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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IS리뷰] 레전드의 레전드 ‘미션 임파서블8’, 시리즈물의 모범 답안②

첩보 액션의 전설 ‘미션 임파서블’의 여덟 번째 이야기가 공개됐다. 더욱 화려해진 액션 시퀀스와 단단한 팀워크로 상업영화가 낼 수 있는 최상의 엔터테이닝을 선사한다.‘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이하 ‘미션 임파서블’8)은 전작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파트 원’(2022)을 잇는 작품이다. 이야기는 전편에서 각종 쟁탈 끝에 마침내 십자가 키를 손에 쥔 에단 헌트(톰 크루즈)가 포드코바를 찾아 나서면서 시작된다. 포드코바는 각국 정보기관 서버에 침입, 모든 것을 무력화시키는 인공지능 엔티티의 소스 코드이자 엔티티를 유일하게 통제할 수 있는 수단이다. 에단 헌트는 포드코바가 2012년 북극해에 침몰한 잠수함 K599에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오랜 동료 루터(빙 라메스)와 벤지(사이먼 페그), 그리고 그레이스(헤일리 앳웰), 파리(폼 클레멘티에프), 드가(그렉 타잔 데이비스)와 잠수함 위치 파악에 나선다. 에단 헌트에 주어진 시간은 단 사흘. 72시간 내 포드코바를 찾지 못하면 전 세계 곳곳에서 핵이 터진다. 에단 헌트는 끊임없이 쏟아지는 방해물 속 “얼굴도 모르는 이들을 위해” 또 한 번 목숨을 건 미션에 도전한다.‘미션 임파서블8’은 앞선 시리즈들이 그러했듯 주인공 에단 헌트가 해결해야 할 명확한 미션과 목표를 제시한 후 드라마와 액션을 엮어낸다. 둘 중 방점이 찍힌 건 당연히 후자다. 영화는 전 시리즈들을 압도하는 박진감 넘치는 액션과 짜임새 있는 구성으로 스펙터클이 주는 쾌락에 집중한다.배경은 육해공을 모두 아우른다. 시리즈의 시그니처인 에단 헌트의 질주 장면부터 125파운드(약 56kg)의 잠수복을 입고 펼치는 수중 미션, 2438m 상공에서 회전하는 비행기에 매달리는 장면까지 그야말로 아드레날린의 향연이다. 스케일은 물론, 완성도 면에서도 압도적이다. 이 모든 것을 소화한 톰 크루즈의 스턴트 연기에서는 어떠한 위력 혹은 괴력이 느껴진다. 새삼스레 그의 나이를 검색하게 만들 만큼 생생하고 강렬하다. CG 의존도가 필요 이상으로 높은 최근 영화들에서 보기 힘든 리얼 액션으로, 몰입과 쾌감이 상당하다.여느 때보다 속편 느낌이 짙다는 건 이 영화의 강점이자 허들이다. 어느새 시리즈의 절반을 함께한 크리스토퍼 맥쿼리 감독은 이번 영화에 자신이 연출한 시리즈 혹은 그 이전 시리즈를 꽤 자주 소환시키고 연결시킨다. 현란한 액션신 사이사이 새겨 넣은 인물들, 특히 루터와 벤디 등과의 관계성은 시리즈와 함께 걸어온 이들에게는 선물처럼, 시리즈를 처음 접한 이들에겐 벽처럼 느껴진다.시리즈를 관통하는 주제와 테마는 동일하다. 에단 헌트는 다시금 자신의 존재 의의를 되새기며 “미래는 내가 선택하는 것으로 이뤄진다”고 강조한다. 동시에 혼돈과 위기의 세계에서 변하지 않는 것은 친절과 신뢰, 이해와 선의와 같은 것임을 직접 행동과 결과로 증명한다.팬들의 관심사인 시리즈의 다음은 아마도 관객의 선택에 달린 듯하다. ‘미션 임파서블8’은 예고대로 ‘끝’을 말하면서 ‘시작’의 여지를 남기고 막을 내린다. 이 작품이 얼마만큼 흥행하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속편 제작도 가능하다는 의미다.쿠키 영상은 없다. 오는 17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05.15 05:30
영화

