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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고약한 ‘선조’는 처음…차승원 만나 광기 오른 ‘전,란’

“이왕 새로 짓는 거 6000칸은 되어야 하지 않겠느냐?”왜적이 설치고, 백성은 굶주려 나라가 안팎으로 혼란한데 경복궁부터 화려하게 재건해야 한다는 왕을 보자니 ‘전, 란’에서 가장 주먹이 우는 장면이 아닐 수 없다. 역사가 무능함을 알고 있다지만, 이토록 고약하게 그려진 적이 있을까. 차승원이 선보인 조선 14대 왕 선조는 달랐다.지난 11일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전, 란’은 왜란이 일어난 혼란의 시대, 함께 자란 무신 집안의 아들 종려(박정민)와 그의 몸종 천영(강동원)이 선조(차승원)의 최측근 무관과 의병으로 적이 되어 다시 만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김상만 감독이 연출했고, 박찬욱 감독이 제작·각본에 참여했다.‘전,란’은 16일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영화 비영어 부문 3위(10월 7~13일 집계)에 올랐다. 검술 액션과 사회의 각 위치에 선 캐릭터들과 그를 표현하는 배우들의 연기력이 국내외 호평을 받았다. 타이틀롤은 아니지만 차승원의 선조 연기 역시 깊은 인상을 남기는 요소가 되고 있다. 극중 선조는 왜군이 침략하자 곧장 궁궐과 백성을 버리고 도망친 임금으로 그려진다. 역사적 사실에 기반했기에 선조는 크고 작은 사극들에서 대개 한심하고 우유부단한 모습으로 그려져 왔으나 ‘전, 란’의 차승원은 형형한 눈빛과 목소리로 어딘가 우스꽝스러운 광기를 지닌 선조를 새로 빚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차승원이 표현한 선조는 살짝 코믹하면서도 폭군이기에 모순적”이라며 “지난 200년간 전쟁 한번 없고, 궁 안에서만 자라 물정을 모르는 철부지를 그로테스크하게 표현하기에는 악역과 코믹, 정극을 전부 소화해 온 차승원이 적임자였다”고 짚었다.여타 창작물과 마찬가지로 ‘전, 란’의 선조 또한 자신의 안위와 왕권 회복에만 힘쓴다. 그럼에도 과거 드라마 ‘징비록’, ‘불멸의 이순신’ 등의 선조와 차별화된 지점은, 차승원의 선 굵은 진한 마스크와 큰 키의 위압감과 함께 표정과 행동에서 묻어나는 천진한 고집스러움이다.다른 결은 극의 초반부터 드러난다. “진정 왕과 노비가 대동한가?”라며 옥좌에 포졸을 끌어다 앉히고 곤룡포까지 벗으려는가 하면, 왜군이 아닌 백성의 분노로 불이 붙은 경복궁을 보며 “내 백성이? 왜?”라고 진심으로 반문하는 모습에서다. 믿을 수 없다는 듯 동그랗게 뜬 차승원의 눈과 떨리는 높은 목소리는 그저 밉상이 아닌, 건들지 못할 히스테릭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추락한 왕권 그 자체를 완성했다. 왜란 7년 후, 궁을 ‘나라의 등뼈’라고 칭하며 관념, 즉 허울만 남은 왕권을 바로 세우기 위해선 재건이 시급하다고 주장하는 선조에게 신하들과 그의 아들 광해마저 직언하지만 흔들림이 없다. 그런 한편 몸종 천영에게 배신당했다고 말하는 무관 종려의 사연을 듣고도 왕권을 위협하는 대동사상을 먼저 떠올리며 “아랫것에게 마음이 간다고 해도 감출 줄도 알아야 하는 법”이라고 말하는 대목에선 내면의 불안도 느껴진다. 무엇보다 그 불안이 칼날이 돼 언제 주변을 향할지 극에 긴장을 불어넣었다.‘전,란’은 차승원에게 있어 8년 만의 사극 출연작이다. 공교롭게도 그는 드라마 ‘화정’(2015)과 영화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2010)에서는 광해군과 대동계 수장 역으로 선조와 대립했다. 이에 차승원은 앞서 열린 ‘전, 란’ 제작보고회에서 “선조는 워낙 다뤄진 적이 많은 인물이어서 어떻게 하면 차별화를 둘 수 있을지가 관건이었다”며 “위엄은 갖추되 자기밖에 모르는, 고약하고 아이 같기도 한 여러 선을 갖고 선조를 표현하려 했다”고 밝혔다.또한 “가장 높은 자리에 있는 군주지만 본인보다 나은 사람에게 콤플렉스를 가진, 질투와 시기를 숨기지 못하는 우리네와 같은 인물이 아닐까 생각했다”고 밝힌 차승원은 이번 외형까지도 직접 제작진과 상의하며 캐릭터를 완성했다. 수염의 형태나 움푹 팬 눈 밑 주름뿐 아니라, 체중도 감량하며 만든 비주얼은 감정 표현을 탄탄하게 뒷받침했다. 선조의 가장 가까이서 호흡을 맞춘 주인공 종려 역 박정민은 차승원의 캐릭터 해석을 두고 자신의 연기 방향성도 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선조 앞에서 위축될 생각이 없었는데 어디로 튈지 모르겠더라. 7년을 호위해도 한순간에 내칠 수 있을 것 같은 뉘앙스다 보니 나도 좀더 바싹 수그리는 쪽으로 수정했다”고 돌아봤다.김상만 감독 또한 차승원을 두고 “분노 유발을 해냈다”며 “연기뿐 아니라 이미지 자체로도 강력한 카리스마를 드러냈다. 그 속에 콤플렉스가 담긴 캐릭터를 말투와 눈빛으로 표현해 관객에겐 ‘한 대 때려주고 싶은’ 느낌도 들 것”이라고 극찬했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10.17 05:55
연예일반

“덱스 없으면 어쩔 뻔”…’언니네 산지직송’ 막내의 하드캐리 [IS포커스]

