방송작가상을 수상했다. 저서는‘아빠왔다’, ‘못그린 그림’이 있다. 이연우 양은 이재국 작가의 딸로 다양한 재능을 가졌으며 대중문화에 관심이 많은 대한민국 평범한 청소년이다. 2023.03.28 07:22
산업

BTS 지민까지 영입…디올·샤넬·구찌 "K팝 스타는 사랑하는데, 소비자엔 호구짓"

'크리스찬 디올'과 '샤넬' '구찌' 등 콧대 높은 글로벌 명품 브랜드가 한국 사랑에 푹 빠졌다. BTS와 블랙핑크 등 K팝 스타를 글로벌 앰배서더로 발탁하는가 하면 제품 디자인에 한글을 새겨 넣기도 한다. K팝과 드라마 등 한국 콘텐츠가 전 세계에서 힙한 문화로 떠오르고 있고, 한국이 명품 소비의 격전지로 떠오르자 벌어진 현상으로 풀이된다. 크리스찬 디올은 아이돌 그룹 BTS 멤버 지민을 글로벌 브랜드 홍보대사로 위촉했다고 17일 밝혔다. 그러면서 지민이 디올의 의상을 입을 사진을 6장이나 올려 전 세계 BTS 팬들의 관심을 받았다. 디올은 지민에 앞서 블랙핑크 지수, 엑소 세훈, 배우 겸 모델 남주혁 등을 홍보대사로 내세우며 한국 모델 사랑을 과시했다. 명품의 K팝 스타 사랑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샤넬은 블랙핑크 멤버 제니와 지드래곤, 루이비통은 배우 이정재와 걸그룹 뉴진스 멤버 하니를 브랜드 글로벌 앰배서더로 추가 영입했다. 모델만이 아니다. 구찌코리아는 지난 5일 한국의 설날을 기념해 '코리아 익스클루시브 컬렉션'을 선보였다. 320만원짜리 스웨트 셔츠의 경우 모노그램 G 바탕에 행운을 기원하는 'GOOD LUCK' 문구와 함께 '구찌'를 한글로 달았다. 구찌 측은 "유서 깊은 모노그램에 맥시멀한 감성을 담았다. 영어와 한국어로 각각 쓰여진 패치로 매력을 강조했다"고 했다.글로벌 명품 업체들이 한국 문화는 사랑하지만 한국 소비자를 아끼지는 않는 모양새다. K팝 스타를 모델로 발탁한 명품들이 하나같이 짧은 주기로 가격 인상을 단행 중이기 때문이다. 샤넬은 지난해 1월, 3월, 8월, 11월 네 차례 가격을 올렸다. 대표 제품인 샤넬 클래식 플랩백 미디움은 1180만원에서 1239만원으로, 보이 샤넬 플랩백 역시 759만원에서 797만원으로 각각 올랐다. 구찌도 지난해 2월과 6월, 10월에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이 기간 평균 인상률이 4~6% 수준에 달한다. 크리스찬 디올의 역시 지난해 1월 가격 인상에 이어 같은 해 7월 주요 제품 가격을 10% 올렸다. 샤넬 측은 "2015년부터 전 세계적으로 도입한 조화로운 가격 정책에 따라 매장 내 전 제품의 가격을 조정했다"며 "지역간 존재할 수 있는 현저한 가격 차이를 줄여 전 세계 고객에게 공평성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은 "유독 한국만 가파르게 오른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지만 가격이 비싸질수록 명품을 더 사 모으는 분위기다. 한국은 최근 명품 소비를 주도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모건스탠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1인당 명품 소비액은 325달러로 2021년보다 24% 증가했다. 중국의 1인당 55달러, 미국의 280달러보다 훨씬 더 쓴다.패션 업계 관계자는 "유튜브와 소셜미디어가 발달한 한국은 유행에 민감하고, 남이 무슨 브랜드를 착용하는지 관심이 많다. 한국 소비자들이 최신 명품 가방을 들고 다니고 최신 디자인 의류를 착용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1.21 07:01
생활/문화

"100만 유튜버 안 부럽다" 대세 메타버스 '로블록스'에서 성공하는 법

글로벌 최대 메타버스(가상 세계) 서비스 '로블록스'가 우리나라에 상륙한다. 지난 6월 서울 강남에 한국 지사를 내고 국내 서비스 및 사업에 시동을 걸어 IT 및 게임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동영상 서비스인 유튜브는 광고 수익 창출을 목적으로 1인 방송에 뛰어든 크리에이터들의 활약에 생태계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이제는 레드오션(경쟁이 치열한 상태)이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이에 재미와 수익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전 세계 최대 메타버스 플랫폼인 로블록스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로블록스에서는 자신이 만든 게임이 호응을 얻으면 실물 화폐로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유료 게임 아이템 판매로 1년에 2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한 곳도 있다. 