‘미션 임파서블8’ 톰 크루즈, 韓 극장가 살리기 미션 ‘파서블’①

전 세계 어떤 미션도 ‘클리어’하는 할리우드 배우 톰 크루즈가 이번엔 한국 극장가 구원에 나선다. 시리즈에 대한 높은 기대치와 톰 크루즈의 열혈 홍보 속 분위기는 이미 달아올랐다.14일 영진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영화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이하 ‘미션 임파서블8’)은 이날 오전 9시 기준 예매율 59.0%, 사전 예매량 16만 3122장을 기록했다. 지난 9일 티켓 예매 시작 직후부터 압도적 1위를 유지 중으로, 현재 추세라면 개봉(5월 17일) 전 가뿐히 20만명을 넘길 전망이다.시리즈의 두터운 팬층과 충성도를 확인할 수 있는 하나의 지표이자 ‘미션 임파서블8’에 대한 관객 기대치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미션 임파서블’은 지난 1996년부터 약 30년 동안 사랑받아 온 흥행 시리즈다. 7편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에서 벌어들인 돈은 약 41억 4000만달러(약 5조 8684억원). 국내에서는 최고 750만명(‘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 2021), 최저 402만명(‘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2023)의 관객을 불러 모으며 꾸준히 흥행을 했다. 특히나 ‘미션 임파서블8’은 개봉 전부터 시리즈 마지막 작품으로 알려지면서 팬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시리즈 정체성이자 제작자인 톰 크루즈는 이와 관련한 즉답을 피하고 있지만, “지난 30년 동안 만들어 온 시리즈의 정점”이란 말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가장 큰 수익처인 북미에서는 이미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현지 평론가들은 SNS를 통해 “크리스 맥쿼리 감독과 톰 크루즈는 ‘미션 임파서블8’을 통해 이 시리즈를 진정한 다음 단계로 끌어올렸다. 지금까지 나온 ‘미션 임파서블’ 중 가장 거대하고 가장 거칠며 가장 중대한 작품”, “톰 크루즈는 또 한 번 해냈다. 팬들이 시리즈를 마무리하기에 완벽한 결말이었다. 미션 클리어”라고 극찬했다. 한국에서는 현실적인 조건도 좋다. 흥행의 가장 큰 변수인 경쟁작부터 전무하다. 현재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고 있는 ‘야당’은 올해 최고 스코어를 찍은 뒤 자연스러운 퇴장 수순을 밟고 있다. 개봉 4주 차에 접어든 상태로 일평균 드롭률이 10%를 넘어섰다. 그 외 작품들은 사실상 경쟁 자체가 되지 않는다. ‘소주전쟁’, ‘하이파이브’ 등 사이즈가 큰 신작들은 5월 마지막 주 개봉으로, 여유가 있다.더욱이 ‘미션 임파서블8’은 토요일 개봉이라는 강수까지 뒀다. 중소 영화에 피해가 가는 ‘꼼수’ 개봉이라 할지라도 극장 입장에서는 버선발로 마중 나갈 반가운 손님이다. 전체 티켓 수입이 큰 폭으로 준 데다 볼만한 영화까지 없는 현 상황을 미뤄 본다면 ‘미션 임파서블8’의 첫 주말 스크린수 및 상영 횟수는 상당할 것으로 예측된다. 실제 주요 멀티플렉스들에서는 이미 이 영화에 50%를 웃도는 관을 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여기에 북미(5월 23일)보다 6일 앞선 개봉, 시리즈 최초 칸국제영화제(비경쟁부문) 초청작 등 수식어가 영화의 또 다른 메리트로 작용하면서 예비 관객들의 구미를 당기고 있다.화제성은 충분하다. 톰 크루즈는 ‘미션 임파서블8’ 팀과 함께 지난 7일 내한, 1박 2일간 홍보 일정을 소화하며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그는 3시간 가량 레드카펫 행사를 진행하며 기존의 팬들을 챙기는가 하면, 방탄소년단(BTS) 진의 개인 예능에 출연하는 등 시리즈가 낯선, 새로운 관객 유입에도 공을 들였다. 걸림돌이 있다면 시간이다. ‘미션 임파서블8’은 시리즈 역대 최장인 169분(2시간 49분) 동안 상영된다. 육해공을 넘나드는 화려한 액션이 러닝타임을 꽉 채우긴 하지만, 긴 호흡이 익숙지 않은 현 관객들에게는 켤코 짧지 않는 시간이다. 여기에 전편과 이어지는 서사도 일부 관객에게는 진입장벽으로 다가갈 수 있다. 황재현 CGV 전략지원담당은 “러닝타임이 허들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미션 임파서블’은 평균 600만명이 본 시리즈다. 보수적으로 봐도 500만명은 넘을 거로 본다. 내외부적인 평가가 좋은 만큼 전 세대에 매력적으로 다가갈 것으로 예상된다. 포맷이 다양해서 N차 관람률도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한편 ‘미션 임파서블8’은 인류 전체를 위협하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내몰린 에단 헌트(톰 크루즈)와 IMF 팀원들이 목숨을 걸고 모든 선택이 향하는 단 하나의 미션에 뛰어드는 액션 블록버스터다.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05.15 05:30
IT