“우린 덱스 없으면 일 못한다.”크리에이터이자 배우 덱스가 tvN 예능프로그램 ‘언니네 산지직송’에서 하드캐리하고 있다. 프로그램을 이끄는 맏언니 염정아가 덱스에 대해 “귀엽고, 힘도 세다”며 침이 마를 정도로 칭찬한 이유가 있었다. 그동안 남자다운 매력을 드러낸 덱스가 ‘언니네 산지직송’에서는 장난스러운 막내 모습으로 새 매력을 발산하는 동시에, 남다른 케미로 프로그램의 재미를 이끌고 있다. ‘언니네 산지직송’은 바다를 품은 각양각색의 일거리와 그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제철 밥상의 먹거리까지 버라이어티한 여정을 담는다. 염정아를 포함해 배우 안은진, 박준면과 덱스가 출연한다. 지난 18일 첫회를 3.4%(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로 출발한 ‘언니네 산지직송’은 최근 회차인 2회에서는 4.5%로 시청률이 껑충 뛰었다. ‘언니네 산지직송’은 첫 회부터 극한 노동으로 눈길을 끌었다. 남해로 떠난 출연자들은 첫날 식사 후 곧바로 멸치털이 작업에 투입됐고, 이후 샤워할 새도 없이 바로 멸치 선별 작업까지 하며 고된 노동을 해야 했다. 이튿날이 그려진 2회에서는 푸른 바다 옆 광활하게 펼쳐진 단호박 밭에서 뙤약볕 속 본격 수확을 위한 노동을 시작했다. 사실 ‘언니네 산지직송’은 ‘윤스테이’ 제작진이 이끌고 ‘삼시세끼 산촌편’의 염정아가 출연하는 터라, 기대감과 동시에 기시감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언니네 산지직송’은 말 그대로 ‘어촌에서의 생생한 체험’에 중점을 둔 이른바 ‘체험 삶의 현장’ 분위기로 tvN 대표 푸드 예능 프로그램과 차별점을 만들어냈다. ‘언니네 산지직송’의 이 같은 특색의 중심에는 UDT(해군특수전전단) 출신 덱스가 있다. 덱스는 출연자들 중 유일한 남성으로 성별에 따른 힘의 차이와 UDT 출신다운 체력으로 활약하고 있다. 앞서 덱스는 ‘가짜 사나이 시즌2’, ‘피의 게임2’ 등의 프로그램에서 남다른 체력을 자랑했는데, ‘언니네 산지직송’에서도 궂은 일을 도맡아 든든함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배 안의 먼지털이 작업에서는 노동요를 따라 부르며 곧바로 현장에 몰두해 선원들과 호흡을 맞춰갔다. 2회 게스트로 출연한 배우 황정민조차 덱스에 대해 “역시 출신성분(UDT)이 다르니까”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동안 다수의 예능프로그램에서 남자다운 면모를 드러냈던 덱스가 ‘언니네 산지직송’에서는 누나들과 형을 향한 애교로 또다른 ‘플러팅’을 하는 것 또한 관전 포인트다. 그는 “처음엔 포스가 있어서 무서웠다”던 염정아를 포함해 박준면, 안은진을 “누나”라고 친근하게 부르며 어리광을 부리거나 장난스러운 막내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덱스가 “형들한테는 약간 지고 싶지 않은 게 있다. 그런데 누나들한테는 왜 이렇게 좀 막 자꾸 쓰러지고 싶고”라며 박준면 어깨에 슬쩍 기대며 애교를 부리는 등의 모습은 사랑스러운 매력과 함께 웃음을 자아냈다. 안은진과는 찐남매 케미를 만들며 소소한 재미도 이끌어내고 있다. ‘언니네 산지직송’은 풍경을 즐기는 방식부터 사소한 상황에도 상반된 성향을 보이는 출연자들의 T (사고형)와 F(공감형)의 케미를 예고했는데, T인 덱스와 F인 안은진은 밥상 앞에서도 장난스러운 말싸움을 한다든가 갑자기 바다 입수를 건 대결을 펼쳐 뜻밖의 긴장감을 자아내기도 했다. 덱스는 “진짜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입수”라며 승부욕을 드러내고, 여기에 안은진은 UDT 출신에게도 지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내 결과를 기대케 했다.덱스는 2회에서 처음 만난 황정민에게는 “실례가 안 되면 형님이라고 불러도 되나요”라고 친근한 매력을 발산해 ‘형-아우’의 케미 또한 예고했다.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는 “덱스가 ‘언니네 산지직송’에서 출연자들 사이의 윤활유이자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며 “전작의 예능프로그램들에서는 대체로 혼자 또는 다른 출연자 한 명 정도와 호흡을 보여줬는데 이번에는 다수의 출연자들과 각양각색의 케미를 보여주며 프로그램에 활력을 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4.07.30 05:53
프로축구

제주, ‘호국보훈의 달’ 맞아 뜻깊은 행사 예정…군 장병 400여 명 초청

프로축구 제주 유나이티드가 ‘호국보훈의 달’ 6월을 맞이해 특별한 행사를 준비했다.제주는 26일 오후 7시 30분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인천 유나이티드와 하나은행 K리그1 2024 19라운드를 벌인다. 제주는 이날 특별한 행사를 준비했다. 구단에 따르면 제주도 내 군부대를 초청, 국토방위에 헌신하는 국군장병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내고,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에 대한 희생과 헌신을 함께 기리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이외 관중들이 다양한 군 관련 체험을 할 수 있는 무대도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제주 구단에 따르면 이날 경기에 해병9여단, 해군7기동전단, 특수전사령부 등 총 400명의 군 장병을 초대한다. 오후 7시부터 15분 동안 군악대 연주가 펼쳐지며, 개식 및 선수단 입장 전에 군 홍보영상도 송출된다. 경기장을 찾은 현역 병사들은 경례 세리머니로 관중들을 맞이하고, 관중들은 큰 박수로 국군장병들을 격려하며 그 의미를 더할 예정이다.또한 이날 이벤트 광장에서는 숭고한 희생을 기리고 나라 사랑을 실천하는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 모병 부스(해군, 해병 등)가 운영되며 군부대가 참여하는 군 장비 전시를 비롯해 팔굽혀펴기, 턱걸이 등 다양한 참여 이벤트도 관중들의 발걸음을 기다린다. 참여자에게는 막대 풍선 등 선물이 제공된다.제주 관계자는 “이날 경기에서 호국보훈의 달의 의미를 되새길 예정이다. 숭고한 희생을 기리고, 국군장병들에게 큰 힘이 되고자 한다. 나라 사랑을 실천하는 다양한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팬들도 함께 애국, 보훈 문화를 확산하는 데 동참해 주었으면 한다”라고 전했다.김우중 기자 2024.06.26 07:00
경제일반

