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차우찬, 완벽 피칭…삼성, 선발 마지막 퍼즐 찾다
1회를 삼자 범퇴로 막은 삼성 선발 차우찬(25)은 2회말 LG 정성훈에게 우전 안타를 맞은 뒤 투아웃을 잡았다. 위기를 넘기는가 싶었으나 윤요섭에 좌전 안타를 내주고 2사 1·2루에 몰렸다. 더그아웃에서 지켜보던 류중일 삼성 감독의 얼굴이 살짝 굳어졌다. 4일 잠실 LG전에 선발로 나온 차우찬은 물러설 곳이 없었다. 그가 이전까지 받아든 성적표는 2승5패 평균자책점 7.86으로 초라했다. 그는 올 시즌을 앞두고 팀의 1선발로 낙점됐다. 그러나 기대에 미치지 못해 한때 불펜으로 강등되고 2군으로 내려가기도 했다. 가장 최근 등판이었던 지난달 27일 SK전에선 6이닝 6실점으로 난타당했다. 류중일 감독은 "또 두들겨맞으면 중간으로 보낼지, 2군행이 좋을지, 선발 기회를 또 줘야할지 고민할 것 같다. 고민 안 하게 잘 던져줬으면 좋겠다. 그래야 팀도 살고 본인도 자신감을 찾는다"고 말했다. 실점 위기에서 차우찬은 최영진을 유격수 뜬공으로 처리하고 한숨을 돌렸다. 그 다음부턴 제 궤도에 올랐다. 6회말 2사까지 12타자를 연속 범타 처리하며 완벽하게 LG 타선을 틀어막았다. 최대 고비는 6회말 투 아웃을 잡고 난 뒤였다. 차우찬은 김일경과 최동수에 연속 안타를 맞고 정성훈을 볼넷으로 내보내 2사 만루를 허용했다. 다음 타자는 4월7일 대구 홈 개막전에서 만루홈런을 내준 이병규. 차우찬은 긴장했는지 볼 2개를 던졌지만 높은 공으로 2루수 뜬공을 유도해냈다. 이병규가 잔뜩 노리고 있다는 것을 역이용했다.차우찬은 4-0으로 앞선 8회말 1사 1·3루에서 최동수에게 희생플라이를 내줘 이날 첫 실점을 허용했다. 투구 수 93개로 7⅔이닝 1실점. 차우찬이 내려가고 권오준이 올라왔다. 오승환은 9회말을 무실점으로 막고 차우찬의 승리를 지켰다. 차우찬은 가장 자신있는 직구와 슬라이더를 주로 던져 LG 타자를 잡아냈다. 특히 최고 시속 146㎞를 기록한 직구가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에 꽂혀 안타를 5개밖에 맞지 않았다. 삼성은 시즌 최다인 5연승을 달리며 선두를 지켰다. 시즌 3승째를 거둔 차우찬은 "올해 가장 만족스러운 피칭이었다. 어제 우리 팀 불펜이 많이 던져 최대한 오래 던지려 했다"면서 "오늘을 계기로 살아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삼성은 선발 투수 중 가장 불안했던 차우찬이 호투하면서 빈틈없는 로테이션이 완성됐다. 류중일 감독은 "(부상을 당해 2군에 있는) 윤성환이 돌아오면 6선발을 돌릴 수도 있고 5선발로 가면서 한 선수를 특정 팀과 경기에 등판시킬 수도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잠실=김우철 기자 beneath@joongang.co.kr
2012.07.04 21: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