넷플릭스 광고형 요금제 성공 비결…소비자·광고주 모두 웃었다

글로벌 1위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넷플릭스가 뿌리내린 광고형 요금제가 콘텐츠 소비자와 광고주 모두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콘텐츠 범람 시대에 OTT 진입 장벽을 확 낮추면서 새로운 광고 시장을 창출해 기업들의 마케팅 채널을 다변화했다는 평가다.신원수 한국디지털광고협회 부회장은 지난 26일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가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달개비에서 개최한 '제1회 미디어 이슈와 콘텍스트' 세미나에서 "OTT 시장에서 광고형 요금제 활성화는 필연적이며 가격 대비 콘텐츠 만족도가 높다는 점이 소비자에게 큰 메리트"라며 "고품질 콘텐츠를 보유한 OTT 이미지는 광고주에게도 신뢰성과 프리미엄 가치를 제공하는 만큼 꾸준한 브랜드 신뢰도 구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넷플릭스는 지난 2022년 11월 한국에 광고형 요금제를 선보였다. 월 5500으로 기본 상품인 스탠다드(월 1만3500원)보다 가격 부담을 절반 이상 줄이면서도 풀HD 스트리밍과 복수 디바이스 지원, 콘텐츠 저장 등의 혜택을 유지했다. 이에 티빙도 같은 가격의 광고형 요금제를 내놨다.OTT 광고형 요금제는 고물가, 경기 침체 등으로 구독을 꺼렸던 이용자들까지 품으며 빠르게 시장에 안착했다. 2024년 넷플릭스와 티빙의 신규 가입자 각각 55%, 30~40%가 광고형 요금제를 선택했다. 넷플릭스를 기본 제공 혜택으로 포함한 번들링 전략으로 네이버 멤버십 일평균 신규 가입자 수는 1.5배 증가했다.덕분에 넷플릭스도 웃었다. 2023년 5월 500만명이었던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베이식 요금제(월 9500원) 신규 가입 중단과 계정 공유 유료화 정책 시행에 광고형 요금제 출시가 맞물리면서 지난해 12월 7000만명으로 확 뛰었다. 2027년에는 전 세계 이용자 58%가 광고형 요금제에 가입할 것으로 전망된다.이처럼 OTT는 제2의 전성기를 누리면서 기업들의 새로운 마케팅 창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기성 매체보다 유연한 콘텐츠 환경에서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 수 있는 색다른 광고를 노출할 수 있게 됐다. 콘텐츠 시청 데이터를 기반으로 소비자 취향에 맞는 광고를 보여줄 수 있는 것도 매력이다.강신규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책임연구위원은 "글로벌 디지털 광고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국내 OTT 사업자의 광고 기술 고도화와 맞춤형 솔루션 제공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OTT는 시청 몰입을 중시하는 만큼 타깃 광고, 민감 콘텐츠 차단, 특정 콘텐츠 배제 옵션 등 정교한 광고 기술로 소비자 경험과 광고 효과를 동시에 극대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강 연구위원은 또 "OTT의 글로벌 확장성은 국내 광고주 입장에서 큰 기회"라며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에게도 글로벌 진출 허들이 낮아진다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아의 '더 뉴 스포티지' 출시 시점에 맞춘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시즌2' 광고 사례나, 마뗑킴이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넷플릭스를 활용한 사례가 대표적"이라고 덧붙였다. 넷플릭스는 광고주의 니즈에 대응하면서도 쾌적한 콘텐츠 시청 환경을 해치지 않는 데 힘을 쏟고 있다. 광고도 하나의 콘텐츠라는 인식 아래 시청 몰입감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이춘 넷플릭스 디렉터는 "넷플릭스의 광고형 요금제는 전 세계 190개국 중 한국을 포함해 12개국에서만 운영 중"이라며 "한국은 높은 광고 퀄리티와 콘텐츠 제작 역량을 갖춘 시장으로, 넷플릭스 철학인 '광고도 콘텐츠'라는 방향성과 잘 맞는다"고 말했다.이어 이 디렉터는 "넷플릭스는 사용자 경험을 최우선으로 삼아 화질, 광고 노출 시점 등 세부 요소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있다"며 "올해 2분기에는 애드테크 고도화로 광고주 및 대행사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국내 광고 시장의 혁신과 성장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이처럼 광고형 요금제는 소비자에게는 콘텐츠를, 광고주에게는 마케팅 기회를 제공하면서 점차 대세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노창희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 소장은 "국내 디지털 광고 시장의 성장을 넷플릭스와 티빙 등 OTT 사업자들이 프리미엄 콘텐츠로 시청자의 몰입감을 높이는 방식으로 선도하고 있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라며 "이들 사업자는 광고 역시 프리미엄 서비스의 하나로 제공할 수밖에 없으며, 이는 국내 광고 산업의 전반적인 품질 향상과 함께 글로벌 진출의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5.03.30 07:00
영화

봉준호 아픈 손가락 되나…‘미키 17’, 국내외 흥행 적신호 [IS포커스]

봉준호 감독의 ‘미키 17’ 흥행에 빨간불이 켜졌다. 익숙함과 낯섦의 부조화가 부진한 극장 현실의 벽을 뚫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영진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영화 ‘미키 17’은 개봉 3주 차 주말(3월 14일~ 16일) 사흘간 32만 3576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박스오피스 1위에 해당하는 수치지만, 전주와 비교하면 하락률은 42.7%에 달한다. 20일 기준 누적관객수는 268만 4802명이다.북미 상황도 여의찮다. ‘미키 17’의 누적 수입은 3501만 7615달러(약 510억원), 글로벌 수입은 9221만 7615달러(약 1346억원)다. 봉 감독이 직접 밝힌 이 영화의 순제작비 1억 1800만달러(1722억원)로, 여기에 대규모 글로벌 프로모션 등 홍보마케팅(P&A) 비용까지 더하면 수익을 기대하긴 사실상 힘든 상황이다. 할리우드 매체 버라이어티는 일찌감치 ‘미키 17’의 손익분기점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베일을 벗기 전과는 온도 차가 크다. ‘미키 17’은 봉 감독이 ‘기생충’ 이후 6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으로, 개봉 전부터 글로벌 관심을 독차지했다. 특히 한국 팬들의 기대감이 높았다. 봉준호 감독은 ‘기생충’으로 한국 최초의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미국 아카데미시상식 작품상을 받으며 글로벌 시장에 한국영화의 저력을 보여줬다.무엇보다 봉 감독은 거장이기 이전에 흥행 감독이기도 했다. ‘기생충’(누적관객수 1031만명)을 비롯해 봉 감독이 단독 연출한 작품은 그간 모두 손익분기점(2004년 영진위 영화관 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 이후, 극장 단독 개봉작 기준)을 돌파했다. ‘괴물’(누적관객수 1090만명)로는 첫 ‘천만 감독’ 타이틀을 따냈으며, 첫 할리우드 영화 ‘설국열차’는 935만명을 모았다. 가장 저조한 성적표는 ‘마더’의 298만명인데, 이 역시 손익분기점 돌파에는 성공했다.그간의 성적에 기반한 신뢰는 ‘미키 17’의 예매율로 직결됐다. 한국에서 전세계 최초 개봉한 ‘미키 17’은 개봉 당일인 지난달 28일 예매율 70%를 육박했고, 올해 개봉작 최고 오프닝스코어(24만 8055명)를 기록했다. 이어 개봉 나흘째 100만, 10일째 200만 고지를 넘어섰다. 하지만 2주 차에 접어들면서 뒷심이 급격히 빠지기 시작했다. 이렇다 할 경쟁작이 없었음에도 불구, 평일 일관객수가 2만 명대로 내려앉았다. 현재는 ‘스트리밍’, ‘백설공주’ 등 신작에 밀려 예매율도 4위로 밀렸다. 여느 작품들처럼 ‘미키 17’도 영화 자체에 대한 평가가 흥행 부진에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 대체로 관객들은 봉 감독의 세계관과 할리우드 SF라는 장르의 불협화음을 흥행 부진의 이유로 삼고 있다. 봉 감독 영화의 매력인 리얼리즘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사회적 함의가 할리우드 SF 장르를 만나 지나치게 우화적으로 발화됐다는 평가다. 메시지 전달 방식에서 은유가 아닌 직유 화법을 선택했다는 점에서는 봉 감독 영화의 팬들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 양경미 영화평론가는 “본인의 주제 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게 한계로 작용했다. 할리우드 배우, 어마한 자본으로 그간 해왔던 작가주의적 시선, 사회적 메시지를 똑같이 적용시켰다. 관객이 할리우드 영화에서 보고 싶은 건 대중성, 오락성”이라고 짚었다. 이어 “결국 관객이 봉 감독과 할리우드의 만남에서 기대한 것들이 부재했다. 일종의 언발란스”라며 “다른 환경 속 업그레이드된 뭔가가 필요하지 않았나 한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외부적 요인도 허들로 작용했다. 성, 비수기를 떠나 OTT 영향력 확대와 연이은 흥행작 부재로 극장을 찾는 관객 자체가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지난달만 해도 관객수가 전년 대비 52.2% 감소했다.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 CGV의 연이은 영업점 축소, 인력 축소 등이 하나의 방증으로, 극장 산업 자체가 활기를 잃었다.더욱이 ‘미키 17’의 경우에는 일찌감치 VOD 출시까지 예고됐다. 앞서 북미 사이트 ‘웬 투 스트림’(When to Stream)을 비롯해 다수의 외신은 개봉 직후 ‘미키 17’가 오는 25일 VOD와 디지털 플랫폼에 공개될 것이라고 알렸다. 워너브라더스 측의 공식 발표는 없었지만,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애플 아이튠즈, 구글플레이 등 구체적인 플랫폼까지 언급되면서 관객들은 발길을 돌렸다.한 영화 관계자는 “관객 유입에 홀드백(한 편의 영화가 극장에서 상영된 후 다른 플랫폼에서 공개되기까지 걸리는 기간)은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특히 티켓값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이러한 발표는 치명적”이라고 말했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03.21 06:00
산업