빙그레, 호국보훈의 달 맞아 '보훈부 캠페인' 참여

빙그레가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국가보훈부(이하 보훈부)에서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일상 속 살아있는 보훈, 모두의 보훈' 캠페인에 참여했다고 11일 밝혔다.보훈부는 ‘일상 속 살아있는 보훈’으로 정책방향을 설정하고 국가를 위해 헌신한 영웅들에 대한 존중과 기억을 통해 보훈문화를 확산하고 실질적 지원을 통해 책임 있는 보훈의 가치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빙그레는 이번 캠페인 참여를 위해 본사 및 전국 사업장에 보훈부에서 제작한 포스터를 게시하고 현수막과 배너를 비치했다. 또한 보훈부의 호국보훈의 달 기념 영상과 빙그레가 작년에 시행했던 학생독립운동가들을 기리는 ‘세상에서 가장 늦은 졸업식’ 관련 동영상을 상영하면서 보훈문화 확산에 일조하고 있다.빙그레는 이 외에도 보훈문화 확산과 실질적 지원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2011년 2월, 빙그레가 출연해 설립한 빙그레공익재단은 보훈부 및 경찰청과 업무협약을 체결하여 2018년부터 독립유공자와 경찰 관련 국가유공자 후손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는 장학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사업기간 보훈부와 경찰청의 추천을 받아 2023년까지 누적인원 389명, 총 5억4000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빙그레는 2019년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독립운동가에 대한 존경을 담은 내용으로 대표 제품인 투게더의 이미지 광고를 제작한 이래 매년 관련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2023년에는 독립운동으로 인해 학업을 온전히 마치지 못한 학생독립운동가들을 기리는 ‘세상에서 가장 늦은 졸업식’ 캠페인을 전개해 졸업식 행사 및 졸업앨범 제작에 관련한 영상을 공개해 주목을 받았다. 빙그레는 올해도 의미 있는 캠페인을 시행하기 위해 보훈부와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또한, 빙그레는 지난 4월 해군본부와 여러 제약으로 아이스크림을 접하기 어려운 함정 승조원 및 도서∙격오지에서 근무하는 해군 장병들의 편의와 사기 진작을 위해 투게더 미니어처 제품을 후원하는 협약을 맺었다. 협약에 따라 올해 약 20만개의 제품이 지원될 예정이며 해군본부를 통해 해군 장병들에게 전달되고 있다.빙그레 관계자는 “이번 캠페인 참여를 통해 임직원들에게 일상 속 보훈문화를 확산하고 보훈부와의 향후 공동 캠페인 활동 및 지원을 위한 협력관계를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4.06.11 14:18
연예일반

‘걸밴드’ 밴드유니·QWER의 상승세…‘비주류’ 밴드 음악 확대될까 [IS포커스]