크리에이터들에게는 매력적인 플랫폼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고 모두가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기본적은 개발 능력과 오픈 마인드를 갖추고 있어야 기회를 만들 수 있는 곳이 로블록스다. 10대 취향 게임 만들어 20억 매출 4300만명의 일 활성 이용자 수(DAU)를 자랑하는 로블록스의 핵심 키워드는 '개방성'이다. 회사가 운영에 관여하지 않고, 상상 속 세계를 마음껏 실현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했다. 데이비드 바수츠키 로블록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1일 팟캐스트에서 "제작자 커뮤니티가 경험, 아바타, 콘텐트를 만드는 실력이 우리보다 훨씬 더 낫다는 사실을 일찍 배웠다"며 "많이 의지할수록 더 성공적이었다. 동시에 겸손해졌다"고 말했다. 미국 16세 미만 청소년 절반가량이 로블록스에서 뛰노는 만큼, 간단하면서 참신한 게임이 순위권에 오른다. 스웨덴 게임 개발 스튜디오인 갱오브스톡홀름은 헬스장에서 몸을 만드는 게임 '스트롱맨 시뮬레이터'로 대박을 터뜨렸다. 활성 이용자 수 3만1000명을 기록했으며, 누적 방문자 수는 2억명을 향하고 있다. 무거운 물건을 옮겨 포인트를 쌓아 스쿼트 운동을 해 몸을 키우는 단순 반복 게임이다. 멋진 몸이 될수록 자랑하고 싶은 심리와 쉬운 조작에 기반을 둔 중독성으로 다수의 이용자를 확보했다. 로블록스를 플랫폼 삼아 창업한 사례도 나오고 있다. 알렉스 힉스는 13세에 로블록스에 입문해 게임 개발을 시작했다. 2010년부터 '포켓몬스터' '진격의 거인' '블리치' 등 인기 애니메이션을 본떠 만든 게임을 잇달아 선보이며 스타 개발자가 됐다. 힉스는 로블록스에서 소프트웨어 개발 인턴 생활을 하다 캐나다 칼튼대를 중퇴하고 2018년 로블록스 기반 게임 개발사 레드만타를 설립했다. 월 활성 이용자 수(MAU) 500만명의 히트작 '로블록시안 하이스쿨' 등을 앞세워 지난해 200만달러(약 23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그의 나이는 고작 25세다. 힉스는 미국 경제 매체 CNBC와의 인터뷰에서 "규모를 키워 다양성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그래야 하나의 게임이 인기가 떨어져도 다른 게임으로 대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튜브보다 높은 장벽…개발 능력 필수 로블록스는 무한한 기회의 땅이다. 능력에 따라 1인 방송을 훨씬 웃도는 성과를 낼 수 있다. 하지만 그만큼 진입장벽이 높아 충분한 학습이 요구된다. 실제로 직접 포털을 검색해 로블록스 게임 제작 프로그램 '로블록스 스튜디오'를 PC에 설치해봤다. 윈도 운영체제(OS) 기준으로 파일 용량은 2MB를 넘지 않는다. 아무래도 아바타의 행동과 임무, 보상, 맵 등을 세밀하게 만들어야 하다 보니 개발이 아주 쉽지는 않다. 단순히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찍어 올리는 유튜브보다 난이도가 높다. 그래도 기본적인 템플릿(틀)을 제공해 한층 더 수월하게 익힐 수 있다. 첫 화면은 간결하다. 왼쪽에는 '새로 만들기' '내 게임' '최근 항목' '보관함' 기능이 있다. '기본' '마을' '성' '격투' '레이싱' 등 18개의 템플릿을 지원한다. 자신의 아이디어에 맞는 것을 선택하면 된다. 일부 한글화를 뒷받침한다. 레이싱 게임 만들기를 선택하니 좀 더 복잡한 화면이 나왔다. 상단에는 엑셀을 연상케 하는 복잡한 메뉴가 배치돼 있다. 게임 예시 화면 속에는 4대의 흰색 자동차가 푸른 하늘 아래 주차돼 있다. 자동차와 도로, 나무 등 모든 사물은 객체로 분류된다. 각 객체를 클릭하면 색상, 재질 등을 수정할 수 있다. 외부의 사진을 입력해 객체에 덮어씌울 수도 있다. 일일이 만드는 것이 번거로우면 다른 이용자가 제작한 객체를 불러오면 된다. 