에어비앤비 "'여성 호스트'로 경력 단절 극복"

에어비앤비가 오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호스팅을 통해 경력 단절을 극복하고,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 여성 호스트들의 이야기를 공유했다.에어비앤비는 5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호스팅은 나의 힘: 새로운 꿈을 여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주제로 여성 호스트와의 대화를 개최했다.그 동안 에어비앤비는 여성들이 자신의 잠재력을 발휘하고 경제적 자립에 나설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진행해 왔다. 특히 지난해에는 서울시여성가족재단과 업무협약을 맺고 경력단절 여성들을 대상으로 6개월에 걸쳐 ‘공유숙박 호스트 양성 과정’을 운영하는 등 새로운 직업에 도전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기도 했다.이날 간담회에는 이 과정을 통해 에어비앤비 호스트로서 첫 발을 내딛게 된 3인의 여성 호스트가 참석해 그 의미를 더했다. 출산 및 육아, 은퇴 등으로 인한 경력 단절 후 에어비앤비 호스트라는 직업에 도전하여 다시 한번 본인의 능력을 발휘하고 삶의 가치를 주도적으로 구현하고자 하는 여성 호스트들의 이야기를 조명하는 시간을 마련한 것이다.패널로 참석한 호스트들은 경력단절 이전 본인의 전문성과 경험을 바탕으로 에어비앤비 호스트라는 새로운 영역에 도전했고, 각자의 경력과 특장점을 호스팅에 접목시킨 것이 남들과는 차별화되는 숙소를 만들어가는 원동력이 된다고 밝혔다.김현숙 호스트는 “관광통역사로 활동하고 있다 보니 게스트들에게 무료로 서울역사박물관 투어를 제공하고 있다”며 “본인의 직업을 연계하여 숙소를 운영해보는 것도 게스트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한다.김미애 호스트는 “이전에 패션 VMD로 활약했던 경험이 호스팅에 큰 도움이 된다”며, “소비자들이 방문하고 싶어하는 매장 콘셉트를 잡는 것처럼 게스트들의 관점에서 묵고 싶은 숙소 경험을 제공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숙소를 운영하고 있고 이렇게 쌓은 노하우를 토대로 2호점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차민 호스트는 “요가 강사 경험을 살려 ‘요가하는 사람의 집’을 콘셉트로 삼아 숙소를 운영하고 있다”며 “고유한 매력과 특성을 갖추어야만 오래 사랑받는 에어비앤비 숙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 이 부분에 집중해 숙소를 운영할 예정”이라고 포부를 밝혔다.이처럼 이날 패널로 참여한 여성 호스트 3인은 에어비앤비 호스팅이 단순한 경제 활동을 넘어 자신만의 경험과 전문성을 활용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가는 일이며, 호스팅을 통해 다시 한번 사회와 연결되고 그간 쌓아온 자신의 능력을 활용해 경제 활동을 지속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람과 의미를 느낀다고 입을 모았다.서가연 에어비앤비 코리아 컨트리 매니저는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호스팅에 도전하여 자아실현을 통한 경제적 자립을 이루어가고 있는 여성 호스트들에게 깊은 존경과 응원을 보낸다. 에어비앤비는 여성이 경력 단절 등 허들을 넘어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고 자기주도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경제적 혜택 이상의 가치를 선사하고 있다"며, “에어비앤비는 앞으로도 여성 호스트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더 많은 여성들이 호스팅을 통해 가능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국내 여성 호스트들은 에어비앤비 커뮤니티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에어비앤비 데이터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전세계 및 한국인 호스트 모두 여성의 비율은 약 55%로 과반 이상의 수치를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여성 호스트들은 게스트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국내 여성 호스트 중 후기를 통해 별점 5개 이상을 받은 비율은 절반 이상인 64.4%를 차지했다. 또 평점과 후기, 신뢰도를 바탕으로 에어비앤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숙소 컬렉션인 '게스트 선호 숙소' 내 여성 호스트의 비중도 56.1%의 높은 비중으로 드러났다. 권지예 기자 kwonjiye@edaily.co.kr 2025.03.05 13:53
영화