‘걸밴드’ QWER(큐더블유이알)과 유니밴드가 아이돌 중심인 K팝 시장에서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밴드유니와 QWER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해 12월 가요계에 출격한 밴드유니는 2월 데뷔와 동시에 단독 콘서트를 개최하며 이름을 알렸다. 지난 2월엔 록의 전설 김바다와 함께 무대에 서기도 했다. 지난 달18일 데뷔한 QWER의 싱글 1집 ‘하모니 프롬 디스코드’는 발매 일주일 동안 총 2만2570장(한터차트 기준) 판매돼 역대 걸그룹 데뷔 초동 9위에 해당하는 기록을 달성했다. 또 QWER의 타이틀곡 ‘디스코드’는 유튜브 뮤직에서 지난 달 20일부터 26일까지 집계한 ‘음악 차트 및 통계’에서 51위에 올랐다.밴드유니는 보컬 겸 베이스 승민, 기타리스트 도휘, 드러머 유경으로 구성된 3인조 밴드다. 특히 유경은 걸그룹 AOA 블랙 출신이란 알려져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밴드유니의 음악은 장르적 한계 없이 다양한 사운드를 만들어내는 유니크한 밴드를 목표로 한다. 데뷔곡 ‘다이브’와 지난 달 24일 발매된 ‘파란 밤’ 모두 밴드 특유의 웅장하고 시원한 사운드를 자랑한다. 승민의 청량하고 짜릿한 넘치는 고음이 유니의 음악을 상징하는 정체성으로 여겨진다. 노래가 말하는 메시지 또한 직설적이고 강렬하며 청춘들에게 많은 위로와 공감을 안겨주고 있다. QWER은 해군 특수전전단을 전역해 인기 웹예능 ‘가짜사나이’를 기획했던 크리에이터 김계란이 만든 그룹이다. 웹 콘텐츠 ‘최애의 아이들’을 통해 멤버 구성부터 트레이닝, 앨범 제작 등 데뷔 준비 전 과정이 빠짐없이 공개됐다. 눈에 띄는 점은 바로 4명의 멤버들이다. 김계란은 인기 크리에이터 출신 쵸단과 마젠타를 각각 드럼과 베이스 멤버로 영입했다. 여기에 400만 팔로워의 틱톡커 냥뇽녕냥, 일본 걸그룹 NMB48 출신 이시연까지 대중에게 인지도 높은 글로벌 그룹을 탄생시켰다. ‘디스코드’ 또한 멤버들의 실제 이야기를 대입,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멤버들이 하나의 하모니를 만들어 가는 여정을 그려냈다. 음원과 뮤직비디오가 공개된 후 마치 전문 기획사에서 케어를 받은 그룹같다는 호평이 쏟아졌다.QWER 소속사는 “‘최애의 아이들’ 콘텐츠의 성장 서사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 같다. 나아가 각기 다른 개성의 멤버들이 밴드라는 하나의 그룹으로서 합을 맞춰가는 과정 또한 이전에 볼 수 없었던 모습이기에 신선함과 궁금증을 더했을 것”이라고 QWER의 흥행 이유에 대해 밝혔다.유니와 QWER은 개성 강한 음악으로 ‘밴드’의 정체성을 확립해나가고 있지만, 사실 국내 가요계에서 밴드 음악은 주류가 아니다. 특히나 걸밴드는 ‘비주류 of 비주류’라 불릴 정도로 성공 사례가 드물다. 자우림, 체리필터 등 손에 꼽는다. 2000년대 초 유행한 크라잉넛, 노브레인, 긱스, 내 귀에 도청장치 등도 모두 남성밴드다. 잔나비 등 현재 인기 밴드도 대부분 남성밴드다. 한 연예 관계자는 “국내 밴드 그룹은 개인 공연, 페스티벌 외에는 무대에 설 기회가 거의 없다. 공연에서는 200석을 채우기도 쉽지 않고, 인지도가 없을 때는 음원 수익도 거의 없다. 걸밴드는 남성밴드보다 수도 현저히 적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 시장에서도 K팝이 아닌 밴드로 진출하는 것은 쉽지 않을 뿐더러 기존 밴드 팬덤이 이미 견고히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새롭게 진출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대중성을 키우기 위해선 밴드 고유의 색을 잃을 수 있다는 딜레마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불리한 시장 상황에도 밴드유니와 QWER은 ‘걸밴드’라는 팀으로 도전장을 던지며 다시 한 번 국내에 밴드붐을 일으킬 준비 중이다. 비주류 장르지만, 결국 많은 사람들에게 이들의 음악을 알리기 위해서는 ‘좋은 음악’으로 승부를 봐야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김도헌 대중문화 평론가는 “최근 J팝 음악이 국내에서 다시 유행하며 밴드 음악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좋은 노래라면 록 음악, 밴드 음악이라 할지라도 주류로 올라올 수 있다”며 “록에 대한 진지한 접근을 하거나 실제 활동하는 밴드에 도움을 받아 노래를 만든다면 다양한 장르가 흥행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결국 어떻게 좋은 노래를 만드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권혜미 기자 emily00a@edaily.co.kr 2023.11.01 06:10
연예일반

[줌인] "커스틴 언니~” K예능 속 외국인, 손님 아닌 주인 되다

과거 “아이러브 코리아”를 외치며 K예능에서 ‘국뽕’(애국심에 취해있는 현상)을 유발하던 외국인들이 이젠 게스트가 아닌 프로그램의 한 주축으로 활약하고 있다. Mnet ‘스트릿 맨 우먼 파이터’ 시즌2 (이하 ‘스우파2’)에서 외국인 크루 잼 리퍼블릭은 한국 크루 못지않은 인기를 자랑하며 매 회차 마다 높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최근 잼 리퍼블릭의 ‘화사 신곡 안무’ 시안 미션은 조회수 800만 회(10월 12일 기준)에 육박할 만큼 큰 화제를 모았다. 평균 조회수 300만 회인 다른 크루들과 비교하면 압도적인 성적이다. 잼 리퍼블릭이 유독 인기인 이유는 해외 가수들과 작업을 많이 한 유명 댄스 크루 로얄 패밀리의 멤버인 리더 커스틴의 영향과 엄청난 댄스 실력 때문이다. 또한 이러한 이유 못지 않게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잼 리퍼블리 특유의 여유로운 마인드와 경쟁이지만 상대를 존중하는 태도를 보고 팬이 됐다는 반응도 많다. 이외에도 방송 초반 아쉽게 탈락했던 일본인 크루 츠바킬 또한 한국 팬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크루 중 하나였다. 채널A, ENA에서 공동제작 하는 ‘강철부대3’도 이전 시즌과 달리, 미국 특수부대 예비역들을 투입했다. 미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 씰’과 미 육군 특수작전부대인 ‘그린베레’ 출신 예비역들로 구성된 이들은 ‘강철부대3’ 1화부터 압도적인 피지컬, 실제 전장에서 쌓아 올린 탄탄한 경험을 전면으로 내세우면서 한국 특수부대 예비역들을 긴장하게 했다. 최근 ‘강철부대3’ 방송에서는 시즌1부터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던 UDT(해군 특수전단)가 미 해군 특수부대와 일대일 ‘해상폭탄 제거 작전’ 대결에서 완패, 첫 번째 탈락 후보가 되면서 충격을 안겼다. 누리꾼들은 “미 해군 특수부대가 1등 할 것 같다”, “타고난 피지컬이 이렇게나 무섭다” 등의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스우파2’ 잼 리퍼블릭과 ‘강철부대3’ 미 해군 특수부대 모두 외국인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프로그램 안에서 한국인 팀 및 크루들에게 위협적인 존재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처럼 최근 K예능에서 외국인들은 단순한 게스트 수준에서 벗어나 프로그램의 ‘주류’가 되어 활약하고 있다. 과거 K예능 속 외국인들은 한국 문화를 좋아하고, 체험하고 싶어 하는 일명 ‘국뽕’을 발생시키는 존재였다. 그러나 현재 K예능 속 외국인들은 오히려 한국과 다른 자신들의 문화를 드러내고, 의견도 제시한다. 이런 모습이 오히려 시청자들에게 매력적으로 작용하면서 한국 팬덤을 형성하기도 한다. 한 방송 관계자는 “K예능이 글로벌화되고 있다. OTT 등 플랫폼이 다양해지면서 프로그램이 해외로 수출되는 경우도 많아졌다”면서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최근 프로그램을 만드는 제작진들은 개성 강한 외국인들을 단발성 게스트가 아닌 고정 출연자 개념으로 섭외하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또한 포맷 자체를 ‘외국인’을 중심으로 하는 예능도 많다. 지난 6월 종영한 한국에서 살아가는 외국인 아빠들의 고구분투 육아 일상을 그린 MBC ‘물 건너온 아빠들’, 외국인들의 한국 여행기를 그린 MBC every1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외국인 맞춤형 대한민국 관광 가이드 프로그램 채널A ‘한국을 부탁해’ 등이 그 예다. 과거에도 외국인 예능이 꽤 있었지만, 그때와 지금 다른 점이 있다면 시청자들은 한국문화를 체험하는 외국인들의 서툰 모습보다도 그들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얻으면서 색다름을 느끼고자 한다는 것. 이처럼 외국인 예능 트렌드가 바뀐 것은 2006년 KBS2 예능프로그램 ‘미녀들의 수다’가 방송되면서부터라는 업계 분석이다. 해당 프로그램은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여성들이 출연,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문화의 차이에 대해 짚어봤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사유리, 크리스티나 등 다양한 스타들이 탄생하면서 외국인 예능의 가능성을 넓혔다. 이후 2014년 JTBC에서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을 한자리에 모아 글로벌 이슈에 관해 토론을 하는 ‘비정상회담’을 론칭, 재미와 정보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며 호평받았다. 해당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타일러, 알베르토 등은 지금까지도 방송인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240만 외국인 시대다. 사회적인 흐름에 따라 K콘텐츠도 글로벌 해지고 있다. 이제 예능에서 외국인들은 소극적인 대상으로 담아낼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면서 “자신감 넘치는 외국인들을 그려내고, 한국도 이에 맞서는 라이벌 구도가 더 흥미로워졌다. 또한 과거보다 한국 사회가 외국 문화에 대해 수용범위가 넓어진 것도 최근 외국인 예능 트렌드가 변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3.10.13 06:15
연예일반