간단히 경기장 배경과 자동차 외형을 바꿔 게임을 재생하니 템플릿 안에서 문제없이 돌아갔다. NPC(안내 캐릭터) 상호작용과 아이템 판매 시스템 등 고도화한 기능을 넣으려면 새로운 객체를 만들어 코딩해야 한다. 경주 트랙과 자동차의 움직임 등 필수 환경은 이미 구현된 상황이라 부가적인 개발만 하면 되지만, 어쩔 수 없이 일정 수준 이상의 프로그래밍 이해도가 요구된다. 어릴 때부터 코딩 교육을 받는 요즘 초등학생들은 유튜브에 로블록스 게임 개발 가이드 영상을 속속 올리고 있다. 로블록스에서 아이템을 살 때 쓰는 화폐인 '로벅스'는 현금으로 결제하는 만큼 환전도 가능하다. 수익성이 보장되는 이유다. 400로벅스는 4.99달러(약 5700원)다. 99.99달러(약 11만원)를 내면 1만 로벅스를 살 수 있다. 월정액 프리미엄에 가입하면 같은 가격에 10% 더 많은 로벅스를 얻을 수 있으며, 아이템과 부스터 등 혜택이 있다. 로벅스는 자신이 만든 게임에 프리미엄 가입자가 많이 접속하거나 아이템을 판매하면 축적할 수 있다. 아바타 의상을 만들어 벌 수도 있다. 다만 수익화를 위해 환전하려면 몇 가지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먼저 프리미엄에 가입해야 한다. 수익의 30%는 로블록스가 가져간다. 13세 이상에 최소 10만 로벅스가 계정에 있어야 하며 이메일 주소 인증, 개발자 포털 가입 등을 거쳐야 한다. 현재 10만 로벅스는 350달러(약 40만원)로 바꿀 수 있다. 자신의 계정에 로벅스가 들어오기까지 최소 2주가 소요된다. 개인정보와 계좌정보는 물론 해외 서비스라 세금신고서까지 작성해야 한다. 페이팔, 외환 및 원화 계좌로 받을 수 있다. 게임? 메타버스? 규제 피해야 수익 창출 가능 로블록스가 한국에 법인을 설립하면서 제대로 한글을 지원하는 특화 서비스를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문제는 로벅스를 둘러싼 규제 이슈다. 우리나라는 게임 내 현금 아이템 거래가 이뤄지면 성인용으로 분류하는데, 정부와 업계의 판단에 따라 수익모델이 빠진 채 한국 서비스를 개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는 게임과 메타버스가 비슷해 보이지만 확실히 다른 유형의 서비스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최근 보고서에서 "사전에 프로그래밍이 된 것이 아니라 본인과 다른 사람의 결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개방형 구조라는 점, 불가피한 사정이 존재하지 않는 한 가상세계는 리셋되지 않는다는 점 등이 게임과 메타버스의 차이다"고 분석했다. 이미 네이버제트의 메타버스 서비스 '제페토'에서는 아바타 의상을 만들어 수익을 창출하는 크리에이터들이 있다. 유료 화폐인 '젬'으로 살 수 있는 아이템을 많이 팔아 일정 금액 이상이 되면 미 달러로 환전이 가능하다. 5000젬은 106달러(약 12만원) 가치를 지니고 있다. 이처럼 선례가 있어 로블록스를 강하게 규제할 명분이 없다. 게임물관리위원회 역시 로블록스를 사전적으로 규정하기에 앞서 연구를 선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게임물관리위원회 관계자는 "로블록스에 대한 기술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며 "게임의 성격이 짙은 로블록스와 달리 제페토는 아바타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라 미세한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로블록스는 게임, 제페토는 엔터테인먼트 카테고리로 분류돼 있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 2021.08.03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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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IS] 송혜교 기부→독립운동가 후손들 활약…3·1절 기리는 스타들