극명하게 엇갈리는 반응…‘조커: 폴리 아 되’, 전편 후광 이을까

영화 ‘조커: 폴리 아 되’가 개봉일부터 관객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으며 흥행 청신호를 켰다. 다만 영화에 대한 평가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어 장기 흥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1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조커: 폴리 아 되’(이하 ‘조커2’)는 개봉일인 이날 낮 12시 기준 예매량 12만 689장을 돌파했다. 예매율은 32.9%로, 3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유지 중인 ‘베테랑2’는 물론, 동시기 개봉작 ‘대도시의 사랑법’까지 가뿐히 제쳤다.‘조커2’는 지난 2019년 개봉한 ‘조커’의 속편으로, 2년 전 고담시를 충격에 빠트린 아서 플렉(호아킨 피닉스)이 아캄 수용소에서 리 퀸젤을 만나며 시작된다. 아서는 리를 통해 내면 깊이 숨어있던 조커와 다시 마주하고 자신의 진짜 모습을 드러낸다. 개봉 전부터 ‘조커2’를 예열시킨 건 전편의 후광이다. 1편은 아서를 통해 현대 사회의 병폐를 보여주며 그해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대중성의 지표인 드라마 자체의 힘도 좋았다. ‘조커’는 R등급(북미 청소년 관람불가)에도 불구, 전 세계에서 10억달러(약 1조 3000억원) 이상을 벌어들이며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국내 누적관객수도 528만명에 달한다.여기에 제작 단계에서부터 화제를 모았던 레이디 가가의 합류도 관객의 구미를 당겼다. 레이디 가가가 연기한 캐릭터는 리 퀸젤로, 자신을 ‘할리 퀸’이라 지칭하는 인물이다. ‘스타 이즈 본’, ‘하우스 오브 구찌’ 등을 통해 배우로서 능력을 증명했던 레이디 가가는 할리 퀸을 자신만의 색채로 빚어내며 전작의 마고 로비(할리 퀸 역), 주인공 호아킨 피닉스 못지않은 존재감을 드러낸다. 다만 이 모든 걸 능가하는 허들도 존재한다.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다. 영화가 언론에 선공개된 후 호불호가 가장 많이 갈린 지점이기도 하다. 1편을 통해 춤과 음악의 힘을 확인했던 토드 필립스 감독은 ‘조커2’를 하나의 뮤지컬 영화로 만들었다. 실제 아서와 리는 노래로 감정을 주고받으며 러닝타임 상당 시간을 채운다.이에 대해 필립스 감독은 “아서는 어설픈 면이 있는 외톨이지만 낭만적이다. 머릿속에서 항상 음악이 연주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뮤지컬 요소들은 드라마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지도, 강렬한 효과를 내지도 못한다. 장르 특성상 다크하고 그로테스크한 장면이 많다 보니 되레 엇박자를 내며 산만함을 가중시킨다.약해진 조커의 캐릭터성 또한 전편을 좋아했던 팬들에게는 아쉬운 지점이다. 이번 영화에서 조커는 ‘다크 나이트’, ‘배트맨’ 시리즈나 전편에서 봤던 모습과 달리 나약하고 지질하게 그려진다. 관객을 단번에 압도할 만한 한 방도 없다. “조커를 영웅시했다”는 1편의 비판 여론을 지나치게 의식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외신 평가 역시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조커2’는 정식 개봉에 앞서 제81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되며 베일을 벗었다. 이후 “언제라도 불길이 치솟을 것 같은 영화”, “현대 미국 도시들을 폭발 직전의 무시무시한 화약고로 묘사한다” 등 호평도 있었지만, “놀라울 정도로 지루하고 무의미한 진행으로 관객을 경멸하는 영화”, “감동 없는 뮤지컬 곡들을 계속 이어 붙이고 있다”, “지루하게 질질 끌면서 정처 없이 우리를 데리고 간다” 등 혹평도 쏟아졌다. 그 결과 ‘조커2’의 로튼토마토 신선도는 64%(1일 기준)에 머무르고 있다.다행인 건 국내 극장가 상황이 그리 나쁘지만은 않다. ‘베테랑2’의 뒷심이 조금씩 빠지고 있는 데다 ‘보통의 가족’이 개봉을 일주일 미루면서 시장 경쟁이 다소 느슨해졌다. 엇갈리는 평가 속 ‘조커2’가 새로운 흥행 다크호스로 떠오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10.02 05:36
영화

이게 플러팅이 아니면 뭔데…‘대도시’ 김고은, 사랑스러움의 결정체 [무비로그②]