2023 상반기 방송계 최고 스타는 단연 엄정화..역경 딛고 맞은 ‘제2의 전성기’ [상반기 결산] ②

“엄정화는 연기와 노래, 두 분야 모두 정상에 오른 아티스트.” (임진모 대중문화 평론가)2023년 상반기를 대표하는 방송계 아티스트는 단연 엄정화다. JTBC ‘닥터 차정숙’으로 커리어 하이를 달성한 것도 모자라, 50대 중반의 나이에 tvN ‘댄스가수 유랑단’으로 가수로서 건재함을 증명했다.엄정화는 지난 4일 18.5% 시청률로 종영한 ‘닥터 차정숙’에서 20년간 전업주부로 살다 의사란 꿈에 다시 도전한 40대 여성 ‘차정숙’ 역을 맡아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닥터 차정숙’으로 큰 성공을 거뒀지만, 그렇게 되기까지 엄정화에게는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닥터 차정숙’ 이전 엄정화의 마지막 작품은 영화 ‘오케이 마담’(2020), 드라마는 MBC ‘당신은 너무 합니다’(2017)다. 지난해 tvN ‘우리들의 블루스’에도 출연했지만 2회 분량의 특별출연에 가까웠다. 이는엄정화가 배우로서 약 3년 간의 공백을 가졌다는 뜻이다. 연기 변신을 위해서는 그에 걸맞는 배역이 주어져야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오랜 활동으로 기존 이미지가 고착돼 캐스팅이 난관에 부딪히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 엄정화도 방송에 출연해 “자신감이 떨어졌던 시기였다”고 말했을 만큼 작품 제안도 줄고, 출연이 결정된 작품도 어그러지는 경우가 있었다.또 엄정화가 tvN ‘유퀴즈 온 더 블록’에서 고백한 것처럼 그는 2010년 갑상선암 투병 후 목소리에 대한 두려움도 갖고 있었다. 이때 자신감을 불어넣은 것은 MBC ‘놀면 뭐하니?’의 환불원정대로, 이후 엄정화는 가수 활동과 함께 배우로 재기할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업계에 따르면 ‘닥터 차정숙’도 엄정화의 연기 공백, 차정숙과 엄정화의 맞지 않는 나이대 때문에 캐스팅에 고심이 깊었다고 한다. 하지만 보란 듯 차정숙 역을 맡은 엄정화는 ‘닥터 차정숙’의 주연 배우 김병철, 명세빈, 민우혁도 인정한 흥행 1등 공신이 됐다. 알려지진 않았지만 ‘닥터 차정숙’에 출연하기 전, 엄정화가 주인공을 하기로 한 드라마 제작이 무산된 적도 있다. 결국 엄정화는 가장 빛나는 시기를 맞이하기 전 가장 어두운 시간을 견딘 셈이다. ‘닥터 차정숙’을 연출한 김대진PD는 촬영 돌입 전 엄정화와 미팅을 한 후 비로소 안심할 수 있었다고 했다. 엄정화가 ‘닥터 차정숙’을 정말 잘 해내고 싶다는 진정성이 김 PD에게도 전달됐기 때문이다.김 PD는 본래 ‘닥터 차정숙’은 코믹한 분위기를 고려했지만 엄정화가 억지 코미디를 피하려 하면서 현재 작품으로 완성됐다고 전했다. 김 PD는 “정화 누나가 제작진에 ‘정숙의 톤과 감정이 다 사실적으로 갔으며 좋겠다’고 했다. 처음에는 긴가민가 했지만, 결국 정화 누나의 선택이 옳았다. 억지로 웃기려 하기보다 상황에 충실해 더 좋은 결과물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공희정 드라마 평론가는 “엄정화는 그동안 자기 이미지를 바꿔가며 작품 속 역할에 완벽하게 스며들었다. 항상 배우로서 다채로운 변신을 위해 연기하는 것 같다”며 “꾸준히 자기 필모를 쌓아온 엄정화의 10년 후, 20년 후의 연기도 기대된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올해 엄정화는 가수로서도 놀라운 활약을 펼치고 있다. 그는 현재 방영중인 ‘댄스가수 유랑단’에서 해군사관학교, 태권도장, 진해군항제, 대학축제 등 전국을 돌며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김완선, 이효리 등 멤버들과 함께하지만 결국 무대는 혼자서 채우는 것이기에 솔로 가수의 역량을 다시 한 번 발휘하고 있는 것. 문제는 젊은 세대들이 모여있는 공연장. 엄정화의 마지막 앨범은 2020년 발매된 ‘호피무늬’로, 호응 유도가 중요한 대학축제에 선다는 것은 엄정화에게 또다른 과제로 다가왔다. 하지만 엄정화는 시대를 관통한 히트곡 ‘포이즌’과 ‘페스티벌’로 고려대 학생들에게 뜨거운 ‘떼창 세례’를 받았고, 공연 실황이 찍힌 직캠 영상은 조회수 210만회(25일 기준)을 넘기며 큰 화제를 모았다.‘가수 엄정화’가 다시 각광받기 시작한 것은 그의 무대를 향한 여전한 열정과 변치않는 실력 덕분이다. 엄정화는 무대에서 전성기 시절을 연상시키는 댄스와 라이브, 무대 매너로 “옛날 그 시절로 돌아간 것 같다”는 평을 받았다. 엄정화는 지난 10일과 11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위버스콘 페스티벌’에서 르세라핌과 함께 무대에 서며 세대 통합을 이뤄내기도 했다. 임진모 대중음악 평론가는 “엄정화는 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까지 절대 권위를 행사한 여가수”라며 “김완선 이후 섹시 콘셉트로 당대를 호령하면서 K팝의 댄스 음악을 알린 역할을 했다”고 높이 평가했다. 이어 “엄정화는 끼가 많고 대담하며, 무대에서의 표현력도 압도적이다. 그가 다시 전성기를 맞고 여전히 많은 여성 가수들의 우상이 되는 것이 당연하다”고 덧붙였다.권혜미 기자 emily00a@edaily.co.kr 2023.06.27 06:00
뮤직