배우 송혜교·가수 전효성·전소미 등 스타들이 각기 다른 방법으로 특별한 3·1절을 보냈다. 송혜교는 3·1절을 맞아 성신여대 서경덕 교수와 함께 '해외에서 만난 우리 역사 이야기-LA편'에 관한 안내서 1만부를 LA한국문화원에 기증했다. 이번 안내서는 전 세계 도시별 대한민국 독립운동 역사 안내서 기증 캠페인 일환으로 제작됐으며 상해·도쿄·파리 등에 이어 이번이 다섯 번째 기증이다. 송혜교는 역사 알리기에 지속적으로 기부를 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역사적인 기념일 때마다 해외에 있는 대한민국 독립운동 유적지 26곳에 한국어 안내서·한글 간판·부조작품 등을 꾸준히 기증하는 데에 후원을 아끼지 않았다. 전효성은 한복을 입고 뉴욕 타임스퀘어 광고판에 등장했다. '한국의 전통 의상 한복(Traditional Korean Clothes)'이라는 타이틀로 한복이 우리나라의 문화임을 강조한 광고에 주인공으로 참여한 것. 3·1절 102주년을 기념해 한 패션 브랜드와 협업, 이 같은 광고를 통해 역사적 사실을 알리는 일에 앞장섰다. 전효성은 SNS를 통해 '우리의 역사와 문화인 한복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진행된 뜻깊은 프로젝트에 함께할 수 있어 영광이다. 하루하루 더 지금에 감사하며, 그날의 수많은 희생을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가수 전소미·정인·래퍼 매드클라운은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2주년을 기리기 위해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개최된 3·1절 기념식에 참석했다. 전소미는 '쉽고 바르게 읽는 3·1 독립 선언서' 일부를 낭독하며 3·1 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2주년의 정신을 되새겼다. 또한, 정인과 매드클라운은 헤리티지합창단과 함께 등장해 '대한이 살았다'를 열창하며 특별한 날을 기념했다. 독립운동가의 후손들이 곳곳에서 활약하는 하루이기도 했다. 뮤지컬 배우 홍지민은 KBS 1TV '아침마당'의 3·1절 기획 '그날의 함성, 민족의 노래'에 게스트로 출연했다. 홍지민은 독립운동가 홍창식 선생의 막내 딸이다. 홍지민은 "대한독립 만세를 외친 3월 1일, 아주 특별한 오늘 여러분들과 함께 할 수 있어 영광이다. 오늘 역사 이야기와 음악을 통해 그날의 함성을 기억하고 싶다. 저희 친정아버지가 독립운동을 하셨는데 저희 친정아버지를 그리고 싶은 마음이 있어 이 자리에 함께했다"고 말했다. 의병 대장으로 활동한 김순오 지사의 후손인 배우 한수연은 EBS 3.1절 특집 다큐멘터리 '후손'에 출연하며 직접 내레이션에도 참여했다. '후손'은 1919년 3.1 운동의 역사적 의미와 기억을 되살리고자 기획된 프로그램으로, 독립운동가 후손 9명의 인터뷰를 통해 3.1운동의 역사적 의미를 조명한다. 한수연은 '핏줄로서의 후손'이자 '기억전달자로서의 후손'으로서 직계 후손인 외조모 김영자 씨와 함께 출연해 집안 대대로 이어져 내려오는 이야기와 자료, 족보 및 성장에 미친 영향 등에 관해 이야기하며 사라져가고 잊혀져 가는 일제 강점기에 대한 기억의 불씨를 다시 지폈다. 한수연은 "독립운동가의 후손이라는 자긍심과 감사한 마음을 깊이 새길 수 있었던 시간이었으며 뭉클한 감동을 느꼈다. 특히 할머니와 함께 출연한 것은 잊지 못할 뜻 깊은 시간이 되었다"고 전했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2021.03.01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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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도 다른 모습"…트레저, 힙합곡 '음'으로 컴백

트레저가 색다른 이미지를 보여준다. YG엔터테인먼트는 28일 공식 블로그에 트레저의 세 번째 싱글 '더 퍼스트 스텝 : 챕터 3 (THE FIRST STEP : CHAPTER THREE)' 타이틀 포스터를 게재했다. '음 (MMM)'이라는 한글과 영문 타이포그래피가 다양한 상상력을 자극하는 포스터다. 소속사는 "YG 음악의 가장 큰 장점이라 할 수 있는 힙합 곡을 처음으로 선보인다. 템포는 이전보다 느리지만 더욱 강렬한 인상을 전달할 수 있는 곡이 될 것"이라며 "트레저의 신곡과 퍼포먼스를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음 (MMM)’은 BPM 80의 전형적인 힙합 장르다. 멤버들은 포스터 안에서 심플한 블랙 의상을 착장해 한층 짙어진 카리스마를 뿜어내고 있다. ‘THE FIRST STEP : CHAPTER THREE’ 음원은 11월 6일 발매된다. 피지컬 음반은 11월 13일 YG셀렉트를 비롯한 전국 온∙오프라인 음반 매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황지영기자 hwang.jeeyoung@jtbc.co.kr 2020.10.28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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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에서 '아이돌'…" 방탄소년단, 韓 멋 전세계 전파