“그게 너야, 겁 없이 부딪히고 산산이 부서지는. 그래도 다시 웃는, 세상에서 제일 속 없는 계집애.”배우 김고은이 신작 ‘대도시의 사랑법’을 통해 매력 포텐을 터뜨렸다. 단언컨대 지난 12년간 출연한, 10편을 웃도는 작품에서 엿봤던 사랑스러움의 응축형이자 결정체다.오는 10월 1일 개봉하는 ‘대도시의 사랑법’은 박상영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스크린에 옮긴 작품이다. 영화는 자유로운 영혼의 재희(김고은)와 본인의 태생적 비밀 탓에 세상과 거리 두는 법에 익숙한 흥수(노상현)가 동고동락하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극 중 김고은이 연기한 인물은 재희로, 삶도 사랑도 거침없는 돌직구 캐릭터다. 재는 법이 없고 눈치 보는 법은 더더욱 없다. 출처 모를 노출 사진으로 구설에 오른 상황에서도 눈물을 훔치기보단 강단에 올라 상의를 올리며 “점 없고 꽉 찬 A야. XX”이라고 외치는 쪽을 택하는, 자타공인 ‘미친X’이다.잇속에 밝으면서도 남의 비밀은 절대 이용하지 않는 의리도 있다. 하루아침에 게이인 게 들통나 당황하는 흥수를 향해 무심한 얼굴로 “네가 너인 게 어떻게 약점이 되느냐”고 반문하고 만다. 하지만 같은 이유로 흥수가 공격을 당하는 걸 목도하면 오지랖을 자처해 그를 보호한다. 한 마디로 재희는 남녀노소 누구나 탐낼 수밖에 없는, ‘갖고 싶은’ 혹은 ‘닮고 싶은’ 인물이다. 이러한 재희의 매력이 온전히 전달된 데에는 재희를 연기한 김고은의 역할이 컸다. 김고은은 특유의 사랑스러운 에너지로 자신의 세계를 자유롭게 누리고, 타인의 세계를 든든하게 지켜낸다. 음주가무에 취해, 사랑에 취해 사는 모습이 때때로 철없어 보이다가도 ‘그래, 저게 청춘이지’라고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이유 역시 김고은이란 배우의 공력에서 나온다.김고은은 하드코어 필모그래피 사이사이 심어 놓은 멜로물, 일테면 드라마 ‘도깨비’, ‘치즈 인 더 트랩’, ‘유미의 세포들’,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 등에서 봐왔던 로맨스물 여자주인공의 사랑스러움을 ‘대도시의 사랑법’의 장르적 온도와 서사 속 롤에 맞춰 변주했다. 여전히 사랑스럽지만 조금 더 대담하고, 한층 더 농밀해진 버전이다.그는 또 천연덕스러움, 능청스러움이란 단어로 갈음할 수 있는 사람 김고은 본연의 호감 요소를 재희에 이식, 캐릭터의 매력을 극대화했다. 덕분에 매번 욕구를 토해 내기 바쁜 재희의 면면은 단 한 순간도 미움이나 부대낌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나아가 김고은의 재희는 영화의 강고한 허들을 무너뜨리는 힘으로도 기능한다. 앞서 김고은표 MZ 무당(‘파묘’ 화림)이 토속 신앙, 오컬트 등에 무관심했던 관객들을 극장으로 이끈 커다란 힘으로 작용했다면, 김고은의 매력으로 점철된 재희는 성소수자라는 키워드가 불편한 이들마저도 영화를 즐길 수 있게 만드는 치트키로 작용할 만하다.메가폰을 잡은 이언희 감독 역시 “김고은이 데뷔했을 때부터 팬이었다. 업계에서 한 번은 작업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실제로 만나보니 너무 아름답고 재능이 있었다. 함께 해보니 서운할 정도로 할 말이 없는 배우였다. ‘이렇게 하면 되죠?’라고 하면 다 괜찮았다. 제가 더 이야기할 것도 없었다. 그렇게 재희가 나온 것”이라며 “존경스러울 정도였다”고 극찬했다.윤성은 영화평론가는 “아무래도 영화로 만들어지면서 재희 캐릭터 자체가 원작 대비 많이 순화된 부분이 있다”면서도 “결과적으로는 김고은의 이미지에 잘 맞는, 제 옷을 입은 거 같은 느낌이다. 김고은 특유의 발랄함과 노상현과의 케미스트리로 영화를 한층 밝게 만들어주면서 상업적인 코드를 만들어 냈다”고 평했다.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09.25 06:00
영화