김완선·엄정화·이효리, ‘댄스가수 유랑단’ 언니라인이 선택한 ‘레전드 곡’

“제일 첫 번째 노래는 뭐 하고 싶어?” “포문을 여는 공연인 거지?”오랜만에 무대에 선 레전드 여가수 김완선, 엄정화, 이효리가 선택한 ‘첫 곡’은 무엇이었을까.지난 25일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댄스가수 유랑단’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이날 김완선, 엄정화, 이효리, 보아, 화사는 첫 번째 출장 유랑인 군항제 공연을 앞두고 리허설을 위해 들른 해군사관학교에서 깜짝 게릴라 공연을 펼쳤다.본격적인 공연을 펼치기 전 모임을 가진 이들은 첫 무대로 어떤 노래를 선곡할지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화사는 솔로 데뷔곡 ‘멍청이’를, 보아는 역대 최연소 나이(17세)로 가요 시상식에서 대상을 받은 ‘넘버 원’을 선택했다.가장 눈길을 끈 건 데뷔 경력이 남다른 ‘언니 라인’의 노래였다. 올해 데뷔 38년 차가 된 맏언니 김완선은 ‘리듬속에 그 춤을’을, 31년 차 둘째 언니 엄정화는 ‘배반의 장미’를, 26년 차 이효리는 ‘텐미닛’을 선택했다. 한 시대를 대표할 만큼 무수한 히트곡을 남긴 세 사람은 가장 의미가 남다른 노래를 첫 무대에서 선보였다. 그렇다면 ‘리듬속에 그 춤을’, ‘배반의 장미’, ‘텐미닛’이 발매됐을 당시 파급력은 어느정도 였을까. ◇ 김완선 ‘리듬 속에 그 춤을’김완선은 1986년 17세의 나이에 ‘오늘 밤에’로 뜨겁게 데뷔했다. 댄스 음악의 비중이 적었던 당시 가요계에 김완선은 아이돌이자 댄스 여가수로 떠올랐다. 데뷔곡으로 이름을 날린 김완선이 이듬해 발표한 앨범 수록곡이 바로 ‘리듬 속에 그 춤을’이다. 한국 록의 대부 신중현이 쓴 곡으로, 컴퓨터 작업이 익숙하지 않았던 때에 신중현이 직접 미디로 리듬을 찍어 2023년에 들어도 어색함이 없을 정도로 트렌디한 사운드를 자랑한다.김완선은 뛰어난 라이브 실력과 함께 턴과 바운스, 스탭 등 화려한 댄스 실력으로 ‘리듬 속에 그 춤을’을 완벽히 소화해냈다. 김완선 특유의 음색과 아우라는 노래를 더욱 빛나게 하는 역할을 했다.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 이후 또 한 번의 대히트로, 김완선은 대한민국 대표 디바이자 국민 가수로 급부상했다.같은 해에는 동아시아의 뮤지션들이 모이는 문화행사 ‘팩스뮤지카’ 오프닝에서 ‘리듬 속에 그 춤을’을 불렀다. 시간이 흘러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도 이 노래가 선수단 입장곡으로 나오며 한국을 대표하는 곡으로 자리 잡았다. ◇ 엄정화 ‘배반의 장미’엄정화는 1993년 고 신해철이 작곡한 노래 ‘눈동자’로 가요계에 등장했다. 청순 콘셉트가 대세였던 당대 여성 아티스트 중 엄정화는 섹시한 신비주의로 차별화를 뒀다. ‘배반의 장미’는 엄정화를 국내 최고의 ‘섹시퀸’으로 자리매김하게 만든 곡이다.1997년 발매된 ‘배반의 장미’는 90년대 댄스 음악을 주름잡던 천재 작곡가 주영훈이 만든 곡. 시계 초침 소리와 함께 한 여성의 비명으로 시작되는 ‘배반의 장미’는 “길어버린 머리를 자르고서 눈물 맺힌 나를 보았어”라는 가사에서 알 수 있듯 사랑하는 남성에게 배신당한 여성의 애달픈 감정을 노래했다.댄스곡임에도 엄정화의 표현력은 남달랐다. 라이브와 함께 격한 댄스를 소화해냈던 엄정화는 실제 실연을 당한 여성처럼 곡에 온전히 감정을 담아내며 무대 위에서도 상처받은 여성의 모습을 표현해냈다. 엄정화는 ‘배반의 장미’로 첫 음악방송 1위를 했으며, 1997년 연말 가요대상에서 ‘올해의 가수상’, ‘10대 가수상’, ‘본상’ 등 트로피를 휩쓸었다. 앨범도 30만 장의 판매고를 올렸다. ◇ 이효리 ‘텐미닛’(10 Minutes)청순 걸그룹 핑클의 멤버로 큰 사랑을 받았던 이효리는 2003년 ‘텐미닛’을 들고 솔로 가수로 처음 출격했다. 10분 안에 남자를 유혹하겠다는 내용의 ‘텐미닛’은 이효리를 단숨에 ‘섹시의 아이콘’으로 만들어준 최고의 히트곡이다. 도발을 넘어 파격적인 퍼포먼스와 스타일링으로 당시 이효리가 착용한 크롭티, 카고바지, 벨트, 본더치 모자 등 모든 아이템이 유행으로 떠올랐다.이효리 신드롬이라 불릴 만큼 화력은 어마어마했다. 주류, 통신사, 패션 브랜드 등 이효리를 광고 모델로 세우기 위해 러브콜이 쇄도했고 이효리는 KBS2 인기 예능프로그램 ‘해피투게더 시즌1 - 쟁반 노래방’의 MC 자리도 꿰찼다.‘텐미닛’이 수록된 정규 앨범 ‘스타일리쉬…’는 선주문만 7만 장으로 음반 판매량 1위에 올랐고, 2003년 동안 총 14만 장을 팔았다. 그해 서울가요대상, Mnet 뮤직비디오 페스티벌, KMTV 코리안 뮤직 어워드, KBS·SBS 연말 가요 시상식에서는 이효리의 이름이 대상 수상자로 호명됐다.권혜미 기자 emily00a@edaily.co.kr 2023.05.27 11:50
생활문화