방탄소년단(지민·RM·제이홉·진·슈가·뷔·정국)이 경복궁에서 '아이돌(IDOL)'을 열창하며 한국의 멋과 아름다움을 전 세계에 알렸다. 방탄소년단은 29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미국 NBC '더 투나잇 쇼 스타링 지미 팰런(The Tonight Show Starring Jimmy Fallon)'에 출연해 '아이돌'을 불렀다. '지미 팰런쇼'는 이날부터 10월 3일까지 닷새간 방탄소년단을 집중 조명하는 스페셜 주간 기획 'BTS Week'를 편성했다. 방탄소년단은 5일간 매일 각기 다른 다섯 곡의 퍼포먼스를 펼치고 스페셜 코너와 인터뷰 등을 통해 여러 매력을 보여줄 예정이다. 진행자 지미는 'BTS Week' 시작을 알리며 '방탄소년단은 빌보드 '핫 100' 차트 1위를 차지한 세계에서 가장 큰 밴드'라고 소개했다. 방탄소년단은 '아이돌'로 'BTS Week' 문을 열었다. 경복궁 근정전 앞마당을 무대 삼아 카리스마 넘치는 표정과 역동적 안무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한복을 재해석한 무대 의상을 입은 방탄소년단은 "얼쑤 좋다" "지화자 좋다" "덩기덕 쿵더러러" 등 가사에 담긴 국악 추임새로 흥을 돋우며 한국의 멋을 전 세계에 전파했다. 뿐만 아니라 방탄소년단은 이날 '지미 팰런쇼'의 스페셜 코너를 통해서도 유쾌한 매력을 드러냈다. 지미, 그리고 '지미 팰런쇼' 라이브 밴드 더 루츠(The Roots)와 호흡을 맞춰 '다이너마이트(Dynamite)'를 부르며 색다른 분위기의 특별한 콘텐츠를 완성했다. 방탄소년단의 이름이 한글 자막으로 흘렀고 지미는 '다이너마이트' 안무를 춰 재미를 더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달 21일 발매한 디지털 싱글 '다이너마이트'로 미국 빌보드 싱글 차트 핫 100에서 2주 연속 1위를 차지한 뒤 2주간 2위에 머물다 최신 차트(10월 3일자)에서 세 번째 핫 100 1위로 복귀했다. 김진석 기자 superjs@joongang.co.kr 2020.09.29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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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IS] "흑인 생명 소중" 산드라 오, 한글 의상 입고 에미상 등장

한국계 배우 산드라 오가 한글 점퍼를 입고 에미상 시상식에 참석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산드라 오는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센터에서 열린 제72회 에미상 시상식에서 흑인 차별 반대 메시지를 한글 문구로 새긴 의상을 입고 등장했다. 온라인 비대면으로 진행된 시상식에서 산드라 오는 '킬링 이브'로 드라마 시리즈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비록 수상으로 이어지지는 못했으나, 독특한 의상으로 수상 못지않은 화제를 모았다. 산드라 오는 보랏빛 점퍼에 '흑인의 생명은 소중하다'라는 문구를 한글로 새겼다. 무궁화와 태극기 4괘인 건곤감리 문양도 수놓았다. 해당 의상은 산드라 오가 한 패션 브랜드와 컬래버레이션해 출시한 제품이다. 산드라오는 앞서 이같은 점퍼를 만든 것에 대해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과 그에 따른 시위 이후, 아시아계 미국인,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흑인 공동체에 대해 지지 의사를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2020.09.22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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