[IS리뷰] ‘베테랑2’, 웰메이드 속편의 정석 [무비로그]①

류승완 감독이 “성공을 재탕하고 싶지 않았다”는 자신과의 다짐을 ‘베테랑2’로 실현했다. 전작의 답습만으로 충분히 소구할 수 있는 시리즈의 쉬운 길을 과감히 포기하고, 연속적인 시간선상 위에서 확연한 변화를 가하며 새로운 문을 열어젖혔다.이야기의 시작점은 ‘베테랑’ 그 이후다. 강력범죄수사대 서도철(황정민)은 여전히 밤낮없이 범죄와 싸운다. 그러던 어느 날, 한 대학교수가 공개 살해당하는 일이 발생하고, 서도철은 이것이 이전 사건들과 연결된 연쇄 살인임을 직감한다. 서도철은 팀원들과 단서를 추적해 나가지만 손에 잡히는 건 없고, 연쇄살인범의 행동은 더욱 과감해진다. 추가 인력이 급급한 상황. 서도철은 사건 현장에서 우연히 박선우(정해인)를 마주한다. 이미 온라인상에서 ‘UFC 경찰’로 유명한 그는 단숨에 서도철의 눈에 들어 팀의 막내로 임시 합류한다. ‘베테랑2’는 지난 2019년 개봉한 ‘베테랑’의 속편이다. 전편은 경찰이 윤리와 도덕을 상실한 거대권력자 조태오(유아인)의 악행을 응징하는 과정을 가감 없이 담아냈다. ‘베테랑’은 선악의 경계를 명확히 그어놓고 악에게 집중포화를 퍼부으며 오락영화로서 충실하게 기능했고, 그 결과 누적관객 1341만명이란 성과를 냈다.하지만 9년 만에 돌아온 ‘베테랑2’는 증명된 성공의 길을 완전히 비껴간다. 의도된 계산이다. 류 감독은 선과 악 대신 ‘정의와 신념’ 혹은 ‘정의와 정의’란 동일한 가치의 충돌이란 구조 아래서 사법 체계의 한계, 가짜뉴스의 이면과 여론의 가벼움, 경찰의 딜레마 등 사회적 이슈를 균형 있게 담아낸다.정석적인 빌런이 없는 이유도 그래서다. 그나마 빌런으로 정의할 수 있는 인물은 ‘해치’ 정도다. 그조차 ‘해치’의 뜻(시비와 선악을 판단해 안다고 하는 상상의 동물)에서 알 수 있듯 순수 악이라기보다 사적 제재, 자력 구제를 위해 탄생한 악인이다. 정체도 처음부터 드러내고 시작한다. 약간의 트릭을 숨겨 놓긴 하지만, 대단한 혼선을 주는 수준은 아니다. 본질적으로 범인 색출을 주된 재미로 삼지 않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 말인즉슨, ‘베테랑’ 시리즈의 동력이 빌런의 변화가 아닌 서도철 캐릭터의 진화에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번 편의 가장 큰 특징 또한 서도철의 인간적 성장이다. 류 감독은 서도철의 서사에 가족 이야기를 심어두고, 경찰이기 이전에 아빠, 남편으로 살아가는 한 가장의 삶을 심도 있게 들여다본다. 단편적으로 묘사됐던 전편과 달리, 삶의 복잡다단한 사연을 펼쳐놓고 살핀다.호불호가 갈릴 만한 지점은 전편 대비 축소된 웃음 포인트다. 타율이 높지 않다기보다는 의도된 웃음 자체가 많이 없다. 다만 이런 아쉬움은 길고 강력해진 액션 시퀀스가 충분히 상쇄한다. 오프닝 도박장, 남산 계단 추격신, 옥상 빗속과 터널 액션 등 생동감 넘치는 액션은 ‘베테랑2’를 특별한 오락영화이자 류승완만의 시리즈로 만든다.배우의 기존 이미지를 적절히 재활용하거나 완전히 깨부순 것도 강점으로 작용했다. 처음부터 ‘서도철=황정민’이었다던 류 감독의 말처럼 황정민은 서도철 그 자체로 존재한다. 황정민과 서도철은 9년이란 세월을 보내며 함께 유약해졌고 함께 강인해졌다. 류승완 세계에 들어간 정해인은 본 적 없는 얼굴로 관객과 마주한다. 그의 말간 얼굴과 맑은 눈동자가 이렇게 쓰일 것이라고는 상상해 본 적이 없다. 기분 좋은 배신이다.전작과 다른 길을 선택한 작품이지만, 시리즈 고유의 재미인 전편과의 연결 고리를 찾는 재미는 유효하다. 굉장히 직접적인 방식으로 흘리는데, 오프닝처럼 특정 사건이기도 하고, 어떤 배우의 대사이기도 하다. 전편을 놓친 게 2편 관람에 허들이 되진 않지만, 아는 만큼 보이는 재미가 있는 건 분명하다. 류 감독의 전작 ‘밀수’와 이어지는 귀여운 세계관 대통합의 순간도 있다. 쿠키 영상은 총 한 개로, 엔딩크레딧 후 이어진다. 오는 13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09.11 06:00
영화

허광한→사카구치 켄타로, 아시아 스타의 K콘텐츠 출연 줄이어 [줌인]

아시아 대표 스타들이 국내 팬들을 찾아왔다. 단순 작품 수출이 아닌 한국 작품 속으로 깊숙이 들어왔다는 점에서 그간의 흐름과는 사뭇 다르다. 글로벌 내 K콘텐츠의 힘과 OTT 확산이 맞물리면서 본격적인 영역 확장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대만 대표 청춘스타 허광한, 일본 인기 배우 사카구치 켄타로와 후쿠시 소우타가 K드라마로 국내 팬들을 만난다. 허광한의 신작은 지난 달 31일 공개된 디즈니플러스 시리즈 ‘노 웨이 아웃’, 사카구치 켄타로와 후쿠시 소우타의 새 작품은 각각 쿠팡플레이 시리즈 ‘사랑 후에 오는 것들’와 넷플릭스 시리즈 ‘이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로, 모두 공개를 앞두고 있다.◇허광한·사카구치 켄타로·후쿠시 소우타 등, 줄줄이 K콘텐츠 출연최근 대만군 입대 소식을 알린 허광한은 복무 전 마지막 작품으로 ‘노 웨이 아웃’을 택했다. 희대의 흉악범이 출소하자 200억원의 현상금을 건 공개 살인 청부가 벌어지는 상황을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다. 극 중 허광한이 연기한 캐릭터는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살인청부업자로, 이름도 국적도 없다. 유일한 정보는 코드 네임 미스터 스마일이다.극 중반부를 넘어선 6회에서 비로소 모습을 드러낸 허광한은 등장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그간 ‘여름날 우리’, ‘상견니’, ‘청춘 18×2 너에게로 이어지는 길’ 등 대만 청춘물에서 주로 봤던, 한 여자만을 사랑하는 남자의 숭고한 순정은 깨끗이 지웠다. 허광한은 미스터 스마일이란 코드 네임에 걸맞게 미소로 싸늘한 눈빛을 감추고 총구를 겨누는 낯선 얼굴로 시선을 앗아간다.사카구치 켄타로는 자신의 전문 분야 멜로로 K콘텐츠에 데뷔한다. 내달 27일 공개하는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은 일본 유학 중이던 홍(이세영)과 준고(사카구치 켄타로)의 애절한 사랑과 이별, 그리고 재회를 담았다. ‘일본 서강준’이라 불리며 국내에서 탄탄한 팬덤을 형성해 왔던 사카구치 켄타로는 첫 K콘텐츠를 통해 특유의 다정한 눈빛과 섬세한 연기력을 보여주며 다시 한번 여심을 사로잡을 예정이다.후쿠시 소우타는 내년 초 공개 예정인 ‘이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출연을 확정 지었다. 김선호, 고윤정 주연작으로, 흥행 보증수표 홍자매 작가의 새 작품이다. 드라마는 다중 언어 통역사가 세계적인 톱스타의 통역을 맡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후쿠시 소우타의 구체적인 배역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김선호, 고윤정과 삼각 로맨스를 펼친다는 귀띔이다.◇해외 진출 허들 낮춘 OTT 성장·매력적인 K콘텐츠 글로벌 파워아시아 스타들의 이 같은 행보에는 글로벌 OTT 등장의 영향이 컸다. 과거에는 해외 작품이 정식 수출, 수입되지 않으면 보기가 어려웠지만,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다양한 OTT가 나오면서 각 나라 콘텐츠 접근성이 좋아졌다. 콘텐츠들이 더 이상 국적에 구애를 받지 않게 됐고, 자연스레 배우들의 해외 진출 허들 역시 낮아지기 시작했다.사카구치 켄타로는 앞서 영화 ‘남은 인생 10년’ 홍보를 위해 내한했을 당시 “일본에서 한국 콘텐츠가 인기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접할 기회가 많이 없었다. 하지만 요즘은 OTT 등 한국 작품을 접할 수 있는 방법이 많아져서 가까워진 기분”이라며 K콘텐츠 출연에 대한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글로벌 시장의 인정 또한 해외 배우들의 K콘텐츠 진출을 부추기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영화 ‘기생충’,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 게임’ 등 K콘텐츠와 방탄소년단, 윤여정, 이정재 등 스타들이 아시아권을 넘어 할리우드에서까지 각광받기 시작한 것이 트리거가 됐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작품에 대한 주목도가 상대적으로 높아짐에 따라, 타국 배우들에게도 K콘텐츠가 글로벌 인지도 상승을 위한 하나의 기회이자 발판으로 인식되고 있는 셈이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한국 드라마가 글로벌 인기를 끌고 있는데 특히 아시아권에서 인기가 높다. 그러다 보니 (다른 나라 배우들이)한국 작품에 출연하면 배우 본인의 아시아권 인지도를 올릴 수 있고, 동시에 서구에까지 알려질 수 있다는 인식이 깔리게 된 것”이라며 “여기에 더해진 OTT의 등장이 과거부터 시작된 한류를 더욱 강하게 확산시키는 역할을 하면서 아시아 배우들의 한국 드라마의 출연이 이어지고 있다”고 짚었다.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09.06 06:05
산업