지역·브랜드 정체성 담은 전략 매장 ‘플래그십 스토어’ 주목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종료되며 ‘오프라인 매장’ 트렌드가 부활하고 있다. 온라인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던 기업들이 오프라인 시장에도 진출하며 고객과 접점은 넓히는 가운데 브랜드의 문화와 가치를 체험할 수 있는 전략 매장인 ‘플래그십 스토어’가 주목받고 있다.플래그십 스토어의 플래그십(Flagship)은 해군 함대의 본부라고 할 수 있는 기함을 의미한다. 특정 장소에 깃발을 꽂고 본진을 형성하듯, 기업은 브랜드라는 깃발을 걸고 소비자가 브랜드 정체성을 인식하고 제품과 서비스를 적극 체험할 수 있도록 ‘플래그십 스토어’를 구성한다.깃발을 ‘어디에’ 꽂을지, 입지 선정 또한 중요하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플래그십 스토어를 살펴보면, 단순히 유동인구가 많은 곳을 넘어 브랜드 아이덴티티 혹은 타깃 고객과 밀접한 장소에 위치해 스트릿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떠오르고 있다.아모레퍼시픽의 대표 화장품 브랜드 설화수의 플래그십 스토어인 ‘북촌 설화수의 집’은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북촌의 명소로 자리잡고 있다.‘북촌 설화수의 집’은 한국의 전통과 미감을 중시하는 ’설화수’의 브랜드 헤리티지를 담았다. 1930년대 한옥과 1960년대 양옥을 연결해 하나의 공간으로 구성, 기존 한옥과 양옥의 구조와 외관, 자재를 최대한 살리는 방향으로 건설해 전통성과 현대성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해 서울시 주관 ‘제7회 서울 우수 한옥’에 선정되기도 했다.특히 전통 예술의 가치에 매력을 느끼고 북촌을 찾는 방문객의 취향을 공략한 ‘아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10월, ‘북촌 설화수의 집’에서 ‘흙. 눈. 꽃-설화, 다시 피어나다’를 주제로 전시 이벤트를 개최했다. 한국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입양된 경험을 작품에 투영시킨 다나 와이저를 비롯해 국내외 유명 아티스트 16인의 작품을 한 곳에서 모아 화제가 되었다. 전시 예약 오픈 4일 만에 전일 매진을 기록했고, 한달 동안 1만 600명이 넘는 관람객이 방문해 인기를 입증했다. 아트쉐어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위글위글은 지난달 체험형 플래그십 스토어 ‘위글위글 집(Zip) 도산’을 오픈, 일주일 사이 1만 명 이상이 방문하는 등 도산대로의 랜드마크로 떠오르고 있다. ‘위글위글 집 도산’은 ‘컬러’를 앞세워 도산대로를 찾는 2030세대의 취향을 저격했다. 아기자기한 카페가 즐비한 도산대로에 등장한 ‘까만 성’은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동화책에서 나온 듯한 외관은 모든 컬러를 섞었을 때 나타나는 아이러니한 컬러 ‘블랙’을 표현, 컬러풀한 내부 인테리어와 반전시켜 재미를 더했다.내부는 위글위글의 개성있는 IP를 바탕으로 세상의 모든 컬러를 담는 콘셉트를 표현, 총 4개의 층에 다채로운 체험 공간을 구성했다. 특히 3층에 위치한 ‘플립룸’은 가장 인기 있는 포토존으로, 배우 공승연이 천장에 거꾸로 서 있는 듯한 인증샷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위글위글 관계자는 “위글위글 집(Zip) 도산‘은 모든 공간이 포토존이라고 할 수 있다. 컬러풀한 색감과 위트 있는 디자인으로 인증샷을 통해 개성을 표현하는 ‘포토프레스(Photo+Express)세대’를 끌어당기고 있다”며 “고객의 80%는 2030 젊은 층이고 외국인 비율도 절반 가까이 차지한다. 고감도 디자인으로 국적을 막론하고 젊은 세대의 사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1970년대 장인의 수제화 거리로 유명세를 얻은 성수동은 최근 수많은 국내외 패션 브랜드가 진입하며 ‘패션 스트릿’으로 부상하고 있다. 성수동 특유의 트렌디한 분위기에 ‘힙한’ 맛집과 카페를 찾는 젊은 유동인구가 몰리면서 해외 명품 브랜드 팝업 스토어부터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 쇼룸까지 성수동으로 집결해 ‘패션피플’의 성지로 거듭나고 있다.삼성물산의 패션부문 편집숍 브랜드 ‘비이커’는 지난 11월 성수 연무장길 인근에 약 100평 규모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다. 성수동을 찾는 ‘힙한’ MZ세대에게 새로운 경험을 주기 위해 ‘빛나는 청춘’을 컨셉으로 공간을 구성했다. 유명 아티스트 이광호 작가와 협업해 빛의 기둥에서 떨어져 나온 광물들이 박혀 있는 듯한 벽을 전시하는 등 반짝이는 젋음을 표현했다.특히 전세계 다양한 패션 브랜드와 문화를 비이커만의 차별화된 시선으로 큐레이션해 선보인다는 ‘컬처 블렌딩 유니언’ 아이덴티티를 보여주고 있다. 매장 2층에는 메종키츠네, 가니 등 젋은층의 선호가 높은 ‘신명품’ 브랜드 제품을 위주로 비이커 큐레이션을 선보였다. 또한 1층에는 비이커 성수에서만 단독 판매하는 컬러 제품을 선보이는 등 차별화된 콘텐츠로 눈길을 사로잡았다.조용준 기자 2023.05.10 15:52
연예일반

[더보기] 병역 비리가 뭔가요?…2023년에도 계속되는 ‘군필’ K팝 스타들의 복귀 러시

더디게 간다는 국방부 시계가 돌고 돌았다. 국방의 의무를 이행 중인 스타들이 다시 팬들 곁으로 돌아올 준비를 하고 있다.최근 병역법 위반 혐의로 입건된 라비로 인해 연예계 병역 비리 의혹이 번지는 가운데, 당당히 병역 의무를 다한 스타들의 전역 소식은 반가움을 자아낸다.사회복무요원으로 대체 복무 중인 엑소 백현은 다음 달 5일 소집해제된다. 시우민, 디오, 수호, 첸, 찬열에 이은 그룹 내 여섯 번째 군필돌이다.수호는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엑소 완전체 컴백을 언급했으며, 백현 역시 손편지를 통해 “준비는 됐나. 거의 2년 동안 힘 좀 아껴놨나. 2년 동안 푹 쉬고 힘 아껴뒀으니 박살 내자”라며 컴백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샤이니 태민은 오는 4월 4일 소집해제를 앞두고 있다. 지난 2021년 5월 훈련소에 입소한 태민은 기초군사훈련을 마치고 육군 군악대에서 현역 복무했으나, 건강 악화로 지난해 1월 보충역에 편입됐다.태민을 끝으로 멤버 전원이 국방의 의무를 마치게 되는 샤이니도 올해 완전체 컴백을 예고했다. 민호는 지난달 27일 진행된 넷플릭스 ‘더 패뷸러스’ 인터뷰에서 “멤버들과 15주년을 기념하는 앨범을 준비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멤버 다수가 군 복무 중인 데이식스와 온앤오프도 올해 군백기(군대+공백기)를 마친다. 아이돌 최초로 카투사에 입대한 데이식스 영케이는 오는 4월 11일 전역한다. 육군 군악대 소속 도운은 오는 7월 16일, 해군 원필은 오는 11월 27일 전역한다.온앤오프도 계묘년에 다시 하나로 뭉친다. 외국인 멤버 유를 제외하고 군 복무 중인 효진, 이션, 제이어스. 와이엇, MK가 오는 6월 잇따라 전역한다. 온앤오프는 아이돌 최초 멤버 전원 동반입대라는 파격적인 결단을 했고 덕분에 제대와 동시에 그룹 완전체로 활동 재개가 가능해졌다. 온앤오프는 오는 6월 20일 MK를 시작으로 26일 제이어스와 와이엇, 27일 이션과 효진이 전역한다.이외에도 육군 군악대에서 군 복무 중인 빅톤 한승우는 오는 27일 전역한다. 몬스타엑스 셔누는 오는 4월 21일 소집해제돼 그룹 내 첫 군필돌이 된다. 또한 오는 8월에는 B1A4 산들, 9월에는 골든차일드 이대열, 블락비 피오, SF9 인성, 11월에는 아스트로 MJ 등이 전역 및 소집해제를 앞두고 있어 팬들의 설렘은 커지고 있다.K팝 스타들의 대거 전역은 여풍이 거센 가요계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올 것으로도 전망된다. 최영균 대중문화 평론가는 “과거 보이그룹에게 군입대는 치명적인 공백기로 여겨졌지만 최근 1년 7개월로 단축된 복무 기간, SNS를 통한 꾸준한 소통, 군백기의 아쉬움을 달래고 팬덤 이탈을 막는 입대 후 콘텐츠 덕분에 ‘군백기’는 그룹의 터닝포인트로 작용하기도 한다”며 “특히 올해는 인기 보이 그룹 멤버들이 전역 후 그룹 활동에 컴백하는 만큼 어떤 활약으로 얼마만큼의 성과를 거둘지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이세빈 기자 sebi0525@edaily.co.kr 2023.01.26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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