현대百그룹, 헬스케어 사업 확장…"2030년까지 4000억원 목표"

현대백화점그룹이 네슬레헬스사이언스와 협업을 통해 헬스케어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낸다고 5일 밝혔다.장호진 현대지에프홀딩스 사장은 전날 오후 서울 대치동 그룹 본사 사옥에서 애나 몰(Anna Mohl) 네슬레헬스사이언스 최고경영자와 만나 상호 시너지를 바탕으로 한 헬스케어 사업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장 사장은 "이번 네슬레헬스사이언스와의 협력 강화가 그룹의 헬스케어 사업을 확장하고 도약하는 데 큰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현대백화점그룹은 작년 8월 세계 1위 식품기업 네슬레그룹이 운영하는 네슬레헬스사이언스와 전략적 업무 협약을 맺고 바이오·헬스케어 사업 진출을 본격화했다.네슬레헬스사이언스는 비타민 브랜드 '솔가(Solgar)'를 비롯해 미국 1위 콜라젠 브랜드 '바이탈 프로테인' 등 25개의 건기식·메디컬 푸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현대백화점그룹은 기존 유통망을 통해 네슬레헬스사이언스 제품을 판매하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다양한 형태의 판매·유통 플랫폼을 선보인다.오는 11월에는 현대백화점 목동점 지하 1층에 네슬레헬스사이언스의 건강식품 브랜드를 모은 전문매장, 가칭 '네슬레헬스사이언스 토탈숍'을 연다.네슬레그룹의 전문 교육을 이수한 '헬스 컨설턴트'가 상주하며 비디오 기반 건강 상태 측정 장비인 '아누라 매직 미러' 등 디지털 헬스케어 기기를 활용해 고객별로 최적화된 제품을 제안할 예정이다.그룹은 3년 안에 네슬레헬스사이언스 토탈숍을 업그레이드한 '종합 헬스케어 플랫폼'을 선보일 계획이다.이는 현대백화점이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킥더허들' 투자를 통해 운영 중인 개인 맞춤형 건기식 매장인 '핏타민'과 현대그린푸드의 케어푸드 전문 플래그십 매장 '그리팅 스토어' 등을 결합시킨 새로운 형태의 오프라인 플랫폼이다.현대백화점그룹은 연내 뉴질랜드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고 헬씨(Go Healthy)'와 발포형 전해질 보충 음료 브랜드 '눈(Nuun)' 등 2종을 추가로 국내에 들여온다.또 내년부터 국내 건강 관리 트렌드에 부합하는 10여 종의 건강식품 브랜드를 추가로 선보일 계획이다.네슬레헬스사이언스와 신제품 공동 개발도 추진한다.현대바이오랜드의 건기식 원료인 '발효율피추출물'과 '발효우슬등복합물' 등을 네슬레헬스사이언스가 가공해 신제품을 개발할 계획이다.이를 통해 지난해 약 1500억원 규모인 헬스케어 사업 관련 매출을 오는 2030년까지 4000억원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현대지에프홀딩스 관계자는 "건강기능식 등 헬스케어 분야는 그룹 내 제조 및 유통 플랫폼과 높은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는 영역"이라며 "그룹 헬스케어 사업의 핵심 파트너인 네슬레헬스사이언스와의 협업을 통해 현대백화점그룹만의 차별화된 헬스케어 비즈니스 생태계를 구축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4.09.05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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